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 보다 못한 <LA 비평가상>



1987년 <임 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강 수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당시 주요 해외 영화제의 첫 수상이라 많은 언론들은 호들갑을 떨었고,

이후 <낭트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의 수상을 이어가는 기반이 되었었다.

그 때, 내심 <대종상>을 기대했다가 실망한 <강 수연>은,

흥분과 기쁨으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던 기자들에게  

담담하게 소감을 얘기했다

 

<<대종상>보다 못한 상인데 왜 이러세요?>



20년이 지나고, 드라마의 중심배우 <김 혜자>가

<제 36회 로스앤젤레스 영화 비평가 협회>에서,

<봉 준호> 감독의 <마더>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향후  

<골든글로브>나 <아카데미>에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상이기에

그 의미는 실로 놀라운 결과이다.

 

 더구나, 전 세계의 배우들 중,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데브라 그래닉> 감독의

<윈터스 본>의 겁 없는 소녀 <제니퍼 로렌스>를 제치고 수상했다니,

대한민국 영화계나, 문화부는 심히 부끄러웠을 것이다.  

 

지난해, 단연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마더>의 <김 혜자>는

국내에서는 이렇다 할 수상내 역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배우와 아슬아슬한 점수 차이도 아닌,

너무나 현격한 차이로 벌어졌던 그의 연기 내공에

대한민국 영화계와 문화계는 인색했다.

대중들은 영화제를 보면서, 대부분이 어이없어 했음을 그 들은 알까?

사실, 많은 대중들이 분통을 터뜨리며,

영화계와 아무 상관없는 지인은 눈물까지 흘리기도 했다.



<강 수연>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중들은 영화계를 먹여 살리는 주체이면서도,

막상 시상식은 몇몇 기득권층의 파티로 내주어야 하는 오랜 관습이  

정말 답답하다.

 

<김 혜자>의 경우엔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그의 첫영화 <김 수용> 감독의 1982년 작 <만추>에서도

무기징역수의 짧은 사랑을 너무나 서정적으로 그려내, 주목을 받았지만,

국내 영화제는 외면했고, 해외 영화제에서만 그를 인정해 주었다.

 

그  오랜 연기 생활 기간 <만추> <마요네즈><마더>

단 세편의 영화를 작업한 <김 혜자>로서는,

혹시 대한민국 영화계의 불신 때문에  

그가 영화를 꺼려하지나 않는 건지,

심히 걱정이 된다.

정말이지, 대중은 놓치고 싶지 않은 배우이기에,

혹, 불합리한 <대한민국 문화계> 여건으로,

다시는 그를 영화에서 못 볼까 심히 두렵기까지 하다.



<구제역 비상 사태>가 발표 되던 날,

<이 명박> 대통령은 <뮤지컬 >을 감상하셨다.

버젓이 청와대 트위터에 정무 수석이 뮤지컬 찬사를 하시면서  

힘을 실어 주셨다.

굳이 정부에서 밀어주라고 하지 않아도,

대통령까지 감상하셨다는 이유만으로

막대한 투자와 정부의 지원이 약속되었을 것이고,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다.

그게,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막대한 파급력인 것이다.

 

그런데, 이 관심을 <비즈니스>와 <학연, 지연>이 아닌,

대중의 안목으로 나눠줄 수는 없을까?

진정으로 대중이 인정하고, 공감할 수 있는 문화계를 만들어줘서

대한민국도 인정하고, 해외에서도 인정하는 교집합을  

만들어 주면 안될까?

 

정말로 순순하고, 질 높은 문화계를 위해서,

위의 어른신들은 조금 더 대중의 마음으로 다가왔으면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비즈니스와 학연, 지연>으로 얼룩진 문화계 대신  

사과하고 반성하면서,

<봉준호> 감독의 <마더>와 <김 혜자>를 지원 해야 한다.

대내외 전시용으로 쓸데없이 해외에서 펑펑 써대는  

정부나 기업의 문화지원비를,

진실로 퀄러티 있는 콘텐츠에도 좀 나눠 줘야 한다.

 

<눈>이 있다면, <귀>가 있다면,

 <김 혜자>의 능력은

특별한 전문지식이 없어도,

나이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탁월하다는 것을 알지 않는가?

 

 제발 <김 혜자>에게 사과하는 마음으로,

제발 <대중>에게 잘못을 비는 마음으로 

정부나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김 혜자>에게<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안겨주자.

제발 부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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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2011-01-18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혜자샘이 수상 못했을때 아깝다가 아닌, 완전 어이 상실... 이명박 대통령은 민방위 교육용 같은 뮤지컬 영웅을 구제역 발표하고 보다니.. 이왕 볼 꺼면 진짜 실력있는 마더를 봐주었으면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는데도 크게 도움이 됬을텐데... 예전 정운찬도 뮤지컬 영웅을 보고 흥행에 도움이 되주었다니, 아마, 무슨 관계가 있나봐요 그 이유만으로도 국내 흥위 10위인 영웅은 정부나 기업의 도움으로 외국에서 돈 펑펑 쓰며 우리 나라 문화를 알렸다고 자랑하겠죠? 어떤게 문화의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는 윗분들.. 짜증지대로... 김혜자샘 파이팅!

alrtm 2011-01-18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렇네..이 명박 대통령이 본 뮤지컬이 영웅이었어? 정운찬 운운하더니 정부가 표를 사줘서 그나마 유지하고, 서민의 세금으로 미국도 진출하나? 영웅은 이 명박 정부가 만들었나 보죠? 김혜자 선생님 비행기 값이나 대 주지.. 에휴 답답합니다.

루팡 2011-01-18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절대적 공감!!! 잘 나가는 공연, 영화 등은 정부의 힘을 빌려서 강제적으로 잘되는 경우가 있죠 아니, 대부분입니다. 진실로 눈을 떠서 세살 아이도 구분할 줄 아는 될 만한 문화컨텐츠에 힘을 실어주셨으면 좋겠네요

이혁준 2011-01-20 00:35   좋아요 0 | URL
네.. 그 뮤지컬이 나쁘다는 건 아니구요. 보편 타당하게 우수한 콘텐츠를 외면하지 말아달라는 의미이지요. 우수한 콘텐츠는 정부의 조그만 뒷받침에도 우리 나라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기폭제 역할을 하니가요 그 거대한 관심을 조금만 나눠 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닥터심 2011-01-20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옆에 의사의 권유로 들어와 봤는데 정말 시각이 남다르시군요 뻔한 애기만 늘어놓는 명패만 번드르르한 다른 문화비평가랑은 질적으로 다르네요.. 머리를 쾅 맞은 기분.. 응원할테니 더 솔직하고, 냉철한 비판 기대합니다. 가끔 몸을 사리시는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가령 뮤지컬 영웅을 애기할 때 자꾸 비켜가려하는 느낌? 제작사나 누구와 관련이 있나요? ㅋㅋㅋㅋ
아무튼 시간 가는줄 모르고 다 읽었습니다 더욱 활발한 활동 부탁드릴께요

머큐리 2011-01-20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하, 대단한 필력이군요...보기드문 시선이네요 진중권,원종원 등등 보다 훨 날카롭고 실력있는 시선이 느껴집니다. 자주 올께요

pc방 2011-01-22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응원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자주 읽고 싶어요 완전 다른 문화비평이네요

sad 2016-01-06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더도 볼게요

2016-02-27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세상의 부조리와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선생은 싸울 능력이 있다니까

맥스 2016-10-04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당한 가치가 늘 외부요인으로 가려지는 억울한 대한민국

평창 2018-05-23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렇네 김혜자 대종상 한 번 못 탔네

조셉 2019-08-28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런 일이 있었군요 이때부터 대종상의 공정성이 흔들리기 시작
 

 

불량식품 <라스트 갓파더>는 맛있다.



어렸을 적, 문방구나 구멍가게에서 동전 몇 개로 사먹었던 <쫀드기> <아폴로> <뽑기>가 가끔 먹고 싶다. 버스 값을 아껴 사먹었던 이 불량식품은, 학교의 단속에도, 부모님의 성화에도 언제나 내 허기진 마음을 달래는 비타민이었다. 얼마나 건강에 좋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마음을 달콤하게 달래줬던 그 시대의 유일한 위안이었다. 그렇기에, 약간의 배앓이를 해도 계속 문방구의 연탄불 위에 <쫀드기>를 올려놓곤 했다.



<진 중권>님은 트위터에 <심 형래> 감독의 <라스트 갓파더(Last Godfather)>에 대해 <불량품을 파는 가게에는 다시 가지 않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지 않을 것 같다>라고 평했다. 같은 곳을 봐도, 느끼는 것이 모두 다를 터이니, 그의 의견에 반박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촌철살인의 의견을 피력했던 그의 생각에 일부는 동조하고, 일부는 사회적 리더로써 너무나 무거운 중압감을 느낀 나머지, 오버된 테너의 어조에 반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사실 불량품 가게라 하더라도, 매번 불량품을 팔 수는 없다. 계속 불량품만 팔아댄다면, 벌써 대중의 이름으로 그 가게는 망하고 말았을 테니 말이다. 더구나, 불량품인지 아닌지는 제품을 구입하고 써 본 다음에 결정해도 늦지 않았을 텐데, 왠지 문화 염려증으로 성급한 편견을 피력한 것 같다.



조카를 데리고 심심치 않게 <심 형래>감독의 영화를 봐 왔다. 사실 말도 안 되는 졸작이 많았던 것 인정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의 영화를 기다리고, 보고, 좋아한다. 비록 어린이들이라 할지라도 그의 슬랩스틱 코메디와 허황된 스토리에 열광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그의 영화에 대중을 매료시키는 뭔가가 있기 때문이다. <영구 시리즈> <우뢰맨 시리즈> 그리고, 조금 업그레이드 된 <용가리> <디워> 그리고, <라스트 갓파더>까지, 어쩌면 영화 전문가들이 보기엔 한참 모자란 영화일지 모른다. <스토리 텔링>의 허술함과 맥이 끊기는 편집, 어색한 연기, 그리고 턱없이 모자란 미장센, 그리고, 애국심을 강요하고, 본인의 한풀이를 영화 끝에 넣었던, 철저한 유치함까지, 무엇 하나 완벽하지 않고, 그처럼 늘 모자란 영화다. 하지만, 그는 영화마다 꼭 한가지씩은 발전된 모습으로 철저히 잘 해 왔다. 요즘 세상에 정치, 문화계 인사를 막론하고 하나라도 잘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인가? <영구 시리즈>에서는 아이들에게 <웃음>을 선물해줬고, <우뢰맨 시리즈>에서는 <권선징악>의 통쾌함을 선물해 줬다. 성인 영화로 탈바꿈한 <용가리>에서는 최첨단의 CG기법을 도입하더니, 800만을 동원한 <디워>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CG를 완성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번 <라스트 갓파더>에서는 미국 <히비 키이텔>등 미국 유명 배우를 캐스팅하며, 세계시장에 대한민국 영화의 간판을 내 걸었다. 많이 모자라고, 많이 창피 할 수 도 있는 영화지만, <심 형래>감독은 분명 우리 나라 영화인이 못했던 것을, 오랜 시간을 거쳐 혼자 이룩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아닌 것은 분명 아니라고 얘기해야겠지만, 또 좋은 점은 좋다고 얘기해야 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가 아닐까? 주위에, 자신이 마치 문화를 이끄는 오피니언 리더처럼, 무조건 <국내 영화>를 무시하며 보지 않는 문화계 친구들이 생각난다. <칸느 영화제>에서 상을 타기 전에는 <국내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전혀 인정하지 않던 <박 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도 생각난다.

<심 형래>감독의 영화가 작품성을 논하기에는 너무 요원한 영화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영화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 로켓 같은 추진력은 영화계 인사뿐 아니라, 문화계 인사 중에도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불모지나 다름 없는 미국 영화계에 한 발을 들여 놓는 그의 뚝심과 홀로 고난을 이겨내는 인내심에는 절로 고개가 숙여지며, 존경심까지 들게 만든다. <작품성>있는 영화라 할지라도 대중이 봐 주지 않으면, 누가 그 작품성을 인정해 줄 것인가? 대한민국의 작품성 있는 영화는 왜 아직도 <헐리우드>에 간판 하나 걸지 못하는 것일까? 그런 점에서 <심 형래>감독의 영화는 인정받아야 한다. 또, 작품성 보다 먼저 선행 되어야 할 <대중의 평가>만이, <심 형래> 감독을 잣대질 할 수 있을 것이다.



<라스트 갓파더>가 100만을 넘어가고, 예매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실망한다 할지라도, 속는다 할 지라도, 내일은 그의 영화를 볼 참이다. 그의 열정만으로도 충분히 그의 영화는, 그 옛날 먹었던 <불량식품>의 피할 수 없는 중독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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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핑 2011-01-07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자꾸 오만과 편견으로 점점 실망을 안겨주는 진중권님이나 진빠님들이 꼭 이 글을 봐주셨으면 합니다. 진중권님을 아끼는 사람으로서...

세브란스 2011-01-11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과거 똑똑한 논객으로 이름났던 진중권의 논조에는 사람중심의 존중이 늘 빠져있었습니다. 누구도 그의 똑부러진 교과서적 논리에 반론이 안 되고, 젊은 층들의 안티 폭탄세례도 두려워 말을 못한게 사실이죠. 반대 의견을 달면 아무 생각이 없거나 진보수주의로 낙인 찍히기도 하는데 정말 속이 시원하군요. 진중권도 똑똑한 사람이니 조금 반성했으면 좋겠네요

허실 2011-01-11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깨끗하고 올바른 생각을 가지신 분이네요 존경스럽습니다. 다른 비평가라는 완전히 사람중심의 비평...

유경 2011-01-11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진중권님 트위터로 이 글을 보내야겠네요 그래도 되죠? 혹시 심빠라고 혁준님이 매도 당할까봐...

sad 2016-01-06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허지웅한테도 따끔한 충고가 될 말이네요 허지웅이 누구 말 들을 것처럼 보이진 않지만

2016-02-27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진중권 허지웅 이동진 김갑수 이들한테도 따끔한 충고를 선생이 해야해 지식의 자만에서 벗어나라고

엔탑 2016-09-25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는 후졌지만 그래도 생각을 해보게 만드네

맥스 2016-10-04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가 아니라 사회전반에 팽배해 있는 선입견에 대해 말씀하시는거네요

문화 2018-05-21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맞다 영화가 아니라 선입견 금지
 

 

문화계는 부익부 빈익빈 시대.



1980년대, 대학생들은 거의 공부를 하지 못했다. 전공 책 대신 화염병을 들고, 시험 보는 기간 동안뿐만 아니라, 방학 중에도 늘 전경들과 대치해야만 했다. 이데올로기 사상도, 군중 심리도 아닌, 해야만 했던 일이 너무나 많았고, 마치 철옹성처럼 단단하게 지키고 있는, 정부의 비리와, 재벌 그룹의 부패를 무너뜨려야 했기 때문이다.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뿌리 깊은 부패 정부와 악덕 재벌은, 한 목소리로 뭉쳐진 서민들의 힘에 조금씩 그 막대한 힘을 잃었고, 그 당시 젊은 대학생의 희생으로 조금이나마 서민이 주인이 되는 시대가 열리면서, 민주화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그 중, 가장 서민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던 것은, <부익부 빈익빈>이었다. 아무리 발버둥치고, 악을 써도 절대 바뀌지 않는 고단한 삶과 그럴 듯한 껍데기를 타고 나지 않는 한, 코피 터지는 노력으로도 잡지 못하는 소위 <끈>은 이미 포기한 지 오래, 참고, 견디고, 이 악물고, 했던 감정이 걷잡을 수 없는 핵폭탄으로 폭발한 것이다. 결국, 서민들의 한 목소리로, 만족하다고는 할 수는 없으나,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은 상대적으로 많이 완화되었고, 민주 자본주의의 비슷한 시늉이라도 내게 되었다는 것에 위안을 갖게 되었다.



연말에는 많은 시상식이 열린다. 가요계, 영화배우, 예능계 등등, 한 해 동안, 대중들을 울리고 웃겼던 많은 연예인 및 문화계 인사에게, 그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이다. 먼저 시작된 많은 가요계 시상식에서 우리가 그토록 보고 싶어하던 걸 그룹, 아이돌을 한자리에서 짧은 시간에 다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올해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여 주었던 <소녀시대>를 필두로, <카라> <FX> <Miss A> <샤이니> <슈퍼주니어> <빅뱅> <2AM> <2PM> <보아> <2NE1><원더걸스>등,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젊고 어린 친구들로, 눈이 호강하는 시즌인 것이다. 그러나, 연말 시상식은 대형 기획사의 사적인 파티처럼 보인다. 위에 열거한 수많은 아이돌이 있지만, 기획사별로 분류해 보면, <SM> <YG><JYP>, 그리고 <SS501>이 얼마 전 까지 몸을 담았던 <DSP 미디어>를 포함 해, 겨우 4개의 거대 기획사가 독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4개의 대형 기획사 이외에는 가요계로 진출하는 것이 불가하게 보인다. 점점 투자는 오직 대형 기획사로만 몰리게 되고, 재능 있는 꿈나무도 작고 성실한 기획사는 무시한 채, 대형 기획사 바라기로 몇 년씩 연습생활을 감수한다. 재정이 빈약한 성실한 기획사는 자꾸 무너지고, 예전 재벌 그룹처럼 대형기획사는 문어발 확장으로 점점 거대해져만 간다.



이런 문제는 비단 가요계뿐만 아니라, 문화계 전반에 퍼져 있는 불치병이다. 신인 연기자는 대형기획사의 스타 시스템을 앞세워, 스타와 끼워 넣기가 아니고는 변변한 대사도 얻지 못한다. 한창 붐을 일으키고 있는 뮤지컬 계 역시 <에이콤>을 필두로, 몇몇 대형 기획사만이 대형 뮤지컬을 제작할 수 있다. 문단계 역시 선생님이 누구냐에 따라 문단 데뷔가 결정지어진다. 그렇다고, 전적으로 대형기획사 탓만 할 수도 없다. 알아서 얘기 안 해도 투자 해주고, 쉽게 출연 부탁도 들어 주는 매스 미디어인데, 따지고 보면 그 들의 잘못은 그다지 큰 것 같지는 않다.



문화는 다양성이 생명이다. 7성급 호텔이 있다면, 운치 있는 민박집도 있어야, 대중들은 많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 오로지, 7성급 호텔만 있는 세상이라면 너무 심심하지 않겠는가? 첫째, 대중은 자신의 문화를 지키기 위해 보여지는 문화에만 급급하지 말고, 직접 문화를 찾는 적극성을 보이고, 사랑을 보여야 할 것이다. 둘째, 제발 이지, 보여지는 것에만 연연하여, 대형기획사에만 특혜와 사랑을 주는 기업과 정부, 그리고 매스 미디어는 반성 좀 했으면 좋겠다. 거만하게 뒷짐지고 명예욕에만 거들먹거리지 말고, 진정 대중을 위한다면 아주 작은 기획사와 문화에도 따뜻한 마음으로 관심 좀 가져 주길 바란다. 다양한 문화는 다 차단 해 버리고, 언제까지 대형 기획사들 만의 친목 모임, 시상식을 봐야 한단 말인가? 대중의 시상식은 언제 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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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씨방 2010-12-26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님의 글은 언제나 우리가 생각 못하는 부분을 딱 집어내시죠.. 실로 놀랍습니다. 님때문에 들어오지도 않던 알라딘을 들어옵니다. 지금 문화계가 부익부 빈인빈이라는 사실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예능계도 강호동, 유재석, 이경규, 이경실 라인이 되지 않으면 발도 못 붙이고 있는 상황이니, 이도 어쩌면 라인을 빙자한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선택의 다양성이 있었으면 좋겟습니다

세브란스 2010-12-28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미 거대하게 자라버린 기획사를 탓할 이유는 없지만, 아무래도 독과점 형태의 거대 기획사의 홍보, 시상식, 방송출연의 횡포는 있겠죠... 문화는 다양성이라는 말에 정말 공감.. 중소 기획사를 살리는 일은 매스미디어나 투자자가 아닌 바로 우리 대중이라는 말, 그게 곧 우리 문화를 지키는 일이라는 거.. 모두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양아치 2010-12-31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갑자기 옛날 데모했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거대 기업의 횡포? 그 걸 깨뜨리기 위해 젊은 혈기로 서민을 대변했죠.. 근데 이젠 문화마저 약육강시과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얼마나 우리가 나태하게 살았는가를 깨달았습니다.... 방법은 오직 대중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소수의 다양한 문화를 사랑하고 키워주고 관심가져 줘야한다는 것에 정말 감명받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글을 꼭 봐야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애니 2015-10-26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심감한 문제 한국문화의 부익부 빈익빈/대중은 세뇌당한 좀비

연대기 2016-01-30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경제던 문화던 아무리 떠들어도 고쳐지지 않는 부익부빈익빈 경제는 그렇다 치고 문화만이라도 우리 대중이 정신차려서 독과점 독재를 막아야합니다

2016-02-27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문화의형평을 이룰 사람은 선생밖에 없어

맥스 2016-10-04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넘의 부익부 빈익빈은 안 없어지는가?

평창 2018-05-23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부익부 빈익빈 비단 연예계 문제만은 아니죠 언제나 이문제 없어지려나

바운드 2019-08-16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글은 정덕현 평론가가 카피했구만
 

 

연예인 범죄에 대한 규정.



광화문 사거리에서 젊은이들에게 물어보면, 열명 중에 아홉은 음악을 한다고 답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초등학교에서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장군, 대통령, 과학자 대신 <연예인>이 그 대다수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만큼 과거 <딴따라>라 멸시 받던 직업군이 이제는 어떤 직업보다 명예와 부를 약속하고, 게다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그 어떤 명사나 권력을 가진 이들보다 훨씬 강하다. 우리는 그 들을 <연예인>이라 부르지만, 사실은 잠재적인 <Opinion Leader>로 숭배하고 있는 것을 부인 못한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에는 그 들의 행동이 합리적인 행동으로 인식되며, 그 들의 생각이 곧 불변하지 않은 가치관이 되는 것이다. 그만큼 나이가 어리든, 적든간에 그 들은 공인의 인격적 완성을 보여 줘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연기자 <김 성민>의 마약 투약 혐의로 언론을 시끄럽게 달궜다. 한창 물이 오른 <남자의 자격>에서 <김 봉창>으로 밝은 에너지로 살갑게 다가왔던 그이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아쉬울 것도 없이 보였던 그가, 직접 외국에서 <필로폰>을 직접 들여와 투약했다고 하니, 꼼짝없이 충분히 의도적인 투약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어 아가씨>에선 바른 생활 기자로, <환상의 커플>에서는 어설픈 사기꾼으로 좋은 인상을 남겼던 그이기에, 가슴이 참으로 짠하게 아파오는 것이다. 여자 친구의 결별이 이유라는 동정론도 심심치 않게 떠돌고 있지만, 소문은 소문일 뿐, 명확한 해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사실, 그룹 MC체제에서 역할이 분명했던 그의 빈자리는 왠지 양념 하나가 빠진 음식을 먹는 기분이다. 이는 부정 군면제 의혹으로 모습을 감춘 <1박2일>의 <MC몽>이나, 해외원정 도박으로 물의를 빚은<라디오 스타>의 <신 정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청자들은 당연히 먹어야 할 밥상에서 맛있는 반찬 하나를 뺏긴 기분으로 계속되는 프로그램을 보며, 그 들을 아쉬워 하곤 한다.



혹자는 <공인>이기에 절대 용서하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벌써 공중파 에서는 이들은 출연금지를 공시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인간적인 이유로 그 들을 구원하기를 바라고 있다. 참으로 애매모호하고 주먹구구식의 기준이 사람들의 가치관을 흔들어 놓고 있다. 사실, 지금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 중에, 많은 연예인들이 <대마초> <마약투약>으로 한 번쯤 물의를 일으켰지 않았는가? 시간이 건망증처럼 그 들의 죄를 유야무야 덮어버리고, 대중은 잊고, 그 들의 재능에만 환호하며 다시 그 들을 대스타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이 세 사람에게도 방송정지라는 건, 너무 형평성에 어긋난 처벌일지도 모른다.



우린 죄를 짓는 연예인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다. 그러기에, 재기를 하냐, 안 하냐는 순전히 운에 달린 것이다. 운에 맡기지 말고, 초범은 진정으로 죄를 뉘우쳤다면, 대중도 언론도 용서하는 것이 어떨까? 공인이 아닌 한 사람의 힘든 삶을 참작해서, 자숙의 시간을 거쳐 돌아 온 탕아를 안아 주 듯, 토닥거려주면, 그를 따르는 많은 사람들도 같이 구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호의에도 똑 같은 죄를 재차 짓는다면, 앞뒤 볼 것 없이, 연예계를 퇴출시켜야 한다. 시청률을 핑계로, 잘못된 무조건 적인 팬덤문화로 다시 받아들이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이는 연예인의 직업을 가진 이상, 비단 그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단지, 그 실수가 계속된다면, 이는 고의적으로 고칠 수 없는 인격장애인 것이다. 이제, 언론이나 대중들도 무조건 적인 숭배나 탄압이 아닌, 명확하고 합리적인 잣대로 연예인의 사고를 판결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공인과 대중의 관계가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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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감독 2010-12-15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많이 기다렸습니다. 그렇군요 이승철, 신해철, 김태원, 싸이 등등 많은 이들이 초범 재범인 경우에도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군요 후회하고 반성하니 한 번은 봐줄만 한데. 재범은 퇴출시켜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인의로서의 책임감과 대중에 대한 예의로요 이런 사건이 터지면 언제나 스리슬쩍 운빨로 누구는 구원을 받고 누구는 퇴출되는 형평성 없는 문화계가 믿음이 안가지요

세브란스 2010-12-16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약 파문은 언제나 연예계의 골칫거리이죠 그러나 형평성이 없다는 말에는 공감.. 누구는 재범 상습적이라도 구원받고, 누구는 초범에 완전 퇴출된다는 건 왠지 인기의 부익부 빈익빈이라 하지 않을까요?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실에 규정이 필요하다는 말이 와 닿습니다.

pop 2015-10-18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무리 유명 연예인이라 하더라도 잘못은 충분히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힙ㄴ;디

연대기 2016-01-30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부에게는 넘 과하고 일부에게는 넘 후한 이상한 연예인 범죄 형평성이 없어서 불편하죠

2016-02-27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문화의 기본은 다양성이라는 선생의 말에 충격적인 감동

맥스 2016-10-04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연예인 범죄는 특별단속해야한다

ska 2018-01-04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연예인의 범죄는 가중처벌해야 한다 그만큼 누렸으니 책임감도

평창 2018-05-23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연예인은 돈도 많이 벌었는데 나쁜 짓했으니까 엄벌
 

 

동방예의지국엔 시상식은 없다



MAMA 시상식과 SBS 음악프로그램의 일정이 겹치면서, MAMA 시상식은반쪽 행사가 될 판이다. <소녀시대> <카라> 등 한류를 이끌어 온 주요 아이돌들이 스케줄을 이유로 불참을 선언했고, 야심 차게 40억원을 협찬 받아 마카오에서 진행하려 했던 MAMA 시상식은 협찬사의 불만을 그대로 감수하며 알맹이 없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될 판이다. 씁쓸하다. <슈퍼스타K>의 성공으로 한껏 기가 산 M-NET의 권위를, 경쟁적인 공중파가 단 번에 꺽어버린 셈이다.



사실 말이 나와서 말이지, 한 해를 되돌아보고 평가해 보는 우리 나라 시상식은 언제나 불협화음을 끊지 못한다. 비단, 가요계 시상식 뿐만 아니라, 영화 시상식, 그리고 뮤지컬 시상식까지, 자기들만의 집안 축제를 하고 있다. 전혀 대중과는 소통하지 못한 후보 선정과 수상이, 시상식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있기도 하다. 얼마 전 있었던 <대종상> 시상식에 소녀시대 공연에 대한 배우들의 반응도 어쩌면 시상식에 대한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빚어낸 참사일지도 모른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 대중의 입장으로, 영화배우로, 가수로, 뮤지컬배우로, 제작자로, 주최측으로, 과연 우리는 시상식을 존경했는가? 축제와 명예의 전당이 되어야 할 시상식이 그저 받기 싫은 수학 수업쯤이 아니었던가? 눈치 보고, 상 탈 것 같으면 참석하고, 돈 안주면 안 가면서, 대충 옷이나 챙겨 입고 대중을 우롱하지 않았는가?



우선, 우리 나라에는 알력의 구도를 확실히 보여주는 엇비슷한 시상식이 너무 많다. 협찬사의 알력, 협회의 알력으로, 특색 하나 없는 거기서 거기, 그 놈이 그 놈인 수상식이 너무 많은 것이다. 외국처럼 영화 하면 떠오르는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칸느> <베를린>, 그리고, POP의 <그래미>, 드라마의 <에미>등 대표적이고 존경 받는 시상식이 우리에겐 없는 것이다. 그 첫 번 째 이유는 협찬사에 기인한다. 말로는 문화발전기여라면서 숫자로 추정되지 않는 기업이미지의 수익을 생각하다 보니, 각종 시상식에 주도권을 쥐고 싶고, 작은 특색 있는 영화제에는 미미한 기업 홍보 효과를 이유로, 눈조차 돌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이미 주관사가 있는 시상식에는 자존심 문제로 협찬하지 않고, 비슷한 시상식을 재차 만들어 내는 것이다. 차라리 전통 있는 시상식에 힘을 합하여, 더욱 볼거리가 있고 존경 받는 시상식으로 만드는 것이 더욱 현명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약간의 여력은 <춘사영화제> <영평상>같은 곳에 투자 한다면, 문화기업으로 우뚝설일인데, 참으로 안타깝다.

두 번 째,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엇비슷한 시상식 때문에, 수상자의 시상식에 대한 인식이다. 돌려먹기로 수상을 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참석해 봤자, 자신의 인기나 명예와 부에는 전혀 영향을 줄 수 없기에 많은 수상자들이 대리 수상을 한다. 주최측은 언제나 수상자들에게 사정사정하며 상금과 거마비로 유혹하느라 늘 진땀을 뺀다. 외국 어느 시상식에 상금이 있는가? 그래도 많은 스타들이 자발적으로 완벽한 드레스와 턱시도로 명예와 축제를 위하여 기꺼이 참석하지 않는가? 더불어, 배우나 가수들의 화려한 레드 카펫 의상에 비해, 너무나도 초라한 스태프들의 시상식 의상이다. 화려한 시상식에 비해 그 들의 의상은 처참하기까지 하다. 혹자는 시상식에 대한 예의가 없다고 하겠지만, 스태프들의 고단한 삶을 생각한다면 밥줄을 잠시 놓고 시상식에 참석한 것만해도 그들에겐 정말 큰 결단이 아닐 수 없다. 당장의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는 무리라 할지라도, 주최측은 최소한의 예의를 지킬 수 있도록, 오히려 시상식의 스태프들에게 예의를 갖춰 지원해야 할 것이다



 우리 나라 시상식에도 <상금>을 없애야 한다. 수상자들은 <상금>이 아닌 <명예>를 얻으려 기쁜 마음으로 자발적인 참여해야 하며, 시상식은 그 수를 줄여 질을 높여야 한다. 양보하고 배려하는 협찬사와 주최측의 모습으로 예의 있는 진정한 시상식 문화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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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실 2010-11-16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시원하게 꼬집으시네요 더욱 좋은 활동 부탁드려요 대중문화에 자극이 되시는 분은 이혁준 당신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알아도 입을 막는 그런 풍토가 너무 많은 대한민국 문화계쟎아요

pc방 2010-11-16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윗분 글에 동감... 시상식때마다 초라하게 입고 나오는 스태프들이 너무 안쓰러웠어요 예의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 들의 처우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 시상식만이라도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으면 합니다. 누구도 생각못한 걸 지적하는 이혁준님은 정말 대단~~

세브란스 2010-11-25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다시 읽으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우둔함을 깨우치시는 것 같아요 너무 열악한 환경의 스탭에게 턱시도라도 입을 여유를 줘야하는 것 아닌가요 그래야 명예를 위한 자발적인 참여의 진정한 시상식이 될 것입니다.

드콴 2010-12-09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요즘 왜 글이 안올라오는지요? 어디 아프신 건 아닌지.... 깨우침과 반성을 주는 혁준님의 글이라 기다려집니다. 얼마전 케이블 TV에서 본 것 같은데 아픈 게 아니길 바라겠습니다. 혹시 아프시다면 언능 쾌차하셔서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매일 오고있습니다 혹시 새 글이 올라와있지 않나해서요

出逢える簡易まとめ 2011-06-16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업적인 측면에서의 사회공헌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이혁준 2011-07-02 20:03   좋아요 0 | URL
네, 그런 생각도 드는 군요, 사회 공헌 방식이 될수도 있겠네요

pop 2015-10-18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종상은 쓸데없는 방송에 돈 쓰지말고 스태프 옷 한 벌씩 해주는 것이 옳습니다

연대기 2016-01-30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맞다 국제시장처럼 계약서도 써야 돼

맥스 2016-10-04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 맞다 스태프들 복지에 힘써야 한다 넘 열악하다

평창 2018-05-23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아질 것 없을 것 같은 스탭들 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