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비의 달 문예중앙시선 35
박태일 지음 / 문예중앙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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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보내놓고




사랑을 보내놓고
보낸 나를 내려다본다
동리 간이 우편취급소는 새로 바뀌었고
바뀐 사무원은 손이 작다 몸집이 작다
아아 이별도 작게 하리라
사랑은 특급으로 떠났다 특급이 못 된 사랑은
행낭에 물끄러미 포개져 존다
특급 사랑을 못 해본 내가 특급 우편을 부친다
사랑이 떠난 뒤에도 사랑 가게를 볼 수 있을까
사과를 깎고 비 내리고 차들 오가고
나는 사랑과 이별을 나눈다
침대 위에서 침대 아래서 나눈다
이별은 멍든 구석이 어디쯤일까
사랑을 보내고 한 달 사랑에게 전화를 건다
출타 중, 기별해야 할 다른 이별이 남았나 보다
저녁 술밥집처럼 축축한 목소리로
다른 사랑을 만나나 보다
사랑은 멀고 나는 사랑을 잊는다
길에서 잊고 지하철에서 잊는다
사랑이 떠난 뒤에도 사랑 가게를 볼 수 있을까
사랑 많이 버세요 다른 사랑이 웃는다
나도 사랑을 별만큼 많이 벌고 싶다
사랑을 보내놓고
사랑 가게 문을 닫는다
어느 금요일까지 기다리리라
토요일 일요일에는 전화를 걸 수 있으리라
은행나무가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수루루 사랑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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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덜겅 편지 푸른사상 시선 48
김완 지음 / 푸른사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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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오니 포근한 봄이 그립고

따뜻한 가을 햇살이 그립다.^^

꼭이라는 말



간절히 빌어본 사람은 안다
꼭, 이라는 말이 얼마나 절절한지를



둥지를 떠났던 새들이 창공에서
날아와 아침 숲에 안긴다



온갖 새들이 지저귀는
울긋불긋한 가을 숲을 보면 떠오른다


이번 가을엔 꼭 함께 여행 가자는
꿈같이 달콤하기도 하고


안타깝고 간절하기도 한
꼭, 이라는 말, 참 아심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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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1 2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02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묵 값은 내가 낼게 서정시학 서정시 131
이종문 지음 / 서정시학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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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땅!!!!!!

낙엽




뛰어내리는 것도 물론 엄청 무섭지만 더 이상 버티기에
는 팔이 너무나도 아파


두 눈을 질끈 감고서 잡은 손을 놓았어요




죽었다, 싶었는데 누가 받아 주더군요
이게 누구야 하고 살며시 눈을 뜨니
세상에, 땅이더군요, 땅이 받아주더군요



땅의 모가지를 힘껏 껴안고서 엄마아 외치고선 긴긴 잠
을 잤는데요,


아 나도 땅이더군요, 땅이 되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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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11-28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에서 잎이 져서 땅으로 떨어져
새로운 흙이 되는 가을이
깊어
이제 겨울 문턱이네요

후애(厚愛) 2014-12-01 17:35   좋아요 0 | URL
오늘 대구는 첫눈이 왔어요
도시보다 고흥이 더 춥겠지요
가족모두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해피북 2014-11-28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이 성큼느껴지네요ㅎ

후애(厚愛) 2014-12-01 17:37   좋아요 0 | URL
겨울이 왔어요 ㅎ
반갑습니다, 감기조심하세요.^^

서니데이 2014-12-01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필 사진이 바뀌셨군요, 국화꽃차 같은데, 맞을까요
추운날 감기조심하시고 기분 좋은 월요일 보내세요

후애(厚愛) 2014-12-01 18:08   좋아요 0 | URL
국화꽃차 맞아요~
찻집에 가서 주문했는데 너무 예뻐서 찍었어요.
연꽃을 무척 좋아하는데 한번 바꿔 봤어요.^^
네~ 서니데이님도 감기조심하세요.
그리고 행복한 오후되시구요.^^
 
묵 값은 내가 낼게 서정시학 서정시 131
이종문 지음 / 서정시학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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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을 사기 전에 먼저 나도 수박을 두드려본다

살짝

다 익었는지

아니면

살짝

덜 익었는지

 

수박을 노크한다고 생각 해 본적은 없다

그냥 소리를 듣기 위해서 두드려본다는 것 뿐

이 시를 읽고 보니 두드려본다는 것보다

노크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수박을 노크할 때




똑.똑


똑.똑.똑


수박을 노크할 때


수박이 도로 나를 똑.똑 노크하는 느낌


익었나?


똑.똑,똑.똑.똑


아직


덜 익었군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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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나태주 지음 / 푸른길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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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것도 없다고
당신이 말하면
없는 것이고


없는 것도 있다고
당신이 말하면
있는 것입니다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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