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잘린 생쥐 신나는 책읽기 25
권영품 지음, 이광익 그림 / 창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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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잘린 생쥐>는 2010년 제14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이다. 꼬리 잘린 생쥐 '빠른발'과의 만남에도 인연이 닿아야 했는지, 책을 사두고 2년이 지나서야 읽었다. 나이테가 굵어질수록 세상 일들이 거저 되는 게 없고, 원인 없는 결과도 없다는 걸 새삼 확인하게 된다. 우리의 주인공 '빠른발'의 종횡무진도 생존을 위한 본능이기에 공감이 됐다. 연지네 반 아이들에게 햄스터로 인식된 생쥐 '빠른발'의 대단한 활약은 기대할 만하다. 

 

적당한 과장과 허풍쟁이 빠른발, 매력적인 의인동화다. 생쥐 '빠른발'은 허풍에도 불구하고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빠른발'은 우리가 아는 주변의 누군가로 대입해도 수긍될 만큼 사람과 닮은 꼴이다. 쓰레기통을 뒤지다 고양이에게 잡아 먹힐뻔 했음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싸우다 꼬리를 잘렸다고 '뻥'을 치는 배짱은 애교로 봐줄 수 있다. 그래서 쥐 이야기지만 우리 사람들 이야기로 생각해도 무리없는 의인동화다.^^

 

잘난 쥐와 못난 쥐로 편 가르는 학교쥐법 고양이한테 혼쭐이 난 빠른발은 고양이 없는 세상에서 살기를 꿈꾼다. 고양이가 들어올 수 없는 곳은 오직 하나 '학교'라는 걸 알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학교로 잠입한다. 학교로 들어가기까지 우여곡절은 마치 내가 빠른발인 양 덩달아 긴장됐다. 잘난 쥐들만을 위한 '학교쥐법'은, 상위 1%를 위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는 MB정부가 생각난다.

 

학교 쥐 법 제1조. 학교에 사는 모든 쥐는 잘난 쥐와 못난 쥐로 나눈다.

학교 쥐 법 제2조. 잘난 쥐는 교실에서, 못난 쥐는 화장실에서 산다.

학교 쥐 법 제3조. 잘난 쥐들만 학교에 새로 이사 올 수 있다.

 

함께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잘난 쥐들이 구분한대로 못난 쥐로 화장실에서 사는 회색쥐는 빠른발과 친구가 되어 영향을 받는다. 잘난 쥐들에 눌려 겁먹고 주눅들었던 못난 쥐들은 빠른발의 용기에 힘입어 함께 싸우고자 일어선다. 세상에 불의가 판친다고 낙심하기보다는 정의를 세우기 위해 전사가 되어야 한다. 잘못된 학교쥐법을 뜯어고칠 수 있는 힘은 스스로 일어설 때 얻게 된다. 빠른발과 못난 쥐들이 잘난 쥐와 벌이는 한판 승부는 압권이다. 교실은 난장판이 되었지만, 쥐들은 정말 똑똑하다.ㅋㅋ 그리고 분위기를 더욱 살려주는 판화 그림도 멋지다!

  

 

내 인생은 내가 주인공이다. 빠른발은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살았다. 무서운 고양이를 피한 학교에서 눈앞에 닥친 어려움을 물리치고, 좋은 친구들과 함께 잘난 쥐들을 물리친 빠른발 멋지다.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걸 우리가 배워야 한다. 쥐띠인 나는 빠른발과 비슷한 속성을 가졌다. 심야족이고 앞길에 장애가 있으면 비교적 겁내지 않고 당당하게 맞선다.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선 모험도 필요하지만 맞서는 승부근성도 필요하다.

 

우리 교실에도 쥐가 있을까 겁먹지는 말자. 작가는 초등교사로 실제로 교실에서 있었던 햄스터 이야기에서 소재를 얻었다고 한다. 낮에는 연지네 반 친구들이 공부하는 교실이 밤중엔 쥐들의 소굴이 되는 건 동화 속 이야기다. 우리 애들 어려서 교실청소 하던 10여 년 전에는 교실에서 쥐구멍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요즘엔 워낙 방역과 방서가 잘 되어서 교실에 쥐가 출몰하는 일은 없으니 겁먹지는 말자!^^

 

나는 잘난 사람일까, 못난 사람일까?
어떤 잣대로 평가하느냐에 달렸겠지만, 누군가 나를 못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주눅들지 말 것이며, 스스로 못난 사람이라고 의기소침하지도 말자. 요즘은 애어른 할 것없이 돈을 최고로 치는 세상이 되었지만, 돈을 많이 번다고 잘난 사람이거나 성공한 인생도 아니다. 살아가면서 자기 앞에 닥치는 어려움을 헤쳐나간다면, 스스로 잘난 쥐라고 생각한 '빠른발'처럼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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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열쇠고리 신나는 책읽기 19
오주영 지음, 서현 그림 / 창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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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공모 저학년 창작 부문 대상작이다. 표지에 보이는 열쇠고리에 매달린 네 명의 아이들이 여기 실린 네 편의 주인공이다. 소원을 이루고 싶은 아이들이 저 열쇠에 매달리면 소원이 이루어지는 걸까?  저 열쇠만 있으면 무엇이든 원하는대로 이루어지는 마술이라도 부리나? 책을 읽기 전에 맘대로 상상하며 호기심의 풍선을 한껏 부풀려도 좋다.^^ 

 

작가는 아이들이 공감할 정도로 녀석들 마음을 잘 그렸는데, 나는 환타지를 좋아하지 않아서 처음엔 썩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그런데 초등 아이들에게 한 꼭지씩 읽어주었더니 의외로 좋아해서, 역시 '대상작'이라 뭔가 달라도 다르구나 생각하며 비로소 후한 점수를 주었다. 환타지는 현실도피 같아서 안 좋아했는데, 아이들은 대리만족의 기쁨을 얻는 게 분명했다.^^ 

<단지와 보물>주목받고 싶은 아이 마음도 알아주고,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 알게 한다. 작은 곰 인형을 '깜씨'라고 부르는 단지는, 놀이터에서 신기한 동전을 주워 굉장한 보물일거라고 믿으며 환상에 빠진다. 옆에서 코웃음 치는 가영이에게 진짜 보물임을 증명하려고 은행으로 달려갔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25하라라로 우리 돈으로는 80원쯤 한다는 말을 듣고 부끄러워 도망쳤다. 하지만 친한 친구가 준 동전을 잃어버리고 찾아 헤매는 아줌마에겐 진짜 귀중한 보물이었다. 사람들이 하찮게 여기는 것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보물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이상한 열쇠고리> 표제작으로 키작은 지영이를 땅지렁이라 놀리는 박똥구(박동구)를 혼내 주는 이야기다. 지영이는 학교 가다 발견한 이상한 열쇠고리 덕분에 마법같은 경험을 한다. 내 나이에도 마음 먹은대로 뚝딱 소원을 들어주는 신기한 열쇠고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실실 웃음이 났다. 주인공의 독특한 캐릭터도 재밌고, 잘난체 뻐기던 박똥구가 줄넘기를 하려면 커다란 방귀소리와 함께 구린내가 퍼지는 장면에 녀석들은 코를 막으며 좋아했다. 역시 아이들은 잘난 체하던 녀석이 벌을 받으면 좋아한다.^^

<호야 선장의 우주여행> 친한 친구와 뜻이 안 맞아 다투고 심통 난 아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단편이다. 부침개를 만드는 엄마 옆에서 심심한 호영이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자, 엄마는 호영이와 주거니받거니 이야기 한편을 뚝딱 만들어낸다. 이런 풍경은 우리 엄마들이 즐겨 해야 될 모습이다. 호야선장과 빼빼선장으로 대치된 호영이와 병우 이야기를 엮어가며 호영이는 병우를 미워하던 마음이 금세 풀려 엄마표 부침개를 들고 병우네로 뛰어 나간다. 아이들의 다툼에 무조건 편들거나 훈계하지 않고도, 스스로 깨닫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한 엄마의 지혜가 돋보인 작품이다. 호야선장의 호박호와 빼빼선장의 양파호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부채질하는 훌륭한 소품이었다.^^

<똥글이 파랑 반지> 동생 때문에 엄마의 사랑이나 관심에서 멀어졌다고 생각하는 첫째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단편이다. 할수만 있다면 심술쟁이 동생을 벌주고 싶은 첫째들의 마음을 딱 맞춰서 '맞아, 맞아' 소리가 절로 나왔다. 하나는 똥글이 파랑 반지의 힘을 빌어 말썽쟁이 두리를 혼내 주지만, 엄마는 언제나 '넌 누나잖아!'하면서 동생 편이다. 대체 왜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냐며, 엄마까지 벌주고 싶은 첫째 마음이 읽혀진다. 엄마들은 무조건 첫째한테 동생을 봐주거나 참으라고 주문하지 말고, 먼저 첫째의 마음을 알아주고 다독여야 할 것 같다.

아이들 마음을 엿보는 것처럼 그려진 뒷표지가 맘에 든다. 이상한 열쇠고리가 속상한 아이들 마음을 위로하고 닫힌 마음을 열어주는 마술을 부렸는데, 그 이상한 열쇠고리는 과연 무얼까?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분명 눈치 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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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2-04-15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는데 아직 읽지 못했네요.

순오기 2012-04-18 01:29   좋아요 0 | URL
명성을 익히 들었다면 이제 읽어보는 일만 남았군요.^^
 
티라노 초등학교 학교는 즐거워 1
서지원 지음, 이영림 그림 / 키다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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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티라노를 주인공으로 학교 생활을 이해하기 쉽게 가르쳐준다.

1학년을 위한 눈높이 맞춤 책으로 그림이 곁들여져 재미까지 제공하는 유익한 책이다. 

어쩌면 1학년 어린이보다, 첫 아이를 입학시키고 학교생활이 궁금할 부모님께 더 도움이 될 책이다.^^

 

학교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있는 어린이를 위한 재미있는 이야기 형식으로 두려움과 걱정을 풀어준다.

아이들이 어떤 걸 겁내고 두려워하는지 차례를  보면 알 수 있다.

1. 학교 가기 싫어요!

2. 하자 하자 마법 공책

   -큰발가락의 꿈

   -학교에서 이루어 주는 꿈

   -학교는 이렇게 생겼어요

3. 뾰족뾰족 뾰족뿔 선생님

   -학교에는 어떤 선생님들이 있을까요?

   -준비물은 무엇이 필요할까요?

 

차례에 따라 이야기가 나오고, 한 눈에 볼 수 있는 그림으로 다시 정리해주는 센스 만점 책이다!

 

 

 

4. 부지런한 공룡이 될 테야!

   -학교는  몇 시에 시작할까요?

   -바르게 인사해요

   -학교에서는 어떤 공부를 할까요?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

   -수업 시간에는 이러면 안 돼요!

   -수업 시간에는 이렇게 해요!

5. 착한 공룡이 될 테야!

   -화장실은 어떻게 사용할까요?

   -알림장은 어떻게 써야 할까요?

   -가정통신문은 무엇일까요?

   -정리 정돈은 어떻게 할까요?

   -시간표는 어떻게 볼까요?


 

 

 

 

학교 생활에 대한 1학년의 두려움과 걱정, 새록새록 솟아나는 궁금한 것들을 풀어주는 안내서이자 1학년 학부모님를 위한 학교생활 지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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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2-04-02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초등 1학때 학교에서 헤매던 것, 아직도 기억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 아이들도 초등 1학년 시절을 까마득히 볼 만큼 다 커 버렸으니 세월은 얼마나 흐른 건가요. 저는 이런 세월의 속도가 가끔 무서워요.ㅋ
요즘 길에서 1학년쯤 되는 아이들 보면 귀여워 죽겠어요.

순오기 2012-04-03 23:58   좋아요 0 | URL
님도 1학년 때의 기억을 갖고 있군요~ 나도 몇 가지 각인된 것들이 있어요.ㅋㅋ
아이를 다 키운 우리는 1학년들 보면 빙그레~~~~ 벙그러지지요.^^

수퍼남매맘 2012-04-03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지원님 좋아하는데... 이 책도 1학년과 학부모를 위한 안내역할을 잘해주겠네요. 1학년 생활 어렵지 않은데-솔직히 저희 때는 한글 모르고 들어갔어도 잘 지냈는데-요즘 너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는 분위기라서 그것도 좀 그래요. 자녀 수가 줄어서 그러나? 좀 유난스럽다 싶은 면이 없잖아 있어요. 그냥 예전처럼 순리대로 그냥 편안하게 지켜 봤음 하는 게 저의 생각이에요. 1학년 생활 지침서 같은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것도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일 테죠.

순오기 2012-04-03 23:59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냥 자연스럽게 알아가고 익히면 되는데, 너무 가르치려 드는 것도 문제죠.ㅜㅜ
 
나랑 화장실 갈 사람? 사계절 웃는 코끼리 11
수지 모건스턴 지음, 김주열 옮김, 김효진 그림 / 사계절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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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인 <나랑 화장실 갈 사람?>은 교육환경이 엄청나게 좋아진 요즘 학교 풍경과는 거리가 멀어서, 책 속에 그려진 화장실 풍경을 어린이들은 이해할까? 6~70년대 시골에서 학교를 다녔다면 낯설지 않은 풍경이지만.^^

 

화장실은 학교 앞마당 한쪽 구석 어두컴컴한 곳에 있어요. 그래서 '유령의 집'이라고 불리죠. 폴린은 화장실에 갈 때마다 변기에서 귀신이 튀어나올까 봐 무서웠어요. 화장실에 들어가면 나무 문 다섯 개가 나란히 있답니다. 그런데 그 문들은 자라는 걸 깜박 잊었나 봐요. 위에서 아래까지 다 가려 주질 않거든요.(8~9쪽)

 

아, 문들이 자라는 걸 깜박했다는 표현이 재밌다. 화장실 문은 키가 위로 자라는 아이들처럼 위로 자라는 게 아니고, 아래로 더 자라야 하는데 덜 자랐는지 화장실에 들어간 아이들 다리가 다 보인다. 그래서 속옷을 내린 모습이 다 보이는데 아래로 들여다보는 개구쟁이까지 있다면.... 그야말로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는 건 두려운 일이다. 더구나 학교 생활이 처음인 1학년 여자 아이들에게는 정말 끔찍하게 걱정스런 일이겠다. 요새 아이들은 이런 화장실을 못 봐서 그림을 봐야 이해하겠지.^^

 

 


이렇게 아래로 들여다보는 개구쟁이들은 꼭 있다. 우리 어릴 때는 한 명은 들어가서 볼 일을 보고 한 명은 밖에서 망봐주고 그랬다. 요즘 아이들은 화장실에 들어가면 음악까지 흘러나오는 최고의 환경이라 화장실 공포는 없겠지만, 집이 아니라서 편하게 볼일을 못보는 아이들은 종종 있다. 그것도 차츰 학교 생활에 적응하면서 해결되지만, 집에 올 때까지 꾹 참아본 경험이 있는 어린이라면 폴린과 친구들의 괴로움에 공감의 '찌찌뽕'을 날릴 것이다.

 

 

 

폴린과 친구들은 화장실을 못가고 꾹 참는 괴로움을 어떻게 해결했을까?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지혜로워서 잘 해결했으리라 믿지만!!^^

 

표제작 외에도 읽기와 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요나의 <야호!>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 <빵점쟁이 자크> 이혼한 부모 때문에 엄마와 아빠랑 번갈아 지내야 하는 윌리엄의 <엄마 따로 아빠 따로>까지 아이들의 걱정거리를 이해하고 따뜻하게 풀어주는 수지 모건스턴의 마음이 담겼다. 공포의 화장실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지만 부모나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한 것도 있다. 어린이도 자기 눈높이의 걱정거리를 갖고 있다는 걸 어른들이 이해하고, 아이들을 격려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부모의 이혼이 자기의 잘못인 양 죄책감을 갖는 아이의 마음을 풀어주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섬세하게 그려낸 이야기 네 편으로 아이들은 걱정거리를 내려놓으면 좋겠고, 어른들은 아이들의 걱정거리를 해소해줄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

  

  

 

산다는 건, 아이는 아이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나름의 걱정거리와 싸움인지도 모른다. 세상에 수많은 걱정거리를 한 편의 동화로 날려버릴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좋으랴!!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는 법, 내일의 걱정을 미리 당겨서 할 필요는 없다. 어쩌면 걱정없는 삶은 사는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고.^^

 

그 뒤로 화장실 팀 아이들의 생활은 백팔십도 바뀌었답니다. (18쪽)

 

나는 '백팔십도' 바뀌었다는 이 말 뜻을 1학년이나 2학년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그것이 걱정이다! ^^

수지 모건스턴이 원작에 '백팔십도 바뀌었다'로 썼을지라도, 저학년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의역(意譯)했어야 되지 않을까?

한편으론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때 '백팔십도 바뀌었다'고 표현한다는 걸 배우겠구나 생각되지만.
어쨋든, 화장실을 걱정할 아이들은 1학년인데 백팔십도의 개념을 이해하기는 어렵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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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2-03-30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어릴 적 초등학교의 화장실 문 생각 나요.
"그 문들은 자라는 걸 깜박 잊었나 봐요. 위에서 아래까지 다 가려 주질 않거든요.(8~9쪽)" - 정말 재밌는 표현이네요. ㅋㅋ
그게 왜 그런 거죠? 화장실의 소독약 냄새 날아가라고 그랬을까요? 사람이 있다는 표시를 위해 그랬을까요?

백팔십도 - 이런 어려운 말은 아이 수준에 맞게 낱말뜻을 그 페이지 밑에 달아줬으면 좋겠어요. 동의합니다.ㅋ

순오기 2012-03-30 21:03   좋아요 0 | URL
어릴 적 초등학교 화장실 문~ 공감하시는군요.ㅋㅋ
백팔십도~ 동의하시니 감사!^^
 
제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 김소민 작가 인터뷰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 - 제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김소민 지음, 소윤경 그림 / 비룡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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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이란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나온 이 책, 어른인 내가 봐도 재밌다, 그래서 두 번이나 읽었다.^^

내가 재밌다고 소문냈더니, 초등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려고 차례를 기다린다. 

저학년에게 좋은 책 카테고리에 넣었지만 고학년들이 더 좋아한다. 아마도 이해의 폭이 더 넓고 깊기 때문일 것이다.

미모로운 작가님의 인터뷰도 알라딘에 올라와 있다. http://blog.aladin.co.kr/tenam/5482391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제목만으로도 독자들을 설레게 한다. 일상에서 만날 수 없는 마녀의 이야기는 신비로운 커튼으로 가려진 무대처럼 호기심을 자극한다. 마술 빗자루로 상징되는 마녀를 꿈꾸는 독자들의 로망을 이 동화에서 실현시켜 줄까, 두근두근 설레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리게 된다.

 

덩치도 크고 씩씩한 왈가닥 여자 깡패 태권소녀 묘묘, 하필이면 제비뽑은 대련상대가 동생이라니 정말 발을 동동 구르고 싶은 오빠 동동이다. 두 살이 어리지만 몸무게는 7킬로그램이나 더 나가는 동생에게 주눅이 든 오빠가 이길 수 있을까?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대련에 이길 수는 없을까, 고민하는 동동에게 짠~하고 나타난 캡슐 마녀는 솔깃한 제안을 한다. 영혼을 바꿀 수 있는 캡슐 약값으로 일주일 동안 게임할 수 있도록 아이디와 비밀 번호를 빌려달라는 거다. 하하~ 주민번호가 없어 회원 가입이 불가능한 마녀가 게임을 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니!! 어린 독자들은 공감의 환호성이라도 지르지 않을까?ㅋㅋ
 

  

 

동생 묘묘를 이길 수만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 수 있는데, 까짓거 좋아하지도 않는 게임이라면 일주일 아니라 한 달을 써도 좋다. 흔쾌히 마녀와 거래를 끝낸 동동은 빨간 캡슐을 얼른 먹고는 동생에게 먹일 파란 캡슐은 땅콩 크림빵 속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했다. 자~ 이제 동생이 와서 땅콩 크림빵을 먹으면 둘의 영혼이 바뀌겠지? 하지만, 인생은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니다. 땅콩 크림빵을 먹은 건 동생 묘묘가 아니었으니......

 

  

 

엉뚱하게도 아빠가 먹어버린 땅콩 크림빵, 아뿔싸~ 동생 묘묘가 아닌 아빠와 영혼이 바뀌어버린 동동. 정말 발 동동 구르며 울고 싶은 동동. 하지만 발을 동동 구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아빠의 몸이 된 동동은 아빠 회사에도 가고 아빠 친구가 소개한 아줌마랑 데이트는 물론이고, 덩치 큰 묘묘를 안고 머리도 감겨야 하니 어이쿠야~~~~갈수록 태산이다.

 

그래도 인생엔 또 반전이 있으니 살아볼 만하지 않을까?

동동이 고전하는 사이, 캡슐 마녀는 게임이나 즐기고 있을까?

원없이 게임을 즐긴 캡슐 마녀는 게임 레벌을 20단계나 올려 놓고, 동동에게 또 한번 영혼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

자, 이번에는 동동의 계획대로 묘묘와 바뀔까? 아니면 또 다른 반전이 있을까~~~~ ^^

 

 

 

영혼이 바뀌는 경험으로 입장을 바꿔 생각하며 배려의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된 동동은, 아빠 혼자 남매를 키우느라 얼마나 힘들었을지도 깨닫게 된다. 어린이 눈높이로 이해되는 역지사지와 배려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잘 버무려 낸 수작이다. 특히 뭉클했던 '사랑은 걱정하는 마음' 이라는 정의가 마음에 쏙 들었다. 이웃의 와일드 보이는 자기 엄마 걱정을 엄청하는 아이라, '사랑은 걱정하는 마음'이라는 이 말이 확 와 닿았다. 그래서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사랑을 그려낸 책'이라 와일드 보이에게 딱 맞는다고 '도전 100권 달성' 선물로 주었다.

 

초등 아이들은 엄마와 영혼이 바뀌어 얄미운 동생을 야단치고 싶다는 아이도 있고, 친구와 바뀌었으면 좋다는 아이도 있었다. 또한 게임을 좋아하고 캡슐을 개발하는 마녀가 웃기다고 쓴 감상문은 마녀에게 바라는 것이 아주 많았다. 다음 주 학부모를 위한 공개 수업에 이 책으로 수업을 해볼까, 엄마들은 누구와 영혼을 바꾸고 싶은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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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3-19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책 아주 궁금했는데 아이의 동후 활동까지 올려주셨네요. 곧 인기 만발 책이 될 것 같아요

순오기 2012-03-19 23:18   좋아요 0 | URL
가격도 저렴하고 알사탕과 적립금도 주니까 구입해도 좋을 듯...
저도 선물로 두 권 샀어요.^^

2012-03-19 1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3-19 23:18   좋아요 0 | URL
^^

2012-03-19 2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3-19 23:18   좋아요 0 | URL
친절한 안내가 필요한 알라딘!^^

마녀고양이 2012-03-20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먹어도 살찌지 않도록 빕니다... ㅋ
그건 코알라와 공통된 소원이예요, 언니. 아하하.

순오기 2012-03-21 06:11   좋아요 0 | URL
먹어도 살찌지 않는 건~~~~~~ 양심없는 소원 아녜요?
먹으면 찌는 게 당연하죠.ㅋㅋ

카스피 2012-03-20 2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상당히 재미있어 보이네요^^

순오기 2012-03-21 06:11   좋아요 1 | URL
재미있어요~ 이 책을 선물받은 와일드 보이는 3학년인데 네 번이나 봤다고 하네요.^^

감은빛 2012-03-22 1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내와 서로 영혼이 바뀌어보면 어떨까 싶은데요.
그럼 서로를 좀 더 잘 이해하지 않을까요? ^^

순오기 2012-03-22 15:38   좋아요 1 | URL
오~ 부부가 영혼을 바꾸어 보면 서로 잘 이해해서
행복한 부부가 되거나 혹은 반대의 경우가 될지도...^^

같은하늘 2012-03-28 0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기언니 책소개 보고 저도 구입했는데, 아들녀석 키득거리며 보고있더라구요.^^
저도 빨리 읽어봐야지~~

순오기 2017-12-04 18:09   좋아요 0 | URL
댓글이 있었네요. 이제 보고 답글~아들이 키득거렸으면 성공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