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깨어있기
법륜 지음 / 정토출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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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기 생ㄱ가에 갇혀 사는 줄 모릅니다.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셔도 알아볼 수 없고
스승이 있다 한들 스승의 말을 들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스승의 문제도 아니고 부처님의 문제도 아닙니다.
내 눈을 뜨지 않는 이상,
이 세상에 부처님이 수없이 와도 나를 구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남 탓하지 말고 자기를 살펴 눈을 뜨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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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깨어있기
법륜 지음 / 정토출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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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들의 이야기를
여러분의 생활 속에서 고뇌하고 있는 문제와 비교해 살펴보세요.
자신의 생활 속에서 비로 살펴야지
남이 먹다가 버린 쓰레기통을 뒤지듯
내가 체화하지 않은 채로
남의 깨달음을 뒤지면 아무 소용 없습니다.
자기 인생의 문제를 단도직입으로 살펴서 해결해야 합니다.
그러면 인생살이가 결코 복잡하지 않습니다.
죽을 때까지 애써도 해결 못 하는 깨달음이 아닐,
단박에 깨달으면 나머지 인생은 자유롭게 살 수 있습니다.
죽을 때까지 수행해서 죽기 전에야 깨닫는 것이 목표가 되면 안 됩니다.
먼저 이치를 깨닫고
나머지 인생도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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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아랑전
조선희 지음, 아이완 그림 / 노블마인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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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을 준비해 장례를 치르고 좋은 곳에 묻어주도록 하라."

 

정동호는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임금의 지시대로 무덤 앞에 비석을 세웠다.

 

비석에는

'해동 조선국 평안도 철산군 배무룡의 딸 장화 홍련의 불망비'

라고 씌어 있었다.

 

<정화홍련전>중에서   - 11페이지

 

"여기, 여기 있어! 여기 말이야. 알겠어? 아래, 아래를 봐."

죽은 사람은 아무것도 모른다.
죽는다고 해서 모든 것을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니 귀신도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이다.
누가 왜 자기를 죽였는지 귀신도 알고 싶다.
저도 사고 경위가 궁금해 미칠 지경이다.
때문에 자기가 어떻게 된 건지 산 사람에게 좀 알아봐달라는 것이다.

얼굴을 바닥에 처박고 있어서 뒤통수밖에 보여줄 수 없지만 나는 마흔아홉 개의 돌에 눌린 채 누군가 꺼내주길 기다리는 내 머리를 그들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내가 누군지 알아보지 못할까 봐 차마 썩지도 못하는 내 머리...... 그 머릿속에 산 여자와 죽은 여자 사이에 끼인 어느 가련한 남자의 원귀가 머문다고.
그러니 제발 그 머리를 꺼내 마른 땅에 묻어달라고.
이제 원귀로 떠도는 건 지긋지긋하다고.
죽은 여자도 싫고 산 여자도 싫다고.

권피아도 늙어간다.
권피아가 죽으면 나는 누구에게 머리를 꺼내달라고 말해야 할까.
나 지금 이런 꼴이라고 이미 보여주고 말해줬지만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산 사람들은 죽은 사람들 일에 둔하다.
그러니 자초지종을 알고 있는 권피아가 얼른 마음을 바꿔야 할 텐데.
그런데 그녀는 애꿎은 청년을 몇이나 죽여야 마음이 풀릴까.
그들은 도대체 애꿎은 청년을 몇이나 죽여야 이 영화를 끝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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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
원철 지음 / 불광출판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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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똥을 치우기 위해 마을

사람들은 일찍 일어나

대문 앞을 쓸었다.

부지런하고 청정한 전통이

오늘날 관광객을 부르는

부자 마을의 바탕이 되었다.

쓸고 닦고 청결히 한다면

많은 재물이 들어온다고도

하잖은가.

길 청소는 도道 닦는 일이다.

그러니 마음이 어수선할

때는 우선 주변 청소부터

시작할 일이다.

- 73페이지

 

 

 

`관불용침官不容針 사통거마
私通車馬`라는 말씀처럼 앞문은
언제나 바늘 한 개 꽂을
틈조차 없지만 뒷문은 항상
수레가 지나가도 될 만큼
여유롭다.
또 봄비가 내린다.
같은 비인데도 빨래를 널어놓은
뒤에 만났던 그 비와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뒷문을 통해
듣는 빗소리를 귀에 착착
감긴다.

마을의 `주전자`는 절집에
오면 `차관`이 된다. 막걸리를
담는 게 아니라 청정수를
올리는 데 주로 쓰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같은 그릇이지만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주전자가
되기도 하고 차관이 되기도
한다. 주전자가 차관이
되는 것처럼 번뇌가 바로
깨달음으로 바뀌는 것이니,
범부의 모습으로 성인이
되는 것 역시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수백 년 세월 그 자리를
지켜 온 마당 한편의 화강암
수곽은 12월이 되면서 물을 담는
본래 역할을 끝내고 바닥을
드러낸 채 제 몸을 말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 철철 물이 넘쳐 가끔
새들도 와서 목을 축이고
잠자리가 꼬리를 담갔다 사라지곤
했다. 지금 그 자리에는 고양이가
지나가면서 울음으로 적막을
깨뜨릴 뿐 한 해가 저물어가는
고요함으로 가득하다.
설사 생명 없는 돌이라 할지라도
휴식은 필요한 법이다.
그런 쉼이 해마다 있었기에
그 자리를 오늘까지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12월엔 돌도 쉬고 나무도
쉬고 산도 쉰다.
사람도 매듭을 지어야 한다.

대낮까지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비를 한참 동안
물끄러니 바라보다, 이내
스스로 지쳐 버린
느낌이 싫어 찻상을
당기고는 물을 끓였다.
끓는 물은 올라가면서
소리를 내고 비는
내려오면서 소리를 낸다.
두 소리가 방문을 경계로
묘하게 어우러진다.

김장을 담갔다.
자연산 배추는 별로
볼품이 없지만 어디에
내놓더라도 맛과 향은
절대로 빠지지 않는다.
배추걷이가 끝난
휑한 빈 산밭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한 해를
마무리한다.
배추로서는 아름다운
마무리이겠지만
김치로서는 새로운
시작인 셈이다.

눈길을 걸으면서도
뒤는 남는 발자국까지
걱정하지 말라.
사실 그냥 당신 갈 길만
유유히 바르게 가기만
하면 될 일이다. 따를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판단은
뒷사람의 몫이다.
설사 앞사람의 발자국을
똑같이 그대로 따라
간다고 할지라도 그건
같은 길이 아니라
뒷사람이 새로 가는
길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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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空 - 저는 어디에도 없으면서, 모든 것을 있게 하는…
이현주 글.글씨 / 샨티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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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어른 말씀인즉,

내가 내 몸으로 하는 일을

한 걸음 떨어져

지켜보라 하시는데,

그 한 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서,

그래서 이렇게 고생이 심하구먼, 허허허.   12~13페이지

 

 

 

 

 

 

 

70점의 붓글씨가 담긴 공 空!!!

다 찍어서 올리고 싶었지만 꾹 참고 몇 장 찍어서 올려봅니다.^^

좋은 글들도 참 많았습니다.

작년에 선물로 받고 이제야 올려보네요.^^;;;

좋은 책을 선물로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무것도 잡으러 하지 마라.
아무것에도 잡히지 않을 것이다.
잡지 말라 하지 않고
잡으려 하지 말라 한 것은
네가 잡을 수 있는 것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들려서 듣는 거다.
들어서 들리는 게 아니다.



보여서 보는 거다.
보아서 보이는 게 아니다.


보이는 것이나 보고
들리는 것이나 듣고
되는 일이나 하자.
그것만으로도 세월이 모자란다.

가본 곳보다 가보지 못한 곳이 훨씬 많다.
먹어본 음식보다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 훨씬 많고
겪어본 일보다 겪어보지 못한 일이 훨씬 많다.
백 년쯤 더 살아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한 오백 년 더 살아도 그럴 것이다.
그러니 인생에 미련을 두는 것이야말로
미련한 짓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가본 곳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웠다.
그동안 먹어본 음식만으로도 충분히 맛있었다.
그동안 겪은 일만으로도 충분히 괴로웠다.
더 두리번거릴 이유가 없다.

새처럼 날고 싶은가?
구두 벗고
양말 벗고
바지 벗고
외투 벗고
모자 벗고
안경 벗고
속옷까지 벗어라.
새는 옷을 입지 않는다.

사랑은 아플 수 있지만 괴로울 순 없는 것.




우리 많이 아파하자.
그러나 괴로워하진 말자.



사랑 때문에 신음할 수는 있지만,
사랑 때문에 누구를 원망할 순 없는 일이다.

소리가 북을 만나 북소리를 낸다.
소리가 종을 만나 종소리를 낸다.



소리가 북한테서 북소리를 내는 것은
북이 깨끗하게 비어 있어서다.
소리가 종한테서 종소리를 내는 것은
종이 투명하게 비어 있어서다.



나도 저렇게,
몸만 있고
마음만 없으면,
그러면 저렇게 맑은
사람소리를 낼 수 있을까?
소리가 나한테서 사람소리 낼 수 있을까?

슬프다.
아프다.
고프다.

......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

쓸쓸하구나.
쓸쓸하구나.
누렇게 읽어가는 가을 저 들판.
오냐,
맘 놓고 쓸쓸하여라.

놔두고 즐기자.
붙잡으면 붙잡힌다.

저기 저 산 절로 푸르고
저기 저 물 절로 흐르고
우리네 인생 또한
절로 흘러 푸른 바다 사랑이어라.

"들꽃은 햇빛을 찾아 옮겨 다니지 않는다."
그렇다!
햇빛도 들꽃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는다!



모든 때가 지금이고, 모든 곳이 여기다.
무엇을 따로 하러,
누가, 어디로, 갈 것인가?

모두 버리지 못하겠거든 차라리 모두 잃어라.
물건을 방치하면 사라지게 마련이다.
이제 눈길을 허공에 두어라.
마침내 너 또한 텅 빈 허공임을,
네 몸의 세포 한 알 한 알이 깨달을 때까지.
그러면 너에게 아무것도 없어서,
잃을 것이 없거니와 얻을 것도 없으리라.

꽃을 피우는 것은 꽃이 아니다.
허리를 굽히는 것은 허리가 아니다.
네 몸으로 네가 산다고 착각하지 마라.

네 안에 있는 친구를 진심으로 포옹하라.

가시에 찔렸다.
아프다.



그래, 내가 가시에 찔려 아픈 건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히 해두자.
내가 가시에 찔린 건 그렇다, 맞다.
그러나 가시가 날 찌른 건 아니다, 틀렸다.



당신이 내뱉은 말 한 마디로
내가 이렇게 아프고 힘든 건 사실이다.
그러나 당신의 말 한 마디가
나를 아프고 힘들게 한 건 아니다.

침묵은 없다.
아직 저를 나타내지 않은 소리가 있을 뿐이다.



허공은 없다.
아직 저를 나타내지 않은 사물이 있을 뿐이다.


중생은 없다.
아직 저를 나타내지 않은 부처가 있을 뿐이다.

명심하자, 누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말은,
그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라는 뜻이 아니다.

너는 나무가 아니다.
한 그루 소나무 또는 한 그루 참나무다.


소나무한테 도토리를 내라 하고
참나무한테 솔방울을 내라 하면 그럴 수 있겠느냐?

꽃과 별이 서로 산다.
벌은 꽃을 살리고 꽃은 벌을 살리고,
그렇게 `둘이` `하나`로 살리면서 살아간다.

겁나는 개가 있어서 겁이 나는 게 아니다.
속에 겁이 있어서,
그래서 겁나는 개가 있는 것이다.



나무로 깎아 만든 소는 호랑이를 겁내지 않는다.

나는 너를 볼 때 너만 보지 않고
너를 보는 나를 아울러 보겠다.



너도 나를 볼 때 나만 보지 말고
나를 보는 너를 아울러 보아라.



그때 비로소 우리 눈이 열려
서로를 제대로 보게 될 것이다.

누가 달팽이를 느리다 하는가?
달팽이는 느리지 않다.



제비가 제 속도로 날아가듯이
달팽이는 제 속도로 기어갈 뿐이다.



달팽이는 느리지 않다.
물론, 당팽이는 빠르지 않다.

흘러가 버리는 것은 강이 아니다.
강은 줄곧 흐르면서 언제나 그곳에 있다.

나를 보고 있는
나를 본다.


저 나는 언제 어디서나 이 나를 지켜보고
이 나는 가끔 어쩌다가 흘낏 저 나를 보지만



얼마나 황홀한 순간인가?
나를 보고 있는 나를 보다니!

내 행복은 네 문턱에 있고 네 행복은 내 문턱에 있다.
언제든지 맘대로 들어가(오)고 맘대로 나올(갈)수 있는
너와 나의 문턱에 우리의 행복이 흐른다.



넘어 들어가 소속하되 얽매이지 않는,
넘어 나와 자유롭되 쫓겨나지 않는,
너와 나의 무턱 위로 우리의 행복한 사랑이 흐른다.

무엇을 이만큼 비운다는 말은
그만큼을 허공으로 채운다는 말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무엇도
허공이 주는 것보다 좋은 것을 우리에게 줄 수 없다.
허공 아니면 숨도 쉬지 못하는 게 우리 아닌가.

사랑은 베알이 없다.
만물의 아픈 신음을 온몸으로 들으면서
그것들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운
`관음觀音`의 비결이 `텅 빈 배알`에 있구나!


젖먹이의 어미 된 여인은 복되도다!
제 본향인 `관음`으로 돌아가는 길을 온몸으로 밟고 있으니!

내가 강이다
나를 타고 내가 흐른다.



내가 밥이다.
나를 먹고 내가 자란다.



내가 길이다.
나를 밟고 내가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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