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정복의 꿈, 바이오 사이언스 - 과학전문기자의 최신 의료기술 트렌드
이성규 지음 / Mid(엠아이디)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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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몸이 부실하다 보니, 건강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의학 관련 책을 자주 보곤 한다. 세상에 참 별별 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이런 질병을 보다 보면, 유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전에 유전자 검사를 받아 본 적이 있는데, 간단한 검사 방법으로 500가지 항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잠재적으로 독감이나 편두통에 취약하다고 나왔다. 실제 난 독감과 감기 모두에 에 매우 약하고, 두통도 자주 발생한다.  독감 때문에 한때는 좌우 눈에 파란색이 다르게 보이는 문제도 겪은 적이 있다. 어찌 됐든 이런 걸 간단히 밝혀 내는 의학 기술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과학 전문 기자 이성규 저자의 '질병 정복의 꿈, 바이오 사이언스'는 최신의 의학 기술 트렌드를 다루고 있는 책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게 특징을 가진 책이다.


'질병 정복의 꿈, 바이오 사이언스'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유전병, 퇴행성 뇌질환, 암, 당뇨, 비만, 노화, 감염병을 5 파트로 나눠 다루고 있다.  서로 다른 질환이나, 유전자, DNA를 이용하여 치료법을 찾는 것이 많다 보니, 책 초반에 나오는 '들어가며'에 설명된 DNA, RNA, 단백질 사이의 관계를 잘 파악하고 책을 본다면, 책 전반으로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 된다. 다소 전문적인 내용이나, 재미난 이슈 같은 것은 각 파트 끝나는 부분에 'Deep Inside' 코너로 담았다.



이 책은 역사적으로 다양한 일화를 갖고 있는 혈우병 이야기로 시작한다. 유전자로 인한 질병은 참 가슴 아픈 병이다. 일단 치료하는 게 쉽지 않다 보니, 부모의 입장에서 나쁜 것을 물려 줬다는 죄책감을 가지게 만든다. 나도 그렇고 내 가족도 이런 문제를 겪고 있다 보니, 더 관심을 가지고 본 파트다. 사람들 모두 유전자 검사를 안 해서 그렇지 만일 다 해본다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유전자 문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다 못해 탈모도 엄연히 유전이 큰 요인이다.


그나마 '질병 정복의 꿈, 바이오 사이언스'에서 잘 설명된 유전자 가위 기술 등장 덕분에 유전 질환에 획기적인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각종 붐을 일으키고 있는 거처럼 바이오 사이언스 분야에서는 유전자 가위가 혁명에 가까운 역할을 하고 있다.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미토콘드리아 질병인 리 증후군 치료 방법을 보면, 이 기술로 완벽한 인간을 만드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함을 알 수 있다. 뒤에 나오는 말라리아 관련한 것을 보면, 모기에 자살 유전자를 심어 성충이 되지 못 하게 하기도 하고, 번식을 못하게 불임 유전자를 넣기도 한다. 인공적으로 만든 유전자로 효모도 만들고, 돼지 몸에 사람의 췌장을 자라게 할 수도 있다. 암을 표적치료하고, 노화억제제도 다양한 방법으로 꾸준히 찾고 있다.


장내미생물의 경우 비만과도 관련 있고, 치매와도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치매는 치료 방법이 없다고 여겼는데, 최근에는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얼마 전 아버지도 치매 판정이 났는데, 의사가 당뇨 검사 다시 할 필요가 있다며, 당뇨를 상당히 심각히 얘기해서, 치매와 당뇨가 뭔 상관이지 했는데, 이 책을 보고서 그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 2형 당뇨병 환자의 70% 정도가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리는 게 나타났다고 하고,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3형 당뇨병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게다가 아버지 경우, 오래전 사고로 인한 뇌 수술의 영향이 크다고 들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전두엽에 서서히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 당시에는 치매란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소리는 들어보지도 못했기에 당황스러웠다. 신경세포는 되살릴 수 없는데, 충격에 민감해서 꿀밤 정도의 충격에도 파괴될 수 있다고 하니, 어릴 적부터 각종 충격에 조심에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된다.


'질병 정복의 꿈, 바이오 사이언스'를 보고 나니, 지금까지의 질병 치료 방법은 주로 화학적인 방법으로 만든 약 위주였다면, 앞으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되는 유전자를 치료나 보완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건 마치 프로그래머가 프로그램을 짜서 해결하는 거와 같아 보인다.


감기, 각종 통증 등으로 병원이며 약국을 자주 가지만, '질병 정복의 꿈, 바이오 사이언스'를 보기 전에는 의학이 이 정도로 발전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평생 무병장수하면 참 좋겠으나, 그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내가 안 아파도, 가족이나 지인 누군가는 병으로 고생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질병 정복의 꿈, 바이오 사이언스'에 나오는 의료 트렌드 정도는 알고 있는 것이 다양한 도움이 될 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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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비즈니스 아이콘 스트릿 컬처 브랜드 - 스케이트보드와 티셔츠 그리고 스니커즈
남윤수 지음 / 북랩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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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하면 보통은 명품 브랜드를 많이들 떠올리겠지만, 난 스포츠 브랜드가 더 먼저 떠오른다. 왜냐하면 돈 벌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안타까움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어차피 앞에 있는 보물을 알아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지 못했으니 손에 쥐어 줬어도 버려 버렸을 것이다.


그 보물이 바로 노스페이스다. 국내에 노스페이스가 제대로 알려지기 몇 년 전에 수입사에 일했던 친구가 아주 좋은 패딩 잠바가 있는데, 싸게 구해 주겠다고 해서 입을 수 있었다. 그때 이렇게 가볍고, 따뜻한 파카 잠바가 있다는 거에 놀랐었다. 다만 딱 거기까지였다. 비즈니스 마인드와 안목이 있었다면, 하다못해 대리점이라도 당장 차리겠다고 했었을 것인데, 보물을 알아보지 못했다.


얼마뒤, 노스페이스는 중고딩이면 다 입는, 없어서 못 팔 정도의 국민 패딩이 되었다. 초기 대리점을 열었던 사람들은 진짜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한다. 나도 나지만, 그 회사를 다녔던 친구도 안목이 없기는 마찬가지였으니, 그걸 위안 삼아야 할지 모르겠다.



그 뒤로 스포츠 브랜드에 관심이 많아졌다. 등산복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자전거 라이딩 관련 옷들도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그 보다 더 크게 내 눈길을 잡은 건 스트리트 패션이었다. 전에 봐왔던 기능성 위주의 스포츠 브랜드와는 달리 다양하고 독특한 개성의 디자인들이었다.  그 흔해 보이던 면티도 브랜드마다 엄청난 팬덤층이 있었고, 뭐랄까 오타쿠, 덕후스러움이 있었다. 소위 말하는 힙한 느낌이었다. 옷이라기 보다는 입고다니는 예술품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좀 더 이런 스트릿 브랜드에 대해 알고 싶어서 찾아 보았는데, 이쪽으로는 아는 게 없다 보니, 몇 개 찾아 보는 정도로 끝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이번에 남윤수 저자의 '패션 비즈니스 아이콘 스트릿 컬처 브랜드'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는데, 내가 알고 싶었던 많은 정보들이 이 책 속에 다 들어 있었다.



스투시부터 시작해서 쓰래셔, 스핏파이어, 픽트, 슈프림, 반스, 컨버스 등등 47개의 스트릿 컬처 브랜드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홈페이지, 창업자 같은 일반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 숨겨진 비화나 일화, 흥망성쇠, 그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향, 반응까지 자세히 담겨 있어, 분명 패션 비즈니스 서적인 건 맞는데, 재미난 이야기 책을 보는 기분마저 들게 하는 책이다. 브랜드 하나하나 각기 다른 개성들을 가지고 있다보니, 얽힌 이야기들도 저마다 달라, 머릿속에서는 영화나 드라마 같은 장면이 저절로 그려지곤 했다.


'패션 비즈니스 아이콘 스트릿 컬처 브랜드'를 통해 스트릿 컬처 브랜드의 기원이 스케이트보드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난 그저 젊은층의 액티비티한 성향과 흑인 또는 히스패닉 뒷골목 문화가 합쳐진 것으로 추측했는데, 그게 아닌 분명한 계기와 시작점이 있었다.


그리고 그 시작에 스투시란 브랜드가 있었다. 스투시는 독특한 브랜드 글씨 때문에 나 역시 전부터 잘 알고 있고, 좋아하는 브랜드다. 요즘 나오는 옷들의 색상이나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든다. 내가 아는 브랜드가 적다 보니, 책을 보면서, 해당 브랜드 홈페이지 들어가서 지금 나오는 디자인도 보고, 과거 인기 디자인도 확인했다. 이렇게 하니 책 속 설명들이 더욱 잘 이해되었다. 다만 이왕이면, 브랜드마다 QR 코드 같은 걸 달아뒀으면, 좀 더 편리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패션 비즈니스 아이콘 스트릿 컬처 브랜드'를 읽다보면, 각종 비즈니스 이론, 마케팅 기법과 관련된 내용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이 책은 실무면에서 참고할 것들이 많다. 스트릿 컬처 브랜드들이 홍보와 판매를 위해 벌였던, 스케이트보드 팀 운영, 티 무료 배포, 브랜드 콜라보, 팸덤 활용, 미술 대회 등 여러 방법들은 지금도 많이 하는 것으로 책 속 사례와 반응을 참고해서 써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패션 비즈니스 아이콘 스트릿 컬처 브랜드' 초반부에 나온 '차림새가 하나의 커뮤니케이션이다'라는 말을 보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많은 이미지가 떠올랐다. 이 말을 곱씹으며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차림새와 마찬가지로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만들거나 무리에 동참하는 거라 생각된다. 나만의 브랜드로 비즈니스 하는 것을 오래전부터 생각했는데, 브랜드 이미지는 많이 생각해봤으나, 커뮤니케이션이란 개념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매우 중요한 것을 이 책을 읽은 지금에야 깨닫게 된다. 


스트릿 문화 덕후, 패션 비즈니스 종사자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창업을 꿈꾸는 분, 마케팅에 관심 있는 분 모두에게 '패션 비즈니스 아이콘 스트릿 컬처 브랜드'를 추천해 본다. 이 책이 새로운 패션 브랜드 이야기를 만드는데, 네잎클로버 같은 역할이 되어 줄지도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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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0 Key English Words 1 : Student Book (Paperback) - 홈페이지 제공: MP3 Files, Translation, Tests, Answer Keys, Word Lists 7200 Key English Words 1
씨드러닝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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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워도 외워도 돌아서기만 하면, 자꾸 까먹는 영어단어. 기억 메커니즘 상, 머릿속에 선명하게 각인될 때까지 반복학습해야만 한다. 이때 무작정 반복하는 것보다, 보고, 듣고, 말하고, 쓰는 다양한 방법을 함께 활용하면 보다 암기 효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난 어떤 분야든 가급적 컬러가 선명하거나 그림이 많이 그려진 책을 선호한다. 이런 책으로 읽거나 공부하면, 기억력이 그다지 좋지 않는 나도, 보다 오래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본, '7200 Key English Words 1'은 내가 선호하는 조건에 딱 충족하는 영단어 학습서다. 책 처음부터 끝까지 올 컬러로 되어 있어, 시각적으로 전혀 지루하지 않다. 그런데 이게 단지 보기만 좋은 것이 아니다. 책 구성을 들여다 보면, 의도적으로 반복학습을 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책 구성은 총 40개 유닛에 유닛 당 20 단어를 모아서 학습을 한다. 왼쪽 페이지에는 단어의 뜻을 연상할 수 있는 이미지 사진이 나오고, 바로 옆에 빨간 글자로 단어가 영어발음기호와 함께 적혀 있다. 좀 더 오른쪽에는 단어에 사전적인 의미와 활용 문장이 나온다. 함께 쓰는 단어 결합인 Collocation, 연어도 별표 된 주황색 글씨로 표시되어 있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학습한 10개 단어를 문제 풀이로 점검을 하게 된다. 그리고 유닛 5개, 100단어 마다 리뷰 파트가 있어서, 전체적으로 다시 복습을 하는 구조다. 한 단어가 적어도 6번 이상 노출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원어민으로 녹음된 MP3 파일도 제공된다.



그러나 여기서 끝난다면, 기존의 컬러로 되고 그림 많은 영어단어장이나, 영어 단어 학습서와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7200 Key English Words 1'는 책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MP3 파일도 SoundCloud 어플을 통해 편리하게 청취할 수 있다.



게다가 온라인 어휘 학습 프로그램인 Quizlet을 이용해서, 다시 새로운 방법으로 동일 단어를 학습하고, 낱말카드, 카드 맞추기, 주관식 문제, 테스트도 해보는데, 이 과정이 마치 게임처럼 느껴져서 학습에 대한 부담감이나 거부감 없이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다.


같은 단어를 자연스럽게 책에서 6회, 온라인 학습에서 5회 반복해서 접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Paul Nation 교수가 언어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라고 하는데, '7200 Key English Words 1'도 그만큼 언어학 이론에 따른 구성을 반영한 책임을 알 수 있었다.


PC나 스마트폰 모두에서 어플을 사용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고, 무엇보다 어학 공부에 큰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낱말카드 방법이라 그런지, 진짜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어서 좋다. 암기에 확실히 도움이 되는 책이다.


홈페이지에는 선생님을 위한 답안지, 단어 리스트, MP3 파일도 제공하고 있어 학교나 학원 등에서 이용하는데도 편리하다.


'7200 Key English Words 1'은 중고급, 성인 단어 수준의 책으로 초등영어단어 1200 Key English Words, 중등영단어 4500 KEW에 이은 KEW 시리즈 세 번째 책이다. 자기 영어 단어 실력에 맞춰 골라 학습하면 된다.


다만 '7200 Key English Words 1' 어디서도 한글 한 글자도 찾아 볼 수 없는 원서라는 점이 살짝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때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파파고 같은 앱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무조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해보는 것이 암기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단어와 문장들을 입으로 읽어 보는 것도 역시 잊으면 안 된다.


수능, 입사, 토플, 토익 등 각종 영어 수험생들에게 이번 씨드러닝의 '7200 Key English Words 1'은 책과 어플을 동시에 잘 활용한다면, 확실한 암기를 돕는 매우 좋은 영단어장, 영어단어 학습서가 되어 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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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타임 - 한 박자 늦게 잠재력을 폭발시킨 사람들
와이즈맵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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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때는 지금보다 가진 것이며 아는 것도 없었으나, 뻔뻔하고 무모할 만큼 자신감만은 충만했었다. 그러나 이제 한 살, 두 살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많던 자신감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많은 부분 위축됨을 느낀다. 특히 성공한 지인을 만나거나 동기가 TV에 등장하는 모습을 보면, 반가움 보다, 난 나이만 먹고, 그동안 뭘 했나 하는 자괴감마저 든다. 그러나 50 중반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뭔가 한다는 게 부질 없는 짓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패배주의에 물들어 잠식되어 가는 나를 보는 나 역시도 마음이 편치 않다. 패배주의를 씻어 낼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했다. 그래서 보게 된 책이 자기계발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톰 버틀러 보던의 '피크타임'인데, 이 책의 부제, '한 박자 늦게 잠재력을 폭발시킨 사람들'이 읽게 만든 트리거 역할을 했다. 


보통 성공한 사람의 이미지를 그려보라면, 자신만만해 하는 활기찬 30대 또는 40대를 많이 떠올릴 것이다. 머리 허옇고 주름진 얼굴의 나이 든 사람을 떠올리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어릴 적 읽었던 많은 위인 전기를 보면, 위인 대부분이 어릴 때부터 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보였음을 적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젊은 천재에 대해서 대서특필하여 이슈화 한다. 나이든 사람의 성공이나 업적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다. 그러다 보니, 성공 관련 이미지가 편향되게 각인되었을지 모른다.


실제로 '피크타임'에서는 성공, 인생 절정의 순간이 나이와 무관함을 말하고 있다. 책에는 유명 배우, 가수, 작가, 기업인, 학자, 과학자, 예술가, 종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나오는데, 그들 모두 늦은 나이에 빛을 발한 사람들이다. 내가 알았던 젊은 천재들의 수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늦은 나이에도 자신의 영역에 큰 발자국을 남겼음을 알 수 있었다.



젊어 성공한 사람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성공의 열쇠는 보다 이른 나이가 아니라, 성공을 하기 위해 얼마만큼 자신의 실력을 쌓았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피크타임'에서 말하는 리드타임이 그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해리슨 포드, 폴 고갱, 테오도르 루소 등은 많은 시간 전혀 다른 일을 하면서도 성공에 필요한 내공을 꾸준히 쌓았던 것이다. 맥도날드 제국을 만든 레이 크록은 50대가 되기까지 종이컵, 멀티믹서 관련 일을 하면서 갈고 닦은 역량을 통해, 맥도날드 형제의 햄버거의 가치를 알아 볼 수 있었고, 그것을 크게 키울 수도 있었다.


다들 천재 신동으로 알고 있는 모차르트 역시 5살부터 작곡을 하며 아버지의 훈련을 받았다. 그의 곡이 주목을 받은 건 21년의 경력을 쌓고 나서부터였다. 남보다 일찍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재능 때문이나, 모차르트가 그것만 믿고 음악을 게을리 했다면, 역사에 남는 음악가는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떠오르는 인물이 하나 있다. 강태공, 태공망으로 잘 알려진 강상이다. 70세까지 관직에 나가지 않고 공부만 하다, 주나라 문왕에 중용되어 재상이되고, 제나라 왕까지 된다. 대기만성이란 말을 많이 하지만, 그저 시간만 흐른다고 피크타임이 오는 것은 아니다. 10년, 20년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나처럼 나이 탓만 하는 사람들은 '피크타임'에 나온 "천재는 끈기다."라고 한 19세기 박물학자 뷔퐁이나 "현명하게 천천히. 빨리 달리는 사람은 넘어지기 마련이다."라는 셰익스피어의 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피크타임'은 나이가 들어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지, 나이 들어야 성공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보다 긴 안목을 가지고 자신의 피크타임을 설계하라 조언하고, 중장년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절대 늦지 않았음을 일깨우고 마음 다질 용기를 선사한다. 지금 처지가 안 좋다 해도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한다면, 인생 성공 절정의 순간, 피크타임은 언제든 다가올 수 있다 말한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엄습하고, 패배주의적인 생각이 가득해진다면, '피크타임'이 나쁜 생각을 지워주는 지우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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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낫게 하는 돌봄 교과서 - 치매 초기부터 곤란할 때, 위험할 때, 지칠 때 대처하는 80가지 방법
요시다 가쓰아키 지음, 최화연 옮김 / 보누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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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만 봐도, 아버지의 행동이 이상해서, 집 근처 치매센터에 가서 진단을 받아 봤다. 설마 아니겠지 했으나, 우울증과 함께 치매가 의심되어, 보다 큰 병원에서 MRI를 찍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어머니는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하다 보니, 치매 검진을 미루고 있는 상태이나, 아버지보다 더 심하다. 항상은 아니지만, 몇 시간 전에 일어난 일도 기억을 못 한다.


치매는 환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고통은 더욱 심하다. 처음엔 설마설마하며, 아버지가 또는 어머니가 치매는 아니라고 현실 부정을 하게 된다. 반복되는 잘못된 행동을 고치라고 아무리 말해도 소용이 없다. 온갖 이상 행동으로 인해, 마음 상하고, 말다툼, 폭언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확실히 치매라는 걸 알게 되면, 만감이 교차하며 그저 울음밖에 나오지 않게 된다.


그렇다고 슬퍼만 하고 있을 수 없다. 어떻게든 부모님을 모셔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치매환자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전혀 모른다는 거다. 초중고대 어디서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내 경우 어머니를 돌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다. 요양보호사도 치매는 추가로 따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 단순히 옆에서 돌보는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치매에 관한 전문적인 정보와 조언이 필요해서, 요시다 가쓰아키 박사의 '치매를 낫게 하는 돌봄 교과서'를 읽게 되었다. 치매 환자를 이해하고 돌보는데 필요한 80가지 대처법을 담고 있으며, 저자가 일본인이나 우리에 맞게 한국의 치매 기관이나 제도가 내용에 반영되어 있다.


일단 이 책은 빠르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부피가 크지도 않은 데다,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만화와 일러스트를 매 장마다 담았고, 설명 또한 어려운 의학용어 같은 것은 배제하고, 실제 상황에서 치매환자를 돌보는데 필요한 내용들만 담고 있다.



'치매를 낫게 하는 돌봄 교과서' 프롤로그부터 중요한 정보들이다. 치매와 혼동하기 쉬운 질병부터 시작이다. 치매, 우울증, 뇌전증, 정상압 수두증, 만성 경막하혈종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확한 치매 진단을 위해, CT나 MRI 촬영하는 것도 이 때문인 거 같다.


치매 환자는 몸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케어가 필요하다. 그래서 그런지, 간호, 간병할 때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초반에 나온다. 화내지 않기, 차별하지 않기, 강요하지 않기, 부정하지 않기 등 어떻게 보면, 당연한 내용들인데, 이게 그 상황이 되면 절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런 것들을 난 감정을 초월한 부처가 돼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케어하는 사람도 엄청난 마음의 상처를 받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노력하지 않기'라는 항목에 나오는 '간병은 50점이면 합격'이라는 말이 내 가슴에 직접적으로 와닿는다.


이어 나오는 '치매 환자를 대하는 올바른 방법'은 읽고 또 읽고 해야 하는 파트라 생각한다. 나와 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치매 간병인에게 참 요긴한 기초 소양이다. 내가 잘못하는 것이 너무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책 뒤쪽을 보면 치매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를 위한 셀프 체크에 한계 도달형, 자기 희생형, 대등 솔직형, 지도자형 이렇게 4가지 유형이 나온다. 난 다 안 좋은 쪽인 거 같다. 한계 도달형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쌓여 있는 것이다. 치매 환자만큼 돌보는 사람의 몸과 마음 건강도 매우 중요하다.


책 중간중간, 적절한 대처법, 하지 말아야 할 것을 O, X로 구분해놔서, 내가 무엇을 잘하고 있는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쉽게 쉽게 체크해 볼 수 있다. 책에 나온 모든 것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 치매 환자를 돌보기 위한 첫걸음을 디디는데 귀중한 정보였다.


보통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치매 환자는 방금 식사를 하고도 다시 밥을 달라고 한다. 이런 경우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치매 증상은 훨씬 복잡하고 다양하다. 간병인이 도둑질했다고 하거나 잘 씻지 않고 이유 없이 폭력 폭언을 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밥 먹는 방법을 잊기도 한다. 하나같이 가족들을 난감하게 만드는데, '치매를 낫게 하는 돌봄 교과서'에는 이러한 상황에 도움 되는 방법들이 나와 있다.



치매,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나도 부모님도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조금 전에도 한 난리를 치르고 빨래와 청소를 해야 했다. 치매 환자가 있는 가족이 겪는 고통은 상상 이상이다. 어디 마음 놓고 다닐 수도 없고, 수시로 병원 진료도 받아야 한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 빠진 지인과 대화를 나눠보면, 다들 비슷한 상황이다. 요양보호사나 간병인을 둔다고 해도, 함께 사는 상황에서는 온갖 난관이 발생한다. 따라서 가족 모두가 치매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각종 대처 요령도 알고 있어야 한다. 이게 '치매를 낫게 하는 돌봄 교과서'를 봐야 하는 이유다. 가족뿐만 아니라, 관련 직종에 있는 분들도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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