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인의 유언

80세를 넘겨   부자 노인이 죽었다.
그는 재산도 많아 남부럽지 않게 살았었다.
건강도 죽기 전까지 좋았고봉사활동도 많이 해서
사회적으로 명망도 어느 정도 받으며 살았다.

자녀도 서넛이나 두었는데
모두들 여유 있게 살고
사회적 신분도 좋았다.

그런데그는 대부분의 유산을 자신의 후취에게 주었다.
집에서 기르던 개에게도 상당한 액수의 재산을 남겼다.
자녀들에게는 별로 주지 않았다

그러자자녀들이 이에 반발하였다.
다른 사람들도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그렇게 유언한 노인을 비난하였다.

"늙은이가 망령이 들었지."
"후처한테  빠졌던 거야."
"젊은 마누라 마술에 걸려든 거지."
"후취로 들어갈 때부터 꾸민 계략에 걸렸어."

특히기르던 개한테도 막대한 돈을  것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였다.

자식들이 개만도 못하게 되었다'
비아냥거리기까지 하기도 하였다.

 노인이 70세가 넘어서 아내가 죽고  달이 지나지 않아서
30대의 젊은 여자를 후취로 맞아들일 때에도 사람들은 말이 많았었다.

그때 그는 몸이 불편하지도 않았고,
옆에서 간호해  만큼 병고로 시달리지도 않았다.
그러므로더욱 많은 사람들이 입방아를 찧었었다.

"늙은이가 주책이지 나이에 무슨 재취야."
"아마 기운이 넘쳐나는가 보지?"
"그래도 그렇지어떻게 젊은 여자를 맞아들여."
"막내딸보다도  젊어요글쎄."
"재취를 하더라도 분수가 있어야지."

그러면서모두들 젊은 여자가 틀림없이 재산을 노리고
들어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지금 그것이 현실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하지만그들은 많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다정한 부녀처럼 서로 재미있게 살았다.
그렇게 그들은 10년을 넘게 살았던 것이다.

그런데, 80세가 넘어 죽은 그의 유서에는
자식들에게 주는 이런 내용이 들어 있었다.

"너희들은 나와 가장 가까운 나의 자식들이다.

그래서 너희들은 지금까지 오래 동안내게서 많은 혜택을 받으며 살았고,
현재도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물론, 가장 많은 유산을 상속받을 자격이 있는 나의 혈육들이다.

하지만생각해 보아라.
내가 괴로울  누가 진실로 위로해 주고,
내가 아플  누가 지켜보며 함께 아파했었는가?
울적할  마음을 풀어주고,
심심할 때면 함께 놀아준  누구였더냐?
너희들은 아느냐?
예쁜   송이가 얼마나 즐겁게 하는가를.
정겨운 노래  가락이 어떻게 가슴을 뛰게 하는지를.

() 외로울  그립고
고마움은 어려울  느껴진다.
그러므로행복할 때의 친구보다 불행할 때의 이웃이 더욱 감사한 것이다.

병석의 노인에게는 가끔 찾는 친구보다
늘상 함께 지내는 이웃이 훨씬  고마운 것이다.

한창일 때의 친구들이 재롱을 피우는 귀여운 자식들이라면,
늙어서의 이웃은  어린 시절의 부모와 같은 분들이다.

그러므로내게 있어서 너희들은 친구라   있고,
너희들의 젊은 계모와 검둥이는 내게는 부모와 같은
존재들이라   있다.

내가  친자식인 너희들에게보다 
나의 젊은 아내와 우리 개에게 대부분의 유산을
물려주었는지를 이제 이해할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노인은 이런 말을 덧붙였다.

"젊은 아내가 못된 계모로 살아도
내게는 가장 소중하고 고마운 분이다.
설령 유산을 노리고 들어왔다 하더라도
그가 내게  하는 이상 내게는 그것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그들이  인생의 가장 괴롭고 힘없고 외로운 
마지막 시기를 그래도 살맛이 나게 하고 위안을 받으며
  있게  주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힘없이 외로이 사는 노인에게는
어떻게 해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며,
어떤 사람이 진실로 소중한 사람인가를
혈육들아.
다시한번 깊게 생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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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며느리 이야기(실제 이야기랍니다)

광주에서의 일입니다.말로는 누구에게고 져 본 적이 없는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말발이 아주 센 초로의 할머니였습니다.

그런데 그 집에 똑똑한 며느리가 들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저 며느리는 이제 죽었다" 라며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시어머니가 조용했습니다.
그럴 분이 아닌데 이상했습니다. 그러나 이유가 있었습니다.
며느리가 들어올 때 시어머니는 벼르고 별렀습니다.

며느리를 처음에 꽉 잡아 놓지 않으면 "나중에 큰일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시집살이를 시켰습니다.
생으로 트집을 잡고 일부러 모욕도 주었습니다.
그러나 며느리는 전혀 잡히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며느리는 그때마다 시어머니의 발밑으로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한번은 시어머니가 느닷없이 "친정에서 그런 것도 안 배워 왔냐?"
하고 생트집을 잡았지만 며느리는 공손하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친정에서 배워 온다고 했어도 시집와서 어머니께 배우는 것이 더 많아요.
모르는 것은 자꾸 나무라시고 가르쳐 주세요."
하고 머리를 조아리니 시어머니는 할 말이 없습니다
또 한번은 "그런 것도 모르면서 대학 나왔다고 하느냐?"  

시어머니는 공연히 며느리에게 모욕을 줬습니다.
그렇지만 며느리는 도리어 웃으며 "요즘 대학 나왔다고 해봐야
옛날 초등학교 나온 것만도 못해요,  어머니"

매사에 이런 식이니 시어머니가 아무리 찔러도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무슨 말대꾸라도 해야 큰소리를 치며 나무라겠는데 이건 어떻게 된 것인지
뭐라고 한마디 하면 그저 시어머니 발밑으로 기어 들어가니
불안하고 피곤한 것은 오히려 시어머니 쪽이었습니다.
사람이 그렇습니다. 저쪽에서 내려가면 이쪽에서 불안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쪽에서 내려가면 반대로 저쪽에서 불안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먼저 내려가는 사람이 결국은 이기게 됩니다.
사람들은 먼저 올라가려고 하니까 서로 피곤하게 되는 것입니다.

나중에 시어머니가 그랬답니다.
"너에게 졌으니 집안 모든 일은 네가 알아서 해라."
시어머니는 권위와 힘으로 며느리를 잡으려고 했지만 며느리가 겸손으로
내려가니 아무리 어른이라해도 겸손에는 이길 수 없었습니다.

내려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떤 때는 죽는 것만큼이나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 겸손보다 더 큰 덕목은 없습니다.
내려갈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올라간 것입니다.
아니,   내려가는 것이 바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내려갈 수 있는 마음은 행복한 마음입니다.

가정은 땅에 있는 소중한 천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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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  

"30여 년을 길에서 구걸하며 살아온 걸인 총각은 어린 시절 집에서 내쫓긴 선천성 뇌성마비 환자이다.  

그는 정확히 듣고 생각하긴 해도

그것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구걸 이외에는 어떤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

번화가 길목에 앉아서 하루 동냥받는 것이 거의 4-5만원이라 해도

허기진 배는 채울 길이 없다. 음식점 문안으로 들어서기 전 쫓겨나기때문이다.

구걸이 아니라 당당한 손님으로 화폐를 지불한다 해도 모든 식당들은 그에겐 영업사절이다.

그도 그럴것이 온 몸이 떨리고 뒤틀려 수저로 먹는다 해도 입에 들어

가는 것보다 흘리는 밥이 더 많아 주위를 지저분하게 만들어 영업에 지장을 준다는 것이다.


이토록 문전박대를 당해 서럽고 배고픈 그가 예수의 기적을 염원하

면서 성경 한 권을 다 외우기도 했다. 그는 30년 간 성당 주변을 떠나 본 적이 없는 신실한 신앙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두터운 신앙심이 육체의 허기를 채워주지 못했다.  

그 뿐 아니라 장가드는 일이란 상상조차 못해 볼 일이었다.

자신을 향해 문을 꼭꼭 닫은 지상에서 그가 갈 곳은 창녀촌 뿐이었다.  

돈을 내놓으면 저들처럼 나를 문전박대하진 않겠지.


그는 창녀촌에 와서 어울리지도 않게 음식을 주문했다.

그리고 주문 한 가지를 더 했다. 먹여달라고......

돈이면 독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한 창녀 여인이 밥 한 상을

차려 왔다. 그리고 먹여주기 시작했다.

걸인은 눈물을 줄줄 흘렸다.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리고 나를 내쫓지 않고 영접해 준 저 여인이야말로 천사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

'다... 당시인이 바... 바로 처... 천사야...'

창녀는 깜짝 놀랐다.

'뭇 남성의 천대와 사회의 냉대만을 받던 내가 천사라니!'

걸인은 당신이 바로 천사라고 우겼다.

일생 처음 듣는 이 고상한 말에 창녀는 감격했다. 감격은 눈물이 되어 흘렀다.

'창녀를 천사라고 말하는 당신이야 말로 천사...'

둘은 서로 고백했다. '나의 천사...'

두 사람은 성당에서 혼인식을 올렸다. 4백여 명의 축하객들의 눈물과 축복 속에서...


그들은 지금 장사를 하고 있다. 문전박대를 당하지 않고도 매일 밥을

먹여주는 아내가 있어 걸인은 이 세상은 에덴동산이라 찬양한다.

온갖 수모를 당하지 않고도, 살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이 여인

은 이제 남성들을 저주하지 않고 진심으로 남성을 사랑할 수 있어서 매일 축제로 살아간다.

그들을 이토록 새롭게 한 것은 누구일까?

걸인을 구한 것은 사회복지 정책도 아니요, 자선도 아니요, 교회도 아니었다.  

바로 창녀의 사랑이었다.

창녀를 구한 것은 윤락 방지법도 아니요, 성직자도 아니요, 상담자도 아니었다.  

바로 걸인의 사랑이었다."


세상 안에서 잘난척 우쭐거리며 살아가지만, 우리의 속내는 어쩌면

걸인이나 창녀처럼 비참한 상태인지도 모른다.

삶의 여유가 없어,내 말과 행동이 가시가 되어 다른 이웃에게 상처가

됨을 느끼게 될 때면, 이미 굳어버린 내 악습이 되려 나를 찌르는 부끄러움과 한탄의 찔레가 되고만다.

걸인처럼 천덕스럽고, 창녀처럼 비참한 우리 한계를 천사의 모습으

로 승화시켜 주는 것은 바로 걸인같은 내가 창녀같은 너와 서로 주고 받는 이해와 사랑이다.

저마다 살아가는 걸인과 창녀의 관계성 속에서 사랑을 실천하고

체험한다면 우리는 천상을 살아가는 천사가 될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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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란 돌아가고 난 후에야 보고 싶은 사람이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의 2배쯤 농도가 진하다.
울음은 열 배쯤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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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한 채의 사랑

 

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결혼한 지 12년 만에 작은 집 한 채를 마련했습니다.


물론 성공한 친구들에 비하면 턱없이 초라한 보금자리였지만 

부부는 세상을 다 얻기라도 한 듯 가슴이 벅차

집안 구석구석을 쓸어내고 살림도구를 닦으며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당신, 집 장만한 게 그렇게도 좋아?
아내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좋지 그럼, 얼마나 꿈에 그리던 일인데.
힘든 줄 모르게 하루가 갔습니다.


겨우 짐 정리를 마치고 누웠는데 남의 집 문간방 살이를

전전하던 시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
"
여보 그 집 생각나? 옜날에 살던 그 문간방.
“아, 생각나요.
“우리 거기 한번 가볼까?
숟가락몽둥이 하나 들고 신혼 단꿈을 꾸던 그 가난한 날의 단칸방.


그곳은 아내의 기억 속에도 또렷하게 남아 있는

추억의 장소였습니다.

부부는 다음 날 시장에 가서 얇고 따뜻한 이불 한 채를 사들고

신혼살림을 시작했던 달동네 문간방을 찾아갔습니다.

계단을 오르며 아내가 말했습니다.
“이렇게 높았었나?
남편도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그땐 높은 줄도 몰랐는데.
부부가 그 옛집에 당도했을 때


하늘과 지붕엔 어둑어둑 어둠이 내리고

손바닥 둘을 포갠 것만한 쪽방에선

오렌지색 불빛이 새나오고 있었습니다.

기저귀가 펄럭이고 아이가 까르륵대는 집.

마치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간 것만 같은 부부는

들고 간 이불을 문간방 툇마루에 슬며시 놓아두고 돌아섰습니다.

 

그 날 문간방 젊은 새댁이 발견한 이불보따리 속엔

이불보다 따뜻한 쪽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저희는 10년 전 이 방에 살았던 사람입니다.


아무리 추워도 집에 돌아와 이불을 덮으면

세상 그 어느 곳보다 따뜻했었지요.

달동네 계단을 내려오며 부부는 마주보며

웃었습니다. 옛집에 찾아와 얼굴도 모르는 이들에게

이불 한 채를 선물하고 내려가면서 부부는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 이불은 문간방 식구들의 시린 발보다

부부의 마음을 더 포근히 감싸 덮는 이불로

평생 남을 것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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