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
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고주영 옮김 / 놀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노보노 시리즈는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 놀(다산북스)에서 출간된 도서들을 통해서 처음으로 제대로 읽었는데 일단 캐릭터가 참 귀엽다. 단순한 선들의 연결 같아서 단조로움도 느껴지지만 그래서 뭔가 복잡하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면 이상한 말일까.

 

화려한 색감과도 거리가 멀어 왠지 모르게 스토리에 더 집중하게 만들었던 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도 않는다. 보노보노의 오리지널 시리즈나 아니라 보노보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정도가 되어야 제법 글들이 많이 나왔으니 말이다.

 

그래서 여러모로 부담이 없었던것 같아 은근한 매력으로 빠져들었던 캐릭터이기도 하다. 사실 처음에는 얘가 어떤 종류의 동물인가 싶었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어느 덧 행복이라는 것은 결국 멀리 있는게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보노보노의 이야기의 귀기울이게 되는것 같다.

 

그런 가운데 만나게 된 책 『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는 여전히 무심한듯, 그러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보노보노와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특히나 이 책이 의미있는 것은 처음 보노보노 시리즈가 세상에 선을 보였던 1986년(상당히 오래되었다. 생각보다 더 오래...)에 고단샤 만화상을 수상한 이래로 무려 30년이라는 시간이 넘도록 연재를 이어가고 있는데 『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는 소위 ‘결정판’이기 때문이다.

 

뭔가 더 의미있게 다가오지 않는가. 무려 ‘결정판’이다. 그동안 연재되었던 수백 편의 보노보노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에피소드만을 따로 모아 놓은 그야말로 best of best인 셈이다.

 

실제로 이 책에 담겨져 있는 에피소드들은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에피소드들을 위주로 이 책의 원작자이기도 한 이가라시 미키오와 다케쇼보 편집부가 함께 엮은 것이라고 하니 말이다.

 

보노보노는 어딘가 모르게 철학자 같은 말을 한다. 간혹 아이들이 뜻하지 않은 말로 어른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현자 같은 말을 할 때가 있다. 어떻게 저런 말을 할까 싶을 때가 있는데 보노보노는 비록 동물의 모습을 한, 그리고 아직 아이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하는 말이나 행동을 보면 왠만한 나이만 먹은(?) 어른들은 뛰어넘는 지혜와 철학을 보여준다.

 

아마도 그런 이야기들이 이 책에 담긴 에피소드에는 더욱 많이 담겨져 있지 않나 싶고 그래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더욱 많이 받은 에피소드들일거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보노보노의 이야기를 만나보지 않은 사람들에겐 이 ‘결정판’ 만큼은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고 이미 보노보노의 매력에 빠져 있다면 이 책은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올해의 미숙 창비만화도서관 2
정원 지음 / 창비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는 말이 떠오르는 책이다. 창비에서 출간된 창비만화도서관의 두 번째 작품인 『올해의 미숙』은 장미숙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래서 학창시절 미숙이가 아닌 미숙아라는 이름을 불리며 은근히 아이들의 괴롭힘을 당하는 장미숙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미숙이 언니 정숙과 함께 병원을 찾은 후 간단한 검사를 끝내고 헤어지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우울증에 대한 진단을 받은것 같았던 언니 정숙은 미숙에게 정신력을 버티면 된다고 했지만 실상 더 심각한 언니의 병은 정신력으로만 버티기엔 힘든 상태였다. 유전병이기도 한 다발성 골수종. 쉽게 말해 뼈가 녹는 병이다.

 

괜찮다는 언니의 말에도 불구하고 언니의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고 결국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기게 된다. 여행이 가고 싶다던 언니는, 아이를 낳고 싶다던 언니는 결국 병세가 더욱 악화되어 평소 하지 않던 행동을 보이기까지 하는데...

 

프롤로그부터 심상치 않은 이야기는 이후 3부에 걸쳐서 진행된다. 1부는 미숙의 초등학생 시절부터 중학교 시절까지다. 한 권의 시집을 내고 계속해서 자신의 꿈을 쫓는 아버지는 경제력이 없다.

 

결국 어머니가 각종 부엌과 식당 일을 통해 생계를 꾸려가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고 특히나 딸만 둘인 집안에서 아버지는 은근히 아들을 바라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부모님의 관계는 곧 악화되어 싸우는 일이 잦아지고 언니는 미숙에게 있어서 또다른 보호자가 된다.

 

부모로부터 제대로된 사랑을 받지 못하는 두 사람, 그런 아버지의 재능을 정숙은 닮고자 하지만 오히려 둘째인 미숙이 더 재능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언니가 아버지처럼 시를 쓰고자 하는 마음에 보였던 글이 일기라는 혹평을 받은 뒤 미숙은 그 꿈을 생각지도 않게 되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마음을 붙일곳이 없었던 미숙은 어느 날 전학 온 재이라는 아이를 통해 점차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어딘가 모르게 세상 누구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미숙에게 재이는 딱 그런 존재 같다.

 

하지만 그런 재이가 어느 날 다른 학생에게 폭력을 가해 학교에 더이상 나오지 않게 되는데...

 

2부에서는 미숙의 고등학생 시절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입학한 고등학교에서 재이와 재회하는 미숙은 재이와 더 어울려 다니고 서스럼없이 자신의 집안 얘기도 하게 된다. 그 사이 언니는 점차 반항적으로 변해가고 집안 분위기는 점점 더 험악해진다.

 

그러다 재이가 자신이 들려 준 자기 집안의 이야기로 청소년 문학상에서 소설 분야의 금상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되는데...

 

 

3부는 재이와의 사건 이후 결국 학교를 그만 두고 검정고시로 졸업한 뒤 취직을 하고 집안에서 독립해 나온 미숙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공부하는 동안 만난 겸재와 연인 사이가 된 미숙은 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중 아버지가 아픈 사실을 알게 되고 그토록 아버지와 싸웠던 어머니는 미숙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극정성으로 아버지를 간호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결국 삼년을 살고 죽고 이후 언니가 아버지의 병과 같은 병을 앓아 죽게 된다. 미숙은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언니가 힘들어하던 그때 언니에게 무엇이 힘드냐고 물었다면 지금 이 결과가 달라졌을까 스스로에게 묻는다.

 

어쩌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본가는 허물어지고 보상으로 나온 돈을 어머니는 옛날 아버지가 던진 책에 맞아 얼굴에 생긴 흉터를 치료하라며 미숙에게 건낸다. 이젠 아버지도, 언니도 떠난 일상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살게 된 미숙.

 

과거 잊고 살았던 재이가 안부를 묻더라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지만 딱히 특별한 감흥은 없다. 마치 세상에 통달해버린듯, 아니면 딱히 인생의 희노애락을 느끼지 못하는 듯한 무감한 표정이 미숙을 감돌아 뭔가 안쓰럽기도 하고 오히려 그녀의 마음 속 스산함을 보여주는것 같아 절제된 고통을 고스란히 드러내는것 같기도 한 묘하게 여운을 남기는 그런 이야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샘터 2019.2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작고 얇지만 그 속에서 담긴 이야기는 무궁무진한 잡지가 바로 샘터 (월간) : 2월 [2019]』이다. 2월호는 설날이 있는 달이기도 해서인지 표지 이미지도 이와 연관이 있다.

 

매달 정해진 틀에서 새로운 기사와 소식들을 전해주는 월간 샘터의 2월호 특집 기사는 <겨울밤의 군것질 추억>으로 '아버지의 사랑이 담긴 밀반죽'이라는 이야기 외에 총 6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먹을것이 풍족해진 요즘, 특히나 앱하나만으로도 언제든 야식 배달이 가능해진 때에 뭔가 향수 어린 기사가 아닌가 싶다.

 

물론 이런 추억의 음식들이 과거 속에만 있지 않을테고 누군가에겐 현재진행형일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겐 자신이 그런 존재가 되어 주기도 할테니 말이다.

 

이외에도 음식 이야기와 관련해서 하나 더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월간 샘터에서 좋아하는 기사(코너) 중 하나이기도 한 <할머니의 부엌수업> 편에서 나온 박방님 할머니의 '갈치호박조림과 무생채겉절이'의 경우 어머니가 해주셔서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라 그런지 더욱 정감어리게 느껴졌던것 같다.

 

<이 여자가 사는 법>에서는 기상캐스터 배혜지 씨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1분 남짓한 예보를 위해 2시간 가까운 준비 과정을 거치는 그녀의 노력과 함께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의 생생한 현장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것 같아 좋았고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갖고 임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달에 만난 사람>에서는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그리고 호불호는 가릴수도 있겠으나) 축구 중계계의 레전드라고 할 수 있는 한준희 축구해설가가 소개되는데 사실 요즘은 EPL를 많이 보게 되면서 타 방송사 중계진의 축구해설에 익숙해진 경우이긴 하지만 이렇게 지면을 통해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새삼 축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알게 된것 같기도 하다.

 

잡지 속에는 다양한 문화계 소식도 있고 시나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투고한 원고도 있으며 낱말풀이도 있고 여행과 관련해서도 읽어 볼만한 기사들도 있기 때문에 한 권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
로베르토 아기레사카사, 로버트 핵, 최필원 / 문학세계사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넥플릭스 상영을 두고 여러 말들이 있기도 했지만 사실 직접 본 적은 없어서인지 좋다 아니다의 말은 못할것 같다. 다만, 이번에 만나보게 된  그래픽 노블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은 바로 이 넥플릭스에서 시청률 1위를 선보인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이라는 미드의 원작이라는 점, 그리고 그래픽 노블로 그려진 호러 장르라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겨 보게 된 경우이다.

 

책의 분위기는 진짜 마블 코믹스에서 출간되는 만화 같은 분위기로 소장하기 딱 좋은 크기나 종이질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미드가 얼마나 많이 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원작 그래픽 노블을 보면 엔딩 장면에서 뭔가 앞으로 더 큰 일이 일어날것 같다는 짐작을 하게 만드는다는 점에서 기대된다.

 

이야기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인간 여자인 어머니 다이애나와 마법사(남자 마녀)인 아버지 에드워드 사이에서 태어난 사브리나는 아버지와 고모들의 계략에 의해 마녀로서의 삶을 위해 강제로 어머니와 헤어지게 된다.(다이애나는 아버지에 의해 정신병원에 입원됨)

 

이후 아버지 역시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브리나의 삶에서 사라지고 그녀는 마녀인 두 고모와 함께 그린데일로 이사를 와서 살게 된다. 겉으로는 평범한 나날을 보내는 중 과거 에드워드와 결혼을 하려했으나 그의 배신으로 결국 스스로 죽음을 택한 후 지옥 세계에 갇혀 있던 마담 사탄이 두 십대 소녀의 주술로 깨어나게 된다.

 

복수와 증오심으로 끔찍한 지옥 세계를 견뎌 온 마담 사탄은 조금씩 자신의 복수를 하기 위해 사브리나 주변을 맴돌며 차근차근 계획을 실행하기에 이른다.

 

그러던 중 그 또래의 여학생마냥 하비라는 남자친구와 교제 중이던 사브리나는 열여섯 살 진정한 마녀로서의 삶을 위한 세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숲으로 향하고 의식이 진행되던 중 마담 사탄의 계략으로 이 모든 장면을 하비에게 들키게 된다.

 

결국 하비는 죽임을 당하게 되고 이 일로 사브리나는 마녀계에서 곤란한 처지에 놓임과 동시에 아무도 모르게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자신에게 접근한 마담 사탄의 새로운 계략에 빠지게 되면서 하비를 다시 살려내려고 하지만 마담 사탄이 살려낸 인물은 전혀 뜻밖의 인물이였는데... 

 

이야기는 극적인 부분에서 끝이나고 여전히 마담 사탄이 주변을 배회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새롭게 되살려진 존재는 앞으로 어떤 일을 저지르게 될지, 이 모든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브리나는 과연 어떤 선택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나가게 될지 궁금해지는 책이였다.

 

만화는 확실히 입체적인 면이 적어서 많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는데 (잔혹하고 끔찍한 장면은 분명 여럿 나온다.) 드라마에서는 이런 장면들이 제대로 묘사되었다면 더 무서울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샘터 2019.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2018년 우수콘텐츠잡지로 선정된 (월간) 샘터의 2019년 1월호가 출간되었다. 매달 다양한 코너로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월간) 샘터는 작은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읽을거리가 가득한 풍성한 잡지이기도 하다.

 

1월호에 담긴 이야기들 중에서 몇가지를 소개하자면 먼저 이해인 수녀님이 전하는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기 위하여>라는 제목의 에세이다. 이 글은 복효근 시인의 <버팀목에 대하여>라는 시를 많은 독자들과 함께 읽기를 바라는 이해인 수녀님의 마음이 담겨져 있는 글이기도 하다.

 

<이 남자가 사는 법>에서는 아마도 MBC 에브리원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을 봤다면 알것도 같은 스페인 편의 장민이라는 분이 소개된다. 스페인으로 이민을 갔던 한국인 아버지와 스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트레이너로 일하다 모델 제의를 받고 외국에서 모델 생활을 했던 그다.

 

이후 아버지의 나라인 한국으로 와 조금씩 모델로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으며 아울러 유튜브를 통해서 자신이 촬영한 영상을 소개하는 등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그가 한국에 오기 전 어떠한 생활을 했고 또 한국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 이후의 계획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특집 기사에서는 <새해가 되면 생각나는 그 사람>이란 주제로 우리네 이웃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데 읽고 있노라면 사람으로 인해 억울한 경우도, 그래서 속상하고 마음 아픈 경우도 많았구나 싶으면서도 동시에 사람으로 인해서 위로를 받고 또 힘을 얻었구나 싶은 이야기였다.

 

<이달에 만난 사람>에서는 요즘 같은 때에는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시조시인 박기섭 시인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데 어떤 계기로 시조시인이 되었고 또 그동안 문단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등에 대해서 시조라는 분야와 함께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좋았다.

 

<길모퉁이 근대건축>에서는 '궁궐 속의 미술관'이란 테마의 '덕수궁 미술관'이 소개된다. 건축물 자체도 역사적으로 의의가 있는 경우라 기회가 된다면 꼭 직접 가서 관람을 해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이외에도 다양한 도서, 문화, 전시, 공모전 소식 등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풍성한 읽을거리로 1월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