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딩동 편지 왔어요 - 우편집배원 일과 사람 2
정소영 지음 / 사계절 / 2010년 4월
장바구니담기


이 책 덕분에 우리동네 우체국까지 다녀왔는데, 한달도 훨씬 지나서야 리뷰를 쓴다.^^

우리동네 집배원 최** 아저씨다.
왼쪽은 올해 5월에 찍었고, 오른쪽은 작년 11월에 찍었다.
사진 찍으라고 멋지게 폼도 잡아주었으니 초상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집배원 아저씨들은 일정 기간이 되면 담당구역이 바뀐다.
지난 겨울 옆동네로 갔다가, 6개월이 지나고 다시 우리동네를 맡았다.
우리동네에서 오래 만나니까 내가 누님 같다는데 그래서 다시 왔을까? 하하하~

일과 사람 시리즈, 두번째 책은 우편집배원에 대해 알려준다.
지금까지 우편집배원은 아저씨들만 하는 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고 여자 집배원도 있다는 걸 알았다.
반가워요~ 집배원 언니!

아침마다 자전거를 타고 구불구불 마을 길을 달려 우체국으로 출근하는
집배원 언니는 우편물을 나누는 선배님에게 인사도 잘해 사랑을 듬뿍 받는단다.
인사를 잘하면 칭찬받는 건 당연지사!!

우리동네 우체국은 아주 크다.
아파트 앞에 아주 작은 우편취급국도 있지만...

우체국에서는 우편물 뿐 아니라 은행처럼 금융서비스도 한다.
그래서 누구나 저금을 하거나 수도세 전기세 같은 공과금도 낼 수도 있다.
편지나 엽서는 우체통에 넣으면 되지만
크고 무거운 우편물을 부칠 때 우체국으로 가야 한다.

우리동네 우체국은 엄청 커서 끝이 잘 안 보인다.
우편물을 취급하는 쪽과 금융서비스를 취급하는 쪽에서도 찍었다.

큰 도시마다 우편집중국이 있다.
우리동네 우체국에 가서 알아봤더니,
광주, 순천, 영암 우편집중국에서 광주 전남의 우편물을 모두 다 관리한다고 했다.
광주우편집중국은 우리집에서 승용차로 가면 20분 정도 걸린다.

곳곳의 우체국에서 보낸 우편물을 모아서 배달할 지역 우체국으로 나눈다.
배달차가 오면 집배실 사람들이 모두 나가서 일한다.
배달할 구역에 따라 우편물을 나누어 넣는 우편물 분류함과
등기우편물을 두는 등기 분류함이 있다.
우편집중국은 기계로 분류하고, 작은 우체국은 손으로 분류한다.
집배원들은 자기가 맡은 구역의 우편물을 직접 정리해서 배달을 나간다.

오토바이를 타기에 편한 옷으로 갈아 입고
다치지 않도록 안전 장비도 챙겨 멋지게 변신한다.
와아~~~ 집배원 언니 멋지다!!

우리동네 우체국 건물 밖 주차장에는
집배원들의 오토바이와 사물함이 있는 물품보관소가 있다.
빨간 오토바이 앞에 보이는 사물함에는 이름표가 붙어 있다.

집배원 아저씨들의 사물함에는 비오는 날 신는 장화와
안전을 위한 헬멧, 장갑 등 필요한 용품이 다 들어 있다.
친절한 집배원 아저씨께 부탁했더니 사진을 찍게 사물함 문을 열어주셨다.

집배원들은 자기가 맡은 구역을 골목골목 주소를 보지 않아도 훤히 다 안다.
주민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빨리 전하려고 바쁘게 움직이는 집배원 언니!

아파트는 일일히 올라가지 않고 입구의 우편함에 넣으면 된다.
하지만 등기우편은 꼭 집까지 찾아가 전해야 한다.
등기 우편은 중요한 서류나 귀중한 물건을 안전하게 보낼 때 이용하기 때문이다.

내가 우체국으로 가서 보내는 소포와
우체국에서 물건을 가지러 오는 택배가 있다.
우체국 택배는 일반 택배회사가 가지 않는 섬이나 깊은 산골에도 배달해 준다.

우체국에 가면 소포 상자 크기에 따라 1호부터 6호까지 있다.
번호에 따라 상자 값도 다르고, 무게에 따라 요금도 다르다.

집배원 언니 멋지다!

집배원은 깊은 산골 마을까지 찾아가 우편물을 전한다.
마을 어른들을 위해 심부름도 하고
눈이 어두워 글을 읽기가 어려운 어른들께 편지도 읽어주는 친절한 언니다!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많아 즐겁고 보람도 있지만 힘든 일도 많다.
사나운 개도 무섭고, 뜨거운 한여름의 햇볕도 괴롭다.
겨울에 눈이 쌓이거나 얼어서 미끄러운 길도 위험하다.

재작년 겨울 엄청 추운날에 우리집에 온 집배원 아저씨는
엄지와 검지 손가락 부분을 잘라낸 장갑을 껴서 손이 공꽁 얼어 있었다.
아저씨는 누님 같은 나에게 언 손을 녹여달라고 부탁했고,
거의 매일 우리동네에서 만나는 집배원 아저씨께
따끈한 차도 드리고, 언손을 꾹꾹 주물러 녹여주었다.

우리가 멀리 나가지 않고 집에서 편하게 우편물을 받는 건
누군가 수고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되갰다.

옛날에는 어떻게 소식을 주고받았는지 우편의 역사와
우표는 맨 처음 누가 만들었고, 우리나라는 우표가 언제 생겼는지
우표의 내용과 모양, 우표 때문에 일어난 전쟁까지 우표의 역사도 소개한다.
집배원이 돼서 좋은 일, 힘든 일은 무엇이고
어떻게 주소만 보고 척척 배달하는지 궁금한 것도 알려주고
집배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열심히 일하는 집배원에 대해 친절하게 알려주는 그림책을 보고
우리 동네 집배원은 어떤 분인지 만나보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 좋겠다.
아직 여자 집배원은 만나지 못했지만, 여자 어린이도 도전할 수 있는 직업이다.

우리동네 우체국은 규모가 커서 일반우편과 택배를 배달하는 집배원이 100명쯤 된다고 했다.
와우~ 100명이라니 대단하다!!
한줄로 맞춰 세워 놓은 오토바이가 장관이다.

집배원의 오토바이는 3년을 타면 새것으로 바꾼다고 했다.
이건 책에 안 나왔는데, 우체국에 찾아가 설명을 듣고 알았다.
내가 찾아갔을 때, 새 오토바이에 바꿔 달려고 번호표를 떼어내는 집배원이 세 분이었다.

집배원 아저씨들이 입은 조끼 색깔이 세 가지여서 왜 다른지 여쭈었더니
나올 때마다 색깔이 다를 뿐 업무와 구별해서 다른 색깔의 조끼를 입는 건 아니라고 했다.

택배물품을 차에 싣고 다니며 배달하는 우체국 택배 탑차도 빨갛다.
예전에는 우체국에 가도 무심히 지나쳤는데
'딩동딩동 편지 왔어요' 그림책 덕분에 많은 걸 알게 됐고
우체국에서 만난 집배원 아저씨들 덕분에 새로운 것도 배웠다.
유치원생이나 초등생들이 그림책을 보고 우체국 견학가서 자세히 배우면 더 좋겠다.

우리동네 집배원 최** 아저씨
언제나 친절하고 씩씩하게 우편물을 갖다 주셔서 고맙습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잘잘라 2011-07-01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라, 그림은 누가 그렸나 하고 찾아봤더니만, 지은이 정소영 작가가 그림 그리는 분이군요!!!
음... 정감있어서 좋네요. 어릴때 뛰어놀던 7,80년대 골목길 생각도 나구요^^

순오기 2011-07-03 13:19   좋아요 0 | URL
정소영씨가 글쓰고 그리고 다했어요.
7~80년대의 골목길 풍경은 정감 있고 좋지요.^^

개인주의 2011-07-01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짱 마음에 드는 우체국택배 .

순오기 2011-07-03 13:19   좋아요 0 | URL
우체국 택배~~~ 좋아요!
우리집에도 자주 오거든요~~~~

희망찬샘 2011-07-03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때 찍으셨다는 그 사진이군요.
너무 정성 가득한 리뷴데요. 사계절출판사는 순오기님을 특별히 사랑할 것 같아요. ^^

순오기 2011-07-04 00:45   좋아요 0 | URL
사진은 진즉 찍었는데 리뷰가 너무 늦었지요.
사계절의 특별한 사랑은 독자 모두가 받지 않을까요~~ ^^
 
짧은 귀 토끼 모두가 친구 1
다원시 지음, 심윤섭 옮김, 탕탕 그림 / 고래이야기 / 2006년 10월
구판절판


꼬마 토끼 동동이는 친구들보다 귀가 짧고 동글지만 걱정하지 않았어요.
'짧은 귀가 어때서?'
빨리 달리고 높이 뛸 줄 알면 됐지, 자신감이 충만했거든요.

하지만 언제부턴가 동동이는 짧은 귀가 자꾸 신경 쓰였어요.
"엄마, 내 귀는 왜 짧아요?"
"아가, 네 귀는 귀엽고 특별하단다."
엄마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졌지만, 친구를 보면 다시 시무룩해졌어요.

"동동아, 너의 귀가 늦게 자라서 그런가 봐.
네가 좀더 크면 귀도 길어질 거야!"
친구 미미도 위로했어요.

동동이는 날마다 당근이랑 양배추를 많이많이 먹었어요.
귀가 빨리빨리 길어지길 바라면서요.
한 달, 두 달, 석 달이 지나고 동동이는 귀는 길어졌을까요?

동동이의 몸은 자라고 튼튼해졌지만 귀는 여전히 짧았어요.
동동이는 코를 높이려고 빨래집게로 집어 놓은 미미를 보고
자기 귀를 길게 하려고 미미에게 빨래집게로 집어 빨랫줄에 매달아 달랬어요.^^

물을 먹고 쑥쑥 자라는 채소처럼 두 귀에 날마다 물을 주기도 했고...

키 큰 나무에 눈금을 그어 넣고
날마다 귀가 얼마나 자랐는지 재어보기도 했어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빠짐없이 재봤지만
변함없이 날마다 5Cm~ 이를 어쩌면 좋아요!ㅜㅜ

짧은 귀를 볼 때마다 화간 난 동동이는 모자를 뒤집어 썼어요.
날씨가 덥거나 화장실에 갈 때, 밥을 먹거나 잠을 잘 때도~~~

동동이는 거울 앞에서 엉엉 울기도 했고
세상에서 가장 길고 멋있는 귀를 만들겠다 맹세를 했어요.


짜잔~~~~~
동동이는 길고 멋진 귀로 친구들 앞에 나타났어요.

어떻게 길고 멋진 귀를 되었을까요?
요건 비밀~ 안 가르쳐줄래요.
궁금하면 책을 보세요.ㅋㅋ

아아~ 멋진 귀를 자랑하던 동동이는
길고 무거운 귀 때문에 예전처럼 빨리 달리지 못해 독수리에게 잡혔어요.

독수리가 낚아챘던 동동이의 길고 멋진 귀는 그만 '톡' 부러졌어요.
동동이는 땅으로 떨어져 재빨리 버섯 사이로 숨었고...
동동이를 찾지 못한 독수리는 집으로 돌아가
'토끼 귀'빵을 아기 독수리에게 주었지요.

아기 독수리들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토끼 귀' 빵을 먹었다고 소문이 났어요.
반짝, 동동이는 좋은 생각이 떠올라 '토끼 귀'빵집을 열었어요.

동동이네 '토끼 귀' 빵집에는 독수리들도 빵을 사러 왔다는데,
어떻게 빵을 팔았을까요?^^


귀가 짧다고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최고의 장점으로 바꿔버린 동동이는 성공한 CEO가 되었겠죠?

외모 컴플렉스를 갖고 있다면
'미운 오리 새끼'보다 먼저 <짧은 귀 토끼>를 봐야 한대요.
남의 도움으로 행복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긍정적인 생각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동동이에게 한 수 배워야지요.


이야기가 끝나면 부모님께 드리는 글도 있어요.
어른들도 외모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봅시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같은하늘 2011-06-24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기언니 안녕하셨어요?
오기언니의 엄청난 사진과 함께 등장하는 재미난 페이퍼들 보고싶었어요.^^

헉~~ 그 사이 오기언니 귀빠진 날도 지나가셨네요.
올해는 맨입으로 그것도 이제사 축하드립니다.^^;;

순오기 2011-06-26 11:13   좋아요 0 | URL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더군요. 고생하셨어요~~~
언젠가는 같은하늘님이 만든 압력솥 빵을 먹어봐야지요.ㅋㅋ

희망찬샘 2011-06-25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한 권을 여기서 다시 읽네요.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그림책이에요. 너무 멋진 그림책!

순오기 2011-06-26 11:13   좋아요 0 | URL
이 책 좋지요~ 주제도 좋고요.^^

수퍼남매맘 2011-06-26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희망찬샘이 강추하셔서 오늘 도서관 가서 읽어 봤어요. 좋더라구요. 도서관 책은 너무 낡아서 하나 사야겠어요. 아이들이 아주 좋아할 그림과 내용이더라구요.

순오기 2011-06-27 00:05   좋아요 0 | URL
아이들에게 읽어줘도 좋은 책이라 구입하셔도 후회하지 않을 거에요.^^

마녀고양이 2011-06-27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귀 좀 봐.
너무 통통하니 손에 잡힐 듯이 이쁜 그림이예요.
제가 그림책을 사진 않지만, 언니나 마노아님의 그림 리뷰 참 즐거워요. ^^

순오기 2011-06-30 22:59   좋아요 0 | URL
그림책의 매력에 빠지면 지름신 강림을 절대 거부할 수 없어요.ㅋㅋㅋ
 
거울 속으로 베틀북 그림책 74
앤서니 브라운 지음, 김현좌 옮김 / 베틀북 / 200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앤서니 브라운의 첫 그림책인데, 다른 책에 비해 늦게 보았다.
앤서니 브라운은 처음부터 고릴라를 주인공으로 그리지는 않았나 보다.
이 책은 사랑스런 고릴라 윌리가 아닌 사람 아이 토비가 주인공이다.^^ 
토비는 책도 재미없고, 장난감도 물리고 모든 게 다 싫증났다.
거실에 가봐도 엄마 아빠는 토비에겐 신경도 쓰지 않는다.

  

자, 심심한 어린이들은 무얼 할까?
이것저것 참견하고 심술을 부리는 아이도 있겠지만, 토비는 상상의 세계로 여행을 떠났다.
이상하고 신기한 거울 속으로~~~~~~~~ 

 

뭔가 이상한 그림이다. 거울 속에 비친 토비의 모습은 집에 있는 거울처럼 앞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왜 토비의 뒷모습이 거울에 보이는 것일까? 
신기하고 이상한 거울에 호기심이 생긴 토비는 성큼~~ 거울 속으로 발을 밀어 넣었다. 
헐~ 거울 속으로 사람이 들어갈 수 있다니 놀라워라!! 

  

토비가 서 있는 거리의 풍경은 낯설고 이상하다.
하늘에는 오렌지 태양이 떠 있고, 빌딩 위에서 나무가 자라고, 가로등은 꽃으로 피어났다.
도로 한 복판 갈라진 틈에서 예쁜 꽃이 자라고.... 

초현실주의 그림 세계를 보여주는 그림들, 누구의 그림인지 몰라도 토비의 상상을 따라가면 된다. 
토비 옆으로 투명인간이 지나가고, 이젤 속에는 그림이 있고, 그 그림 속에 똑같은 그림이 들어 있다. 
개가 사람의 목에 줄을 매고 끌고 가는 모습은 정말 놀랍다. 
울타리를 색칠하는 페인트 아저씨들이 붓을 대기만 하면 밤하늘의 별이 드러나고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으로 유명한 하늘로 오르는 아이들은 표정이 밝아 보인다. 

 
 

쥐들에게 쫒겨 달아나는 고양이의 겁에 질린 눈, 도로로 달리는 기차와 배는 상상을 초월한다.
동물원 포스터 속의 동물들은 실제 살아서 그림 밖으로 빠져 나온다.
사자에게 쫒겨 달아나는 토비는 어떻게 할까? 

 
 

토비는 재빨리 거울을 찾았는데, 어라~ 이번엔 거울이 토비의 뒷모습을 비춘다.
토비는 거울을 뚫고 나와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이젠 거울이 똑바로 토비의 얼굴을 비춘다. 

  

토비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래 층으로 내려와 저녁을 먹었다. 

토비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졌는데
엄마와 아빠는 아무것도 모른다. 

어쩌면 책이 만들어준 앤서니 브라운의 명성에 걸맞게
보고 또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명화 패러디로 독특한 그림 세게를 보여준
앤서니 브라운은 어린이처럼 상상력이 뛰어나다. 

엄마 아빠, 아무리 바빠도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앤서니 브라운은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 웅진 세계그림책 15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서애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0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을 보는 건, 숨은 그림 찾기를 즐기는 놀이다.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어 좋다. 앤서니 브라운 매니아라면 곳곳에 숨겨 놓은 그의 센스에 감탄하며, 어깨에 빳빳하게 힘을 넣어도 좋다.^^ 

  

이 책은 앤서니 브라운이 화가의 꿈을 갖게 된 미술관 나들이를 보여준다. 아이들 어릴 때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꿈이 달라지는 걸 생각하면, 아이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안내자로서의 부모 역할이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나들이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다. 물론 미술관 나들이도 해야겠지.^^ 

 

엄마의 생일 날, 특별히 미술관으로 나들이를 간 앤서니 브라운 가족! 앞장 선 엄마와 달리 뒤따르는 가족은 별로 즐거워 보이지 않는다. 특히 아빠의 말장난에 딱딱 박자를 맞추지 못하는 조지 형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왜, 기분이 안 좋았는지 책을 보면 이해가 된다. 기분을 풀어주려는 아빠의 노력은 가상했지만~~~~~ 

  

미술품 감상은 각자 보는 대로 느끼는 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 그림을 보면서 우리 가족과 닮았다고 느끼는 엄마는 그림 속의 아버지 손에 쥔 종이가 다른남자가 아내에게 보낸 편지라고 말하고, 아빠는 다 지난 일이라고 하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앤서니 브라운 부모의 지나간 일에도 살짝 관심이 쏠린다.^^ 그림 속의 비밀을 풀어줄 소품과 상징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똑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다르다. 눈썰미를 확인하며 쉬어가는 페이지~ 누가 먼저 다른 곳을 많이 찾아내는지 내기를 해도 좋겠다.  

  

전쟁 그림을 보고 멋지다고 생각한 형에게, 엄마는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는다. 만약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상상해보면~~과연 그래도 멋지다고 생각될까? 우리 가족에게 닥친 일이라 상상해보니 '걸음아, 날 살려라!' 줄행랑을 치게 될 걸!! 

  

이 책에서 가장 재밌는 그림일 듯~ 그림을 보며 아빠가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을 떠올리는 가족. 바닷가 풍경에 등장하는 소시지에 웃지 않을 수 없다. 소시지들은 바낫물에 떠 있고, 하늘을 나는 비행기 몸통도 소시지, 해변 모래밭에도 소시지가 있고, 통나무에서 쏙 내미는 애벌레도 소시지, 파라솔과 해변의 침대조차도 소시지로 그려 놓았다.ㅋㅋ 

  

그림 액자 옆에는 원화 제목을 써 놓아서 무슨 그림인지 금세 알 수 있다. 원화를 패러디한 앤서니 브라운 그림에 등장하는 아버지 얼굴을 수없이 만나게 된다. 온화하고 친절했던 아버지를 추억하는 앤서니 브라운의 마음이 감지되는 그림이다. 

  

처음에 나온 미술관에 가는 가족 그림은 즐거워 보이지 않았는데, 미술을 감상하고 돌아오는 가족은 행복해 보인다. 색감을 비교해봐도 우울하던 처음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밝은 톤의 그림은 미술관 나들이가 어땠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가족들의 귀가는 즐겁고 명랑한 분위기가 흠뻑 묻어난다. 미술품 감상으로 모두 기분이 좋아졌음을 알 수 있다. 그림 감상도 즐거웠지만, 돌아오는 길 선물가게에서 산 스케치북과 싸인펜도 한 몫 했을 듯~ 

 

엄마가 가르쳐 준 재미있는 그림놀이~ 누군가 먼저 모양을 그리면 다음 사람이 그 모양을 다른 것으로 바꾸는 놀이다. 처음 모양에 무엇을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놀랍게 변신한다. 우리 애들도 어릴 때 이런 놀이 많이 했다. 그래서 그림을 제법 그리게 된 걸까? ^^ 이 책을 읽고 모두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랑 색연필을 찾아 상상력을 부추기는 그림놀이에 빠지지 않을까?  앤서니 브라운이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그림놀이를 하는 덕분에 우리는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을 많이 볼 수 있으니 고맙습니다!!^^

이 책을 본 가족들은 미술관 나들이를 계획하고... 화가의 꿈을 키우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상상도 즐겁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느님의 눈물 산하어린이 9
권정생 / 산하 / 199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하느님의 눈물에 실린 열일곱 편의 짧은 동화는 토끼, 다람쥐, 까마귀 굴뚝새, 부엉이, 잠자리, 두꺼비 등 동물을 의인화하여 작고 작은 것들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운다. 권정생 선생님의 감성적인 문체와 따뜻한 시선은 읽는 마음까지 촉촉히 젖게 한다. 짧은 이야기 속에 수많은 메시지를 담아 낸 선생님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 마음에 작은 물결이 일어난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는 시간이 흘러도 잔잔한 여운으로 남는다. 2005년인가 초등학교 학부모독서회 토론도서였는데 오랜만에 다시 읽으니 여운으로 남은 이미지에 새로운 느낌을 더한다.

아기 토끼는 배가 고픈데도 남의 목숨을 해치는 것 같아 풀을 뜯어 먹지 못한다. 아기 토끼는 하느님처럼 보리수 나무 이슬하고 바람 한 줌, 그리고 아침 햇빛 조금만 마시고 살게 해달라고 빌지만, 하느님은 아직은 안된다고 하신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아기 토끼처럼 남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세상이 오면 그렇게 해 준다고... 하지만 세상 사람 모두가 남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세상이 오기는 할까? 사람들은 서로 사랑하기는 커녕 기를 써가며 남을 해치기 때문에 하느님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어제 내린 빗물이 달님 아줌마의 오줌이냐고 따지는 아기소나무는 제일 착한 건 싫고 보통으로 착하게 해달라는 사랑스런 모습에 코끝이 찡했다. 울타리 너머에는 무서운 도깨비가 있다며 절대 가지 말라는 어른들의 말에 깜박 속은 아기 다람쥐들은, 울타리 너머에도 자기들과 똑같은 다람쥐들이 산다는 걸 알고 철조망을 걷어내고 평화로운 다람쥐 동산을 만든다. 남의 것으로 치장하고 위장하는 것보다 본래의 자기 모습이 진짜 아름답다는 걸 깨달은 까마귀 나라와, 거지들아 도둑놈아 서로 욕하던 굴뚝새들이 위기에서 도와줌으로 화해하는 모습은 보기 좋다. 
 

짧은 이야기 속에 남의 목숨을 해치거나 남의 것을 빼앗고 미워하는 마음을 버리자는 것, 하늘과 땅과 공중에 있는 모든 생명들을 소중히 알고 서로 도우며 살라는 것, 서로 용서하고 사랑하라는 메시지는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기도 하다. 분단과 외세의 극복, 독재에 대한 저항, 생명 존중 등 무거운 주제지만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짧은 이야기 속에 잘 담아냈다. 권정생 선생님이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하느님의 눈물에 실린 17편은 각각 몇 편씩 나누어 다른 제목의 동화집으로도 출간됐다. 
즉, <아기 소나무>에 7편 <학교 놀이>에 3편, <아기늑대 세 남매>에 3편, <아름다운 까마귀 나라>에 실린 4편의 원전은 모두 <하느님의 눈물>이다. 그러니까 <하느님의 눈물>을 본 독자라면 다른 제목인 <아기 소나무, 학교 놀이, 아기늑대 세 남매, 아름다운 까마귀 나라>도 이미 읽었다는 걸 잊지 마시라. 나는 그 작품들이 권정생 선생님의 새 작품인줄 알고 구입하거나 도서관에서 빌려봤다. 같은 내용도 눈높이가 다른 독자를 위해 몇 편씩 떼어 묶고 새로운 삽화라 또 다른 맛은 있지만, 한편으론 독자를 속이는 게 아닌가 살짝 맘이 상하기도 했다는...ㅜㅜ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퍼남매맘 2011-06-01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느님의 눈물에 실린 이야기들을 이렇게 몇 편씩 갈라 묶어 놓은 거였군요. 일단 두께가 얇아져서인지 저학년 어린이들도 읽을 용기가 생기나 봅니다. 하느님의 눈물은 좀 두껍잖아요.

순오기 2011-06-01 21:17   좋아요 0 | URL
저학년 아이들이 읽기에 부담없을 분량으로 나누어 묶은 의도는 좋아요~~~~
단 <하느님의 눈물>에 수록된 것을 나누어 묶었다는 안내를 작가의 말이나 편집후기에라도 남겨야 된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