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은 어깨가 아파서 근육은 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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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뭘 할 것 같지는 않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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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와중에도 가끔씩은 일정이 비거나 정신이 가출할 지경으로 탈진하여 운동마저도 쉬어버리게 되는 하루가 있다. 오늘이 딱 그런 날이다. 수요일까지는 일정을 무사히 잘 마치고 운동도 잘 했기에 부담 없이 임한 목요일의 일정이 그 원인이 되는 것 같다. 주말에 지인에게서 곧 대학교에 지원하는 자녀의 진로상담을 부탁을 받고 별 생각 없이 응한 것. 


문제는 내가 아이들을 전혀 모른다는 점이다. 아이를 키워본 적도 없고 관심도 별로 없고. 그저 어린 친구들의 우경화를 걱정하는 것이 거의 전부인 내가 받지 말았어야 하는 청이 아닌가 생각을 지금은 하고 있다만 그건 어제를 겪고 난 후의 일이고 당시엔 뭐 한 두 마디 해주고 밥을 먹여서 보내면 될 것이라 가볍게 생각했었다. 


만나고 나서 한 세 시간 정도를 보낸 것 같다. 밥도 먹이고 대화도 하고 차도 마시면서 책도 사주고 등등. 다 끝나고 느낀 점은 일단 기가 빨린 듯 무척 피곤했다는 것이고. 내가 아이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점. 그리고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 어려웠다는 점. 거기에 성향 등 아이에 맞춰 무슨 이야기를 해줘야 하는지 전혀 감을 못 잡았다는 점이다. 부탁을 들어줬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지 싶다만 일단 오늘까지도 털린 체력이 회복되지 않고 있음이다. 


가볍게 업무처리를 하고 남은 하루는 늘어져 있는 것으로 한 주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제임스 조이스의 일대기 만화부터 모두 즐겁게 읽었다. 다니구치 지로의 만화는 늘 생각할 것이 많아지게 한다. 조이스의 일대기는 그의 작품과 함께 보면 가장 좋겠다.
















모두 빌려 읽은 책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몇 권을 중고로 사버린 것도 결국 이렇게 읽다가 보니 벌어진 일이고 잭 리처의 이야기는 언제나 속이 시원하게 해주기 때문에 완판으로 다 구입할 수만 있다면 갖고 싶다. '붉은 박물관'과 '샘 호손 박사의 불가능 사건집'도 시리즈 몇 권이 있는 것 같은데 나중에 구하게 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상당히 흥미롭게 봤다. 


편향된 독서라도 안 읽는 것보단 훨씬 희망적이다만 그 지평을 얼른 넓혀가지 못하고 나이를 먹어버리면 이렇게 다원적이고 깊은 세계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내가 가진 판본은 끝의 절판된 것이고 지금은 첫 번째 판본을 구할 수 있다. 가끔씩 가볍게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읽는다. 읽는 다는 행위, 책을 사는 행위가 전후 미국의 어느 곳에 살던 그다지 유명하지 않는 것으로 끝날 어떤 글쟁이 노처녀와 런던의 서점직원들이 소식을 주고 받으면서 우정을 나누게 해주었음에서 느껴지는 설렘과 따뜻함이 좋다. 이번엔 그냥 노처녀의 히스테리를 더 많이 느끼긴 했지만.


Classified Dossier 시리즈 세 번째. 사교계에 갑자기 나타난 도리언 그레이와 괴인들로 이뤄진 서커스단의 비밀을 추적하면서 하나씩 드러나는 흑막의 정체를 (자랑은 아니지만) '괴인'에서 금방 추론할 수 있었다. 여러 작품들에서 모티브를 가져다 구성한 세계관이기 때문에 이건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아니라면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이름이었다만 그만큼 쉽게 예측이 가능한 인물이기도 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따라간 추리의 끝에서는 이미 죽은 모리어티 교수의 그림자가 짙게 배여있다. 언제 다음 이야기가 나올지, 아니 나오기는 할지 모르지만 이렇게 홈즈의 세계관은 이미 다양한 작품에서 펼쳐지고 있어서 원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이야기를 구할 수 있어 즐겁다. 지금도 이미 세 권 정도를 집에 가져다 놓고 하나씩 보고 있을 정도로 많다. 다 끝내면 아마 홈즈와 러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엮어낸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할 것 같다.



그림이 예쁘고 글이 따뜻하다. 어린 시절 동네에서 본 '슈퍼'와 '연쇄점'이 생각나면서 아련하게 83년의 도화동 제일시장 앞의 동네의 모습이 살아나는 것 같다. 꼬맹이 주제에 '여자친구'와 동네를 걸어다니면서 데이트를 했으니 모든 것이 late bloomer였던 녀석치고는 꽤 빠른 시작이었구나 싶다. 이렇게 옛집을 개조해서 가게와 살림집, 그리고 집 안쪽으로 마당공간이 있는 구조의 집이 참 예쁘게 보인다. 



요즘 애들은 부모의 성향이나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우편향이 강한 듯. 뭔가 알고서 그런다기 보다는 그냥 그렇게 자라나는 것 같다. 


균형있는 독서, 그리고 교양을 쌓기 위한 독서를 강조했고 특히 기초 400권 정도의 고전을 읽을 것을 강조했다. 그 외에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으니 feedback이 없는 걸 보면 별로 도움이 된 것 같지는 않다. 내 피곤과 맞바꾼 시간 및 이에 따른 '비용'을 생각하면 좀 아깝다는 생각. 주말엔 운동력을 회복하고 술을 멀리하고 책으로 힐링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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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4-04-20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시간이나...듣기만 해도 힘드네요. ^^ 지인이 참 고마웠겠습니다. 저 <동전 하나로 행복했던..> 저도 좋아하는 책이고 어린 시절 생각 나 참 아련해지더라고요. 타임머신 타고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생각했어요.

stella.K 2024-04-20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우리도 젊을 때가 있었는데 말이죠. 몸만 늙어 갈 뿐이지 마음은 아직도 청춘이라고 해도 막상 젊은애들 만나면 얼게되니 나이 들어가는 거 실감합니다. 그래도 3시간이면 잘 만나신 거 같은데요? 싫으면 그렇게 오래 못 만나죠.
암튼 수고 많으셨습니다. ^^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
이미경 지음 / 남해의봄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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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미하면서 잔잔하게 들여다보는 책. 구멍가게...정겹고 친근하고 그리운 이름. 옛날에 살았던 동네에 xx슈퍼, 그리고 xxx연쇄점 이렇게 동네에 딱 두 개의 가게가 있었는데. 딱히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기 보다는 그냥 막연하게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그때의 정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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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lassified Dossier - Sherlock Holmes and Dorian Gray (Hardcover)
Christian Klavier / Titan Books (UK)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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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의 세 번쨰. 도리언 그레이와 서커스단의 괴인들. 그리고 그들 뒤에 감춰진 비밀들. 읽는 내내 즐겁게 셜록 홈즈, 드라큘라,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도리언 그레이 등의 컬래버를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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