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의 요코하마 - 나의 아름다운 도시는 언제나 블루
고나현 지음 / 세나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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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룰 가망이 있을지 모르지만 내 버킷리스트에 담긴 여러소원중에 '멋진 도시에서 한 달씩 살아보기'가 있다. 주만간산격의 여행이 아닌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것.

일단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얘기라 그냥 꿈으로만 남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한 달간 요코하마에 살아보기를 했다는 제목만으로도 가슴이 설렜다.


일본은 오래전 도쿄, 나라, 교토를 여행하는 패키지로 두어번 다녀온 적이 있다.

일본어를 전혀 못하는데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고 하니 패키지여행이 나에겐 딱이었다.

디즈니랜드를 다녀왔고 카레가 정말 맛있었다는 기억이 남아있다.

그리고 요코하마는 유명한 그 노래 '블루라이또 요코하마'로 언젠가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소망이 이루어질지 몰라 우선 이 책으로 허기를 달래고 싶었다.


저자는 게임덕후로 일본어까지 섭렵했다고 했는데 실제 일본 에니메이션 덕후였던 친구의 아들이 덕분에 일본어를 완벽하게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흐흠 덕후라 하면 이정도는 되야지 싶다.

어쨌든 경험상 어학은 타고난 능력이 조금 필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덕후들에게 게임세상은 현실보다 더 멋진 곳으로 존재하는 듯 하다.

저자 역시 이 여행 곳곳에 게임의 배경이 된 곳들을 언급하면서 행복해하는 것 같았다.


코로나 팩데믹 이후 급격히 여행자들이 늘어난데다 엔저현상으로 일본여행자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일본이란 나라는 일단 아기자기한 느낌이 든다. 특히 절이나 정원에 가보면 일본 특유의 문화가 느껴져서 신비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코하마의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한 달 정도 머무른다면 꼼꼼하게 둘러볼 여유가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앞서 경험한 여행자들의 안내서가 있다면 더 알찬 여행이 되지 않을까.



여행지에 대한 소개와 교통편, 특히 골목 곳곳에 숨어있는 현지인 맛집 소개는 인상깊다.

내가 먹어본 일본 음식은 정갈하면서도 깔끔한 맛이었는데 저자가 소개한 유명 소바집은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찍어두었다. 그리고 돈을 씻는 곳은 누구나 눈이 확 뜨일 것 같다.

그곳에서 돈을 씻으면 돈이 마구 들어온다는 속설이 맞기는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은 모양이다.

일본어 소통에 크게 문제가 없는 저자이기에 이런 꼼꼼여행이 가능하지 싶다.

하필 귀가 어두워 지하철에서 '문 닫습니다'라는 '사랑합니다'라고 듣는 헛점이 있긴 하지만 소통이 가능할 정도의 언어능력은 정말 부럽기만 하다.

바다를 끼고 있어, 혹은 푸른 하늘이 너무 맑아 블루도시가 되었을까.

요코하마에 가서 '블루라이또 요코하마'를 멋들어지게 불러보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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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비치
레이철 요더 지음, 고유경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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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생각이 많이 떠올랐던 소설이다. 그래도 나는 예전사람인지라 결혼하면 직장은 그만두고 아이키우고 살림하는 일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던 시절을 살았다.

하지만 결혼도 출산도 전세계 꼴찌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대한민국뿐만이 아니라 여성의 교육과 지위가 높아질수록 사회에서의 입지가 뚜렷해지리라 기대했던 세계 모든 여성들의 한숨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어둔 마음이 된다.


석사학위를 두개나 얻었지만 제대로 된 예술가가 되기도전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여자는 점차 자존감을 잃어간다. 그리고 자신이 마치 개가 되는 것같은 느낌을 받는다.

남편은 그저 여자의 상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자는 몸에서 털이 자라고 송곳니가 뾰족해지는 현상을 느낀다. 그저 상상인걸까. 여자가 육아에 지치고 존재감이 떨어질 수록 개가 되는 상상은 더 짙어지기만 한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자존감은 떨어질까.

아이를 돌보는 일은 워킹맘보다 더한 중노동이다. 왜 워킹대디는 없는 것일까.

그러다 여자는 정말 개가 되어 자유로운 들판으로 뛰어나간다. 상상이 아니다.


개들은 일할 필요가 없다.-맞다 강아지를 키우는 나는 가끔 응아 잘하고 잘 먹기만 해도 제 역할을 다했다고 믿고 강아지 궁둥이를 토닥인다- 예술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되고 본능에만 충실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 여자는 개가 된다는 생각이 좋았다. 그럴법하다. 오죽하면.

남편은, 남자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출산과 육아의 고통에서 해방된다면 개가 되어도 좋았다.


나이트비치 프로젝트는 비밀스러워야 했다. 가끔 아들에게 들키기도 했지만.

남편도 가끔은 낯선 나이트비치를 만났다. 그 나이트비치가 아내라는 걸 알아채지 못한 채.

이 소설은 자신이 직접 체험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이야기들이 생생하다.

저자 자신의 자전석 스토리라는게 더 와닿는다. 엄마가 된다는 일은 기적이지만 여성으로서 정체성, 특히 전적으로 육아를 홀로 담당해야 하는 엄마가 겪는 우울감과 절망감이 그대로 전해진다. 그래도 이렇게 우화로 승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여자라면

희망이라도 건질텐데. 공감하면서 또한 부러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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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상자
김정용 지음 / 델피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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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읽어야 할 소설이다. 발신인 표시도 없는 붉은 상자가 배달되면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는 신호다. 이 책을 읽고 있다면 이미 붉은 상자를 받은 것과 같은 것이다.


27살 최도익은 경찰시험을 치뤄야 하는 날 붉은 상자를 받는다.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와 절대로 대화하지 말 것' 절친인 영운이 장난이려거니 무시했지만 정말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가 남보빌딩이 어디냐고 물었고 무심하게 빌딩을 가르쳐줬는데 얼마후 남자는 건물에서 뛰어내렸다. 역시 붉은 상자를 받았던 여자가 메시지에 적힌대로 '잠시만 눈을 들어 하늘을 보세요'라는 말처럼 하늘을 보다가 건물에서 뛰어내리던 남자와 충돌해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만다. 도익이 경찰시험에 합격하기는 충격이 너무 심했다.


붉은 상자를 받은 사람들은 상자안에 들은 메시지대로 벌어지는 사건들과 접하게 되고 심지어 죽음을 맞기도 한다. 도익은 점차 붉은 상자 사건에 깊이 개입하게 되고 국밥집 아주머니나 다리를 저는 소녀 정희, 그리고 정체를 알 수없는 실미라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얼굴에 화상흉터가 있는 남자, 알콜중독자인 정남. 도대체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 헷갈린다.


이 붉은 상자는 예언의 메시지였고 정체를 아는 수상한 남자들의 쫓고 쫓기는 상황이 이어진다.

도익은 예언대로 서해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죽을 운명이었지만 붉은 가위로 잘리면 예언은 이뤄지지 않는다. 물론 일반 가위는 아니다. 이 붉은 가위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국정원 정보원이었던 도익의 아버지가 남긴 손목시계 역시 비밀의 열쇠였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의 키를 쥔 남보 코퍼레이션. 그 곳에 어떤 비밀이 있고 붉은 상자의 저주는 풀 수 있을까.

정신차리고 읽어도 정신이 없다. 반복되는 과거로의 회귀로 사건을 되돌리려 하지만 마치 윤회의 사슬에 갇힌 듯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뿐이다.

그리고 과거로 회귀할 때 마다 도익의 뇌는 치명적 손상을 입게 된다.

그럼에도 도익은 붉은 상자의 저주를 푸는 것을 멈출 수 없다. 저자는 야멸차게 마지막으로 외친다. '붉은 상자는 다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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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11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단편 수상작품집
김민경 외 지음 / 북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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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단편이면 장편에 비해 마음 편하게 읽힐거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내가 읽은 단편들에

대한 생각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 였다.

쓰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긴 스토리를 끌고 나가는 것보다 짧은 소설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런 짧은 단편속에 자신의 생각과 메시지를 넣는 일이 더 힘들것이란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 많던 마법소녀들은 다 어디갔을까'를 보면 마법사들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우리곁에 함께 살고 있는 것 같다. 실제 마법사로 태어났다기 보다는 심성착한 소녀가 선택되어 마법사가 되는 소설이다. 마법사가 되면 그 능력으로 세상도 구하겠지만 자신도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이란 편견이 깨진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가장 많을 들을 확률이 있는 콜센터 근무라니. 말하자면 비정규직 마법사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이 있다는 얘긴데...뭔가 신비로운 그 세상에 인간세상에서 규정해놓은 규칙 같은건 좀 패싱해도 좋지 않을까.



인형에 영혼이 깃든다는 설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얘기다. 실제 국밥집에 살았던 소녀가 사라지고 부모는 등산을 끝내고 오는 손님들을 살해하고 돈을 훔쳤다는 설정이 오싹하다.

그보다 더 오싹한 것은 인형에 깃든 악의 실체랄까. 함부로 인형을 집에 들이거나 특히 버려진 인형은 절대 집에 들이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하게 된다.

역시 인형의 세계에서도 인간들처럼 좋은 인형, 나쁜 인형이 있다는 것이 좀 씁쓸하기도 하다.


지방 어디에선가 축제노래공모에 AI가 만든 노래가 선정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노래뿐이랴. 그림부터, 소설까지 그야말로 AI의 활약은 날이갈수록 범위부터 질까지 급상승중이다.

그런 보도를 접할때마다 나는 영화 '터미네이터'가 떠오른다.

인간이 만든 로봇이나 가상의 어떤 존재들이 인간을 잠식하다 못해 멸망시키는 그런 상상들.

이게 상상만으로 끝날 수 있을까. 내가 살지 않을 어떤 미래가 무척이나 두렵다.


마법사에 좀비에 심지어 도박중독자로 죽은 아버지가 슬롯머신으로 돌아온다는 설정은

정말이지 작가들의 상상력의 끝을 보여준다.

조금쯤은 무섭고 두려운 상상들속에서 잠시 현실을 잊어 보는 시간은 좋았다.

어쨋든 소설은, 잠시 나를 상상의 세상으로 데려다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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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독소 쇼크
박명규.김아름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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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건강에 예민하다. 몸에 좋다는 것만 찾아먹고 운동은 또 얼마나 열심히 나는지.

하지만 이 책을 읽는다면 나처럼 쇼크에 빠질지도 모를일이다.


탄수화물이나 지방, 당이 몸에 안좋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또한 과도한 제한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 보다는 적당한 섭취가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다.

난 그저 모든 음식을 고루고루 먹어야 한다는 주의여서 '당독소'라는 말 자체를 알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이렇게 우리몸에 적군일지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당독소가 만명의 근원이고 노화의 원인이며 우울증이나 염증, 심지어 치매까지 유발할 수 있다니 어찌 놀라지 않을까. 그렇다면 당독소는 우리와 어떤 거리에 있는 물질인걸까.

놀랍게도 바로 우리집 식탁에 가득했다.

흔히 당이 들어가니 설탕정도로만 생각했다면 정말 큰 쇼크가 밀려올 것이다.

유제품부터 과일, 밀가루음식으로 만든 빵이나 구운 고기에 매실이나 효소까지 당독소가 있다고?

믿어지는가? 그러고 보면 매년 효소를 담그고 매실액을 담가 건강을 지키려고 했던 일들이 독을 키우는 일이었다니 어찌 쇼크가 아니겠는가.


암이야 이제 너무 흔해서 도대체 어떤걸 먹어야 예방이 되거나 치료가 되는지 헷갈리기도 하지만 당독소가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말에는 어이가 없어진다.

그것도 우리가 늘 먹고 있는 수많은 식음료들이 그 원이이 될 수 있다니. 믿고 싶지 않은 주장이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믿어지지 않아 도대체 '당독소'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목차를 다시 펼쳐보았다. 생리통 증가의 원인, 염증, 열증, 탈모의 원인, 척추관협착증의 원인.

눈과 치과 질환의 원인,아이의 성장을 방해하고 골다공증과 당뇨의 원인. 치매의 원인까지

정말 쇼크 그 자체가 아닌가.

그래도 처방이 있어 다행스럽다. 저자들이 권하는 일차적 방법은 식단을 개선하라는 것이었다.

배추와 무우같은 채소가 들어간 요리를 먹고(그것도 가능하면 물에 데치거나 생으로)

우유가 들어간 음식을 제한하고 갓지은 쌀밥을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이제 식은밥을 먹어야

당독소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흠 먹는 즐거움을 어느정도 포기해야 가능하겠다.

저자들은 이 책을 선택한 독자들은 행운아라고 주장한다. 어쩌면 정말 맞는 말이다.

마트에 가면 널린 많은 식자재들 상당수가 우리몸에는 적이었으니 말이다.

발효음식이면 무조건 좋은 줄 알았던 많은 사람들도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요즘 TV를 보면 100세에 이른 어르신들이 많이 등장한다.

아마 몇 십년후면 150세 시대라는 말이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오래 사는 것도 좋지만 사는동안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정말 큰 도움이 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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