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을 탄 소크라테스 - 최정상급 철학자들이 참가한 투르 드 프랑스
기욤 마르탱 지음, 류재화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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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렁치렁한 그리스식 옷을 입고 사이클을 탄 소크라테스를 상상해보라!

아니 현대의 최고급 사이클복을 입은 플라톤을 상상하는건 어떻고.

 

 

일단 역사속 유명한 철학가내지 명망가들을 투르 드 프랑스 대회로 불러내는 상상을

한 작가의 위트가 일단 마음에 든다. 작가 자신이 꽤 유명한 사이클 선수인데다 철학을

전공한 철학자이기에 가능한 상상이겠다.

 


 

사이클과 철학 사이에 무슨 상관이 있지?하는 질문부터 떠오른다.

철학이 사색이고 인문이라는 사실외에 의외로 예술성이 있다는 말에 다소 의문이

들긴 하지만 사이클을 타고도 얼마든지 사색하고 상상하고 철학이 가능하다는 점에

동감한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많이 친할 것 같다는 상상은

그들의 대화에서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 인류 최고의 철학자들이 의외로 공감능력은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과연 지성의 옷을 입은 철학자들은 몸으로 뛰어야 하는 사이클 대회에서 이길 수 있을까.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진다. 내가 알기로 특히 남자들에게 사이클은 은근한 고통이 수반된다고 들었는데 운동 많이 안했을 것 같은 고대 철학자들의 엉덩이는 무사할 것인가.

철학자들의 지성이나 사색보다 이런 점들이 더 궁금했다면 내가 너무 엉뚱한가?

 

 

사이클 선수이면서 철학자인 작가는 육체로 하는 스포츠와 정신의 정점이 필요한 사색은 결코 이단적이지 않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사실 우리는 스포츠선수는 지성에는 과히 관심이 없거나 모자라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철학자들의 스포츠능력은? 더구나 고대의 철학자들의 스포츠실력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정도로 형편없을 것이란 편견을 깨부셔보는 작가의 상상이 압권이다.

말하자면 철학자이면서 사이클 선수인 작가는 아주 지성적이고 지능적이면서도 육체적으로 손색이 없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성공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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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김정금 지음 / 델피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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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청구를 심사하는 손해사정사인 지섭은 추락사고로 입원중인 박연정의 청구건을

맡게된다. 이불을 털다가 베란다에서 추락했다는 박연정은 하반신이 거의 망가져서

평생 장애를 가진 채 살아갈 정도로 부상을 당했고 3개월전 가입한 보험금을 청구한

것이다.

 

 

박연정을 만나본 지섭은 자신이 보험에 가입한 줄도 몰랐다고 한 연정의 말에 이상함을 느꼈고 자신을 돌봐주고 있던 언니가 보험을 들었고 보험료까지 내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박연정은 그 언니가 아래로 뛰어내려야만 보육원에 있는 자신의 아이와 살 수 있다는 말에 뛰어내렸다고 했다. 그리고 그 사실은 떨어지면서 잃어버린 핸드폰에 녹음이 되었다고 한다. 지섭은 경비원으로부터 연정의 핸드폰을 수거하여 수리를 맡긴다.

 


 

그리고 그 친절한 언니의 음성을 확인하게 되는데...그 사이 병원에 입원중이던 연정이

휠체어를 타고 가다가 추락하여 사망하게 된다. 직전 연정을 면회한 사람이 있었다는 말에 CCTV를 확인하지만 얼굴확인이 불가능했다. 지섭은 이 사고에 보험사기가 있다고 확신한다.

그렇게 연정의 사건을 따라가던중 9개월 전 집을 나간 여동생 지애의 실종도 수상하다는 낌새를 느끼게 된다. 지애는 지섭과 부모님의 보험금 문제로 타툼을 한후 가출을 했었다.

 


 

지섭이 연정의 사건을 따라가자 친절한 언니였다는 '조은희'라는 여자가 드러나고 그 여자의 수상한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그저 보험청구가 부당하다는 종결처리만 하면 그뿐인 사건을 지섭은 불안한 예감으로 따라가고 여동생 지애의 생사조차 어쩌면 불행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연정의 남편이 보험금을 청구하고 지섭은 연정의 남편을 만나 연정과의 혼인신고도 남편이 아닌 다른 사람이 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노숙자나 고아들을 돌봐주겠다고 친절하게 다가갔던 조은희라는 여자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지섭의 생명도 위험에 빠지게된다. 과연 지섭은 진실을 밝히고 여동생 지애를 구할 수 있을까.

 

보험사기가 극성이라고 한다. 복잡한 약관으로 교묘하게 보험 지급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보험회사도 문제이지만 보험금을 노리고 자해를 하거나 남을 헤치는 사건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수사하는 눈도 많아진 것 같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약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척 다가가 살해를 서슴치 않는 악마의 범죄가 아마도 소설보다 더 많을 것 같아 두려운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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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사형 집행 레시피 - 제3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수상작
이석용 지음 / &(앤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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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도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이라고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집행되어야 한다고

대답할 것이다. 왜 사형수는 있는데 집행은 하지 않고 있는 것인지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권력을 잡아보겠다고 나선 대통령의 지지도가 한 자리수로 떨어질 위기가 오자

지지율을 높이겠다고 참모진들이 모여 기획을 시작한다.

20년 전부터 집행이 정지되어 왔던 사형집행을 부활시키는 프로젝트!

약간 모자란 대통령은 왜 그 프로젝트가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오려줄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수석과 법무장관이 일단 여론을 끌어모아 지지율을 높여놓고 이후 사형제도를 폐지하겠다고 공표하면 그야말로 인기폭발일거라 조언한다.

 


 

그렇게 시작된 사형집행 프로젝트에 등장한 사형수는 세 명!

존속살인을 한 놈, 연쇄살인을 한 놈, 금은방에서 강도를 저지르다 살인을 저지른 놈이다.

사형집행 과정은 의외로 치밀하다. 사형수를 정하는 일도 집행을 정하는 일,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사람을 선정하고 집행전 사형수의 건강을 체크하고 장기기증을 할지를 물어 서명하고 그리고....마지막 최후의 만찬을 위해 레시피를 정하고.

 


 

첫 사형집행 사형수는 근우라는 남자다. 자신의 부모를 죽이고 사형을 언도받았지만

여전히 집행이 되지 않았던 남자. 그에게 마지막 만찬을 제공할 요리사로 선정된 남자는 그동안 교도소를 돌면서 죄수들에게 요리봉사를 해주던 남자다.

그가 근우에게 건넨 마지막 만찬을 먹고 근우는 자신이 어떤 죄를 저질렀고 어떤 잘못된 선택을 했는지 처절하게 깨달은 후 사형당한다.

 

 

마치 '양들의 침묵'에 등장한 살인마를 연상시키는 두번 째 사형수, 연쇄살인마 전직 교수의 만찬에도 비밀이 숨어있다. 요리사 X라고 가명이 붙은 남자의 요리를 먹고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연쇄살인 피해자들의 시신이 있는 장소를 불기 시작한다.

그 댓가로 그는 요리사 X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나태하고 정신나간 정치판의 쇼를 그린 작품정도라고 생각하고 펼쳐 들었던 이 소설에서 갑자기 미스터리스릴러가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중반 이후에는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몰입감이 밀려왔다. 요리사X는 사형집행을 앞둔 놈들에게 어떻게 기가막힌 요리를 해줄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 세번 째 마지막 사형수를 위한 요리사 X의 기막힌 레시피를 확인하다 보면 절로 찬탄이 터져나온다. 요리사 X 만세!

 

가벼운 무게감의 소설이었지만 기가막힌 반전이 숨어있는 알토란같은 스릴러였다.

'이석용'이라는 작가의 이름을 꼭 기억하리라. 다음작품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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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아이
최윤석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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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거대해지면서 지구는 재난이 이어진다. 아이들이 하늘로 사라지다니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소설이다. 지구온난화로 몸살을 앓는 지구가 언젠가 멸망이 다가오지 않을지 두려운 마음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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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아이
최윤석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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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지구종말론중에는 혜성충돌이 있다.

하지만 달이 거대해지면서 중력에 문제가 생겨 종말이 온다는 상상은 정말 기발하달까.

 

 

어느 날 부터 아이들이 하나 둘 하늘로 떠올라 사라지기 시작한다.

달이 가장 크게 보인다는 블루문이 있던 날이었다. 하지만 그건 블루문이 아니었다.

실제 달은 자신의 몸을 점차 불려가고 있었고 지구는 요동치기 시작한다.

일단 무게가 가벼운 아이들이 하나 둘 하늘로 올라갔고 바다는 넘쳐나 도시를 삼킨다.

사라진 아이들을 찾기 위해 부모들은 미친듯이 거리를 헤매지만 공중으로 사라진 아이들은 발견되지 않는다.

 


 

지구의 수많은 과학자중 이 현상을 예측한 사람은 없었던 것일까.

17년 전 달의 이상을 감지한 과학자가 있었다. 지금 대한민국의 총리인 운택이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미친 일로 파묻혔고 운택은 과학자에서 정치가로 변신했다.

그의 숨겨진 아들 해준은 명예를 위해 자신을 버린 운택에게 복수하기 위해 기자가 되었다.

총리가 된 운택의 몰락을 위해 그의 뒤를 캐왔다. 그러던 중 달의 이변이 발생한 것이다.

 


 

달이 점차 커지면서 하늘로 올라가는 아이의 몸무게도 점차 무거워진다. 이러다가는

인류 모두가 하늘로 올라가 사라질 운명이다. 전세계는 대책을 고심하고 탐사전이나

민간우주선들을 쏘아올려 하늘로 올라간 아이들을 찾기로 한다.

하지만 하늘로 올라갈 수록 사람이 살 확률은 없으니 살아있는 아이들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라진 아이들의 부모들은 모임까지 만들어가며 정부에 우주선발사를 종용한다.

 

 

사라진 아이들이 우주공간에서 발견되어 지구로 돌아오지만 오직 한 소년만이 살아왔고 모두 사망한 상태이다. 달의 이상을 느낀 운택이 중력을 잡아주는 솔라리스를 개발해왔고 사고가 벌어지자 거액을 받고 판매를 시작한다. 사실 운택은 더 큰 욕망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다. 그가 노리는 것은 차기 대통령. 그리고 더 큰 비밀프로젝트가 존재한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부모라면 자신의 아이가 사라지면 목숨을 바쳐서라도 구하고자 할 것이다.  하지만 우주를 떠도는 아이들은 살 가망이 거의 없다.

그 사이 서로 자신의 아이를 먼저 구해달라고 아우성이 일어나고 인류에게 닥친 불행을 이용하여 돈이나 명예를 얻으려는 비겁한 인간들도 등장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아주 오래전 유행했던 노래가 떠올랐다.

'달의 몰락'

정말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지구온난화로 몸살을 앓는 현실을 보니 어떤 이유로든 지구는 몰락을 향해 가는 것은 아닐지 두려워진다.

재난소설같지만 무한한 모정과 애증, 갈등과 위선같은 인간의 모든 모습을 담은 스펙터클한 소설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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