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게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 싸우지 않고 이기는 따뜻한 힘의 원리
주용태 지음 / 트러스트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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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는 세상이 김장하 선생님처럼 선한 영향력을 베푸는 사람들로 채워졌다면 걱정할 일은 없을 테다. 성선설을 믿듯 착하고 선하게 태어난 사람들이 끝내 성공했다는 얘기는 귀감이 될 만하다.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즈음에 선배들은 착하면 손해 본다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사회가 착하고 어리숙한 초년생을 이용해 먹을 것 같고, 대부분 발언권을 얻지 못한 채 뒤에 숨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한 사람들이 만드는 선한 영향력을 믿는다. 힘세고 권력을 남용하는 사람들이 언제까지나 세상을 자기 뜻대로 지배하지 못한다는 건 역사를 통해 증명된 바가 있기 때문이다. 외유내강처럼 착하고 진실한 사람들은 주변까지도 좋은 기운을 가져온다. 그래서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고 느끼는 이유일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은 1300~2000년에 걸친 서유럽 살인율을 보여주면서 요즘에는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지 않아서 오늘날의 사람들이 훨씬 더 선해졌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근현대사에서 대표적으로 제1·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아우슈비츠 수용소, 731부대, 킬링필드 대학살, 제주 4·3사건 등을 봐도 인간의 잔인성은 없어지지 않았다. 지금처럼 법체계와 치안 안전망이 갖춰지기 이전에는 사회적 묵인, 마녀사냥, 이념 갈등 등 암묵적으로 자행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중세 시대와는 시대적 상황이 다를 뿐 여전히 사회 뉴스면을 보면 이해하지 못할 사건들은 종종 벌어진다. 여러 이해관계에 따른 사회적 현상을 넓게 볼 필요가 있다. 사회 시스템이 인간을 그렇게 만들 뿐이다.


근면, 성실, 정직은 직장인의 기본 덕목이다. 옳고 바르게 생활한 사람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거나 손해 보는 사회가 과연 정당한가? 이런 의문들은 사회생활을 할수록 세상을 알아갈수록 현실과의 큰 괴리감 때문에 혼란스러운 시기를 맞는다. 돌고 돌아서 공정한 사회가 되려면 누구에게나 공평한 잣대로 바라봐야 한다. 결국은 바른길을 고집한 사람이 세찬 비바람에도 살아남는다. 세상이 알아주지 못한다고 생각해도 자신이 한 일은 어떤 식으로든 돌아오게 되어있다. 착하되 우유부단하지 않고 미루는 습관 없이 결단력 있게 추진한다면 성공은 뒤따라올 것이다. 착한 사람들이 불합리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사람에 대한 이해와 맹신을 버려야 한다. 자존감을 높이고 거절하는 법부터 배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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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만나러 오늘도 오릅니다
김용경 지음 / 더로드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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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이라면 백두대간 종주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듯싶다. 지리산에서 시작해 1년 8개월에 걸친 대장정 끝에 향로봉 정복으로 마무리된 일정을 담은 책이다. 산에 오르면 알 수 없는 희열감과 개운한 느낌 때문에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하물며 백두대간 종주라니 그 시작부터 만만치 않다. 지리산에서 설악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난도가 높기 때문에 중년 나이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동안 사계절을 경험했고 저자가 겪은 많은 일들을 고스란히 책에 담았다. 매주 금요일 밤 11시 버스에 오르는 일은 일상이 되었고, 37회 새벽 산행을 감행하며 스스로 고행을 자처했다. 그건 자신과의 싸움이며 약속을 지켜야겠다는 굳은 마음이 없으면 불가능했다.


기대가 컸을까? 백두대간에 대한 기록은 필력이 받쳐줘야 하는데 깊이감이 부족해 선형적인 이야기로 머물 뿐이다. 그렇게 힘든 백두대간 종주를 경험했는데 아쉽다는 생각만 들었다. 이 책을 계기로 도전하기엔 기본 산악 정보가 부족했다. 책 제목처럼 산 오르면서 얻었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경험담을 자세하게 적었다면 좋았을 텐데 개인적 감정 차원에 머물다 보니 따로 등산하는 기분만 들었다. 1년 8개월을 백두대간 종주에 시간을 쏟았다면 초보 등산인들을 위해 산을 오를 때 알아둬야 할 사항과 노하우만 적어도 분량이 꽤 될 텐데 얻을만한 이야기가 적다 보니 쉽게 읽히는 것과는 별개로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보다는 개별적인 경험담에서 머물 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등산객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등산을 취미로 산에 오르는 인구가 비약적으로 늘어났고 등산 유튜브 채널도 여럿 생겨났다. 건전한 취미생활이면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기에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100대 명산에 도전하는 사람들부터 백두대간 종주 등 우리나라의 산을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구나 싶다. 등산 동호회는 주말이면 정기적으로 산행에 오르는데 백두대간 종주 이후의 이야기를 실었다면 완성도가 있지 않을까 싶다. 저마다 각자의 이유로 산에 오른다. 산을 오르는 동안에는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아서 좋다. 둘레길을 걷기만 해도 좋은데 어느 산 등선을 따라 걸을 때 기분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산을 좋아한다면 가볍게 읽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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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짐바르도 자서전 -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으로 20세기를 뒤흔든 사회심리학의 대가
필립 짐바르도 지음, 정지현 옮김 / 앤페이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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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짐바르도는 시칠리아 섬으로 이주 붐을 따라 미국으로 온 부모님 덕분에 이탈리아계 미국인 2세대가 되었다. 어릴 적엔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그는 차별과 오해를 겪어야 했는데 유대인, 시칠리아 마피아, 흑인, 푸에르토리코인 등으로 취급받은 상황을 얘기하는데 사회가 만든 부당함이었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쯤 회계사를 권하던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고 브루클린 대학 심리학에 입학한 결정이 사회심리학의 대가로 나아가게 한 첫걸음이다. 예일대 심리학과에서 5년간 대학원 생활을 하고 뉴욕대학교에 임용되었다가 말콤 X를 만나게 된다. 짧은 뉴욕대 시절을 마친 후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정교수직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그 유명한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을 하는 등 스타 교수로 거듭난다.


스탠퍼드대학교 히스토리코너 건물에서 첫 강의를 시작한 이후 200명 규모로 출발했다가 2년 뒤엔 큐벌리 강당으로 옮겼고, 수강생 800명을 수용해야 했다. 더 큰 강의실에 필요해졌고 딘켈스피엘 강당과 메모리얼 강당으로 옮겨서 강의해야 했는데 수강생이 무려 1,200명이 될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고 한다. 요즘 하버드 인기 강좌 못지않은 열기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의 강의가 특별했던 이유를 보니 학생들이 관심을 끌 방법을 찾았고 차별화를 위해 모든 강의의 시작과 끝이 새롭고 산뜻하게 만들고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매번 새로운 내용을 담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은 결과다. 토론과 파격적인 수업이 학생들로 하여금 강의에 더 집중하게 만들고 음악, 필름, 영상, 슬라이드도 총동원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깨진 유리창 이론, 루시퍼 이펙트, 타임 패러독스,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과 같은 수많은 어젠다를 제기하고 실험했던 그는 사회심리학의 대가로 평가받는다. 이 책은 '육성 회고록'을 바탕으로 한 질답 형식으로 쓰여서 훨씬 흥미롭게 읽혔다. 필립 짐바르도를 모르더라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쓰여서 그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으며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 에피소드 하나하나 재미있었다. 또한 베트남전 이후 평화를 위한 반전운동과 여성 인권, 차별 금지에도 앞장서는 등 사회적인 문제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그가 커다란 묘비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지면 좋겠다고 말한 것을 보면 수긍하게 된다. 부록에 실린 글도 심리학적으로 생각해 볼 만한 주제라서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는 수줍음, 무지, 자기합리화의 감옥에서 사람들을 해방시켰다. 그 과정을 즐겼으며, 많은 이에게 평범한 사람이 영웅이 되어야 하는 이유와 동기를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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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내려는 마음은 늙지 않는다 - 지독한 열정주의자의 유쾌한 중년 처방
김원곤 지음 / 청림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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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기대 수명이 2021년 통계에 따르면 여자는 86.6세, 남자는 80.8세라고 한다. 곧 다가올 100세 시대에 우리는 주어진 시간들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중년을 지나는 세대에게 이 책의 저자는 동기부여를 주기에 충분하다. 나이 50세가 될 무렵 시작한 외국어 공부와 운동 때문만은 아니다. 4개 외국어를 마스터하고 바디프로필을 찍은 건 결과적인 부수물이다. 저자 역시 뚜렷한 목적을 갖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이 아까워서 나이 50세가 되던 해에 외국어 도전에 나선 것이라고 한다. 외국어를 원어민처럼 똑같이 잘해야지라고 시작했으면 중도에 포기했을 것 같다. 할 이유가 없었지만 반복과 복습을 하며 끈질기게 외국어 공부를 이어나갔다.


끈질긴 노력 덕분에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어학평가 시험에 합격했다.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외국어 능력으로 해외여행을 즐거워지고 원문을 읽음으로써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게 되었다는 점이다. 일상에 활력을 주고 삶에 자신감까지 가지게 되었다니 의미없이 시간만 보냈다면 이뤄내지 못할 일이다. 부수적으로 치매 예방 효과까지 얻었다. 중년 나이에 시작한 공부는 시간 제약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고 누군가에게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면 저자와 같은 기쁨을 누리게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품게 해줬다. 누가 시켜서 기간을 정해두고 한 것이 아니라 도전을 멈추지 않은 결과다. 반드시 저자처럼 4개 국어를 마스터하지 않아도 된다. 시작이 중요하다.


기대 수명이 길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먹는 음식부터 운동까지 지치지 않는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하루도 빼놓지 말고 30분씩이라도 운동해야 한다고 한다. 저자가 대단하다고 느낀 것이 2003년 봄부터 강산이 2번 변할 동안 외국어 공부와 운동을 게을리 않았다는 점이다. 작은 목표를 이룬 성취가 쌓여 지속할 동력을 얻지 않았나 싶은데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처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하다보니 인생 후반부가 즐거워졌다. 어떤 인생을 살고 싶으냐고 누가 묻는다면 저자처럼 외국어 공부와 운동으로 건강한 정신과 몸을 갖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다. 몸은 늙을지언정 마음만은 청춘이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나이가 들어도 열정만은 누구에게 뒤지지 않으며, 나이와 상관없이 세상에는 해볼만한 일이 많다고 믿는다. 예전에 살사댄스를 배울 때도 나이 드신 분이 멋지고 근사하게 추는 것을 봤고, 헬스장에도 시니어 몸짱들이 많다. 가는 세월을 붙잡을 수 없지만 저자처럼 하나뿐인 인생을 근사하게 자신만을 위해 산다는 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다른 사람 눈치 볼 것도 없고 늦은 나이란 없으니 나이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 그 나이에 맞는 일을 찾다보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한 번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하지 않겠는가. 안 되면 배우면 될 일이고 내가 좋으면 된 것이다. 남 신경쓰기에도 빠른 세월이다. 다음 저자가 외국어와 운동을 하며 세운 7대 원칙을 잘 숙지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1. 과부하의 원칙
2. 집중의 원칙

3. 특정성의 원칙

4. 변화의 원칙

5. 개별성의 원칙

6. 가역성의 원칙

7. 성과 점감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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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일리아스 - 트로이의 노래 한빛비즈 교양툰 22
동사원형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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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전쟁'을 다룬 대서사시 <일리아스>는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쓴 작품으로 현대까지 고전 중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현존하는 고대 그리스 문학에서 가장 오래된 서사시이다. 아가멤논, 아킬레우스, 오디세이아, 디오메데스, 파트로클로스, 아이아스, 헥토르, 파로스, 아이네이아스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영웅들이 등장하며 흥미를 자아낸다. 마치 동양의 '삼국지'처럼 인물들마다 캐릭터성이 살아있어 드라마틱한 재미를 준다. 트로이 전쟁은 이미 영화, 드라마, 게임으로도 수차례 다룬 소재라서 이야기는 익숙해진 상태다. 하지만 두꺼운 분량의 그리스 원전 번역본을 읽기 전 웹툰 형식으로 요즘 시대에 맞게 그린 이 책을 본다면 전체적인 이야기가 그려질 것이다.


트로이 전쟁 10년 중 마지막 10일간의 기록이 <일리아스>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도 하고 그리스와 트로이의 운명이 갈린 전투이기에 몰입도가 클 수밖에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읽은 고전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해서 웹툰으로 표현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작업이 아니다. 자칫 왜곡되거나 가볍게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렵게만 느껴져 고전을 잘 읽으려고 하지 않는 세대에겐 처음 읽을 때 웹툰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펼쳐들기 좋다. 만화에 대한 거부감만 아니라면 빠져들기 좋은 소재가 <일리아스>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편인 <일리아스>에서 이어진 <오디세이아>와 <아이네이아스>를 같이 읽으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서양 문화와 역사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작품이기 때문에 서양을 이해하려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고전이다.


'트로이 전쟁'이 그리스 로마 신화와 로마 건국 신화로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지금까지도 불멸의 고전이 된 것이다. 만화가 문학을 뛰어넘을 수 없겠지만 몇몇 소수에게 읽히는 것보다 쉽고 편하게 다수가 읽는 것이 오히려 좋다. 일단 호기심이 생겨야 만화를 통해 원본을 찾아서 읽을 동력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웹툰 방식으로 그려져서 그림에게 박력이 느껴졌고 어느 부분은 패러디와 귀여운 그림체로 긴장감을 풀어준다. 무엇보다 내용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와서 지루하지 않았다. 고루한 고전미를 덜어내고 현대적인 색깔을 입히니까 이해가 잘 된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 같다. '트로이 전쟁'에 등장하는 수많은 영웅들에 우리가 열광하는 이유는 그들도 결국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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