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2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7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박우수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점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이다. 그는 어떻게 이런 작품들을 창작했을까 싶고 이는 지극히 읽는 재미로만 끝내고자 함이 아닌 극으로 만들어져 보는 이들이 더욱 작품에 몰입하게 만드는 위대한 작가였다는 생각이 든다. 

『리처드 2세』 역시 그런 작품으로 이는 1955년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단순한 시놉시스를 보인다. 왕귀 쟁탈전이 주요 키워드처럼 보이고 중세 유럽의 역사적 배경을 놓고 보면 이런 류의 이야기들은 상당히 평이하게 보일 수도 있는 소재이나 그 안에 담긴 디테일과 스토리, 각 인물들 간의 관계와 인간의 욕망 등이 결합된 이야기 속에는 그 평이함을 넘어선 위대함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에 가장 충실한 셰익스피어의 작품이라고 평가받는다고 하니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셰익스피어가 쓴 역사극이자 비극적인 이야기라고 하는데 작품 속에서는 주요 대립각을 이루는 인물로서 리처드 왕과 그의 사촌 불링브루크가 등장한다.

극중 다양한 장치들을 통해 이 둘의 성격이나 행태들이 대조적으로 그려지는데 특히 리처드 왕에 대한 모습은 굉장이 즉흥적으로 묘사되고 또 뭔가 자신의 마음이 내키는대로, 절차라든가 아니면서 합리적 사고 끝에 이뤄지는 결정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들을 보여주고 반대로 불링브루크는 결국 모브레이와의 결투와 이후 추방형을 받고 왕국을 떠나야 했던 과정에서 백성들에게 보이는 행동이라든가 이후 다시 반란에 성공한 뒤에 왕국으로 돌아오면서 보이는 모습들은 확실히 둘의 차이를 보여준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백성들 역시 리처드 왕과 불링브루크에게 보이는 행동이 달라질 수 밖에 없는데 이런 걸 보면 아무리 절대권력을 가진 왕이더라도 결국은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처럼 백성의 뜻과 마음을 벗어나는 행동을 할 경우에는 그 끝이 좋을 수 없다는 것이다. 

리처드 왕 역시도 자신이 왕권을 가지고 있던 그 때에는 자신이 사람들로부터 굴욕적인(어떻게 보면 자처한 부분이 크겠지만)인 대우를 받으며 왕권에서 물러날 줄은 몰랐을 것이다. 권력이 영원할 줄 알았을테니 그랬을지도 모르고.

아무튼 이런 모습들을 보면 과연 이런 모습들이 16세기 중반에만 적용 가능한 이야기일까 싶다. 어느 시대건 백성의 마음을 잃은 군주(리더)는 그 자리에 오래도록 머물 수 없다. 자신이 알아채지 못할 때 권력의 파멸은 이미 시작된 것일테니 말이다. 



#리처드2세 #윌리엄셰익스피어 #열린책들 #세계문학 #셰익스피어 #세계문학전집 #고전문학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전영애.박광자 옮김 / 청미래 / 200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사 속 악녀의 이미지를 가진 이들이 몇 있겠지만 그중 단연코 손꼽을만한 사람이라면 아마도 프랑스 혁명 당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일 것이다. 그녀에 대한 소위 '~카더라'하는 이야기들은 넘쳐나는데 그중에는 사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예전에 식물과 세계사를 다룬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었을 때 감자와 관련해서 처음 감자가 유럽에 전파되었을 때 거부감이 컸는데 식량 자원으로서는 좋았기에 마리 앙투아네트가 감자꽃을 꽃고 다니며 감자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하고자 했다는 사실을 보면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동안 알려진 이미지로는 백성을 생각하는 이미지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 유명한 말 있지 않은가 . 먹을 게 없으면 빵을 먹으라고 했던가... 그런데 그런 말도 사실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애초에 그녀는 오스트리아의 황녀로 태어나 당시의 최고위층의 화려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정략결혼으로 프랑스의 왕비가 되었으니 적응이 쉽지 않았을 것이고 백성들의 곤궁한 삶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그것이 정당화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세상에 알려진만큼 그녀가 악녀에 안하무인의 인간은 아닐 것이라는게 최근 그녀와 관련한 책들을 보면서 알게 된 부분인데 귀한 신분으로 태어나 가장 화려한 시대를 살았으나 인생의 말미엔 너무나 초라하게 기요틴에 목숨을 잃은 그녀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동시에 사실에 입각하여 최대한 그녀의 삶에 다가가고자 한 작품이 바로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이다. 

이 책의 저자인 슈테판 츠바이크는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어떻게 보면 자국의 황녀로 태어나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프랑스를 넘어 마치 세계사에서 악녀로 평가받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제대로 조명하고 싶었을거란 생각도 든다. 

그런 주관적인 관점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만나 본 그 어떤 소설이나 역사서들보다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인물에 대해 서술한 도서들 중에서도 잘 쓰여진 전기소설로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라고 하는데 가독성이 확실히 있는 글을 쓰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일대기를 쫓으며 너무 미화시키지도 않고 또 너무 희생자로 그려내지도 않았던 점이 가장 의미있는 부분이란 생각이 들고 좀더 그녀의 심리부분에 접근하여 써내려간 점도 상당히 인상적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가 조금 더 일찍 변화하는 국내외 정세를 알아챘다면 좋았을테지만 어쩌겠는가 그 또한 그녀 자신의 운명인 것을. 그렇기에 세상에 알려진 대로가 아닌 세상이 제대로 알지 못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이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세이 써 볼까?
김도현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딱히 글을 쓸 일이 없다. 쓴다고 하면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정도이다. 아직은 나만의 책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도 없긴 한데 일상에서 블로그를 좀더 잘 활용해보자 싶은 생각은 있고 그럴러면 뭘 써야 할까 싶은데 마냥 서평만 남기니 블로그가 활성화가 안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자연스레 일상적인 부분도 써야 할 것 같고 이런 내용들이 결국은 에세이의 한 종류라고도 생각하기에 하루 10분의 에세이(글)쓰기에 대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에세이 써 볼까?』가 궁금했다.

이 책의 저자는 글쓰기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쓰기 좀 해볼까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겐 더없이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가장 먼저 에세이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정확한 용어 파악을 통해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의 일상 속 거의 모든 것들이 에세이의 소재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좀 더 세분화해서 에세이=수필이라는 정의를 통해 수필의 종류, 소재에 대한 이야기도 하는데 앞서 이야기한대로 보통 수필의 소재라고 하면 자신에 대한, 자신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소재가 되는데 만약 이런 나만의 이야기를 다 쓰고 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은 친절하게도 이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해준다. 물론 여기까지 되면서 부단한 노력으로 많은 글쓰기 수련의 시간이 흘러야 겠지만 자신만의 체험에 대한 글쓰기가 더이상 어려울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실제로 저자가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고 에세이를 쓰고자 하는 사람들도 어느 시점에서는 이 질문을 하고 싶어질 것이고 그때가 되었을 때를 대비해 어떤 글을 쓰면 될지를 알아두면 될 것이다.


전반부가 에세이에 대한 정의, 소재나 표현상에서 주의할 점이라면 중후반으로 갈수록 나오는 이야기는 실질적으로 에세이를 쓸 때 어떤 과정을 거쳐 각 요소들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주제를 정하고 제목과 도입부를 쓰고 구성을 짜고 글을 표현(묘사)하는 다양한 방식과 문체나 맞춤법 상 주의점을 거쳐 퇴고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아내는데 마치 실제로 저자의 글쓰기 강의를 듣는다면 이런 과정으로 강의가 진행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고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독자의 입장에서는 현장 강의를 듣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귀한 기회가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나도 한번 써볼까를 넘어 만약 책으로의 출간도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부록에 담긴 '출판사 문 두드리기'도 참고하면 좋을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구나의 일생 - 오늘이 소중한 이야기 (양장본) 오늘을 산다 1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새의노래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스다 미리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잘 포착해서 그려내는 작가님이라는 생각이 들고 묘하게도 공감을 자아내는 이야기들을 에피소드로 사용해서 읽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녀의 이야기에는 소박하지만 오늘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서 좋다.

지난 추억보다는 살아가는 지금, 현재의 이야기를 해서 좋아하는데 그중에는 사회적이거나 국제적 이슈도 자신의 작품에 그대로 녹아들게 해서 더욱 현실적으로 느껴지고 바로 이런 점이 공감을 자아내는데 한 몫 하는거라 생각한다.


특별판 양장본으로 출간된 오늘을 산다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는 『누구나의 일생』이다. 시리즈의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오늘의 소중한 순간순간들을 잘 포착해내 그림으로 그리고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주인공이 30대의 일러스트레이터 쓰유쿠사 나쓰코의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마치 작가님의 분신 같기도 하다. 물론 마지막 결론은 아니지만... 쓰유쿠사 나쓰코는 필명이다. 그리고 실제의 생활 속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자신의 작품에 반영하는 것인데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의 이야기다.

어머님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결혼한 언니는 도쿄에서 살고 자신은 고향집에서 아버지와 함께 산다. 가족들은 자신이 만화를 그리고 있다는 것을 아는데 그날그날 있었던 일들 중에서 유독 자신의 마음을 움직인 말들이나 일들을 그림으로 그려내는데 삶의 철학자, 일상 철학자 같은 느낌이 들어 이렇게 자신의 일화를 남겨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스다 미리의 작품의 특징은 그림이 상당히 간결하다는 것이다. 무채색으로 거의 간략한 선으로만 그려두어 군더더기가 없어서 오히려 시선이 많이 분산되지 않아 작품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마지막 결말이 다소 의외이다 싶기도 했지만 마스다 미리의 세계관 중 인생론을  볼 수 있었던 의미있는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러브 스타카토
박하루 지음 / 고블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레트로가 인기였던 시절이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썼던 물건들, 패션, 음악 등이 인기를 끌면서 뉴트로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기도 했었는데 이번에 만나 본 『러브 스타카토』는 그 레트로한 요소 중에서도 카세트 테이프에 주목하고 있다.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서 공테이프를 사다가 음악이 나오는 타이밍에 맞춰 눌러서 녹음을 하기도 하고 아예 음반가게에 가서 원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적어 그 곡들만 따로 카세트 테이프에 담기조 했던 시절(이때는 정말 이런 게 가능했다.), 심지어 센스있는 라디오 DJ는 녹음할 준비를 하라는 멘트까지 친절히 해주던 시절이다.

지금도 당시 친구가 생일로 녹음해준 카세트 테이프가 있지만 오래되기도 했고 혹시라도 많이 들으면 늘어날까봐 듣지도 못한 채 소장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 

그런 카세트 테이프와 관련된 미스터리를 담아낸 이야기, 『러브 스타카토』는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집안에서 발견한 카세트 테이프 속에 담긴 노래가 사실은 미발표 곡이며 심지어 그 존재가 도시 전설로 남은 가수의 정체를 알 수 있는 것이라면 그 발견은 엄청난 발견이 아닐 수 없다.


작품은 바로 이런 설정에서 시작되어 청춘과 레트로, 미스터리 삼박자가 만나 완벽한 재미의 화음을 완성해낸다. 

세 명의 주인공인 단비와 민재, 아람은 녹음된 목소리의 주인공이기도 한 80년대 재일교포 아이돌인 한미채의 정체, 한미채를 둘러싼 진실 등이 결합하면서 세 청춘의 성장과 사랑 이야기는 물론 과거의 미스터리까지 겹치게 되는데 굉장히 흥미로운 점은 책의 목차가 노래 제목과 가사라는 점인데 실제 작가님이 작사와 작곡을 한 곡이라고 하니 흥미롭다. 

그래서인지 왠지 그럼직한 사실감이 한층 빛을 발하고 추억이 새록새록하게 함과 동시에 미스터리한 요소도 적절히 잘 어울어져 있으며 또 그 미스터리한 부분이 개인을 넘어 역사적인 부분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재미 그 이상을 느끼게 할 작품이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