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대박흥행의 이유를 관객에게 알리지 마라.

2개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명량>이

난공불락처럼 여겨졌던 <아바타>의 흥행 1위 자리를 넘어서더니,

가볍게 1,500만을 넘고

아직도 관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젠, <명량>이 과연 2,000만을 넘어설 것인가에 대해

대중의 이목은 집중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사분의 일이 봤다는 것만으로도

<명량>은 분명 대중이 원하는 좋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영화의 품질보다는

왠지 시대를 잘 만난 운이 좋은 영화임을 부정할 수도 없다.

 

<명량>의 대박흥행의 1등 공신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국가적 비극 <세월호>다.

절대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소위 리더라는 승무원들은

어린 학생들을 버리고 먼저 도망친 것과 비해,

<이순신 장군>은 그 보다 혹독한 상황인

12척으로 330척의 왜적을 상대로

살신성인의 마음으로 백성을 구한다는 에피소드는,

현재 절대적 리더 부재 시대에

감동을 주기엔 충분했던 것이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는 속설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다.

게다가, 해군의 해체는

지금 해경의 해체와 맞물려 있고,

배경 역시 <세월호>와 같은 바다로

일치감은 최고조로 높아졌다가 할 수 있겠다.

 

그 뿐인가?

자위대, 위안부 문제로

국민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일본의 무책임한 행동에,

국민적 보복심리도 단단히 작용한 것이다.

영화에서나마, 일본의 야만적 행위를 짓밟고 싶은

대리만족을 톡톡히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세월호>로 대한민국은 멈춰있고,

리더의 부재로 인한 지리하고 답답한 작금의 현실에

대중은 강력한 영웅을 갈구하게 되는 건 당연지사인데,

마침, 우리의 영원한 영웅 <이순신 장군>이

로보트 태권V처럼 나타난 것이다.

 

<천행은 백성에게서 나온다>는

<이순신 장군>의 대사처럼

국민주권 욕망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시대에 부응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시의 적절한 영화로는

<추창민>감독의 <광해> 또한

대선의 분위기를 타고 흥행에 성공한 좋은 예인 것이다.

또,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존경의 아이콘 <이순신>은

높은 시청률과 <김명민>을

일약 스타덤으로 올린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나,

<김진규>의 <난중일기>,

베스트 셀러 상위권을 차지한 <이순신>위인전이 보여주듯이,

안정되고 보증된 에피소드임을 부인할 수 없다.

 

또, 금상첨화로,

거대 배급사의 힘으로

예전에 없었던 수많은 상영관을 차지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화관에서

영화를 결정하는 것에 비추어본다면,

명량의 대박 흥행에 거대기업의 힘이 보태졌음은 확실하다.

게다가, 군중심리와 베스트 셀러 증후군,

즉, 남이 보면 나도 봐야 하는 식의

영리하고, 거대한 마케팅 역시

아무나 할 수 없는 거대기업만의 특권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마케팅과 운도 영화산업의 한 부분이고,

대중을 모으는 힘 역시,

영화의 질이 웬만큼 받쳐주지 않으면 안돼는 일이지만,

흥행의 이유가

영화보다는 마케팅에 있다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그렇다면, 영화적으로는 어떤가?

영화는 배우의 연기든, 스토리든, CG든 연출력이든,

한가지만 건질 수 있다면

분명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일 게다.

사실, 이렇다 할 반전이 없는 스토리를 그대로 옮겨 놓았고,

이순신 장군의 인간적인 캐릭터 분석에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마치, 초등학교 때 읽는 위인전이나,

군사독재 시절 억지로 봤던 계몽영화의 스토리이다.

특히, 전쟁이 무서워 도망치는 부하를

<이순신 장군>이 참수하는 장면은

군국주의적인 모습을 합리화시키는 불편한 장면이었다.

음악에서도 관객을 몰아 붙이는 듯한

완급 없는 음악으로 내내 긴장하게 하고

심지어 시끄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멋있고 강하게만 보이려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일 게다.

이는 연출력에서도 허점으로 작용하는데,

김 한민 감독의 <최종병기 활>에서 보여주었던,

사람 중심의 디테일한 페이소스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고,

<멋진 영화>를 만들겠다는 강박관념으로

영화의 흐름을 종종 놓치는 것을 볼 수 있다.

배우들 역시,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치열함은

<최민식><조진웅><류승룡> 모두

풍요롭게 살이 오른 얼굴에서 사라져 버렸고,

과도한 고증으로 카리스마 눈빛을 감춘 의상마저도

그 들을 성의 없는 배우로 전락시키고 만 것이다.

오히려 분량도 적고, 대사도 없는

<이정현><고경표>의 연기가 상대적으로 돋보일 정도다.

또 180억의 CG는

도대체 어디에 쏟아 부었는지 모를 정도로 허술해서,

비평가들의 비난을 받았던

<심형래> 감독의 <디워>하고만 비교해봐도

누구든 함량미달의 CG임을 눈치챌 수 있었다.

 

한국 영화계 경사에 찬물을 끼얹고 싶지는 않다.

분명 대중이 원하는 영화를 제작했음 에는 동의한다.

또 <진중권님>의 <졸작>까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한민국의 흥행 1위 영화로는

미흡하고 아쉬운 점이 많아 

떳떳한 걸작이나 수작도 아닌 것이다.

다만, 흥행 대박으로 속편이 나올 조짐이 보인다니,

제작진 이하 감독은

자만한 자축의 12병의 샴페인을 터뜨려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반성을 담은 12잔의 소주도 마셔주길 바란다.

시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영화만으로도 훌륭한 이순신을 만들어

대박 흥행이 떳떳한 좋은 영화를 만들어주길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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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시방 2014-08-30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무조건 비판만 하는 진중권과는 확연하게 다른 평이네요 진중권과 의견은 같지만 근거가 확실하니 훨신 동감이 됩니다. 저도 명량은 별로...

그림 2014-08-30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훨씬 설득력이 있네요 저도 남이 봤다니까 봤는데, 그리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은 없습니다. 흥행의 이유와 영화분석까지 너무나도 동감됩니다.

원씨 2014-08-31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실 오랜만에 극장을 찾는 노인들은 제일 잘 나가는 영화를 아무런 고민없이 선택하죠, 대기업의 힘으로 흥행이 된 것은 어쩌면 자본주의의 병폐일수도 있습니다, 저도 봤지만, 이 건 아니다 싶었고, 워낙 흥행이 잘되서 얘기도 못했었는데, 역시 정의의 평론가이십니다.

루핑 2014-09-04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역시 다른 평론가와는 확실히 다르네요 본인만 잘났다고 주장하는 것보다 시선을 대중에게 맞춘, 균형있는 평론이네요 무조건 대세에 따르지 않는 점도, 근거없이 비판하지 않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명량 평론 중 단연코 갑입니다

매니아 2014-09-06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반대를 하고 싶어도 반대할 수가없네요 나쁘게 말하면 빠져나갈 구멍이 확실하고, 좋게 말하면 평론이 완벽한 것이겠죠. 그래도, 후자에 가까운 평입니다. 미디어나 군중심리에 휘말리지 않아 그 것이 좋습니다. 김한민 감독의 오만함이 겸손으로 바뀌었으면 합니다

POP 2014-09-08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보고 많이 실망... 영화에 대해 빨리빨리 올려주시면 영화보는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제가 느낀 것과 그 이상 가르침도 있군요

배라미 2014-09-08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약간은 불편한 영화, 군중과 인기에 밀려 속마음을 얘기하지 못했는데 평론가님이 대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첨 왔지만 신뢰가는 평에 자주 올것같네요

선정 2014-09-15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역시 명량에 대해 가장 공정하고 사심없는 평이네요 설득력있는 근거 또한 공감합니다. 살찍 배우들 정말 눈에 거슬렸고, 감독의 오만함이 엿보인 건 사실이었거든요

국일 2014-09-18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거대 CJ기업에 무릎꿇은 평론가, 무조건 대기업에 근거없이 혐오감 갖는 평론가, 모두 자신의 이익과 실리에 근거 없었는데, 평론다운 설득력이 있습니다

정정해 2014-09-26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보통 평론가들은 지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는데, 대중의 눈과 가까이 다가가서 대변하려는 의지가 보여 좋습니다. 세심하게 짚어준 명량의 문제점 공감도 되고 깨달음도 됩니다. 영화인도 무조건 적인 군중심리보다 영화를 바라보는 쓴 소리가 필요한데, 평론가님같은 분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대중에겐...

꼼꼼 2014-10-17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른 영화평론도 공감 백퍼센트인데 명량은 그야말로 공감대 갑!

현대 2014-10-20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독이나 영화관련자들이 이 글을 꼭 봤슴합니다. 영화나 영화평론의 기준

2014-10-24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한민국에서 약이되고 살이 되는 바른 소리- 그리고 쓴 소리 감사

xhwm 2014-10-27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다 완전 좋다

피터 2014-10-28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를 제작하고 만드시는게 좋을 듯합니다. 바르고 정확한 대중의 영화가 될 듯합니ㅏㄷ

디오 2014-10-28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윗분말에 동감! 영화만드시면 대박이 확실합니다

홍대 2014-10-29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명량의 과대 평가는 군국주의에 의한 오판

오뚜기 2014-12-01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늘 이글을 읽으니 와우~ 아무 생각없이 휩쓸려 봤던 저를 반성하게 되네요

토마토 2015-04-27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명량은 과대평가의 대표작

트리오 2015-12-16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영화는 정말 아님. 대호까지 보기 싫게 만든 최민식

24 2016-01-05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최대 흥행작이지만 용감하게 욕도 하시는 군요 용기에 박수 보냅니다

엔탑 2016-02-23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욕먹을 대작

키친 2016-04-10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어이없는 관객수 영화에 비해 민방위홍보영상도 아니고

맥스 2016-10-04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으음 2천만을 조롱하시는건 아니죠?

맥스 2016-10-04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으음 2천만을 조롱하시는건 아니죠?

ska 2018-01-04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진중권과 이동진 사이의 평이네

평창 2018-05-23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진중권, 이동진, 허지웅, 보다 한 수 위 이혁준입닏

조셉 2019-08-28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도 동감 읽다보니 어떤 평론가 보다 월등히 뛰어난 것을 알 수있겠다
 

 

 

 

 

 

 

 

 

 

 

 

 

겨울왕국-애니메이션 왕국의 새 봄을 그리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이

전체 영화로는 열 한번 째,

외국영화로는 <아바타>에 이어 두 번째, 그리고,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천 만 관객의 영화의 반열에 올랐다.

대한민국에서 천 만 관객 영화가 갖는 의미는

초대박을 의미하며,

영화관에 갈 수 있는 인구의 절반 정도는 관람을 했다는

범국민적인 영화에 등극함을 알리는 것이다.

초반 정치성 짙은 <변호인>의 흥행을 저지할까 두려운

정치적 네티즌의 평점테러에도 불구하고,

SNS를 통한 빠른 입소문과,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의 패러디,

<겨울왕떡국><연아엘사>등이 인기를 얻으며,

예비관객의 관심을 모으고,긍정적인 마케팅 효과로

수그러들었던 <겨울왕국>의 인기를 회복 시키고,

뒷심을 발휘시키며 흥행의 롱런을 기록하게 된 것이다.

묘하게도, 정치적 색깔로

초반 <노 무현> 반대파 네티즌의 평점 테러를 받았던 <변호인>이나,

<노무현>을 옹호했던 네티즌들의

미제국주의 애니메이션이라며 평점 테러를 받았던 <겨울왕국>,

두 영화 모두. 아이러니하게도 천만 관객의 영화가 되었다.

어쩌면, 평점 테러가 관객들의 관심을 끄는

촉매제가 되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영화 자체가 졸작이었다면, 이는 가능하지 않았다.

겨울 왕국의 개봉시기도 아이들의 겨울방학과 더불어 적절했고,

이렇다 할 큰 경쟁작이 없던 상영 대진운도 한 몫 거들었다.

또, 스토리 면에서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주었던

전적으로 남자에게 의존했던

<백설공주> <잠자는 숲 속의 공주>와는 달리,

자신이 타고난 운명을 헤쳐 나가는 독립적이고

주체성이 강한 공주의 캐릭터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상승과 더불어 공감대를 넓히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구원해주는 이가 남자가 아닌 형제,

즉, 자매애를 보여주면서,

가족붕괴라는 위태로운 현대 사회에

경각심을 일으키는 효과도 있었다.

음악 역시 대중들이 좋아하는 뮤지컬적 요소에,

후렴구가 확실한 주제가 <Let it go>의 열풍은,

애니메이션은 어린이 영화라는 통념을 깨고,

디즈니 영화를 보고 자랐던 성인관객층의 향수와 더불어

가족영화로 인식되면서,

성인관객층을 끌기에 충분한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엘사가 자신의 운명을 더 이상 불편해 하지 않고

머리를 풀며 받아들이는 장면과,

얼어붙은 동생 안나를 자매애로 녹이는 장면을 꼽는 것을 보면,

그 동안 뻔한 스토리와

눈을 속이는 화려한 기술력에 지쳐간 관객들이.

얼마나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원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인 것이다.

결국, 옛 향수와 새로움을 적절히 배합한

디즈니의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승리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디즈니를 비롯한

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의 노력에도 찬사를 보내겠지만,

무엇보다도 이름을 알 수 없는

사운드 총 감독의 뚝심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외국에서도 수많은 제작비를 들여,

흥행을 목적으로 스타들을 영입해 더빙을 시키고,

스타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것이 수년간 지속된 애니메이션의 관례였다.

국내에서도 애니메이션 더빙판을

온전히 스타에게 의존하는 것이 실상이었는데,

<겨울왕국>은 이름조차 생소한

<크리스틴 벨(안나 역)> <이디나 멘젤 (엘사 역)>을 과감히 캐스팅,

캐릭터의 성격을 분명히 살리고,

스타에게 가려졌던 작품의 질을 분명히 높인 것이다.

우리 나라 역시 철저한 오디션을 거쳐

스타가 아닌 실력 있는 성우와 뮤지컬 배우를 캐스팅 한 것이

애니메이션 더빙판은 들러리라는 오명을 씻고,

<겨울 왕국>의 더빙판도 인기를 얻으면서

함께 초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이다.

어린 안나 역 <윤시영>을 따로 캐스팅하는 등,

우리나라 더빙판도 미국의 뚝심을 본받으려는 노력은 가상했지만,

노래와 더빙 연기를 동시에 연출할 수 있는 사운드 디렉터의 부재로

<소연(엘사 역)>과 <박혜나(엘사 역)>

엘사의 목소리와 노래 부분을 따로 캐스팅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과,

결국 스타 <효린>의 힘을 빌리고자 한

엔딩크레딧에 오점을 남기긴 했지만,

그래도 스타 마케팅을 벗어나고자 한

장족의 몸부림이라 칭찬해주고 싶다.

 이젠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과 더빙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야 할 것이다.

제작비를 건지겠다는 일념으로

캐릭터보다 스타가 먼저 보이는 제작이나 더빙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오직 스토리와 화면, 노래에 집중해서

영화 자체로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지금 대중들은 원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극적인 안전 제일주의를 버리고,

제대로 된 사운드 총 감독을 발굴해야 할 것이다.

마케팅을 앞세운 <효린>의 <Let it go>보다

입소문으로 인기를 더 얻은 <손승연>의 <Let it go>가

대중들을 매혹시킨 일을,

애니메이션 관계자는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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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 2014-03-13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인상깊습니다. 선생님이 사운드 총 감독을 맡으면 끝내주겠네요 그러길 바라겠습니다.

원씨 2014-03-14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작고 섬세한 애니메이션의 더빙의 문제점을 콕 짚어주셨네요. 소문듣고 왔는데 정말 놀랍네요 선생님같은 분이 문화계에 버팀목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종로 2014-04-07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더빙도 전문적인 마인드로 접근해야하는데. 우리나라는 영 막하는 느낌에 저도 동감입니다

루팡 2014-04-09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리나라는 정말 얼레벌레 하는게 많은 것 같다. 이름만 따라가려는 못된 습관을 버려야 한다

이한 2014-04-16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찾아보니 대단하신 분이네요 평론가에 음악감독에 광고까지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는 분이네요
제 생각엔 겨울왕국도 평론가님이 음악감독을 하셨다면 더빙판도 크게 성공했을 것 같습니ㅏ

어른 2014-04-24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얼굴은 동안, 생각은 어른, 몇살이세요?

PC 2014-04-25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겨울왕국 평론 중 가장 공감이 됩니다

상하 2015-08-10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더빙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데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녹음연출도 크레이티브인데 아무한테나 시키는 느낌입니다 그동안 생각 못했던 부분을 딱 짚어주시네요 현장에 계셔서 그런지 경험도 생생하시고 아는 것도 많으시고

애니 2015-10-26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남들이 지적하지 않은 더빙의 예술성과 중요성. 애니메이션에서는 중요한 건데 평론가와 제작자는 신경쓰지도 않음 님만 신경쓰고 대중을 위해 한마디함

도마 2015-11-13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러게요 만화영화에서는 더빙 연출이 가장 중요한데 도재체 우리나라는 무슨일이든지 중요한게 뭔지 우선 순위가 뭔지도 모르는 것 같아요

트리오 2015-12-16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만한 만화영화가 다시 나올까요? 정말 다시 봐도 좋은 영화

sad 2016-01-06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서 다시 자막판 봤어여

엔탑 2016-02-23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서 저도 다시 자막판 봣어여

헤드 2018-01-31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겨울왕국은 그대로

문화 2018-05-21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애니메이션도 일반 영화를 넘어서는 감동이 있는 것중 하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누구의 영화도 아닌 홍상수 영화,,

2개 반

감독<홍상수>의 영화에서

점점 스토리를 찾으려는 노력은 포기하게 된다.

늘 뭔가 있는 듯한,

그러나 알 수 없는 예술세계가 있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그의 초기작에 비해,

심하게 점점 스토리는 없어지고,

인물들만 남는 오묘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 것이 <홍상수>감독의 독특한 스타일이라고 하기에는

점점 대중과 멀어져,

영화 보기가 사회적 리더인척,

지식이 많은 척으로

힘겹게 견뎌내야 하는 것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상수>의 영화에서는,

매일 아침 대본을 쓰는 그의 촬영 스타일처럼,

매번, 새로운 인물과,

디테일 하지만, 황당하고,

감정의 감질나는 설정이 늘 신선한 재미로 다가온 것이다.

그러나, 그의 13번째 장편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은

그의 주무기 였던, 인물의 신선함마저도 떨어지고 있다.

주인공 <해원(정은채 분)>이 나오는 첫 컷부터

<다른 나라에서>의 씬과

촬영 구도, 상황, 나레이션이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홍상수>팬이라면 쉽게 눈치챌 수 있다.

또, 어김없이 이기적이고 우유부단한 불륜의 남자,

약간은 똘끼 있는 나이 어린 불륜의 여자,

그리고, 관조하는 듯, 허점 많은 어른까지,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자신의 전작들을 오마쥬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해원과 <해원의 엄마(김자옥 붐)>을 제외하고는

그의 페르소나라 일컬어지는 <이선균> <유준상><예지원>등,

화려한 출연진들이,

랑스의 여배우 <제인 버킨>마저도,

<이자벨 위페르>처럼 보이는 실망감을 안겨준다.

그러면서도, 한낮 춘몽 같은 <해원>의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홍상수>감독의 특유의 흡입력은 빛을 발하기도 한다.

즉, 간단히 정리하자면,

<해원>이 성준<이선균>분의 불륜을 친구에게 고백하는 것처럼,

<해원>은 솔직하게 자신의 사랑을 얘기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시선에 비친 자신의 사랑이 불륜이 아님을

그 녀의 꿈에서 역설한다.

또, 불륜커플 <중식(유준상 분)>과 <연주(예지원 분)>은,

자신들도 같은 처지인데도 불구하고,

<해원>의 사랑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면서도,

<해원>을 걱정하는 가식을 남발한다.

또, 해원 엄마가 잘 생겼다고 얘기하는

<카페점원(류덕환 분)>이나,

<해원>에게 결혼 프로포즈를 암시하는

<미국대학 교수(김의성)>등,

잠깐 보기만해도 매력 있는<해원>을,

염치도 없이 동기와 사귀었다는 것을 알고

울분을 토하는 <성준>의 성격에서도,

<홍상수>감독은

우리가 얼마나 이기적 가식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듯이 보인다.

즉, 이 영화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가식의 무리에서,

진짜 자신을 찾으려는

솔직한 몸부림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해원 엄마>의 대사처럼

<하루를 산다는 건, 하루를 죽어가는 것>처럼,

또, <남한산성 등산객(기주봉)>의

<당신의 여자에게 잘하라>는 말처럼,

<홍상수>감독은 미래의 걱정이나,

다른 시선 따위는 개념하지 말고,

현실에 솔직하고 진솔한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은

거장이란 이름의 모든 감독이 한번은 실수하는

자신감이 자만감으로 바뀌는 시기의 영화다.

<홍상수>감독의 <종합선물세트>는 될 망정,

진정으로 잊어 버린 것은 대중의 존경심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사실, 이 영화를 보고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강원도의 힘><오 수정><극장전> 등이

더욱 간절히 보고 싶어졌다.

<누구의 영화도 아닌, 홍상수 영화>는

이 번 한 번으로 족하니,

이제,

<홍상수만의 영화가 아닌, 홍상수의 대중과 호흡하는 영화>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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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2013-04-13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자신감과 자만감의 차이.. 멋있는 말인요

pc방 2013-04-14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한 줄평이 딱 와닿네요 저도 홍상수 감독의 팬이었지만, 아... 점점 이해하기가 힘들네요

eu 2013-04-26 0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so good!

트리오 2015-12-16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도 요즘 홍상수 조금 변한듯. 스태프들 연기자들은 잘 챙겨주나?

24 2016-01-05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도 전작 그때는 정신 차린 것 같습니다 아마 바람의 언덕에서 부터 홍상수 감독이 자만에서 빠져 나온듯 합니다

sad 2016-01-06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몰래 홍상수 영화 봤는데 왜 좋은지 모르겠어요 아직 어려서인가 막 만든 영화같더라구요

2016-02-27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홍상수 영화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고집과 오만이 나쁘다는 얘기고 그걸 만드는 건 대중이라는 거, 잠깐 생각하면 알수 있는 것을 선생이외에 대중들은 무뇌아로 행동하는거야

닥터심 2016-07-06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건 좋다 나쁜건 나쁘다 홍상수는 나쁘다

맥스 2016-10-04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홍상수 영화 역겹다

스피 2017-01-28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김민희 불쌍해

ska 2018-01-04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홍상수 영화 이제 안본다

평창 2018-05-23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제 홍상수도 그만~~~~
 

 

아무르-죽음은 삶의 일부일 뿐,,,

4개

 

 

세계인구의 고령화가 시작되면서, 노인의 질병이나 죽음등,

누구나 거쳐야는 과정에 대한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서양보다는 죽음에 대해 성찰하고 고민한 동양에서는

심심치 않게 노인 문제를 다룬 영화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강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추창민>의 <그대를 사랑합니다>나,

얼마 전 암으로 죽음을 담담히 준비하는 아버지의 여정을 그린

본 다큐멘터리 <마미 스나다>의 <엔딩노트>에서도

비슷한 얘기들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흥미로운 것은,

단지, 이런 노인 문제를

일상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는 동양사상과 달리,

쉽게 받아 들이지 못하는 서양 특유의 혼란과 갈등을

<미카엘 하네케>는 섬세하게 잡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많은 경험이 있는 거장답게

곳곳에 숨어있는 의미있는 복선들을 찾아내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영화 감독들은 복선에대해

아무 메시지가 없다고 얘기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지만,

이는 마치 같은 그림을 보고도,

다른 해석을 유도하는

유명한 화가의 놀이 같은 것이다.

 

스토리는 아주 단순하고 신파적이다.

30년 넘게 같이 산 노부부에게 다가

노인성 질병과 죽음을 대하는 배우자와 주변 사람들 얘기다.

사실 스토리는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어 보인다.

심지어, <조르주>가 병든 <안느>를 베개로 눌러 죽이는 것까지

우리에겐 그리 충격적이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미카엘 하네케>의 수수께끼 같은 복선들은

영화적 흥미를 일으키기엔 충분하다.

.

영화는 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소방관의 등뒤 시선으로 시작된다.

불안하고 흔들리는 핸드헬드 기법은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유려한 카메라 워킹으로

<미드나잇 인 파리>의 촬영 감독 <다리우스 콘지>의 능력을 볼 수 있다.

<안느>의 단아한 시신을 발견하기까지

철저히 봉쇄되어있던 문과 창문은모두 강압적으로 열려 진다.

이는 침입자라기 보다는,

거부해도 소용없는 죽음 같은 강제적인 의미로 보인다.

이어, 콘서트에 간 두 노 부부의 씬에서도,

보통 무대의 주인공을 잡는 컷보다는,

관객을 롱숏으로 잡고,

불현듯 켜지는 환하게 펴지는 조명에서,

죽음과 질병의 문제가 무대 위에 남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맞부딪혀야 하는

거대한 숙제임을 암시한다.

 

갑자기 물을 틀어놓고, 깜박하는 <안느>,

초점 없는 눈으로 앉아, <조르주>를 놀래키며,

곧 자신의 운명에 저항할 수 없는 초라한 인간을 표현한다.

여기서 물의 역할 역시 감독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조르주>의 환상 씬에서도 등장했던,

복도의 흥건히 고였던 공포스런 물은

아무리 봉쇄해고 거부해도 스며드는 죽음의 의미를 두고 있는 듯 하다. 또, <조르주>의 죽음을 암시하는 부분에서도

여지없이 부엌의 물소리는 흐르고 있다.

또, 픽스로 걸려있던 풍경화 속에도

죽음을 뜻하는 물은 흐르고 있는 듯이 보인다.

 

, 다른 한가지 영화의 중요한 의미는 방문객이다.

어떤 평론가는 문을 걸어 잠그고

<안느>의 환자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조르주>의 행동에서,

딸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방문을

그 들의 평온한 생활에 침입자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 <조르주>와 <안느>는 방문객을 죽음처럼 거부한다.

그토록 아꼈던 슈베르트 전문 피아니스트 제자에게

베토벤 곡을 부탁하는 그들은,

불편하기 짝이 없는 상황으로

방문객을 끊임없이 내쫓고 있는 것이다.

특히, 느닷없이 집으로 들어온 비둘기에서,

침입자들은 우리 모두가 거부할 수 없는

늙음과 죽음이란 생각을 더 굳히게 된다.

내쫓고, 거부했다가,

나중에는 <조르주>가 비둘기룰 잡아 자유롭게 놓아주기도 하는데.

이는 대부분의 인간들이 거부했던 강압적인 죽음을,

초연하게 자신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

죽음을 관리하는 주체가 자신에게 돌아옴을 뜻하는 것이다.

즉, 죽음조차 살아가는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조르주> 역시 맨 처음엔 비둘기를 잡기 힘들었지만,

한 번 잡아보니 쉽다 라는 말을 한다.

 

그러면서도, <미카엘 하네케>의 전용물 사디즘은

사랑을 가장하여 곳곳에 보인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물을 먹지 않는, <안느>의 뺨을 때리고,

갑자기 <안느>를 죽이는 것은,

통속적으로 <너무 사랑해>서라기엔 석연치 않다.

아무리 사랑해도,

어쩔 수 없는 자신의 무능력과 자신의 사랑에 따르지 않는 분노로,

나약한 인간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자신의 사랑의 방식에 따르지 않는

<안느>에 대한 이기심 아니었을까?

이는 새로 온 간병사가 <안느>의 머리를 빗기면서,

<예쁘지 않냐>며 나름대로 사랑을 쏟지만,

<안느>는 이를 힘들어하고, 심지어 폭력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결국, 사람이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하며,

사랑의 이기심은 마치 죽음과 같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완전한 사랑을 가장한 이기적인 자기애가

사랑이라고 착각하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이는 팁을 얻기 위해 간병하는 <조르주>를 칭찬하는 방문인이나,

딸 <에바>가 병문안을 와서도

자신의 <경제적 문제>나 <부부 문제> 넋두리를 늘어 놓는 것에도

사랑이라는 것이 얼마나 이기적임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아무르>, 불어로 <사랑해>라는 아주 단순한 의미지만,

<미카엘 하네케>에게

2009년 <하얀 리본>에 이어

2012년 제 65회 칸 영화제에서 두 번째 <황금 종려상>을 안겨준 것은,

<미카엘 하네케> 영화적 성향의 반전으로,

관객을 깜짝 놀라게 했기 때문이다.

이는 이미 관객이 잘 아는 거장만이 지닌 특권이기도 한데,

그의 전작,

<퍼니게임(1997)><피아니스트(2001)>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일상에 만연하게 내재되어있던

인간의 폭력성과 잔혹성을 표현함으로써

영화계의 사디스트로 불려왔던 감독이다.

이런 <미카엘 하네케> 감독이

과거 불란서 문화원에서 불편한 의자에서 봄직한

잔잔한 정통 프랑스 예술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유럽 영화계에서는 반갑고 놀라운 일이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아직도 프랑스 영화의 최대 로맨스라는 일컫는

<남과여(1966)>의 남자 주인공 <장 루이 트래티냥>을

주인공으로 앞세움으로써,

이 영화의 따뜻한 성격을 배우와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영악한 기지마저 발휘했다.

또, 어떠한 애드립이나 즉흥연기를 허락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작품을 독단적으로 이끄는 그의 연출 성향이,

세월의 두께를 더한 82세의 <장 루이 트랭티냥>과

85세의 <에마뉘엘 리바>의 담담하고 초연한 연기와 맞물려.

배역 <조르주>와 <안느>를,

격한 감정의 기복 없이 거의 리얼리티에 가깝게 표현해냈다.

이런 앙상블은 조연에까지 영향을 미쳐

<홍상수>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의 출연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딸 에바역의 <이자벨 위페르>는 물론,

연기 경험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제자 역의

실제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로 타로>까지,

거장다운 연출로 과장되지 않은

진정성 있는 연기로 영화의 질을 높였다,

특히 <에마뉘엘 리바>는

<영국 아카데미> <전미 비평가협회>등

유명 영화제의 여우 주연상을 수상하며,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여우 주연상 후보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칸느 영회제 특성상,

 <황금 종려상>을 탄 작품에서

     연기상을 탈 수 없었던 것에 어느 정도 보상을 받고 있는 것이다.

 

<미카엘 하네케>의 부모의 집을

그대로 재현한 아파트에서만 이뤄지는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제대로 된 음악 하나 없어,

팝콘도 소리 날까 두려워 먹지 못할 만큼

숨죽이며 봐야 하는, 지루하고 답답한 영화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나라 독립 영화 정도의 제작비일 것 같은,

이 작은 영화에 이토록 매료되는 것은, 바로 진정성이다.

모든 배우들의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은 연기와,

아무렇지도 않듯, 참으로 얌전한 카메라 워킹,

화려하지 않은 연출력이

마치 논픽션의 감동으로 다가와

다시 돌아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누구나 죽는 것도 알고 있지만,

죽음을 준비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사랑하는 이에 대한 사랑으로,

죽음의 공포와 슬픔을 극복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을 던져주지는 못하지만,

잊고 있었던 숙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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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팡 2013-02-19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TV에서 대중문화평론하시는 것 봤어요. 영화얘기도 나와서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pc 2013-03-17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얼마전 홈피 들어갔다가 안 좋은 일이 있으신 걸 알았어요 그래서 이렇게 영화평론이나 대중문화평론이 뜸한 이유를 알았죠. 피씨방을 하면서 그나마 님의 글을 읽는게 재미였는데, 넘 안타깝네요 그래도 가끔 올려주실꺼죠? 독자들이 있다는 거 있지 마시구요

Woodytone 2015-04-28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늦게 읽고 갑니다. 이런 내용이였군요. 우리 모두의 공통 과제라는 표현에 착잡합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숙제는 미루고만 싶고요.

이혁준 2015-05-01 15:31   좋아요 0 | URL
제가 블로그 운영하는데 미숙한지라.. 이제 겨우 댓글다는 법을 알았네여 졸필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어차피 해야될 숙제라면 미루지만 말고 준비하는 건 어떨까요?

트리오 2015-12-16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영화 정말 좋다 모두의 공통과제 맞는 말이다

24 2016-01-05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죽음인 영화

sad 2016-01-06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혁준님의 글을 읽고 영화를 보면 이해가 더 좋을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아무르 2016-02-23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누구나 알면서 준비하지 않는 죽음에 대해

키친 2016-04-10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곳곳에 복선이 어려웠는데 참고가 됩니다

맥스 2016-10-04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차피 늙을건데 늙은 사람 영화를 안보는건 잘못된거겠죠? 반성반성

평창 2018-05-23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영화는 봤네요 아직도 기억나는 영화
 

루퍼 – 시나리오는 루퍼, 연출은 루저.

-별 2개 반

<Looper>의 사전적 의미는 고리를 거는 사람이다.

동사 <Loop>에는 연결한다는 의미도 있고,

음악적으로 <Looping>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영원히 반복된다는 뜻도 갖고 있다.

즉, 연결을 하는 사람은 끊을 수도 있다는 반어적인 의미에서,

미래에서 온 사람의 인연을 끊는

살인 청부업자의 직업이 <Looper>이기도 하다.

드라마가 있는 SF는 언제나 대중의 흥미를 자극하곤 한다.

심리적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의 공포를 안고 사는 사람들은,

마치 점쟁이나 무당, 예언자를 찾아 가듯,

미래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려고 하는 헛된 욕망때문일 것이다.

   예전에 초 대박 히트를 쳤던,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터미네어터(1984)>이후,

   <타임머신>을 이용한 수많은 영화가 등장했고,

   그 중에서도, <마이클 J 폭스>의 <백투더 퓨쳐(1985)> 같은

   가벼운 액션물 보다는,

    새로운 SF 느와르를 전개하는

    <해리슨 포드>의 <블레이드 런너(1982)>,

     <인셉션> <소스코드>처럼,

    문명의 발전과 인간적 고뇌의 통찰을 드라마로 엮은

     조금은 어두운 영화가 오래도록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이는 가벼운 SF물은 그냥  현실성 없는 오락 영화로 치부하지만,

     후자의 경우,

     관객들로 하여금<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미래에서 온 나를 제거한다>는 아이디어는

대중을 충분히 유혹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아이템이다.

<터미네이터>의 가장 큰 무기인 <타임 머신>을

응용하고 발전시킨, 근래에 드문 똑똑한 영화적 컨셉인 것이다.

거기다, 점점 다양한 캐릭터로 사랑을 받으며,

연기력을 인정 받고 있는 <조셉 고든 래빗>과,

백전노장 <브루스 윌리스>의 조합은

흥행의 메인 요소로도 충분했다.

둘 다 이런 SF 물에서는

거의 실패를 보지 않은 연기자였고,

관객들은 단순히 오락물이 아닌,

휴머니즘적 감동의 블록 버스터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극장의 빈 좌석만큼이나,

영화의 허술한 점은 여기 저기서 손을 들고 나타난다.

미래에서 현재로 오는 장면을 애기하자면,

너른 들판에 거적대기 하나를 깔아 놓은 것부터,

<터미네이터>의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누드를 기대했던 관객에게

첫 번 째 실망을 안겨준다.

기대했던 대규모 추격 장면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고,

항공 촬영 하나 없는 것은 물론,

 볼만한 액션 장면도 눈씻고 찾아 볼 수 없었다.

미래의 <레인 메이커>인 <시드(피어스 가뇽)>의 집 앞에

영화적으로 찍기 좋은 그렇게 넓은 수수밭이 있는데도 말이다.

조의 동료인 <세스(폴 다노)>의

날아 다니는 오토바이라도 없었더라면,

감히 SF물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민망할 정도인 것이다.

 

장면의 시퀀스면에서도 무엇 하나 기억 나는 것이 없다.

미래의 잔인한 보스 <레인 메이커>를 죽여

사랑하는 여자를 살리려는 <미래의 조(브루스 윌리스)>와

<루퍼>로서 <현재의 조(조셉 고든 래빗)>과

처음 마주 앉게 되는, 비중있는 레스토랑 장면에서도,

긴장감은 커녕, 단순한 화면 구성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인간의 고뇌에 대한 통찰력에서도

 감독의 연출부족은 여실히 느껴진다.

부랑자를 아무 거리낌없이 총으로 쏴 죽이는 스쿨버스의 운전사나,

결국 미래를 바꾸기 위해 기꺼이 한 몸 희생하는

주인공의 살신성인(殺身成仁)으로 영화의 주제가 끝나는 것 이외에는,

<레인 메이커>로 지목된 아이들을 죽이면서

괴로워하는 <미래의 조>의 인간적 고뇌라던가,

아들 <시드>를 지키기 위한

어머니 <사라(에밀리 블런트)>의 애틋함은,

관객이 호흡하기엔 너무나도 짧고 숨가쁜 전개였다.

아무래도 경험 없는 감독 <라이언 존슨>이 과한 욕심을 부려,

너무 많은 것을 대중에게 전달하려 했던 것이,

오히려 영화를 망친 듯한 느낌이다.

현재의 조는 왜 프랑스를 가고 싶어 하는지,

미래의 조는 왜 중국으로 가라 하는지에 대한 의미는 분명히 있을 텐데,

영화평론 좀 한다는 나도 아직까지 이해를 할 수 없다.

<레인 메이커>인 <시드>가 엄청난 염력을 갖고 있었다는 설정도,

위험한 염력이라 하더라도,

사랑으로 관리하면 좋게 쓰일 수 있다면 주장하는 스토리도,

 감독이 대중의 수준이나 시선을 무시하고,

교단에서 가르침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

더구나, 갑자기 위험하고 두려운 염력이라니,

<엑스맨>의 프리퀄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도저히, 감독의 심오한 뜻을 알 수 없어, 자괴감까지 들었다.

     아이디어 하나는 두고두고 곱씹을 만한

    최고의 아이템이었고,

     캐스팅 역시 성공적이었지만,

     이 좋은 시나리오를 지켜내지 못한 것은

     분명 감독의 역량부족이었다.

     과거 그의 전작 <브릭(2005)>에서 보여준

     겸손한 재기 발랄함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아무튼 영화는, 시나리오, 감독, 배우의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수장인 감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 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교훈적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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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팡 2012-10-26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부 칭찬하지 않는 냉철한 시각 좋아요 이 영화는 시간과 돈이 남아 돌면 보죠

트리오 2015-12-16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루퍼 그냥 별루

24 2016-01-05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보진 않았지만 선생님의 글에서 대충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 지를 알겠습니다 보고싶진 않습니다

엔탑 2016-02-23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영화 뭔지 아이디어만 좋을 듯합니다

맥스 2016-10-04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난 재미있던데

ska 2018-01-04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별볼일 없는 영화

문화 2018-05-21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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