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하기도 하구나! 이 인연이 하나로 모임은, 누가 그 기미를 알겠는가? 그대는 나보다 먼저 나지 않고, 나 또한 그대보다뒤에 나지 않아 나란히 한 세상에 살고 있고, 그대는 흉노처럼얼굴 껍질을 벗기지 않고 나도 남쪽 오랑캐같이 이마에 문신하지 않으며 함께 한 나라에 살고 있소. 그대는 남쪽에 살지 않고 나는 북쪽에 살지 않아 더불어 한 마을에 집이있고, 그대는 무(武)에 종사치 않고 나는 농사일을 배우지 않으며 같이 유학에 힘을 쏟으니, 이것이야말로 큰 인연이요 큰 기회라 하겠소. 비록 그러나 말이 진실로 같고 일이 진실로 합당하다면, 차라리 천고(千古)를 벗삼고 백세(百世)의 뒤를 의혹하지 않음이 나을 것 같구려.
- 박지원<여경보與敬甫>
- P219

꽃병에 11송이 꽃을 꽂아 팔아 동전 스무 닢을 얻었소, 형수님께 열 닢을 드리고, 아내에게 세 닢, 작은 딸에게 한 닢, 형님방에 땔나무 값으로 두 닢, 내 방에도 두 닢, 담배 사느라 한 닢을 쓰고 나니, 공교롭게 한 닢이 남았소. 이에 올려보내니 웃고 받아주면 참 좋겠소.
- 박지원<여무관 與무官> 이덕무에게
...

내가 마침 구멍난 창을 바르려 했지만 종이만 있고 풀이 없었는데, 무릉씨(武陵氏)가 내게 돈 한 닢을 나누어주는 바람에 풀을 사서 바르는 일을 마쳤다. 올해 귀에 이명(耳鳴) 이 나지 않고손이 부르트지 않는 것은 모두 무릉씨의 덕분이다.
- 이덕무의 답장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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