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 전21권 세트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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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04년 3월 10일 수요일 오전 10시 37분...

'토지' 21권 읽기에 도전한 40일간의 독서가 마감된 시간이다.

그간 혹사당한 눈과 허리와 머리를 쉴겸 잠시 누웠다.

아~~~~~~~~~~감동~~~~~~~~~~떨림~~~~~~~~~~~~~



1897년부터 1945년 해방의 그날까지

하동 평사리에서 서울과 간도, 일본을 넘나들며

600여명의 등장인물을 뒤엉켜진 실타래를 풀듯

풀어나간 위대한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토지'에서 만나는 인물들, 그리고 역사관...

'박경리' 그녀는 역시 대가였고 위대하다~~~~~~~


2001년 11월 11일, 일명 빼빼로데이였다.

하동 평사리에 최참판댁을 복원 조성하고

제1회 토지문학제 시상식이 있던 날~

광주시교육청에서 주관한 각급학교 어머니독서회를 위한

문학기행으로 나는 그 곳에 가서 박경리씨를 보았다.

당당하게 늙은 여장부 박경리씨의 모습은

함께 온, 옹색한 촌부같았던 박완서씨와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아~ 나도 이담에 저렇게 당당하게 늙을 수 있을까?'


2002년 1월 새로 출간된 '토지' 21권을 사 놓고도

손대지 못하다가 2년 만에 읽기에 도전하여 40일만에 끝낸 감회...

400여쪽의 책을 하루에 혹은 이틀만에 읽어내느라

밤을 새워가며 읽노라면 눈이 아파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는

불을 밝힌채 잠들기도 서너 차례...

날 새우고 살짝 잠들어 아이들 학교 지각시킬뻔 하기도 두어 번...


토지 읽기를 끝낸 혼자만의 감동으로 작품에 대한 평가는 잠시 유보...

작가가 25년간에 걸쳐 써 낸 작품을 40일만에 읽어내고 뭐라하기엔

송구하기도...감동을 좀 더 숙성시킨 후에 나만의 감상을 기록하고자 한다.

하지만, 읽는 동안 손에서 내려 놓을 수 없는 힘이 나를 이끌었다.

토지를 향한 우리 민족의 그 뜨거운 사랑, 집착.......아니 땅은 그들의 목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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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경리 선생을 기리며......
    from 파피루스 2008-05-06 06:07 
    내가 토지를 처음으로 접한 건 TV드라마였다. 최수지가 '최서희'역으로 나왔던...  그리고, 21권으로 완간된 책을 산 건 2002년 1월이었고, 그 책을 완독한 건 2004년 3월 10일 수요일 오전 10시 37분이었다. 40일만에 토지 읽기를 끝낸 감동은 굉장했었다. (먼댓글) 내가 박경리 선생의 이름을 들은 건 중고등학교 국어책에 실린 작품, 그것도 제목만 실렸는데 '파시'와 '김약국의 딸들'이었
 
 
비로그인 2007-08-15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 7권을 읽고 있는데 올해 안에 끝내는 게 목표입니다.
만만치 않은 두께와 더불어 우리네 삶이 진하게 녹아있어 마음이 아려 쉽게 책장이 넘어가질 않습니다.

마노아 2007-08-16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읽어야 할 명작이라고 생각하면서 선뜻 손이 가질 않아요. 너무 길어서 말이죠ㅠ.ㅠ
저 대하소설을 40일만에 마치시다니, 순오기님도 대단하십니다^^

뽀송이 2007-08-17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방대한 소설을 완독 하시다니 놀랍습니다.^^
짝짝짝!!!! 멋지세요.^.~ 추천!!!

순오기 2007-08-23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로 위대한 작품은 독자들이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인 것 같아요~ㅎㅎ
저도 책을 사놓고도 2년이 지나 읽기에 도전했으니 말예요~~ 정말, 완독하고서 출렁였던 그 감동은 지금도 생각하면 머리끝이 쭈삣하답니다.
 
도깨비와 범벅 장수 옛날옛적에 4
한병호 그림, 이상교 글 / 국민서관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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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옛이야기 중에는 도깨비를 소재로 한 것이 많다. 내가 어려서 충청도 산골에 살때, 달빛도 숨어버린 밤길 묘지 옆을 지나려면 도깨비가 나올까봐 등골이 오싹했던 경험이 있다. 으시시~~그러면서도 할머니께 도깨비 얘기해 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아슴프레 떠오른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정서를 모르고 사는 불쌍한(?) 아이들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엄마나 선생님들이 우리 옛이야기를 읽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무감에 다 큰 아이들에게도 열심히 읽어준다. ㅎㅎ~

이상교님의 글과 한병호님의 그림으로 나온 국민서관의 '도깨비와 범벅장수'는 세로줄 쓰기로 되어 오른쪽부터 읽어야 하는 낯섦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림도 우리 민화적인 요소들이 잘 드러나고 한지에 그린듯한 색감이 한국화 한편을 보는 듯하다. 읽어주며 그림을 보여주니 상당히 신기한 듯 바라보던 녀석들의 눈길이 정겨웠다. 유치원이나 저학년 아이들이나 보는 그림동화라 여기지만 고학년은 그 나름의 눈높이에 따라 소감이 다르다. 오늘 우리 막내가 독서록에 쓴 글이다.

은혜 갚는 사람이 되자 - '도깨비와 범벅장수'를 읽고,     6학년   선민경

이 책은 영리한 범벅장수가 도깨비를 속여서 한 재산 모아 떨떵거리고 산다는 전형적인 옛이야기다. 책에서는 범벅장수가 영리하다고 했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범벅장수는 도깨비에게 호박범벅을 팔아 큰 돈을 받자 범벅을 팔지 않았다. 게다가 어떻게 하면 범벅을 다시 먹을 수 있을지 궁리하는 도깨비를 속여 농사도 풍년을 맞는다.

범벅장수는 도깨비에게 은혜를 입은 것이다. 그런데 재산이 늘어나자 입을 싹 닦고는 도깨비들에게 호박범벅을 만들어 주지 않았다. 부자가 됐으니 도깨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호박범벅을 만들어 줄수도 있었는데, 도깨비들에게 은혜를 갚지 않은 것이다. 범벅장수는 분명 영리했지만 고약한 마음씨를 가졌다. '결초보은'이란 말이 있듯이 사람은 꼭 은혜를 갚아야 한다. 어려울 때 도움을 받고 냉큼 입을 씻어버리는 행동은 정말 동물만도 못하다. 사람들이 자기가 입은 은혜를 잊지 않고 갚을 때, 우리 사회는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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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저리, 캐리, 쇼생크 탈출~~등 스티븐 킹의 원작소설을 영화화 것이 70여편이 넘는다고 한다. 솔직히 스티븐 킹의 책이나 영화를 본 소감은 정상적인 인간들이 아니라는 느낌이었다. 성인이 되어 돌아보면 성장기 어떤 환경에서 자랐느냐가 그 사람의 성격과 인격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발견한다. 스티븐 킹의 'On Writing-유혹하는 글쓰기'는 작가지망생들의 필독서로 꼽히는데, 여기서 그의 성장기를 보면 거구의 보모 율라블라가 사정없이 찍어내리거나 깔고 앉으며 "뿡야~뿡야~' 방귀를 뀌어대는 엽기모드가 등장한다. 이들 형제는 물론 그것을 일종의 놀이로 즐겼다고 하는데, 이 외에도 많은 황당 엽기적인 놀이를 즐긴 성장기를 보고 그가 쓰는 소설이 좀 이해되었다. 최근의 작품으로는 스켈레톤 크루(상,하)와 셀(1,2)이 있다.

 

 

 

 

 


황당엽기의 정신세계가 그를 지배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여간에 스티븐 킹은 많은 작품에서 작가를 등장시킨다. 어쩌면 스티븐 킹 자신을 투영한다고 볼 수도 있다.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마지막 퇴고의 예문으로 보여준 1408,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인 마이크 엔솔린(존 쿠삭 분)은 사후세계를 소재로 공포소설을 쓰는 작가다. 바로 스티븐 킹의 분신인지도 모르겠다.

1408은 당연히 공포영화다. 그러나 상당히 난해한 영화다. 이렇게 난해해서 관객이 들까? 좀 염려될 정도로....... 보고 나서도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지, 무얼 말하려는지 빙빙 도는 느낌이다. 돌핀호텔에서 보내온 한장의 엽서 ‘Don’t enter 1408(1408호에 들어가지 마시오)’ 사람의 심리중에 하지 말라면 기어코 하고 싶은 오기가 발동하는 법,  이 남자 마이크도 이 엽서를 받고 기어이 돌핀호텔 1408호실에 투숙한다.'눈에 보이는 것만 믿어라'고 주장하던 그가 1408호실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눈에 보이는 것을 믿지 말라'고 세뇌하듯 녹음하는 장면이 나온다.

상징처럼 그려지는 담배 한 개비를 재떨이에 얹고 밀실의 공포감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는 가펜터스의 음악이 자동으로 켜지는 녹음기, 꿈인지 환상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돌아가는 공포스런 상황들~~~~~죽은자들이 보이고, 자신을 죽일 것 같은 위협적인 상황에서 절묘하게 피하지만 본인도 판단할 수 없다. 한시간을 못 버티고 56명이 죽어갔다면서 체크 아웃을 종용하듯한 말에 또 오기가 발동한 이 남자. 체크아웃을 하지 않고 끝까지 버틴다.

환상인지 실상인지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공포의 요소들과 대면하고~~~ 스스로 이겨내야 살 수 있다는 것인지, 작가들이 작품을 쓸 때 저만큼의 공포감을 갖는다는 것인지........하여간에 보고 나서도 명쾌하게 해석이 불가능한 영화다. 분석력이 뛰어나거나 머리 회전이 빠른 젊은 관객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을려나? 어젯밤 콜롬버스 하남점, 11시 6관의 젊은 커플들은 이 영화를 충분히 즐기는 것 같아서, 젊고 머리 좋은 관객들은 볼만하지 않을까 추천!!

스티븐 킹 원작이기에 망설이지 않고 선택했는데, 평범한 아줌마가 감상하기엔 좀 벅찬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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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2007-08-14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 이거 보고 싶었는데;; 어렵나요? 친구는 스티븐 킹 거 보고 나면 뒷맛 나쁘다고 보지 말라 말리기도 하던데요.

순오기 2007-08-15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충분히 공포스럽고 볼만한데... 보고 나서 명쾌한 해석이 안 되더라고요. 이 아줌마의 머리로는. 그리고 쇼생크탈출을 제외하곤, 스티븐 킹 영화보면 꼭 미친(?)사람들 이야기 같더라고요!!
 
짜장면 불어요! 창비아동문고 224
이현 지음, 윤정주 그림 / 창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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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창작과비평사의 제10회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창작 부문 대상으로 '초정리 편지'와 '짜장면 불어요'가 공동수상 했다. '짜장면 불어요'는 2006년 3분기 우수문학도서로도 선정되었다. '짜장면'을 '자장면'으로 쓰고 발음해야 되지만, 우린 그냥 언어습관대로 '짜장면'이라고 부른다. 이 책은 우리말 표기법에는 어긋나지만 당당하게 '짜장면 불어요'라고 썼다. 이 책에는 '짜장면 불어요' 외에도 풋사랑 이야기로 성장의 의미를 살핀 '우리들의 움직이는 성', 세 아이들의 우정과 가출 사건으로 인한 갈등을 그린 '3일간', 가난한 동민이 아빠의 이야기 '흰곰은 봄날에도 춥다', 우주선에서 지구에 남겨진 동생에게 편지를 보내는 '지구는 잘 있지?' 등 5편의 단편 동화가 실렸다.우리 아이는 그 중에 '짜장면이 불어요'가 제일 재미있다며 작년에 독서록에 써 놓은 글이다.

 '배달의 기수 기삼이의 짜장면 철학'         5학년 선민경

나는 '짜장면'하면 아직도 궁금증이 난다. 왜 짜장면집은 모두 '북경반점' '중화반점' '짜짜루' '원조루' 등 이런 흔한 이름만 쓰는 것일까? 내가 잘못 본 걸까, 아니면 이것도 기삼이가 말하는 짜장면의 철학일까?

집안이 가난한 용태는 돈을 벌기 위해 나이를 17살이라고 속이고 짜장면집에 취직했다. 거기서 배달의 기수 기삼이 형을 만났다. '운70%, 기술 30%로 사는 사람'이라는 뜻의 기삼이라는 이름에 필이 딱 꽂혔다. 이 녀석 뭔가 심상치 않다고. 내 예상은 맞았다. 마라도에서는 철가방을 밧줄에 매달아 배달한다든가, 두계역에서는 기차 시간에 딱 맞춰 짜장면을 배달한다든가... 그러나 Best of best는 역시 '짜장면의 날'이었다. 조그마한 가게도 개업 5주년이다 10주년이다 축하하는데, 전국민이 좋아하는 짜장면의 날이 없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국경일로 정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나름의 짜장면 철학을 토하는 기삼이의 얘기를 들으며 단계별로 느낀점이 달랐다.

1.황당 엽기, 어이없음

2.호기심 생김

3.서서히 진짜인지 가짜인지 햇갈림

4.뭔가 진지해짐

5.기삼이의 말에는 심오한 우주 만물적 뜻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음. 더불어 짜장면의 철학을 깨우침.

~아 이 책을 읽으니 짜장면이 먹고 싶다. 짜장면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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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14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애도 5학년인데 이렇게 성의있는 글을 써 본 적은 없는것 같아요.
야무진듯 보여 부럽습니다.

순오기 2007-08-23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애가 작년에 읽고 썼으니, 지금은 초등 6학년이랍니다.
역시 독서의 내공은 꾸준히 쌓아지는 것 같아요!
 
봄봄 동백꽃 외 7편 홍신 한국대표단편선 11
김유정 외 지음 / 홍신문화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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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일제강점기 우리 농촌을 배경으로 한 대부분의 작품에서 식민지 조선의 피폐해진 농촌을 들여다볼 수 있다. 김유정은 도시하층민이나 농촌의 가난한 소작인들을 대상으로 한 그의 소설에서 걸직한 구어체의 문장으로 해학적인 효과를 두드러지게 한다. 당시 3%의 부농과 27%의 자작농을 제외하면 70% 이상이 소작농으로 전락한, 우리 농촌의 피폐성을 뻔히 알 수 있기에 굳이 말하지 않고 슬쩍 던져 놓음으로 골계와 해학성을 드러낸다.

김유정은 1935년에 '소낙비'를 들고 나와 1937년 사망하기까지 2년이라는 짧은 기간 작품활동을 했지만, 이 시기의 어떤 작가보다도 사랑받고 기억되는 작가다. 명창 장녹주를 향한 그의 짝사랑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으며, 금광을 했던 매형 밑에 있었던 경험이 '금따는 콩밭'이나 '따라지' 같은 작품으로 나타났다. 그는 중학교 때 하모니카의 명수였으나 후에는 결핵으로 두 절을 따라가기도 숨이 차서 쩔쩔맸다고 한다.(모던수필 258~263쪽 참조)

표제가 된 동백꽃은 중학교 2학년 2학기 생활국어에 발화의 예시문으로 수록되었다. 동백꽃의 점순이가 좋아하는 그의 닭을 괴롭히며 관심을 끌어보지만, 끝내 점순이의 감정을 알아채지 못하는 그를 알싸한 동백꽃 향기속으로 쓰러뜨린다. 여기서 나오는 동백꽃이란 남쪽에 피는 붉은 동백꽃이 아니라, 산수유 같은 노란 생강나무를 이르는 강원도 말의 '동박꽃'이 잘못 표기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예 노란 생강나무라고 했다면 많은 독자들이 동백꽃을 오해하거나, 노란 동백꽃이란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았을 것이다.

김유정 단편 다섯 편 외에도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1일'과 전영택의 '화수분'이 실려 한국문학을 배우는 중,고등학생에게 도움이 된다. 아주 친절한 작품해설이 곁들여져 학생들이 좋아하며, 우리 문학의 이해를 돕는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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