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보여 - 즐겁게 일하면서 꿈을 이루는 법
계한희 지음 / 넥서스BOOKS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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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보여/계한희/넥서스북스]즐겁게 일하는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 계한희!

 

펜디의 칼 라거펠트, 루이비통의 니콜라스 게스키에르, 겐조의 옴베르토 레온 등

세계 패션 거장이 주목한 계한희의 젊은 멘토링!

<동아일보> 선정 10년 위 한국을 빛낼 100인!

<MTV>,<포브스>, <보그>, <로이터> 등

세계 유수의 언론 매체가 인정한 '새로운 패션 트렌드의 창시자'

 

패션에 관심은 있지만 패션계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어느 분야든 세계 최고가 되는 일은 쉽지 않겠지만 패션에서는 천재적인 감각과 노련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십대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패션 디자이너라니, 놀랍고 대단한 그녀다.

27세의 나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대단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계한희.

그녀는 브랜드 카이(KYE)를 창립한지 3년 만에 세계 주요 도시의 유명 패션 편집 매장에 입점했고 고급 스트리트 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4번째로 서게 된 뉴욕 무대에서 처음으로 단독 런웨이 쇼를 진행했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 등도 가졌다고 한다.

그녀는 천재일까. 아니면 노력형일까.

 

똑같은 건 재미없다.

남들과 달라야 눈길도 가고 재미있다.

계속되는 관심과 주목은 인정받는 첫걸음이다.

잠깐의 반짝임보다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자신의 브랜드를 세상에 알릴 수 있다.

(책에서)

미국 국적을 가진 한국계 미국인인 그녀는 어린 시절 한국에서 외국인학교를 다녔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그리기와 만들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생일 카드와 크리스마스카드는 직접 만들어 보냈고 중고등학교 때는 자율 복장제인데도 직접 교복을 만들어 입고 다녔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의 적성을 살려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자 많은 노력과 준비 과정이 있었다고 한다.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처음으로 뉴욕에 있는 예술학교인 스쿨 오브 비주얼 아츠에서 기초과정인 드로잉과 페인팅을 이수햇고 고등학교 1학년 때도 같은 학교에서 방학 기간 동안 그래픽 디자인 과목을, 고등학교 2학년 때는 파슨스 디자인 스쿨의 패션 디자인 특강을 이수했다. 서울 국제학교에서도 3D디자인과 2D디자인 과목을 수강하기도 했다.

이후 준비를 철저히 해서 만 17세의 나이에 세계 3대 패션 학교인 센트럴 마틴스 최연소 입학과 졸업의 영광을 안았다.

그녀는 한국을 대표하는 컨셉 코리아 5인에 선정되기도 했고, 2014 LVMH(세계 1위 명품 그룹)주최 영 패션 디자이너 프라이즈 준결승까지 진출했다고 한다. 그녀는 스타일리시한 셀러브리티로 불리고 있고, 이수혁, 빅뱅의 지드래곤의 친구이기도 하다.

 

책에서는 영국 유학중에 겪은 패션 이야기도 있다. 패션계의 다양한 직업들인 바이어, 공간 디스플레이 총책임자 VMD, 포토그래퍼, 패션 홍보사, 패션 에이전트, 패션 매거진 에디터, 패션 블로거, 패션모델, 스트리트 포토그래퍼 등의 소개도 있다. 패션 디자이너로서 배워야 할 것, 면접 시 꼭 해야 할 것 VS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들에 대한 조언도 있다.

방대한 리서치와 창의성, 콜라보레이션을 중시하는 유럽 교육과 달리 미국 교육은 실용성과

업계의 스피디한 시스템 익히기를 강조한다는 설명도 흥미롭다.

그녀에게 따라다니는 많은 수식어가 그저 붙은 게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남다른 재능과 피나는 열정과 남모르는  노력이 오늘의 그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행복해하는 그녀의 미소가 아름답다. 즐겁게 일하면서 꿈을 이루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당당하고 자신감에 차 있어서 좋다.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청소년, 패션 쪽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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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 법정에 서다 - 신화와 환상에 가려진 석굴암의 맨얼굴을 찾아서
성낙주 지음 / 불광출판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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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 법정에 서다]석굴암의 햇살 신화는 일제가 만들어낸 허구!

 

1960년대 문화재관리국의 복원공사이후 '석굴암 원형논쟁'의 과정, 토함산의 현실 무시, 건축 원리에 어긋난 견해들, 일제가 복원과정에서 무시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접한다. 석굴암 원형논쟁의 논리적 출발점이 일제 식민사관과 관련 있다니…….

이 책은 석굴암의 원형에 대한 쟁점들을 토대로 가상의 법정에 세우는 형식으로 쓴 글이다.

아침 태양의 첫 햇살이 토함산으로 치달리는, 그리하여 석굴암 부처님의 이마 한가운데 박힌 보석(백호)을 비추고, 그 보석에서 반사된 빛을 받아 어둠 속에 잠들어 있던 다른 조각상들의 윤곽이 은연히 돋아나는 장면이다.(책에서)

예전에 중등 <국어>교과서에도 실렸다던 석굴암 부처님의 이마에 박힌 보석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다. 토함산에 올라 석굴암을 바라볼 때도 가장 먼저 보는 곳이 부처님 이마의 보석이었을 정도로 햇살 신화를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석굴암의 신비는 신라인의 예술성, 과학적 안목, 우주의 신비의 결합이라고 생각했다. 옛 사람들의 과학적인 안목과 종교적 의미의 결합이 절묘하다고 생각했다.

일제가 일으킨 햇살 신화에는 석굴암이 동짓달의 일출 지점을 향해 앉힌 것은 햇살을 받아들이려는 의도였고, 그렇기에 신라인이 석굴암을 개방구조로 지었다는 것이다. 석굴암 전실은 원래 지붕과 출입문이 없는 노천 구조이며, 주실 돔 전면에 광창이 뚫려 있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햇살 신화가 신비주의적 사고의 분비물, 허상, 과도한 상상력의 부산물이라고 한다. 햇빛을 향한 신라인의 열망이었을까. 저자의 조사 결과 신라인들은 태양보다는 달에 관심이 많은 나라였다.

 

삼국유사 등을 보면 서라벌은 달의 도시였다. 향가, 지역 명에서 달에 대한 신라인의 사랑은 강렬할 정도다. 근대에 만들어진 석굴암 신화. 왜, 누가 무엇 때문에 만들었을까. 저자는 일본의 태양숭배에서 가져 왔다고 한다.

 

아마테라스 오미가미는 일본 고대 창세신화에 나오는 태양의 여신으로, 지금도 일본 황실의 조신으로 받들어지고 있다. (36쪽)

 

동해 일출을 석굴암 본존불에 결부시키는 논리는 일제강점기에 구축된다. 그 이야기는 일본의 유난한 태양신앙, 곧 아마테라스 오미가미 신앙을 산실로 태어난 식민 사관이었던 것이다.(49쪽)

 

1969년 서울대학교 남천우 교수의 주장은 일제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석실법당과 본존불의 좌향은 동짓달의 일출 지점을 정확히 겨냥한다는 것이다. 신라인이 석굴암을 전각 없는 개방구조로 설계했다는 것이다.

햇살 신화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사실이 아니라는데……. 광복 후 우리 역사가들조차도 햇살 담론의 실체를 파악하고 폐기시켜 버리기에는 아쉬웠던 걸까. 태양을 사랑하던 일본의 식민 사관의 그늘을 지우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기존 학계의 석굴암 인식에 대한 의문을 품고 석굴암을 연구한 20년간의 결실이 담겨 있다. 1910년대의 석굴암 사진, 조선총독부의 복원과정을 담은 사진, 현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의 사진도 있다. 석굴암 광창, 홍예석의 건축미, 석굴암이 석굴사원이었다는 이야기, 총독부 공사 시 전각을 거부하고 아침햇살을 받게 복원하는 과정들, 이후 일본 황족들의 방문, 관광지화, 굴 밖의 금강신 조상들이 전각뚜껑이 없는 상태에서 비바람에 손상을 입은 이야기를 읽으며 석굴암 복원에 얽힌 진실, 일제의 거짓과 만행을 생각하게 된다.

물론 지금은 1964년 문화재관리국의 복원공사 때 전실에 목조전각을 덮어씌웠기에 햇살이 법당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햇살 신화를 되살릴 것이냐 목조 전각을 유지할 것이냐에 대한 석굴암 복원에 얽힌 뜨거웠던 쟁점들에 대한 이야기다. 문화재 복원도 하나의 역사임을, 역사의 흔적을 살리는 일임을 생각하게 된다. 무심코 지나쳤던 문화재 이야기, 유심히 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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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 사랑을 노리고 있다
김정일 지음 / 청조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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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 사랑을 노리고 있다]욕망과 사랑, 결혼과 이혼, 남자와 여자…….

 

 

 적자생존의 자연계에서 살아가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인간의 욕망과 사랑, 결혼과 이혼도 적자생존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는 개미처럼 힘이 약한 경우엔 왕성한 번식력으로 종족보존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사자처럼 힘이 센 경우엔 약한 번식력으로도 종족보존은 된다고 한다.  인간에게 있어서 내향적인 경우엔 힘은 약하지만 풍부한 생식력으로 종족을 보존하고, 외향적인 성격은 생식력은 약하나 강한 힘으로 종족을 보존한다고 한다. 그래서 내향성은 목숨을 걸고 사랑에 집중하고 외향성은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적당히 사랑을 한다는데…….

비슷한 상대끼리 만나면 고만고만한 2세를 낳겠지만

반대인 사람끼리 만나면 변증법적으로 뛰어난 존재를 낳는다. (77쪽)

 

서로 다른 성격이 많은 자극을 주기에 그런 걸까. 서로 다른 성격이 티격태격하면 무서운 건데……. 비슷한 성격은 무난하고 편안해서 자극이나 도전이 되지 않는 걸까.

 

저자는 이런 결혼은 당장 취소하라고 한다.

배우자가 감정적으로 배우자에 머물러 있을 경우다. 상대가 감정적으로 성숙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상대의 끝없는 요구와 투정에 지치게 된다. 마마걸, 마마보이 같은 경우다.

결혼 초부터 구타를 하는 경우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폭력은 고치기 힘들다.

타협할 줄 모르는 경우다. 돈과 권력으로 상대를 누르려 하며 결혼을 통해 이득을 보려는 속셈이 있다. 의심이 많을 사람은 항상 경계해야 한다. 얼핏 신중해 보이자만 살수록 힘들어진다. 따뜻한 인간관계를 맺기도 힘든 사람이다.

현실을 피하려고 하는 사람은 사회적 패배자로 끝나기도 한다. 회피적이고 겁이 많은 경우다. 지나치게 꼼꼼하다는 것은 건실하게 비춰질 수는 있지만 자신의 틀이 견고하기에 남을 숨 막히게 한다.

상대에게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 사람은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할 때는 누구에게나 신뢰를 잃게 된다. 지나치게 이기적이고 공격적인 사람은 이기적이고 욕망이 지나치다. 인격 장애자인 경우다.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건 자기하기 나름일까. 자신과 잘 맞는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한다는 게 어려운 게 현실인데. 좋아서 한 결혼에 대해 대부분이 불만 가득한 게 현실이기도 하고.

 

이 책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정일의 자전 에세이다. 임상 사례와 주변의 결혼 생활에 대한 사례들을 모았다. 문학 작품, 연극 작품, 심리학에서 만나는 사랑과 결혼에 대한 사례들도 담은 책이다. 욕망과 사랑, 결혼과 이혼, 남자와 여자의 문제를 정신건강 의학적 측면에서 조언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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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여행자
한지혜 지음 / 민음인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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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여행자]신나고 즐겁고 이색적인 세계 축제 여행!

 

인생은 여행길, 삶은 축제다. 매일 신나고 즐겁다면 말이다.

축제와 여행을 한꺼번에 체험하고 싶다면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떠나는 것일 게다. 세계축제 현장을 찾아 여행한 에세이는 처음 만났다.

세상에! 축제가 이리 많은 줄 처음 알았다.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독일 옥토버페스트, 미국 뉴멕시코 열기구 축제, 이탈리아 유로 초콜릿 페스티벌, 브라질 리우 카니발, 스페인 라 토마티나, 일본 삿포르 눈꽃 축제,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새해맞이 카운트타운…….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열기구 축제다. 하늘을 나는 이카루스의 꿈을 실현했던 기구. 비행기가 발명되기까지 하늘을 나는 일은 열기구의 몫이었다. 1783년 프랑스의 몽골피에 형제가 열기구 비행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한다. 이후 열기구는 레저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는데…….

열기구로 바다를 건너기도 하고 대륙횡단도 했다는 이야기는 읽었지만 이렇게 다양한 열기구를 만들었다니. 

 

우유 회사의 로고가 선명한 젖소 모양 열기구, 만화 캐릭터, 슈퍼 히어로의 모습을 한 열기구, 마차 모양, 꿀벌 모양, 굴뚝이 있는 이층집 모양, 스파이더맨, 러시아 목각 인형 모양 등……. 700여 개의 다양한 열기구가 동시에 하늘에 떠오를 때의 모습은 얼마나 장관일까. 상상만으로도 설레는 장면이다. 열기구를 직접 탈 기회를 갖고 싶다면 350~500달러라고 한다. 비싼 경험이다.

열기구 축제는 뉴멕시코 주 앨버커키에서 매년 10월 초에 열린다고 한다. 1972년 열 세 개의 열기구로 시작되었고 전 세계에서 열리는 열기구 축제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한다.

축제 기간 중에 바람이 불면 열기구가 뜨지 못한다고 한다. 그럴 경우 주변 관광지로는, 미국 원주민이 살았던 모습을 그대로 간직했다는 앨버커키 올드 타운을 구경하거나 인근의 아름다운 산타페를 구경하거나 최초의 대륙횡단 고속도로인 역사적인 루트 66 도로를 살짝 달려볼 수도 있겠지.

저자가 영화배우 한지혜인 줄 알았다. 다시 보니 미국에서 뮤지컬과 연기를 공부하는 배우 한지혜다.

축제의 현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겹고 신이 난다. 실제 현장에서 즐겼던 저자는 얼마나 흥이 났을까. 그래. 삶은 즐기는 것이다. 매일을 축제처럼 살 수는 없지만 축제의 현장에 나를 던져보는 것도 신나고 즐거운 일일 것이다. 때론 낭만적이고, 때론 열정적이고, 때로는 흥에 취하는 여행은 살아있음을 생생히 느끼는 체험이 될 것이다. 그리고 여행의 추억은 평생 선물로 남겠지. 그런 세계 축제 여행, 나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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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라디오 - 오래 걸을 때 나누고 싶은 이야기
정혜윤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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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라디오] 눈물, 웃음, 감동까지 주는 라디오, 마술 라디오!

 

라디오가 마술을 부리던 때가 있었다. 1927년 서울에 경성방송국이 세워지던 때의 라디오 방송은 분명 마술을 부리던 라디오였을 것이다. TV가 나오기 전, 아니면 칼라 TV가 나오기 전의 라디오도 요술램프 같은 마법이 통했을 것이다. 라디오로 위로를 받고, 라디오에 꿈을 실었던 시절이었을 테니까. 물론 지금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라디오방송이 되면서 더욱 마술을 부리고 있다. 예전만큼의 인기는 아니지만 라디오는 많은 마니아를 양산하기도 한다.

어렸을 적 듣던 라디오가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다면 지금의 라디오는 정보를 주고 현실적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덜어준다. 그런 점에서는 여전히 라디오 방송은 마술이다.

방송에서는 리액션과 애드립, 즉흥연주의 신선함이 중요할 것이다. 남극 과학자가 방송 뒤에 털어놓는 뒷이야기는 배꼽을 잡으면서도 슬픈 이야기다. 웃기면서도 슬픈, 웃픈 이야기다.

 

그렇게 묻고 들으면서 끝없이 살 방법을 찾아 헤매는 사람,

수많은 삶의 형태를 전하는 사람,

이게 라디오 피디라고 나는 생각해. (48쪽)

 

보이는 라디오도 있다지만 라디오의 기본은 소리를 듣는다는 것이다. 라디오는 소리로 전해 듣는 세상사는 이야기, 소리를 듣고 상황을 상상하는 재미를 주는 마법의 도구다. 청각으로 들어온 정보를 시각화하는 재미를 주는 요술 매체다.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는 바다에서 지켜야 할 것은 스스로 지키는 어부의 이야기다. 마치 노래 클레멘타인 같다. 아무도 보지 않는 넓은 바다 한가운데에서도 작은 물고기, 금지 어종을 풀어준다고 한다. 감성돔의 보존을 위해서 자율공동체도 꾸리고 있다. 그가 어부의 의무를 다하는 이유는 진정한 자유를 얻기 위해서라고 한다. 더구나 초롱초롱한 물고기들에게 미안해서 바다 위에서 회를 먹지도 않는다.

 

어릴 적 부모를 여읜 어부는 돌아가신 엄마에게 누를 끼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살았다. 군대에서도 가족이 없는 그에게 오는 것은 위문편지 정도였다. 그때 편지를 주고받던 여고생과 30년이 지나서야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고 한다. 30년이 지나도록 두 사람은 다행히도 미혼이었고, 배 위에서 느닷없는 그녀의 전화를 받게 되면서 그의 외로움은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는 슬프도록 아름다운 어느 어부의 이야기다. 맘 맞는 사람이랑 둘이 서 있으니까 일터가 놀이터가 되더라는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자유와 사랑을 갈구하던 어느 바닷가 어부의 흐뭇한 러브 스토리다.

방송 중에 남아도는 이야기, 방송에서 버려진 이야기, 뒤풀이로 떠든 이야기, 부끄러운 실수, 좌절된 꿈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다. 양념으로 책 속의 인물들에 대한 사유가 있기에 더욱 끌리는 책이다. 라디오 피디가 되고 싶다면 이 책, 권하고 싶다. 피디가 하는 일, 겪는 일 등이 녹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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