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코스트너' 참 오랜만에 이 남자가 나오는 영화를 보는가 보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셨던 보디가드, 늑대와 함께 춤을, 병속에 담긴 편지, JFK... 그 이후로 그가 나오는 영화를 보지 못했다.

마치 퍼즐 맞추기를 연상하듯 포스터가 시선을 끌어 당긴다. 차가울듯 냉철한 이미지의 안경 쓴 얼굴... 두 얼굴의 사나이로 나오는 그 남자 미스터 브룩스(케빈 코스트너 분)를 만나보자. 30일 밤 9시 40분 하남점 7관.

"썸프린트 킬러" 희생자의 엄지지문을 살인현장에 남기는 것 외엔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 완벽한 연쇄살인마~ 상당히 흥미를 끌어당긴다. '검은집'에서 '싸이코패스'라는 말을 건졌다면, 여기선 '썸프린트'라는 걸 주워 담았다. 엄지지문이라~~~~ 희생자의 것이지 범인을 알 수 있는 단서는 하나도 없다.

그러나, 누군가 그를 보고 있었다. 열려진 커튼을 닫는 그를... 사진을 보낸 사람은 누구일까? 살인자를 압박하는 목격자~~~~ 그는 누구고, 무엇을 원하는지,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선택은 하나 뿐이다!

세월은 누구에게나 비켜가지 않는 법, 이 남자 케빈 코스트너도 상당히 나이 들어 보인다. 게다가 배 나오고 망가진 몸매란... 어디에서 '보디가드'의 흔적을 찾나~~ 잠시 망연해진다. 음, 다행히 그 눈매의 매력은 남아 있다. 그녀를 지켜주던 부드러운 눈길이 아니라, 살인을 즐기는 중독자의 예리한 눈길이지만... 내가 잠이 부족해서 그런지 기대보단 영화가 지루하게 전개되어 약간 졸렸다. 헉~~그러다 결정적인 장면을 놓쳤다.

이 영화를 보다가 절대 졸지 마시라~~~~ 깜짝 깜짝 놀랄 장면들이 있어 졸음이 확~~깨기는 하지만, 딸의 비밀을 어떻게 알게됐는지 그 장면을 놓쳤다. 아뿔싸~~~~ 그 다음부터 절대 졸지 않았다. 100% 영화에 몰입!!

데미 무어(앳우드 형사 역) 그녀도 나이 먹었다. 스타도 같이 늙어간다는 걸 발견하면 억울하지 않아 좋다. (고약한 심뽀일까?) 그녀는 최근에 '하프라이트'로 만나서 별로 낯설지 않았다. 사건현장을 중심으로 예리하게 추적해 나가는 그녀를 따라 잡는 것도 즐겁다. 그런데, 추리의 수준이 관객을 크게 앞서가지 못하는 것 같다. 아님, 관객인 우리의 추리력이 너무 향상되었거나... 하여간 사건과 추리가 기대한대로 술술 진행된다.

지킬과 하이드를 연상시키는 브룩스와 백밀러로 보이는 또 하나의 브룩스가 상당히 흥미롭다. 자신의 내면을 솔직히 인정하기는 누구나 쉽지 않은데, 살인에 중독된 그 자신도 벗어나고 싶지만 또 하나의 자신, 마샬(윌리엄 허트 분)이 끌어당기는 것을 거부하지 못한다. 두 사람이 주고 받는 대화로 브룩스의 내면을 보여주는 구성은 괜찮았다. 정말 살인의 중독에서 벗어날 길은 없을까?

그 열쇠는~~~~~~어디에?
냉혹한 살인자에게도 부성애의 따뜻한 피가 흐른다?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의 마음은 오로지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
그의 딸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 반전을 지켜볼 일이다.

아~~~~~~목에 꽂힌 가위~~~~~ 정말 섬뜩하다!
'이슬람'이란 말이 '평화'를 뜻한다는데, 같이 영화를 보던 이슬람 그 친구는 더 이상 보지 못하고 밖으로 나갔다~~~~ 아줌마인 난, 손으로 눈을 가리고 그 손가락 사이로 다아~~~ 봤다........ ㅠㅠ

굳이 평점을 매기자면 별 셋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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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 얼굴의 지적인 살인마 "미스터 브룩스"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09-15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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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 리뷰를 처음 올린게 작년 10월 4일이었다. 그리고 작년 11월 리뷰 이벤트에서 '리디아의 정원'이 그 책의 최고리뷰로 뽑혀 2만원의 적립금을 받았고, 이번에 이주의 리뷰로 뽑혀 5만원의 적립금을 받았다. 요즘 두어달 전부터 서재관리를 시작했고, 8, 9월의 알라딘 서포터즈로 뽑혀 매일 새로 올라온 리뷰를 읽고 다섯 편을 추천하느라 시간을 많이 뺏기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다 보상 받은 듯하다. 인터파크에선 전에 두번 뽑혔기에 알라딘에서 뽑히는 게 나의 목표였는데~~히, 목표달성의 기쁨......음, 좋아요!

요즘,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라는 말을 실감하는 중입니다.

아래 십시일반 클릭하면 바로 제 리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 축하해 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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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마음 2007-08-27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희망꿈 2007-08-27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부럽네요.
저는 아직 한 번도 뽑혀보지 못했는데~

치유 2007-08-27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축하드려요..^^&

비와이슬 2007-08-27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

비로그인 2007-08-27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경축~ ^^/
이제 서재폐인의 길로 접어드시는 일만 남았슴다~

순오기 2007-08-28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힛~ 축하해주신 님들께 감사 ^*^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면 사는데 보탬이 되는 것 같아요.
체셔고양이님, 어느새 저도 서재 폐인의 길로 들어선 듯합니다~~~~ㅎㅎㅎ

아영엄마 2007-08-28 0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비로그인 2007-08-28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하죠.
축하드립니다.

홍수맘 2007-08-28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너무 축하드려요. ^^.

잉크냄새 2007-08-28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방문이지만 축하인사 드리고 갑니다.^^

뽀송이 2007-08-28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언제나 부지런하신 순오기님^^ 멋지십니다!!!

물만두 2007-08-28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순오기 2007-08-28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의 글 남겨주신 님들께 감사합니다!
또 이래서 서재 폐인의 길에 들어서나 봅니다~~ㅎㅎ
더위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다들 잘 넘기고 서늘한 가을바람 기다리게요!!

다가섬 2007-08-28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프레이야 2007-08-28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이미지 바꾸셨네요. 좋아요^^

순오기 2007-08-28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혜경님, 이 이미지는 서재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시간대별로 마구 바뀌던데요~
어떤 땐, 남자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순오기를 남자로 아는 분도 있던데...
앞으로 저만의 이미지를 써야겠지요. 님들의 기억에 콱~~ 자리 잡을 수 있게요 ^*^

비로그인 2007-08-28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부러운데요.^^ 저에게도 이런 행운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ㅎㅎ

세실 2007-08-29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역시~~ 멋지십니다. 축하드려요~~
리뷰 읽어봐야징~

도서관 2007-08-29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버논 캐스카트가 우리집에 온지 딱 열흘이 되었다. 영어 잘하는 사람들이 들으면 정말 웃기겠지만 대충 필요한 단어 하나 넣어 콩글리쉬로 그렁저렁 뜻이 통하는 걸 보며, 6학년 우리 막내는 아주 신기해 한다. "민경아, 엄마가 단어만 알면 뜻이 통한다고 했잖아." 난 무식하고 용감한 아줌마의 전형처럼 이러면서 하고 싶은 말이나 뜻을 대부분 주고 받는다.

처음에는 본토 발음에 적응이 안되어 히어링이 전혀 안 되더니만, 이제는 그래도 하나씩 들린다. 그도 "홧 추 세이?" "세이 미 잉글리쉬" 하면서 우리 애들한테 말했는데, 이제는 나를 보고 말한다. 음~~ 이 말을 알아 들으니, 하고 싶은 말을 한영사전에서 찾아 보여주면 그가 읽고, 혹 바른 쓰임이 아닐때는 영한사전에서 다시 찾아 일러준다. 그러면서 "한국말로 어떻게 말해요?" 라고 물으면, 나는 한국말로 가르쳐준다. 그가 한국말을 배우는 것만큼, 나와 우리아이들의 영어실력도 향상돼야 할텐데...... "그까이꺼 뭐 대충 하면 되는 거지" 개그맨 장동민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그까이꺼 대충~~~" 하면서 주고 받은 대화로, 그의 종교가 이슬람이라 쇠고기, 돼지고기, 술, 담배, 커피나 콜라도 즐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이슬람은 게걸스럽게 먹지 않는다며, 접시에서 음식을 작게 나누어 경건하게 먹는 것을 발견했다. 소스를 위에 뿌린 음식을 먹지 않으며 식초가 가미된 것도 먹지 않았다.

음식을 잘 해주지도 못하지만, 많이 먹지 않으니 음식을 차릴 때마다 입에 맞지 않아 그러나 미안함이 든다. 물론 내가 하는 요리라면 무멋이든 좋다고 말하지만, 아닌 것은 절대 먹지 않는다. 과일도 잘 먹지 않아 물었더니, 미국에선 아침에 '그레이프 풀(우린 자몽이라 부른다), 점심에 '키위' 저녁엔 과일을 먹지 않는단다. 한국스타일은 아침에 사과를 먹는다 했더니 사과는 반쪽 이상 먹고, 천도복숭아는 그래도 잘 먹는다.

우린 굉장히 싱겁게 먹는 편인데 그는 짜게 먹는다. 참기름에 소금을 넣은 것에 야채(브로콜리, 피망, 당근)도 찍어먹고, 김밥도 찍어먹고, 어떤 땐 밥에도 참기름 소금을 넣어 먹는다. 반찬이 입에 맞으면, "밥 더 주세요!" 하면서 살살 담은 밥 두 공기를 먹는다. 약밥을 두 번 해 주었는데 잘 먹었으며, 감자를 넣은 닭볶음도 간간하고 달콤하게 조리듯 해 주니까 흡족하게 먹었다. 서로 탐색과 대화로 적응해가는 기간이지만, 하여간에 음식 문제가 시집살이 하듯 조심스럽다. 내가 누구든 어려워하지 않고, 또 특별히 잘 해주려고 스트레스도 받지 않는 성격이라 그나마 다행이다~ㅎㅎ

일요일, 이웃 중학교의 홈스테이 가정에서 친구들을 초대해 스파게티를 만들어 준다며 오전 10시에 데려가고 오후 6시쯤에 돌아왔다. 함께 광주로 오게 된 세 친구중에 그녀는 완전 한국인이었다. 어쩌면 한국의 해외입양아인지 모르겠다. 그의 외출로 잠시 우리끼리 해방공간을 맞았다. 그동안 크게 불편한 것도 없었는데, 왠지 해방공간이란 말이 확~~~실감난 하루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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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9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29 1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뽀송이 2007-08-31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푸하하하~~~^^
순오기님 애쓰시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젠 조금 적응하시고, 나아지셨나요?
콩글리쉬^^ 음식^^ 해방공간^^
재미나게 읽고 가요.^.~

순오기 2007-09-05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송이님, 제가 해야될 말이나 하고 싶은 말은 콩글리쉬든, 한영사전이든 의지해서 하는데, 도대체 리스닝이 안돼서 그 친구가 하는 말은 '소 귀에 경읽기'랍니다.
그러니 유창한 영어가 제게 무슨 소용이냐구요? ㅎㅎ~ 그 친구도 이런 제 상태를 눈치채고 저한테는 콩글리쉬로 한답니다~~~어우~0 팔려!!

프레이야 2007-09-14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래저래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 같아요. 부럽^^
콩글리쉬든 딩글리쉬든 재밌을 것 같은데 하기야 닥치면 떨리려나요..ㅎㅎ

순오기 2007-09-14 20:13   좋아요 0 | URL
뭐, 떨릴거야 없는데 아는게 없어서 단어가 생각 안나요~ㅎㅎ
그리고 말이 빠르니까 아는 단어 하나 건지는 것도 힘들더군요!
 

선정적인 포스터와 도발적인 질문으로 관객을 낚아보려는 의도에 내가 낚였는지 모르겠다~ ㅎㅎ 날도 더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인데,  잘 생긴 선남선녀의 정사씬을 살짝 엿보는 것도 솔직히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자청해서 낚였다! ㅋㅋ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라고 당신에게 묻는다면
"예" 라고 대답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신의 결혼생활을 되돌아 볼 빌미를 주는 도발적인 이 질문에 뜨끔할 커플은 또 얼마나 많을까? 이런 마음으로 가볍게 선택한 영화,

세상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이 사랑에는 잘 나가지 못한다? 그럼, 그럼~ 세상에 아쉬울 것 없는 사람들이 사랑까지 뜻대로 잘 된다면, 정말 별볼일 없이 사는 우리들은 너무 억울할 것 아닌가? ㅎㅎ 사람은 누구나 외로운 법 사랑도 잠시일 뿐, 변하거나 움직이는 거니까...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는 시도 있지 않는가!

결혼시장에서 좋은 조건 맞춰 결혼한 재벌 2세 커플(이동건 한채영분)과 죽고 못사는 연애 끝에 결혼한 커플(박용우 엄정화 분)의 엇갈린 사랑이야기다. 죽고 못 살 정도로 좋았거나, 너 없으면 못 산다는 말도 매일 얼굴 맞대고 살다보면 싫증나고, 물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적절한 때에 2세가 태어나, 그 사랑의 결실인 아기를 키우면서 또 알콩달콩 살아가는 것이다. 연애든 중매든 평범하게 짝 맞춰 사는 사람들의 결혼생활은 이렇게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아줌마들 말에, 101호든 102호든 까놓고 들여다보면 똑같다 하지 않는가!

이 영화는 두 커플의 엇갈린 사랑에 가볍게 비난하거나 돌을 던지지 못할 그 무언가가 있었다. 결혼이 상대를 소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아닌척 하면서도 사실은 그런 생각에 젖어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배우자에게 없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으려는 건 당연한 것 아닐까? 아니 배우자에게 없는 것이 아니라, 처음엔 좋게 생각했던 것들이 살면서 바라보는 나의 시각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 사람은 변하지 않았는데, 그를 바라보고 느끼는 내가 변했다는 것이다.

보호하고 싶은 여자 소여(한채영)를 사랑하는 그 남자, 민재(박용우)의 와이프 서유나(엄정화)는 누구의 보호도 필요없는 당당한 커리어 우먼이니까 남편의 보호가 발휘될 기회가 원천 봉쇄되는 건 아닌가? 또 반대로 애리애리한 아내 소여에게 한번도 뜨거운 욕구를 느끼지 못하는 그 남자 영준(이동건)은 당당한 그녀 유나를 한번 꺾어보고 싶은 도전이 생기지 않겠는가? 이렇게 배우자가 갖지 못한 것을 갈망하는 마음이 있다면, 누가 흔들리지 않겠냐 이 말이다. 평범한 가정 주부들도 어쩌면 이런 일탈을 꿈꾸지만 기회가 없어 걍~ 눌러 사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나이가 '불혹'이라고 알고 있지만, 불혹의 나이가 지나고 보니, 진짜 불혹부터 흔들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혼생활 20여년, 이혼하자 소리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겠으며, 도장 콱~ 찍고 끝내버리고 싶은 때가 왜 없었겠는가? 불혹도 지나고 '지천명'이 내일 모레인 내가 보기엔,
'니들이 사랑을 알아? 야~ 자식들 있어봐라. 이혼이 그렇게 쉬운 줄 알아?'
소리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니까....... ㅎㅎ

최근의 세태를 반영한 성적 호기심을 부추기는 가벼운 영화라고 비난할 요소도 충분히 있다. '파람 피기 좋은 날'이라는 솔직한 제목으로 들이댄 영화도 있었지만, 그와는 다르게 사랑에 대해 부부생활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주는 아주 현실적인 영화로 권태기쯤 된 부부라면 한번 같이 보면서 자신들의 부부생활을 점검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보고 나서 찜찜하다거나 구질구질한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다. 나름대로 그 이후를 상상해 볼 관객의 몫을 남겨준 결말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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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7-08-27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보고 싶은데....요즘 옆지기와 냉전중이라 치사해서 보러 가자는 말도 안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넘 반갑습니다. 영화 리뷰만 보면 30대 같으세용. 지천명이 내일 모레라니 전혀 믿기지 않습니다. 헤헤~~ 자주 뵈어요.

순오기 2007-08-27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반갑습니다. 도서관사서...저도 한때는 그런 일을 했지만, 여전히 제가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랍니다. 알라딘에서 만나는 반가운 이름 중 한 분이었어요. 방문에 댓글까지 남겨주니 영광입니다! ^*^
 

일요일 아침, 조조할인을 받기 위해 서둘러 콜롬버스를 찾았다. 디 워, 미스터 빈, 조디악 중에서 원어민강사 버논이 선택한 영화는 '조디악'이다~~~우리는 귀가 열려있어도 자막을 보느라 정신없는데, 버논은 모처럼 자기네 말을 실컷 들을 수 있어 좋겠다~ㅎㅎ(엄청 부러웠다는... )

하여간 킬러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공포의 대상이다, 이 영화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킬러가 사뭇 긴장감을 조성한다. 그러나 영화는 스릴러의 장점인 박진감을 표출하지 못하고 지루함과 졸림까지 선사한다. 아흠~~~졸려~~~ 우리의 '살인의 추억'에는 훨씬 못 미치고, 최근의 '검은집'에도 접근하지 못한다.

너무나 자세히 등장인물들의 동선까지 다 보여주는 편집이 영 맘에 안 든다. 예전에 한반도의 구성도 이래서 맘에 안 들었는데... 아무튼, 사건을 추적하고 수사하는 형사들이 느끼는 절망감, 심증은 있으되 물증이 없거나 증거물과 용의자가 일치하지 않는 벽에 부딪힘은 그런대로 전해진다.

이런 절망감과 장기화된 사건이 사람들에게 잊혀지듯, 다들 조디악 사건에서 손을 떼고 있을 때, 아무도 하지 않기에 나라도 한다며 어리버리 저능아란 별명이 붙은 삽화가 '그레이스미스'가 나선다. 사건 처음부터 관심을 갖고, 보이스카웃 경험을 바탕으로 암호도 해독하고 나름대로 사건 추이를 짜맞춰가는 모습이 진지하다.

1969년 7월 4일 일어난 살인사건이, 자신이 범인이라고 밝히는 편지를 샌프란시스코 3대 신문에 싣지 않으면 살인이 계속될 거라는 협박은 충분히 흥미로울 수 있는데, 전개가 너무 지루하게 펼쳐져 흥행은 보장할 수 없다. 120분이면 충분할 영화를 153분으로 만들어 15세 등급이니 대략 짐작되시죠? 영화리뷰를 써 보라는 나의 말에 남긴, 버논 캐스카트의 감상을 옮기니 영어가 되시는 분들은 해석 좀 해 주시죠! ㅎㅎ

Zodiac - Fincher fails to thrill in this potboiler

The thriller by David Fincher, set in 1970's California, revolves around the decade long search for a killer in the Bay area. Actors Jake Gyllenhall and Robert Downey, Jr are convincing in their roles as pursuers of the truth but nothing can save this drawn-out yarn that ends not with a bang, but a whimper. In his endeavor to convey the anxiety of life during this very thrilling time, Fincher fails miserab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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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23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실망이 컸던 영화였습니다. 저 역시 졸려서 죽을 뻔 했습니다. 예고편에 낚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였어요.ㅜ.ㅜ

순오기 2007-08-23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렇죠? 스릴 없는 스릴러!
발자국 꾸욱~ 찍어주셔서 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