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로빈스의 인생혁명
존 로빈스 지음, 김은령 옮김 / 시공사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배스킨라빈스 상속자로부터 듣는 진짜 부자로 사는 법

 

연간 매출 수십억 달러가 넘는 세계 최대의 아이스크림 왕국 배스킨라빈스의 유일한 상속자인 존 로빈스는 어느 날 아버지의 상속 전부를 포기했다. 이유인 즉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에 포화지방과 당분이 얼마나 많이 들어 있는지를 알았고, 그것들이 심장병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렇게 건강에 좋지 않은 아이스크림이 행복을 준다는, 다시 말해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는 헛된 믿음만 주는 베스킨라빈스의 광고에 그는 크게 실망했다.

 

나에게 돈이란 궁극의 목적을 이루는 하나의 수단일 뿐, 인간의 가치를 돈으로 계산하는 사고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이 세상을 더 넓게 통합하는 일을 도우며 살고 싶었다. 21세가 되었을 때 물질주의와 각종 지위의 영향력을 확인하고 나서 아버지에게 배스킨라빈스에서 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더는 아버지의 재산에 의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신탁자산은 물론 아버지의 돈과는 어떤 연관도 맺고 싶지 않았다. 나 자신의 가치 기준에 따라 살고 싶었지만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에 아버지의 재산에 기대어 그 영향력 안에 있다면 내 진정한 가치를 발견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24

 

<존 로빈스의 인생혁명>을 쓴 저자 존 로빈스는 과연 잘사는 것은 무엇인가, 돈만 있다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가 하는 고민에 대한 답을 이 책에 풀어냈다. 얼핏면 돈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가능하게 해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될 수는 없고, 부자를 꿈꾸는 동안은 늘 부족한 채로 살아가게 된다는 점이다. 그 뿐 아니라 돈만을 쫓다보면 결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없게 된다

 

그는 제 스스로 천문학적 재산을 가진 재벌 아버지를 등지고 헨리 소로우처럼 가난한 섬에서 최소한의 돈으로 아내와 자녀들과 함께 살았다. 아주 잘 살았다. 자신의 삶을 책으로 쓴 것이 베스트셀러가 되자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강연 등을 하며 수입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믿고 맡긴 전 재산을 나스닥 의장을 지냈던 희대의 사기꾼 버나드 매도프가 벌인 엄청난 금융사기에 휘말려 전 재산의 95퍼센트를 잃어버리고 재정 파탄을 겪었다. 이후 그가 살아가는, 아니 생존해 나가는 방법은 단 하나, 검약이었다. 존 로빈스가 노년에 겪은 재정파탄을 이겨내는 과정은 두려움과 불확실성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진중한 메시지가 된다

 

덜 소비하고 더 현명하게 소비하는 것이 삶을 새롭고 멋지게 사는 방법이다. 막연히 갖고 싶은 것과 꼭 필요한 것을 냉정하게 구분하는 것이 인생을 멋지게 사는 방법이다. 욕망 때문에 진정 무엇이 필요한지 판단하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불교 철학의 한 유파에 따르면 인간의 고난은 불필요하고 지나친 욕망에 집착하기 때문에 생겨난다고 한다. 예전의 멋진 삶에서 핵심은 이런 것들이 아니었다. 불필요하고 지나친 욕망이라면 오늘날 광고가 그토록 열심히 추구하는 것들이 아니던가? 32“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핵심은 내가 돈을 얼마나 벌어서 쓰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 보게 하고,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과연 얼마나 많이 사들이고 있는지 살피게 한다는 점이다. 또한 돈과 인생의 의미를 잘 전하는 재테크 베스트셀러 <돈 사용설명서>를 통해 연봉이나 월급이 아니라 하루에 자신이 버는 진짜 임금이 얼마인지 제대로 파악해 보게 한 것은 직접 해 본다면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믿기 어렵겠지만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하루 임금의 실제금액은 절반 밖에 안 된다). 

 

성공의 기준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을 꼽는다.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 인생의 승자라는 인식이 지금까지 우리가 말하는 성공의 척도가 되고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정말이라면 당신은 영원히 성공할 수 없을뿐더러, 그래서 행복할 수 없다. 악담이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면 우울한 고용 시장과 마주해야 하며 취업을 해도 학자금 대출, 주택 자금 대출, 신용카드 등 끊임없이 빚을 갚기 바쁜 것이 현실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큰돈을 가진 것이 성공이 아니며, 돈이 많을수록 행복이 더해지는 것도 아님을 밝혀준다. 아울러 현재의 벌이를 잘 통제하고 현명하게 쓴다면 부자들이 누릴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재정적 자유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돈이 엄청나게 많아야 자유로울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재정적 자유는 돈을 얼마나 버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를 새로운 검약이라고 부르려 한다. 새로운 검약은 할머니 세대의 근검절약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박탈감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선택과 자기 판단에 관한 것이다. (...) 독방 기의 1인용 아파트로 이사 가거나 할인 쿠폰을 모으고, 매끼 통조림에 든 콩을 먹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새로운 검약은 오히려 그 반대다. 모험인 동시에 재미있기까지 한 새로운 검약에 관한 이야기다.” 14

 

존 로빈스의 책은 이 책 외에도 <음식혁명>, <100세 혁명> 등이 유명한데 전체적인 책의 내용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실천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이다. 이 책을 예를 들면 삶의 질은 높이며 주거 비용은 줄이는 방법으로 난방비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 냉장고 사용 비용 낮추기, 온수 비용 줄이기 등 거의 행동강령을 읊는 수준이다. 타당성은 충분하고 실천도 어렵지 않다. 다만, 상당히 귀찮고 번거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어쩌면 시대적 요구 때문일 것이다. 갈수록 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오늘날,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뭘까?”가 내가 던진 화두였다. 아이스크림 재벌의 아들인 저자는 새로운 차원의 검약을 추천했다. 그렇다고 자린고비의 고사나 스크루지 영감처럼 구두쇠로 살라는 말이 아니다. 단지 더 벌 수 없거든, 쓸 데 없는 지출을 줄이라.’는 말이다. 옳거니!!

 

부자의 기준이 없는 이유는 저마다 꿈꾸는 부자의 그릇이 달라서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른 부자처럼 되기를 꿈꾸며 불확실한 내일을 위해 금쪽 같은 오늘을 희생한다. 그러니 부자가 되기는커녕 행복을 느낄 시간조차 없다. 이 책을 읽으면 오늘 당신이 잠깐 행복했다면 오늘만큼은 당신이 이 세상 제일 부자다.“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새삼 깨닫는 순간 부자의 문턱에 선 자신을 발견할거다.

단언컨대, 이 책은 서점에서 일년 내내 뒤져본다 해도 좀처럼 만날 수 없는 그런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한 번 읽은 책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 10년이 지나도 잊어버리지 않는 독서법
카바사와 시온 지음, 은영미 옮김 / 나라원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처럼 '다른 사람의 책읽기' 내가 꾸준히 책을 읽는 이유는 온전히 '각성' 때문이다.

 

이런 책을 읽을 때면 어떤 때는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하거나, 또 다른 때에는 '졸고 있는 나를 죽비로 한 대 치는' 역할을 해 준다.

 

 책읽기처럼 효용있는 일이 또 있을까? 익히 알지만 책읽기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책읽는 즐거움을 느끼기 전까지 '책들고 그저 읽는, 고되고 지난한 과정'을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손에 책이 붙을 때'까지는 어쩔 수 없다. 책읽기가 지겹고, 힘들고, 외로울 때 그때 다른 이의 책읽기를 읽으면 공감하고, 배우고, 위로와 용기를 얻어서 더 없이 좋다.

 

이 책도 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책읽기 수십 권 중 엑기스를 긁어모은 듯 책읽기의 효용과 즐거운 책읽기를 돕는 팁이 가득하다.

 

책을 읽는 사람과 좀처럼 책을 읽지 않은 사람(결국 모든 사람이 독자인 셈) 모두에게 이로울 책이다. - Richboy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휴식 - 행복의 중심
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희상 옮김 / 걷는나무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주로 IT산업과 관련한 비판적인 책들을 쓴 미국의 저술가 니콜라스 카Nicholas Carr는 그의 책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 내 두뇌를 조종하며, 신경 뉴런의 결합을 바꿔놓고 기억을 조작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고 토로한다.

카는 인터넷의 끊임없는 검색은 물론이고 이메일을 읽고 쓰는 일, 제목과 블로그 글을 복사하고 따오는 일, 동영상 보기, 팟캐스트 청취, 링크 따라가기 등이 자신의 사고방식을 상당히 바꾸어놓았다고 고백한다. 예전에는 몇 시간이고 책을 파고 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서너 쪽만 읽어도 집중력이 떨어진다.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고 실마리를 잃어버리며, 뭐 다른 더 재미있는 게 없나 궁리를 하기 시작한다." 옛날에는 언어의 바다를 누비던 심해 잠수부라도 된 것 같아 자부심을 가졌다고 카는 회상한다. "오늘날 나는 제트스키를 탄 것처럼 겉만 핥고 다닐 뿐이다."

- 울리히 슈나벨의 책 <행복의 중심 휴식> 중에서...

        



'단절의 저주'라는 말을 아시나요?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정보 채널은 본래 우리가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합니다. 근무 시간은 조각조각 끊어지며, 이로써 우리가 가진 가장 소중한 자원 가운데 하나인 주의력이 약해 집니다.

컴퓨터 과학자 글로리아 마크Gloria Mark는 스톱워치를 가지고 캘리포니아의 하이테크 회사에서 경영자와 프로그래머의 근무일상을 일일이 추적했습니다. 며칠에 걸쳐 그들이 언제 몇 시간 동안 무슨 일을 하는지 확인하고, 이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정확하게 기록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연구 대상자들이 업무에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고작 11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울리는 전화벨 소리, 휴대전화의 진동, 이메일 도착을 알리는 신호음 혹은 동료들의 간섭이나 잡담 따위로 업무시간은 단절의 연속이었던 겁니다.
 
11분! 이 짧은 시간 동안 과연 무슨 대단한 일처리가 가능할까요? 더욱이 마크의 분석에 따르면 현대 사무직 근로자는 매번 업무가 끊길 때마다 원래 과제로 돌아가기 위해 최소한 두 가지 과제를 처리해야했고, 원래 업무로 복귀하는 데에는 평균적으로 25분이 걸렸다고 합니다. 

마크 연구의 가장 충격적인 겨로가는 연구 대상이었던 많은 경영자와 프로그래머가 이런 끊임없는 단절과 방해에 익숙해 있더라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전화, 휴대전화, 동료가 조용히 아무런 방해를 하지 않자, 스스로 뭐 달리 할 게 없나 찾아 나설 정도였습니다. 업무는 뒷전인 채 커피를 타러 간다거나, 멀쩡한 서류철을 다시 정리하거나 화분에 물을 주는 것으로도 모자라 동료와 시시콜콜 농담을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다시 다른 동료의 일을 방해하고 업무의 흐름을 끊어놓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업무의 부담은 더우 커지고, 동시에 이같은 집중력 저하는 여가 시간과 휴식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11분마다 새로운 '정보 자극'을 받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은 이런 습관을 주말까지 끌고 갑니다. 휴식시간 동안 평안함을 누리는 대신, 뭐 신나고 자극적인 게 없나 싶어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겁니다.

여러분은 하루 중 얼마나 몰입하고 있나요? 휴식하는 동안은 제대로 평안하게 쉬고 있나요? -Richboy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월급을 경영하라
구본기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흔하디 흔한 가짜 재테크에 휘둘리지 않는 법!


   지금은 재테크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한국경제는 쪼그라들었다. 돈을 벌 꺼리가 없고, 설령 있다손 치더라도 투자할 돈이 없다. 가계대출이 1000조원을 넘은지 이미 오래, 그 옛날의 투자방법으로 접근했다가는 쪽박차기 십상이다. 더욱 큰 문제는 한국경제 전체가 점점 북극의 빙하처럼 얼어붙고 있다는 점이다.


매일 아침 만나는 경제신문 1면을 보고 있노라면 18년 전 외환위기 직전의 신문들을 생각나게 한다. 벌었다는 이야기는 하나 없고, 생산라인과 규모는 절반으로 줄이고, 일하던 인력은 두부 끊듯 자르고 있다. 앞으로 엄청 벌거라고 그러니까 규제를 풀고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는 청사진만 그득하다.


그럴진대 무슨 재테크관련서란 말인가. 하던 일 계속하면 다행이고, 밥 굶지 않고 돈 빌리지 않으면 황공할 따름이다. ‘부동산 임대? 복리 효과? 레버리지 투자?’ 등 불과 몇 년 전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투자 방법들은 이젠 신기루이고 소설 속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10여 년 전, 재테크는 노동 없는 미래를 약속했다. 우리는 그 매력에 이끌려 벌 떼처럼 투자처를 찾아 이리저리 헤맸다. 하지만 약속은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 대박은커녕, 중박도 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름하야 재테크의 배신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에 본격화되었다. 주가는 박스권을 벗어나질 못하고 있고 부동산 시장은 명백한 불황기에 접어들었다. 가계부채 1,000조 원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제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는 투자가 아닌, 빚 상환이다. 그런데 그거 아는가? 가계부채 1,000조 원 시대의 해법은 금융(재테크)에 있지 않다. 오직 노동, 즉 월급에 있다. 까닭은 단순하다. 빚으로는 빚을 갚을 수 없기 때문이다. 빚을 갚고 싶은가? 그럼 어딘가에서 일을 해 돈을 벌어야만 한다.“ (63~64)

 

<월급을 경영하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재테크 책이다. ‘저축, 보험, 소비습관부터 부동산, 노후까지 월급이 전 재산인 당신을 위한 돈 굴리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출판사가 설명할 만큼 객관적으로 서술했고, 현실에 대한 냉정한 서술을 읽고 있노라면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다. 읽어 나가면서 그러게.”를 연발하게 하는 이 책을 좀 더 들여다보자.

 

놀랍게도 사람들은 대출이자를 ()이 아닌 것으로 취급한다. 사람들에게 빚이 얼마냐?“하고 질문을 해보면 안다. 백이면 백, 대출 원금만을 답한다. 하지만 이자도 명백히 지불해야 하는 이고 이다.

예를 들어보자. 당신이 내게 연 10%의 이자로 1,000만 원을 빌렸다. 당신은 1년 뒤에 이자와 원금을 일시에 상환할 예정이다. 당신의 빚은 얼마일까? 그렇다. 1,100만 원이다. 이렇게까지 예를 들었음에도 가끔씩 이자도 빚이라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자와 원금을 합쳐서 생각하기가 그만큼 힘든 것이다.

나는 그럼 사람들을 만날 때면 빚의 사전적 정의가 남에게 갚아야 할 돈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당신이 갚아야 할 돈은 1,000만 원인가요? 1,100만 원인가요?” (128)

 

빚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말이 있다. ‘남의 돈 무서운 줄 모르는 사람들을 경계한 말인데,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거다. 대표적인 예가 주택담보대출이다. 사람들은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로 1, 2억 씩 빌리면서 그로 인한 이자를 월세 대신 내는 돈정도로 여긴다.

물론, 은행이 돈을 빌려준다며 꺼낸 이야기였고, 일견 지금까지는 통하는 말이었다. 은행이 지금까지 매년 대출계약을 경신하면서 원금 상환 유예를 해줬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그렇게 대출을 받아 집(아파트)를 사면 집값이 매년 올랐으니 큰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 일부를 제외하고 아파트 가격이 보합세이거나 약세로 돌아선 지 이미 오래다.

게다가 주택담보대출도 앞으로는 원금 + 이자를 내야 한다. 결론적으로 돈을 버는 족족 부채를 줄여야 한다.

 

복리적금은 고작 해보아야 연 2~3% 대의 이자를 주지만, 마이너스 통장은 그 몇 곱절의 이자까지도 받아간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통한 돌려막기또한 월 복리다. 당신이 A카드에서 연 이자 24%의 조건으로 100만원 현금서비스를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이렇게 되면 당신이 다음 달에 갚아야 할 이자는 24%1/12에 해당하는 2%, 2만 원이다. 당신은 그것을 원금에 더해 102만 원을 일시에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당신은 102만 원이 없다. 그래서 B카드에서 102만원을 현금서비스 받는다. 드디어 돌려막기가 시작된 것이다.” (130)

 

지금의 경기와 경제상황에서 빚이 있다면 투자도 저축도 다 미련한 행위다. 돈을 모으기도 힘들지만 만약 모았다면 저금리에 묶인 통장에 넣을 것이 아니라 금리 몇 배에 해당하는 이자율의 대출금 상환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럴 돈은 어떻게 모아야 할까?

 

당신이 경제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동시에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사람은 그리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의 태반은 감성이다. 누군가를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로 이끄는 것은 전쟁에 참여함으로 인해서 얻게 될 각종 이득이 아니다. 이성 바깥에 존재하는 감성인 것이다.

소비도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다. 당신이 나이키 운동화를 신는 이유, 내가 이마트에서 옷을 사는 이유는 모두 감성 때문이다. 매일, 매분, 매초에 감성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지독한 짠돌이도 어떤 때는 감성에 취해서 낭비를 한다. 이왕 빚을 갚기로 마음먹었다면 어쩌다 하는 낭비의 가능성을 아예 차단해버리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차단의 방법 중 가장 손쉽고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신용카드를 자르는 것이다.“ (152 )

 

사람들에게 신용카드를 자르라고 말하면 신용카드 혜택을 포기할 수 없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신용카드로 한 달을 앞당겨서 살고 있기 때문에 자르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에 저자는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이른바 돈맥경화를 해결하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저축과 보험 등을 깨서 다음 달에 돌아올 빚을 갚는다.

둘째, 조금씩 현금흐름을 개선해서 다음 달 또는 다다음 달에라도 신용카드를 자른다.

셋째, 당장에 신용카드를 자르고 한 달을 거의 무일푼으로 살아간다. 나는 보통 세 번째 방법을 권한다.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151 )

 


2000년대 초반 친한 선배는 사업을 하다 부도를 맞은 후 대부업체의 빚독촉에 심하게 시달렸다. 어느 날 새벽 온 몸에 흙이 잔뜩 뭍은 채 퍼런 입술로 내게 온 적이 있다. 남한산성에 끌려가 목만 내놓고 묻혔었다고...한 달 후까지 갚지 않으면 정말 묻힐지도 모른다고 했다. 제대로 빚독촉을 받아본 사람은 안다. 벌거벗고 두문불출할망정 독촉 없는 세상을 선택한다. 우리는 이콘 즉 경제적 원칙에 완벽하게 부응하며 사는 인간이 아니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은 때로는 나도 모르는 새 지갑을 꺼내게 만든다.

 

이 밖에도 분양 아파트 매입을 피해야 하는 이유, 무주택자의 전세 활용법, 절대 손해 보지 않는 보험 가입법 등 얇아지는 지갑을 지키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금쪽같은 조언이 그득하다.


독자마다 입장과 처지가 다르니 100% 공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저자가 던지는 재테크에 대관한 현실감 있는 문제제기는 독자로 하여금 나는 이대로라면 과연 돈을 모을 수 있을까?’ 하는 화두를 던진다.

가지기도 힘들지만, 지키기는 더 힘들어진 오늘, 이 책을 읽고 그간 고민했던 투자처 모색보다는 부채상환을 제 1목표로 해야겠다고 재설정했다. 여러분도 이 화두에 천착해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간다면 나름의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

끝으로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이면서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이유이기도 한 대목을 소개한다. 읽어서 구미가 당긴다면 꼭 구입해서’(재테크서는 혼자 읽을 것이 아니라 가족과 공유해야 빛을 발한다) 읽으시길.

 

누군가가 이 책의 핵심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해달라고 주문한다면, 나는 전력을 다해 빚부터 갚아라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그 주장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다시 묻는다면, ‘상식이라고 답할 것이다. 이 책 어디에도 대단한 이론은 없다. 300페이지 가까이 펼쳐지는 수십 개의 주장과 논리는 지극히 상식적이다. 3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1. 대출이자율이 예금 이자율보다 높기 때문에(대출이자율 > 예금 이자율) 저축을 깨서 대출 먼저 갚아야 한다.

2. 대출이자는 확실한 반면, 투자수익은 불확실하니, 빚을 내 투자를 하려는 시도는 무모하다.

3. 보험사가 보험금 지금약속을 자꾸 저버리니, 덮어놓고 믿지 마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적자본론 -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 이정환 옮김 / 민음사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은 상품이 아닌 지적 자본의 총체

 

지난 달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11.5 미터 길이에 폭은 1.51.8m나 되는 무게 1.6t의 독서 테이블 2개가 설치되었다. 설치비용만 43000만원의 뉴질랜드산 대형 카우리 소나무로 만든,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이 테이블의 등장은 찬반양론으로 온오프라인에서 한동안 뜨거웠다. 이제야 제대로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게 됐다며 반기는 쪽이 있는가 하면, 사지도 않고 읽기만 한다면 손때 묻어 팔 수 없는 책들은 반품이 되고 그 손해는 고스란히 출판사가 떠안게 된다며 생색은 서점이 내고 손해는 출판사가 지게 될 거라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았다.

 

내 생각은 전자 쪽이다. 테이블이 있기 전에도 통로에 서서 혹은 바닥에 주저앉아 책을 읽는 사람은 많았다. IMF 외환위기 시대였던 18년 전, 졸업 후 백수생활을 할 때 거의 일 년 동안 매일 그곳에 들러 공짜로 책을 읽으며 우울한 시절을 견뎠던 나는 불편하게 책을 읽는 소비자에 대한 서점의 배려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나를 힘들게 한 건 다리의 고통보다 필경 자격지심이었을 직원들의 눈칫밥이었다).

 

이에 대해 일본의 명물이 된 서점 츠타야(TSUTAYA)의 창업자 마스다 무네아키에게 의견을 묻는다면 그는 고객가치를 우선한다면 답은 쉽다.”고 말할 것이다. 쉽게 말해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말이다. 예를 들어 서점을 매장(賣場)이라고도 부르는데,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매장(買場), 즉 상품을 파는 장소가 아니라 매입하는 장소여야 한다. 츠타야의 정신이기도 한 고객가치 우선의 관점에서 본다면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장소가 아니라 (츠타야처럼) 독자가 책을 최대한 편하게 경험하며 만끽할 수 있어서 읽고 있는 책을 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곳이어야 한다.

 

츠타야의 고객가치가 궁금하다면 <지적자본론>을 읽으면 된다. ‘츠타야서점을 기획해 성공시킨 마스다 무네아키의 경영 철학을 오롯이 담고 있는 이 책은 서점의 미래 뿐 아니라 비즈니스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버블 경제의 붕괴로 잃어버린 20의 후유증을 앓아 온 일본은 최근 10년 사이에 10,000여 곳의 서점이 문을 닫는 등 기존의 대형서점들은 맥을 못 추고 있는데 5만 명에 이르는 회원을 거느리고, 14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츠타야 서점만은 승승장구 중이다. 특히 일본 도쿄 다이칸야마에 푸르른 녹음으로 둘러싸인 약 12,000의 부지에 츠타야의 대형 매장 3곳과 다양한 전문점을 세운 다이칸야마 츠타야의 성공은 서점의 혁명으로 불리고 있다.

 

츠타야의 성공은 고객가치의 관점에서 소비사회의 변화를 살피고 적절하게 대응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상품자체가 부족한 퍼스트 스테이지(first stage)와 상품이 넘쳐나는 세컨드 스테이지(second stage)를 넘어 지금은 온오프상에서 상품을 파는 플랫폼이 넘쳐나 시간과 장소에 조금도 구애받지 않고 소비활동을 할 수 있는 서드 스테이지(third stage)가 우리가 현재 생활하고 있는 시대라고 보았다. 이런 서드 스테이지 시대에 서점이라는 플랫폼이 갖춰야 할 것은 제안 능력이라고 판단했다.

 

플랫폼은 수없이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단순히 선택하는 장소일 뿐, 플랫폼에서 실제로 선택을 수행하는 사람은 고객이다. 그렇다면, 플랫폼 다음으로 고객이 인정해줄 만한 것은 선택하는 기술이 아닐까. 각각의 고객에게 높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상품을 찾아주고, 선택해 주고, 제안해 주는 사람. 그것이 서드 스테이지에서는 매우 중요한 고객가치를 낳을 수 있으며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게 해 주는 자원이다.” 49

 

저자는 제안능력은 곧 지적자본이고, 이 지적자본이 얼마나 축적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 그 회사의 사활을 결정한다(53)고 보았다. 그리고 오늘날 서점의 위기는 서점은 서적을 판매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안 된다고 결론 내렸다.

 

고객에게 가치가 있는 것은 서적이라는 물건이 아니라 그 안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제안이다. 따라서 그 서적에 쓰여 있는 제안을 판매해야 한다. 그런데 그 부분은 깡그리 무시하고 서적 그 자체를 판매하려하기 때문에 서점의 위기라는 사태를 불러오게 된 것이다.”(68)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은 책의 형태 등에 따른 분류가 아니라 제안 내용에 따른 분류로 서점이라는 공간을 재구축했다. 그래서 여행, 음식과 요리, 인문과 문학, 디자인과 건축, 아트, 자동차...라는 식으로 장르에 따라 책을 구분했고, 책도 단행본이든 문고든 가리지 않고 장르에 맞춰 횡단적으로 진열시켰다.

 

그리고 츠타야 서점을 단순히 책이 아닌 책 속에 표현되어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판매하는 서점으로 만들기 위해 그런 제안을 할 수 있는 지적자본을 충분히 갖춘 접객 담당자(Concierge)30여명 운용하고 있다. 이곳에 상주하는 접객 담당자는 대부분 해당 분야 직종에 몸담았던 전문가로 도서 선택 뿐 아니라 분야별 전방위 컨설팅을 도와주고 있다. 츠타야 서점은 지금 판매액을 기준으로 키노쿠니아 서점이나 준쿠도 서점을 웃도는, 일본 최대의 서점체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러한 서점의 혁명은 시너지를 낳았다. 사가 현 다케오 시의 시장인 히와타시 게이스케가 저자를 찾아와 시립 도서관 운영을 부탁했다. 인구 5만의 시의 시민들 중 약 20%밖에 이용하지 않는 도서관을 시민들에게 좀 더 개방된 시설로 만들어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처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저자의 기획회사인 CCC가 축적한 다양한 지적자본 노하우가 고스란히 이전된 다케오 시립도서관은 재개관 이후 13개월 만에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 인구 5만 명 규모의 지방 시립 도서관이 일본 제일의 도서관으로 변신했다. 다이칸 야마에서 시작된 서점 혁명은 다케오 시립도서관과 같은 도서관 혁명을 일으켰고, 이후 다케오 시에 이어 다수의 시립도서관과 일본의 기차역인 JR역사 건물에 시립도서관 설립 프로젝트가 추진중이다. 한마디로 지금 일본은 지적자본에 의해 조용하지만 거대한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책의 곳곳에서 저자는 소비자들에게 편안한(comfortable)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언급했다. 책을 마음껏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음은 물론, 쉽게 책을 찾고, 관심 있는 분야의 몰랐던 책도 덤을 찾을 수 있다면, 거기에 해당분야의 전문가가 직접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책을 추천해 준다면, 제아무리 불황이라도 책을 사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다. 고객의 입장에서(고객가치의 창출) 최대한 편안한 선택을 도와주는 것(라이프 스타일 제안)이 츠타야의 성공비결이자 창업자인 마스다 무네아키의 경영철학이다.

 

서적을 단순히 물성(物性)으로서의 책으로 보지 않고 지적자본의 시작이자 제안 덩어리로 봤다던가, 고객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저자의 방향성이 다른 발상은 무척이나 놀랍고 인상적이다. 혁신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어떤 생각으로 바라볼 것인가하는 생각법에 있었다. 그 점에서 난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소나무 테이블은 대한민국판 츠타야의 탄생을 위한 첫 발이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