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룡, 나라를 다시 만들 때가 되었나이다
송복 지음 / 시루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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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룡, 나라를 다시 만들 때가 되었나이다]임진왜란, 서애 류성룡을 통해 배우는 리더십!

 

 

서애 류성룡의 <징비록>은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와 함께 임진왜란의 대표 기록물이다.

난중일기는 드라마로도 접했기에 징비록에 대한 글을 읽고 싶었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간파하는 지혜, 나라사랑에 대한 충정이 비슷했던 두 사람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유명한데…….

 

 

임진왜란의 끔찍한 경험을 하고도 '징비'하지 않은 우리에게 역사는 자비롭지 않다. 병자호란, 청일전쟁, 러일전쟁 모두가 하나같이 우리의 지독한 급망증과 우리의 한심한 의존성에 기인하여 생겨난 것이었다. 국민은 자신을 바치는 리더에 감동하는 법이다. 그런 리더가 이끄는 나라는 강해지지 않을 수 없다. 스스로 강해지지 않으면 통일된 미래도 우리 것이 아닐 것이다.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책에서)

 

 

 

 

 

 

 

 

노학자가 쓴 <유성룡, 나라를 다시 만들 때가 되었나이다>를 만났다. 읽을수록 몰랐던 이야기들, 잘못 배운 이야기들이 있음을 알게 해준 책이다. 지도자의 리더십, 한반도의 운명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저자는 현재의 한반도 분단의 역사는 1592년 시작된 임진왜란에서 시작한다고 한다.

 

 

임진왜란은 왜의 입장에서 보나 명의 입장에서 보나 '조선분할전쟁'이었다. 왜는 조선 남쪽 4도를 내놓으라는 그들 말로 '조선할지 전쟁'이었고, 명은 그런 왜의 침략을 한강 이남에서 막아 북쪽 4도를 지킴으로써 그 반쪽 조선을 요동방어의 울타리로 삼는, 그들 말로 '번리지전(藩籬之戰), 바로 '조선 울타리 방어 전쟁'이었다.(책에서)

 

-조선을 중국의 울타리가 되게 해야 합니다. -명 급사중 이학중

-나라가 나라가 아닙니다. -율곡 이이

-공론은 국가의 기강입니다. 대신으로서 자신이 죄를 저질렀다는 공론을 받고도 돌아봄이 없이 태연히 국사를 본다면 조정이 어떻게 될 수 있겠습니까. -류성룡 사직상소

 

 

저자는 연세대 명예교수 송복이다. 저자는 임진왜란의 역사인 동시에 전쟁을 치르며 명과 왜의 분할획책을 저지하던 류성룡의 리더십에 대한 연구서이다. <징비록>1, 2권, <진사록>, <근폭집>, <군문등록>, <녹후잡기>, <서애전서> 등 총 549건의 자료를 빠짐없이 분석해서 이 책을 썼다. 무엇보다도 임진왜란 당시의 정치상황, 국제적 실상 등을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징비록(懲毖錄).

조선 중기 선조 때의 재상이던 서애 류성룡(1542~1607)은 임진왜란 당시의 참혹했던 현실에 대한 기록과 반성을 담아 징비록을 썼다. 시경에서 이름을 딴 징비록은 지난 전쟁을 반성하고 후환을 경계하기 위해 당시의 공문서 등 기록물들을 참조하여 엮은 것이다.

 

 

정무 군무 겸직의 전시수상(영의정)과 4도 도체찰사직을 맡은 그는 명과 왜의 조선분할획책을 막아내고 군량미전쟁마저 치러내면서 전쟁에 대한 반성을 하고 다시 나라를 일으키고 싶었으리라. 임진왜란 당시의 왜군의 만행, 백성과 도성을 버리고 도주하는 선조, 위정자들의 시기와 질투, 국제 정세에 어두운 안목에 얼마나 기막혔을까. 군사를 일으켜 나라를 지키겠다던 이름 없는 의병과 의병장들에게는 또 얼마나 감격했을까. 손수 군량미를 모으고 병사를 모으고 명나라 장수들을 달래며 전쟁의 치를 수밖에 시절에 대해 그는 참담한 심정으로 임진왜란에 대한 반성문을 썼을 텐데……. 장수는 녹봉이 없고 병사는 무기가 없었으며, 군량미도 없고 군 체계도 없는 현실이 처참하기만 했을 텐데.

 

 

군졸이 부족해서 근무에 응할 수 없음이 걱정된다면 상번군인수를 줄이시고, 그래도 부족하면 일이 한가한 곳의 군인을 줄이시고, 그래도 부족하면 남방에서 겨울 동안 방비하는 군인 수를 줄이시고 (생략)......(책에서)

 

 

군사를 줄이라는 이율곡의 상소문이다. 조선이란 나라는 나라가 아니었다는 이율곡. 하지만 그의 10만 양병설은 허구라는데……. 율곡의 상소문인 <만언봉사>에는 조선은 날로 썩어져가고 붕괴한다고 했지만 그가 내놓은 대책은 10만 양병설이 아니라 군사 수를 줄이는 것이었다. 실체는 아는데 대책은 현실감이 없는 것이었다.

 

류성룡의 리더십은 이순신 발탁에서도 드러난다. 창과 칼을 쓰던 육군경력의 이순신을 종6품 정읍현감에서 정3품 당상관 전라좌수사로 발탁한 것도 유성룡이었다. 육군이 아닌 수군 사령관으로 등용한 것이다. 그러니 이순신을 역사적 인물로 만든 사람도 류성룡이었다.

 

 

임진왜란 초반에는 서울을 포함한 한반도의 상당부분이 점령되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 권율 장군, 지방 백성들의 자발적이고 조직적인 저항에 부딪쳐 전쟁은 종결될 수 있었다. 그만큼 임진왜란은 조선 최대의 위기였고 동시에 조선 최대의 위기 극복 사례였던 것이다. 임란을 기점으로 조선 전기와 조선 중기로 나눌 정도다. 정치, 경제, 문화, 생활풍속, 언어 등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친 임진왜란은 지금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를 줄 것 같은데......

 

책을 읽으면서 그 시절 서애 류성룡과 이순신 장군이 없었다면 조선은 어찌 됐을까 생각하면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병들고 가족생계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도체찰사로 전란조정을 이끈 그의 모습은 위기에 대처하는 리더십의 모범이 아닐까. 백성을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 리더와 자신을 위해 백성을 버리고 도망자가 된 리더를 보니, 예나지금이나 사회분위기가 비슷한 느낌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고도 우리가 오늘날 있는 것은 하늘이 도운 까닭입니다. 아 하늘이 도와서 우리가 다시 일어날 수 있겠습니다. 하늘이 도와서 국가를 다시 만들 수 있겠습니다. -서애 류성룡

 

내게로 온 소중한 책, 모두에게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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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 중국사 12 : 남북조 - 21일간의 이야기만화 역사 기행 만리 중국사 12
쑨자위 글.그림, 류방승 옮김 / 이담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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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 중국사, 12 남북조]21일 간의 중국역사여행, 만화로 더욱 재밌게!^^

 

 

역사는 옛 이야기라서 언제나 흥미롭다. 개인적으로는 서양사보다 동양사에 관심이 많다.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 이웃 조상들의 이야기이기에 더욱 공감하며 아쉬워하며 읽게 된다.

동양사에서 중국 역사가 차지하는 비중, 말하면 뭐하겠는가. 세계문명의 발상지 중 하나인 황하문명. 지구상에 문명이 시작된 이래로 아직까지 그 영토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유일한 문명일 텐데…….

만리 중국사 12권 남북조!

중국의 역사를 만화로 담은 책을 만났다.

만화에는 익숙하지 않으나 만화의 특성상 쉽고 재미있는 구성에 술술 읽혀지는 책이다.

 

일찍이 중국의 강남지방은 진시황 때부터 중국영토였다. 하지만 땅이 습하고 더운데다 인구도 별로 없었다. 더구나 열대성 전염병이 창궐하는 등 별로 좋지 않은 땅이었다. 그러다가 서진이 화북지역을 상실하고 강남지방에 동진을 세우자 사람들은 강남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우월한 농업 기술을 강남에 전파하게 되면서 강남 개발이 이루어졌고 송나라 때 절정에 이루어 강남의 경제력이 쌓이게 되었다. ​

남북조 시대​

책의 시작은 4세기 경, 북위의 탁발규와 전연의 모용보의 싸움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지략가 탁발규의 승리로 황제가 된다. 그리고 북위의 개국 황제인 도무제가 된다.

이렇게 중국의 화북지역은 육조시대가 끝나고 북위의 통일로 북조가 성립되고, 남조는 유유의 송이 동진 황제에게 선양받아 성립된다. 남북조 시대의 시작인 것이다.

 

북위는 화북을 통일한 여세를 몰아 남조의 양나라마저 복속시키려 정벌에 나섰으나 대패하고 만다. 이후 북위는 6진의 난과 진경지의 북벌 등이 벌어지면서 동위와 서위로 분열되고 다시 왕조가 교체되면서 동위는 북제가, 서위는 북주가 되고…….

 

​북제는 강력한 국력을 자랑하며 출발하나 잇따른 폭군의 등장, 사치 등이 혼란을 가중시킨다. 결국 북제는 유능하고 뛰어난 명장들이 황제에게 죽임을 당하게 되면서 점점 쇠퇴해 간다. 그에 반해, 북주는 국력이 시간이 갈수록 강해져 가는데.......

이후 북제의 무제는 화북을 통일하며 중원통일 꾀했으나 급사하게 되고…….

황제의 장인이자 북주의 대장군인 양견의 섭정이 이어지다가, 선제의 죽음 이후에 북주에서 선양을 받게 되고…….

 

동진 멸망 후 수나라에 의해 통일되기까지의 시기인 남북조 시대.

남조의 귀족정치와 강남문화의 형성, 북조의 군주정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귀족들이 구품중정법을 기반으로 고급 관리의 지위를 유지하는 이야기, 벼농사의 발달로 부가 축적되고 문화가 풍성해진 남조의 귀족문화를 꽃피운 남조 이야기다.

유목민족 특유의 호방하고 거친 문화를 바탕으로 군주권을 강화해간 북조의 이야기다.

만화로 된 중국 역사를 처음 접하지만 굉장히 내용이 충실하다.

온갖, 지략과 전략, 거짓과 속임이 남발하는 생존의 터전인 중원의 이야기가 삼국지만큼이나 재미있다.

인재를 쓰고, 전략을 펼치고, 문화를 일으키고, 정벌전을 펼친 분열과 민족 대융합의 시대 이야기가

사륙변려체, 소택지, 관개시설, 과학기술의 이야기, 속고 속이는 야심가들의 이야기가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 들게 한다. 마치 <기황후>를 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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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 나라를 세우다 파란마을 10
강산 지음 / 파란하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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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 나라를 세우다]구석기 시대에서 삼국시대까지, 고대국가로의 색다른 여행!

 

역사를 이야기 식으로 술술 풀었다.

역사는 원래 옛날이야기니까, 뭐 이런 역사책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겨울밤에 화롯가에 앉아 할머니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든다.

여름밤 대청마루에서 별을 보며 어른들의 옛날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지금으로부터 만 년 전에 한반도와 만주 지역에 살았던 우리네 선조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기원전 8000년 전후부터 기원전 1000년까지의 7000년 이라는 긴긴 세월 동안 선조들은 돌을 다듬어 사냥을 하고 생활을 했다. 동굴에서 움집으로 진화하는 기간도 상당히 더디고 긴 세월이었다. 그리고 오랜 침묵을 깨듯, 석기에서 청동기, 철기 사용으로 진보해갔다.

선조들은 농경과 목축의 시작으로 정착의 필요를 느꼈고 공동체의 필요를 알았다.

그 이후로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를 거치면서 사회는 더욱 발전하기 시작하는데…….

 

인류사의 99% 이상이 구석기 시대였다니! 그 당시 선조들의 분명 자연과 함께하는 생활이었으리라. 하지만 하루 먹거리를 구해야 살아갈 수 있는 절박한 상황, 맹수들의 공격을 피해야하는 열악한 환경이었으리라.

우리의 100대 할아버지 할머니는 신석기를 살았던 거예요. (책에서)

 

100대 할아버지라니까 그리 아득한 시절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헐~

 

원시사회의 선조들에게 농경은 왜 중요할까?

선조들은 농사를 지으면서 잉여 농산물을 갖게 되었고 그런 잉여생산물은 곧 재산이 되었다. 야생 동물을 가축으로 기르게 되면서 사유재산이 늘게 된다. 물론 소의 힘을 빌려 농사를 짓게 되고 식물의 작물화 역시 가속화 된다.

농경의 의미는 유랑에서 정착생활로 안정을 주었다는 점이다. 먹거리를 해결하고 삶에 여유가 생기면서 공동 경작, 공동 생산, 질서와 협력 등의 질서와 체계가 자리잡아간다.

 

금속도구의 제작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청동기, 철기로 이어지는 금속 기술의 발달은 정복과 피정복, 지배와 피지배 관계를 만들게 되었다. 무기의 진화는 국가를 탄생시켰고 계층을 점차 세분화, 고착화 시켰다.

점차 인구가 늘면서 단순했던 부족공동체가 분화되면서 국가들이 세워진다.

잉여 생산으로 분화가 시작되고 부족공동체를 만들고 국가로까지 진화를 이루었다. 그 과정에서 사회적 신분 역시 분화가 되었다.

 

철기 시대의 도래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혁명적인 수준이다.

전쟁의 규모가 커지면서 많은 피를 부르기도 했다. 전쟁의 승리자들은 넓어진 영토, 늘어난 인구, 늘어난 노비 등으로 부와 권력을 키워갔고 더욱 재산을 축적하기에 이른다.

언제나 그렇듯이 전쟁은 빈익빈 부익부는 심화시켰고 분화를 가속화 시켰으며 힘의 계층화를 고착화 시켰다.

 

기원전후에 한반도와 만주에 생긴 소국들은 500~1000년 동안 지속되었다. 600가구인 소국도 있었고 1만여 家인 소국도 있었다. 오늘날의 읍, 면, 시, 군 정도의 크기다.

소국이 연맹체제로 접어들면서 보다 강력한 힘의 구심점이 필요했다. 부족 간의 구심점이 깨지면서 보다 강력한 중앙집권적 고대국가가 등장하게 된다.

그 이후로 한반도에는 단군조선, 기자조선, 위만조선, 한사군, 부여, 옥저, 동예, 삼한을 거친다.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지로 이어진다.

이 책에는 소도와 솟대 이야기, 김유신과 김춘추의 신라통일 이야기, 여성인 선덕대왕이야기 등도 팁으로 나와 있다.

일본의 임나일본부설에 대한 설명도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글도 실었으면 좋았을 텐데…….

 

초등학생을 위한 역사적 사실과 생각을 담은 역사책이다.

사실적 나열이 아니라 인과관계를 파헤치며 구성된 전혀 색다른 책이다.

이전의 역사서와는 분명 다른 책이다. 역사적 사실에다 자신의 생각을 덧붙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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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 한국사 :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 - 조선 1 민음 한국사 1
문중양 외 지음, 문사철 엮음 / 민음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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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오백년의 조선, 꽃피는 백년사를 입체적으로 서술!!

 

기대감에 하늘풍선처럼 설레며 기다리는 책이 있다. 책을 펼치는 순간 놀라움 가득한 책이 있다. 읽을수록 빨려드는 책이 있다. 옆에 끼고 싶은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런 책이다.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독도야욕과 일제강점기의 역사왜곡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역사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를 담은 역사공부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

이 책은 15세기 조선의 모습을 담은 정통 한국사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다양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서술한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15세기 한국사다.

 

15세기라면 조선 제3대 태종부터 제10대 연산군까지 여덟 명의 왕이 통치했던 100년의 세월이다.

당시 명나라는 제3대 영락제, 제4대 홍희제를 거치면서 전성기를 이어가지만 15세기 중엽 이후에는 환관들의 국정개입, 몽골과 왜구의 침입으로 쇠약해지고 있었다.

불교를 숭상하던 고려의 흔적을 지우고 성리학을 바탕으로 한 조선의 건국이 안정을 찾아가던 때였을까.

15세기, 그 백년의 세월동안 조선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이 시기 조선은 국가의 기틀을 다지고 중앙집권 체제를 강화했다. 세종과 성종 때 문물이 크게 정비되지만, 연산군의 치세에 정치가 혼란스러워진 상태로 15세기를 마감한다. (책에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의 이야기가 자세하게 나와 있어서 흥미롭다.

원의 지도를 참조하고 그렸다는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를 보면 동아시아, 서남아시아, 유럽, 아프리카까지 그려져 있다. 그리고 넓은 천하를 배경으로 한반도를 실제보다 크게 그렸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 당시 천문과 지리 분야의 국가적 사업은 국가 경영에 활용하려는 의도였고 조선의 세계관이 확대되었음을 말한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원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100여 개의 지명이 표기된 유럽 지역, 35개의 지명이 표기된 아프리카 지역을 표기하고 있다.(책에서)

 

저자의 말처럼 주변 중화적 세계 인식에서는 벗어나지 못했지만 주변 세계를 이해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었을까.

특히 쓰시마가 일본보다는 조선에 더 가깝게 그려져 있다. 마치 쓰시마가 조선의 부속 섬처럼 보인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의 설명과 함께 중국의 <산해경>, 유럽의 T-O지도, 이탈리아의 포트톨라노 해도, 알 이드리시의 원형 세계지도, 칸티노의 세계지도 등과 비교되어 있어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의 역사적 의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다소 왜곡된 형태이긴 하나 그 당시의 세계지도 중에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뛰어난 지도였다고 하니, 우리 선조들의 솜씨를 알 수 있다. 서양보다 100년이나 앞서 아프리카의 모습을 제대로 그렸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지도다.

15세기 조선에서 지금도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라면 한글일 것이다. 왕이 직접 백성들을 위한 글자를 만들었고 지금까지도 자랑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글자니까. 세종은 훈민정음창제 외에도 북로남왜를 정벌하고 <농사직설> 간행, 조선의 옹립 천문대, 조선의 음악인 아악의 정비 등 문화를 꽃피운 왕이다.

 

세종의 문화정책이 이후 문종 단종까지 이어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15세기 후반에 휘몰아친 계유정난의 비극은 왕위다툼에 대한 치열함을 보여준다. 그나마 성종때 완성된 조선의 법전인 <경국대전>의 완성으로 15세기에 조선의 기틀을 온전히 완성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국법이 완성됨으로써 정치적 갈등을 수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은 조선 왕조의 탄생, 때 이른 절정, 조선의 길로 나누어 서술하고 있다.

덤으로 15세기 세계의 모습, 15세기에 활약한 국가들, 15세기를 이끌고 간 인물들, 15세기에 처음 나온 물건들, 15세기 조선의 오딧세이아인 <표해록>, 연대표처럼 만든 '세계문자의 뿌리와 갈래' 등도 있다.

얼마 전에 <정도전과 조선건국사>을 읽으면서 이 땅을 살다간 조선 초기 선조들의 남다른 기백과 예술혼, 학구열을 보았고, 때로는 이기심과 탐욕도 보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선의 기틀이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조선건국에 대한 서론인 셈이다. <16세기 조선>은 본론이 되겠지.

그림, 사진, 설명이 모두 알찬 책이다.

조선의 기록들을 세계적인 흐름과 비교하며 서술한 책이다.

'민음 한국사'의 세기 시리즈로 나온 조선1탄이다.

한국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  학생, 일반인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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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역사학자의 한국사 탐험 - 요리조리 살피고 꼬치꼬치 캐묻는 우리 역사 토토 생각날개 27
윤준기 지음, 조명자 그림, 강선주 감수 / 토토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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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꼬마역사학자의 한국사 탐험]선사 시대부터 오늘까지 시간 여행을 가다.

 

학창시절 암기식으로 밑줄 쫙~ 긋고, 동그라미하며 배운 역사지만 역사 시간은 시간여행을 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연도별로 사건과 인물을 암기하면서도 시대의 아픔은 느낄 수 있었고 민족의 불운은 감지할 수 있었으니까.

불교가 전래되고 율령이 반포되는 순서를 암기하면서도 문화의 전파를 생각하기도 했다. 숱한 전쟁의 역사를 밑줄 치면서 강자의 탐욕에 몸서리치기도 했었는데…….

모교가 세워진 1907년경에는 전국적으로 수많은 사립학교들이 세워짐을 알았고, 그러한 선구자들의 교육 열기에 전율이 일 정도의 감동도 했었는데…….

암기과목으로서의 역사가 아니라 토론하며 생각을 나누는 공부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머리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역사공부는 나름 했다는 생각이었는데…….

그래서 일까? 역사서를 보면 마냥 좋다.

앞서 간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 어떤 영화보다, 소설보다 끌림을 주니까.

 

오늘 초등학생들을 위한 한국사책을 만났다.

꼬마 역사학자의 마음으로 역사탐험을 하는 내용이다.

이 책은 왜 역사를 알아야 할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선사시대와 역사시대의 구분, 선사시대의 생활모습을 추정해가는 과정의 묘미 등도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물론 아이들 수준에 맞게 말이다.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는 언제보아도 정겨운 그림들이다.

'엎드린 거북이'처럼 생겼다고 지어진 '반구대'라는 바위 절벽에 있는 청동기 시대의 그림은 예술성도 뛰어나고 사실적인 묘사도 뛰어나다고 하던데.......

반구대에는 고래, 물고기, 거북, 사슴, 호랑이, 멧돼지, 춤추는 사람 등 300여 가지의 그림이 담겨 있다는데…….

자세히 보면 배를 탄 어부의 모습, 고기잡이라는 사람, 사냥하는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반구대 바위그림들 가운데는 하늘을 향해 오르는 고래 떼, 새끼를 밴 고래, 물을 품고 있는 고래, 작살에 맞은 고래, 긴 수염고래, 귀신고래 그림이 새겨져 있다는데…….

 

그 시절 사람들의 관찰력, 묘사력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이 그림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무엇일까.

진흙이 아닌 바위에다 도구도 없이 힘들게 그렸다는 점은 그림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겠지. 어쩌면 후손들에게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기 위함이었을까.

깨알 같은 벽화들은 풍요를 바라는 소원을 담은 건지도 모르지.

자신이 잡은 것들을 자랑하고 위세 부리려고 그렸을까.

 

옛날 왕들은 왜 알에서 태어났을까.

고구려의 시조 주몽도 알에서 깨어났고,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도 알에서 태어났다.

금관가야의 왕 김수로를 비롯한 가야의 시조들도 하늘에서 내린 금빛 상자에 든 알에서 태어났다.

백제를 빼면 나라를 세운 왕들이 모두 알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다.

 

알은 태양을 상징한단다. 옛날 사람들은 하늘과 땅을 마음껏 오가는 새가 하늘의 뜻을 전하는 동물이라고 생각했거든.(책에서)

 

그러니 새의 알, 역시 특별한 하늘의 선물이요, 하늘의 계시였던 것이다. 하늘과 같다는 의식은 일반 백성과는 다름을 분명히 하며 통치가 수월하게 하기 위함이었겠지. 왕권을 신성시함은 모든 권력자의 소망이었을 텐데.

 

이 책은 일본에 남긴 백제의 흔적, 의자왕과 삼천궁녀 이야기, 친구와의 우정이 담긴 임신서기석에서 시작해서 대한제국, 한강의 기적, 통일 한국을 바라는 소망까지 담은 시간여행이다.

한반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선사 시대부터 오늘의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탐험한 책이다.

 

우리의 역사에는 어둡고 힘든 시절도 있고, 찬란한 문화가 꽃 피우는 시절도 있다. 답답하고 울분 터지는 시기도 있고 속 후련히 뻗어가는 시기도 있다.

모두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다.

이렇게 조상들의 발자취를 안다는 것은 오늘의 우리를 이해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과거에서 교훈을 얻고 오늘을 살 지혜, 내일에 대비할 혜안을 얻게 하겠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역사공부의 주요 의미임을 생각한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역사탐험서이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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