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하마 후베르타의 여행 - 왜 하기 하마는 아프리카 대륙을 홀로 떠돌게 되었을까?
시슬리 반 스트라텐 지음, 이경아 그림, 유정화 옮김 / 파랑새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아기 하마 후베르타의 여행] 아프리카의 자유 정신, 아기 하마 후베르타!

 

 

아프리카의 자유 정신, 아기 하마 후베르타!

후베르타는 1920년대 후반에 남아프리카에서 1600 km를 홀로 여행하다 죽음을 맞은 야생 암컷 하마다. 당시 하마의 방랑은 아프리카의 자유를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졌고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이 쏜 총에 맞아 어이없는 죽음을 맞게 되는데……. 왜 아기 하마는 아프리카 대륙을 홀로 떠돌게 되었을까. 자기가 태어난 곳을 떠나 먼 길을 방랑했을까.

 

 

 

 

 

 

 

 

먼 옛날부터 하마는 크와줄루의 나탈 주를 흐르는 강에 살았다고 한다. 인간들이 하마의 영역을 침범하면서 하마는 인간들의 사냥감이 되었다. 특히 줄루 족의 샤카가 다스리던 시절엔 백인들이 들어와 하마 수 천 마리를 죽이기도 했다.  상아와 가죽을 얻기 위해서였다. 이후 백인들에 의해 대규모의 사탕수수 농장이 퍼져가면서 하마들의 서식지도 점차 줄어들게 되었다. 그리고 하마의 개체 수는 점점 줄어갔다고 한다.

 

 

1928년 11월 22일, 남아프리카 공화국 나탈 주의 뉴겔더랜드 지역 사탕수수 밭에 아기 하마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하마가 사라졌다고 생각했기에 하마의 등장은 희귀한 일이었다. 어쩌면 역사적이기도 했을 것이고......

 

 

후베르타는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나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도 해변에서 수영을 즐겼다고 한다. 도시의 저수지에서 물장난을 치기도 하고 먹을 것을 찾아 시장이나 광장에 나타나기도 했다. 심지어는 철길에 드러누운 후베르타를 기관사가 콕콕 찔러 깨워 내보낸 후 기차를 운전하기고 했다. 사람들이 많은 골프장에 나타나기도 했다. 후베르타가 너무 어려서 겁이 없는 걸까.

 

 

아기 하마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쫓는 사람들을 영리하게 따돌리기도 했다. 그런 하마의 모습에 사람들은 100년 전의 자신들의 왕 샤카의 환생이라며 반가워했다. 하마가 스쳐 간 땅의 부족들은 자신들의 위대한 조상의 환생이라며 숭배했다는데......

 

어쨌든 매일 아기 하마의 일거수일투족이 신문을 장식했고 그렇게 세계에 뉴스거리를 제공했다.

한 때 요하네스버그 동물원에서도 포획하려 했지만 사람들의 반대로 포획이 금지되었다. 후베르타는 유명세를 타면서 달력 그림이나 광고에 등장하기도 하고 자동차 마스코트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슈퍼스타가 되어갔고, 그렇게 전설이 되었다. 하지만 저수지에서 어린 아이를 공격하기도 하고 경관을 짓밟아 죽일 뻔 한 적 있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있다.

 

그리고 1931년 4월 23일, 케이스카마 강에서 총알에 맞아 최후를 맞이했다. 이에 총을 쏜 이들은 재판을 받았고, 후베르타는 박제되어 자신이 죽은 곳에서 가장 가까운 킹윌리엄스타운의 아마톨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후베르타는 조상들이 살던 옛 땅을 찾으려던 것일까. 아니면 동료들을 찾아 헤맨 걸까. 아니면 아프리카 땅이 원래 자신들의 땅임을 보여주려 한 걸까. 아기 하마의 고된 방랑을 보면서 백인들의 아프리카 착취와 탐욕을 마주하게 된다. 그들이 경쟁적으로 세운 식민지에서 얼마나 많은 하마와 코끼리가 그들의 사냥총에 맞았을까. 슬픈 일이다.

 

 

이 동화는 남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아기 하마의 실화를 동화로 엮었다.

 

 

**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능력 다람쥐 율리시스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K.G. 캠벨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초능력 다람쥐 율리시스]시를 쓰는 다람쥐, 모두에게 사랑을 꽃 피우다~

 

반갑습니다~람~쥐~

처음 책을 접하고선 문득 내뱉은 말이다.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작가의 신작이라는 말, 2014년 뉴베리 상 수상작이라는 문구를 읽고 단박에 빨려들었다. 케이트 디카밀로의 작품은 처음 접하지만 기적 같은 이야기를 아름답게 쓰는 작가라기에 설레며 읽게 된 책이다.

 

천성이 냉소적인 소녀 플로라와 겸손한 다람쥐의 만남이 무척이나 소란스럽다.

플로라네 옆집에 사는 틱햄 씨는 부인에게 생일선물로 초강력 진공청소기를 선물한다. 문제는 '율리시스 2000X'라는 진공청소기의 성능이 가히 폭발적이라는 것이다. 뭐든지 거침없이 쫙쫙 빨아들이는 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율리시스 2000X가 빨아들이는 것은...... 과자 부스러기는 기본이다. 부인이 읽고 있던 책, 아저씨가 입고 있던 바지까지 빨아들인다.

 

우연히 이웃집 틱햄 씨 정원에서 청소기에 다람쥐가 빨려드는 것을 본 클라라는 다람쥐를 구해낸다. 청소기 안에 든 털이 뭉텅 빠진 다람쥐 꺼내서 인공호흡으로 살린 것이다. 인공호흡법은 만화 <당신에게도 터질 수 있는 끔찍한 일들!>에서 알게 된 상식이다.

플로라의 심폐소생술은 극적인 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다람쥐는 뇌에서 밝고 환한 빛이 퍼지면서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플로라의 다정한 목소리, 숨을 쉬라는 명령에 고분고분하며 정신을 차리게 된다.

 플로라는 청소기 이름을 따 다람쥐를 율리시스라고 이름 짓고 집으로 데려온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리시스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시를 쓴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광견병에 걸렸다며 없애라고 한다.

문학작품보다 만화가 좋은 플로라는 로맨스 소설 작가인 어머니에게 '천성이 냉소적인 아이'라는 핀잔을 듣는다. 엄마가 전기스탠드의 양치기 소녀인형을 보며 아름답다느니 사랑스럽다느니 한 적은 있어도 딸인 자신에게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그래서 플로라는 엄마에 대한 애정이 냉소적이다. 게다가 부모님은 지금 이혼상태다.

 

섣부른 희망을 가져서는 안 돼. 그냥 잘 지켜봐. 그냥 다람쥐를 잘 지켜봐.(49쪽)

 

플로라는 큰 기대를 하지 않으면서도 타자기로 시를 쓰고 나는 초능력 다람쥐가 대단해 보인다. 그리고 친구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이야기 등을 들려준다.

어느 날 옆집에 사는 또래 소년 윌리엄 스파이버의 방문으로 다람쥐 정체를 들키게 된다. 트라우마 때문에 일시적인 시각장애를 겪고 있다는 월리엄이 다람쥐 냄새가 난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다람쥐를 데리고 집을 윌리엄집으로 가는데......

앞이 보이지 않아 이 세상이 잠시도 마음 놓을 수 없는 곳이라는 윌리엄.

앞이 멀쩡히 보여도 세상은 잠시도 마음 놓을 수 없는 곳이라는 플로라

어쨌든 세상은 잠시도 마음 놓을 수 없다는 두 사람만의 공통점을 찾게 된다.

글자를 치는 다람쥐, 시를 쓰는 다람쥐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엄마를 피해 밖으로 나왔다가 머리를 다친 율리시스는 의사를 찾아가게 되고......

의사를 통해 차츰 아버지의 너른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엄마의 속마음도 이해하게 된다.

친구도 없이 다람쥐를 좋아하는 딸이 외톨이가 될까 봐 다람쥐를 없애려고 했다는 엄마. 친구를 사귀게 되면 냉소적인 딸이 바뀔 거라고 믿었던 엄마. 그 마음을 알게 된 플로라도 엄마의 마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율리시스에게 영감을 받은 엄마는 시가 쓰고 싶어지고, 옆집 또래 윌리엄도 볼 수 있게 된다. 물론 어머니와 아버지, 플로라는 서로 의지하게 된다.

초능력 다람쥐로 인해 가족 간 대화를 하게 되고 오해도 풀리고 서로 이해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훈훈하게 펼쳐진다. 마음을 읽어주고 말이 통하고 시를 쓰는 다람쥐, 악당도 물리치는 다람쥐 한 마리 키우고 싶다.

 

다람쥐가 플로라에게 바친 시가 감동이다,

 

플로라를 위한 말들-다람쥐가 쓴 시

네가 없다면

그 무엇도

쉽지 않을 거야.

너는 모든 것이니까

알록달록 사탕가루,

쿼크, 자이언트 도넛,

서니사이드 업 달걀 프라이,

그게 다

바로 너니까,

나한테

너는

영원히 팽창하는

우주니까.(28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담 스토리와 위대한 지구 게임 문학의 즐거움 46
더글러스 에번스 지음, 존 셸리 그림, 홍주진 옮김 / 개암나무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아담 스토리 위대한 지구 게임]세계여행도 하고 게임도 하고, 아담의 런닝맨!^^

 

생일선물로 여행티켓을 받는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그것도 세계여행을 선물로 받는다면 최상일 듯 한데요.

물론 교통수단이 안전하다면 말입니다. 세월호 같은 선장이나 운전기사가 있으면 안되겠지죠.

어쨌든 아담 스토리는 12살 생일을 맞아 40일 세계 일주라는 황당한 제안을 받는데요.

왜냐면 전혀 낯선 남자의 제안이거든요.

아담은 학교 운동장에서 검은 바지에 실크 셔츠, 보석이 박힌 검은 터번, 검은 망토를 걸친 마술사 같은 뚱뚱보 아저씨를 만나게 됩니다.

아저씨는 MVP라는 명함을 건네는데, 명함에는 마켈란 여행 계획 감독이라고 쓰여 있네요.

자신을 바바바바드 왕국을 지배한 고대 왕조의 왕가 후손이며 마흔 번째 왕자인 오 왕자라고 소개합니다.

 

그리고 바바바바드의 역사와 미켈란 여행계획(MVP)을 듣게 됩니다.

MVP는 세계의 모든 12살의 소년 소녀들 중에서 여행에 적합한 상대를 찾아 세계여행의 기회를 제공하는 거랍니다. 조건은 육상과 해상의 교통수단만 이용해서 40일 만에 마치는 혼자 떠나는 세계 여행입니다. GPS수신기를 가지고 다녀야 하며,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휴대 전화로 요청하면 된답니다. 중도에 포기할 수도 있어요. 가장 신나는 건 무엇보다도 최고급 호텔, 최고급 선박을 제공한다는 겁니다.

더구나 홀로 육지와 바다의 교통만 이용해서 40일 안에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오는 최초의 열두 살 소년이 된다면 40억 원 정도의 상금도 주어진다는데요.

 

어려운 가정 형편의 아담은 상금을 받게 된다면 엄마를 도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모험에 나서게 됩니다. 용기도 있지만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기특하네요.

기차가 제 시간에 오고 전쟁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아파서 병원신세를 지지 않는다면, 경찰에 잡히지 않는다면, 버스를 놓치지 않는다면…….

아담은 이런저런 계획을 세워본 후,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립니다.

그리고 오 왕자가 보낸 파란색 배낭을 메고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잘 있어, 나의 고향! 반갑다, 세계여!

 

모험에는 항상 위험과 알 수 없는 위기가 따르겠지요. 아담이 겪을 위험, 갑작스런 위험은 무엇일까요? 신나고 즐거운 일만 가득할까요?

아담은 만약을 대비해 24개의 시간대에 포커칩 하나씩 남기며 세계여행을 떠납니다.

제1시간대는 태평양 연안 시간대군요.

샌프란시스코 , 시카고 등을 지나 제2시간대인 산악하계 시간대에 이릅니다. 솔트레이그를 지나 제3시간대인 중부하계 시간대도 지나갑니다.

 

안내자는 아담에게 기차를 타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호기심이 왕성한 아담은 자신의 의지대로 기차를 타게 되고 파란 머리 소녀 메러디스를 만납니다. 자신처럼 세계여행을 나선 소녀죠. 메러디스는 폴리네시안 왕조의 마지막 생존자인 무무무 여왕의 후원을 받고 있다네요. 벌써 경쟁자가 생겼군요.

아담의 여행길에는 미스터리 투성입니다.

여행 도중에 녹색 옷을 입은 여자, 얼룩말 두건을 쓴 남자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곤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여객선에서는 수면 화살을 맞아 하루 종일 잠들기도 합니다. 누군가 더러운 반칙을 썼다는데, 게임에 나선 아이들이 벌써 여럿이군요.

아담은 안내자의 지시를 어기고 영국에서 그리니치 천문대를 가기도 합니다. 해저터널을 통해 프랑스 행 유로스타를 타게 되고…….

프랑스에서는 추적자 도트, 토드 남매를 만나 억류자가 되어 감옥에 갇히게 되고…….

감옥에서 또다시 메러디스를 만나 연맹을 하게 되고…….

미스터리한 여행, 거대한 세계여행, 마음 푹 놓고 구경하는 여행이 아니라 늘 긴장하며 게임을 해야 하는 여행입니다.

여행팀의 이름도 재미나네요. 유명 여행가의 이름을 따서 만들기도 했군요. 블라이 여행 계획, 쿡 여행 계획, 드레이크 여행계획, 포셋 여행 계획, 가가린 여행 계획, 쿤스테 여행 계획, 테레시코바 여행계획…….

데이브 쿤스테는 세계를 걸어서 일주한 사람, 발렌티나 테레시코바는 우주에서 지구를 한 바퀴 돈 사람, 넬리 블라이는 신문기자로서 혼자 지구를 일주한 사람,......

감독들도 대단한 귀족들이고요.

트라이톤 여행계획팀의 감독은 시프스보텀 남작. 트라이톤은 바다 밑 세계를 최초로 한 바퀴 돈 잠수함이죠.

101개의 까다로운 게임 규칙들, 500명이 넘는 추격자, 해방꾼, 유랑자들의 이야기가 손에서 땀나게 합니다. 온갖 위기를 극복해가며 성공하는 아담을 보며 스릴과 대리만족을 얻기도 합니다.

세계 각국의 볼거리, 세계 곳곳에서 만나는 친구들과의 우정도 너무너무 감동적입니다.

첨단 장비들의 등장, GPS수신기, 현금 인출 카드, 휴대전화의 등장은 근미래의 수학여행 같다는 느낌까지 들게 하네요.

 

심사위원들이 곳곳에서 지켜보고 감시하고 점수를 매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풀숲에서도 도심에서도 기차에서도……. 잠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게임을 보고 있으니, 런닝맨과 헝거게임의 합작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만 그런가요.

소설 <헝거게임>에서처럼 감시자가 있고 GPS로 모든 게임을 감시하거나 통제하다니! 전 지구를 여행하며 이런 게임을 즐긴다면 어떨지요. 마치 미션을 수행하는 모습이 오락 프로그램 <런닝맨>같네요. ㅎㅎㅎ

 

12살에 떠나는 세계여행, 12살의 아이가 혼자 해내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마지막까지 신비한 게임 규칙들, 반전에 반전,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이야기들…….

책을 읽으면서도 요런 여행, 흥미진진한 여행 당장 떠나고 싶은 걸요.

읽을수록 빠져드는 책, 추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연을 사랑한 최재천 꿈을 주는 현대인물선 17
최재천 글, 최경식 그림 / 리잼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연을 사랑한 최재천]자연과 세상, 아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

 

<과학자의 서재>를 읽으면서 어린이용 도서나 만화로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어릴 적 꿈을 어떻게 키우고 확장시키는지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연을 사랑한 최재천.

이 책은 <과학자의 서재>의 어린이 버전이랄까.

글과 사진과 그림이 함께 있기에 읽기 편하고 재미있다. 특히 일러스트가 섬세하고 꼼꼼하게 그려져 있어 상상력을 자극한다.

 

어린 시절의 그는 강릉의 바다와 산을 접하며 자연 속에서 뛰놀며 살았다. 육군 장교인 아버지를 따라 이사를 많이 다녀야 했지만 초등학생이 될 즈음 서울에 정착하게 된다. 어머니의 교육열 때문이었다.

터를 잡은 서울 남산에서 저자는 마음껏 뛰어 놀게 된다. 개울에서 가재를 잡거나 산을 돌아다니며 동물과 식물을 관찰하기도 한다.

 

이야기꾼인 아버지에게서 이야기를 통해 글을 배우는 재미를 터득하기도 한다.

그의 세상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킨 것은 백과사전과 세계 동화 전집이었을 것이다.

그는 어릴 적 엄마가 사주신 백과사전을 통해 자연과 세상을 알게 되고 세계 동화 전집을 읽으며 상상력을 키우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자랐다.

 

동화책에 빠지게 되면서 글을 지어 보게 되었고 시인의 꿈을 키우기도 한다. 그렇게 문학 소년을 꿈꾸는 사춘기 시절을 보내던 중, 국어 선생님을 따라간 경복궁 백일장에서 장원 급제를 하게 되고…….

고등학교 때 비누로 불상 조각을 만들게 되면서 미술 공부를 하기도 했지만 장남의 미술 공부를 반대한 아버지의 호통을 듣기도 한다.

잠시 방황을 하다 들어간 서울대학교.

독서 동아리에서 많은 책들을 접하게 된다.

<로마 클럽>, <우연과 필연>......

 

그러다 운명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세계적인 곤충학자, 하루살이 연구가인 조지 에드먼즈 교수를 도와 전국을 다니게 되는데.......

조지 에드먼드 교수가 개울을 뛰어들어 첨벙거리는 모습에서 자신의 어릴 적 꿈을 기억해내게 되는데…….….

 

잠시 방위병 시절의 야학교사 경험에서 '보다 긍정적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보다 낙관적으로'라는 평소 신념을 굳히게 되고…….

그리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된다. 유학에서 처음 쓴 논문이 석사감이 아니라 박사감일 정도로 우수한 평가를 받지만 그는 박사를 거부하고 석사로 인정받게 된다.

이 책에는 하버드대에서 사회생물학의 거장인 에드워드 윌슨 교수에게서 배우게 된 이야기, 통섭을 체험한 미시간 교수 시절, 서울대에 오기까지의 이야기, 이화여대로 옮겨 통섭원을 열기까지, 생명다양성 재단 설립, 국립생태원 원장 되기, 제인 구달과의 만남 등도 실려 있다.

 

지금까지의 내 삶을 정리하는 단어는 아마도 '꿈'이 아닐까 싶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꿈은 없다. 나는 이 믿음을 가지고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살았다.(책에서)

 

이글의 저자는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학문 간의 통섭과 소통을 외친 대표적 과학자인 최재천이다.

이 책은 어릴 적 관심이 어른이 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꿈으로, 현실로 연결되어 가는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알이 애벌레가 되고 번데기의 과정을 거치며 나비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한 껍질, 한 껍질 벗을 때마다 시련과 고통이 빛나는 성장과 성숙의 단계로 어떻게 나아가는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릴 적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 독서교육이 어떻게 전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지도 알 수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능동적으로 찾아가는 과정들이 전 인생에 얼마나 소중한 과정들인지 보여준다.

 

저자의 말처럼 알면 알수록 더욱 사랑하게 된다는 말에 공감이다.

아는 만큼 세상에 대한 관심, 자연에 대한 관심, 이웃에 대한 관심이 커지겠지.

아이들을 위한 쉽고 재미있게 쓰인 과학자의 서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야생 동물이 지나가고 있어요 한림아동문학선
이상교 지음, 허구 그림 / 한림출판사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야생 동물이 지나가고 있어요]안타까운 로드 킬, 막을 수는 없을까.

 

로드 킬.

숲이나 산이 아닌 도로 위나 길 위에서 야생동물들이 안타깝게 죽어간다.

고라니, 너구리, 수달, 멧돼지, 너구리, 담비 등 로드 킬에 대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늘 가슴이 미어졌는데…….

원래 동물의 터전에 인간이 도로를 내고 굴을 파고, 산을 깎거나 숲을 잘라내면서 생긴 일이 아닌가. 그래서 더욱 미안하고 미안할 뿐이다.

아기 다람쥐 꽃달이와 아기 토끼 잿빛은 친구 사이다.

꽃달이는 지난해 로드킬을 당한 달음이 오빠를 그리워하고 있다. 꽃달이는 아직도 오빠가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는 아기 다람쥐다.

 

아기 토끼 잿빛 아빠의 죽음이 다람쥐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다람쥐들을 쫓아 찻길을 건너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다.

얼마 전에는 잣다람쥐가 차에 치어 죽게 되고…….

숲에서는 늙은 너구리 귀신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눈이 하나이고 다리가 셋뿐인 늙은 너구리는 절룩거리는 다리에 꼬리는 잘려 있다.

숲의 풍문들은 하나같이 흉흉한 소식뿐이다.

꽃달이는 늙은 너구리 귀신에게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이야기와 숲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때의 산들은 서로 이어져 있고 숲은 넓고 먹을 것은 가득했다는 이야기를…….

산이 뚫리기 시작하면서 여기저기 길이 생겨났고 숲이 잘리고 길이 생긴 이야기를…….

 

위험한 찻길을 건너간 호기심 많은 잿빛 토끼의 차사고…….

결국 구름이는 사고로 죽게 되고…….

이제 숲은 불안과 슬픔만이 가득 차 있다.

하나 둘씩 갑자기 사라지는 동물 소식 때문에 숲 속 동물들의 슬픔은 쌓여만 간다.

하지만 숲은 자꾸만 줄어들고 길은 가까워지고 찻소리도 커져 가는데......

이 책에는 야생동물 구조단이 다친 동물들을 구조해서 숲에 놓아주는 이야기, 부족해진 먹이를 보충해주는 이야기도 실려 있다.

 

산이 사라지고 숲이 사라지고 동물들이 사라진다면 인간만으로 잘 살 수 있을까.

자연을 망치는 개발을 최대한 자제할 수는 없을까.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 줄어들고 먹을 것이 부족해서 살 길을 찾아 길을 건너다가 차에 치어 죽는 이야기에 가슴이 뜨거워져 온다.

한국도로공사가 집계한 로드킬 건수는 하루 6.5마리 꼴이라는데…….

국도를 포함하면 하루 10마리 정도라는데…….

인간이 동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사람들에게 살 곳을 잃고 먹을 것을 잃은 동물들……. 너무 미안하다.

 

동물들이 한국어를 할 수 있다면 이렇게 외치지 않을까.

동물이 지나고 있어요. 이젠 천천히 가세요.

 

이젠 산길을 지날 때면 명심해야겠다.

천천히 운전해야 함을. 동물들이 지나갈 수도 있음을.

 

**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