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십자가 1
김종록 지음 / 김영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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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한 시선으로 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신과 인간의 관계는 언제나 모호하다. 모호함의 껍데기를 벗고 그게 무엇이 되었든 아하 바로 이게 진리야 하고 철썩 굳어지는 믿음을 만드는 강한 설득력을 어쩌면, 이야기 속에서 찾아낼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 이야기는 역사 속에 있었고,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던 사상과 이념과 믿음의 교차 지점 안에서 종교와 사상의 이해와 융합이라는 무모한 도전을 눈 녹이듯 스르르 녹여낼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1편. 전쟁 중 방문한 개경에서 죽을 고비에서 살아나고, 장님이 되었다 눈을 뜨는가 하면, 동행하던 스님이 죽는 등 스토리 상에는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사상적으로  적어도 여기까지는 아직 전개에도 도달하지 못한 느낌이다. 고려말, 수도 개경에 무지랭이 백성들을 잔혹한 몽고군에게 버리고 강화로 피신한 최이 무신정권과, 불교 숭상 정책의 수혜자로 정권의 삼각형의 한 꼭지점이었던 불교계는 합심하여 대대적인 국책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1011년부터 시작하여 76년만에 완성된 고려대장경판인 초조대장경판이 1232년에 불타자 그 전란의 와중에 이를 다시 새기기로 하고, 스님 지밀은 이 프로젝트의 한 가운데에서 경교라 불리우는 그리스도교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이를 조사하기 위한 모험에 떠밀린다. 


조사 중 찾아간 마을.. 거기서 지밀 스님은 신분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꾼자들이 예수를 믿으며 소박하지만 낙원을 이루며 사는 모습을 발견한다. 당시 불교는 민초들을 억압하는 하나의 지배계급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이 서방을 통해 전파된 예수교를 믿게 된 동기와 자세한 내막은 이제 2편에서 시작될 듯하다. 막 재밌어지기 시작했는데, 이제 1편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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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운
김애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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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의 소설집 비행운 이라는 책에 있던 단편 하나를 오디오 북으로 들었다. 달리는 고속도로에서였다. 


그녀가 뚱뚱하다는 것은 책의 도입부에 아버지가 한 말을 회상하는 데서 암시한다. 


그만 좀 처먹어라.


그녀가 아버지에게서 들은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그 말을 기억하며,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대학 입학과 더불어 찾아온 사랑 비슷한 어설픈 감정. 그녀가 좋아하기로 작정한 그녀의 선배가 뚱뚱한 그녀에게 가진 감정은 친구 이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게다가 여자친구도 따로 있었다. 

그러나 그가 가장 절박했을 때, 그러니까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꼬로록 꼬로록 물 속과 밖을 들락날락 하며 생사의 갈림길을 오가듯, 그 절대 절명의 절박한 시점에서 붙잡을 수 있는 지푸래기 한 오라기는 그녀의 뚱뚱함이었다. 


만인 앞에서 발가벗겨지는 듯한 경험을 좋아하는 선배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거절하지 못하고 했어야 했던 그녀의 절망 앞에서, 그 선배는 비루하게도 그녀와의 우정을 이용해서 나쁜 남자가 되어야 했다. 그녀는 상처받았고, 그녀는 수치스러웠고, 그녀는 분노했고, 그녀는 모멸감 속에서 세상을 저주했으리라. 그러나, 그녀가 어릴적 물에 빠졌을 때, 자신이 붙잡은 어느 소년의 팔, 그리고 그 소년의 팔 한쪽에 낸 푸른 상처와 손톱 자국을 회상했을 때, 그녀는 그 선배를 이해하기로 했을 것이다.  
 

그 모멸감을 극복했을 때, 그리고도 오랫동안 여전히 그 선배를 좋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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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거리에서 1
오쿠다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민음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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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문으로만 듣던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만났다.

 

<침묵의 거리에서>는 한 중학생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과 그 너머 미숙하지만 인간군상의 모습을 형성해가고 있는 아이들의 세계를 그렸다.  중2. 귀엽고 천진하기만 어린이도 아니고 아직 청소년이라기에도 미숙한 나이다. 이 시기에 우리는 신체의 가장 많은 변화를 겪었고, 나를 구성하는 세계가 가족과 부모에서 친구 쪽으로 확 기울면서 부모와는 가장 두터운 벽을 쌓고 교우 관계는 전부가 되는 걸 경험했다. 

 

비슷비슷해서 구분도 어려운 일본 이름이 가리키는 인물이 대략 누구인지를 파악할만 하면 바뀌어 버리는 장면 전환은 미국 범죄 드라마 CSI를 상기시켰다. 장면이 바뀌면서 생기는 행간에서 경쾌한 CSI 장면 변환 배경음 땡땡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각기 다른 시점의 각 장면의 그들은 각기 저마다의 입장과 이해관계 속에서 사건을 바라본다.  그리고 이야기의 갈래는 사건 직후 어른들이 사건을 바라보는 세계와 사건 전 아이가 존재했던 시간 속에서의 아이들의 세계 이렇게 두 갈래로 나뉜다.  아이가 죽은 시점에서 과거의 이야기와 현재의 이야기이다. 

 

처음부터 지목된 가해자 5명의 부모들은 죽은 아이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오직 착한 자기 자식이 '누명'을 쓰거나 불이익을 당할까, 피해자 가족에게 복수를 당할까. 좁은 마을에서 가해자로 낙인찍혀 힘들어지지나 않을가 하는 걱정 뿐이다. 담임 역시 피해자보다는 집단 왕따를 불러오게 한 가해자 아이들에게 더 마음을 쓴다. 기자는 중립적인 위치에서 기사를 쓰고 싶어하지만, 형사와 검사는 14세 미만의 턱에서 운명이 갈린 아이들에게 어떤 인권의 침해도 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 한 아이가 셔틀이 되어 돈을 뱄기고 집단적으로 폭력을 당한 흔적을 잔뜩 남기고 누군가의 강요로 지붕에서 나무로 뛰다 떨어져 죽었다는 심증이 지배적인데도 그렇다. 1편에서는 대략 그렇다.

 

2편으로 넘어가면서, 입을 꾹 다물던 가해자 아이들이 조금씩 입을 열면서 그리고 피해자의 부모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글짓기를 요구하면서 사건 전 아이들의 세계가 조금씩 드러난다.

 

소설은 아이를 누가 죽였는가에 주목하지 않는다. 왜 죽었는가에도 그다지 관심은 없다. 아이가 죽자 밝혀지는 중2 학생들의 그 어린이도 아닌, 어른도 아닌 어중간한 나이의 인격체들이 약육강식의 사회를 형성하면서 때로 비열하고 때로 따스하고 때로 폭력적이고 때로 서로 보살피기도 하는 때묻고 낡은 어른들 세계의 미숙한 축소판을 만들어가는 과정 중에 있다.

 

우리는 언제나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이다. 결국 아이를 죽게 만든 건 인간 사회의 본질이다. 강한 자 앞에서는 비굴해지고 약한 자 앞에서는 군림하려는 그 쓸쓸한 인간의 본성을 가장 명백하게 보여준 사람은 바로 죽은 아이였다는 사실이 이 소설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어느 곳에도 마음 둘 곳 없게 만든다. 약하고 여리고 조금 눈치없고 불쌍한 피해자이기만 한 아이로 알고 있던 아이가 꼬집히고, 채이고, 목졸림을 당하고, 셔틀을 해야 끼워주는 그런 또래 집단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둔한 머리로 나름대로 터득했던 그 대내림의 역사 속에서 사회가 세상이 한올 한올 얽히고 꼬여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스한 마음을 가진 여자 아이 도모노는 그 아이의 외로움을 이해하고 돕고 싶었지만 그녀의 작은 배려의 말이 아이에게 들어갔다 돌아오는 건 거들먹거림 뿐이다.

 

아이를 죽게 한 건 과보호와 물질적 충족을 나약함과 결핍의 방어막으로 삼게 한 부모들이었다.  아이를 죽게 한 건 인간이 다른 모든 인간을 무조건 좋아하며 어울려 살 수 만은 없다는 잔인한 사실이었다.  아이를 죽게 한 건 폭력을 당하든 셔틀을 하든 지붕에서 나무로 뛰어 내리든 사회 속의 일원으로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감내해야 아이의 절박함이었다. 아이를 죽인 건 아이 자신이며 동시에 사회를 이루며 마음을 나누고 살아가는 사회 속의 우리 모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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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3 - 10月-12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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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은 바다의 기별 첫 챕터 맨 앞장에 이렇게 적었다.

모든, 닿을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품을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만져지지 않는 것들과 불러지지 않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건널 수 없는 것들과 모든, 다가오지 않는 것들을 기어이 사랑이라고 부른다.

 

김훈이 이야기한 그 멀고 먼, 닿을 수 없는 관점에서 본 사랑을 하루키는 2300페이지 짜리의 거대한 판타지 소설로 단단하게 빌드하고, 개연성을 부여하고, 기어이 닿지 않는 것들을 닿게 하였다. 둘 다 천재다. 1편과 2편이 미스터리 추리물에 가깝다면 3편은 사건이 해결되면서 동시에 너무 멀고 아득해서 도저히 닿을 것 같은, 품을 수도, 만져질 수도, 건널 수도, 다가오지도 않는 사랑을 그리고 있다. 그 기어이 사랑이라 부르는 멀고 먼 아득한 사랑을 달이 두 개 뜨고, 리틀 피를이 죽은 시체의 입속에서 기어 나와 공기 번데기를 만드는 기묘한 세계에서 이루어 놓는다. 기묘한 세계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다시 달이 하나 뜬 세계로 돌아가지만, 그 세계가 원래 있던 그 세계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그러나 기묘한 세계 1Q84와 고양이 마을에서 둘은 엄청난 사건에 휘말렸고, 그것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만났다. 20년 동안 품고 있던, 따뜻했던 마음 하나로 둘이 만났다.

 

56
희망은 수가 적고 대부분 추상적이지만 시련은 지긋지긋할 만큼 많고 대부분 구체적이지.

 

73
오래된 모루처럼 완고한 그 두개골 안쪽에는 대체 어떤 모양의 의식이 몸을 숨기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곳에는 이미 아무것도 남겨져 있지 않은 걸까 아무도 돌보는 이 없는 내버려진 집처럼 가재도구는 남김없이 실려 나가고, 예전에 살던 사람들은 기척도 없이 사라졌을까. 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 벽이나 천장에는 순간순간의 기억이나 광경이 낙인으로 새겨져 있을 것이다. 기나긴 시간을 들여 키워진 것은 그렇게 맥없이 無 속으로 빨려들지 않는다. 아버지는 이 바닷가 요양소의 소박한 침대에 드러누워 있지만, 동시에 깊은 저 안쪽 빈집의 고요한 암흑 속에서 다른 이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광경이며 기억에 에워싸여 있는지도 모른다.

 

111
덴고와의 현실적인 접점이 존재하지 않았을 때는 일이 훨씬 단순했다. 어른이 된 덴고를 만난다는 건 아무 마메에게는 그저 꿈이고 추상적인 가정일 뿐이었다.

 

168
작업에 의식을 집중하는 것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무력감을마 침내 어딘가로 몰아 낼 수 있었다.

 

219
아주 짧은 한 순간, 시간의 문이 안 쪽을 향해 열린다. 오래된 빛이 새로운 빛과 하나로 섞여든다. 오래된 공기가 새로운 공기와 하나로 섞여 든다. 이 빛과 이 공기다.  

 

341
사람은 때가 되어 죽는게 아니에요 안에서부터 서서히 죽어 가다가 이윽고 최종 결제 기일을 맞는 것이지요.

 

464
눈을 감으면 후카에리의 시선이  남기고 간 욱신거림이 갈비뼈 안쪽에 느꼐졌다. 아픔은 바닷가로 서서히 밀려오는 온화한 물결처럼 다가왔다 가 멀어져 갔다 다시 다가왔다가 멀어져 갔다. 이따금은 얼굴을 찡그리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깊은 아픔이 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따스함을 그에게 가져다 주었다... 우시카와는 마음 속에서 둔중한 아픔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신비의 차가움이 지금까지 그 곳에 있는 아픔을 둔감하게 마비시켜 왔을 것이리라.

 

668
만나고 싶은 마음을 각자 소중히 가슴에 품은 채 끝까지 떨어져 지내는게 좋지 않을까. 그러면 언제까지고 희망을 품은 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 희망은 몸의 깊은 곳을 따뜻하게 해주는 자그만한 발열이다. 손바닥으로 소중히 감싸서 바람으로부터 지켜온 작은 불꽃이다. 현실의 난폭한 바을 받으면 훅 하고 간단히 꺼져 버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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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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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은 1편에 비해 스토리의 진전이 큰 폭으로 이루어진다. 무엇보다도 알쏭달쏭했던 장르적 모호함도 개어졌고, 두 사람의 깊은 사랑이 더 명확해지고 애틋해지면서 동시에 어린 소녀와의 섹스라는 충격적 장면을 거부감없이 판타지적으로 잘 배치하였다. 의문의 사건은 조금씩 개연성을 갖게 되고 산만했던 여러 줄기들이 조금씩 교차점을 갖는다. 공기 번데기와 리틀 피플에 대한 은유도 마음속의 그림자가 도터와 마더라는 상징성을 통해 판타지화되는 과정도 흥미롭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덴고와 아오마메의 아주 먼 기억 어릴 적에 가졌던 따스한 느낌에서 구체화되는 사랑에 대한 묘사가 공감과 이해를 이끌어 낸다. 계속되는 반전의 묘미, 스릴러적인 감각, 사랑, 섹스, 판타지 정말 많은 걸 다루고 있다.

 

이번에 노부인의 지시에 따라 죽이게 될 사람은 종교단체 선구의 리더로, 이 일의 수행은 매우 큰 위험부담을 가지고 실행한다. 일이 성공하게 될 가능성도 충분하지 않고 만일 성공하게 되더라도 그들의 포위망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이름과 성 얼굴 모습 과거 등의 모든 자신의 아이덴터티를 버리고 아주 먼 곳에 가서 살 것을 계획하고 해야 하는, 목숨을 내건 일이다. 선구의 리더는 초경도 치르지 않은 10세 전후의 아이들을 종교 의례로서 상습적으로 성폭행해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성폭행 대상 아이들 속에는 자신의 친딸 마저 포함시켜온, 죽어 마땅한 이유가 있는, 아니 목숨을 걸고서라도 죽여 없애 버려야 하는 인물이다. 한편 자신이 전문 킬러라는 일을 수행함에 있ㅇ니 경찰 친구를 두는 일이 비윤리적이고 불편한 일임을 자각한 그녀는 만에 하나 아유미가 이 일에 휘말리게 되거나 화가 미치게 될 것을 염려해  일부러 거리를 두지만, 몇일 후 한 러브호텔에서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오열한다. 모든 준비가 된 그녀는 작업 수행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권총 자살까지 세심하게 준비하고, 마침내 리더를 만난다. 그러나 리더를 만난 이오마메는, 그에게서 리더는 본인이 암살 계획을 스스로 세웠으며 자신은 그 수단에 불과하다는 뜻밖의 사실을 암시받는다. 20 여년 간을 한결같이 마음속에 비밀스레 간직하고 있던 덴고의 존재까지 알고 있던 그녀는 알 수없는 리더의 신비한 능력에 이끌리게 되어 마지막 순간 실행을 주저하게 된다. 그러나 덴고가 위험에 처해 있으며 자신이 리더를 죽임으로써 그를 구할 수 있다는 제안에 동의하고, 그의 뜻에 따라 그를 암살한다. 그러나 덴고를 살리기 위한 그 암살 미션에는 그녀의 목숨이라는 댓가가 있었다.  리더를 살해한 그녀는 준비된 임시 거처에 숨어 지내며 어릴 적 부모의 뜻에 따라 증인회 종교활동을 하며 또래들에게서 따돌림 당하던 자신을 따스한 시선으로 감싸주던 덴고를 회상한다.

 

한편 후카애리가 사라진 동안 덴고는 그녀로부터 자신이 안전하다는 소식을 듣게 되지만 자신의 주변에 이상한 일이 생기는 것을 경험한다. 편집자가 2주 이상 연락을 끊고 매 주 빠짐없이 방문하던 연상의 유부녀 걸프랜드에게도 소식이 없던 중 그녀의 남편으로부터 그녀가 영원히 상실 되었다는 전화 한통을 받는다. 그리고 우사카와 라는 이상한 남자부터 의문의 지원금을 받아둘 것을 제안받데, 그 과정을 통해 사라진 두사람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겼음을 감지하는 한편 어릴 때 자신의 손을 확신에 어린 눈빛으로 잡아 주었던 아오아메의 존재를 확인한다. 한편 자신이 한 살때 어머니와 다른 남자가 섹스하는 장면을 기억하고 있는 그는 태생의 비밀을 캐기 위해 치매로 요양원에 있는 아버지를 만나러 가고, 아버지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처럼 자신의 친부가 아니었음을 확신하게 된다. 일본 문단에 혜성같이 나타난 아름다운 후카애리는 언론의 주목을 받자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지만, 몇주 후 언론에서 잊혀질 무렵 덴고를 찾아와 함께 산다. 덴고는 미성년자와 함께 사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달리 갈 곳도 없는 그녀를 받아주게 된다. 아오마메가 리더를 살해하던 날 천둥 번개가 치던 날 덴고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완전히 무기력한 상태에서 어린 소녀와 동침하게 되는데, 소녀는 이것을 액막이라고 한다. 이후, 그 곳이 아오마메의 임시 거처와 아주 가까운 곳이라는 힌트를 후카에리에게서 듣고 아오마메를 애타게 찾지만 찾을 길을 발견하지 못한다. 또한 자신의 소설속에서 자신이 구체적으로 창조한 두 개의 달, 공기 번데기와 같은 비현실적인 존재들이 현실이 되어 나타나는 것을 발견하고, 두 개의 달을 찾기 위해 찾은 놀이터에서, 우연히 아오마메의 눈에 띄게 된다. 그러나 아오마메가 그를 발견하고 뛰어나갔을 때는 그는 이미 자리를 뜬 상태. 아슬아슬하게 둘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고. 아버지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요앙소를 찾은 덴고는 아버지가 누었던 침대에서 아오마메의 도터를 품은 공기 번데기를 발견하지만, 그것은 곳 사라져버린다. 

 

책 속에서

 


252
설명을 듣지 않으면 모른다는 건 설명을 들어도 모른다는 것이다.

 

258
일정 나이를 넘으면 인생이라는 것은 여러가지 것을 상실해 가는 과정의 연속에 지나지 않게 된다. 중요한 것이 하나 하나 빗살 빠지듯이 손에서 빠져 나간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 사람 또 한 사람,  주위에서 사라져간다.

 

516
나 하나의 생명의 무게를 견디고 나 하나의 고독을 견뎌내는 데도 이토록 허덕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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