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명 : 대한민국 - 경제 청진기로 진단한
송하늘 지음 / 지음미디어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환자의 지나온 시간들을 들여다보니 왠지 눈물이 찔끔나왔다.

참 힘들게 살아왔구나. 그래도 기특하다 이렇게 살아남아 여기까지 잘 왔으니.

어느 경제학자의 말처럼 인생은 운이 70%이상이란다. 그 운중에 어느 나라에

태어났느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 환자가 있는 나라에 태어난 나는 운이

좋은 편일까.

 

 

물론 미국이나 워라벨을 중요시하는 북유럽같은데를 생각해보지 않은것은 아니다.

원한다고 그런 곳에 태어날리도 없지만. 어쨋든 나는 아픈 환자였지만 대한민국에 태어남을 감사한다. 저자의 말처럼 강대국사이에 끼여 이놈도 먹을라하고 저놈도 먹을라했던 조그만 땅덩어리에다 자원조차 어쩌면 그리 빈약한지. 뭐좀 갖다 팔아볼라해도 팔게 신발이나 가발이었다.  밥도 못먹던 시절 그렇게라도 풀칠은 했지만 지금의 번영은 꿈도 꾸지 못했던 가난한 환자.

 


 

하지만 한국전쟁의 처절함을 딛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대단한 환자의 회생이 어찌 기특하지 아니할까. 기술하나로 세계로 나아가더니 지금은 K팝이며 K컬처에 K후드로 이어지며 이름을 드높이고 있는 대한민국. 뿌듯하다. 아니 뿌듯했다.

엊그제 외국의 유명한 작가인가 누가 '세계에서 제일 우울한 나라사람들'이란 얘기를 듣기전까지.

 


 

정말 한동안은 우리가 잘해왔고 그래서 다 완치되었다고 믿었다. 쉬쉬하지만 OECD국가에서 자살률1위라는 오명에도 짐짓 모른척 하고 싶었다. 왜 과거보다 분명 풍요로워 졌는데 죽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는지 알고 싶지만 알고 나면 나도 자살하고 싶어질까봐 모른척 했는지도 모른다.

 

 

마흔이 낼모레인 딸내미도 결혼에는 관심이 없다. 기후위기가 어떻고 경제가 어떻고 하는 절망적인 뉴스가 나오면 나 들으란듯이 그래서 내가 결혼을 안한다고 외친다.

저자의 말처럼 미래가 보이지 않는데 결혼을 왜하고 자식은 왜 낳겠는가.

완치된줄 알았던 병이 도진 환자에게 어떤 처방이 필요할까.

 

기술의 진보는 '양날의 검'이라는 저자의 먈에 공감한다. 과거 유망했던 직종들이 새로운 문명으로 인해 소멸되고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챗GPT나 AI의 발전은 또다른 실업자를 양상할 것이다.

하지만 그에 맞는 새로운 직종이 다시 등장할 것임을 우리는 예감한다. 과거를 돌아보면서 미래를 예측한다면 어떤 처방이 우리에게 필요할지 깨닫게 될 것이다.

저자의 진단과 처방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믿어보련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속임수의 섬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섬에 살다보니 섬과 관련된 책에 더 관심이 가게 된다.

표지처럼 정말 저런 섬이 있을까. 섬을 오가다 보면 사람이 살지 못할 정도의 무인도가

제법 보인다. 하지만 저 기괴한 모양같은 섬은 직접 보지 못했다.

 

 

섬나라 일본 오카야마 현 세토대교 근처에 있는 도깨비 섬이 이 소설의 무대이다.

출판업계에 대부인 사이다이지 가문이 소유한 비탈섬. 1995년 3월 중학생 세 소년이

밤낚시를 하기위해 섬근처로 다가가게 되고 신비하면서도 믿기 힘든 사건을 접하게 된다.

 


 

23년이 흐른 어느 날 비탈섬으로 향하는 어선에 얼마전 타계한 비타섬의 주인이자 출판사 회장의 사십구제 법사를 해줄 도라쿠 스님과 회장의 조카인 쓰루오카, 그리고 회장이 남긴 묘한 유언장을 개봉해줄 변호사 샤아카, 실종된 쓰루오카를 찾아 데리고 오는 임무를 맡았던 탐정 다카오가 탑승한다.

타계한 회장은 반드시 실종된 쓰루오카를 찾아 유언장을 개봉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렇게 비탈섬에 있는 사이다이지 가문의 별장 '화강장'에는 사이지가문 사람들이 모여들게 된다.

이런 비탈섬에 희한한 모양으로 지어진 화강장. 유언장에는 회장이 남긴 유산들이 고루 나누라는 유언이 있었고 특히 조카인 쓰루오카에게 현금 3천만엔을 준다는 내용은 좀 의외이긴 하다.

 


 

기분이 좋아진 쓰로오카는 만취하게 되고 '비밀'을 까발리면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협박을 한다.

쓰루오카의 협박에도 사이다이지 가문 사람들은 뭔가를 감추려는 듯 하고 그 의미심장한 발언을 샤아카와 다카오는 주목하는데..

하지만 유언장이 개봉된 날 밤 쓰루오카는 비참한 모습의 시체로 발견된다.

경찰에 신고하지만 하필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 섬은 그야말로 고립무원인 채 사람들은 살인자가 섬에 있을거란 공포에 빠진다.

 

 

쓰루오카의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다카오는 23년전의 비밀에 대해 알게되고 누가 살인자인지를 밝혀내게 된다.

살인자의 정체도 놀랍지만 이 섬에서 벌어졌던 과거의 살인사건과 거기에 얽힌 사람들의 비밀, 그리고 이상한 모습의 화강장이 어떤 용도로 지어졌는지에 대한 비밀에 더 경악하게 된다.

 

바다 한가운데 고립된 섬, 거기에 태풍이 몰려드는 상황이라 경찰의 손도 빌릴 수 없는 말하자면 밀실살인사건을 어떻게 풀어가는지 몰입도 높은 추리소설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 NEON SIGN 6
김쿠만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테크노벨리는 잠들지 않는다.

인류의 역사상 가장 빠르게 진화한게 게임시장이 아닐까. 그리고 가장 치열하고

익사이팅하게 발전된 분야.

 

 

사실 나는 게임시장의 진화나 활황이 이해되지 않는다. 먹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재미를 위한 게임인데 왜 그리 뜨거울까. 왜 사람들은 열광할까. 심지어 돈도 되고 월드컵도 생기고 게이머스타도 탄생한다.

나같이 고작 신맞고 정도는 즐기는 사람이야 그렇다고 치고 어쨋든 뜨거운 게임시장에서 더 뜨거운 삶을 사는 사람들은 게임개발자가 아닐까 싶다.

 


 

아마 게임개발 시장은 몹시 뜨겁기도 하고 몹시 차갑기도 할 것이다.

제대로 된 게임이 개발되면 돈방석에 앉을 것이고 시덥지 않은 게임때문에 돈도 잃고

시간도 허비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여기 글좀 쓰고 싶었다는 남자가 어찌 어찌

게임개발 회사에 들어가 '신들린 게임'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니 이게 첨단산업인지

전통사업인지 헷갈린다.

 


 

게임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게임 캐릭터들은 무한한 힘을 가진 자이거나 강력한 무기를 가진 존재들이 주인공이다. 그런데 귀신이 주인공인 게임도 있었던가.

암튼 주인공은 귀신이 등장하는 게임을 개발하는 업무를 맡았고 온갖 귀신 캐릭터가

등장한다. 심지어 북유럽 귀신까지도. 그런데 귀신들이 그냥 게임에만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고 실제 현실에 튀어나온다. 소설이지만 섬뜩하다.

하긴 그런 말이 있긴 하다. 귀신 이야기를 많이 하거나 하면 실제 떠도는 귀신들이 몰려든다는.

 

 

글에도 소질이 없었지만 게임개발에도 그닥 유능하지 않았던 주인공이 참여한

'프로젝트 굿'은 굿판을 벌이고 부적을 써준 무당만 좋은 일이 되어 버린다.

첨단 게임 사업에 무당의 굿이라니. 어불성설이다.

 

흔히 아주 유능한 사람들을 '신들린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그 신들린 사람들이 인류에 기여한 바를 생각하면 정말 기가 막힌 표현이다.

하지만 '신들린 게임'을 개발하는 '신들린 사람'들의 분투기는 조금 찌질해보인다.

소설처럼 지금 우리 곁에 귀신이 가장 많이 모여드는 곳이 테크노밸리가 아닐까 싶다.

게임에 등장하는 게임 캐릭터 망령도, 또는 밤새워 귀신과 노닐던 게임 개발자의 망령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루세는 천하를 잡으러 간다
미야지마 미나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 시가현 남서부에 위치한 작고 한적한 도시 오쓰시에는 괴짜 소녀가 산다.

민머리로 학교를 다닌다거나 일본 최대의 만담 대회 M-1 그랑프리에 출전하다거나

비눗방울만들기의 달인이 되고싶다거나 암튼 남들은 생각지도 못할 일들을 벌인다.

 

 

무모한 도전이었을까. M-1 그랑프리 도전은 성공하지 못한다.

 


 

괴짜이긴 하지만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못하는게 없다. 하지만 2백살까지 살겠다는 다짐은 좀 그렇지 않은가. 오래살고 싶은 심정이야 이해가 가지만 2백살은 불가능해보이는데..

그러던 나루세는 중2 여름의 추억만들기를 기획한다. 도시의 유일한 백화점인 '오쓰 세이부백화점'에 매일 출석도장을 찍기로 한 것.

그렇게 해서 지역방송에 매일 출현하는게 목표가 되어버린다.

 


 

엉뚱한 나루세의 곁에는 같은 아파트에서 나고 자란 친구 시마자키 미유키가 있다.

 

 

나루세의 수많은 목표들중 어떤 것은 해내기도 하고 어떤 것은 실패하기도 한다.

곧 폐업할 백화점에 매일 가겠다는 것은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일까.

정말 엉뚱하고 괴상한 나루세이지만 실패를 해도 상관하지 않는다.

잔뜩 씨를 뿌려두면 하나라도 꽃이 필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패한 도전조차 비옥한 자산이 된다는걸 나루세는 일찍 알아챈 것이다.

 

엉뚱 발랄한 나루세의 도전기가 재미있으면서도 조마조마하기도 하다.

실패하면 어쩌지, 저건 불가능한데...그러다가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나루세의 기세에

응원을 보내게 된다. 우리는 실패의 예감때문에 시작해보지도 못한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누구든 그런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아 그때 그걸 해볼걸 그랬어'하는.

나루세는 세월이 지나도 후회할 일이 없을 것 같다. 뭐든 두려움없이 맞섰으니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완전 부부 범죄
황세연 지음, 용석재 북디자이너 / 북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부 싸움은 칼로 물베기'란 말은 이제 옛말이지 싶다.

'부부 싸움하다 칼 맞는다'라고 바꿔야 할 모양이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돌아서면 웬수가 되는 부부 사이. 이런 부부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폭력이나 살인사건이 일어나기도 하니 여기 이 단편소설집에 소개된 부부잔혹사가

어쩌면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일 수도 있겠다.

 


 

금슬이 좋은 부부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 상대방의 불륜을 의심하여 복수를 계획하거나 아내를 죽인 남편이 아내의 시신을 부엌에 묻고 영원히 묻히길 바라지만 집이 허물릴 상황이 되자 시신을 되찾기 위해 찾아오는 이야기들을 보면 과거 사랑했던 사이가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결혼전의 무고한 소문을 믿고 결혼생활내내 아내를 때리고 집안을 풍비박산을 만든 남편을 응징하는 사내의 이야기는 끔찍한 살인사건이지만 속이 시원해지기도 한다.

 


 

현실에서도 사람이 죽었을 때 가장 먼저 의심받는건 바로 배우자가 아닐까.

가장 가까우면서도 어쩌면 가장 의심스러운 살인자!

 

 

서로 배우자가 있음에도 불륜 사이로 빠진 남녀가 살인현장이 일어난 모텔에서

정을 나누다가 들킬 위기에 처한다. 하필 죽은 피해자는 불륜녀의 남편.

혹시 불륜을 눈치챈 아내가 남편을 끌어들여 자신이 내연남과 정사를 벌이던 방에서

빠져나와 변장을 한 채 남편을 죽인후 다시 방으로 돌아간 것은 아닐까.

하지만 밝혀진 진실은 가슴을 뻐근하게 한다.

 

완전범죄는 없다고 하지만 아마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완전범죄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가 모르는 완전한 부부 범죄는 분명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믿는다.

짧은 단편이지만 구성이 탄탄한 8편의 소설에 담긴 메시기가 묵직하고 알차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