아부지 일기
경국현 지음 / 부크크(bookk)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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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백혈병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였다. 죽는다는 그 감점에 빠져 있을 때, 미안한 사람이 딱 두 명이었다. 나의 달과 아들이었다.이상하게도 아이들만 눈에 아른 거렸다. 아버지로 더 살아주지 못하고 죽는 것이 미안했다. 5 살된 나와 2살 된 여동생을 두고 내 아버지는 뇌종양으로 졸아가시었다. 그분은 나처럼 죽음을 앞두고 어떤 마음으로 그 시간을 받아들였을지 궁금했다.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이지만 내 삶에서 늘 그리웠던 분이다. (-5-)

내가 태어났고, 내가 죽어가는 것이라면, 나에게 있어서 시간은 처음과 끝으로 정의된다. 태어날 때 첫 울음으로 시작하였고, 죽음으로 마지막 호홉이 멈추면서 끝이 난다. 시간이 무엇인지 나는 알수 없지만 ,시간은 1차원이다. 일직선의 숫자로 표현한다. 천정이 보인다. 머릿속의 상상을 끄집어 그림을 그려보면서 소름이 돋는다. (-33-)

죽음이 눈앞에 있다고 생각하였을 때 '혼자'라는 것이 강하게 다가왔다. 그 누구도 나의 죽음을 대신할 수 없는 절대적 '혼자'라는 감정에 빠졌다. 이 감정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그 와중에 혈연 관계에 대한 책임과 의무라는 것이 다가왔다. 늘 그런 부담이 가슴에 있었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이것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다. '왜 그렇게 살아' 그 누구도 그런 짐을 일방적으로 짊어질 필요는 없는 것이다. (-87-)

돈,일,인간관계,사업, 가족, 명예, 성공, 야망에 나의 감점을 총동원하여 삶을 복잡하게 해석하면서 전반전 살았다. 밤새 고민하고 잠을 뒤척이면서 살았다. 일부러 복잡하게 산 것은 아니었다. 그냥 열심히 살았던 것 같은데, 질척이는 인생이었다. 병들었다. 복잡한 삶을 선택한 대가였다. 구차스럽게 변명은 필요 없다. (-133-)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 그림을 그린다. 확실한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면 또 실수하는 것이다. 살면서 실수투성이로 살아온 이유이다. 세상에 확실한 것은 없다. 오늘 즐거운 일로 행복을 느끼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내일 절망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인생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내가 아무리 뛰어난 능력이 있어도, 온갖 노력을 다해도 그럴 수 있는 것이다. 별짓을 다해도 인생이 내 맘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172-)

책 『아부지 일기』은 삶과 죽음에 대해 말한다. 오십줄, 지천명이 되어서, 2017년 백혈병에 걸리게 되었고, 항암치료와 수술을 병행하게 된다. 저자는 그 이후 새로운 인생관, 가치관, 삶의 원칙을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돈,일,인간관계,사업, 가족, 명예, 성공, 야망,이러한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기본 전제 하에 가능하다. 죽음을 코앞에 두고, 죽음의 시한 선고가 내려질 때는 이러한 가치들이 무기력해지고, 오로지 시간이 제일 소중하다.무한정 존재할 것 같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 내 삶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며, 불안하지만, 막 살지 않게 된다.

좌절, 질병, 슬픔,이러한 것들은 죽음과 긴밀하게 엮여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주어진 인생에 대해서, 수명이 있다. 자신에게 백혈병이 걸리고,다시 재발하던 그 시점에 ,1970년대 , 5살 되던 해 돌아가신 30대 초반 아버지를 떠올리게 된다. 백혈병에 걸렸지만, 지금 당장 죽은다고 해도, 아버지보다 20년 더 오래 살았다는 것에 위로하였다. 백혈병 항암치료, 수술실에서, 무균실에서, 같은 병실에 있던 20대 아가씨의 죽음을 바라보면서, 느꼈던 생에 대한 갈망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교차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그 죽음을 초월하게 되는 그 순간, 어떠한 것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어떠한 불안도 내 것이 되지 않는다. 언젠가는 죽어야 하는 육신,그 육신의 수명이 조금 더 앞당겨졌다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담담하게 자신의 삶을 말하고 있는 에세이집 『아부지 일기』을 일게 되면,내일 당장 나 자신이 죽어야 한다면, 어떻게 나의 삶을 정리할 것인지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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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받아들이게 하지? - 목표를 이루려면 서로를 받아 들이도록 해야한다.
김동환 지음 / 더로드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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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 있는 저 친구가 첫째 일꾼인데 ,그가 가진 도구는 일의 작은 부분을 강조하지. 그러면서, 차근차근 큰 그림으로 그려나가지.

그에게 아쉬운 것은 학교에서 배운 이 도구를 농장에서는 한 번도 써 보지 못했다는 거야.

머리가 긴 저 친구는 둘째 일꾼인데, 그가 가진 도구는 첫째 일꾼과 반대의 일의 큰 그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8-)

애석하게도 둘째 일꾼도 그가 주로 쓰는 도구를 학교에서만 배웠어.

그러니 ,각자가 가진 도구도 농장일을 통해 다듬어지지 않았고, 서로의 도구를 어덯게 사용했으면 한다는 것은 알기 힘들었지.

이런 상태에서는 달걀을 더 낳게 하는 노력을 하다가 절망적인 상황을 연출하게 되지.

그런데, 희안하게도 그 둘은 무사히 목표를 달성했어! ^^

자, 두 일꾼은 어떻게 했길래 달걀을 더 낳도록 했을까? (-9-)

첫째 일꾼은 쓱쓱싹싹 표를 그리더군.

그리고,예전에 무슨 사료를 줬느냐고 내게 묻더군.무슨 사료를 줬다고 알려줬지.

표를 숫자로 다 채우고는, 닭에게 시간을 두고 사료의 양을 조금씩 늘려주더군.

둘째 일꾼은 다짜고짜 인터넷 쇼핑몰에서 스피커를 주문하더군.

그리고 그걸 농장 기둥에다 설치를 하고는 케이팝을 하나 골라 들려주기 시작했지.

뭐가 잘 되려나?

진행은 아주 빨라보였지. (-25-)

책 『어떻게 받아들이게 하지? 』애는 두 명의 일꾼이 나온다. 두 일꾼은 양계농장에서 일하고 있으며,자신이 가지고 있는 도구를 십분 활용하여 팀을 만들어 나간다. 그 과정에서, 서로 차이를 발견하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 서로 보완해야 하는 것과 서로 고쳐 나가야 하는 것에 대해서, 되돌아 보게 한다.

이 책은 양계농장이 이야기의 배경이다. 여기에서 일어나는 두 일꾼이 보여주는 일하는 방식은 우리에게 흔한 모습이다.두 일꾼은 계란을 더 낳게 해야 한다.그래야 일꾼이 가져가는 몫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일꾼은 자신만의 문제 해결방식, 내가 가진 도구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문제르 발견하게 되고, 혼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를 알게 된다. 각자 혼자 일을 해왔던 두 사람은 함께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었다.

회사내에서, 직장 내에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하는 방식은 서로 다르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서로 다르다. 처음에는 내가 가진 정답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그러나 그 정답이 옳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정답을 하나 하나 만들어 냈던 공부와 달리,학교 공부를 벗어나면,내가 만든 정답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각자 가지고 있는 최고의 도구들이 존재하고 있으며,그 도구들이 서로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서로 다르다는 것, 다양성을 존중하며 일을 해결해 나간다는 것은 단순하지 않았다. 협력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서, 어떻게 나와 다른 사람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깊이 고민하게 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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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함이 나를 살릴 것이다 걷는사람 시인선 109
김수목 지음 / 걷는사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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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야 버스

먼 인가의 불빛처럼 반짝이는 무엇이 되고 싶었다.

어둠이 밤새 이렁일 때마다 불 비늘이 되어

외로운 이의 창가를 밝히고 싶었다.

심야 버스의 낯선 실내등이 파랗게 질려 간다.

어둠을 배경 삼아 더 파랗게 질려가는 찌든 얼굴들

이마가 창문에 차갑게 닿는다.

출렁거리며 어둠이 다가왔다가 물러선다.

어둠을 뚫고 먼 인가의 불빛이 다가오다 망설인다.

이 버스가 닿는 곳이 내일이다. (-11-)

아직 가만히 놓다.

개나리꽃 흐드러진 날에 친구는 갔다.

들어갈 수 없는 중환자실 복도를 지날 때

잠깐 열린 문을 지나칠 때

친구의 침대에 삐죽이 나와 있는

작은 발바닥을 보았어.

아주 작고 앙증맞았지.

친구는 가기 전에 영정 사진을 골라 놓았다 했다.

자신이 죽은 후에 살아있는 사람들이 볼 사진을 고르며

제일 예쁜 것으로

장지는 외롭지 않게 붐비는 곳으로 택했다.

너무 외로워서

죽어서라도,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자주 스치는 그런 곳으로 정해 달라고

온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주렁주렁 주삿줄을 달고서

고통 너머 고통까지 간 다음에야

섯히 세상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나는 아직 친구의 손을 잡아 보지 못했는데. (-15-)

막막함이 나를 살릴 것이다.

손이 펴지지 않았다.

잡아야 할 것들이 순식간에 밀려왔다.

손으로 잡아야 하는 것들은 모두 사물이다.

팩소주를 마셔 본 기억은 없는데

매번 꿈마다 팩소주 묶음을

배낭 맨 아래에 넣고 여행을 떠난다.

추전역을 지나면서

아직 오늘이 다 가지 않았다는 것과

더 기다릴 여력이 남아 있다는 것에 숨을 내쉰다.

태백이 고향이라는 여자의 말을 듣고

사랑한다고 고백할 뻔 했다.

막막함이 나를 살릴 것이다.

발부리에 차인 돌멩이를 주워 던지며

그리워할 사람이 없을 때가 좋았다고

말하려다 그만두었다.

손이 펴지지 않았다.

항상 뭔가를 쥐고 있어야 했던 손이지만

항상 비어 있다고 기억하려 했다. (-29-)

부르지 못할 이름

조문은 늘 밤늦은 시각이었다.

장례식장은 늘 도시의 초입이었으므로

인터체인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생에서 멀지 않은 곳에 죽음이 있듯이

수은등이 천장에서 창백하게 빛나는

로비에서 곱은 손으로 부의 봉투를 쓴다

낯선 한자어를 써서 조의를 표해야 한다.

방명록에 낯선 글씨로 이름을 쓴 후

이름이 맞자 확인한다.

내 이름마저 불확실한 곳

생애 중 가장 많은 꽃들에 싸인

무념한 표정의 영정 앞에

기독교식으로 해야할까, 전통식으로 해야 할까

상주와는 맞절을 해야 하나,목례로도 괜찮을까.

망자는 말이 없다

상주도 말이 없다

조문객도

미리 세팅된 밥상이 뱅반에 담겨 나온다

일회용 스티로폼 국그릇과 플라스틱 숟가락

일회용 생에 일회용 슬픔

반도 안 찬 육개장의 붉은 국물이 숟가락을

붉게 물들인다. (-41-)

주어진 생이 있고, 준비되지 않은 죽음이 있다. 삶의 끝자락에 마주하게 되는 죽음 앞에서 있을 때, 우리는 막막하다는 말을 쓰곤 한다. 시간의 흐름과 노력에 비해 내가 만들어낸 세계의 부질없음에 대해, 우리는 스스로 아픔에 도취되어 마약에 취해 살아가곤 한다.삶이 막막한 그 순간에 새을 놓고 싶은 충동에 시달린다.

생의 마지막 그 순간, 숨이 깔딱 넘어가는 그 상황,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서, 나의 남아 있는 생에 대해서, 후회를 덜어낼 수 있고, 상처를 덜어낼 수 있다. 시인은 『막막함이 나를 살릴 것이다』에서, 막막함이 나를 살린다고 했다. 여기서 막막함이란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 판단하기 싫은 상황에서, 판단해야하는 그러한 막막함이다. 이러한 것들은 생에 대한 회의감이 봇물터지듯 흘러나올 때가 있다. 살아가되 살아있다고 느껴지지 안는 그 순간이 우리 앞에 당도하게 된다.

시는 우리의 마음을 깊숙하게 품고 있었다. 살아서 꿈꾸는 것을 소원이라 한다. 죽어서 꿈꾸는 것들 유언이라 한다,.인간은 죽음 이후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내가 남긴 유언이 살아있는 사람이 들어줄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유언을 마지막 메시지를 무시할 수 없었다. 나도 내 앞에 당도한 타인의 죽음이 나에게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죽음 앞에서, 무형의 유언을 다시 남기게 된다. 그것을 살아있는 사람이 들어주길 바라는 그 막막함, 그 막막함이 나를 살리고 ,죽어있는 그들을 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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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라기 노리코 시집 - 윤동주의 시를 일본 교과서에 수록한 국민 시인, 개정판
이바라기 노리코 지음, 윤수현 옮김 / 스타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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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김수성 정도는

파삭파삭 말라가는 마음을

남 탓하지 마라

스스로 물주기를 게을리해놓고

서먹해진 사이를

친구탓하지 마라

유연한 마음을 잃은 것은 누구인가

짜증 나는 것을

가족 탓하지 마라

모두 내 잘못

초심을 잃어가는 것을

세월 탓하지 마라.

애초부터 미약한 뜻에 지나지 않았다.

안 좋은 것 전부를

시대 탓하지 마라

희미하게 빛나는 존엄의 포기.(-17-)

질문

인류는

이제 손쓸 수 없이 늙었나요

아니면

아직 매우 젊은가요

누구도

대답할 수 없을 것 같은

질문

모든 것에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

우리는

지금 대체 어디쯤?

삽삽한

초여름의 바람이여 (-49-)

지천명

어떤 사람이 와서

이 꾸러미의 끈 어떻게

푸느냐고 묻는다.

어떤 사람이 와서

뒤엉킨 실 묶음

어떻게 좀 해달라고 한다.

가위로 자르라고 조언하지만

싫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돕는다 꼼지락 꼼지락

살아있는 인연으로

이런 것이 살아있다는

그런 것인가 그렇지만 별로

휩쓸리고

휘둘려

지치고 지쳐

어느 날 갑자기 깨닫는다.

어쩌면 아마

수많은 친절한 손이 도와주는 것이다.

혼자서 처리해 왔다고 생각하는

나의 여러 연결점에서도

여태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티 내지 않고, (-73-)

되새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닳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소녀 시절

아름다운 태도

정확한 발음의

멋진 여성과 만났습니다.

그 사람은 내가 애쓰는 걸 간파한 듯

무심하게 이야기했습니다

풋풋함이 중요해요.

사람에 대해서든 세상에 대해서든

사람을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게 되었을 때

타락하기 시작하죠 떨어지는 걸

감추려 해도 감추지 못한 사람을 여러 명 보았어요.

나는 뜨끔했습니다

그리고 깊이 깨달았습니다.

어른이 되어도 갈팡질팡해도 되는구나

어색한 인사 추하게 빨개진다

실어증 자연스럽지 않은 행동

아이의 나쁜 행동에도 상처를 받는다.

믿음이 안 가는 생굴과 같은 감수성

그것을 단련할 필요는 조금도 없었던 거구나

나이 들어도 갓 핀 장미 연약하고

밖을 향해 피는 것이야말로 어렵다.

모든 일

모든 좋은 일의 핵심에는

떨리는 약한 안테나가 감춰져 있다 분명

나도 예전 그 사람과 비슷한 나이가 되었습니다.

되돌아보며

지금도 가끔 그 의미를

조용히 되새길 때가 있습니다.(-95-)

2006년 2월 17일 ,지주막하출혈로 이바라기 노리코는 사망하였다. 생전 윤동주의 시를 사랑하였던 그녀, 한국인이 좋아하는 일본인, 이바라기 노리코 덕분에 일본 교과서에 윤동주의 시가 다수 수록될 수 있었으며,우리는 이바라기 노리코에 대해 우호적인 시선을 고수하고 있다.

시집 『이바라기 노리코 시집 (개정판)』 에는 식탁에 커피향 흐르고,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이외에 그녀가 생전 남긴 시집을 품고 있으며, 윤동주 시 4편도 담겨져 있었다. 시를 읽으면서, 회상이라는 단얼르 떠올리게 되었다. 회상은 과거의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다. 과거를 성찰하였고, 나는 나 자신의 민낯을 마주하게 된다. 옳고 그름에 대해서,나에 대한 과거와 현재르 서로 연결해 나가는 것이다.

1945년 2월 16일 세상을 떠난 시인 윤동주의 삶, 그가 생각했던 삶의 부끄러움을 마주하였다.자신의 생에 대한 남다른 자화상과 마주하게 되었으며, 시는 우리의 마음 언저리의 숨어 있는 인생의 본질을 파고들었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와 삶에 대한 가치관, 이것이 무료하게 느꼈던 것들은 이제 소멸되어 졌으며,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어여쁘게 바라보았다.시를 통해서, 또다른 시들을 통해서 내 삶을 하나하나 반추하게 된다. 잘 살고 있는지, 나는 지금 어떠한 상태인지, 그 것이 나를 성찰하고,회상하는 힘이 되고 있다. 윤동주의 삶과 윤동주의 시를 사랑했던 일본인 이바라기 노리코 씨는 윤동주의 시에서 자신의 시적인 영감을 얻었고, 같은 시대를 살아왔다는 것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동주의 시에서,그 시대의 아픔을 읽었다. 일본과 조선 사이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와 의미들을 느낄 수 있다. 시는 나에게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할 수 있는 힘과 에너지다. 어릴 적 나의 모습과 성장하면서 현재의 모습들을 겹쳐 놓으며, 내가 미래에 남겨놓을 씨앗에 대해서 스스로 씨앗을 남길수 있는 새로운 인생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아이가 성장하여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풋풋한 어린 시절을 잊지 않으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이바라기 노리코의 시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 일제강점기, 어두 컴컴하고, 암울했던 시기에도 그 안에는 아름다움이 공존하였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스함이 숨쉬고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것과 과거에 죽어가는 것, 나의 시간의 편린에서 추하지 않도록 살아가며, 그 안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한번 더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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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협동조합 - 한 사람에서 시작해 한 사람에게 향해 가는 협동조합
김기섭 지음 / 들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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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동조합이 '성명'을 통해 처음 성찰을 시도한 지 이미 25년이 지났다.그동안 세계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큰 변화를 겪었다. IT기술의 눈부신 발전, 젠더 의식의 대변화, 고용의 불안정과 양극화의 심화, 정치 불신과 포퓨리즘의 등장, 기후 위기와 환경 파괴, 인구의 고령화와 저출산, 코로나 펜데믹에 따른 경제의 혼란 등등, 세계는 한층 혼미한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 (-27-)

더욱이 협동조합이 그 이념을 실현하려면 조합원에게 뭔가 더 근본적인 믿음 체계가 필요한 법인데 조합원의 윤리와 신념 같은 것들은 대체 어디서 찾으란 말인가? 형식적으로는 협동조합의 가치와 조합원의 가치를 구분했으면서도 실제 이해에서는 여전히 조합원이 빠진 협동조합 중심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ICA 의 현실로 늠껴질 뿐이다. (-99-)

여기서 '출자금'이란 "조합원이 그 가입 조건으로 납부한 출자금' 즉 '가입 출자금'을 말한다. 또'제한된 배당금'이란 "투기적인 이율이 아닌 경쟁적인 이율.","예컨대 정부 혹은 보통의 은행 이자율(맥퍼슨) 정도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로치데일공정 선구자 조합이 출자금에 대한 이자를 5%-당시의 은행 이자율은 몇십% 였다-로 매우 엄격하게 제한해온 이래로 조합원에 대한 출자배당이 은행 이자율에 한참 못 미쳐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실로 엄청난 변화라 하지 않을 수 없다. (-171-)

모든 사회가 그렇듯이 협동조합이 하나의 사회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하나는 '자유'와 '평등'이고,다른 하나는 '의미와 창출'과 '희망의 분배'다. 자유와 평등이 한 사회의 존립 요건이라면 , 의미의 창출과 희망의 분배는 그 사회의 존재 이유다. 사람들에게 있어 협동조합 같은 사회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사람들의 자유롭고 평등한 결사로 만들어지기 때문이고, 만들 때나 만들어지고 나서는 사람들에게 존재의 의미와 살아갈 희망을 나눠주기 때문이다. (-232-)

저자 김기섭은 일본 고베대학 농업경제학 박사이면서,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 연구활동가다. 그는 지역, 농촌, 생명에 대한 관심을 깊이 가지고 있었으며, 협동조합의 목적과 본질, 가치를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 여기서 협동조합의 태동기를 보면, 마르크스 사회주의 가치에 기반하고 있다. 실제로 협동조합이 구성 요건은 최소 다섯 사람이 모여 만든다는 것이 기본이다.예컨데, 어떤 협동조합을 만들고자 한다면, 다섯이 모여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모인 다음 그 안에서,조합원이 있고, 협동조합 정관이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신협, 농협, 수협, 축협을 우선 떠올리는데 대부분이며, 여신과 금융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한살림도 조합원이 운영하는 협동조합이다.

.

이런 모습은 협동조합의 목적과 취지에 벗어난다. 자본이 한 곳으로 모여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국민 구성원이 그 안에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사회적 역할을 하고,사업을 하는 것과 달리, 협동조합은 현재 자본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생명의 가치, 농업이나 우리가 추구하는 소중한 무형의 가치와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저자는 바로 이러한 안타까움을 보면서, 협동조합의 이해와 가치를 정확하게 분류하고, 정리함으로서, 대한민국 5000만 국민들이 개개인으로서 조합원이 되는 상황에서, 협동조합에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함이다. 특히 나의 경우,신협과 농협에 조합원으로 되어 있으면서, 출자금을 내고,배당금을 받고 있다. 해마다 나오는 배당금이 5퍼센트 내외인 이유를 그동안 모르고 있었으나, 이 책을 통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협동조합이 처음 만들어지던 당시에 배당금이 5퍼센트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조향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때 당시엔,지금과 같이 저금리 상태가 아니었으며, 배당금이 적다는 것은 조합원으로서 매력이 반감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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