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골드러시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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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평양이 등장하는 소설은 마음을 설레게 한다.

가본적은 없지만 분명 내 뿌리가 시작된 곳! 물론 더 윗대에 조상들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 아버지의 고향은 평양이기 때문이다.

 

 

평안남도가 고향인 김사끝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내내 고향이야기를 했다.

평안도 만석꾼 집안의 막내딸이었던 할머니는 마름의 아들이었던 리삼태가 김일성의

항일 독립군에 들어가 완장을 차고 지주였던 할아버지를 나무에 매달이 죽이고 두 오빠까지 죽임을 당했다. 세째 오빠인 삼억은 원수를 갚겠다고 집을 나갔고 그렇게 헤어져 지금에 이르렀다.

 


 

이남으로 넘어와 가난한 남자를 만나 육남매를 낳았고 손주인 인찬에게 할머니는

아버지가 평양 고향 마당에 금괴를 묻는 현장을 봤다면 꼭 돌아가서 금괴를 찾으라고

말한다. 평안남도 평양부 신양리 4통 7반!

가능할 것 같지 않았던 평양행은 여동생인 인주의 합류로 급하게 이루어졌고 단동까지

가서 브로커 원씨를 만나 평양행 기차에 오른다.

 


 

위조된 신분증부터 여행허가증까지 받아들고 나선 평양행, 중간 중간 위기가 닥쳐왔다.

브로커 원씨가 섭외한 꽃제비 소년 애꾸의 도움으로 할머니의 고향집에 이르는데...

그동안 방치되었던 공터였던 집터가 막 개발공사가 시작되고 있었다. 평양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3일 과연 인찬과 인주 남매는 금괴를 찾을 수 있을까.

 


 

청봉악단의 꽃이었던 손향은 남한에 공연까지 다녀온 잘나가는 예술단원이다.

하지만 영웅대접을 받았던 할아버지의 과거가 오해에 휘말리면서 집안은 풍비박산이

된다. 이제 집에서도 쫓겨나 교화서로 향하던 중 엄마의 결단으로 손향이만 탈출을 한다.

그렇게 시작된 도망자신세. 꽃제비처럼 걸인 행색으로 삶을 이어가던 중 남한으로 탈출을 결심한다. 과연 손향은 자신을 배신한 북한을 탈출하여 자신이 보았던 화려한 남한의 자유를 맛볼 수 있을까.

 

 

다소 허무맹랑한 소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토 웸비어사건이나 최근 북한으로 넘어간 미군 이야기까지 들어가 실감나는 스토리가 되었다.

어쩌면 정말 북한을 몰래 가본 남한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양에 있는 금괴를 찾아오겠다는 스토리도 획기적이고 중국과 북한 경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도 실감나게 잘 그렸다. 가장 놀랐던 건 마치 평양에 살아본 사람처럼 평양거리며 사람들의 표정까지 이렇게 생생하게 그려냈는지였다.

내 아버지의 고향주소를 검색하면 지금은 평양시 중구역 경상동의 옛이름이라고 나온다.

옥류관이 가까운 곳이란다. 평양냉면을 좋아했던 아버지가 살았던 고향은 지금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면서 본 아주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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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실은 명화 미술관 - 명화로 배우는 통합 교과 지식
이든 지음 / 해와나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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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세계에 입문하고 좋은 알짜 설명서를 보니 어린이보다 내가 더 즐겁다. 그림속 숨은 그림 찾기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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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실은 명화 미술관 - 명화로 배우는 통합 교과 지식
이든 지음 / 해와나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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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받은 교육의 영향은 평생을 가는 것 같다.

국영수는 기본이고 미술교육이래야 수채화정도에 종이로 뭘 만드는 정도의 교육을 받았던 나로서는 세계 유명화가의 작품을 접한 것이 아주 늦은 나이였던 것 같다.

 

 

음악의 경우 고등학교때 유독 교육열이 강한 학교 이사장의 영향으로 음악감상시간을

가질 수 있어 미력하나마 비제니 비발디같은 유명 음악가의 아름다운 화음을 즐기고 이해할 수 있었는데 이후 지금까지 그 때의 기억들이 내 삶을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

미술 역시 어린 시절부터 많이 접했더라면 삶이 더 풍요로와 졌을 것 같아 살짝 아쉽다.

 


 

몇 년전부터 나와는 상관없을 것 같은 그림에 대한 책들이 나오면서 그림에 얽힌 스토리나 역사, 그리고 화가의 삶에 까지 큰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은 어린이에게 그림을 그냥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숨은그림찾기같은 스토리를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 너무나 추천하고픈 책이다.

 

 

우리나라의 속담같은 메시기가 있는 그림이 있는가하면 과거에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 역사공부도 할 수 있다.

 


 

그 유명하다는 모나리자에 얽힌 비밀들은 현재까지도 다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다재다능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과학적인 화법들이 어떻게 담겼는지를 알 수 있어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것같은 스릴감도 느낄 수 있다. 그저 그림으로만 보았다면 발견할 수 없는 메시지들을 이렇게 잘 알려주니 어린이들이 그림에 대해 호기심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고흐가 그렇게 많이 그렸던 해바라기에 얽힌 수의 비밀이나 우리나라 유명 화가인 김홍도의 '씨름'에 마방진이라는 수의 배열이 숨어있었다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그림에 초보인 독자나 흥미가 없었던 사람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명화속에 숨은 그림찾기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몰랐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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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감정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 타인의 감정은 내 책임이 아니다
캐런 케이시 지음, 방수연 옮김 / 센시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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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회에서는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살아가기 어렵다.

너무 눈치를 봐서 자존감을 잃는 것도 문제고 이기적으로 나만 생각하는 것도 문제다.

그럼에도 타인의 감정에 의해 내 삶이 흔들리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다.

 


 

 

하지만 말처럼 그렇게 타인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나를 온전히 세우고 내 삶의 완전한 주인은 나라는 것을 인정하고 자존감을 세워야 하는 것은 알지만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것이 참 쉽지 않다.

 


 

최근에도 나를 분노하게 하는 일이 있었다. 다혈질인 편인 나는 화가 나면 물불을 가리지 못하고 이성을 잃곤 한다. 결론적으로 이런 성격은 늘 후회를 부른다.

좀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말이나 행동을 한다면 감정적 손해나 후회할 일이 적지 않았을까.  돌이켜보니 참 영글지 못한 사람이었다.

 


 

세 사람 이상이 모이면 스승이 있다는 말이 있다. 어떤 상황이든 심지어 그게 아주 나쁜 경우라 할지라도 분명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 저런 나쁜 말이나 행동을 하면 안되겠구나.

그렇게 생각하면 스승 아닌 사람이 없고 받아들이지 못할 일이 없을 것 같다.

나처럼 타인의 말을 듣기보다 내 말이 더 많은 사람은 특히 내 말이 누군가에게 칼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한다.

 

형편없는 상사때문에 늘 상처받는 우리 딸이 최근에 무척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사의 감정에 의해 마음을 다쳤던 상황을 이제 많이 극복하고 제3자가 되어 그 상황을 바라보는 눈이 생긴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상대에 대한 분노도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 한다.

'도움이 되지 않는 타인의 의견'에 휘둘리지 말고 과거의 상처에 계속 머물지도 말고

지금, 그리고 미래의 주인공이 나이고 모든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고통으로 부터 벗어나게 했다고 했다.

 

세상이 시끄럽다.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전쟁이 사방에서 벌어지고 있고 무고한 사람들이 이유없이 죽고 있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탐욕적이다.

신의 이름을 빌어 죽음을 서슴치 않는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잠시 분노를 잠재우고 평화의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인간의 모습을 한 짐승들에게 할 수 있는 복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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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기 좋은 시간
김재진 지음 / 고흐의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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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 부터 인간은 '이별'을 예약한다.

사랑하다가 헤어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삶을 다하고 떠나가는 것은 누구에게나

다가올 예외없는 이별이니 언제가 될 지 모르는 예약인 셈이다.

 

 

누구나 후회없는 삶을 꿈꾸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래 살기를 바란다.

때로는 원치않은 만남도 있고 이별도 있다. 엊그제 읽었던 책에서 내 마음에 다가온 문장 하나.

인연도 수명이 있어요. 나와 피로 이어진 사람들도 친분으로 이어진 사람들과의 인연도 영원한 것은 없다. 이 세상에 왔다 가는 모든 생명은 이별이란 운명을 각인한 채 잠시 살다갈 뿐이다.

 


 

팔팔하게 오래 살다가 3일만 앓다 죽자는 얘기가 친구들 사이에 회자될 나이가 되고 보니

살아온 시간들 속에 '후회'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남는 것 같아 부끄러움이 몰려온다.

나를 힘들게 했던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이 아팠다기 보다 감사했던 나로서는

아마도 저자가 했던 부모님에 대한 뼈아픈 말들이 그나마 나보다 사랑이 넘쳤던 사람이었구나 싶다. 내 마른 가슴에서 부모에게 했던 일들이 그닥 후회스럽진 않았다.

다만 너무 일찍 떠나버린 동생들에 대한 후회는 넘쳤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나 만나는 순간이

온다면 용서를 빌고 싶을 정도로.

 


 

그래서일까. 시인이 지나온 시간들을 시로 끌어낸 흔적들 중 유독 이별이나 슬픔이란

싯귀에 마음이 닿는다. 잘 살지 못해서 그런것 인지도.

 

 

한 평생 난 내 안의 어떤 소리에 귀를 기울였을까.

들판에 눈보라는 늘 매서웠고 미움과 아픔과 그리움이 담긴 항아리는

여전히 비우지 못해 어느 순간 이 삶을 끝나는 날 아마도 나는

비우지 못한 항아리가 부끄러워 떠나는 걸 망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시집을 보면 소설에 비해 얄팍한 그 무게감이 참 좋았다.

시 한편이 소설 한 편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그 마저도 무겁다는 걸 알기에

물리적인 가벼움에 잠시 위안이 다가온다.

때로 이해되기 어려운 시도 있지만 인생을 가볍게 살지 않았던 예술가의 무게가

그대로 담겨있다는 걸 안다. 시원한 바람보다 더 먼저 내 가슴에 닿았던 싯귀가

가을을 닮은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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