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우리말을 담는 그릇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5
남경완 지음, 정성화 그림 / 책읽는곰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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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한글날이 지났다. 한글날이 공휴일일 때는 확실히 기억했지만 평일로 바뀌고 나니 별다른 일이 없으면 그냥 넘어가곤 한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한글이 그토록 우수한 글자인지 세종의 노력이 그토록 많이 들어갔는지를. 하긴 당시만 해도 한글의 우수성이나 얼마나 힘들게 살아남았는지를 설명해 주는 사람도 없었다. 오히려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고 외국에서 인정을 하자 그제서야 일반 사람들에게도 알 기회가 돌아온 듯한 느낌마저 든다.

여기서는 처음부터 한글에 대해 설명을 하지 않는다. 말과 글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 준 다음 먼 옛날에 우리가 사용하던 글자부터 이야기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글자의 필요성에 대해 예를 들어가며 이야기한다. 글자를 몰라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이런 일은 언제나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글을 몰라 법이 바뀐 것도 모르고 범법자가 되기도 하는 경우, 멀리 있을 때 소식을 전할 방법이 없는 경우 등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결국 세종이 우리 글을 만들기로 결심을 한 것이다.

물론 알려진 것과 달리 세종이 거의 혼자 한글을 연구했다고 한다. 본문에서는 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뒤에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또한 단순히 한글의 우수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한글이 어떤 원리로 만들어졌는지, 의미는 무엇인지도 설명하고 있다. 특히 뒷부분에 나와 있는 코너는 많은 것을 알려주고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문자란 단순한 글자를 넘어 생각을 담고 문화를 전달하는 귀중한 것이다. 그런 글자 한글을 아이들도 소중하게 여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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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2
막심 고리키 지음, 이강은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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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 결코 과격하지 않은데(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지만) 좋아하는 분야는 과격한 것들이다. 여기서 과격하다고 하는 것은 몸으로 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사고에 관한 것을 의미한다. 어쩌면 마음은 그쪽을 향해 있는데 몸이 따르지 못해서 동경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처음에 시작을 노동자들의 힘들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삶으로 시작하기에 그 안에서 벌어지는 참담하고 암울한 이야기들이 펼쳐질 것이라 예상했다. 특히 아들은 아버지를 보고 닮는다고 했으니 매일 술주정이나 하고 폭력이나 일삼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파벨이 처음 술 먹고 취해 들어온 장면을 보고는 당연히 그러리라 생각했다. 아, 제목으로 보아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것 같은데 그럼 앞으로 아들 때문에 힘겨운 삶을 살겠구나. 그러나 그건 착각이었다.

파벨은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생활을 하면서도 조금씩 길을 벗어나기 시작한다. 외출해도 술을 마시지 않으며 책을 보고 어머니를 돕는다. 당시 노동자촌에서 그런 아들은 아무도 없었는데 말이다.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내심 사랑스러우면서도 불안해한다. 무엇 때문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다가 집에서 여러 사람과 토론하는 것을 보며 불안하면서도 막연히 나쁜 일은 아니라는 것을 직감한다.

만약 어머니의 눈을 통해 사회주의 혁명을 꿈꾸는 젊은이들을 그린 소설이었다면 어땠을까. 모르긴해도 비슷한 많은 소설 중 하나로 그냥 존재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여기서는 어머니가 단순히 아들을 이해하고 돕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본 적도 없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으며, 자신의 의지로 무언가를 하고 싶고 보람을 찾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어머니가 비로소 한 인간으로 탈피하는 과정이라고나 할까. 물론 아들이 매개체가 되긴 했지만 그냥 아들을 바라봐주는 어머니로 머무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머니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띄었고 가슴 벅찼다. 이렇게 변할 수도 있구나. 특히 안드레이가 파벨에게는 따뜻한 가슴이 없다고 불평하는데 그것을 어머니가 대신 메워주었다. 

실제로 레닌과 함께 혁명 운동을 벌였던 고리키는 레닌과 절친하게 지냈으나 10월 혁명 후에는 잠시 결별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으로 보아 고리키는 혁명에 앞서 인간을 우선시하는 것 같던데 레닌은 혁명을 우선시 했으니 둘의 견해가 갈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느 나라나 문화가 형성되는 과정은 비슷해 보인다. 우리도 처음 노동자들의 권리를 주장할 때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렀던가. 물론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소설이라는 것도 잊고 어머니의 행적을 따라가기 바빴다. 하지만 시종일관 그녀가 아닌 '어머니'로 지칭하면서 이미지를 유지해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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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3
서머싯 몸 지음, 송무 옮김, 나현정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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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열정적인 삶을 사는 사람을 존경한다. 그러나 정작 난 그렇게 살질 못한다. 어떤 열정에 사로잡혔다가도 현실을 깨닫는 순간 바로 주저앉는다. 지금 나에게는 돌봐야 할 아이도 있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할 주변사람들도 있으니까라는 핑계를 대며. 

그러나 스트릭랜드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고 용감했다. 가족과 부인에게 설명도 없이 오로지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열정만을 간직한 채 모든 것을 버렸다. 그럴 땐 흔히들 이렇게 말한다. 그래, 예술을 하는 사람이니까 가능했을 것이야. 그러나 주위를 돌아보면 어느 날 갑자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예술가만 그런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를 저지르는 셈이다.

지금 나이쯤에 이 책을 읽었다면 '청소년 시기에 읽고 지금 다시 읽으니'라는 말을 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워낙 청소년 시기에 이런 류의 책을 많이 읽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새롭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늦게라도 읽었다는 것일 게다.

만약 서술자가 스트릭랜드 부인이었다면 분명 스트릭랜드를 이기적인 불완전한 인간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서술자가 작가인 '나'로 되어 있고 그도 어느 순간 스트릭랜드의 매력에 빠지는 것을 보며 독자도 스트릭랜드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남의 평판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생각과 의지로 삶을 영위하는 그를 보며 어찌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괴롭다. 불친절하고 남의 의견에는 귀 기울이지 않으니 당연하다.

영혼을 위한 삶을 사는 달, 스트릭랜드(물론 명예를 버린 의사도 있다.)와 그 외 현실적인 삶을 사는 나머지 사람들의 생활을 대조시킴으로써 진짜 중요하고 풍요로운 삶이 어떤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여기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각각 인간 부류를 대표하는 듯하다. 

스트릭랜드 부인은 남편이 떠난 것을 알았을 때 왜라는 생각보다는 당장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질까 더 두려워하고 남편을 증오한다. 그리나 나중에는 남편이 유명해지자 자신이 부인이라는 사실을 은근히 자랑스러워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녀를 세속적이거나 속물이라고 비난할 수 없는 것이 대체적인 인간의 모습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또한 스트로브는 정작 본인은 천재의 그림을 보는 안목을 지녔음에도 과감히 현실을 떨치지 못해서 그저 그런 그림만 그린다. 아마 그에게 열정이 있었다면 스트릭랜드 못지 않은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까. 하긴 능력 있는 비평가가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긴 하다만. 문득 스트로브에 내 자신을 대입해 본다. 남의 잘못은 잘 지적하며 혹 내 결점은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그냥 넘어가진 않았는지. 현실과 타협하면서 옳은 길, 잘된 길을 알면서도 잘못된 길을 가지는 않았는지. 어쩌면 그래서 더욱 스트로브가 제 길을 찾길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고갱을 모델로 썼지만 어디까지나 소설적 허구를 차용했다는 <달과 6펜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이 시리즈는 뒷편에 나와있는 작품 해설과 다양한 이야기가 참 마음에 든다. 물론 가끔 내용과 그다지 상관이 없는데 억지로 짜맞춘 듯한 팁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나저나 언제 기회가 되면 타히티에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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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 - 보편주의적 복지국가를 향한 새로운 좌파 선언의 전략
사민+복지 기획위원회 엮음 / 산책자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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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보수 정권에서는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며 그간 좌편향적인 정책들에 대해 심판하겠다고 벼른다. 글쎄, 좌편향적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금융규제나 복지제도를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나 같은 서민의 입장에서는 그게 왜 잘못되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리고 과연 지난 정권이 좌편향적이었는지 그것도 의문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좌파나 진보라는 개념을 상당히 모호하고 불확실하게 사용한다는 생각마저 든다. 누군가가 우리나라에서 진보라고 하는 사람들조차도 실질적으로 따져보면 보수일 뿐이라고도 하지 않던가.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보수와 진보 이야기는 단지 정치적 수사일 뿐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상대방과 자신을 구분하기 위해 반대의 개념을 차용하는 것밖에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것이다.

반공교육을 철저하게 받고 자란 세대라서 그런지 좌파라던가 사회민주주의라는 말을 들으면 괜히 움찔한다.(그에 반해 진보라는 말은 상당히 그럴 듯하게 들려서 주로 그 말을 사용했다.) 이제 그런 강박관념을 떨쳐 버릴 때도 됐건만. 스스로를 진보라고 생각하며 그 쪽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내가 아무것도 모르면서, 즉 실질적인 내용은 모르면서 겉에 드러난 몇 가지만 가지고 아는 척을 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1부의 내용은 운동권이 아니었으며 지극히 평범한(때론 소극적인) 생활을 한, 그렇다고 그쪽 지식도 없는 내 경우는 책장 넘기는 속도가 무척 느린 부분이었다. 대신 많이 알게 되었고 나를 반성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그동안 정치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민노당이 어떻게 구성되었고 왜 분열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그저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두 개의 정당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이었다. 객관적 입장에서 보자면 모두 보수인 정당에만 관심을 가지면서 스스로를 진보라 생각하며 한 쪽에 코드를 맞추고 있었으니. 그것만 보더라도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은 진보니 좌파니 해도 실질적으로는 머리로만 그렇게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자신의 도덕성을 드러내보이거나 안도감을 얻기 위해서 스스로를 진보라고 자처했을 뿐 진정 내 것을 내놓으면서까지 실천하고 싶진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서로 연대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반드시 해야할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이 나올 당시만 해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건이 막 터졌을 때라 그 이후에 벌어진 일련의 충격적인 사건을 다루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내심 아쉽다. 만약 그에 대한 것도 다루었다면 현재의 상황을 훨씬 잘 파악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미국의 금융 위기가 왜 오게 되었고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설명을 읽으니 우리에게 나타난 그간의 사건까지 두루 이해가 된다. 그저 하나의 정책이 만들어지고 실행되었나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미국의 주도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니 내 좁은 시야를 확인한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2부의 내용은 현재 나타나는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고개를 끄덕이며 쉽게 읽어내려갔다. 그나저나 미국의 금융 문제가 확연하게 드러났는데도 우리는 그 길을 가겠다고 고집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북유럽의 복지정책을 동경한다. 그러나 그 재원을 마련해야 하려면 세금을 많이 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그냥 이대로 사는 게 낫겠다고 말을 바꾼다. 분명 세금을 더 부담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무턱대고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을 여기서는 차근차근 설명한다. 스웬덴의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하는데 사실 나도 무덤에서 요람까지라는 말로 스웨덴의 복지를 인용하긴 했어도 정작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복지국가가 되었는지는 잘 몰랐다. 하지만 그들의 성공과정을 보니 쉽게 정책을 펼친 것이 아니라 무수한 담론과 토론을 거쳐 형셩되었다는 것을 알겠다. 우리에게도 과연 그런 토론의 장이 마련될 수 있을까. 그래서 스웨덴처럼은 아니더라도 보편적 복지가 실현될 날이 있을까 모르겠다. 아직도 대다수는 미국의 방식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던데.

어떤 정책에 대한 토론을 할 때 보면 다른 나라와 비교한다. 이것은 당연한 것일 게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조건은 생각하지 않고 중간에 필요한 것만 똑 떼어내 단순비교를 한다는 점이다. 요즘 세금 인하 정책을 발표했는데 그것만 보더라도 외국은 보유세가 우리보다 훨씬 낮다는 것을 예로 들며 재산세를 낮추고 종부세를 수정하려 한다. 그러나 그만큼 다른 부문에서 웬만큼의 평등이 이루어진 상태라는 점은 간과한다. 세금을 줄여서 국가의 재정이 줄어든 것은 어떻게 메우려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늘려도 시원찮은 복지비용을 줄이려고 하는 것이겠지. 그것이 전 정권의 좌편향 정책이라고 공격하는 것일 테고. 사실 지금 우리에게는 제대로 된 야당이 없다. 진보 지식인들이 거대 담론을 형성해서 제발 지금의 이 난국을 이끌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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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도와주세요! 희망을 만드는 법 2
섀논 리그스 글, 제이미 졸라스 그림, 노경실 옮김 / 고래이야기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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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로 시작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저 이런 책이 필요없게 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과연 그런 날이 오긴 올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 아마도 성폭력이라는 단어가 사라질 날은 영원히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좌절하고 있을 수는 없다. 어떻게 하면 예방을 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야겠지. 특히 요즘처럼 별별 일이 다 일어나는 세상에서는 더욱 더.

첫 장부터 살바도르 선생님은 깐깐하게 나온다. 교실에서는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려서는 안되고 자기가 할 일은 꼭 해야하며 친구들을 괴롭히거나 놀려서도 안된다고 못박는다. 어디 그 뿐인가. 친구 물건을 말도 없이 가져갔다고 바로 엄마에게 편지를 쓰는 것으로 보아 엄청 까다로운 선생님인가 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성폭력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강하게 목소리를 높인다. 그제서야 이 책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겠다. 낯선 사람을 조심하라는 이야기는 유치원 때부터 교육을 받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의 피해가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왜냐하면 낯선 사람보다 주변 사람이나 아는 사람에게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훨씬 많으니까.

이 책은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많은 곳에서 그와 비슷한 실험도 하고 강연도 해서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아직도 설마하는 마음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그러니 아이들은 오죽할까. 내가 없을 때 택배를 받아 놓은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말로는 혼자 있을 때 택배가 오면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데도 행동으로 연결되진 않는다. 이 기회에 다시 한번 다짐을 해둬야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힘들 때 믿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믿음을 줘야겠다. 불미스런 일이 발생했을 때 그냥 혼자 덮고 넘어가는 경우는 후유증이 크지만 부모나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하고 해결한 경우는 후유증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이야기 뒤에 나오는 해바라기 아동센터 임상심리전문가의 글이 많은 도움이 된다. 비록 알고 있는 내용이더라도 자꾸 되새겨야지 그렇지 않으면 남의 일처럼 여기곤 한다. 그러니 이렇게 자꾸 읽어서 잊지 않도록 해야지. 저자가 어렸을 때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추상적으로 이럴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아이들의 마음을 잘 표현했다. 어쩌면 그래서 더 신뢰가 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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