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 이해인 수녀의 사모곡
이해인 지음 / 샘터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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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10일, 이해인 수녀님의 어머니 김순옥 할머니의 장례 미사 강론에서 김신부님의 말씀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할머니의 삶은
한 장의 단풍잎 같았지요.
바람에 떨어졌어도
책갈피에 넣어 간직하고 싶은
단풍잎처럼 고운 삶을 사셨지요! "
 

"인생이라는 학교에서
학업을 마치고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분에게
슬픔 중에도 다 같이
축하를 드립시다!"

내가 꿈꾸는 장례식 풍경화를 이 책에서 만났다. 부모의 죽음을 맞이한 자식의 슬픔이야 말할 나위 없지만, 이렇게 멋지게 보내드릴 수 있다면 참 행복하단 생각을 해봤다. 어머니를 보내고 암투병중인 이해인수녀님의 절절한 사모곡에 눈물 콧물이 흘렀다. 내 어머니와 닮은 점이 많은 수녀님 어머니라 더 감정이입이 되었던 듯하다. 꽃향기가 날 것 같은 시집, 편지마다 마른 꽃잎을 붙여 보냈다는 수녀님 어머니의 향기가 오롯이 담겨 있다. 오래된 책갈피에 꽂아 둔 마른 꽃잎들이 정겹다.



예쁜 헝겊을 모아 색색깔 골무를 만들어 나눠주고, 가방이나 밥상보를 만들었다는 수녀님 어머니처럼, 내어머니도 바느질 하고 남은 천을 조각보이불이나 밥상보와 속바지등을 만들어 주셨다. 엄마가 만들어 준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것들을 간직하고 쓸 때마다 참한 엄마 솜씨를 따라 가려면 멀었단 생각을 종종 한다. 우리 엄마가 바느질 할때만 해도 그리 몸 고생하진 않으셨는데 그 후 실질적인 가장으로 인고의 세월을 보냈기에 엄마 생각만 하면 언제나 눈물이 앞을 가린다.

수녀님 어머니는 남편이 납치되고 4남매를 키우며 51년을 혼자 사셨다니 그 자식들의 애절함은 말로 다 하지 못하리라 짐작된다. 그래도 우리 엄마처럼 생활전선에서 험한 고생은 안 하시고 곱게 세상을 사신 것 같아 다행스럽다. 생전 눈물을 보이지 않던 어머니가 해인 수녀가 집을 떠나 오기 전날 묵주를 들고 통곡했다고 한다. 평범한 삶을 포기하고 하느님께 딸을 드리는 그 모성이야 수녀님 어머니라고 다를 리 있겠나 싶어 눈시울이 또 뜨거워졌다. 강원도 양구에서 나고 자란 수녀님 어머니는 참 심성이 곱고 정갈하게 한 평생을 사셨다. 입에 험한 말 한번 없이 자신을 다스리며 사셨다니 존경심이 절로 생긴다. 이해인 수녀님도 엄마를 생각하며 자세를 고쳤다고 고백한다.

고통이 지극한 상황에서도
'죽겠다' '못 살겠다'
극단적인 막말로 푸념을 못 하시던 엄마

"내 몸이 안정적이질 못하네
속히 안정을 취해야 할 텐데!"
정도로 괴로움을 표현하곤 하셨지요

어쩌다 막말을 하고 싶을 적마다
엄마를 생각하며 자세를 고칩니다
( 엄마 흉내 내기 119쪽)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마음이 울컥울컥 뜨거워진다. 지난 주 심한 감기로 몸도 맘도 약해진 상태로 읽었기에 더 눈물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너무 맘이 아파서 리뷰도 쓸 수 없었던 내 눈물의 원천인 엄마를 생각하며 자꾸만 싯구절만 읽어 댔다. 수녀님의 사모곡이 내 사모곡이란 감정이입에 뜨거움이 올라와 강팍하고 싸늘한 내 마음을 무장해제할 수밖에 없었다.

엄마를 부르는 동안은
나이 든 어른도
모두 어린이가 됩니다

밝게 웃다가도
섧게 울고

좋다고 했다가도
싫다고 투정이고

변덕을 부려도
용서가 되니
반갑고 고맙고
기쁘대요

엄마를 부르는 동안은
나쁜 생각도 멀리 가고
죄를 짓지 않아 좋대요

세상에 엄마가 있는 이도
엄마가 없는 이도
엄마를 부르며
마음이 착하고 맑아지는 행복
어린이가 되는 행복!
  (엄마를 부르는 동안 46~47쪽)

내 엄마가 항상 내 편이 되어 주었듯이, 나도 내 아들과 딸에게 언제나 변함없는 사랑과 응원을 하리라 맘 먹는다. 세상에 영원한 내 편 하나 있다는 것은 또 얼마나 든든한가! 그런 엄마가 살아계실 때, 여고시절에 완성하지 못했던 내 마음의 시 한편을 바쳐야지 다시 맘을 추스린다.

이렇게 나이를 먹어서도
엄마와 헤어질 때면 눈물이 난다
낙엽 타는 노모의 적막한 얼굴과
젖은 목소리를 뒤로 하고 기차를 타면
추수를 끝낸 가을 들판처럼
비어가는 내 마음
순례자인 어머니가
순례자인 딸을 낳은
아프지만 아름다운 세상

늘 함께 살고 싶어도
함께 살 수는 없는
엄마와 딸이

서로를 감싸 주며
꿈에서도 하나 되는
미역빛 그리움이여
(엄마와 딸 1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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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흙 2008-12-04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그래서이겠지만 리뷰도 절절합니다. 나이 먹어가는 딸에게 엄마가 어떤 느낌인지 순오기님도, 저도 잘 알지요. 그럴 때, 자는 내 딸 머리를 만져보고 앉아 있으면 가슴 가득 눈물이 차올라옵니다. 잘 읽었어요.

순오기 2008-12-05 03:53   좋아요 0 | URL
나이 먹어가는 딸에게 엄마가 어떤 느낌인지 아는 파란흙님은 잠자는 딸의 머리를 만져보는군요.^^

2008-12-04 1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05 0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8-12-04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해인 수녀님의 그 맑고 단아한이 어머니께로부터 전해졌나봐요. 눈물콧물 장례식이 아닌 눈물 날지언정 축복해주는 잔치같은 장례식, 정말 사모하게 되네요. 하나하나 진심이 단긴 애틋한 리뷰가 마음을 울려요.

순오기 2008-12-05 03:54   좋아요 0 | URL
저런 장례식을 꿈꿔왔어요~~ 내가 죽은 후에 저런 모습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2008-12-04 2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05 0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05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06 2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07 2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치료의 첫걸음 아동청소년문학도서관 3
명창순 지음 / 푸른책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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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발달할수록 사람들은 소통의 단절과 소외라는 아이러니를 겪는다. 더 많은 문명의 이기가 개발되어 소통의 수단은 늘어나는데, 오히려 단절과 소외는 현대인의 병으로 자리매김 되었다.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없는 절대적 고독과 우울증은 치명적 결과를 가져온다. 그런 사례를 보면서 나는 진정한 친구가 있는지 혹은 내가 누군가의 진정한 친구인지 성찰하는 계기도 되었다.

이런 소통의 단절은 어른들만의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친구와 선생님 뿐 아니라 생활에 바쁜 부모와도 소통의 단절을 겪고 있다. 오히려 아이들은 이런 환경에 방치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어른이나 아이도 매번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는 없기에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책이고, 독서치료의 과정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나 역시 심한 충격을 받았을 때 침잠하듯 책에 빠져들었으니, 나름대로 책을 통한 치유의 과정이었다고 이해된다.

책이 주는 유익은 지식과 정보, 즐거움 뿐 아니라 상처 치료의 능력이 점점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음악치료와 미술치료는 이미 익숙한 용어가 되었고, 이제는 독서치료가 한몫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복지관에서 상담봉사를 하면서 만난 아이들의 사례로 독서치료의 과정과 결과를 들려준다. 아이들은 책을 읽고 활동을 통해 자신의 문제 해결과 삶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즉 "독서치료에서 책은 마음을 열어주고 문제에 접근하게 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와 아이를 이해하는 결정적 단서들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독서치료 사례를 통한 이론과 적용서로, 독서치료에 관심있는 일반인이 입문서로 보면 좋겠다. 부모나 교사들이 읽고 아이들의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무슨 책을 어떤 경우 어떻게 활용했는지 친절한 실례와 방법이 소개돼 어렵지 않다. 아이들의 삶에서 만날 수 있는 상황별 적용으로 변화의 과정과 결과까지 알 수 있다. 아이들이 독서활동을 통해 솔직한 내면과 만나고 상처를 치료할 수 있다는 건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한 줄의 글, 한 권의 책을 읽으며 마음이 위로받고 새로운 힘을 얻는다면 이미 치유는 시작된 것이라고 본다.

저자인 명창순씨는 '울어도 괜찮아'의 동화작가로, 사례로 제시한 상황들이 현장 경험의 결과라 신뢰감이 들었다. 예전에 독서지도 과정을 공부할 때 독서치료가 한 꼭지 들어 있어 수박 겉핥기로 배웠고, 2007년 초등학교에서 상담봉사할 때 독서치료과정을 적용했었다. 이 책에 나오는 상황들과 유사했기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책으로 독서치료의 기본을 이해하고 적용해간다면 소통의 단절을 겪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이 어떤 상황에 화가 나고, 스스로 화를 풀기 위해 어떻게 하는지 조사해 봤다. 아이들은 공부를 강요하고 TV를 못 보게 할 때, 동생은 안 혼나고 혼자만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형제간 비교하고 차별할 때, 내 말을 무시하고 편을 안 들어줄 때, 끊임없는 부모의 잔소리에 화가 난다고 했다. 또한 화를 풀기 위한 방법에도 짜증을 내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 폭력으로 해결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운동을 하거나 재미있는 생각과 독서를 한다는 긍정적인 해소법이 있었다. 아이들 스스로 치료의 방법까지 터득하고 있는 건 다행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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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독서치료의 첫 걸음'에 수록된, 현장에서 적용하기 좋은 책
    from 엄마는 독서중 2010-05-02 03:54 
    '독서치료의 첫 걸음(명창순/푸른책들/2008)'에서 저자는 "독서치료에서 책은 마음을 열어주고 문제에 접근하게 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와 아이를 이해하는 결정적 단서들을 제공해 준다."고 말한다. 부모나 교사들이 읽고 아이들의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무슨 책을 어떤 경우 어떻게 활용했는지 친절한 실례와 방법이 소개돼 어렵지 않다. 아이들의 삶에서 만날 수 있는 상황별 적용으로 변화의 과정과 결과까지
 
 
세실 2008-11-29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 명창순님 충북학교도서관대회 강사로 초빙했을때 얻었는데 깜빡 있고 있었습니다. 울어도 괜찮아 감명깊게 읽었어요. 어서 읽어야 겠습니다.

순오기 2008-11-30 13:29   좋아요 0 | URL
아~ 이분을 강사로 모셨었군요.
현장에서 아이들과 만날 분들에게 좋은 사례집이 될 거 같아요.
 
에너지 버스
존 고든 지음, 유영만.이수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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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 한두 권 안 읽은 사람도 드물겠지만, 이게 또 읽어보면 거기서 거기다. 결국 긍정적인 사고로 자기 삶에 실천하면 된다는 얘기다. 어제 읽은 '쿠션'도 괜찮았지만 쿠션보단 이 책에 별점 하나 더 얹었다. 내가 읽은 자기계발서 중에는 이 책을 최고로 꼽는다. 와닿는 게 많았다는 개인적인 평가다.

자칭 타칭 에너지여사로 통하는 순오기, 여기에서 제시하는 것 중 일부는 내 삶에 적용하고 이웃에게 권면한 것이라 새삼스러울 건 없었다. 단지 이런 계발서들은 약발이 떨어질 때 한번씩 읽어줘야 한다는 것, 그러면 침체로 접어든 하강곡선을 다시 솟구치게 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자기계발서가 그런 에너지를 제공해 준다면, 그 다음 내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건 순전히 독자의 몫이다.

누구든 자기 삶의 밑바닥, 즉 내려갈 때까지 내려가 봐야 바닥을 차고 올라올 수 있다. 인생의 전환점은 결국 최악의 상황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다. 에너지 버스의 조지도 그런 상황이었다. 아내는 가족에 대한 배려가 없고 매사 부정적인 남편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며 최후통첩을 했고, 회사에선 앞날이 촉망받던 인재였던 그가 무능한 팀장으로 전락하여 잘릴 위기에 처했다. '도대체 내 인생이 왜 이런거야~ 더 이상 끌고 갈 힘이 없단 말야!' 소리치고 싶을 때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나 2주간 버스를 타고 출근하게 된다. 조지는 바로 조이(Joy)가 운전하는 에너지 버스를 타면서 운명의 터닝포인트를 맞게 된 것이다.

조지는 행복한 인생을 위한 10가지 '에너지 버스'롤을 조이와 승객들에게 배우게 된다. 
1. 당신 버스의 운전사는 당신 자신이다.
2. 당신의 버스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열망, 비전 그리고 집중이다.
3. 당신의 버스를 긍정에너지라는 연료로 가득 채워라
4. 당신의 버스에 사람들을 초대하라. 목적지를 향한 당신의 비전에 그들을 동참시켜라.
5. 버스에 타지 않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라.
6. 당신의 버스에 에너지 뱀파이어 탑승금지 표지판을 붙여라.
7. 승객들이 당신의 버스에 타고 있는 동안, 그들을 매료시킬 열정과 에너지를 뿜어라.
8. 당신의 승객들을 사랑하라.
9. 목표를 갖고 운전하라.
10. 버스에 타고 있는 동안 즐겨라.

10가지 롤을 살펴보면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말하는 보편적인 것들과 다르지 않다. 살면서 항상 긍정적일 수없는 대다수의 사람에게 딱 들어맞을, 여기 삽입된 붓다의 말씀에 그만 정신이 확 깨었다.

   
 

한 제자가 붓다에게 물었습니다.
"제 안에는 마치 두 마리 개가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마리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사랑스러우며 온순한 놈이고, 다른 한 마리는 아주 사납고 성질이 나쁘며 매사에 부정적인 놈입니다. 이 두 마리가 항상 제 안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어떤 녀석이 이기게 될까요?"
붓다는 생각에 잠긴 듯 잠시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러고는 아주 짧은 한 마디를 건넸습니다.
"네가 먹이를 주는 놈이다
."

 
   

조지는 그동안 남을 탓하고 부정적이었던 자신의 실체를 인정하고 긍정적인 개에게 먹이를 주기로 결심한다. 10가지 룰을 하나씩 배워가며, 팀원들을 에너지버스에 탑승시키고 닥친 문제를 해결하며 리더십을 발휘해 프레젠테이션을 완성한다. 조지의 경우 직장생활에 촛점이 맞춰져 있지만, 어떤 경우라도 에너지버스의 룰은 적용될 수 있다. 조지도 10가지 룰을 적용해 나가며 아내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해 나간다. 날마다 출근버스에서 한 가지씩 배우고 적용시키며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게 흥미진진해 단숨에 좌르르 읽힌다.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추천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인정한 독서였다.

여덟번째 룰이었던 '당신의 승객들을 사랑하라'에서 사랑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첫째, 시간을 내어라.
둘째, 귀를 기울이라.
셋째, 인정해주라.
넷째, 섬겨라.
다섯째, 장점을 이끌어내라.

간단한 것 같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 내가 가장 신경 써야할 부분으로 새긴다. 또한 최고에너지경영자 <CEO-Chief 'Energy' Officer>가 되라는 말도 새롭게 다가왔다. 인생은 반복해서 탈 수 있는 놀이기구가 아니라고 한다. 옳은 말이다. 과거에서 교훈을 배우되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의 모습은 현재가 결정하는 것이므로 미래에도 집착하지 말고, 현재에 집중해 억지로가 아닌 즐기면서 사는 삶이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10년 전에 설계했던 내 인생그래프와 크게 어긋나지 않게 살아왔다. 이제 지천명을 앞두고 내 인생그래프의 수정 보완이 필요한 싯점이다. 에너지버스에서 배운대로 10가지 룰을 적용시키며 에너지여사 순오기의 2막을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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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8-10-29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에 읽은 책인데.. 님의 리뷰보면서 다시 한번 정리가 되는게~~ 역시 리뷰로 남기면 오래갈 것 같아요. 덕분에 다시 읽은 기분이에요. 잘 읽었습니다^^

순오기 2008-10-29 20:34   좋아요 0 | URL
헤헤~ 인팍에 경제경영 자기계발 분야 리뷰 다섯 편 올려야 돼서 발등에 불 떨어졌어요. 그래도 이제 하나 남았으니 내일까진 되겠죠.ㅋㅋㅋ

희망찬샘 2009-02-17 0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가 먹이를 주는 놈이다"우와 이 말~ 지금 일지 이승헌의 뇌에 관한 책을 읽고 있는데 등장 동물은 다른데, 정말 똑같은 내용인데요. 지금 별표 쳐 두고 리뷰 쓸 때 꼭 옮겨야지 했는데...ㅋ~ 이 책에도 들어 있군요.
 
쿠션 - 고단한 삶을 자유롭게 하는
조신영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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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2시, 어머니독서회 주관으로 '고재종시인 초청강연회'가 예정되었는데, 시인의 어머니가 사고로 돌아가셔 한시간 반 전에 취소되었다. 모든 준비가 완료된 상태에서 취소라니~ 황당했지만 졸지에 모친상을 당한 시인의 심정을 헤아리며 참여할 모든이에게 취소를 알렸다. 그간 행사에 쏟은 열정을 생각하면 허탈했지만 고스란이 남은 세 시간, 내 마음을 다스리며 조용히 책을 집어 들었다. 역시 이 책을 집어 든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내 마음에 쿠션이 만들어져 어떤 자극에도 흥분하거나 흔들리지 않는 약발(?)이 며칠은 잘 들을거 같다.^^

'경청-마음을 얻는 지혜'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조신영씨의 책이다. 1997년 이분에게 DY(5차원)학습법을 배웠기 때문에 끌리기도 했고, 자극과 반응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을 쿠션이라 명명한 것에 호감이 가 제법 비싼 가격인데도 구입해 버렸다. 양장본이라 책이 비싼 건지 널널한 편집에 칼라인쇄가 있어 비싼건지 모르지만, 그야말로 경청을 출판할 때의 순수성은 찾기 어렵다. 더구나 발행인이 하용조 목사로 두란노 서원에서 돈이 되겠다 싶으니까 손댔구나, 딱 그런 느낌이다. 하긴 50만부를 팔았다는 경청의 인지도만 갖고도 먹히겠다 싶었는데, 7월 초판에 벌써 9쇄를 찍었다. 출판사나 조신영씨도 이젠 돈방석에 앉겠구나 하는 생각이 잠간 스쳤다. ^^

이 책이 과연 그렇게 가치있는 책일까 생각해보니 자기계발 도서지만 소설 같았던 전작, 경청과 비슷한 설정이라 참신한 맛은 없지만 나름대로 자기 역할은 하는 것 같다. 주인공으로 내세운 30대 직장인 '한바로'씨는 보편적인 현대인의 모습이다. 이름에서 짐작하듯 중의적 의미를 갖고 있는 캐릭터다. 외부의 자극이나 충격에 즉각, '바로바로' 반응하는 인물에서 마음의 쿠션을 가진 후 '올바로' 사는 인물로 탈바꿈한다. 졸지에 거부 할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수수께끼를 해결할 경쟁자로 나온 이복동생 '한위로'라는 인물도, 상승을 꿈꾸며 '위로' 향하는 인물에서 유산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은 후 상처받은 이를 '위로'하는 이름으로 바뀐다. 작가의 치밀한 계산으로 중의적 의미를 주제에 걸맞게 살려내었고, 5차원 학습법의 핵심과 성서적 가르침의 적절한 배치로 잘 차린 밥상을 받은 느낌이다. 독자는 차려진 밥상을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 

유산상속의 수수께끼를 풀 열쇠, R------ + A------ = ------ y 마음 쿠션의 비밀?(The Secret of Memtal Cushion)이 5차원학습의 결과인 Responsibility로 귀결되어갈 때는 특히나 잘 차려진 밥상이란 생각을 안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무덤에 써 있던 낱말(?^^)로 선택의 자유, 속박에서의 해방이란 뜻의 진정한 자유를 나타내는 것으로 살짝 반전을 맛보게 했다. 정해진 3주 동안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눈에 보이는 물질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더 가치를 두고 마음을 비우는 결말은, 부의 축적과 경제적 성공이 잣대가 되는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생의 운전대는 속도가 아닌 방향을 바로 하는 것이고, 마음의 쿠션을 키우기 위해선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감한다. 모든 걸 남의 탓으로 돌리고 짜증내고 화를 폭발시키던 한바로씨가 마음의 쿠션을 갖게 되면서 사람이 확 바뀌었다는 거, 우리도 마음의 쿠션을 갖게 되면 진정한 자유인이 될 수 있기에 삶에 적용하면 되겠다. 마음의 쿠션을 키우는 다섯 가지 결심은 이렇다.

고결함에 이르는 의식을 계발하라.
풍부한 독서와 묵상으로 영혼을 살찌우라.
날마다 겸손의 우물을 깊게 파라.
호흡을 느낄 때마다 마음 쿠션을 생각하라.
부정적인 말을 입밖에 내지 않기로 결심하라.

사람이 어떤 일에 있어 반응을 선택하는 건 자유의지다. 긍정의 반응과 부정의 반응 어떤 선택을 하든 결과도 자기 몫이다. 그러나 마음 쿠션이 준비된 사람이라면 지옥같은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다. 마음 쿠션을 확장시키기 위해선 물질계에서 사고계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사고계에서 물질계에 가치를 둔다면 마음 쿠션을 소멸하게 된다. 보이는 가치, 즉 물질의 가치보다 보이지 않는 가치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인생의 방향타를 계속 바른쪽으로 돌리게 되면 마음의 쿠션이 자라 고결함에 이르고 그 결과로 사람의 언어가 바뀌게 된다는 걸 보면서, ㅅㅂ을 연발했던 유인촌씨가 생각나 웃음이 나왔다. 우리도 열받았을 때 그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을테니, 마음의 쿠션을 키워가는 일은 누구에게나 필요할 듯하다.

'누군가의 말 한 마디에 흥분하고 흔들린다면 아직도 내 마음이 얕기 때문이다.' 말에 공감한다. 또한 '아무도 논쟁이나 감정적 호소를 통해서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다. 변화의 문은 오직 내면에서만 열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퍼거슨의 말을 기억해두고 싶다. 물질적인 쿠션이 우리 육체를 딱딱함에서 해방하고 안락한 느낌을 준다면, 영혼의 쿠션 역시 모든 불안정한 상황으로부터 우리를 평안함으로 감싸 안는다. 삶의 중심에 쿠션이 자리잡고 있는 사람은 불쾌한 상황이든, 두려운 상황이든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감정이나 사고를 즉흥적으로 선택하지 않는다. 인간은 절망이나 희망을 선택할 자유를 가졌다. 이 자유의지로 마음의 쿠션을 만들어가는 것, 이 책이 주는 교훈이고 가르침이다.

이 책 속에 삽입된 이야기 하나, 엄마를 살리기 위해 일곱 살 아들이 사흘 밤낮을 아무 것도 먹지 않은채 엄마를 살려달라고 기도하다 쓰러졌다는 일화가 눈물샘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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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8-10-28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밥상이라는 단어를 보고, 쿠션이 아닌- 쿠키를 떠올렸더래요. ㅋㅋ 다시 보니 쿠션이군요 -_-;; 요즘 밥상과 요리에 민감한지라 ㅋㅋㅋ

마음 속에 쿠션이 있다면, 상처도 쉽게 받지 않고 외부자극에도 둔감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쿠션을 만드는 일이 쉽지 않겠죠? 어쩌면 제가 쉽게 상처받고 쉽게 욱 했던 이유는 마음이 너무 얕기 때문이었나봐요. 근데 기질이었던 것도 같은데.. 음.. 어찌하면 쿠션을 만들 수 있을까요. 너무 어려워요. 음..

순오기 2008-10-28 08:14   좋아요 0 | URL
흐흐~ 새내기 주부의 관심이 밥상에 있는 건 당근이죠!^^
이런 책 읽으면 한 사흘은 약발이 들거든요~~~~ㅋㅋㅋ

뽀송이 2008-10-28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의 말 한 마디에 흥분하고 흔들린다면 아직도 내 마음이 얕기 때문이다.'
정말 그런가요? 저는 자주 이런데... 마음이 얕다 못해 땅속으로 들어가겠어요.ㅠ.ㅠ
그나저나... 이렇게 구구절절한 서평에 별은 왜? 4개인가요?? 갑자기 궁금.^^;;

순오기 2008-10-28 13:46   좋아요 0 | URL
흐흐~ 나도 이 나이돼도 아직도 흥분한다니까요. 우리 같이 땅속으로 들어갈까요?ㅋㅋㅋ
경청과 같은 스타일이라 참신함이 떨어지고 5차원의 진수를 아는 내겐 그닥 새로울게 없었거든요.^^ 하지만 마음의 쿠션을 키워야 한다는덴 동감하지요.

2008-10-28 1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28 1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양장) I LOVE 그림책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버나뎃 로제티 슈스탁 글,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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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해 세번째 쓰는 리뷰다. 처음엔 막 아기를 키우는 부모를 위해서, 두번재는 동생을 보고 질투를 키워 나갈 맏이를 위해서 썼는데, 이번엔 늦둥이를 보게 돼 새삼스러울 늙은(?^^)엄마를 위해 쓴다. 그래서 카테고리도 엄마를 위한 책이다.

 

며칠전, 독서회원이 서른아홉에 임신을 해서 여름내 입덧하느라 모임에도 못 나왔다며 다녀갔다. 초등1학년인 외둥이 아들 생각에 노산이 걱정되지만 더 늦게 전에 임신하길 잘했다며 뿌듯함에 글썽거렸다. 셋을 낳아 이제 다 키운 나는, 무조건 잘했다며 축하해줬다. 말로만 축하해서 보내고 나니 어쩐지 쑥쓰런 맘이 들어 이 책을 선물로 구입했다. 다음 모임에 나오면 빈말의 축하가 아니라 책이라도 건네며 진짜 축하를 해주고 싶다.

 

힘든 육아기를 겨우 벗어났는데, 그 일을 다시 겪는다는 건 보통 용기 아니면 쉽지 않을 일이다. 얼결에 둘째 셋째를 낳은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어른들 말씀이 '아이도 키울 때 키워야 한다'고 하셨다. 나도 예정에 없던 셋째를 낳아, 애 키우느라 고스란히 10년 세월을 바쳤지만, 그 막내가 이제 중1이라 친구처럼 지내며 행복을 곱배기로 누린다. 저희들 셋이 뭉쳐 놀거나 대화가 통하는 걸 보면, 내가 지천명 가까이 살면서 한 일 중에 제일 잘한 일이 삼남매를 둔 일이라고 자부한다. 어제 소록도 문학기행을 가서 막내가 하는 말, "엄마, 나도 동생 있으면 좋겠어, 동생 하나 낳아 줘!" ㅋㅋㅋ 엄마가 쉰둥이를 낳을 수도 있지만, 아빠의 생산라인이 문 닫았단다. 하하하~~ 아직 생산라인 이상 없으신 분들은 좀 더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각설하고 책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배를 불뚝 내밀고 곰돌이 인형을 치켜들고 있는 겉표지부터 녀석에게 끌린다. 내 아기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스럽지 않은 구석이 있겠는가만 ‘사랑해’를 세 번이나 반복한 제목부터, 세상에 하나뿐인 아기를 맞이한 부모의 마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겨우 버티고 앉은 모습과 엉덩이를 치켜들고 '까꿍'하는 모습은 누구라도 웃지 않을 수 없다. 앙증맞고 사랑이 넘치는 이 녀석을 보는 독자에게, 정말 깨물고 싶은 원초적 본능을 불러일으킨다. 행복할 때나 슬플 때, 말썽이나 심술을 부릴 때일지라도 사랑스럽지 않은 순간이 없는 게 부모 마음이다.


글자의 내용보다 그림에 먼저 미소가 떠오르고 내 아기를 키우던 시절이 떠오른다. 그래~ 이렇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 구석구석을 사랑하면서 키웠지! 천진한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가 펼쳐질 때마다 너무 사랑스럽다. 그림을 보고 또 봐도,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한다는 고백을 숨길 수 없는 사랑스런 책이다. 아기가 말귀를 알아듣기 전이라도 엄마가 책을 보여주고 읽어주며 사랑을 나누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한번의 실패를 거쳐 어렵게 엄마가 된 조카에게도 이 책을 선물했더니 아주 좋아했다. 선물해준 책장에 책을 꽂아 놓고 아기와 같이 찍어 보냈다. ㅎㅎㅎ선물한 사람과 선물 받은 사람이 다 흐뭇한 풍경이다.

 



'이모 말처럼, 애기가 누는 똥도 예뻐!'라며 감탄하는 초보엄마 조카가 날마다 아기와 이 책을 보고 또 보며, 새록새록 사랑을 키워내리라 믿는다. 또한 늦둥이를 가져 쑥쓰러워하는 독서회원도 새삼스레 태중의 아기에 대한 사랑을 불러오기 바란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자식'을 키워내는 일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다. 책을 덮어도 그림속의 고 녀석이 눈에 아른아른 삼삼하게 떠오른다. 우리 애들은 다 컸지만, 10년 후쯤이면 요녀석 같은 손주들을 보게 되리라 행복한 그림을 그려본다!

아기를 낳은 부모나 임신을 한 분께 선물하면 아주 좋아할 책이라 선물용으로도 딱이다!

세상에 생명을 낳아 키우는 일보다 값진 일이 또 있으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오늘도 애쓰며 사랑을 듬뿍 표현할 엄마 아빠들에게도 사랑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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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8-10-14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아가가 넘~ 귀여워요.^^
순오기님이 보내신 선물과 함께 찍었군요.^^
순오기님^^ 정말 멋지게 사십니다.^^ 쬐끔 부담은 되셨겠지만요.^^

순오기 2008-10-15 06:13   좋아요 0 | URL
내가 우리 민주 두 달 넘어서면서 저 조카랑 주고 받은 편지가 있어요. 거기에 보면 '민주는 똥도 예쁘다'라면서 자랑 쳤거든요.ㅎㅎㅎ
일본 갈 때 긁어댄 카드 결제가 끝나서 또 긁었어요~~~~ 다들 이렇게 사는거죠?ㅎㅎㅎ 그리고 저어쪽에 포인트 결제가 되니까 조금은 덕을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