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요 바빠 - 가을 도토리 계절 그림책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 / 보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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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엔 이 더위가 언제 끝날까 싶었는데, 어느새 가을이 왔다.

가을 풍경은 생기 넘치던 초록 물결을 갖가지 색깔로 바꾸어 사람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보리출판사의 '도토리 계절 그림책' 시리즈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변화를 섬세한 세밀화로 보여주는 사랑스런 그림책이다.

 

가을을 담아낸 <바빠요 바빠>는 사진보다 더 가을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랐기에 친숙한 농촌 풍경은 마치 고향에 온 것처럼 즐거움을 선사한다.

마당에 농작물을 베어다 깔고 도리깨질을 하는 풍경은, 내가 어릴 때 좋아하던 놀이였다.

김을 매거나 마당 귀퉁이에 떨어진 콩을 줍는 건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도리깨질은 좋았다.

엄마가 잠시 볼일로 도리깨를 내려놓으면 쏜살같이 달려들어 도리깨로 콩타작을 거들었다.

단순한 동작을 반복하지만 박자를 딱딱 맞추는 리듬감과 도리깨로 탁탁 치는 소리가 좋았다고 기억한다.

 

 

한 해 농사를 거두어 들이느라 바쁜 할머니 할아버지 곁에서

일손을 돕거나 놀이에 빠진 마루의 모습에서 유년기의 나를 보는 듯 감정이입이 되었다.

 

 

 

 

어릴 때 시골집에 있던 꽃들과 들판의 풀들은 지금도 만날 때마다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추억을 더듬게 한다.

마당가에 핀 맨드라미와 채송화, 유난히 시골집에 많았던 나리꽃은 우리집 화분에서도 철따라 꽃을 피운다.

꽃송이 하나로 행복했던 유년기를 추억하는 게 좋아서 화분이라도 살뜰하게 키운다.

 

  

 

 

고추 말리는 이 장면은 언제 봐도 정겹다.

할머니는 고추 말리느라 바쁘고, 마루는 닭을 쫒느라 바쁘다.

 

 

지난 8월 경전선 여행길 삼랑진에서 만났던 고추 말리는 모습도 반가웠다.

 

 

 

들판에 누렇게 익어 가는 모습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자연이 그려낸 풍경화는 세계의 어떤 화가가 그린 작품보다 뛰어나다.

참새들은 낱알을 쪼아 먹느라고 바쁘고

허수아비는 참새를 쫒느라고 바쁘다.

책 제목처럼 '바빠요, 바빠'를 운율처럼 반복하며 가을걷이로 바쁜 농촌 일상을 그려낸다.

 


 

바빠요, 바빠!

바빠요, 바빠!

한 장면마다 '바빠요, 바빠'를 반복하는 바쁜 일이 무엇이고, 누가누가 바쁜지 그림을 보면

사람만 바쁜 게 아니고 동물들도 겨울채비를 하느라 바쁘다.

알밤이 떨어지면 마루는 밤을 줍느라 바쁘고, 다람쥐랑 청설모는 밤을 나르느라고 바쁘다.

아빠는 감을 따느라 바쁘고, 까치도 홍시를 쪼느라 바쁘다.

마루네 식구는 무와 배추를 뽑느라 바쁘고, 들쥐랑 두더지는 달아나느라 바쁘다.

아빠는 무 구덩이를 파느라고 바쁘고, 하늘에는 기러기들이 날아가느라고 바쁘다.

 

 

 

 

좋은 그림책은 그림만 보아도 이해가 되는 책이다.

이 그림책은 농촌생활 경험이 없는 도시 아이들과 어른들이 세밀화만 봐도 농촌생활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림책은 너무 세밀하게 그리면 상상하는 즐거움을 앗아 갈수도 있는데,

화면을 가득 채운 섬세한 그림은 보는 재미와 상상의 즐거움까지 맛볼 수 있다.

 

그림책은 보는 독자의 관점에 따라 이해가 다르고 주제도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독자는 작가의 생각이나 의도를 알고 싶고 찾으려 한다.

이 책은 가을걷이에 바쁜 농촌생활 뿐 아니라,

자연이 주는 먹을거리와 혜택을 사람과 동물들이 같이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도 넌즈시 알려준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사람만을 위한 곳도 아니고, 사람만이 주인인 곳도 아니다.

모든 생명체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것과

사람이나 동물도 자연 질서에 따라 역할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일상을 세밀화로 보여준 멋진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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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9-24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답게 그리는 그림책은
서로한테 아름다운 이야기
베푸는구나 하고 생각해요.

순오기 2013-09-26 22:38   좋아요 0 | URL
답글이 무지 늦었네요.
아름다운 그림책, 특히 자연 그림책은 더 맘에 듭니다!

수퍼남매맘 2013-09-24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쁘다 바뻐>로 공개수업 하려고 준비중이에요.
이 책을 님 서재에서 보니 많이 반갑네요. ^^
추석 잘 보내셨지요?

순오기 2013-09-26 22:39   좋아요 0 | URL
2학기 공개수업 준비하시는군요.
가을 수업하기에 딱 좋지요!^^
 
[신기한 붓]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신기한 붓 사계절 그림책
권사우 글.그림, 홍쉰타오 원작 / 사계절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와우~ '신기한 붓'이라는 제목 만큼이나 그림솜씨가 빼어난 그림책이다.

이 책의 그림은 정말 '신기한 붓'이 그려낸 것처럼 대단하다.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섬세한 그림 몇 장만 봐도 감지된다.

중국 옛 이야기 마량의 '신기한 붓'이 한국의  권사우 화가 손을 빌려 그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중국 이야기지만 어느 나라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다.

착하고 힘(권력) 없는 주인공과 권력을 가진 악한자의 대결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야기 구조다.

권선징악이란 주제에 뻔한 맺음으로 끝내지 않고, 독자의 상상을 부풀리는 열린 결말이라 훨씬 더 매력적이다.

 

  

 

그림에 재주는 있으나 가난하여 붓 한 자루도 가질 수 없는 마량은

아무데나 그림을 그리면서 '붓 한 자루만 있었으면...'간절한 소원을 갖는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꿈 속에 나타나 좋은 그림을 그리라며 붓을 주고 사라진 할아버지.

마량은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다하여 수탉을 그렸더니~ 살아나서 푸드덕 뛰어 올랐다.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서는 밥을 그려주고, 혼자 일하는 농부할아버지를 위해선 소를 그려주었다.

 

  


착한 마음으로 좋은 그림을 그리는 마량의 신기한 붓이 탐이 난 욕심 많고 악한 고을 원님.

고을 원님은 마량을 감옥에 가두었지만.... 마량은 겁날 게 없다. 신기한 붓이 있으니까~ ^^

"감옥에 갇힌 마량은 이제 어떻게 할까?"

 "여기에 문을 그리면 돼요!"

유*는 손가락으로 짚으면서 답한다. 흐흐~ 어린 독자들은 벽을 보는 순간 신기한 붓의 쓰임을 알 수 있다.

독자의 예상대로 마량은 커다란 문을 그려 쓰윽 열고 감옥을 나왔다.ㅋㅋ

예상치 못한 반전도 재밌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대로 풀려나가는 이야기도 좋아한다.

 

  

 

'신기한 붓' 그림책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티커도 들어 있다.
아이들이 스티커를 탐내서 열심히 독후활동을 하면 상으로 붙여준다고 했더니, 정말 열심을 내었다.

1학년 유*는 손가락에 힘주어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독후감을 썼고,

2학년 준*이는 마인드 맵 솜씨를 뽐냈다.

아이들은 다 갖고 싶은데 딱 두개만 고르라고 했더니, 무얼 고를까 엄청 고민을 했다.ㅋㅋ

 

    

 

다른 책으로 독후활동을 한 아이들은 '신기한 붓'을 빌려간다고 난리였으나, 리뷰를 써야 해서 수요일에 빌려주기로 약속했다.

스티커가 다 없어지기 전에 자기들도 스티커를 붙인 독후활동을 한다고 경쟁이 치열해 수요일이 기대된다.^^

재밌게 옛이야기도 읽고 그림도 즐감하고 멋진 독후활동으로 스티커도 붙일 수 있는 1석 3석조의 즐거운 책놀이터!

준*이가 가장 좋다고 꼽은 명장면~~~~~~~~ 왜 이 장면을 꼽았는지 책을 본 독자는 공감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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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3-01-29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언니는 그 바쁘신 와중에 지금도 서평단 활동하시는군요.^^
좋아하는 사계절출판사의 책이라 화~~악 끌리네요~~ㅎㅎ

순오기 2013-01-31 01:50   좋아요 0 | URL
바쁘다는 핑계로 하도 리뷰를 안 써서 평가단을 신청했어요.
의무라도 있어야 리뷰 몇 편 쓸 거 같아서...
나도 사계절 책은 여전히 사랑합니다~^^

수퍼남매맘 2013-01-29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마의 마인드 맵 솜씨가 대단하군요. 마치 마량의 신기한 붓을 빌려 한 듯이....

순오기 2013-01-31 01:51   좋아요 0 | URL
방학동안 읽은 책에 꼬박꼬박 마인드맵을 하게 했더니 많이 좋아졌어요.^^

다크아이즈 2013-01-29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그림책 잘 모르기도 하고, 손 놓은지도 오래지만 이 책 보니 마구 읽고 싶어집니다.
권사우 화가 대단하네요. 그림책에도 관심 좀 가져야겠어요. 흐미, 기죽어~~

순오기 2013-01-31 01:51   좋아요 0 | URL
좋은 그림책은 언제봐도 행복해집니다~
팜므님께 기죽을 사람이 많던테요.^^

러브캣 2013-01-29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았습니다.

순오기 2013-01-31 01:52   좋아요 0 | URL
파트장님~ 감사^^

꿈꾸는섬 2013-01-30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기한 붓, 그림 정말 멋지네요.
아이들 독후활동까지...넘 멋져요.^^

순오기 2013-01-31 01:52   좋아요 0 | URL
그림이 정말 이뻐요,
아이들도 책이 좋아서 독후활동도 잘했을거에요. ^^
 
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 코믹스 세트 - 전3권 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 코믹스
애니메이션 제작 : 명필름 오돌또기, 사계절출판사 편집부 엮음, 원작동화 황선미 / 사계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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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3종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있다.
2000년 12월 출간 이후 독자들의 전폭적 사랑으로
어린이용 반양장본, 에니메이션 그림책과 영화도 무한사랑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도 황선미 작가 최고의 책으로 꼽는데
애니 코믹스 세트는 줄글 책보다 뭉클하고 찐한 감동은 덜하지만
독자에게 잎싹과 초록머리처럼 또 하나의 꿈을 갖게 할 책이다.

6년이나 공을 들여 만들었다는 걸 증명하듯 그림이 참 멋지다.
1.2.3권으로 나누어 소개하는 차례 장면만 봐도 그림에 반하게 된다.
2.3편도 보여주고 싶지만 직접 확인하는 기쁨을 빼앗지 않으려고 꾹 참는다!^^

1.2.3권의 내용에 따른 캐릭터 소개도 매력적이다.
각 권의 캐릭터 소개글만 봐도 등장인물의 개성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우리의 주인공 잎싹은 양계장에서 마당으로 나오기를 꿈꾼다.
저 문 밖에는 눈처럼 쏟아지는 아까시 꽃잎처럼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겠지.
마당으로 나가서 땅도 밟아보고 하늘도 보고...
잎싹이 동경하는 세상을 우리는 날마다 누리고 사는데 고마움을 모른다.ㅠ

밖으로 나오기 위해 단식한 잎싹은 쓸모없는 병든 닭으로 버려졌지만
나그네의 도움으로 족제비가 노리는 죽음의 늪을 벗어났다.

햐~ 얼마나 그리던 세상인가!
마당식구들의 구박으로 너른 들판으로 나오니 눈부시게 아름답다~~~
화아아~ 너무나 즐거워서 꽁지에 예쁜 꽃도 꽂은 잎싹의 센스!^^
하지만 잎싹은 모른다, 꽃을 꽂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ㅋㅋ
예쁜 색깔들이 잎싹의 기쁨을 단박에 전해준다.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만난 수달, 복덕방 달수씨~
이 책의 코믹함은 모두 달수에게서 나온다.
잘난체와 사투리 개그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달수씨~ 귀엽다!ㅋㅋ
이렇게 오지랖 넓은 사람을 알면 세상살이에 도움이 된다.

범접할 수 없는 포스의 나그네~
짝꿍 뽀얀오리를 족제비에게 잃고 알을 품어주는 잎싹에게 책임을 다한다.
아~ 그림으로 섬세한 감정까지 전달되어 가슴이 뭉클하다.

알을 품은 잎싹에게
아기가 태어나면 곧장 동쪽 숲 너머 늪으로 가라고 당부하는 나그네.
왜 그래야 하는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거라고...말을 아낀다.

과묵하지만 꼭 해야 할 말은 진심으로 전하는 나그네.
"넌 이미 훌륭한 암탉이야!"
대사와 지문이 많지 않아 절제의 미를 느낄 수 있다.

달이 꽉 차오른 날, 과묵한 나그네는 마지막 소임을 다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색감의 대비로 확연히 드러나며...2권으로!

"아무도 나하고 놀아 주질 않아, 이게 다 엄마 때문이라구!"
"난, 엄마가 창피해!"
정체성이 흔들리는 초록머리의 말은 잎싹의 가슴을 후빈다.
잎싹도 보통의 엄마처럼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한탄하진 않는다.

"서로 달라도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는 거야!"
"이제 엄마랑 같이 있지 않을 거야!"
이제 잎싹은 초록머리를 떠나야 할 때가 온 걸까...

인생엔 항상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한 고비 넘으면 또 한 고비...
들판의 족제비는 이제 잎싹과 초록머리를 노린다.

위기탈출 넘버 원~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에 하늘을 날아버린 초록머리 이야기는 3권으로~

이 책에서 내가 가장 감동받은 장면이다.
초록머리 발목에 묶인 끈을 밤새 쪼아서 잘라낸 엄마의 눈물겨운 사랑~
엄마가 부끄럽다 퉁퉁거리던 초록머리도 감동의 눈물을 쏟아낸다.

엄청나게 몰려오는 청둥오리들의 기운을 미리 감지한 초록머리도
놀라운 풍경에 잎싹과 달수씨처럼 입을 다물지 못한다.

잎싹은 늪으로 가라던 나그네의 말뜻을 이제야 깨닫는다.
초록머리는 청둥오리 무리와 떠나야 한다는 것을...
가장 훌륭한 파수꾼을 뽑는 대회에 나간 초록머리는 우승을 차지한다.

초록머리는 혼자 남을 엄마가 걱정돼 발길이 떨어지지 않지만
잎싹은 초록이에 대한 많은 기억을 갖고 있어 외롭지 않다며
날 수 있다면 절대 여기 있지 않을거라며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보낸다.
다녀와서 보고 들은 세상 이야기를 들려달라며...

하지만 잎싹은 족제비 새끼들을 위해 먹이가 되는 걸 피하지 않는다.
잎싹이 꿈꾸던 삶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지극한 모성애를 가진 또 한 가족을 위해 숭고하게 바치는 희생.
서로 먹고 먹히는 섭리에 따라 스스로 그러한 게 자연이다.
엄마가 되기를 갈망했던 잎싹과 비상을 꿈꿨던 초록머리의 꿈이 이루어졌다.
웃음과 재미, 감동과 꿈을 선사한 '마당을 나온 암탉'은 우리도 꿈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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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3-01-15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당을 나온 암탉>을 맨 처음 출간된 장편동화로 읽었는데, 이렇게 나온 책도 있군요.
그림이 함께 있어서 내용 전달이 더 잘 될 듯해요. 초등 저학년 용이군요.
어른이 읽어도 재밌겠어요. 요즘 이런 책에 끌리더라고요.
초등 용이라고 해도 배울 게 많더라고요.
예전에 애들이 읽었던 책-집에 있는 것-을 읽곤 해요.
잘 보고 갑니다. ^^

순오기 2013-01-15 19:02   좋아요 0 | URL
아이들도 만화로 보면서 좋아했어요, 특히 영화를 본 아이들은 더...^^

수퍼남매맘 2013-01-15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사계절 출판사에서 원화를 봤었는데 색감이 정말 좋았어요. 이 버전은 집에 없어요.
애니메이션도 볼 때마다 감동적이구요. 개인적으로 손으로 직접 그린 애니가 더 좋아요.
원작이 워낙 좋아서 그런 것 같아요.

순오기 2013-01-17 12:36   좋아요 0 | URL
그림 잘 그리는 따님이 이 책을 보면 좋을 거에요.^^
저도 손으로 그림 그림이 좋아요.

같은하늘 2013-01-17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나온 코믹세트만 빼고 저희 집에도 나머지 두 권은 있어요.^^
아이들이 감동적이었는지 이 영화 얘기를 가끔하는데, 이 책을 보면 탐내겠는데요~~

순오기 2013-01-17 12:37   좋아요 0 | URL
영화도 좋았지요~~
연잎 위에 잎싹과 초록머리가 누워서 하늘을 보는 장면은 행복의 극치였어요.^^

꿈꾸는섬 2013-01-18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믹세트도 괜찮은가요? 저도 두종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있어요. 울 애들은 영화 재밌게 보고, 그림책 좋아해요. 영화는 다시보기까지 하더라구요.^^

순오기 2013-01-19 10:17   좋아요 0 | URL
어린 아이들이 보기에도 괜찮아요~ 더구나 영화를 봤다면 이해하기에 더 좋지요!

2013-01-19 1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3-01-28 05:53   좋아요 0 | URL
^^

2013-01-19 15: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3-01-28 05:53   좋아요 0 | URL
나도 아직 한 권 안 썼어요~ 오늘은 완수해야지요.^^
 
피가소와 무티스가 만났을 때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35
니나 레이든 글 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발견했을 때, 
"와~~ 이런게 창의성이구나! 어쩌면 요렇게 재밌는 그림책을 만들어 낼 수 있지?"
감탄이 절로 나왔었다. 초등 저학년이나 고학년 아이들과 수업을 해도 각자의 눈높이에 맞게 이해하는 게 최고의 장점이다. 특히 화가 피카소와 마티스를 아는 고학년들이 많이 열광했던 책이다.

며칠 전 경로당 어른신들과 미술활동을 하고 나서 이 책을 읽어드렸다. 보통은 책을 먼저 읽어드리고 독후활동을 하는데, 이 책은 데칼코마니를 하고 나서 읽어드렸더니 아주 재밌어 하셨다. 대부분 여든을 훌쩍 넘겼고, 두 분은 아흔이 넘었고 학교를 못 다닌 어르신도 몇 분 계시다. 글자를 배우지 못해 이름도 못 쓴다고 부끄러워하면서도 생전 처음으로 해보는 미술활동에 즐거워하셨다.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따라하기 일쑤인데, 데칼코머니는 내 맘대로 물감을 찍찍 짜서 하는 거라서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 대체 어떤 모습이 될까 호기심 반짝이는 눈빛도 어여쁘시고 펼쳐진 그림을 보며 멋지다고 좋아하셨다. 흰 종이와 검은색 종이를 드렸더니 어떤 색의 물감을 해야 잘 보일지 판단해서 하셨다. 검은색 종이에 어두은 색으로 하신 어르신은 기어이 그 부분을 다른 색으로 바꾸기도 하시고.^^

 

 

 

데칼코마니를 두어 번 하더니, 늦게 오신 분들께는 선생님처럼 설명하고 가르쳐주며 즐거워하셨다. 어르신들도 아이들처럼 새로운 활동을 좋아하신다. 날마다 심심하니까 10원내기 화투놀이를 하시는데 내가 가는 날이면

"공부하자고? 오늘은 뭘 할건데... 맛난 음식 대접하는 사람은 있지만, 요런 걸 가르쳐주는 건 선생님 뿐이야."

라고 하시며 나를 이뻐하신다.ㅋㅋ 데칼코마니 작품이 마를 동안 사포에 크레파스로 그림도 그려보시라 했더니
"오늘은 생전처음 하는 걸 두 가지나 하네!" 하면서 열심히 그리셨다.

 

 

 

노래를 좋아하는 김0희 어머님은 줄줄이 노래를 부르면서 하셨다. 노래를 불러도 항상 2절 3절까지 다 부르신다. 흥도 좋으시지만 기억력도 좋으시다. 소근육 활동이 치매예방에 좋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노래를 흥얼거리며 즐겁게 사는 것이 최고의 보약이자 치매예방약이 되리라 생각한다.

 

 

거실 바닥에 줄줄이 말려놓고 니것 내것 비교하며
"요건 뭘 그렸어? 나무인가 꽃인가?" 자네 그림도 이쁘지만 내그림도 멋지네!"
감상하면서 한바탕 즐거워하더니 "어이쿠~ 뻗친다!" 하시며 벌렁 드러누워버리셨다.ㅋㅋㅋ

 

경로당 어르신들은 서로 잘 했다, 멋지다 칭찬하셨는데, 이 그림책 주인공인 돼지 피가소와 황소 무티스는 상대방 그림은 꼴도 보기 싫다며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이사를 갔는데~~~ 책 이야기 들어보시렵니까?^^


노란바탕의 표지에 그려진 돼지와 황소 캐릭터부터 아이들을 사로잡는다. 속지와 본문에 펼쳐지는 그림은 이야기를 읽기도 전에 끌어당기는 흡인력이 대단하다. 먼저 그림만 주루룩 넘겨보는 것도 재밌다. 좌우 페이지가 다르게 펼쳐지는 그림 스타일과 색채의 화려함에 현혹된다. 왼쪽은 모두 돼지가 주인공인 돼지그림, 오른쪽은 황소가 주인공인 황소그림의 절묘한 대비가 표현법과 색감으로 확실하게 구별된다. 오호~~ 피카소와 마티스 그림의 특징을 절묘하게 잡아낸 '니나 레이든'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하여간 참신함이 돋보이면서 다름을 이해하는 책으로, 님도 책을 보시면 나의 표현이 전혀 과장이 아니라고 공감하실 것이다.

자~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피가소라는 돼지는 남들은 진흙에서 뒹굴며 노는데 아주 이상한 그림만 그렸고, 무티스라는 황소도 씨름을 하지 않고 매일 그림만 그렸다. 크고 화려하고 대담하게! 둘은 곧 유명해졌고 모두들 피가소와 무티스를 만나고 싶어 시장통처럼 시끄러운 돼지마을과, 법석대는 황소마을이 되어 둘은 조용한 곳을 찾아 떠났다. 공교롭게도 둘은 조용한 마을의 이웃이 되었고, 사이좋은 친구로 지내던 이들은 서로의 그림을 흉보기 시작했다.

무티스는 피가소 그림이 ‘엉뚱한 돼지, 두 살짜리 그림, 진흙색’이라고 비꼬았고,
피가소는 무티스 그림이 ‘날뛰는 황소, 야수 같은 그림, 물 장난감’ 같다고 소리쳤다.

마침내 둘은 엉망이 되도록 싸웠고, 서로 뿌려댄 물감은 마치 현대미술 작품을 보는 것 같다. 정말 이 부분이 압권이다. ㅎㅎㅎ~아이들은 자기들도 이렇게 맘껏 물감을 뿌리며 놀고 싶어 했다.

 

둘은 그림으로 소리없는 전쟁을 시작했다. 둘은 자기 집에 어마어마한 그림을 그렸고, 서로 다른 그림이 보고 싶지 않은 돼지와 황소는 커튼을 닫아 버렸다. 서로의 그림이 보기 싫어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그래서 둘은 사이에 큰 담장을 만들었고 비로소 평화롭게 자기의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하지만, 곧 서로가 보고 싶어졌고, 상대편의 그림이 나쁘지 않다며 인정하고 이해하기 시작했다. 화해의 방법으로 자기의 담장에 그림을 그렸다...... 서로의 그림이 궁금해 달려간 그들은 서로 배꼽을 잡고 데굴데굴 구르며 웃고 또 웃었다. 왜 웃었냐고요? ㅎㅎㅎ 그림을 보시라! 짠~~~~



             둘은 '피가소가 무티스를 만났을 때', '무티스가 피가소를 만났을 때'라고 제목을 붙였다.



                               하지만 모두들 그 작품을 '영원한 걸작'이라고 불렀다!

서로 다름을 절묘하게 보여주는 그림과, 굵은 글씨로 강조하는 글은 화가 피카소와 마티스의 특징을 제대로 보여준다. 책의 끝에 '피카소와 마티스의 진짜 이야기는 이래요'라는 페이지에선 20세기 가장 뛰어난 입체파 피카소와 야수파 마티스의 생애와 우정을 알려주며 마무리한다. 내겐 창의성이 무엇인지 무릎을 치게 했고, 미래의 꿈나무들이 기발한 착상을 한 수 배울 수 있는 그림책으로 별 다섯을 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책이다. 

어르신들은 틀린 게 아니고 서로 다른거라고, 그걸 인정해주면 싸움 날 일이 없다고 잘 아신다. 그러면서도 속없이 내일 반찬할 묵을 양념장해서 먹자고 한 순자 어머니를 흉보셨다. 물론 순자 어머니가 가시고 난 다음에...^^ 일흔을 갓 넘은 어머니들 다섯이 하루씩 식사당번이 돼서 스무 명이 넘는 분들의 점심을 준비하신다. 그래서 누군가 빈찬이 될 만한 걸 뭘 가져오면 아꼈다가 다음 날 반찬하려는데, 자꾸 간식으로 먹자고 하면 속상하다고 하소연하셨다.

그림의 세계도 다름을 인정하고 어르신들의 생각이나 마음 씀씀이도 다르다는 걸 인정하시면 좀 기분이 나아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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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9-22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기요, 흰색과 빨강색으로 데칼코마니 하신 어머님이요, 독특해서 눈에 확 들어오네요. 그러고보니 보라색 스카프 하신 것도 멋지시고...
오른쪽 맨 아래 사포 그림엔 국화를 어쩜 저렇게 잘 그리셨나요.
그림들이 대체로 밝아서 보는 사람 마음도 밝아지네요.
저 책도 물론 재미있겠지만 어르신들 그림도 재미있어요.

순오기 2012-09-23 23:17   좋아요 0 | URL
그 어머님이 노래를 잘하시는 분이에요. 즐거우면 노래가 줄줄이 줄줄이 흘러넘쳐요.
hnine님이 좋다하신 오른쪽 맨아래 사포그림도 바로 그 어머님이 그린 거고요.^^

2012-09-24 1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9-25 00:0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잘 쓸게요.^^

수퍼남매맘 2012-09-25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가소와 무티스라? 이름이 무지 재밌네요. 이 그림책 소장해야겠어요.
열심히 배우시는 어르신들 모습에 숙연해집니다. 보라색 스카프 하신 어르신의 미적 감각이 남다르시네요.

순오기 2012-09-27 17:11   좋아요 0 | URL
이 그림책 의미가 참 깊어요,
어머님들은 뭐든지 열심히 잘 하시고요! ^^
 
얘들아, 학교 가자! - 초등학교 선생님 일과 사람 8
강승숙 지음, 신민재 그림 / 사계절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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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얘들아, 학교 가자!> 책이 두 권 있다.
하나는 선생님이 될 우리 딸에게 선물할 책이고, 하나는 나를 위해 장만했다.
같은 책을 두 권 갖는 게 드물기는 하지만, 이 책은 두 권을 가질 만큼 특별하다.
선생님은 한때 나의 로망이었고, 친정아버지는 나를 교대에 보내지 못한 걸 오래도록 안타까워하셨다. 하지만 우리 큰딸이 교대에 가는 것으로 한풀이(^^)가 되었다. 큰딸은 3학년부터 초등선생님이 되고 싶어해 교대에 진학했지만, 2학년 때 적성에 맞지 않다며 휴학하려 했었다. 하지만 열악한 지역 학교로 교생실습을 나갔을 때, 그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기 위해 교재를 만드는 열정을 보였다. 표지의 선생님 모습이 우리 딸이랑 닮았다.^^

오랫동안 초등학교 선생님이신 저자(강승숙선생님)가 어린이들한테 선생님이 어떤 마음으로 일하는지,무슨무슨 일을 하는지도 알려 주고, 또 좋은 선생님이 되는 꿈을 심어주고 싶어서 쓴 책이다.

책 속의 주인공 선생님 이름은 오영경이다.
올해 이 학년을 맡아 칠 년째 학생들을 맞이하는데도 여전히 떨리는 선생님이다.
새 교실에서 새로운 어린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쓸고, 닦고, 꾸미고, 정리하느라 바쁘다.
선생님 모습이 마치 아이들 스케치북의 그림 같다.
분주한 선생님을 콜라쥬 기법으로 한 장면에 배치해 한 눈에 볼 수 있다.
우리 선생님이 어떤 분일까 궁금한 아이들 마음과 설레이는 선생님 마음까지 담겨 있다.

첫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나는 그림책 읽기랑 고양이를 좋아하고 매운 떡볶이를 잘 먹어"라고 소개한다.
아이들도 저마다 좋아하거나 잘하는 것으로 자기 소개를 한다.
이런 소개법도 좋아 보인다.
자기를 어떻게 소개할지 당황스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겠다.

선생님 반 아이들은 뭘 잘하고 좋아하는지 들여다 보자.
"나는 풀이름을 많이 알아."
"나는 곤충을 잘 그려."
"나는 강아지가 좋아."
"나는 스파이더맨이 될 거야."

"나는 고슴도치를 키워. 아침마다 딱딱 체조를 해."
"나는 예뻐."
"나는 덧샘 뺄샘을 잘 해."
모두 즐겁게 자기 소개를 하는데,
"하기 싫어!"
라고 말하는 아이가 있다.
'왜 그럴까? 무슨 일이 있나?' 정말 궁금하게 만든다.

자기 소개를 마치고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선생님, 참 좋다!
알라딘에도 책읽어 주는 희망찬샘과 수퍼남매맘 선생님이 있고
나도 방과후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이 일찍 오는 수요일엔 책을 읽어 준다.
선생님이 어떤 책을 읽어주는지 배경에 있는 '털장갑' 그림만 봐도 알 수 있다.^^

첫날을 멋지게 보내고 싶었는데 선생님 생각대로 안 되는 날도 있다.
선생님은 자기 소개하기 싫다고 한 재민이가 왜 그랬는지 궁금하고 걱정됐다.
이럴 땐 선생님에게도 선생님이 필요하다.
최고의 선생님은 역시 인생선배다.^^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치신 옆 반 강선생님께 여쭈었더니
"아이 마음을 모를 때는 솔직하게 물어 보라"고 조언한다.
요런 만화적인 그림은 책을 보는 독자에게 즐거움을 더하는 보너스다.

아침 일찍 교문에서 재민이를 기다렸다 손잡고 이야기하며 교실로 가는 선생님.
재민이가 왜 소개하기 싫어했는지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경험담까지 들려주며 토닥토닥 위로하신다.
아이들이 어런 담임선생님을 만나면, 아이의 복이자 엄마의 복이기도 하다.^^
내가 교회 다닐 때 목사님은, 자녀들이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작정기도를 하라고 하셨었다.
아이가 어떤 선생님을 만나냐에 따라 1년이 행복하거나 불행할 수 있다는 걸 학부모는 다 안다.

재민이는 눈물이 날 것 같은 자기 마음을 알아준 선생님 때문에 기분이 좋아져서,
어제 소개하던 거 지금 해도 되느냐고 거침없이 손들었다.
재민이는 어제는 왜 소개하기 싫었는지 그 이유를 말하는 것으로 자기를 소개했다.
아이의 마음을 알고 다독이고 위로해주면, 아이들은 좋은 선생님이라 생각하며 친밀감을 갖는다.

이 장면은 고수와 하수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난다고나 할까.ㅋㅋ
이동할 때 줄을 잘 세워서 데려가는 베테랑 강선생님과
아직도 줄 세워 데려가는 게 어려운 오선생님 반 아이들이 대조적이다.
밥 먹으러 가는데 좀 자유롭게 줄이 흐트러지면 큰일이 날까?
그냥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가는 것도 좋을 텐데... 조용히 이동해야 되기 때문에 어렵겠다.

줄 세워 급식소에 데려가는 건 힘들어도
와글와글 시끌시끌 밥 먹으면서 떠드는 이 아이들을 돌보느라 선생님은 밥이 코로 가는지 입으로 가는지 정신이 없겠다. 저학년 선생님들은 이런 아이들 돌보느라 고생이 많으시다.ㅠ

그래도 선생님이 좋다고 착 달라붙어 비밀이야기도 들려주는 아이 때문에 피로가 풀리겠지.^^
방과후학교에 수업하러 가면 교실을 빌려쓰는 1학년 2반 강*련 선생님께 달라붙어 급식실에서 교실로 가는 여자아이들을 자주 보게 된다. 방과후에 오는 1.2학년 여자아이들은 가끔은 나한테도 착착 달라붙어 뿌듯하다.^^

선생님은 수업을 마치고 아이들을 집에 보낸 후에도 할 일이 참 많다.
가장 중요한 건, 어떻게 가르쳐야 쉽고 재미있을까 연구하는 것.
한 과목을 잘 가르치기 위해 노래도 읊어보고 춤도 만들고 그림도 그려본다.
동시를 읽으면 기쁨과 슬픔, 아름다움을 더 깊이 느끼고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고 쓸 수 있도록 가르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한다.

해마다 봄이면 아이들을 동네까지 바래다주며, 아이들이 사는 골목에 피어나는 꽃을 보는 즐거움을 선생님은 안다. 오~ 1학년들을 교문 앞 횡단보도를 건네주는 선생님은 봤지만, 이렇게 골목까지 데려다주는 선생님도 있다니 놀랍다. 아파트 밀집지역은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렵겠지만, 이 장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선생님의 모습이 정말 리얼하다.
이 다음에 우리딸도 저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니 마음에도 풍경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위 그림에서 선생님 모습만 따로 떼어 봤다.
학교를 나와 골목길 집 앞에서 아이를 배웅하는 선생님을 클로즈업 편집.ㅋㅋ
개가 짖는 집앞에서 당황하는 선생님, 헉헉 숨이 차오른 선생님의 표정도 재밌다.

하하하~~~~ 이건 진짜 아이들 그림 같다.
아이들은 테이블에 앉은 모습을 꼭 꼭대기에서 내려다 본 것처럼 그린다.
주로 생일잔치 모습을 이런 식으로 그리더라. 우리 애들도...
선생님들은 행사를 앞두고 회의중이다.
초등학교는 운동회나 체험학습 외에도 많은 행사가 있다.
특히 무슨무슨 시범학교가 되면 더하고....

공부는 왜 햐야 되지?
이 질문에 쉽고 명쾌하게 초등생이 알아듣게 대답하기는 어렵다.

이 글을 참고해 자신의 말로 정리해보면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좋겠다.
나도 좀 빌려써야 겠다.^^

글쓰기 공부를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선생님도 맘에 든다.^^
글쓰기가 재미없다고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딱 좋겠다.
글은 가만히 앉아서 쓰는 것 같지만,
((맞아, 황석영 작가는 '엉덩이'로 쓴다고 했지))^^
놀러도 다니고, 관찰도 하고, 동무랑 이야기도 많이 나누어야 쓸거리도 생긴다.
요즘 아이들처럼 학원을 몇 개씩 순례하고, 문제집을 엄청나게 푼다고 글이 나오는 건 아니다.
게다가 요즘은 어울려 놀기보다는 혼자서 게임만 하는 아이들도 많지.ㅠ

아이들의 글쓰기 작품과 선생님의 일기까지 실어 준 편집 센스가 돋보인다.
아이들은 저희들 일기를 검사하는 선생님도 일기를 쓴다면 좀 놀라지 않을까?
선생님 일기는 누가 검사하는지 그게 궁금할지도 모르고...^^

아이들이 학교에 오지 않는 방학에는, 선생님은 쉬기도 하지만 또 공부도 한다는 걸 알려준다.
하는 일이 너무너무 많은 선생님과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보는 것도 아이들에겐 선물이 되겠다.
곧 다가오는 여름방학에 번개를 쳐서 한번쯤 아이들과 동네 한 바퀴 돌아본다면 좋은 추억이 될 거 같다.

선생님이 되기를 꿈꾸는 3학년 *지는 이 책을 보고 또 본다.
이 책을 자꾸 보면 선생님이 하는 일을 알게 되어서 좋고, 자기도 좋은 선생님이 될 거 같단다.^^
아이가 그런 생각이 든다면, 저자의 의도가 어린 독자들에게 잘 전달이 되는 거겠지.
조용하고 말없는 아이 모습에 우리딸 3학년 때 모습이 겹쳐보인다.

우리딸도 좋은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
교생 실습에서, 윤택한 지역 아이들보다 열악한 지역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어 밤새 교구를 만들며 수업 준비했던 그 열정을 아주 잊은 건 아니겠지? 우리딸 교생실습 때 사진과 나의 방과후 수업사진도 곁들이고... 엄마의 못다 한 로망을 딸이 이루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욱 커지는 책읽기였다. 우리딸도 이 책의 오선생님처럼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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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7-01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근사하네요
책도 이쁘고 그림도 이쁘고
우리딸도 저런 선생님 만났으면~
따님은 당연히 그런 선생님이 될 거예요.
순오기 언니만 보아도 따님이 엿보여요

순오기 2012-07-01 18:11   좋아요 0 | URL
책도 이쁘고 그림도 아이들이 그린 것처럼 친숙함이 느껴져요.
우리딸은 대학 2학년 때 휴학하고 다른 길을 찾고 싶어했는데...아직도 갈피를 못잡은 거 같아요.

희망으로 2012-07-01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선생님이 될거라 의심치 않아요. 전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꿈을 가지게했으면 좋겠어요.
순오기님께 댓글은 첨이네요.ㅎㅎ 방문은 자주했는데. ..어색하네용~^^

순오기 2012-07-01 18:1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이들에게 꿈을 갖게 하는 선생님이 최고지요.^^
자주 방문하셨는데 제가 몰랐네요. 별로 볼거리도 없는데 자주 들러주셔 고맙습니다~~~

수퍼남매맘 2012-07-01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작 초등학교 교사인 저는 이 책이 없네요. 울 반 아그들도 장래희망이 교사인 아이들이 제법 되더라고요. 초등학교 때부터 교사의 꿈을 가졌다는 따님도 꼭 좋은 선생님이 될 거라 믿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는 꿈이 교사가 아니었는데 지금은 제 일이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을 한답니다.특히 책을 읽어주면서 부터는 아이들과 학부모가 변하는 모습을 보고 보람도 느끼고,책임감도 더 가지게 됩니다. 순오기님 꿈이 교사였다니..... 지금도 어느 정도 그 꿈을 이루신 거잖아요.

순오기 2012-07-01 18:16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아직 없군요. 곧 손에 넣게 될지도...
우리딸은 다른 길도 생각하는 거 같아요, 항상 못가본 길엔 미련이 남으니까 가보는 것도 나쁘진 않지요.
저는 이 나이에도 못가본 길에 미련이 많아서, 그냥 기회 있을 때 해보는 것도 좋다 생각합니다.
친정아버지는 돌아가실 때까지 교대 못 보낸 걸 안타까워하셔서...어디서건 가르치는 일을 하면 선생님이니까, 이미 이룬 거라고 말씀드렸었지요.^^

잘잘라 2012-07-02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무실 선생님들 그린 그림 좋아요.
선생님들 표정이 밝아서 좋아요.
맨 밑에 가운데 사진, 순오기님도 활짝 웃고 계시네요^^

순오기 2012-07-02 02:06   좋아요 0 | URL
선생님들 표정~~~ ^__^
맨 밑 가운데 사진은 세로로 길게 조정돼서 실제보다 훨씬 길쭉하게 보이네요.^^

2012-07-02 0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7-02 12:15   좋아요 0 | URL
아웅~~~~ ㅠㅠ

희망찬샘 2012-07-04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승숙 선생님 책이군요. 열정 넘치시는 선생님 강의를 맘에 담아두면서 닮으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아이들에 대한 넘치는 사랑이 책 가득 담겨 있겠지요. 책 내용은 그냥 넘겼습니다. 사서 읽어야겠어요.

순오기 2012-07-04 09:10   좋아요 0 | URL
강승숙 선생님, 그림 속 선생님을 닮았을까 상상해보는 것도 재밌던걸요.
당근 사서 보리라 생각했어요.^^

2012-07-07 0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12 0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