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를 아십니까? - 21세기에 외치는 대한 독립 만세 파란마을 11
차승우 지음 / 파란하늘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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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를 아십니까?/차승우/파란하늘] 읽다가 보면 자꾸만 끌리고 가슴 먹먹해지는 역사 이야기

 

읽다가 보면 가슴 먹먹해지는 책이 있다. 읽다가 보면 자꾸 끌리는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렇다. 아이들을 위한 역사 이야기지만 어른들도 꼭 알아야 할 이야기다. 조선 말의 역사, 일제 독립운동에 대한 이야기, 평전이나 위인전을 통해 익히 아는 이야기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책이기에 정말 추천이다.

 

 

 

 

저자인 차승우는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지금은 학업, 글쓰기,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라고 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자라나는 아이들이 일본 우익들의 역사 왜곡, 역사왜곡 교과서 발행 등에 나타난 일본의 본심, 더불어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책에서는 일본의 역사 왜곡을 지적하고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과정부터 나온다. 조선 말기의 쇠락해져가는 왕조, 치고 들어오는 일본의 위세, 조선의 식민지화 과정이 그대로 슬픈 드라마 같다.

1800년 정조의 죽음 이후 만 10세인 순조가 즉위한다. 1834년 순조의 죽음 이후 7세의 현종이 즉위하고, 1849년 자식이 없었던 현종의 죽음 이후 강화도 농부인 18세의 철종이 즉위하고, 1863년 후사가 없던 철종의 죽음 이후 11세의 고종이 왕위에 오른다. 철없는 어린 왕의 등극, 세도가들의 권력 남용, 탐관오리들에게 수탈을 보며 가난해질대로 가난한 조선 사회의 무력함을 보게 된다. 군사력도 없고 경제력도 없고 사회 응집력조차 없는 사회를......

고종의 아버지인 대원군이 권력을 잡기 전에는 60년간의 세도정치가 조선을 휩쓸던 시대였다. 김조순, 김좌근, 김병기, 조만영 등은 왕권을 넘은 세도가들이었고 모든 관직을 쥐락펴락하던 이들이었다. 이후 고종의 시대엔 시아버지인 대원군과 며느리 민비와의 알력은 또 다른 세도정치를 형성했다. 나라엔 살기 힘들다며 민란이 들끓고, 실학자들이 사회 모순을 극복하려 했지만 정책에 반영되지 못하는, 힘이 없는 실학이었다. 이런 와중에 세계는 제국주의 물결, 근대화의 광풍이 휘몰아칠 때였다. 그런 시기에 강성해지는 일본은 근대화 세력이 성공적으로 나라를 혁신하고 있었다.

 

1876년 일본에 의한 불평등조약인 강화도조약을 맺으면서 시작한 개화는 1910년 구권침탈로 이어졌다. 갑신정변, 갑오개혁, 독립협회 활동 등 계몽을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치밀하게 계획된 일본의 침탈 앞에 조선은 속수무책이었다.

 

서양의 산업혁명으로 인한 자본의 형성, 대량생산과 식민지 확보의 필요성,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관계, 중국의 아편전쟁으로 문호 개방한 사연, 일본의 문호개방, 뒤늦은 조선의 문호개방이 미치는 영향들, 권력에 눈먼 제국주의, 일본의 조선 침탈, 개화세력이 일본의 근대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과 달리 중국과 조선은 근대화 작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에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 조선의 무력 개항을 이끈 일본의 운요호사건, 일본과 청의 시모노세키조약, 일본과 미국의 가쓰라-태프트 밀약, 을사늑약, 1910822일 굴욕의 한일병합조약…….

이후 우리의 선조들이 어떻게 살았을지 상상하고도 남는 이야기들이다. 이후에 등장하는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이야기는 평전을 통해 읽었던 이야기들이기에 나에겐 소중한 종합 선물세트 같다.

 

일본의 식민통치에 저항하고 독립을 쟁취하려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는 과소평가할 수 없는 진전이 있었어요.

의병운동과 애국계몽운동, 3·1만세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독립운동,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대첩, 신간회활동, 의열단, 한인애국단, 광복군의 무장독립운동, 농민운동과 노동운동, 청년운동, 여성운동 등 수많은 자정 노력이 있었어요.

많은 학교가 세워지고 신식 학문이 도입되었으며, 의식 있는 젊은이들은 해외로 나가 조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40)

 

책에서는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창호 의사, 의사와 열사의 차이, 독립운동가 집안이었던 안중근 장군 가족들, 무장 독립 군 홍범도, 김좌진 장군과 홍범도 장군이 이끈 청산리 전투, 명연설가 도산 안창호, 계몽운동가 신채호, 중국 홍커우 공원에서 도시락 폭탄을 던진 윤봉길 의사, 어린 소녀 유관순 열사,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인 백범 김구의 이야기가 있다. 모두 눈물 없인 읽을 수 없는 가슴 뜨거워지는 이야기다.

일본의 역사 왜곡의 내용들인 임나일본부설, 삼국 시대 때 자신들이 한반도를 200년 동안 지배했다는 이야기,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우기는 행태, 강제된 위안부 동원은 없었다는 발뺌, 전범의 손자인 일본의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가 왜 문제인지 등을 쉽고도 명쾌하게 설명한다.

 

모두 가슴 아픈 우리의 역사이지만 꼭 새겨야 할 이야기다. 우리 선조의 이야기, 여전히 교훈을 주는 이야기이기에 가슴 뜨거워진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이야기,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의 상처들이기에 잊지 말아야 할 우리 이야기다.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들은 무엇일까도 생각해보게 한다. 종이 호랑이에 불과했던 조선의 절망들, 하지만 이름 없이 일어났던 민초들의 독립운동, 지식인들의 계몽운동 등을 보며 민족자존감을 심어준 독립운동가들에게, 그들의 집안에 깊이 감사를 드리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군사력이 없어 약해지면 당하는 거다. 세계의 흐름에 무지하면 자신조차 보호하지 못한다. 우리 사회 곳곳에 있는 친일파와 친일잔재의 청산도 이뤄져야 한다. 아직도 사학계의 주류인 식민사관도 마찬가지로 청산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치열한 국제사회의 틈바구니에 있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런 교훈들을 늘 새기며 실력을 쌓아야 한다.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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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마법사 2015-02-17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합니다. 질문 하나만... 혹시 옴니버스식인가요, 아님 만화책인가요?

봄덕 2015-02-18 06:23   좋아요 0 | URL
만화도 아니고 옴니버스 식도 아닙니다. 그냥 역사책인데요. 기존의 역사책과는 조금은 다른 책입니다.
역사적 사실만을 적은 책이 아니고 그런 역사가 발생하게 된 상황, 그렇게 흐를 수밖에 없었던 배경들을 조목조목 이야기 해요. 기존의 역사책으로는 잘 볼 수 없었던 이야기까지도요. 평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인물 이야기도 있고요. 글로 되어 있어요....
얇은 책입니다. 조선 말에서 독립운동 시기까지 담은 책입니다.

아빠마법사 2015-02-18 08:02   좋아요 0 | URL
친절하신 댓글 감사합니다.
 
알기 쉽게 통으로 읽는 한국사 1 - 선사 시대부터 통일 신라 알기 쉽게 통으로 읽는 한국사 1
이진경 기획.글, 임익종 그림, 여호규 감수, 오영선 기획 / 시공주니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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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쉽게 통으로 읽는 한국사]인류의 탄생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재밌는 한국사~

 

역사 공부는 우리의 뿌리를 찾아가는 여행이다. 역사 공부의 목적은 선조들의 이야기에서 역사적 교훈을 얻고 잘못된 전철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어제를 알고 오늘의 발판으로 삼아 더 나은 내일을 열어가기 위해서다.

『알기 쉽게 통으로 읽는 한국사 1』은 인류의 탄생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를 다루고 있다. 우리의 고대사를 왜곡한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항할 수 있는 고대사 지식을 익힐 수 있는 책이다.

 

선사 시대, 고조선과 여러 나라들, 고대 역사를 장식한 네 나라, 삼국을 통일한 신라와 고구려를 이는 발해 등 모두 4장으로 나뉘어 있다.

 

역사 공부가 어렵다고 느껴질 때는 만화나 동화, 소설, 사극 드라마를 통해 접근하라고 포문을 연다. 역사공부와 관련된 책으로 소개하는 것은 이문열의 《들소》다.

이문열의 《들소》는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넘어가는 시점을 배경으로 하기에 선사 시대의 풍습이나 권력과 재산의 탄생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음, 읽어 봐야겠다.

 

처음에 나오는 50억 년 전 태양의 탄생, 46억 년 전 지구의 탄생, 생명체의 진화과정들, 5억 7000만 년 전 고생대, 70만 년 전 구석기 시대, 1만 년 전 신석기 시대, 3500년 전 청동기 시대로 내려오는 지구의 족보를 보니 까마득한 옛 이야기다. 한반도가 시작하는 이야기다. 공룡이 살다가 사라지는 중생대 흔적이 남해안 여수, 고성 등에 남겨져 있다고 한다.

 

용어를 쉽게 풀어 쓴 우리말 명칭이 재미있다. 남쪽 원숭이(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손쓴 사람(호모하빌리스), 곧선 사람(호모에렉투스), 슬기 사람(호모사피엔스), 청동 잔무늬 거울(다뉴세문경) 등......

 

 

구석기인인 곧선 사람이 한반도에 살았지만 우리의 직접적인 조상은 아니다. 충청북도 청원군 두루봉 동굴에서는 구석기 시대에 살았던 쌍코뿔이 화석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두루봉 동굴에서 발견된 ‘흥수 아이 유골’은 슬기 사람으로 파악되며 국화꽃 가루가 발견됨에 따라 그 시대의 장례문화를 알 수 있는 유물이라고 한다.

 

농사를 시작하면서 정착하게 되는 신석기, 도구를 만드는 기술의 발달과 저장을 위한 토기의 발달, 벼농사가 시작된 청동기, 다수의 국가가 세워지는 철기 시대.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탄생, 쑥과 마늘을 먹고 곰이 웅녀가 되는 단군신화에 이르는 이야기들, 쉽고 재밌게 설명하고 있다.

 

고대부터 쑥과 마늘은 한반도에 흔한 작물이었나 보다. 그 시절에도 쑥과 마늘이 건강식인 줄 알고 있었을까.

곰 부족과 환웅 부족의 결합을 신화로 만든 이야기, 단군 조선과 위만 조선의 차이, 고대국가인 4국들,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부여와 고구려의 후손이 세운 백제, 신라의 진성여왕이 왕이 된 사연, 수로왕과 허황옥의 결혼 등 역사 이면의 내용들도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

 

윷놀이의 원조가 부여라는 이야기, 임금의 무덤에는 능(릉), 왕의 무덤으로 보이지만 확실하지 않을 땐 총, 왕족의 무덤인지 귀족의 무덤인지 확실하지 않을 때는 분을 붙인다는 이야기 등 용어 설명이 친절하다.

 

인류의 탄생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다양하게 보여주는 재밌는 한국사다. 자세한 설명들이 이해를 돕고, 만화로 재미를 더한다. 사진과 그림으로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워크북이 있어 지식의 깊이를 더하고 논술 실력도 기르게 한다.

한반도의 역사를 알아가는 과정을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이기에 더욱 솔깃한 내용들이다. 청소년을 위한 통으로 읽는 한국사, 재미있고 알차기에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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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상고사, 국사 교과서가 가르쳐주지 않는 우리 역사
신채호 지음, 김종성 옮김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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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상고사/역사의아침]단재 신채호의 『조선상고사』를 마주하며…….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는 아와 비아非我의 투쟁이 시간적으로 전개되고 공간적으로 펼쳐지는 정신적 활동 상태에 대한 기록이다. (21쪽}

 

단재 신채호의 『조선상고사』는 학창시절 역사책 한 자락에서 마주한 책이다. 우리 민족의 활동 반경을 중국 요서지역까지 넓힌 자주적 역사관을 보이는 점은 인정받았지만 주류 역사서로 인정받지 못한 우리의 고대사였다. 대략적인 내용만 알고 있던 『조선상고사』를 처음으로 만났다.

 

우선 단재 신채호에 대해 알아보자.

신채호(1880~1936)는 고종 17년 충청남도 대덕군 산내에서 태어난 신숙주의 후예다. 조선 말기와 일제 강점기를 거친 독립운동가과 언론인, 애국계몽운동가, 교육자다.

그는 어릴 적부터 조부에게서 한학을 배웠고, 10세에 <통감>과 사서삼경을 읽었고, 시문에도 뛰어나 신동으로 불렸다. 18세에 할아버지의 소개로 학부대신 신기선의 사저에 드나들면서 많은 서적을 섭렵했고, 신기선의 천거로 성균관에 입학하게 된다.

 

 

이후 독립협회운동에 참여했고, 22세에는 향리 부근에서 신규식과 함께 계몽운동을 펼쳤으며, 25세에는 신규식, 신백우 등과 함께 산동학원을 설립해서 신교육운동을 전개했다. 1905년 성균관 박사가 되었으나 관직에 대한 뜻을 접고 장지연의 초청으로 《황성신문》의 기자가 되어 논설을 썼다. 이후 《황성신문》이 무기 정간 되면서 양기탁의 천거로 《대한매일신보》주필이 되었다. 그는 신문에 시론을 써서 민중을 계몽하고자 했고, 우리나라의 역사관계를 써서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데 힘썼다.

 

한말 민족적 위기를 타개할 영웅을 열망하며 을지문덕 장군이나 이순신 장군 등에 대한 책을 써서 영웅사관을 보이기도 했다. 항일비밀결사인 신민회에도 참여했고, 국채보상운동에도 참여했다. 중국 망명 이후에는 항일운동과 민족교육, 상고사연구에 힘을 쏟았다. 그는 우리 고대사에 대한 관심으로 백두산 등산, 광개토대왕릉 답사, 고구려와 발해의 유적지를 돌아보면서 부여·고구려·발해 중심의 한국 고대사 체계화에 도움을 얻게 된다. 하지만 1928년 무정부주의동방연맹대회에 참석한 죄로 대만에서 체포되었고 1930년 10년 형을 선고받고 뤼순감옥에 이감되었다.

 

『조선상고사』는 그가 뤼순감옥에서 <조선사>란 제목으로 《조선일보》에 연재한 글이다. 1936년 그가 뇌일혈로 죽기까지 쓴 미완의 우리 고대사다. <조선사>는 1948년에 이르러 『조선상고사』란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신채호는 《조선사연구초》에서 고려 때 묘청의 혁명을 진압한 김부식 사건을 ‘조선 역사 1천 년 이래 최대의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신채호는 김부식의 『삼국사기』가 우리 민족 중심의 역사책이 아니라 중국 변방의 사대주의적인 역사책이라고 비판했다. 삼국 고유의 특징들이 전혀 없고, 더구나 중국 역사책에 기록된 우리 조상들의 역사마저도 상당 부분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 이후 우리 역사에서 자주적이고 진취적인 역사관이 사라지고 사대적이고 퇴보적인 역사관이 지배했다고 보았다. 『삼국사기』는 사대주의 사상에 절은 양반들과 유교 사상으로 뭉친 지배층들의 역사 왜곡을 보여준 책이라고 했다.

 

한국을 강점한 일본제국주의는 1910년부터 2년간 군경을 동원하여 20여 만 권의 서적을 수거했다. 그 책의 상당수는 오늘날 일본 왕실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렇게 고려·조선·일제강점기에 한국의 고대 역사서들은 계속해서 사라졌다. 세 시기에 사라진 역사서들은 한결같이 한민족의 자주적이고 진취적인 역사를 담고 있었다. 이런 까닭에 한국인의 가상에서 자주성이나 진취성이 감소하는 것은 당연했다. 이런 일의 시작이 김부식이었으니, 신채호는 묘청과 김부식의 투쟁을 조선 역사 1천 년 이래 최대 사건이라고 평했던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일제는 우리의 역사 왜곡을 위해 식민사관을 주입시켰고 우리나라의 역사책은 모조리 가져갔지만 유독 『삼국사기』만은 그대로 두었다고 한다. 일제의 속셈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선상고사』의 중요성을 정리하면…….

단재는 단군조선-기자조선-삼한-삼국으로 이어지는 중국 중심의 역사가 아니라, 대단군조선-고조선-부여-고구려로 이어지는 우리의 자주적인 역사라고 강조한다.

 

단군·부여·고구려 중심으로 상고사를 체계화했다는 점, 상고사의 무대를 한반도만주 중심에서 벗어나 중국동북부 지역, 요서지방까지 확장시켰다는 점이다. 종래 한반도에 존재했다는 한사군을 한반도 밖에 존재했거나 전혀 실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고 시대의 조선족과 삼국시대의 백제가 중국의 산둥반도로 진출했다고 확대했다. 삼한의 이동설, 전후 삼한설을 주장한다.

 

하지만 학자들은 『조선상고사』가 부여와 고구려 중심의 역사 인식이었기에 신라의 삼국통일을 부정적으로 과소평가 했다는 비판도 하고 있다. 신라의 삼국 통일도 분명 의의가 있지만 고구려와 부여, 발해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해야 하지 않을까? 모두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니까.

 

주류 역사학자들은 『조선상고사』의 이런 내용에 대해서 자주적 역사서라는 의미를 둘 뿐 연구할 가치는 없다고 보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로는 역사서로서의 실증이 부족하고 언어적인 유래를 살펴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들까지 모아 역사를 다시 집필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단재 신채호가 역사학자도 아니고 독립운동가의 관점에서 이해관계에 얽혀 서술했다고 주장한다.

 

 

지금 주류 고대사학계는 여전히 식민사관 수호자들의 모임, 친일파 역사학자의 계보를 잇는 학자들이라고 한다. 그러니 『조선상고사』를 근대 사학, 민족주의 사학의 출발이라는 긍정적 평가는 받았지만 민족주의 사상이 지나치게 투영되었다는 점, 실증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 한국사 고대인식이 교조적이고 독단적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겠지.

물론 감옥에서 이용할 수 있는 사료의 한정성, 상당 부분은 기억에 의존한 서술 등은 분명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철저한 조사와 고증과 검증의 과정을 거쳐서 우리 역사서의 주류로 제대로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아직도 우리의 역사학자들은 식민사관의 후예들이 주축이라는 책을 읽은 적 있다. 다뉴세문경과 세형동검을 재현하러 중국 동북부 지역을 다니면서 고조선의 유물이 많다는 예술가의 증언을 실은 책도 읽은 적 있다. 『조선상고사』에서 실증이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주류 학자들이 이런 증거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주면 좋겠다. 지나간 과거지만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선조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역사 연구는 학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반인들이 주축이 되어 우리의 고대사를 바로 세우는 일에 힘을 써도 되지 않을까. 고대사 연구 붐이 일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리기 위해 뤼순 감옥에서 뇌일혈로 사망할 때까지 조선사를 집필했던 신채호의 열정, 사대주의와 식민사관에 휘둘려 왜곡된 우리 고대사를 제자리에 놓으려고 고군분투한 외로웠던 천재의 피와 땀을 보게 된다. 두고두고 보고 또 봐야할 귀중한 책이다.

 

 

단재 신채호 기념관 사이트 http://www.danjae.com/01his/his2.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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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 읽는 한국사 이야기 1 - 선사시대 ~ 삼국시대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박은화 지음 / 더숲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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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읽는 한국사 이야기/박은화/더숲]선사시대에서 삼국시대까지 시간여행! 밤새네.~

 

우리의 역사를 읽을 때면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이야기라서 늘 설레며 읽는다. 같은 이야기라도 저자에 따라서 읽는 맛이 다르기에 늘 새롭다. 더구나 청소년들에게 역사를 재밌게 가르치기 위해서 방송 작가 과정까지 수료했다는 작가가 쓴 책이 아닌가. 그래서 더욱 재미있게 읽힌다

 

  

우리나라에서 구석기의 시작은 약 70만 년 전이었고, 신석기의 시작은 약 1만 년 전이었다고 한다. 즉 우리나라에서 인류가 살았던 시간의 ‘70분의 69’는 구석기 시대였고, 나머지 ‘70분의 1’은 신석기 시대부터 현재에 해당한다. (15)

    

우리의 역사를 띠그래프로 나타냈을 때, 대부분이 구석기이고 현재의 시간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를 차지한다. 70년 인생에서 1년도 안 되는 시간이다. 그 짧은 역사 속에서 이렇게 발전해 온 인류 문명이 대단해 보인다.

 

읽기자료에 나온 흥수아이 이야기는 늘 읽어도 신기하다.

흥수아이1983년 석회석 광산을 찾아 헤매던 김흥수 씨가 충북 청원군 두루봉 동굴에서 어린 아이의 뼈를 처음 발견하게 된다. 뼈의 주인이 구석기 시대 3~4 살 아이로 추정되기에 발견자의 이름을 따서 흥수아이라고 부른다. 현재까지 흥수아이 이전의 사람의 흔적은 한반도에서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한반도에서는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청동기 시대의 청동 유물들은 너무나 세련된 예술품들이다.

구리에 주석을 섞어 만들면 푸른빛이 돈다고 하여 청동이라 불렀다. 구리는 무르지만 청동은 단단하기에 청동 무기는 돌 무기의 우위에 설 수 있었다. 처음에는 북방민족인 스키타이 족을 통해 청동 기술이 들어왔지만 차츰 우리의 기술로 더욱 뛰어나고 세련된 청동기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청동기의 등장은 일부 지배층의 소유물이 되면서 지배자와 피지배자를 나누었고 계급 사회의 출발점이 되었다. 우리 조상들이 만든 세형동검, 비파형동검, 다뉴세문경의 예술 감각은 정말 뛰어나다.

결혼과 관련한 이야기가 재밌다.

고구려와 부여에서 형사취수제가 시행된 이유가 재산의 이탈을 막기 위한 제도였다니.

형사취수제란 결혼한 형이 부인보다 먼저 죽으면 동생이 형의 부인인 형수와 결혼하는 제도이다. 만약에 형수가 다른 부족의 남자와 결혼하게 되면 형의 유산은 형수와 함께 다른 부족으로 건너가게 된다. 당시엔 인구가 부족했고 재산이 부족했기에 형사취수제는 이러한 재산 유출을 막기 위해 만든 제도라고 한다.

 

한편 고구려의 서옥제는 데릴사위제. 혼인을 하면 남자가 여자의 집에 들어와서 살다가 자식이 어느 정도 크면 아내와 자식을 데리고 본가로 가는 제도다. 남자에게 일을 시키기 위한 제도였으리라.

 

옥저의 민며느리제는 미래에 혼인할 것을 정한 어린 여자 아이가 남자 집에서 일을 하며 지낸다. 나이가 들고 성장한 후에 남자가 여자 집에 예물을 바치고 혼인을 하는 제도다.

 

솟대는 삼한의 소도를 알아보게 하는 표시였다. 나무나 돌로 만든 새를 장대나 돌기둥 위에 앉혀 만든 것이다. 솟대를 세운 소도는 종교적 지도자인 천군이 머무는 특별구역이었다. 죄를 지은 사람이 소도에 들어가도 정치 지도자인 군장은 죄인을 잡을 수 없었다. 이것은 삼한 사회가 정치와 종교가 분리된 사회였다는 증거다. 삼한 시대 이후 소도는 사라지게 된다.

초기 국가 발달 과정에서 왕이 없었던 옥저와 동예는 고구려에 흡수된다. 왕이 있었지만 권력이 약했던 부여도 고구려에 흡수 통일된다. 하지만 삼한 사회는 실질적인 왕이 존재하지도 않았고 힘도 약했지만 백제, 신라, 가야로 발전하게 된다. 그 배후에는 삼한 사회가 풍부한 철을 바탕으로 꽃피운 철기 문화가 있다고 한다. 철기문화의 발달로 삼한은 경제력으로도 풍족했지만 정치적으로도 안정을 이룰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사금이란 뜻이 치아가 많은 사람이라는 뜻이라니, 신라의 6두품 중에서 신분의 한계에 불만을 품은 많은 사람들이 당나라까지 가서 빈공과라는 과거를 통해 고위 관직에 오르기도 했다니(최치원만 있는 줄 알았더니......), 낙랑의 공주가 고구려의 호동 왕자와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자명고를 찢었다는 이야기, 일본이 주장하는 임나일본부설의 거짓임을 밝히는 명확한 증거가 호우명 그릇이라니, 중국경극에 당 태종이 연개소문을 이긴다는 내용이 나온다니(당 태종이 연개소문에게 패한 것을 반대로 나타낸 연극), 모두 재미있는 선조들의 이야기다.

 

 

역사책은 언제나 즐거운 시간여행을 선물한다.

수백 년, 수천 년의 세월을 거슬러 들어가 조상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다. 역사 드라마를 보는 듯, 역사 소설을 읽는 듯 생생한 표현들이 쉽게 와 닿는다. 십대들을 위한 한국사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아주 쉽고 재밌게 쓴 한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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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밖으로 나온 한국사 : 선사~고려 - 한 권으로 읽는 쉽고 재미있는 한국사 여행 교과서 밖으로 나온 한국사
박광일.최태성 지음 / 씨앤아이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교과서 밖으로 나온 한국사 선사~고려/씨엔아이북스]이런 한국사책, 재미난다.

 

대표적인 암기과목으로 알려진 역사 과목. 암기라는 굴레에 갇혀 역사 과목이 지겹다는 이도 있지만, 사실 역사는 스토리 중심의 과목이기에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과목이다. 더구나 유물이나 유적 발굴로 여태 알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이 알려진다면 더욱 흥미진진해지는 과목이 역사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넘어 숨은 사실, 새로 밝혀진 사실까지 입힌 책을 만났다. [교과서 밖으로 나온 한국사] 선사~고려 편이다.

 

 

국사책 첫 자락에서 만났던 구석기 시대 이야기가 먼 이야기인 줄 알았다. 박물관 유리창 안에 있는 돌무더기로 만났던 원시 선조들의 이야기가 멀고 먼 옛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한탄강 주변에서 발견된 특이하게 생긴 돌멩이가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로 밝혀지면서 한반도에도 구석기인들이 살았다는 증거를 포착했다니. 그런 사실을 처음 발견한 이는 얼마나 전율이 일었을까. 160만 년 전의 에렉투스의 흔적일 수도 있고 그 이전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흔적일수도 있다는 건데…….

 

 

하지만 그 자료와 기록의 부족, 체질로 봐서도 그 시절 구석기인들은 직접적인 우리의 조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데……. 애석타.

 

연천군 전곡리 주변은 화산활동으로 이뤄진 27만 년 전의 땅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젊은 땅이자 가장 오래된 인간의 흔적을 남긴 땅이다. 2011년 전곡선사박물관을 설립하면서 그곳의 구석기인들의 흔적을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선사축제도 있다는데, 동굴체험일까, 움집체험일까. 주먹도끼 만들기일까. 궁금타.

 

고조선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고려의 승려 일연은 삼국유사에서 위만이 세운 조선과 구분하기 위해 단군왕검이 세운 조선을 옛 조선이라는 뜻에서 고조선이라 불렀다고 한다. 중국 기록에도 고조선에 대한 기록이 있다고 한다.

당시 연과 경쟁 관계였을 정도의 고조선은 어마어마한 영토를 지녔다고 추정된다는데…….

   

 

한반도에서 많이 발견되는 고조선의 유물인 탁자식 고인돌과 비파형 동검, 미송리형 토기의 유적을 따라가다 보면 고조선의 영역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요령 지역이나 요동 지역에서 고조선의 무덤과 같은 순장 무덤의 발견, 비파형동검의 장춘이나 길림에서 집중 분포된 이야기, 요동 지방에서 위만의 망명, 위만 조선의 침략으로 한반도로 밀려나게 되는 상황, 고조선의 멸망과 한사군 설치 등을 읽으면서 고조선 시대로 돌아간 기분이다. 만주를 넘어 요동 일대를 호령했을 단군왕검의 기상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유적과 유물로 봐서는 한사군의 위치가 대동강 유역을 넘어 중국의 동북 지역 일대라는 추측도 가능하다는데…….

예전에 읽은 책에서도 압록강에서 요동까지 비파형 동검이나 다뉴세문경이 다량 출토되었다는 중국 측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예전에는 땅만 파도 비파형동검이 쏟아졌다는 이야기도 읽은 적 있는데……. 우리 선조의 땅이 지금은 중국 땅이라니, 아쉽다.

 

 

 

책에서는 한국은 고인돌이 가장 많은 나라라니,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고인돌 문화 유적 등의 이야기도 새롭다. 삼국이 형성되기 전의 작은 국가들과 가야 문명, 고구려·백제·신라 삼국 이야기, 삼국 통일과 발해, 고려에 이르는 이야기가 모두 흥미진진하다.

한국사와 세계사를 함께 보여주기도 하고, 다른 나라의 문화와 비교하기도 하고, 유물 출토과정, 박물관 건립 과정, 유물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교과서를 벗어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공부, 유물의 의미와 세계사적 연결고리와 만나게 하는 공부, 이런 역사 공부를 한다면 역사 공부를 포기하지 않을 텐데…….

이런 역사책, 읽을수록 재미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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