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
이근후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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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멋글씨와 함께 하는 삶의 지혜를 담은 편지글...

 

네팔에서는 인생을 100 세로 산다고 하는데요. 인생을 사계절로 나누면 25세까지가 봄인 셈이죠. 25, 50, 75, 100세로 나눠보니, 전 여름이군요. 이화여대 명예교수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이근후 박사는 어느 계절에 속하든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므로 싱싱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편지를 썼다는데요. 읽다 보면 세대 차이를 느끼기도 하지만 삶의 연륜이 묻어나기에 곰곰이 음미하게 되는 글귀들입니다. 차 한 잔을 마시며 읽기에 딱~ 좋은 책이네요.

 

 

저자는 비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생살이기에 만약 비교를 한다면, 남과 나를 비교 하기 전에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라고 권유합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야하는 세상이지만 주변의 도움 없이 살 수 없는 게 현실이죠. 치열한 생존경쟁의 사회이기에 비교와 갈등은 필연적으로 따라옵니다. 비교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기에 열등과 우월을 판가름합니다. 그런 비교를 통해 저울질을 당하다 보면 속상하고 불안하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는 일은 꿈을 향해 가는 중이라면 더욱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 .... 멋진 말이네요.

 

저자는 꿈을 찾지 말고 꿈을 만들라고 권유합니다. 주어져 있는 것을 고르기보단 경험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일을 만들어 가라고 합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자신의 일을 통해서 꿈을 만드는 과정이 소중함을 공감합니다. 어쩌면 평생 꿈을 만들다가 끝낼 지도 모르지만 포기하지 않고 제 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됩니다.

 

웃게 해주고 싶은 사람이 당신의 짝이라는 말, 웃음이 오래 가도록 하겠다는 약속이 결혼이라는 말, 즐기는 인생이 일등보다 더욱 신나는 인생이라는 말, 공부가 삶의 기초를 결정하는 시기는 분명코 존재한다는 말, 이유가 있는 게으름은 여유와 통한다는 말, 늘 새롭고자 하는 사람이 젊은이라는 말, 젊어 보이려 하지 말고 잚게 살라는 말, 가진 것을 친절하게 나누라는 말 등 모두 새겨들을 말이군요. ㅎㅎ

 

 

일화와 함께 보낸 편지글에서 뭉클해지기도 하고, 멋지게 쓰인 멋글씨인 캘리그라피에서 감동적인 공감을 하게 됩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머리가 개운해지는 편지 모음 글을 읽으며 좋은 구절들을 손 글씨로 베껴보기도 합니다. 그런 손 글씨가 캘리그라피라는데요. 멋글씨와 함께 하는 삶의 지혜를 담은 편지글,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소망하며 쓴 글이기에 해피 바이러스가 퍼지는 듯 합니다.

 

산다는 게 제각각이지만 공동의 가치는 존재하겠죠. 오랜 삶의 경륜에서 우러나온 지혜를 전수받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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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자적 피플 - 무중력 사회를 사는 우리
이충한 지음 / 소요프로젝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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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중력 사회를 사는 우리 유유자적 피플]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무중력 청소년들의 희망, 유유자적살롱…….

 

서로 통하는 친구가 없다면, 자신의 마음을 받아 줄 가족이 없다면 누구나 말문을 닫지 않을까. 더구나 어린 시절에 그런 경험을 했다면 더욱 고립된 느낌일 것이다. 대부분의 은둔형 외톨이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면 그런 생각이 든다,

 

무중력 사회, 유유자적 피플이라는 말을 처음 듣는다. 표지를 보며 유유자적 피플은 자유롭고 여유로우면서도 활달한 분위기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무중력 사회는 중력이 없기에 끌어당기는 힘이 없는 사회, 자유 영혼을 가지고 어느 한 자리에 붙박이처럼 있지 못하는 사람들로 이뤄진 사회라고 생각했다. 저자가 말하는 무중력 상태에 대한 설명을 보면 가슴이 아파온다

 

 

무중력 상태라는 것은 외로움, 우울함, 무기력함이라는 세 가지 감정이 악순환 되는 상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관계의 단절, 심리적 불안정, 노동으로부터의 배제라는 조금 동떨어진 문제들이 서로 등을 맞대고 붙어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179)

 

유자살롱(유유자적살롱)의 시작은 이 책의 저자인 이충환 씨가 2009년 서울시 영등포구에 있는 하자센터를 통해 시작했다고 한다. 하자센터에서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열 개의 청년 사회적 기업을 키우던 중 문화 예술 분야 청년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터를 제안 받았다고 한다. 2년의 직장 생활, 5년의 드라마와 뮤지컬 음악 작곡자 겸 편곡자로서의 자신의 경험을 살려 유자살롱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유유자적살롱은 인디 뮤지션들이 모여 만든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이자 밴드다. 유자살롱에서는 사회생활을 하지 않는 자퇴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그들에게 음악을 통해 사회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탈학교 비 사회 활동 청소년들의 유자 사운드, 집 밖에서 유유자적 프로젝트, 직딩예대 등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책에서는 무중력 자가 진단법, 유유자적살롱의 탄생, 지금까지의 활동과 생각들이 적혀 있다.

 

마음이 통하는 친구도 없고 이야기를 나눌 가족도 없는 청소년들은 외로워하다가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고, 무기력 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심하면 그런 허무함에 죽음을 선택하기도 한다.

 

우리가 보통 은둔형 외톨이라고 하는 아이들의 실상은 내면이 아픈 아이들이다. 엄격히 말하면 은둔형 외톨이라기보다는 어디에도 소속감을 갖지 못하는 아이들이기에 무중력 청소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착하지 못하고 부유물 같이 붕붕 떠다니기에 어디에서나 존재감이 없는 아이들이다.

 

 

저자의 말처럼 무중력자는 자퇴 청소년뿐만 아니라 고립되어 있는 고학력 무직자도 포함될 것이다. 이들은 부모의 기대와 관심이 지나치게 높기에 상대적으로 무중력에 빠지기 쉽다. 저소득층의 돌봐줄 어른이 없는 아이의 경우, 부모의 죽음이나 부모의 정리 해고 등 갑자기 강한 충격을 받는 경우도 무중력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저자는 이런 무중력 청소년은 단지 방향을 잃은 아이들이기에 사회가 따뜻하게 도와야 한다고 한다. 오랜 시간동안 소통 단절 상태이거나 부적응 상태이더라도 주변의 지속적인 관심만 있다면 언젠간 스스로 중력을 조절하여 누구보다 멋지게 자신의 뜻을 펼친다고 한다.

 

책에서는 저자를 포함한 유자살롱 멤버들의 무중력했던 이야기도 담았다. 잠재력을 많이 가진 청소년들이 오랜 시간 껍질을 깨고 나와 날갯짓 하는 이야기들이다.

 

자유롭게 떠다날 수는 있지만 사회에서 받아주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중력이 없는 사회란 상처받은 이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없는 사회다. 조금 더디지만 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도록 어른들이 무중력 청소년들에 대한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

이들을 끌어당기기 위해서는 각자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 더불어 사는 사회가 선결조건일 것이다. 조금 못해도, 조금 못나도, 조금 달라도 서로를 인정해 줄 수 있는 문화가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소통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친구가 필요하다는 무중력 청소년의 이야기에 가슴 아프다가도 그들을 위한 유자살롱의 이야기에서는 뜨거운 감동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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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좋다 기분이 좋다 - 읽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마법같은 단어들
김상용.윤희상 지음 / 라온북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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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좋다 기분이 좋다]영어 어원과 함께 배우는 인생 이야기

 

 

몇 개의 글자를 앞에 두고 사유하는 것이 요즘의 대세다. 한 글자나 두 글자 중에서 낱말을 뽑아 인문학적 통찰을 한 책도 있고, 여덟 단어를 뽑아 사유를 담은 책도 있으니 말이다.

모든 사물의 출발점이 있듯이 단어의 출발점도 있으리라. 단어의 출발점인 어원을 찾아가는 공부는 공부의 재미도 주지만 공부의 깊이도 더하기에 언제나 흥미롭다.

 

 

영어의 어원을 따라가며 배우는 단어 공부에다 단어에 대한 사유를 담은 책을 만났다. 『좋다 좋다 기분이 좋다 』

저자인 김상용과 윤희상은 30년간 영어 어원과 함께하며 인생을 이끌어 줄 키워드를 찾았다고 한다. 이들은 그렇게 찾은 단어 중에서 삶을 긍정으로 이끄는 단어 100개를 이 책에 담았다고 한다.

 

미래, 계획, 향상, 꿈, 경험, 돈, 실천, 신중, 실패, 영광, 열정, 장애물, 성공, 인생, 인내, 혼란, 고통, 폭풍, 훈련, 희망, 행복, 기쁨, 감사, 양보, 감사, 기억, 자신감, 지혜, 공감, 공손, 깨달음, 행운, 승리 등의 이야기에는 어원을 통한 철학적 사유가 들어 있다.

 

Future

fut ( pour 마구 쏟아지다) + ure

모르는 일들이 마구 쏟아져 내려옴

미래란, 무언가가 소나기처럼, 눈처럼 마구 쏟아져 내려오는 것이다. (12쪽)

 

미래의 의미란 영어로는 마구 쏟아지다, 한자로는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이다. 한자가 영어보다 더 의미가 명료한 것 같다. 오늘은 어제의 미래라고 했던가. 미래는 찰나의 순간에 오늘을 스치고 지나가기에 금방 과거가 되어 버린다. 오늘을 충실하게 산다면 곧 쏟아질 우리의 미래도 오늘을 튼실하게 해주며 지나가겠지. 그러니 내일 걱정은 내일하라는 말처럼 난 오늘을 즐겨 보련다. 마구 쏟아져 올 미래를 위해 오늘을 행복하게 누리고 싶다.

 

Experience

Ex (outside, 밖) + per(try or risk, 시도하고 도전하다) + ence

밖으로 나가 시도하고 도전하는 것

경험이란, 외부 세계로 나가 경험하고 도전하는 과정이다. (20쪽)

 

도전자의 삶에는 늘 새로운 경험이 존재한다. 경험이 밖으로 나가서 시도하는 것이라니, 다분히 외향적이다. 안에서도 경험은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영어 단어의 어원을 따라가며 배우게 되는 단어들이다. 너무 많은 것을 잊고 사는 걸까. 학창 시절에 어휘사전을 통해 익힌 단어들이지만 전혀 새로운 느낌이다.

달러(dollar)는 골짜기의 탄광(dale)에서 나온 금속으로 만든 물건이다. 실패(failure)는 떨어져서(fall) 망가지는 것이다. 재난(disaster)은 별자리(star)에서 벗어나(dis) 있으면 큰 재앙이 온다는 점성술에서 나온 단어다. 인생(life)은 자신이 살던 흔적을 남기는(leave or live) 것이다 등 흥미로운 어원 풀이를 통해 인생을 곱씹게 된다.

 

abuse(비방), talent(재능), storm(폭풍), winter(겨울), happy(행복), fortune(행운) 등 읽기만 해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에 기분이 좋아진다. 배움의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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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주인공은 모두 길을 떠날까? - 옛이야기 속 집 떠난 소년들이 말하는 나 자신으로 살기 아우름 3
신동흔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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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주인공은 모두 길을 떠날까?/신동흔]옛 이야기 속 집 떠난 소년들이 말하는 나 자신으로 살기

 

어느 날 갑자기 거친 숲에 던져진다면?

옛이야기의 주인공은 말합니다.

있는 힘을 다해 달리고 또 달리라고.

주저앉지 말고 길을 찾아 움직이라고.

이리저리 재고 눈치 보느라 쩔쩔매지 말고

자기 자신을 믿고 나아가라고.

그렇게 숲의 힘을 자기편으로 만들라고. (51쪽)

 

 

책의 부제가 ‘옛 이야기 속 집 떠난 소년들이 말하는 나 자신으로 살기’다. 저자인 건국대 국어국문학과 신동흔 교수의 이야기 콘서트를 직접 듣는 기분이다. 책에서는 이야기의 탄생과 성장, 소멸의 과정을 통해 이야기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길 떠나는 혹은 집을 나서는 숱한 주인공을 통해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깨치게 한다. 비슷한 서사를 가진 동서양 옛 이야기 비교도 흥미진진하다. 읽으면서 전율이 이는, 깊이 빠져들게 되는 매력적인 책이다.

 

이야기를 탄생과 성장, 모티브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다.

누구나 알고 있듯, 이야기를 만들려면 인물, 사건, 배경이라는 기본적인 틀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끌리는 이야기가 되려면 특별한 요소가 끼어야 한다. 마법사, 무인도, 귀신, 부활 등 호기심과 상상을 끄는 요소가 더해져야 빨려든다. 이러한 모티브는(화소 話素)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며 정서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이야기의 핵심이다. 여러 화소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된다면 긴장과 재미를 일으키고 의미를 자아낸다. 그렇게 이야기는 화소들이 연결되어 하나의 매력적인 이야기가 된다.

 

세계의 옛이야기에 나타나는 다양한 화소의 목록을 집대성한 톰슨의 《화소색인Motif Index of Folk Literature》도 있다고 한다. 변신, 시간 이동, 공간 이동, 길 떠남도 중요한 화소가 된다. 이러한 화소들은 옹달샘처럼 이야기를 샘솟게 한다.

인물, 사건, 배경을 기본으로 매력적이거나 이색적인 화소의 연결이 흥미와 긴장을 돋운다니, 앞으로 화소에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읽어봐야겠다.

 

누가 떠나는가, 혼자 떠나는가, 함께 떠나는가, 무엇을 가지고 떠나는가, 어디에서 출발하는가, 어디로 떠나는가, 자의로 떠나는가, 타의로 떠나는가, 무엇을 위해 떠나는가, 떠나서 무엇을 만나고 어떤 일을 겪는가? 등 떠남에 대한 이야기엔 언제나 많은 화소들이 연결된다. 떠남과 동시에 이야기는 예측불허가 되고 긴장감이 조성되고 흥미진진해지고 쫄깃해진다. 주인공이 떠남으로써 성장과 발전, 무궁무진한 변화가 가능해진다.

 

옛이야기의 주인공은 떠남을 통해 새로운 돌발 상황, 낯설고 신기한 극적 체험을 하게 된다. 저자는 그림 형제의 《백설공주》에서 백설공주가 집을 떠나 숲 속으로 가는 과정, 살기 위해 숲 속을 내달리면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과정, 우리의 민간 신화인 《바리데기》가 여자라는 이유로 산 속에 버려지고 산신령의 가르침을 받아 삼강오륜을 깨치는 과정 등을 통해 떠남의 중요성, 떠나면서 겪게 되는 흥미로운 체험들을 이야기한다.

 

옛 이야기 속의 집과 숲의 상반되는 특성 비교로 떠남의 중요함을 말하는 부분이 참신하다.

집이 좁은 공간이라면 숲은 넓은 공간이다. 집이 닫힌 공간이라면 숲은 열린 공간이다.

집이 안전하기에 평화로운 공간이라면 숲은 위험하기에 투쟁적인 공간이다. 집은 익숙한 일상이 지속되기에 이완을 주는 공간이지만 숲은 예측불허의 특별한 변화들이 있기에 긴장을 주는 공간이다. 이처럼 숲은 집에 비해서 넓고 열린 공간, 위험하고 특별하고 긴장감을 주고 특별한 변화를 가져다준다. 집이 가정이라면 숲은 사회다. 집은 재미없고 답답한 감옥일 수도 있지만 숲은 무수한 변화와 역동의 공간이다. 집과 숲은 아주 대조적이다.

 

저자는 제주도에서 구전으로 내려온 민간 신화 <삼공풀이>에서 숲 속으로 쫓겨난 막내 딸 이야기, 장화 홍련과 엄마 품이라는 감옥, 여우로 변한 누이 이야기인 여우 누이와 악어 아들이 벌인 참극의 전말, 심청 등의 이야기에서 떠나는 자와 머문 자의 엇갈린 운명도 이야기 한다.

 

콩쥐와 신데렐라는 ‘일 하는’ 인물입니다.

방에 머물러 웅크리는 인물이 아니라

움직이는 인물이지요.

그렇게 바깥세상과 접속하는 가운데

자신의 숨은 가치를 확인하고

빛나는 비약을 이룰 수 있었지요.

머무름과 길 떠남의 차이란

이렇게 크고도 큽니다. (91쪽)

 

옛 이야기를 찾아 이야기 원형으로서의 가치, 떠남과 머무름이 주는 이야기의 묘미들, 떠났다 돌아온 이들의 변화무쌍한 반전들, 동서양의 공통된 이야기들, 길을 떠나 모험의 세계로 들어서는 짜릿한 이야기들, 집을 떠나 스스로의 길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떠남의 방법들, 길을 떠나 신나게 세상과 부딪치며 자기 세계를 만들어가는 이야기, 문밖을 나서는 순간 긴장과 설렘, 새로운 세계가 열림을 옛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이야기 콘서트를 생생하게 듣는 기분이다.

 

이야기 속으로 떠나는 멋진 여행이다. 옛 이야기 속 집 떠난 소년들이 말하는 나 자신으로 사는 모습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 낸 책이다.

이야기의 탄생과 성장, 소멸의 과정을 통해 이야기 만드는 구체적인 과정, 길 떠나는 혹은 집을 나서는 숱한 주인공을 통해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유, 비슷한 서사를 가진 동서양 옛 이야기 친절한 비교 등 모두 흥미진진하다.

 

이젠 집에 머물러야 할까, 아니면 숲으로 가야 할까? 머물러야 하나 아니면 떠나야 하나를 고민하고 있다면 ,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면 도움이 될 책이다.

 

이야기가 재미있게 만드는 장치는 떠남이다. 소설을 극적이게 만드는 장치도 떠남이다. 삶을 역동적이게 만드는 것도 떠남이다. 나의 정체성을 세우기 위해서도 떠나야 한다.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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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1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 문학에서 찾은 사랑해야 하는 이유 아우름 2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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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장영희]영미 시와 소설에 그려진 사랑~

 

문학의 주제를 한마디로 축약한다면 ‘어떻게 사랑하며 사는가’에 귀착됩니다. 동서고금의 모든 작가들은 결국 이 한 가지 주제를 전하기 위해 글을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여는 글에서

 

토마스 만 - 죽음보다 더 강한 것은 이성이 아니라 사랑이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의 인생 과업 중에 가장 어려운 마지막 시험이다. 다른 모든 일은 그 준비 작업에 불과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 사랑을 치유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이 사랑하는 것이다.

 

 

 

고 장영희 교수의 글은 언제나 맑고 따뜻하다는 느낌이 든다. 가식이 적고 순수한 이미지다. 암으로 고생해서였을까? 제목에서 시간에 대한 초조감을 느끼게 된다.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겠지만 평소에는 죽음을 생각하지 못한다. 살기도 빠듯한 세상이기에 차마 죽음에 대한 배려까지 할 여유가 없다. 죽음학 수업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웰 다잉을 생각하지만 아직은 삶이 영원할 것처럼 살게 된다.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행동은 전혀 다르게 움직인다. 나만 그런가.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는 《문학의 숲을 거닐다》에 실린 <사랑과 생명> 중 일부를 발췌해서 수록한 책이다. 부제가 ‘문학에서 찾은 사랑해야 하는 이유’다.

 

말보다 강한 게 글이고 무기보다 강한 게 펜이라고 했던가?

‘편지는 키스보다 더 강하게 두 영혼을 결합해 준다.’ 이는 17세기 영국 시인 존 던이 한 말이다. 그 시절엔 종이 편지가 키스보다 더 강력한 감동을 줬을까?

요즘엔 연애편지든 안부 편지든 종이에 적어 전하는 메시지는 거의 없다. 카톡, 밴드 등 스마트한 메시지를 이용하는 시대다. 메시지를 전하는 형태는 바뀌었지만 메일도 최신형 편지이긴 하네.

 

눈과 서리 사이에서 꽃 한 송이가 반짝입니다.

마치, 내 사랑이 삶의 얼음과 악천후 속에서 빛나듯이 말입니다.

어쩌면 오늘 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난 잘 있고, 마음도 편합니다.

그리고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당신을 더 사랑합니다.

- 1780년 요한 볼프강 괴테가 샤를로테 폰 슈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12쪽)

 

독일의 대문호가 약혼자가 있는 샤를로테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편지다. 문장은 명문이나 그녀의 마음을 붙잡지 못한 편지다. 더 강력한 어조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그녀를 사로잡지 못했기에, 그런 아쉬움이 드는 편지다. 진정성이 약했던 걸까? 애석타.

 

<이니스프리로 가련다>로 기억되는(내 기억엔 ‘가자, 이니스프리로’라고 기억되는) 예이츠는 지독한 짝사랑 덕분에 성숙하고 심오한 삶과 예술의 합일을 이루는 시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가을이 우리를 사랑하는 기다란 잎새 위에 머뭅니다.

보릿단 속 생쥐 위에도 머뭅니다.

우리 머리 위에 드리워진 마가목 잎새가 노랗게 물들고

이슬에 젖은 산딸기 잎새도 노랗게 물들어 갑니다.

이울어 가는 사랑의 시간이 우리를 둘러쌉니다.

슬픔에 가득 찬 우리 영혼은 지금 피곤하고 지쳐 있죠.

우리 이제 헤어져요. 정열의 계절이 우리를 잊기 전에

그대의 숙인 이마에 입맞춤과 눈물을 남기고 - 에이츠 ‘낙엽은 떨어지고’ (56쪽)

 

짝사랑에 종지부를 찍고 싶으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시인의 마음이 느껴진다.

예이츠가 짝사랑한 여인은 키가 크고 열정적인 성격의 아일랜드 독립 운동가였던 모드 곤이었다. 첫 눈에 반한 사랑이었지만 그의 고백은 늘 거절당했다고 한다. 심지어 그녀의 딸인 이졸트 곤에게도 청혼하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결국 예이츠는 20년 가까운 짝사랑을 포기하고 자기 나이의 절반인 아가씨와 결혼 했다고 한다.

 

키 크고 고귀하면서도 사과빛 빛깔로 물든

섬세한 얼굴과 가슴의 그녀 (60쪽)

 

모드 곤의 얼굴을 분홍의 사과 빛깔로 곱게 표현하며 사랑의 설렘을 전하고 있다.

 

당신의 아름다움을 생각했어요. 그러자 그 생각은

날카로운 사념의 화살이 되어 내 뼛속 깊이 박혔어요. (61쪽)

 

사랑을 생각하는 것도 뼈아픈 고통임을, 짝사랑의 비애를 아름다운 시어로 묘사하고 있다.

모드 곤의 미모와 조국 아일랜드 독립에 대한 열정이 널리 알려져, 그녀는 여왕처럼 많은 이들의 우상이었다고 한다. 야심차고 자유분방한 아름다운 그녀는 결국 아일랜드의 독립운동가인 맥 브라이드와 결혼을 했고, 다른 남자와의 사이에 사생아도 낳았다고 한다.

 

내 청춘이 다하도록 내 모든 것을

앗아간 그녀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 날이 밝으면

그녀를 위해 깨어 있으며

나의 선과 악을 가늠해 본다. (63쪽)

 

2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자신의 푸른 청춘을 모두 바친 여인의 파경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향한 열정을 돌아보는 예이츠의 모습이다. 그녀의 무엇이 그를 그토록 사로잡았을까. 나도 궁금해진다. 모드 곤을 향한 사랑의 희열과 고통이 예술로 승화했기에 예이츠의 청춘엔 절망을 남겼겠지만 위대한 시의 탄생에는 일조했을 것이다.

 

 

‘삶에 그리고 죽음에 차가운 눈길을 던져라. 마부여 지나가라! ‘

자신의 묘비에 새기도록 그가 선택한 시구라고 한다. 그가 느꼈을 삶과 죽음, 사랑에 대한 인간의 무기력함에 대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장영희의 생각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더구나 영미 시나 소설을 접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새해엔 시와 소설을 많이 읽고 싶었기에 더욱 반가웠다. 몰랐던 시인들의 일화, 사랑과 이별에 대한 쫄깃한 이야기들이 가득하기에 흥미로웠다. 책 속의 시인들을 한 사람씩 탐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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