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보다 - 동물들이 나누는 이야기
윤여림 글, 이유정 그림 / 낮은산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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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는 1학년들 표정이 사뭇 진지합니다.
그림책은 대충 설렁설렁 휘리릭 넘기던 녀석들도 뭔가 느끼는 게 있나 봅니다.
그게 뭘까요?
부모님과 함께 갔던 동물원에서 사진 찍으며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는 걸까...
우리에 갇혀 있어 더 이상 다가갈 수 없던 안타까움을 생각하는 걸까요?

우리집에는 종일 우물거리며 뭔가를 먹어대는 '돼지토끼'가 있습니다.
토끼장안에 갇혀 넣어주던 마른 풀만 먹던 토끼는 제법 자라니까 우리를 탈출해서
손바닥만한 화단을 초토화시키고 화분에서 자라던 부드러운 풀잎도 몽땅 먹어치웠습니다.
먹을만한 화초를 싹 먹어치운 녀석은 무화과나무를 갉아 먹고 좀 뻐신 관음죽까지 먹었습니다.
정말 하루 종일 먹어대니 '돼지토끼'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녀석입니다.ㅋㅋ

'서로를 보다' 그림책에 나오는 동물들은 어떨까...
바람처럼 초원을 달리는 동물 치타는 신나게 초원을 달리겠지요?

젖먹이 동물 가운데 가장 빠른 치타는 한 시간에 백 킬로미터 속도로 달릴수 있다지만
동물원 우리에 갇혀지내느라
그렇게 달려보지 못해서 잘 모른답니다.ㅠ

구름처럼 하늘을 나는 동물, 쇠홍학

나뭇가지를 타고 숲을 누비는 동물, 긴팔원숭이

파도를 타고 바다를 누비는 동물, 돌고래

얼음 들판 위로 떠도는 동물, 북극곰은 어떻게 지낼까요?

쇠홍학은 먹이가 많은 호수를 찾아 날지 못하고
긴팔원숭이는 힘센 팔로 하루종일 창살에 매달릴 뿐이고
조련사 말을 잘 알아들어 똑똑한 돌고래는 바다가 그립다고 친구에게 말하고
북극곰은 추운 북극의 눈보라가 기억나질 않는답니다.

이들은 왜 갇혀서 지내는 걸까요?
그들이 누리던 자유를 누가 무슨 권리로 빼앗아 갔을까...

달처럼 어둠 사이를 가르는 동물, 올빼미
바위산 위로 뛰어오르는 동물, 바바리양
함께 노래하고 사냥하는 동물, 늑대
함께 집을 짓고 지키는 동물, 프레리도그

동물을 강조하기 위해 쉼표를 넣어 준 글쓰기가 눈에 띕니다.
이들은 자유롭게 지내고 있을까요?


1학년이 보는 그림책에는 하늘을 날지 않고 앉아 있는 올빼미가 보입니다.

그럼, 해처럼 하늘 높이 떠오르는 동물, 콘도르는 마음껏 하늘을 날고 있을까요?

안데스 산맥 높은 곳에 둥지를 짓는 콘도르도 역시 하늘을 날지 못하고 앉아 있습니다.
왜?

그 누구보다 자유로운 동물, 인간은 어떨까요?
자연을 이해하는 능력이랑
자연을 파괴하는 능력이 모두 뛰어난 인간은...

우리 안에서 바라보는 동물의 눈빛은 애절합니다.
그의 눈에 담긴 간절한 소망을 알아채는 사람은 없는 걸까...
눈과 눈을 마주하고 서로의 마음을 읽어내는데 힘은 무얼까요?

우리집의 돼지토끼는 햇살을 쪼이며 화단에서 마음껏 노닐다가
밤이 되면 베란다 제집으로 돌아와 마른풀을 먹고 잠이 듭니다.

사람은 남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에 신경쓰느라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하는 동물입니다.
우리에 갇혀서 자유를 잃은 동물처럼
사람도 갇힌 동물과 다를 바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바람처럼 달리지도, 해처럼 솟아오르지도,
산 위로 바다 위로 뛰어로르지도 못하지만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가지면 행복해질까요?

'콘도르'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라는 뜻하는 잉카말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눈과 눈을 바라보면서 서로의 마음을 읽어내는 사랑!
비록 하나는 우리 안에서, 다른 하나는 우리 밖에서 바라 볼지라도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는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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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2-11-30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다.

순오기 2012-12-01 00:57   좋아요 0 | URL
정말요?^^

라로 2012-12-01 12:57   좋아요 0 | URL
ㅋㅎㅎㅎㅎㅎㅎ
정말 좋아요!!^^
 
아파트 옆 작은 논 사회와 친해지는 책
김남중 지음, 김병하 그림, 박광래 감수 / 창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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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옆 작은 논>은 광주 '한새봉두레'와 벼농사를 함께한 작가가 재구성한 벼농사 이야기 책이다.
아이들이 돈 주고 참가하는 이벤트 체험학습이 아니라 광주 북구 일곡동 '한새봉두레' 가족들이 벼농사를 지은 실제 이야기다.
'지승아, 출연해줘서 고맙다!'는 작가 사인도 책 속 주인공으로 등장한 김지승 어린이에게 해준 것이다.

김남중 작가는 강연에서도 학생들 이름을 적으며 나중에 주인공으로 쓰겠다는 말씀을 했는데, 실제로 아는 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책을 만나니 신기하고, 출연해 줘서 고맙다는 작가 사인도 정겹다.^^


주인공 '지승이'는 나와 숲해설가 교육을 같이 받은 별꽃쌤 아들로, 7월초 지리산 행정마을에서 1박을 한 인연이 있다.
지승이는 행정마을에서도 곤충관찰에 몰입하던 꼬마곤충박사로 블로그(http://blog.daum.net/gjs0917/2)도 운영하고,
한새봉두레 소식지에 곤충 글과 사진을 싣는 필자다. 내가 아는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책을 읽으니 특별한 느낌이다.
지승이는 지금 6학년이지만, 책에선 벼농사를 처음 시작할 때 이야기라 4학년으로 나온다.
오늘 작가님과 통화하면서 지승이 가족 이야기를 했더니, 광주에선 순오기의 레이다에 다 포착된다고 조심해야겠단다.ㅋㅋ
"조심할 게 뭐 있어요, 좋은 인연인데요!"^^

광주 일곡동은 신도시가 형성되면서 한새봉 바로 앞까지 아파트가 들어섰다.
개구리논이라 불리는 노동식 할아버지의 아파트 옆 작은 논 네 배미는 한새봉 안에 있다.
책 속에 나오는 '한새봉숲사랑이(한새봉지킴이)' 다섯 분과 숲해설가 교육을 받으며, 그녀들에게 들은 한새봉 개구리논 이야기를 책으로 확인하니 신기하다.
8월 12일엔 한새봉에 가서 숲해설 안내를 받을건데, 그때 개구리논도 내 눈으로 확인한다.^^

작품 속 지승이 엄마 '오은영'씨는 내가 아는 별꽃쌤 본명은 아니다.^^
지승이 엄마 오은영씨나 소리와 소리엄마 김미경씨도 한새봉두레 누군가가 모델이 되었을 듯.
아는 사람이 나온다고 등장인물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그림은 지승이와 엄마랑 소리 모습이다.

평생 농사를 짓다가 기운이 딸려 더 이상 벼농사를 할 수 없는 노동식 할아버지께,
논을 빌려 함께 벼농사를 지을 한새봉두레 회원을 모집한다는 현수막을 걸었고...

지승이네와 소리네를 비롯한 많은 가족이 참여했다.
단기 4343년 4월 17일 한새봉 산신께 올해 농사를 시작한다고 해오름제를 올리고
벼농사 선생님을 모시고 차근차근 준비 과정을 거쳐 드디어 모내기를 했다.
농약과 화학 비료를 안 쓰는 친환경 벼농사로 도시 사람들은 경험 하기 어려운데, 한새봉두레는 복받은 가족이다.

지승이네와 소리네를 중심으로 벼농사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벼농사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농사교실도 들어있다.
농촌에서 자란 어른들은 그 시절을 되새김할 수 있고, 어린이들은 날마다 먹는 쌀밥이 이렇게 나오는구나, 배우게 된다.

벼농사 뿐 아니라 개구리논에는 어떤 생물들이 살고 있는지도 배운다.
자연은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생물종이 더불어 사는 곳이라는 걸 체득한다.
한새봉두레는 개구리논에 사는 동식물을 조사하고 변화를 시기별로 기록하고 사진으로 남긴다.
정기적인 조사를 통해 개구리논이 얼마나 건강한 상태계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모내기를 하고 한참 후 온통 풀밭이 된 논에 잡초를 뽑으러 사람들이 모였다.
엄마한테 억지로 끌려와 투덜대는 중학생 형과 왜 우리만 일하느냐고 따지는 아이도 있다.
하지만 새참을 먹는 즐거움과 신성한 노동 가치와 특별한 일을 해냈다는 뿌듯함도 느낀다.
국립농업과학원의 박광래 박사님과의 인터뷰와 한새봉숲사랑이 엄마들과 개구리논에 사는 생물들을 관찰하고 설명을 듣는 건 신나는 덤이다.

지승이의 논 동물 관찰 일기와

소리의 논 식물 관찰 일기는 살아있는 체험학습이다.

추석을 앞두고 태풍이 몰고 온 비에 개구리논이 엉망이 되었다.
농사를 망쳤다고 한탄하지 않고 모두 달려들어 쓰러진 벼를 묶어 세우며 복구작업에 힘을 모았다. 태풍에 넝쿨째 굴러온 호박을 가져간 사람은 누구?^^

태풍하고 싸우면서도 벼이삭을 튼실하게 키워낸 논을 둘러보며 추수의 기쁨을 누릴 차례다.
누렇게 익은 논을 바라보는 한새봉두레 식구들은 가슴이 벅차올랐겠다.

조심스럽게 낫을 다루는 법을 배워 벼베기를 하는 아이들, 탈곡까지 직접 하는 호사를 맛본다.
아이들이 이런 체험을 할 수 있는 건 정말 신의 축복이다.
농사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한 이 아이들이 밥을 먹을 때 쌀 한 알인 듯 허투루 버리겠는가? 살아있는 교육이란 바로 이런 것이리라.

'잘 가꾼 자연유산.문화유산'에 선정된 한새봉 개구리논 한국내셔널트러스트상 수상!

내셔널트러스트는 영국에서 1895년에 시작된 시민운동으로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소중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시민들이 직접 소유하여 잘 관리하고 오랫동안 보존하자는 운동을 펴는 비영리 민간단체인데 '잘 가꾼 자연유산.문화유산'으로 한새봉 개구리논을 인정한 것이다.

한새봉두레의 친환경 무농약 벼농사로 생태계가 살아나 다양한 생물들이 늘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개구리논과 한새봉에서 자연과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뛰어노는 것처럼, 이런 모임과 활동이 많아지면 좋겠다.
친환경 벼농사는 안전한 먹을거리와 식량주권을 지켜내기 위해서도 더 많이 확산돼야 한다.

한새봉을 잘라 길을 내려고 할 때, 인간띠를 만들어 한새봉을 지켜내는 모습은 가슴이 뭉클했다.
숲해설가 교육을 받고 자기 지역의 지킴이 활동도 하는데, 우리 동네는 어등산 지킴이가 있다.
자연은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후손에게 빌려쓰는 것이라는 말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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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무 2012-07-24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멋지네요!! 아이들 직접체험할 수 없으니 이 책 읽고 간접체험이라도 하게 해야 겠네요.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순오기 2012-07-26 18:23   좋아요 0 | URL
직접 농사를 지어보는 아이들이 얼마나 되겠어요~ 축복받은 소수겠지요.^^

단발머리 2012-07-25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이 책 멋진대요~ 사실 애들이 아니라, 제가 읽어야할 책이네요. 저야말로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거든요. 10살때쯤 이모님 논에 추수할 때 딱 한 번 가본게 전부예요. 정말, 요즘 어린이들과 똑같지요~ ㅋㅎㅎ 개구리논이라니, 너무 근사한대요. 애기들이랑 일독할랍니다~~

순오기 2012-07-26 18:25   좋아요 0 | URL
서울내기 중엔 쌀나무라 할 사람도 있겠지요.^^

희망찬샘 2012-07-25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책이군요. 이 아이들의 부모님이 참 멋진 분이시네요. 실화를 다룬 이야기책이라는 거지요? 살아있는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쌀 한 톨의 의미를 말해주지 않아도 잘 알겠어요. 지승이 멋져요.

순오기 2012-07-26 18:25   좋아요 0 | URL
복받은 아이들이지요~~~ ^^
한새봉지킴이들은 한새봉과 개구리논에서 정기적인 생태수업도 한답니다.
우린 8월 12일에 한새봉에 가서 지킴이들의 숲해설을 받기로 했어요.^^

rosa 2012-07-25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동적인 이야기네요! 소중한 가치를 지켜가는 사람들의 얘기는 늘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궁금한데요, 앞으로도 아파트옆 작은논이 계속 지켜질 수 있을지.

순오기 2012-07-26 18:26   좋아요 0 | URL
소중한 가치를 지켜가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야겠지요.
개구리논은 한새동두레가 3년째 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될 거 같아요.^^

수퍼남매맘 2012-07-26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시 아이들의 농촌 체험학습이 일회성에 그치는 게 아쉽다는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어떤 샘의 말씀이 기억나네요.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또한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 다 멋지십니다. 지승군도, 그 부모님도, 작가님도, 두레분들도요.

순오기 2012-07-26 18:27   좋아요 0 | URL
농촌체험 뿐 아니라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학습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건 정말 아쉽죠.ㅜ
세상에 우리가 모르는 멋진 분들이 많지요~ ^^

라로 2012-07-26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이네요,,이것도 보관함에,,^^

순오기 2012-07-26 18:28   좋아요 0 | URL
보관함은 언제나 미어터질 듯...^^
 
내가 아빠고, 아빠가 나라면
이병승 글, 홍성화 그림 / 대교북스주니어 / 2012년 2월
품절


아빠와 유치원 딸내미의 역할을 바꾸기?
아빠와 딸이 역할을 바꾼다는 설정은 충분히 호기심이 발동할 소재다.
그림책에 워크북과 뽀로로 미니 색연필까지 있어 초등생들도 좋아했다.

작가님도 성장기에 자기 맘을 몰라 주는 부모님과 역할을 바꿔보고 싶었을까?
아니면 자녀를 키우며 그런 생각을 했던 걸까...

어릴 때, 엄마랑 아빠처럼 빨리 커서 어른이 되고 싶단 생각을 다들 하지 않았을까?^^
어른만 되면 무엇이든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어른이 되어도 맘대로 할 수 있는게 많지 않다는 걸 깨닫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지.ㅠ

비오는 날, 우산이 뒤집힌 민이는 무엇이든 척척 해결하는 아빠가 부럽다.
아빠는 놀기만 하는 민이가 부럽고...

놀기만 하는 건 아니라는 민이와
뭐든지 척척 잘하는 건 아니라는 아빠는 의기투합, 서로의 역할을 바꾸기로 했다.
새끼 손가락 고리 걸고 꼭꼭 약속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렸고...

마트에 간 아빠와 민이,
민이는 카트에 장난감만 한가득 실었는데
아빠는 '넥타이'를 사달라고 조른다.
민이는 "안 돼요!"라는 말로 따끔하게 혼을 내 주었고...^^

어쩌면 아빠가 된 민이는 '안돼!'라는 말을 제일 하고 싶었던 거 아닐까?
성장기에 어른들에게 가장 많이, 자주 듣는 말이니까.
"안돼, 하지마!"
민이는 통쾌하게 한 마디를 날리는 것으로 스트레스가 풀렸을 거 같다.ㅋㅋ
민이가 된 아빠는, 꼼짝없이 넥타이를 포기해야 했고...

자~ 아빠가 된 민이는 이제 아빠 회사로 출근을 해야 한다.
아빠의 커다란 구두도 신어보고 안경이랑 양복도 입어 본다.
요렇게 아빠가 되어 보는 게 얼마나 신 날까?^^

아빠가 된 민이의 표정을 관찰하며 회사에서 일은 잘하는지 따라가 보자.
큼지막한 아빠의 자켓을 걸치고 세발자전거를 타고 가는 아이
바쁜 출근길 사람들의 놀라는 표정도 재미있다. 그야말로 서프라이즈!!

민이가 아빠 회사에서 한 일은 '자기 얼굴 복사하기'!
하하~~ 우리 아들 같은 녀석이 여기도 있네.ㅋㅋ
우리아들도 초등학교 때, 복사기에 자기 얼굴 집어 넣고 출력시켰는데,
불빛에 눈을 보호하기 위해 두 눈 꼭 감은채 얼굴 사진이 나왔더라~
자기 얼굴이 어떻게 나오는지 엄청 궁금했다는데
애들이 궁금해하는 게 이런 거라는 걸 어른들은 짐작이나 할까?^^

민이는 아빠 자리에 앉아 게임만 하고,
빙글빙글 회전의자를 굴려 여기저기로 씽씽 바람처럼 달리는 게 신난다.
글쎄~ 남들은 열심히 일하는데 혼자 놀아도 되나?
모두 열심히 일하고 있구만...^^

사무실에 혼자 남아 야근하는 민이
"으악, 귀신이다!"
용감무쌍하던 민이는 간이 콩알만해졌다.

온종일 민이를 몰래 따라 다니며 지켜보는 아빠는
"오늘도 무사히!"
라는 구호가 저절로 새어나왔을 거다.
긴장하는 중에도 깨알같은 재미를 주는 곰돌이와 달팽이.^^

퇴근하는 길,
거인국에 온 소인처럼, 민이는 덩치 큰 어른들 사이에 갇혔다.
아빠가 되려면 방귀가 나와도 꼭 참아야 해.
아빠는 뭐든지 척척 잘하니까~~~ ^^

휴~~ 지하철에서 내린 민이는, 다시 세발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휴~~ 아빠는 민이가 다칠까봐 노심초사!
여기서 끝이라면 말이 안되지~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

집에 돌아와 아빠의 군복을 발견한 민이~~
저벅저벅 행진을 하고, 주르륵 밧줄 타기도 성공이다.
씨이잉~ 전투기 조종도 해보고,비행기와 탱크도 몰아 보자.

깨알같은 재미가 곳곳에 숨어 있다.
곰돌이와 달팽이의 찬조 출연!^^

민이가 된 아빠는 최고의 순간을 맞이한다.
와우~ 민이의 유치원 친구들을 불러다 즐기는 물놀이니!ㅋㅋ

민이는 부러움이 가득하지만,
아빠 체면에 친구들이랑 물놀이를 할 수도 없고~ 어쩜 좋아!ㅜㅜ

주말에 놀이 공원에 간 아빠(민이)는 드디어 복수의 순간을 맞는다.
세상에~~사자도 무서워하지 않는 아빠가 바이킹을 무서워 하다니!ㅋㅋㅋ

놀라운 반전은 바로 여기!^^
누가 누구를 잃어버리고 찾는 건지~ ㅋㅋㅋ
"아이를 찾습니다. 이름은 김철우, 나이는 36세."

집으로 돌아온 아빠 민이는 집안일 정리로 바쁘다.
고칠 것도 많고....

전구를 갈려고 의자 위에서 까치발로 손을 뻗는 순간~~~~

'아빠노릇은 너무 힘들어~~~~~ ㅜㅜ'
민이는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고 싶지만, 아빠한테 도로 바꾸자고 먼저 말할 수는 없다.
도로 바꾸자는 아빠 말에 못 이기는 척 얼른 제자리를 찾은 민이.ㅋㅋ
역시 입장을 바꿔 봐야 얼마나 힘드는지 알 수 있겠지.^^

역할바꾸기를 끝낸 민이와 아빠는 행복한 낮잠시간~
소파에서 잠든 부녀, 그 머리 위쪽에 가족 사진이 보인다.
이 책을 보는내내 왜 엄마가 등장하지 않는지 혹시 엄마가 없는 걸까 궁금했는데...
<내가 엄마고, 엄마가 나라면> 책이 따로 있기 때문인 듯.

온몸으로 놀아주는 아빠는 아이의 뇌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전문가의 조언.
우리 아빠는 몸으로 놀아주는 아빠인가?
이 책을 본 아이들은 나름대로 자기 아빠를 평가 할 것이다.
자녀의 평가에 자신 없는 아빠라면...
엄마처럼 자꾸 무언가 가르치려 들지 말고 무조건 함께 몸으로 놀아주시라~ ^^

우리 삼남매는 어릴 때 아빠와 잘 놀았다.
아빠가 퇴근하면 현관에서 쓩쓩~ 안아주는 차례를 기다리는 것부터
아빠는 체구가 커서 기운도 좋아 붕붕~~ 비행기는 기본이고.
우유팩 블럭을 쌓아 배치기로 무너뜨리거나 씨름한다고 같이 뒹굴며 놀아줬다.

워크북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활동지가 다양하다.
2학년 *빈이에게 선물로 주었는데, 어떻게 활동했을지 기대된다.

초등생들은 차례를 기다려 이 책을 읽고, 역할을 바꾸고 싶은 사람으로
엄마, 아빠, 동생, 친구, 선생님 등 줄줄이 읊었다.
엄마가 돼서 동생을 야단치고 싶다는 아이와
선생님이 되어 심술쟁이 짝꿍을 혼내고 싶다는 의견에도 공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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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1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5-05 15:55   좋아요 0 | URL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지나는 중이군요.ㅜㅜ
 
[나에게 키스하지 마세요]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나에게 키스하지 마세요 -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글로연 그림책 2
툴리오 호다 지음, 김희진 옮김 / 글로연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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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키스하지 마세요>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대체 얼마나 대단하고 멋진 인생을 살기에 지금 이대로가 좋다는 걸까?
설마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는 아니겠지!^^

우리들이 아는 '개구리 왕자'의 그 다음 이야기를 그린 걸까?
존 셰스카의 <개구리 왕자 그 뒷이야기>도 예상치 못한 결말에 크하하하~ 웃었는데
<나에게 키스하지 마세요>는 어떤 이야기와 반전이 숨어 있을지 기대되었다.

개구리 왕눈이가 살던 무지개 연못은 아니어도 평화로운 풍경이다.
잠자리는 연못 위를 한가로이 날고,
백 년에 한 번씩 열리는 축제를 준비하는 개구리들은 아침체조가 한창이다.

딱 한 마리만 빼고... 오~ 이런 그림 너무 좋아!@@

거울을 들여다 보며 예쁘게 꾸미느라 다들 바쁘다.
축제가 시작되면 이웃 왕국의 왕자들이 찾아오고, 왕자의 키스를 받은 개구리는 공주님으로 변신한다.
눈썹을 붙이고 화관도 쓰고 연지곤지를 찍으며 왕자의 간택을 기다리는 개구리들~

딱 한 마리만 빼고...
우리의 주인공 엘레나에게는 가슴 설레는 특별한 날이 아니다. 더구나 왕자는 기다리지도 않고...

'예쁘게 꾸미고 왕자의 키스를 받아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가질 수 있는 공주가 되라'고 친구가 설득해도 꿋꿋한 엘레나.
흥! 나한테 왕자는 필요없어!
도도하게 팔짱을 낀 엘레나는 모두가 '예' 할 때 '아니오!'하는 개구리다.
모두 공주가 되고 싶어하는 신데렐라 컴플렉스를 가볍게 극복하는 엘레나 넘 멋져!^^

드디어 키스의 축제가 시작되고
예쁘게 꾸민 개구리들은 왕자의 키스를 받아 공주가 되는 시간이다.

저녁이 되어 혼자 남은 엘레나는 조금 외롭고 슬펐지만 마음은 편안했다.
성 안에서는 살고 싶지도 않고,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여기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벌레도 먹고 달빛 아래에서 노래할 수 있는 곳이니까!

엘레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왕자가 곁에 가까이 있었으니~ 엘레나는 가슴가득 기쁨이 차올랐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달빛 아래에서 노래하고...

벌레도 먹으면서~~~~~~~이거야 말로 운명적인 만남이다!

하루가 다 끝나갈 때쯤, 모든 개구리들은 그들의 왕자님을 만났다.
왕자를 기다리지 않았던 엘레나까지도!^^

남들이 하는대로 아무 생각없이 따라가지 않는 줏대있는 엘레나.
천생배필을 만난 엘레나와 왕자의 그 뒷이야기도 상상해보면 재밌겠다.
존 셰스카가 그린 <개구리 왕자 그 뒷이야기>도 읽어보고...

내 인생은 나의 것~~ 내가 꿈꾸는 인생은 어떤 것인가?
왕관을 던져 버린 개구리 왕자와 엘레나에게 내 인생을 사는 법을 배워보자!
나는 이렇게 자기 인생에 주인으로 사는 삶이 좋다. <종이봉지 공주>도 그래서 좋고...^^
<나에게 키스하지 마세요>를 읽고,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은 어떤 것인지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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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12-03-31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겠어요~ 키스하지 않겠어요~^^

순오기 2012-03-31 06:50   좋아요 0 | URL
^^
 
[내가 정말?]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내가 정말? 꼬까신 아기 그림책 11
최숙희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12월
예약주문


아~ 정말 사랑스런 그림책이다.
최숙희 작가의 책은 그림만 봐도 홀딱 반하게 된다.
더구나 주인공 아이가 내 아이로 감정이입 되면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든다.

<괜찮아>는 초등 1학년 읽기에 실려 유아 뿐 아니라 어린이와도 친숙하다.
최숙희 작가의 그림책을 보면 '우리 아이(나)도 어렸을 때 이랬구나!'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하게 된다.

'최숙희'라는 작가는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요렇게 사랑스런 그림책을 만드는 거야?
출렁이는 궁금증과 호기심은 작가 사진과 소개글을 들여다보게 한다.
<너는 기적이야>에서 열일곱 해 전에 아들을 낳고 엄마가 되었다 했고,
<내가 정말?>에서는 깜찍한 딸을 주인공으로 삼았으니 아들과 딸을 둔 엄마일까?
딸을 키우지 않았다면 요렇게 사랑스런 캐릭터를 그릴 수 있을지...

깜찍한 꼬마는 엄마와 동물원에 갔다.
아이들 성장기에 동물원은 꼭 가는 곳이기에 우리 삼남매도 동물원에 여러 번 갔었다.

아이가 특별히 좋아하는 동물이 있다면 그곳은 1순위로 가게 된다.
우리 아이들은 원숭이를 좋아했고, 활짝 펼친 공작 꼬리를 보며 환호성을 질렀었다.
우리의 주인공은 어떤 동물을 만나게 될까...

엄마는 동물을 보면서 아이에게 들려준다.
"너도 아기였을 때 말이야~~~~ "
그러면 아이는 화들짝 놀라며
"내가 정말?"
"내가 정말?"
반복되는 이 질문은 책 제목이기도 하다.

네가 아기였을 때
넌 아기 캥거루처럼 아주 조그마했고, 아기 오리들처럼 꽥꽥 울어 댔고
아기 악어처럼 엉금엉금 기어 다녔고, 아기 코끼리처럼 여기저기 똥을 쌌다고...

엄마는 또 말하지, 너는 아기였을 때~
아기 타조처럼 머리카락이 조금밖에 없었고
아기 돼지처럼 엄마 젖만 먹었고,아기 사자처럼 쿨물 잠만 잤다고...

그럼 넌 "내가 정말?"하고 묻고 또 대답하지~
머리카락을 꼬불꼬불 말 수도 있고, 냠냠냠 뭐든지 잘 먹고, 눈이 말똥말똥하다고...^^

이쯤에서 어린 독자들은 나는 어떻게 자랐는지
엄마는 우리 아이는 어떻게 자랐는지 앨범을 뒤적이게 되지~
우리 삼남매는 요렇게 엄마 젖을 먹고(엄마 젖은 간식으로^^)쑥쑥 자라났다.

아기 코알라처럼 엄마 등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는 엄마 말을 믿기 어려운 아이는
정말?
내가 정말?
내가 정말 정말?
거듭 묻더니...

"말도 안돼!"

"난 다 컸어!"


날마다 조금씩 조금씩 부모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며 눈부시게 성장하지만
여전히 엄마 등을 참 좋아하는 아이가 정말 다 컸을까?^^

적어도 혼자 여행을 하고 음식을 만들 수 있으며
부모 품을 떠나 경제적인 홀로서기를 해야 진정 다 컸다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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