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을 위로해줘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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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수를 회상하는 연우의 모습에서 손에 잡을 수 없는 아련한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바람을 느끼며 연우는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생각에 잠긴다.  왠지 지친것도 같아 보이고 어른이 되어버린것도 같은 느낌이랄까.

며칠 사이에 꽤나 늙어버린 기분이 든다. 과연,방향은 일정하지만 시간이란, 밀도와 속도에서는 절대로 균일하지 않은 것. (12쪽) 
연우는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처음부터 어떤 시스템에 들지 않아 남들의 눈이 자꾸만 뒤통수를 내리 꽂는 느낌이였다. 만만해 보이는 사람에게는 꼭 시비를 걸어 붙이는 재활용 수거에 관련된것까지. 어린시절 작고 만만하다(그거 기준이 뭐야? 범생이 같다는 이유로, 자신보다 작은 꼬마라서, 여자라서, 아니면 비쩍 말라서, 왠지 생긴게 후져서 뭐냐고? 짜증나게) 다른 사람들도 같은 장소에 쓰레기를 갖다 버리는데 나에게만 뭐라고 하는 젊은이가 있었다. 뭐, 그 시절엔 내가 작고 어려서 일방적으로 당했지만, 지금에서 태클 걸면 가만 안둔다.  어떤 사람은 순해 보이는 사람을 가만히 놔두질 않는걸까. 건들어 보고 싶고 자기가 그 위에 서있고 싶어하는 건가. 그것이 위인지 아래인지도 구분 못하는 인간.  순한 사람들 열받으면 무섭게 빙 돌아버린답니다.

연우는 엄마를 신민아씨라고 부른다.  술을 잔뜩 마신 엄마가 일어나지 않자, "신민아씨 제발 정신 좀 차려요. " 라고 말한다. 신민아씨라는 이름이 왠지 친숙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탤런트 신민아씨를 지칭하는 줄 알았다는. 이사를 가는 날도 신민아씨는 술에 취해서 늦잠이다. 연우는 신민아씨를 깨우고 엄마와 함께 새로운 집으로 떠나고 있는 중이였다. 학교 수속을 밟으러 가는 도중에 독고 태수라는 아이를 만나게 된다. 별로 관심도 없던 연우였지만, 어느새 둘은 그렇게 친구가 되기라도 한 것처럼 친한 친구가 되어 있었다. 태수라는 아이를 통해서 처음 눈을 뜨게 된 ’힙합’ 에 연우를 푹 빠지게 된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듯이 자유로운 랩이 가슴에 꼭 와 닿았다. 태수는 장난스럽고 이야기도 잘하고 재미있는 친구이다. 

신민아씨에게는 오기다리 조를 닮은 남친 재욱형이 있다. 종종 집에도 놀러오고 연우도 좋아하는 눈치이다. 이혼은 아이에게 큰 충격이겠지만, 두 사람은 그 아픔을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었다. 신민아씨 교육법은 매우 쿨한 방목형이었으므로. 연우에게 무언가를 강요하지도 않고, 담배를 필꺼면 이왕 좋은것으로 피라며 용돈을 올려준다고 말하는 신민아씨였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메주도 아닌데 틀안에 넣고 정형화된 모습이 되길 바란다. 아마 그것이 안전하다고, 옳다고 생각하는 거겠지만. 그것이 견딜수 없게 만들고 터지도록 미치게 만든다는 것은 알지 못하는 건지, 모른척 하는건지 모르겠다.

"좋아하는 게 있으면 사람은 달라질 수 있더라고. 강해지기도 하고, 그래서 그때 마음먹은 거야. 포기할 건 포기하고, 인생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규모로 단출하게 꾸려서 새로 살아봐야겠다고 말야. "(79쪽)  신민아씨는 그리하여 인생의 중요한 결정, 이혼을 하게 된다. 그것이 잘못된 선택일지라도 끝까지 이끌고 가야 하는 줄 알았다고 했지만,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거지. 태수는 유학파였는데 사고를 쳤는지, 담임한테 무슨짓을 했냐며 윽박당하고 자기는 그러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싸움에 휘말리곤(자칫 악의를 보고는 못참는 성격)했던것 같다. 태수는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연우는 더이상 물어보지 않는다. 두 사람의 관계를 보고 남의 일에 배나라 감나라 하시는 분들, 이것저것 죄다 궁금한것은 어떻게든 해결 보시는 분들, 제발 참고 좀 하시길. 

연우는 이사온 날,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친다. 괜시리 마음이 끌리는, 가녈픈 어깨에 짧은 단발머리가 잘 어울리는 아이였다. 그 아이는 채영이였다. G-그리핀이라는 공식 앨범은 나오지 않았지만, 비공식적으로 음악이 돌아다니는(고등학생, 알고보니 자신이 이사오던 방을 썼다던 민지훈이라는 선배였다는)그 힙합에 그 한해는 푹 빠져 있었다. 신민아씨는 아들이 혼자서 설 수 있도록 눈물을 머금고 한발짝 멀리 떨어져 있으려고 노력한것 같았다. 부담을 주지 않는 관계로써 재욱형과의 관계도 신민아씨의 쿨한 연애법이였다. 쿨하다는 것은 가슴아프다. 사랑이 어떻게 달랑 "안녕 잘가"라는 말로 끝낼수 있는 일인지. 연우는 채영이를 알아가면서 점점 더 좋아지게 된다. 그 연결고리 역시 태수가 이어준 것이였다. 태수는 조잘거리며 잘 웃는 아이였지만, 가끔 말이 없을때의 모습은 매우 고독해 보였다. 처음이라서 서툴고, 말하지 않으면 아무리 수많은 암시를 주어도 알 수 없는게 사람이다. 자기 맘도 모르겠는데,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미치겠는데 상대방이 입을 열어주지 않으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찌 아냐구요. 

연우는 채영이를 많이 좋아하게 되지만, 좋아하는 만큼 오해가 생겨버렸다. 채영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였다. 그것이 사람을 얼마나 미치게 하는지. 연우는 좋아하면 끝까지 믿어 주는거라고 생각했다. 엄마와 재욱형의 연애의 끝에 서게 되었을때도 서로 힘들어 하면서도 끝까지 함께 할 수 없는건지. 자신때문인가 싶기도 하고, 나이 차이때문에 아니면 이런저런 조건들때문에.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우리는 그 틀안에서 빠져나오고 싶어서 발버둥 치다가도 정작 빠져나오면 불안해 한다. 적당히 무리속에 끼어있는것이 눈에 튀지도 않고 안전하고, 그냥 따라가면 되니까. 자신이 새롭게 개척을 하지 않아도 되고, 어떤 행동 행동마다 사람들의 시선을 반사시키기가 쉽지 않으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주저리 주저리 말을 많이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어쩌다 보니 길어져 버렸다.  

연우의 오해가 풀릴 즈음 큰 일이 생겨버리고 만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중간 중간 암시하던 말들이, 그리고 앞에서 연우의 안타까움이 왜 그런것인지 알게 되었던 것이다. 이제는 볼 수 없다는 것이, 같은 시간에 함께 웃고 떠들었다는 것이, 꿈만 같다는 것이 자꾸만 눈물이 나게 만들었다. 그 시절에는 싫고 짜증나고 불안하고 한마디로 삐딱했는지. 지나고 보면 별것도 아닌데 말이다.  지나갔기에 별개 아닌거겠지. 내가 지금도 그 시절이라면 아마 그때와 달라진게 없을 것이다. 짜증내고 시비걸고, 별것도 아닌것에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겠지만. 
누군가의 아픔이 더 아픈것은 알지 못한다. 내게는 내 아픔이 제일 아프니까. 사람은 이기적이다. 당연한거 아닐까? 겪어 보지도 못한 일을 어떤 수치를 이용해서 아픔을 측정할 수는 없는 거니까.  서로를 따스하게 안아 줄 수는 있다. 서로의 체온이 닿아서 따스한 온기가 전해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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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 여자들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정유리 옮김 / 북하우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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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집은 운좋게도 돈이 낙엽잎 쌓이듯이 쌓였고 시간은 많았지만 돌아다닌 것은 싫어해서 수많은 책을 섭렵해왔다. 그런데 30이 지나고 시각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공상이나 가공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적인 이야기에 끌리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신문과 잡지에 광고를 내서 이야기하는 사람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신비한 이야기는 사람의 모든 감각을 사로 잡는다. 궁금증을 일으키고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어?" 라면서 이야기의 결말을 더듬고 더듬어 내려가게 된다. 그렇지만 속시원한 이야기는 더이상 이어지지 않는다.  듣는 이로 하여금 더욱더 결말을 갈구하게 만든다. 잔잔하고 무난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공포스럽거나 섬뜩하거나 그런 이야기는 없다. 추억속에 빠져들어 그 시절을 잔잔하게 회상할 수 있을 만한 따스한 이야기라든지, 유리병 속의 낙타가 사라져 버린 신비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여러편의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흐른다. 책장을 막 덮었는데 내가 무슨 이야기를 읽었지 하고 책장을 다시 넘겨 보기도 했다. 이야기의 색은 다르지만 비슷한 느낌에 잘 어울러지는 이야기들이였다. 

<잠자는 숲>의 이야기에서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나는 보통 미녀가 숲속에 잠들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는 다른 의문을 제기한다. 잠자는 숲속, 즉 숲 전체가 잠들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거기에 미녀가 있었다는 이야기. 새로운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에서도 신기한 일들이 꽤 벌어진다. 귀신을 보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3일상을 치뤘는데 관뚜껑이 열리더니 다시 살아나셨다가 며칠후에 다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도 있다. 꿈속에서 조상님이 나오셔서 앞일을 점지해 주신다던지, 다양한 이야기들도 많았다.   한동안은 TV에서 그런 일들을 모아서 방송해 주기도 했다. 

세상에는 알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달나라에 토끼와 절구가 없어서 아쉬웠던 일이 떠올랐다. 그리고 동화처럼 제비다리 고쳐준다고 해도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 주지 않는다. 어린시절에 혹시나 하며 박씨를 기다렸던 적도 있었다. 이제는 제비의 집만이 초라하게 덩그라니 남아있다. 강남갔던 제비는 이제 오기 힘들려나.  책에서처럼 모든것이 바라는대로 이루어진다고 해서 좋은게 아니라는 말, 그리고 그럴수도 없다는 말에서 많은 것을 생각한다. 보고 싶다고 해서 보여지는게 아니고 보고 싶지 않아도 볼 수 밖에 없는 것. 때로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상이 있다고 믿어 버린다. 그곳에서도 나와 같은 사람이 살고 있을까? 오랜만에 상상속의 세상으로 풍덩 빠져본다. 때로는 현실속에서 살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내게도 어린시절에 상상속의 친구가 있었을까? 아니면 아이들은 어른이 보지 못하는 무언가를 보는걸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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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말고 대화를 하라 - 소통은 테크닉이 아니라 철학이다
백기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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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말고 대화를 하라>라는 말이 와닿았다. 말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것은 어렵다. 보통은 말하기만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소통이니 대화니 그런것은 떠나서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내야지만 직성이 풀리는 종이다. 이 책에서는 여러 사례들을 들며 소통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쓰게 된 이유는 윗사람에게 아부할 노자돈이 없어서 책으로 찔러주고 자신의 자리를 다시 차지하기 위함이였다고 한다.  특히 직장내에서는 대화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상사는 아랫사람에게 일방적인 통보나 지시를 하고 아랫사람은 거기에 따른다.  수평관계라니, 편하게 생각하라느니, 라는 말에 마음을 놓았다가 언제 벼락을 맞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사회 초년생이라도 그런말을 쉽사리 믿지는 못할 것이다. 하물며 직장 몇년차인 사람들이야 눈치가 바삭하지 않겠는가. 상사가 아무리 자신에 대한 불만이라던가 의견을 내놓으라고 하더라도 우선은 그 사람의 성격을 알아야 한다. 모든 말이 그렇지만 직설적이라든가, 나쁜점만 늘여 놓는다면 그 누구라도 발끈하고 말것이다.  모든일에는 적절한 시기가 중요하듯이, 분위기를 파악할 줄 아는 빠른 눈치가 필요하고 적당히 둘러서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소통이라던가 대화라는것은 듣는 사람이 마음을 문을 열지 않는다면 상대방이 아무리 힘을 쓴다고 해도 되지 않을것이다. 과거나 현재에 잘 나가는  CEO라 할지라도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독불장군으로 나간다면 미래는 보장되지 않는다.

직장의 사례중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전무가 있는데 그 사람은 일의 잘못을 떠나서 사람을 아주 미치게 만들정도로 질타를 하는 모양이였다.  전무의 아랫사람이 그의 미친짓으로 인해 정신을 잃을 정도(전무가 말하는데 책장의 책을 정리하고 갑자기 전화기를 닦고, 느닷없이 화분의 먼지를 닦아내는 둥)의 사례가 약간은 코믹하게 그려져 있었는데 가슴이 아팠다. 어디서는 떄리고 매값을 준다던데 그러면서까지 회사를 다닐수 밖에 없는 그들의 피맺힌 심정은 어떨지. 구타 못지 않게 언어 폭력도 굉장히 심각하다. 
저자의 말대로 미친 전화는 정해놓고 울리는게 아니고 억울하고 속이 터질듯한 일들이 예고를 하고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몇번으로 횟수가 정해진것도 아니다. 그럴때마다 열을 낸다거나 소리를 높인다 해도 해결될 것은 아니다. 아마도 그 질타는 고스란히 자신한테 돌아올테니까 말이다. 화를 내면 자신의 건강에 매우 해롭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  다른이에게 좋은 말을 듣고 싶다면 고운말을 사용하고 상대방도 아름다운 말을 사용해야 한다.

나의 소통 스타일을 알아보고 유명인들을 통한 프로파일을 통해서 자신이 어떤 소통 프로파일에 해당하는지 알아본다. 자신을 바로 알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체계화 되어 모든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위해해 줄 수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인간관계에 중요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살기가 고달프기 때문이다.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매일 노력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내가 아무리 노력하면 뭐하냐 타인은 변화지 않는데 라는 생각이 분명 들것이다. 그런부분은 접는것이 낫지 않을까. 소통도 되는 사람에게 해야지 아무나 붙잡고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니까. 어떨땐 차라리 ’내가 개와 대화를 하지 혹은 벽보고 이야기하는 게 낫겠다’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사람 꼭 있다. 그런 사람은 되도록 피하고 꼭 봐야 하는 상황이라면 풍경보듯이 쳐다보자. 되도록이면 스트레스를 덜받도록 해야 될 것이다.
그러므로 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조직원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 구성원들의 소통욕구와 소통판과 소통기술이 바뀌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조직의 소통문화가 바뀌는 것이다. (2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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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수첩 - 내 미각을 사로잡는 104가지 구르메 수첩 11
정호정 지음 / 우듬지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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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를 언제부터 좋아했는지. 아마도 피자를 맛있게 먹게 되면서 부터였다. 
느끼한 버터를 빵에 발라 먹는 것을 좋아하다가 치즈 케익에 홀라당 마음을 빼앗겼다. 마스카르포네 치즈 케익의 맛에 푹 빠져버렸다. 치즈의 종류가 천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종류가 참 많다. 책을 읽다 보니 전에 먹었던 치즈들이 눈에 띄어서 무지 반가웠다. 아래의 책과 함께 찍은 치즈는 요즘 빵에 발라 먹으니 무지 맛있어서 반해버린 가공치즈이다. 





가공치즈쪽에 <더 래핑 카우>라고 짤막하게 소개되어 있다. 벨 치즈 회사에서 처음으로 출시된 가공 치즈라고 한다. 전 세계에서 하루에 포션으로 1,000만 개가 넘게 소비된다. (196쪽) 나처럼 이 치즈에 푹빠진 인구가 참 많구나 싶었다.


 

이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는 장이다. 치즈의 맛에 대해서도 꽤 상세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정말 이런맛이 날까 하고 생각도 해보고 전에 먹었던 치즈의 맛을 음미하면서 책에 쓰여져있는 맛과 비교도 해보았다. 어떤 치즈는 무지 신선해서 내 머리를 벽에다 박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있었다. 곰팡이를 먹어 보지는 않았지만 그런 맛이 나는 치즈도 있었다. 아직은 치즈의 매니아가 아닌지라 그런 맛은 먹기가 고역스러웠다. 

치즈에 얽힌 이야기도 그 나라의 역사와 연결되어 있어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역시 오래동안 자리매김을 한 치즈 역시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 이야기를 따라서 치즈를 알아 나가는 것도 참 신나는 일이다. 역시 치즈 &  와인이 최고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리하여 천생연분인 와인도 소개되어 있다. 와인에 관심이 가시는 분들도 보면 좋을듯 했다. 


다시 내가 좋아하는 치즈로 잠깐 가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서 치즈 홍보하러 나왔나? 하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홍보는 아니라는 것을 꼭 알아주시길 바라면서.



뚜껑을 열면 이런 모양을 하고 있다. 뜯기도 편리하고 빵에 발라먹기 좋은 크림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뜯어서 빵에 맛있게 발라 먹을수 있다. 유통기한도 짧은 편이 아니라서 여러개 사다가 냉장실에 넣어 놓았다. 시중에 파는것은 한줄인데 이 제품은 세칸이나 들어있다.






보리빵에 발라 먹으면 정말 맛있다. 보리빵은 단맛은 있지만 짠맛은 덜하기 때문이다. 다른 바게트빵은 은근히 짠맛이 나서 이 치즈가 많이 짜지는 않지만, 치즈는 대체적으로 짠맛을 가지고 있기에 어울리지 않았다. 이러다가 살만 많이 찌는건 아닌지, 걱정이 심하게 된다.  이 책을 보고 나서 마트에 갔더니 익숙한 치즈들이 여기저기서 손짓해 보이는 느낌이랄까. 친숙한 할아버지 그림이 그려진 치즈도 보았다. 기억력이 심히 떨어지는 편이라서 눈으로 이리저리 돌려보고 왔다. 

되도록 이면 다양한 치즈의 맛을 보고 알아나가고 싶다. 그리고 그 치즈와 어울리는 와인도 알아가고 거기에 어울리는 요리도 만들어 보고 싶다. 치즈가 주는 기쁨은 참 크다. 맛있는 식품이나 요리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다양한 치즈들을 살펴보니 치즈에 더욱 관심이 간다. 짧지만 알찬 내용이라서 이 책을 쓰면서 저자가 많은 고심을 한 흔적들을 살펴 볼 수 있었다. 종류가 천가지가 넘는 치즈를 잡자면 백과사전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수첩이지만 책이 꽤 도톰했다. 청록색의 곰팡이가 숲을 연상시키는 느낌이 드는 이고르에서 만든 블루 치즈도 참으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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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 토토 The Collection 1
조은영 글.그림 / 보림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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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나는 경마장에 갔다. 정말 말을 볼 수 있냐며 신나하는 아이. 
경마장의 실상은 신나는 일은 아니였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경마장의 실풍경은 어땠을지 모르겠다. 격렬하고 거칠어 보이는 그림이 경마장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었다. 








다양한 말들의 모습을 상세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그 중에서 아이가 만나고 싶어하는 ’토토’를 만났다. 아이는 기뻐했지만, 그 기쁨도 잠깐이였다. 







기수와 말은 흡사 투견같은 느낌이 들었다. 무시무시한 느낌이였다. 어린시절에 무서운것을 볼때면 이불속에 들어가서 덜덜 떨었던 기억이 났다. 무서움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어들들의 모습이 하나 하나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표정이 생생하게 느껴져서 그것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어른들은 아이에게 하지 말라고 하는 것들 투성이다. 어른들은 술, 담배 할꺼 다 하면서 아이들한테 하지 말라니. 당연히 어른이니까 그정도는 상관없겠지만, 기본적으로 그런것이 문제가 아니다. 어른들이 갖는 마음가짐이 문제인것이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모든 일의 사태가 최악까지 치닫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저자의 생생한 표현이 그림을 통해서 그대로 잘 나타나 있었다. 숨을 몰아쉬면서 거칠게 무엇을 위해서 뛰는지 모르는 말들의 처절한 모습들, 그리고 어른들의 다양한 표정속에 숨겨진 모습들, 말을 거칠게 몰아가면서 함께 뛰고 있는 기수들의 모습에서 씁쓸한 기분이 든다. 







그후로도 아이는 할아버지를 따라 여러번 경마장에 갔다. 하지만 더이상 ’토토’를 만날 수 없었다. 이제는 ’토토’가 나온다 해도 ’토토’를 알아 볼 수 없다는 말에 왜 이리 서글프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그림의 강렬한 느낌이 아이들이 크레파스를 이용해서 그린 그림처럼 친숙하면서도 때론 우리의 아픈곳을 찌르는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이 점점 어른의 세계를 알아 갈수록 정말 괜찮을 수 있는지 걱정되었다. 세상의 종말이나 슬픔이나 두려움 따위는 어쩌면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이 책은 어른들이 꼭 읽어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피튀기는 듯한 느낌의 이 강렬한 색채감이 무섭게 느껴진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해졌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느낌의 그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강렬하면서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낙서처럼 자유분방함이 있었다. 그리고 특히 말의 이부분이 어린시절에 내가 자주 그렸던 그림이라는 것을 떠올려 보면 아이들과 가까운 그림이다. 크레파스를 잡는 서투른 손의 아이들처럼, 그림에서는 서투름과 투박함과 무지 크거나 작거나 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다. 아마도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보려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그려질 수 있는 그림이라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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