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3일 수욜 오전 10시~ 이야기꽃 도서관에서 김연수 작가를 만났다. 나에게는 ‘청춘의 문장들‘ 과 ‘여행할 권리‘ 등 산문집으로 먼저 다가온 작가다. 장편소설 ‘굳빠이, 이상‘, ‘ 7번 국도‘, ‘사랑이라니, 선영아‘ 소설집 ‘세계의 끝 여자친구‘, ‘사월의 미, 칠월의 솔‘ 등 다작으로 동서문학상,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대산문학상 등 국내 여러 문학상을 휩쓴 대단한 작가다.

오늘 행사는 ‘2017 광산 독서동아리 한마당‘으로 독서토론시연과 활동사례발표 및 김연수 작가 북토크로 진행되었다.
식전공연으로 팝페라 앙상블 소프라노 권효진과 테너 박현의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과 ‘아름다운 나라‘, 오페라 아리아를 불러 분위기를 띄웠다.

kbc 서지연 아나운서의 사회로 독서동아리를 대상으로 한 ‘독서토론 리더과정‘을 운영한 활동영상을 보고, 송정도서관 내안독서회의 독서토론 시연과 신가도서관 책마실, 신창초 반딧불이 동아리 활동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중간에 민형배 구청장님의 축사로 18년엔 독서동아리 지원금을 두 배로 늘리고, 독서동아리가 잘되면 시민이 쑥쑥 자라서 독서포럼도 해보자 하셨다. 사회학박사인 구청장님은 ‘도덕은 인간이 마땅히 할 당연한 도리고, 윤리는 도덕이 잘 지켜지고 있는가‘라는 명쾌한 정의로 마무리!

광주에서 핫한 어쿠스틱밴드 ‘데이앤나잇‘ 노래선물에 이어 김연수 작가님과의 북토크가 10시 45분에 시작되었다.

고교때는 이과생이라 글쓰기는 생각도 안했다고. 수학은 답이 명확한데 글은 서로 옳다고 논쟁하는 세계라 답답했고, 글쓰는 사람을 약간 무시했단다. 그러다 이상의 작품을 읽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충격을 받았고, 이해하고 싶다는 도전의식이 생겨 문학에 빠져들었다며 토크의 문을 열었다.

1부는 초단편 ‘보일러‘ 이야기와 ‘소설가의 일‘ 등 작품 이야기로, 작가는 시공간을 벗어날 수 있어 하느님과 비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설이 뭔지 알아내는데 10년, 소설이 이런 거구나 10년, 소설이 이런거다 말하고 싶은 시간 3년으로 도합 23년을 써왔고. 소설은 사람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거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2부는 작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으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심경을 전했다. 특별히 박근혜에 관심도 없었고 지지자를 반대한 일도 없었는데 대체 내가 뭘 잘못했나, 거스른게 뭐지? 생각하며 어처구니가 없었단다. 세월호 가족들이 단식할 때 그 앞에서 피자를 시켜먹는 인간들을 보며 화가 났고, 저런 짓을 시키는 자들에게 분노가 치밀었단다. 국가가 괴롭히면 쓰고 싶은 걸 못 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백석에 대해 쓰고 있다고 했다. 백석은 북에서 작품활동을 하다 당국의 비판을 받고 산수갑산으로 유배됐으며, 3년간 글쓰지 않았다고. 작가도 공교롭게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글쓰지 말자 생각도 했었다고...^^

작가에게 책을 읽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은, 누구와 함께할 수 없는 혼자 하는 일이다. 하지만 혼자 되기 위한 행위가 결국엔 여럿이 함께 한다는 걸 알게 된다고... 특히 고전을 읽을 때 놀라운 일이 많은데, 옛사람이나 현재 우리가 고민이 같구나, 그럼에도 극복하며 살아가는구나 깨달으며, 자신의 외로움이나 고민에 안도한다고도 말했다.

입장할 때 적어낸 독자 질문 중 내가 적어낸
‘˝나는 김연수가 싫어요!˝
˝아니, 왜요?˝
˝.......˝
어제 지인과의 대화인데, 왜 싫어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라는 질문지도 선택되었다. 지인은 김연수씨가 글을 너무 잘쓰고 문장이 훌륭해서 질투심에 싫어한다고 답했다. 그런 이유라면 용서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작가님은 그분에게 어떤 답을 하시렵니까? 그분께 전달하겠다 했더니...
˝ 글 잘 쓰는 사람 눈에는 글 잘 쓰는 사람만 보인다.˝ 라며 고수가 고수를 알아본다고.^^

강연이 끝나고, 질문 선택으로 선물 받은 ‘밤은 노래한다‘와 내가 가져간 ‘사월의 미, 칠월의 솔‘에 사인을 받았다. 내 질문 대화의 저작권자에게도 작가의 답변까지 넣은 사인을 받아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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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4 0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7-12-14 11:51   좋아요 0 | URL
강연들으며 메모한 걸 정리했어요.ㅋ
저는 여기 지원받는 독서동아리는 안하고, 그림책동아리로 지원받아서 오늘 정산서 내러갑니다!^^

쑥님도 건강관리 잘하시고...우리 프레님 출간 축하 겸 부산에서 함 만날까요?^^
 

오늘 밤 빛고을 광주에서 박웅현 강연 있어요.

오늘(13일) 있을 올해 마지막 치유의 인문학입니다. 오늘 강연은 박웅현 광고전문가(TBWA KOREA 크리에이티브 대표)의 ‘생활인문학‘을 주제로 오후 7시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대건문화관에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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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3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7-12-14 05:23   좋아요 1 | URL
^^
광주는 여러기관에서 작가나 명사들을 초청하는데 나한테 연락오거나 내가 아는 것은 알려드리죠!
부산도 알아보면 많을 듯...
 

내일(12. 13) 광산구에 김연수 작가가 온다.
선운지구 이야기꽃도서관에서 독서동아리 활동사례도 공유하고, 김연수작가 북토크로 진행한다.

어제 구청 사무실에 들어갔더니 앞쪽 도서관과 담당자가 반가워하며 북토크 시나리오를 내민다. 집에 돌아와 꼼꼼히 읽어보니 사회자로 아나운서가 참여한다. 북토크 추진할 때 사회자를 추천해 달라기에 ˝김연수 작가를 모셔오는데 전문가를 세워야죠!˝ 했는데 지역 아나운서가 진행하는가 보다.^^

그나저나 우리집에 김연수 작가 작품집이 몇 권이나 있나 챙겨야겠다. 한 권은 가져가 사인을 받아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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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1일자로 공식적인 근무가 마무리됐다.

비공식적으론 아직 자료집 편집이 다 끝나지 않아 하루이틀 더 일 할 수도 있다.

그래도 공식 일정을 마치고 나니 홀가분하다.

어제 마무리하면서 우리팀 저녁 회식이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담소를 나누는 중에 책 좋아하는 팀장님이

 "40대 이상, 남녀 부담없이 읽기 좋은 에세이를 추천해 달라"

고 해서, 한 5초간 생각하다가 장동선 박사의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를 추천했다.

아직 나도 안 읽었지만,

알쓸신잡에서 이분이 하는 뇌과학 이야기에 관심이 갔고

알라딘에 올라온 리뷰를 보고, 책을 사봐야겠다 맘먹었기에...

 

그리고, 내 가방에 담긴 박성우의 '웃는 연습'도 소개했다.

박성우의 시는 어렵지 않고 따뜻해서 어디를 펼쳐 읽어도 좋다.

내년에는 박성우 시인을 초청하자고 광산구에 건의해야겠다. 

내가 박성우 시집 '거미'에 반한 후 제일 좋아하는 시인이다.

http://blog.aladin.co.kr/714960143/3016239

 

행복한 옥신각신   -박성우-

 

집이 누구 지시오? 집이 누구 지시오?

 

바깥일 보고 잠깐 쉬러 집에 오니,

아흔 넘은 가춘할매가 나를 찾는다

 

집이는 밤낭구랑 대추낭구 읇지?

 

멫번을 옥신각신하다가

밤 여남은 개와 대추 한알만 받고

가춘할매 겨우겨우 돌려보낸다

           -웃는 연습, 27쪽, 창비-

 

 

 

 

 

 

 

청소년 시집 '빨강'을 읽고 감동으로 쓴 리뷰... 다시 읽어봐도 공감된다.

http://blog.aladin.co.kr/714960143/3722086

아직 구입하지 못한 박성우 시집이 몇 권 있으니 조만간 다 소장해야겠다.

뇌과학자 책을 읽으면, 사람이 왜 웃는지 알게 될까?

아니면, 웃는 연습을 왜 해야 하는지 이해하게 될까? ^^

웃는 연습에 실린 시 두 편 더 올린다.

 

꽃무늬 남방     -박성우-

 

시골집에 드니 노모는 없고

새빨간 장미꽃만 대문 타고 올라 피어 있다

 

어머니, 대문에 꽃무늬 남방 걸쳐놓고 어디 가셨어요?

    -웃는 연습, 44쪽, 창비-

 

 

솔잎이 우리에게

 

  봤지? 눈발을 받아내는 건 떡갈나무 이파리같이 넓은

잎이 아니야 바늘 같은 것들이 모여 결국엔 거대한 눈발도

받아내는 거지

   -웃는 연습, 99쪽, 창비-

 

그리고 선물할 책~

 이건 나도 없는데,

20주년 기념판으로 구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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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2 0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7-12-12 12:38   좋아요 1 | URL
고마워요~♥♥
만나는 그날까지~^^
 

우리 도서관에 정기적으로 읽은 책을 보내주는 알라딘 이웃이 있다. 올 3월부터 11월까지 아홉 번을 보내주었는데, 도착하는 대로 책장에 꽂아두었다. 책 리스트와 편지를 정성스럽게 써보낸 것도 버리지 않고 책장에 전시했다.

책을 받을 때마다 사진을 찍어, 잘 받았다는 인사와 함께 톡으로 보냈는데... 사진함에서 삭제했는지 남은 건 다섯 장이다. N크라우드로 자동 저장되어 남아 있을텐데 다 찾아 올리지는 않고, 책상자를 분리하기 전에 잘라둔 운송장 사진을 올린다.

˝책은 착불로 보내셔요.˝ 했어도 꼬박꼬박 선불로 보내주어, 책값에 택배비까지 큰 돈인데... 매번 고맙고 미안해서 알라딘에서 보고 싶은 책을 사보라고 상품권을 주문했다.

ㅁㄱㄱㅁ님~ 고맙습니다!♥
아직 읽은 책은 많지 않지만 짬나는 대로 리뷰해야지 맘은 먹고 있어요. 비록 3권 밖에 안했지만... ^^

마을라디오에서 책 읽어주는 1인 방송을 해볼까하고 연습도 했어요. 님이 보내준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한 챕터를 읽는데 13분이 걸리더군요. 마을라디오 이야기는 다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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