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하느님
조정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조정래란 이름만 들어도 나는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아마도 '아리랑'을 읽고서 생긴 듯하다.

유독 전라도 사람을 싫어했던 우리 아버지(충청도)는 언니와 나 때문에 전라도 사위를 둘이나 맞아야 했다. 그렇게 싫어했어도 내 자식이  된다니까 전라도 사람의 장점을 짚으며 받아들이셨다. 결혼 6개월만에 졸지에 광주로 발령난 남편을 따라와 살면서, 전라도 사람들의 말에 거부감이 생겨 참 힘들었다. 5년만 살고 올라가자 생각하며 정들지 못하던 광주살이가 10년이 훌쩍 넘어, 조정래의 '아리랑'을 읽고서 "우리 삼남매를 자랑스런 호남인으로 키우리라!"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이런 연유로 책으로 만난 조정래를 존경했고, 그런 감동이 식어가면 다시 '아리랑'을 읽거나 그의 문학관을 찾았다. '태백산맥'과 '한강'을 읽으며 이런 대작을 집필하느라 10여년의 세월을 글감옥에 갇혀 살았다는 작가를 더욱 흠모하게 되었다. (사설이 길어졌다~~~ )

몇년 전, SBS에서 방영됐던 '노르망디의 코리안'을 먼저 시청했기 때문인지, 방송과는 다르게 문학 작품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오 하느님'에 아쉬움이 남는다. 신길만을 중심으로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힘없는 나라 조선의 백성이 당해야 했던 아이러니를 더 밀도있게 그려내지 못했다는 느낌에 '이분도 이젠 늙으셨구나' 하는 애잔함이 들었다.

우리 민족의 수난을 그려낸 전작들과 다르게 역사 속의 한 개인에 촛점을 맞추었다고는 하지만, 작가의 대담한 필력을 느끼기엔 역부족이었다. 일제강점기의 시대상황이라 당연하겠지만, 아리랑에 묘사되었던 비슷한 분위기와 주인공 신길만이 아리랑의 지삼출을 닮았다고 느꼈다면 나만의 감상일까? 

'군대에 갔다오면 면서기를 시켜주겠다'는 말에 속아 강제로 일본군이 된 신길만은 만주에서 소련군 포로가 된다. 어쩔 수없이 국적을 변경하고 소련군이 되었다가  다시 독일군복을 입는 운명이지만 패전과 함께 미국의 포로가 된다. "나는 조선인이요 조선으로 보내주시오" 호소하지만 약자의 말에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 조선인이 아닌 소련국적이라 소련으로 송환되다가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 그의 인생이 눈물겹고 짠하다.

'호랭이한테 열두 번 물려가도 정신만 채리면 살아난다'는 어머니와 '총알 피해 댕겨라'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마치 주술처럼 사지에서 그를 지켜낸다.  반드시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다짐하던 그는, 전쟁의 소용돌이 한복판에서 소리없이 죽어간 약소국 조선의 이름없는 백성일 뿐이었다.

권력자와 승자를 위한 기록이었던 역사의 한 귀퉁이에 개인의 삶을 추적하여 기록을 남기는 것으로 작가로서 '인간탐구'를 하고자 했던 그분께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또한 문학평론가 복도훈의 '노르망디의 실종자'란 제목의 해설은 작품이해를 도왔다. 그래도 끝끝내 아쉬운 것은 실존인물(양경종)이었던 주인공의 사진 한장에서 시작된 작품이기에 책 어딘가에 문제의 그 사진을 실어주는 친절까지 담았다면 더 좋았을거란 생각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선정 2007년 2분기 우수문학도서인 이 책은 우리마을 어머니독서회의 8월 토론도서였는데, 조정래의 대작을 읽지 않은 회원들은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와 약소국의 비애에 충분히 가슴 저리고 짠한 마음에 심란한 책읽기였다는 감상을 풀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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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2007-08-30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서평이 저는 좋아요~

순오기 2007-08-30 14:31   좋아요 0 | URL
ㅎㅎ~ 책이 독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는 굉장히 중요하지요!
이렇게 시작된 광주살이가 이젠 19년이 되었네요~~~ 광주사람 다 되었죠.

치유 2007-08-30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주에 사시나요??리뷰 읽고 엉뚱한 댓글..
아이들이 엄청 어린 새댁인줄 알았더랍니다..아..알라딘 분들을 전 모두 어린아이들이 있는 새댁들이라고 생각해요..제가 나이를 아는 몇분 빼곤..

순오기 2007-08-31 14:05   좋아요 0 | URL
예, 저 광주에 살아요~~~~~~
왜 어린새댁인줄 알았는지가 중요한데~ ㅎㅎ 알려주실래요?
어린아이들이 있는 새댁들이 제자리 걸음만 하는게 아니라서, 훌쩍 나이를 먹는 걸 어찌합니까? 에구~ 울 애들이 고3, 중2, 초6이니까 제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네요~~~~ㅠㅠ

2007-08-30 1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1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07-08-31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대전에 남편 직장때문에 왔는데
님의 글을 읽으니 저도 이러다 대전댁 되는건 아닌가 싶어지네요.ㅎㅎㅎ

조정래라는 작가는 많이 들었지만 일부러 읽지 않고 있었는데
박경리의 토지도 셋트로 사서 다 읽었으면서,,,
님의 리뷰를 읽으면서 갑자기 '아리랑'이 넘 읽고 싶어 졌어요.

계시는 곳에 독서 토론회가 있다니 넘 부러운데요!!

순오기 2007-08-31 14:06   좋아요 0 | URL
대전댁도 좋지요~ㅎㅎ
저는 여기서는 내고향이 당진이라 '당진댁'으로 불리고,
서울 가면 친구들에겐 '광주댁'으로 통해요 ^*^ 나의 정체성 혼란...

저는 아리랑, 한강, 태백산맥(3권까지 읽고 아직 손대지 못함)을 보고나서, '토지'를 읽었어요. 40일 만에~ 그 감동은 제게 전율이었지요!

나비님, 사는 곳에서 뜻이 맞는 분들하고 독서모임 만들어보세요.
광주는 교육청의 특수시책이었던 2001년부터 초,중,고 학부모독서회가 시작됐는데, 그 파장이 엄청나요~~ '책 읽는 엄마가 책 읽는 아이를 만든다' 실감!!

2006년부터 학교독서운동을 지역사회로 확산시키기 위해, 동사무소에서 독서회 시작했어요. 나름대로 보람 있고,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더군요!

라로 2007-08-31 21:14   좋아요 0 | URL
저도 토지를 맘먹고 읽었는데 넘 흥미롭게 읽었어서 좋았고,,,
대하 소설을 읽어냈다는데 제 자신이 기특하기도 했어요,,,ㅋㅋ

책읽은 엄마가 책읽는 아이를 만든다는 모토가 참 좋네요,,,
저도 만들고 싶어요.ㅎㅎ
보람도 있을것 같고,,,유익할 것 같고,,,,

오프에서 만들기 힘들면
갑자기 든 생각인데요,,,순오기님을 회장으로해서
우리 알라딘 온라인에서 만들면 어떨까요????네????
만들어요!!!
님은 독서모임을 하시고 계시니까
몇분 안되더라도 분면 알라딘에도 있을꺼에요.
함 해볼까요?????

단 2~3명이면 어때요???
아무도 없으면 저와 순오기님을 시작으로,,,,

순오기 2007-08-31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나비님, 저~~~살려주세요~~~~~ㅎㅎ
제가 몸 담은 독서회가 초등, 중등, 마을독서회까지 셋인데, 한달에 두번 모이는 모임이 둘이라 월 5회의 독서토론 도서 읽고 참석하는거 장난 아니거든요~~~~
내일도 초등 동화모임날이라, 선정도서인 '12살에 부자가 된 키라' 3년 전 읽었지만 한번 훑어보려다가 알라딘부터 들어왔어요~ㅎㅎ 하여간 책욕심에 사들이는 책이랑, 독서회 책이랑 밀려오는 책 속에서 헤어날 수가 없어 지르는 제 비명이 들리시나요? ^*^

라로 2007-08-31 23:35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러시군요~.
정말 입이 안다물어 지네요!!!
님의 자녀들은 책을 많이 읽겠어요!!
살려드릴께요.ㅎㅎ
하지만 님이 지르시는 비명은 행복한 비명으로 들리는데요???
살려드릴까 말까 한참 고민했다는거 알아주셔야 해요~.찡긋
 
무지개
김진기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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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태어난 따끈따끈한 책을 읽으면, 그 감동을 바로 끄적이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가슴 벅차서 마음에만 담아두고 싶은 책도 있으니 바로 '무지개'가 그랬습니다.

"아~~하늘에 걸린 무지개 바라다보면 내 가슴은 뛰노라~~~  "
로 시작되는 윌리암 워즈워드의 시가 아니어도,
무지개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모두 가슴이 뛰는 것을 느낍니다.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봤을때의 그 황홀감 만큼이나 이 책은 나를 꼼짝 못하게 했으며,
몇 마디의 어줍잖은 표현으로 감동을 담아낼 수 없어 끄적이기를 망설인 책입니다.

'또르락또르락' 내리는 비가 조용히 잠들고 나면 환한 빛으로 찾아와 시각장애인 엄마도 
무지개가 왔다는 걸 알 수 있다는 말에, 살며시 눈을 감고 기다리는 아이.
아~~~ 나도 책 속의 그 아이처럼 하고 싶었습니다!

무지개 빛깔로 하나씩 그려내는 엄마와 아이 마음이 짠하게 전해옵니다.
앞이 안 보이는 엄마를 놀리는 아이들 때문에 속상한 아이의 붉어진 볼.
동그랗고 작은 소망의 초를 만들어 채워가는 환한 귤색의 엄마 마음.
민들레꽃 향기를 좋아하고 찾아내는 햇살같이 노란 엄마의 따뜻함.
네잎의 클로버을 찾아 아이의 책갈피마다 채우는 초록빛 소망.
앞을 볼 수 있었던 어렸을 때 엄마가 바라 본 언제나 파란 하늘.
바다 냄새가 나는 짙은 그리움으로 출렁이는 남색빛 밤바다.
저녁 노을이 질 때 구름의 징검다리 건너는 보라색 꿈 속에서
행복한 엄마와 아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조용히 비가 그치고 살며시 눈을 떠보니 엄마의 눈가에 어른거리는 빛,
엄마의 고운 무지개가 아이의 손에~ 아이의 가슴에 가득 들어옵니다.
"엄마는 무지개입니다."

일곱 빛깔 무지개를 짤막한 글 속에 오롯이 담아낸 김진기님의 시와
너무나 곱게 담겨있는 책 속의 아이에게 손을 대보는 김재홍님의 그림은
손에 만져질 듯 눈가에 맺혀있는 엄마와 아이의 눈물방울이
독자의 가슴에도 무지개 되어 들어와 안깁니다.

책을 보고 또 보며 무지개빛 물결따라 내 가슴도 함께 출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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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8-29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아그림책이군요..내용이 가슴찡할것 같아요..저도 보고싶어요..^^*

순오기 2007-08-30 01:37   좋아요 0 | URL
이 서평에 제 마음을 너무 못 담아서 삭제하고 다시 쓰려 했는데...
유아용은 아니고요 유치원생이나 초등 저학년에 좋을듯해요.
김재홍화가의 그림은 정말 사람을 끌어당겨요~~~
 

*알라딘에 리뷰를 처음 올린게 작년 10월 4일이었다. 그리고 작년 11월 리뷰 이벤트에서 '리디아의 정원'이 그 책의 최고리뷰로 뽑혀 2만원의 적립금을 받았고, 이번에 이주의 리뷰로 뽑혀 5만원의 적립금을 받았다. 요즘 두어달 전부터 서재관리를 시작했고, 8, 9월의 알라딘 서포터즈로 뽑혀 매일 새로 올라온 리뷰를 읽고 다섯 편을 추천하느라 시간을 많이 뺏기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다 보상 받은 듯하다. 인터파크에선 전에 두번 뽑혔기에 알라딘에서 뽑히는 게 나의 목표였는데~~히, 목표달성의 기쁨......음, 좋아요!

요즘,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라는 말을 실감하는 중입니다.

아래 십시일반 클릭하면 바로 제 리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 축하해 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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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마음 2007-08-27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희망꿈 2007-08-27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부럽네요.
저는 아직 한 번도 뽑혀보지 못했는데~

치유 2007-08-27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축하드려요..^^&

비와이슬 2007-08-27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

비로그인 2007-08-27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경축~ ^^/
이제 서재폐인의 길로 접어드시는 일만 남았슴다~

순오기 2007-08-28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힛~ 축하해주신 님들께 감사 ^*^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면 사는데 보탬이 되는 것 같아요.
체셔고양이님, 어느새 저도 서재 폐인의 길로 들어선 듯합니다~~~~ㅎㅎㅎ

아영엄마 2007-08-28 0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비로그인 2007-08-28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하죠.
축하드립니다.

홍수맘 2007-08-28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너무 축하드려요. ^^.

잉크냄새 2007-08-28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방문이지만 축하인사 드리고 갑니다.^^

뽀송이 2007-08-28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언제나 부지런하신 순오기님^^ 멋지십니다!!!

물만두 2007-08-28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순오기 2007-08-28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의 글 남겨주신 님들께 감사합니다!
또 이래서 서재 폐인의 길에 들어서나 봅니다~~ㅎㅎ
더위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다들 잘 넘기고 서늘한 가을바람 기다리게요!!

다가섬 2007-08-28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프레이야 2007-08-28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이미지 바꾸셨네요. 좋아요^^

순오기 2007-08-28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혜경님, 이 이미지는 서재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시간대별로 마구 바뀌던데요~
어떤 땐, 남자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순오기를 남자로 아는 분도 있던데...
앞으로 저만의 이미지를 써야겠지요. 님들의 기억에 콱~~ 자리 잡을 수 있게요 ^*^

비로그인 2007-08-28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부러운데요.^^ 저에게도 이런 행운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ㅎㅎ

세실 2007-08-29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역시~~ 멋지십니다. 축하드려요~~
리뷰 읽어봐야징~

도서관 2007-08-29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버논 캐스카트가 우리집에 온지 딱 열흘이 되었다. 영어 잘하는 사람들이 들으면 정말 웃기겠지만 대충 필요한 단어 하나 넣어 콩글리쉬로 그렁저렁 뜻이 통하는 걸 보며, 6학년 우리 막내는 아주 신기해 한다. "민경아, 엄마가 단어만 알면 뜻이 통한다고 했잖아." 난 무식하고 용감한 아줌마의 전형처럼 이러면서 하고 싶은 말이나 뜻을 대부분 주고 받는다.

처음에는 본토 발음에 적응이 안되어 히어링이 전혀 안 되더니만, 이제는 그래도 하나씩 들린다. 그도 "홧 추 세이?" "세이 미 잉글리쉬" 하면서 우리 애들한테 말했는데, 이제는 나를 보고 말한다. 음~~ 이 말을 알아 들으니, 하고 싶은 말을 한영사전에서 찾아 보여주면 그가 읽고, 혹 바른 쓰임이 아닐때는 영한사전에서 다시 찾아 일러준다. 그러면서 "한국말로 어떻게 말해요?" 라고 물으면, 나는 한국말로 가르쳐준다. 그가 한국말을 배우는 것만큼, 나와 우리아이들의 영어실력도 향상돼야 할텐데...... "그까이꺼 뭐 대충 하면 되는 거지" 개그맨 장동민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그까이꺼 대충~~~" 하면서 주고 받은 대화로, 그의 종교가 이슬람이라 쇠고기, 돼지고기, 술, 담배, 커피나 콜라도 즐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이슬람은 게걸스럽게 먹지 않는다며, 접시에서 음식을 작게 나누어 경건하게 먹는 것을 발견했다. 소스를 위에 뿌린 음식을 먹지 않으며 식초가 가미된 것도 먹지 않았다.

음식을 잘 해주지도 못하지만, 많이 먹지 않으니 음식을 차릴 때마다 입에 맞지 않아 그러나 미안함이 든다. 물론 내가 하는 요리라면 무멋이든 좋다고 말하지만, 아닌 것은 절대 먹지 않는다. 과일도 잘 먹지 않아 물었더니, 미국에선 아침에 '그레이프 풀(우린 자몽이라 부른다), 점심에 '키위' 저녁엔 과일을 먹지 않는단다. 한국스타일은 아침에 사과를 먹는다 했더니 사과는 반쪽 이상 먹고, 천도복숭아는 그래도 잘 먹는다.

우린 굉장히 싱겁게 먹는 편인데 그는 짜게 먹는다. 참기름에 소금을 넣은 것에 야채(브로콜리, 피망, 당근)도 찍어먹고, 김밥도 찍어먹고, 어떤 땐 밥에도 참기름 소금을 넣어 먹는다. 반찬이 입에 맞으면, "밥 더 주세요!" 하면서 살살 담은 밥 두 공기를 먹는다. 약밥을 두 번 해 주었는데 잘 먹었으며, 감자를 넣은 닭볶음도 간간하고 달콤하게 조리듯 해 주니까 흡족하게 먹었다. 서로 탐색과 대화로 적응해가는 기간이지만, 하여간에 음식 문제가 시집살이 하듯 조심스럽다. 내가 누구든 어려워하지 않고, 또 특별히 잘 해주려고 스트레스도 받지 않는 성격이라 그나마 다행이다~ㅎㅎ

일요일, 이웃 중학교의 홈스테이 가정에서 친구들을 초대해 스파게티를 만들어 준다며 오전 10시에 데려가고 오후 6시쯤에 돌아왔다. 함께 광주로 오게 된 세 친구중에 그녀는 완전 한국인이었다. 어쩌면 한국의 해외입양아인지 모르겠다. 그의 외출로 잠시 우리끼리 해방공간을 맞았다. 그동안 크게 불편한 것도 없었는데, 왠지 해방공간이란 말이 확~~~실감난 하루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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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9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29 1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뽀송이 2007-08-31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푸하하하~~~^^
순오기님 애쓰시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젠 조금 적응하시고, 나아지셨나요?
콩글리쉬^^ 음식^^ 해방공간^^
재미나게 읽고 가요.^.~

순오기 2007-09-05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송이님, 제가 해야될 말이나 하고 싶은 말은 콩글리쉬든, 한영사전이든 의지해서 하는데, 도대체 리스닝이 안돼서 그 친구가 하는 말은 '소 귀에 경읽기'랍니다.
그러니 유창한 영어가 제게 무슨 소용이냐구요? ㅎㅎ~ 그 친구도 이런 제 상태를 눈치채고 저한테는 콩글리쉬로 한답니다~~~어우~0 팔려!!

프레이야 2007-09-14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래저래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 같아요. 부럽^^
콩글리쉬든 딩글리쉬든 재밌을 것 같은데 하기야 닥치면 떨리려나요..ㅎㅎ

순오기 2007-09-14 20:13   좋아요 0 | URL
뭐, 떨릴거야 없는데 아는게 없어서 단어가 생각 안나요~ㅎㅎ
그리고 말이 빠르니까 아는 단어 하나 건지는 것도 힘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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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고 3학년 정윤혜가 인터뷰 형식으로 감상을 표현했습니다. 제법 잘 했다 싶어 소개합니다.

윤혜기자: 안녕하세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작가는 어떻게 책을 쓸까>입니다. 그러면 오늘의 주인공 두분을 소개합니다. 짜짠~~~

작가:  안녕하세요? 저는 글을 쓰는 작가랍니다.

화가: 안녕하세요? 저는 책의 표지와 속에 그림을 그리는 화가입니다.

윤혜기자: 예, 그러면 작가님께 먼저 질문하겠습니다. 글을 쓰는데 힘들거나 짜증나지 않습니까?

작가: 아니요, 약간 짜증나지만 책이 완성되어 출판하면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윤혜기자: 화가님도 그림을 그리고 색칠하고 글씨체 바꾸고 힘든 일이 많으시죠?

화가: 힘들지만 좋잖아요. 내 그림과 글씨체에 색깔이 실려 여러 사람이 읽을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윤혜기자: 그렇군요. 그럼 작가님 책을 만드는 순서를 한번 알려주시겠어요?

작가: 좋습니다. 제가 아는대로 알려드리지요. 1. 무슨 내용으로 책을 쓸지 생각한다. 2. 책을 쓸 내용을 생각하며 글을 쓰기 시작한다. 3. 줄거리를 만들어 본다. 4. 다른책이나 신문 잡지 일기 등에서 모르는 내용을 확인한다. 6. 글을 다 쓰면 출판사에 보낸다. 7. 거절당하면 계속 다듬는다. 8. 작가의 작품을 원하는 출판사에 허락한다. 9. 편집자와 수정하면서 책을 손질한다.

윤혜기자: 우와~ 책이 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군요. 그럼 화가님, 작가가 책을 다 쓰면 화가는 어떻게 하나요?

화가: 설명할게요. 처음 표지를 만들고 글씨체, 책의 치수와 모양을 정합니다. 그리고 그림을 직접 그린 그림책 편집자 뿐 아니라 디자이너도 만나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그림이 좋아질 수 있는지 디자이너와 의견을 주고 받습니다.

윤혜기자: 아무리 짧은 책이어도 한 권을 만드는데 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필요하군요. 화가님, 작가님 오늘 중요한 시간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작가님과 화가님의 설명을 듣고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들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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