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를 넘어서자 2007년 이시간이 생각났다.
혼자 병원에서 밤을 뜬눈으로 지새고 혼자 차디찬 침대에 올라가 척추에 무통주사를 맞는데 그 아픈 통증.
외롭고 힘든 싸움.
내가 무서우면 아기는 훨씬 더 무섭겠지 하는 친구의 말을 떠올리며 혼자 견디는 시간.
그 뒤 집에서 자고 오라고 보낸 남편이 오고도 끝나지 않던 시간들.
2007년 오늘은 딸이 태어난 날이다.
아기가 생기지 않아 인공수정을 6번하고
당시 사당 살아서 근처 있던 절 관음사에 가서 탑돌이를 하며
빌고빌었던 마음으로 태어난 아이.
늘 존재만으로도 칭찬을 듣게한 아이.
결혼 6년만에 얻은 귀한 아이.
어제 동네 지인이 아이 영어 봐주는 분에게 과외를 알아봐 달라고 하셔서
톡을 하는데 말씀하신다.
태은이쳐럼 숙제를 한번도 거르지 않고 혼자서 다 해 오고 기억력이 좋은 아이라면 일주일 한번도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두번 해야해서 비용이 부담되실거예요.
우회적으로 듣게된 칭찬.
성실하고 맡은건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는 아이.
그래서 엄마지만 존경하고 싶고 멋있다고 생각되는 아이.
어제 내게 말했다.
엄마 낳아줘서 고마워.
은아, 태어나주어서 정말 고맙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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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1-01-20 07: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몸으로 직접 아이를 낳은 엄마. 그 엄마가 느끼는 생일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를 어렴풋이 함께 느껴봅니다. 하늘바람님,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하늘바람 2021-01-20 07:51   좋아요 1 | URL
네 겨울호랑이님 누군들 안그럴까요
이제 만 14세라고 어찌나 좋아하는지요

바람돌이 2021-01-20 0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제가 머릿속에서 이상적으로 그리던 엄마와 딸의 모습이 여기 있네요. 부러움요. ^^
우리집 딸래미들은 무뚝뚝한 경상도 머스마 같은 경상도 딸래미요. ㅠㅠ

하늘바람 2021-01-20 08:24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무뚝뚝도 깊은 마음이 있다죠.
따님을 얼마나 잘 키우셨을지 아는데요

scott 2021-01-20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니언즈들이 들고 있는 불꽃처럼 태은이 미래도 사진속 불꽃처럼 화려하게 펼쳐지기 바랍니다.
생일 축하해요.
_iiiii_

[_Happy_]

[_*_*_*_*_]

[_Birth-Day_]

[_#_#_#_#_#_#_]

가넷 2021-01-24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은이가 많이 컸네요... 그러고 보니 2005년생인 제 조카는 벌써 중학생이구요 ㅎㅎ 예전에 아기때 사진 올리셨던걸 본 기억이 나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흘렀네요.... ^^
 

오랜만에 책 나왔습니다.
알라딘에선 담초에 만날수 있을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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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1-19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새 책 내셨군요. 축하드립니다.^^

하늘바람 2021-12-13 17:59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이 알리딘에 똭 계셔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2021-10-05 1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21-12-13 17:59   좋아요 0 | URL
넘넘 반가워요
곧 새책이 또 나오고요
소설 쓰기도 도전해 보았답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

희망찬샘 2021-12-13 18:16   좋아요 1 | URL
우왕, 소설쓰기까지요? 응원합니다. 다 잘 되실 거예욤.^^

하늘바람 2021-12-13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요일 오전 소설 클럽 미스터리
초밥챌린지
등에 써 보았어요
 
[eBook] 태초에 빌런이 있었으니 : 히든 히어로 앤솔러지
김동식 외 지음 / 요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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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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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여우의 겨울 이야기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송순섭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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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시 아들을 책으로 끌어들인 마력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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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씨의 의자
노인경 글.그림 / 문학동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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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사실 불편한 말을 잘 못합니다. 특히 친한 사이에는 더 그렇습니다. 말 안하고 끙끙않지요. 끝내 말을 안하다가 말아버리는 경우도 있고 묻어버리는 경우도 있고 관계를 끝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떻게 모를 수가 있을까가  제 생각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관계에 관한 이야기같아요

 

책 표지만 보면 곰씨가 책을 보고 있는데 양 옆에 토끼들이 있습니다.

 

햇살이 좋은 날 곰씨는 간단한 다기와 시집을 들고 곰씨가 좋아하는 의자로 왔습니다.

차를 음미하며 시집을 읽기 위해서였어요.

곰씨가 앉은 의자에 탐험가 토끼가 찾아왔고 곰씨는 지쳐보이니 잠깐 쉬었다 가기를 권했어요. 그러고는 탐험가 토끼의 이야기를 호기심을 갖고 잘 들어주었어요. 곧이어 어느 마을에서 쫓겨난 무용가 토끼가 지나갔어요.

탐험가 토끼는 무용가 토끼를 위로해 주었어요.

 

토끼는 결혼을 했고 숲속에 보금자리를 마련했어요. 곰씨는 진심으로 축하했지요

 

 

.

 

곧 토끼 부부의 아이들이 태어났어요. 아이들은 또 태어나고 또 태어났습니다. 곰씨는 어땠을까요?

편안히 차를 마실 수 없었습니다. 음악을 감상하기 어려웠어요.

 

 

곰씨는 점점 힘들었어요 여토끼들에게 말해야지 했지만 막상 말하지 못했어요.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없었어요.

곰씨는 여러 방법을 써 보았어요. 말하지 못해서 이것저것 해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힘들기만 합니다.

비를 맞으며 곰씨는 오열했어요.

토끼들과 곰씨는 나쁜 사이가 아니었어요. 진심 위하는 사이였죠.

진심 위해도 서로의 거리가 필요해요.

며칠 뒤 곰씨는 토끼들 앞에서 속마음을 털어놓았어요.

저는 여러분이 좋아요. 하지만 가끔은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해요.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말을 하는 용기

특히 거절의 말을 하는 용기는 큰 에너지를 사용하게 됩니다.

곰씨는 큰 용기를 내서 피곤했고 오랜 단잠에 빠졌어요.

어느 정도의 거리는 서로를 위해 필요합니다.

저도 거절을 잘 못해서 곰씨와 같은 걱정으로 잠을 설친 적이 많아요.

특히 내 할일 못해서요.

그 건 아이와도 마찬가지겠지요.

우리에게 필요한 거리, 거절, 용기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햇살이 눈부신 날입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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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ngerj 2022-05-13 0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들과의 소통도 중요하고 나와의 소통도 필요합니다.그 두가지를 모두 하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겠죠

하늘바람 2023-02-12 18:39   좋아요 0 | URL
이제야 댓글을 달다니 제가 참 무심하네요 용서해주셔요. 좋은 말씀 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