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선택하는 기술, 블럭식스 - 내 일상의 황금비율을 찾는 하루 6블럭 시간 관리 시스템
정지하(룩말)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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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때마다 시간표를 짜서 책상 앞에 붙이기를 반복했지만 뒤돌아 생각해 보면 단 하루도 제대로 지킨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시간에 쫓기고 적어놓은 일과를 놓치고.... 그러면서 의지는 상실되고...... 더 이상 타임블럭을 그려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선택한 것이 "to do list"였다. 제법 잘 지켜지는 것 같았지만 밀리는 날도 있고 다른 일정이 생겨 변경해야 하는 날도 있었다. 그래서 주 단위/월 단위로 적어놓고 실천하다가 퇴사 후엔 일 단위로 시간관리를 해왔다. 하지만 100%가 아니어서 언제나 부족함을 느껴왔던 내게 <시간을 선택하는 기술 블럭식스>는 시원한 해답을 던져준다.

 

매달 서너 권씩 읽던 '자기계발','자기셀러' 도서를 구매 목록에서 빼 버린 이유는 지금 나의 일상에 도움이 되는 책이 없어서였다. 하지만 블럭식스 는 달랐다. '실천 가능성'을 기준으로 둔다면 그동안 내가 찾아 헤매던 해답을 가지고 있는 책이었으므로.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았던 걸까. 저자의 <블럭식스 플래너>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오픈한 지 5분 만에 목표 금액을 달성했고 1,224%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기며 마무리되었다고 했다. 모르고 지나간 일이라 플래너 펀딩엔 참여하지 못했지만 대신 책을 꼼꼼하게 살피며 메모하는 대신 바로바로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우선 하루 단위로 적던 리스트를 '블럭식스 데일리'로 변경했고 일주일간 실천한 내용을 보며 불필요하게 중복된 블럭을 빼거나 다른 일로 교체하며 수정해나갔다.

 

 

출퇴근해서 하는 업무들이 아니다보니 나의 경우엔 계획해 놓은 일을 방해 받는 경우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고작 컨디션의 난조나 고양이들의 방해로 인한 정도랄까. 그래서 상대적으로 범퍼 블럭을 많이 둘 필요는 없었지만 한 주의 중간날 격인 수요일과 일요일에 한 블럭씩 배치해서 밀린 일을 다음주가 시작되기 전에 마무리하는 것으로 변수대처를 해나가고 있다.

 

연년생 형제를 키우면서 고양이 넷까지 반려중인 육아 육묘에 바쁜 엄마부터 출산 후 무기력증에서 벗어난 워킹맘, 일과 삶의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는 프리랜서, 효율적으로 7개월째 인생 관리를 해나가는 주우인 타임블럭크루까지... 이미 '실천의 단맛'을 본 사람들이 있었다. 각자 라이프 사이클이 달라 블럭식스의 내용은 다르겠지만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블럭식스>의 실천능력은 검증된 것이 아닐까. 무엇보다 한 번 어그러졌다고 무너지는 계획이 아니라 수정하고 보완하면서 더 좋은 방향을 찾아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블럭식스는 상당히 매력적인 관리법이다.

 

 

인간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좋은 시스템 안에서라면 가능하다

p59

 

룩말이 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여전히 리스트를 적고 밀린 일들에 치이면서 살았을 거다. 좀 더 좋은 방안을 찾기 보다는 야근하듯 리스트를 업데이트하고 지우는 일을 반복하면서. 하지만 이젠 좀 다르게 산다. 충분한 여유를 두고 하루에 할 일 6가지를 큼직한 덩어리로 정해두고 거의 다 해나가고 있다. 일은 좀 더 여유로워졌고 대신 게으름을 피우던 시간들을 치워낼 수 있었다. 일주일 168시간 동안 채워진 42블럭의 성과는 결코 작은 것들이 아니다.

 

 

블럭식스의 장점

1. 블럭 6개만 살려보면 하루의 굵직한 흐름이 읽힌다

2. 일의 목적성이 분명해진다

3.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4. 지금하는 일에 여유를 가지고 집중하게 만든다

5. 하나가 밀리면 도미노처럼 일이 밀리는 것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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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을 지우고 하루 더 그리는 그대
이안정 지음 / 좋은땅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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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 따뜻하게 마음을 데워줄 책선물 하기 좋은 계절.

시처럼 짧게 쓰여진 짧은에세이 한 권을 펼치며 일상의소중함을 되짚어보는 중이다.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내년을 마중하기 위한 시간인 12월에.

 

 

그림과 사진이 제법 많이 수록되어 있어 글자를 읽는 잠시 잠깐 눈을 쉬게하기 적당하다. 하지만 쉼에 머물지 못하고 이내 글자 속으로 또 빠져든다. 평범한 단어 사이사이에 위로와 공감이 스며들어 에세이라는 사실을 잊고 또 대화하듯 읽고 있다.

 

제목은 시의 그것(?)이지만 내용들은 쉽게 쓰여져 있어 마음을 흔들기 충분했다. '그 사막에서'(p186)와 '여름과 겨울 그 중간에서'(p214)처럼 제목부터 마지막 한 단어까지 다 마음에 와닿는 내용이 있는가 하면 '그 말 앞에서'처럼 끝 문장이 가슴을 후벼파는 글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그 말 뒤에

수많은 해석이 있다는 것을

p202/ 그 말 앞에서

 

 

각자가 살아온 시간, 추억의 깊이가 달라 같은 글을 읽어도 채워지는 감성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내겐 의미가 짙은 문장도 누군가에겐 별 감흥없이 읽일 수도 있는 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계절에 읽을 감성에세이를 찾는 사람이 있다면 <7일을지우고하루더그리는그대>부터 에세이추천해야지. 같은 느낌을 남기고 싶어서가 아니라 다른 느낌도 좋으니 하루 중 잠깐 튼 여유를 좋은 글로 채웠으면 하는 바램이 들어서다.

 

사흘 전에 읽은 책은 감정소모가 너무 심해 하루 종일 진이 빠져 내 할 일을 놓치게 만들었다. 그리고 어제 읽은 책은 너무 밍숭밍숭했다. 기다렸던 작가의 소설이었는데 다 읽고나서 몇 줄 남길 수도 없을 정도로 '내가 뭘 읽었지?'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오늘 읽기를 끝낸 이 책은 무척 쉽게 읽혔다.

 

짧은 길이감이, 순간을 상상하게 만드는 잘 정리된 글의 내용이 술술 읽히게 만든 주범(?)이지 싶다. 최근 들어 설렌적이 있었던가? 감정기복 없이 담담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크게 설렌 적도 크게 절망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고작 재미난 드라마의 시작시간을 기다리는 몇 초의 설레임 외엔. 그래서 책의 제목 중 "그.만. 설레고 말았다"를 펼쳐들면서 내용과 상관없이 제목만 읽고 '설레다'라는 단어에 붙잡혀버렸다.

 

 

 

하루에 한 가지씩 설레임을 찾는다면 너무 시간에 쫓기게 될까? 행복하다는 느낌과 달리 설렌다는 느낌은 또 색다른 의미이므로. 책에서 찾아낸 단어 하나에 꽂혀 막 시작된 12월의 지난 간 며칠 간을 되짚어본다. 가끔 책은 이래서 좋다. 읽지 않았으면 하지 않았을 일들을 내게 부여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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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큰 개 파이
백미영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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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텍스트칼로리에서 출간한 동물에세이 책은 표지가 너무나 예쁜 민트 컬러다. 몸집만 커다랗지 순둥순둥한 대형견 리트리버 '파이'가 등장하며 만화로 그려져 있다. 드문드문 실제 사진도 실려있지만 둘 다 귀여워서 어느 쪽이 더 좋다~는 판가름하기 힘들다. 화자인 '백작가'는 결혼하면서 하루아침에 대형견 래브라도 리트리버의 견주가 되었다. 남편인 '익박사'가 키우던 35kg의 여섯 살배기 개큰개파이가 신혼집으로 함께 들어와 살게 된 것. 이들 부부는 결혼 후 6개월 뒤, 터키 이스탄불로 떠나야 했기에 백작가가 결혼 전까지 살던 작은 오피스텔에서 신접살림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파이도 함께.

 

큰 개를 키워본 적이 없던 그녀는 파이와 살면서 대형견과 함께 산책을 나가고 실외 배변을 치우고 진드기를 득템(?) 하는 일을 경험했다. 분명 낯선 일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싫은 소리를 듣게 되는 날도 있었고 남편 없이 혼자 나간 산책길에서 파이의 힘에 밀려 통제가 어려운 날도 있었다. 털갈이 시즌엔 눈처럼 공중에서 털이 날려댔고 파이에게 자신은 밥 셔틀 내지는 밥 자판기 정도로 여겨지는 것 같아 심란해한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귀를 터는 파이의 모습에서 귀엽고 짠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고 꼬리의 흔들림으로 개의 마음을 알아채기에 이르렀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이 따뜻함을 그녀는 파이를 통해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가 고양이와 함께 살면서 알아가듯이.

 

몸집만 컸지 작은 개를 보고도 겁내는 파이는 너무나 귀여웠다. 특히 동물병원에서 다른 견주들이 작은 강아지를 안아주는 걸 보면서 제 몸집이 큰 것은 잊어버린채 저자에게 안아달라고 조르는 눈빛을 보내는 파이의 얼굴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인스타툰 속 그려진 강아지지만.

 

꾸중을 듣고선 엘리베이터 구석에 머리를 박고 억울해하는 파이,수영을 좋아하지 않는 파이, 가슴 부위를 긁어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파이....분명 남의 개인데 이렇게 귀여울수가 없다. 글이 아닌 그림으로 접해서인지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파이의 기분이 더 잘 전달되는듯 했다. 그리고 드디어 세 가족은 낯선 나라 터키로 날아갔다. 약 15시간을 견디면서.

 

이전에 제주도로 건너가 살아볼까? 생각했던 마음을 바로 접었던 이유가 고양이들을 짐칸에 실어 가야한다는 점 때문이었는데, 터키로 간 파이네는 온도와 기압이 유지되는 생물칸에 태웠다는 걸 보면 항공기마다 다르거나 예전과 달리 태워가는 공간환경이 좀 더 좋아졌나보다. 그래도 15시간은 참 길다.

 

비록 파이로 인해 학교 전용 아파트에 입주할 수 없었지만 부부는 감내했다. 파이는 그들에게 이미 가족이므로.

 

그 외엔 파이가 살고 있는 터키는 현재의 한국보다 더 좋은 환경처럼 보여 부러움이 앞선다. 길 위에서 사는 개들을 위한 사료와 물이 도처에 놓여져 있고 길고양이들에게도 관대한 나라다. 파이는 한국에서 kg으로 책정되어 목욕비가 23만원이었지만 터키에서는 단돈 2만 5천원이란다. 대형견이 아닌 그냥 개이기 때문에. 하루 호텔링 비용도 2만원. 터키에서 꼬리표처럼 달고 살았던 '큰,대형'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던질 수 있었다는 대목에서 좀 먹먹해진다. 음식점에 함께 가도 점원이 개가 마실 물을 내어주는 나라. 개와 함께 입장할 수 있는 박물관이 있는 나라, 터키.

 

앞으로 '개와 함께 터키'로 가야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말리는 대신 얼른 다녀오라고 등떠밀어줘야겠다 싶어진다. 물론 타국에서 세 가족이 겪는 소소한 일상 속엔 고난의 순간도 있었지만. 한국에서 터키로 온 날, 소분된 터키의 값싼 사료를 먹고 파이는 설사에 혈변까지 봤다. 병원에 입원하는가 하면 갑자기 달려든 길고양이에게 물리는 일도 있었으며 파이에게 배타적인 동네 길개들로 인해 근처 산책에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키에 사는 개, 김파이'는 행복해 보인다. 귀여운 만화로도 중간중간 글로 적힌 짧은 에세이를 통해서도 더이상 파이는 '남의 개가 아닌 우리 개' 로 살고 있었다. 마음껏 뛰어놀면서. 결혼한 남편과 적응해나가는 일보다 파이와 교감하며 서서히 익숙해져나가는 과정이 더 자세하게 그려져 있어 살짝 미소짓게 하는 책 <개큰개파이>를 읽으면서 가장 크게 웃었던 대목은 남편이 주문했다는 파이개껌의 실제 사진을 보면서다. 에버랜드 사자우리에 납품된다는 개껌은 길이가 1m가 넘고 저자가 등에 걸쳐도 가로지를만큼 큼지막했다. 세상에 이런 사이즈의 개껌이 있을 줄이야~

 

반려동물 서적을 읽다보면 어느 부분에서는 슬픈 내용이 나와 가슴을 후벼팔 때가 있는데, 이 책은 유쾌하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잔혹한 내용도 없고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아 읽는내내 마음이 편안했다. 그저 흘러가는대로 일상을 눈으로 쫓아가기 바빴다. 다음 장엔 또 어떤 귀여운 모습의 파이가 있을까?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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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 -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 행동하는 사람의 힘
이미소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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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핫플인 "감자밭 카페".

이곳에서 줄을 서야만 먹을 수 있던 '감자빵'이 이젠 전국으로 배송된단다. 늦게 알았지만 크리스마스에 먹어보기 위해 열심히 갯수, 가격, 배송 등을 클릭해보는 중.

 

 

사진만 봐서는 그냥 감자인줄로만 알았는데, 국내산 감자로 만든 감자빵이란다. 어떻게 이렇게 감자랑 똑닮게 만들었을까. 그리고 감자도 잘 안먹는다는 사람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을까. 감자를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얼마나 맛있을까? 싶어진다. 이런 감자빵 대체 누가 만들었지?

 

 

놀랍게도 감자 농사를 짓기 위해 서울에서 IT회사를 퇴사한 사장님은 20대, 아버지 전화 한 통에 춘천행을 감행했던 나이가 26세. 이 나이에 부모님 말 한 마디에 도시의 삶을 접을 수 있는 청년이 과연 몇이나 될까. 나부터도 쉽게 할 수 없는 선택이다. 그래서 책 표지 안쪽에 적혀 있는 저자의 소개만 보고도 벌써부터 책 내용이 궁금해져버렸다.

 

 

<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 는 연 매출 100억 돌파에 이어 200억의 감자밭 카페를 만들기까지 과정이 실려 있다. 읽어보니 쉬운 길은 아니었다. 지금은 청년 농부 출신인 남편과 함께 '농업회사법인 밥 주식회사'을 운영하고 있고 100여 명의 크루들도 함께 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그녀 혼자였던 것. 다양한 종자를 보존하고 싶어한 아버지의 꿈 하나 외엔 다 막혀 있는 상황이었다. 서울에서 내려와 처음, 저온 창고를 가득 메운 60톤 감자과 마주했을 땐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IMF 시절 국내 대형 종자회사들이 해외로 매각되었다는 사실을,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자가 '수미감자' 라는 사실을 어찌 알았겠는가. 감자는 다 똑같이 생긴줄로만 알았지. 고추 종자 사용료는 몬샌토에, 시금치 종자 사용료는 덴마크에, 대파 종자 사용료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키위 종자 사용료는 뉴질랜드에 각각 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그저 밥상에 올라오니 우리 농산물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째서 이런 일들은 알려지지 않는 것일까. 아니 우리는 왜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일까.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혼자 걷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아무리 훌륭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해도. 다양한 품종을 지키고, 개발하고, 보급하는 일은 의미가 있는 일이었으나 현실이 따라주질 않아 결과적으로 식구들이 고생한 부분들도 숨김없이 드러나 있다. 경영학을 전공한 재원답게 그녀는 감자의 최종 수익률을 계산해봤다고 한다. 일단 아버지는 소유한 땅이 한 평도 없었다. 임대한 땅에 감자를 심고 그 일부는 계약 재배까지 했으니 남기는 커녕 도리어 심각한 손해를 입을 상황이었던 것. 하지만 절망하기 보다 발빠르게 행동한 덕분에 그녀는 오늘날의 감자밭 카페를 일구어나갈 수 있었다.

 

 

노력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성공할 기회조차 얻을 수 없다. 22살에 '닭갈비 프랜차이즈'를 창업해 망해봤고 감자의 품종인 '보라밸리'로 만든 선식 '예뻐보라'도 지속적인 상품으로 남지 못했다. 농장카페 '핑크세레스'도 좋은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 모든 실패가 밑거름이 되어 인맥이 형성되었고 혼자 가는 길이 아닌 함께 가는 길을 일구어냈다. 그저 성공담만을 펼쳐놓은 책이 아니라 어떻게 실패했는지, 왜 실패하게 되었는지가 절절하게 보이는 내용이라 이 책을 더 진지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원래' 그런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저마다의 방식이 있고

더 좋은 방법이 있기 마련이다

더 쉽게 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p167


 

'밭에 심은 것은 감자가 아니라 가치였다'라는 표현만큼이나 '1+1은 2가 아니라 11'일 수도 있다는 말이 참신하게 느껴졌다. 이제 겨우 서른한 살이 된 그녀의 20대는 바쁘고 찬란했다. 그 누구보다 치열했으며 보통의 20대보다 더 많은 것을 일구어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실패하는 순간에도 성공한 순간에도 늘 노력은 있었다. 그렇다면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까. 나의 경우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어떤 고난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지치지 않고 즐기면서 매달릴 수 있는 일인가?" 라는 화두를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그리고 그 답을 오늘 일기에 찬찬히 써 내려나갈 작정이다.

 

 

같은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의 느낌은 어떨까. 하나, 둘 찾아 읽어보아야겠다.

 

 

* 해당 포스팅은 필름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어본 후 올리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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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옷소매 붉은 끝동 1 옷소매 붉은 끝동 1
강미강 / 도서출판 청어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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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꼬장꼬장한 세자 저하와 똘똘한 어린 생각 시의 티키타카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제목이 사극 제목치고는 낯선 감이 있어 타 방송국의 드라마를 본방사수했는데, 어느 날 재방으로 본 이 드라마의 대사가 찰지고 주/조연의 캐릭터 조합이 좋아 넋 놓고 보게 되었다. 그리고 원작 소설이 웹 소설로도 올려져 있어 무료 보기로 내용을 앞질러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책을 구매하고 말았다. 짤막하게 보여주는 길이감이 애간장을 태워 그냥 종이 위 글자로 싹 다 읽고 치우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다. 며칠 기다렸다가 택배로 받은 2권의 책은 딱 한 가지를 빼곤 아주 만족스러웠다.


글씨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글자 크기 때문인가? 해서 다른 책과 비교해 봤는데 글씨가 더 작은 책도 선명하게 잘 읽혀 글씨 탓은 아니었다. 대본집 [백일의 낭군님]과 동시에 펼쳐놓고 보니 종이 색감이 살짝 달라 읽기가 좀 불편한듯했다. 종이 색감에 비해 글자가 연하게 인쇄되어 또렷하게 읽는데 방해가 되였달까. 물론 사람마다 다를 테니 내게만 불편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편집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소설의 내용은 아주 훌륭했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므로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는 이야기다. 헤어짐은 슬플 테고 잊힘은 덧없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함께한 순간순간들이 때로는 재미있게 때로는 애절하게 때로는 울화통 터질 정도로 답답하게 이어져 지루할 틈이 없다.


생각 시들에게 전기수처럼 찰지게 책을 읽어주던 덕인이는 죽은 희열 궁의 상여가 장지로 향하던 날 영조와 마주쳤다. "글씨를 잘 쓰는 궁녀가 되고 싶다"던 어린 생각시에게 죽은 후궁이 손수 지은 책을 하사한 임금 덕분인지 덕이 모은 정말 글씨를 잘 쓰는 궁녀로 자라났다. 똑똑하고 눈치 빠르지만 개구진 그녀가 소속된 궁은 동궁. 덕임이와는 정반대의 성격으로 깐깐하면서도 모범의 극치인 세손은 어디로 튈지 모를 고무공 같은 생각시에게 언제부터 홀딱 반했던 것일까. 여자를 멀리하고 궁녀를 싫어하는 것을 대놓고 표시내는 세손 곁에서 특별한 스파크를 튀겨내는 덕임을 구경하는 일은 여간 재미난 일이 아니었다.


또 덕임, 경희, 영희, 복연으로 맺어진 생각시 4총사의 우정과 세손-덕로 연대가 보여주는 케미 또한 쏠쏠하다. 1권의 이야기만드로 이미 드라마의 내용을 앞선다. 세손은 왕이 되고 덕임은 동궁의 궁녀가 되었다. 그 사이 1인지하 만인지상의 위치에 선 덕로가 드디어 자신의 누이를 후궁으로 밀어넣었으며 그 결과는 참담했다. 그리고 덕임 또한 내쳐졌다.




궁녀는 죽어도 되옵니까?

왕실을 위해 평생을 바치는 궁녀들은 죽어도 되옵니까?

p478





왕은 상처받았다. "내가 너를 선택했다. 그런데 너는 나를 배반했어"라며 화를 냈고 덕임 역시 마음에 '사내로 보라 열심히 치댈 때는 언제고 막상 저 필요한 순간에는 아무렇지 않게 임금의 탈을 써버린다'며 서운함을 담은 채 둘은 헤어진다. 궁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펼쳐진 왕과 궁녀의 로맨스는 현대극의 연애스토리보다 더 달달했고 치열했으며 밀고 당기는 재미가 톡톡하다. 드라마에서처럼 제조상궁이 이끄는 광안국도 등장하지 않았고 화완옹주, 정후겸과의 갈등도 도드라지지 않아 긴장감은 덜했으나 반대로 그래서 둘의 로맨스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점은 좋았다.


원작소설은 원작대로, 각색된 내용인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보는 재미가 큰 <옷소매 붉은 끝동>. 계속 본방사수해야지. 대본집도 나와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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