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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시선 - 슈퍼리치는 어디에 눈길이 가는가
박수호.나건웅.김기진 지음 / 예미 / 2019년 8월
평점 :
슈퍼리치의 세계를 취재해 온 매경 이코노미 기자 세 명이 '최고 부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잇 아이템'만을 모아 소개한다. 보통 사람들은 경험하기 어려운 슈퍼리치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책으로, 남부럽지 않게 돈을
벌고 성공한 이들은 무엇을 갖고 싶어 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들의 시선을 머무는 곳은 어디인지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슈퍼리치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고가의 물건과 서비스를 마음만
먹으면 구입할 수 있는 사람들로, 금융전문가의 말을 따르면 대한민국의 슈퍼리치 기준은 현금 자산이 64억~ 130억 정도 되는 사람들을 이른다고
한다.
"큰맘 먹고 구입한 2억 원짜리 손목시계를 차고 세상에 하나뿐인 아끼는
만년필로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 입회비 1억 원의 피트니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인테리어 비용 2억 5천만 원이 들어간 주방에서
요리하고 2천만 원짜리 침대에서 잠을 잔다." 이것이 슈퍼리치의 삶이다.
슈퍼리치는 비싼 물건에만 열광하지 않는다. 가치가 있는 물건, 스토리가 있는
물건, 쉽게 해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에 의미를 둔다. 진짜 부자들의 경우 '과시'를 위한 소비는 넘어섰다. 이미 많은 것을 소유하고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자신에게 '가치'가 있는 것, 그동안 접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것'에 열광한다. 이에 따라 취향이 다소 까다로운 슈퍼리치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럭셔리 브랜드들은 눈물겨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소유욕을 자극하기 위해 예술에 가까운 디자인, 희소성 있는 레어템이어야
슈퍼리치의 관심을 끄는 것이다.
이들이 애용하는 제품으로는 파버카스텔 만년필, 반클리프 아펠 시계,
롤스로이스 자동차, 바카라 샹들리에, 덕시아나 침대,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등에 이르고, 여행상품으로는 1억 5500만 원 상당의 세계여행
패키지, 전 세계 부호를 상대로 하는 안티에이징 치료 여행, 3천만 원짜리 프러포즈, 6억 원의 결혼식 등등 그들만의 세상을
보여준다.
슈퍼리치들이 반클리프 아펠을 선호하는 데는 제품마다 스토리텔링이 있어
소장하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포에틱 컴플리케이션"라인은 연인 간 사랑 얘기를 담아냈다. 양쪽에서 다가온
남녀가 하루에 단 두 번 12시에 만나 입맞춤을 하는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 와 헤어진 연인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은 '레이디
아펠 포에틱 위시'가 있다. 또한 2억 5천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반클리프 아펠의 손목시계 '미드나잇 플라네타리움'은 보석으로 만든
행성들이 실제 공전주기와 똑같이 시계 위를 회전하도록 만들어 다이얼 안에 작은 우주를 구현했다. 시계의 터콰이즈 보석이 한 바퀴 도는 것을
보려면 실제 공전 주기인 1년, 서길라이트가 한 바퀴 도는 데 토성의 공전주기인 29.4년이 걸린다. 이러한 특별한 경험이 슈퍼리치의 관심을
끌게 만드는 요소인 것이다.
그 사람이 소유하고 곁에 두는 물건은 그 사람을 말해준다. 또 그가 소비하는
물건은 그가 추구하는 바를 보여준다. 절대 부의 세계에서는 바로 '가치'를 소유하려 한다는 것을 <부의 시선>에서 다루고 있다.
이외에도 기자들이 만난 명품 브랜드 매니저, 고액자산가 PB들이 바라본 슈퍼리치들의 삶의 태도, 소비 형태, 재테크 등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