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혹성탈출: 트릴로지 스틸북 한정판 (3disc)
매트 리브스 외 감독, 게리 올드만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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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시작되기 전, 시저의 죽음이 등장하는 혹성탈출 종의 전쟁이 나온 2017년은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과 함께, 미국의 지성인들이 큰 충격에 빠졌던 시기였다. 미국을 비롯해 온 세계를 휩쓴 혐오와 증오를 부추기는 정치가는, 영화 속 합리적인 리더의 전형, 시저의 정확한 대척점에 서 있는 유인원 코바를 통해 묘사되고 있었다.

스포일러이긴 한데.. 나는 저 제국을 세우겠다는 황제 유인원이 숭배하는 시저가 더 인상적이었다. 설마 추구하고 있는 시저가 그 시저가 아니라 로마의 시저일 줄이야 ㅋ 재미있는 반전이었다. 다리를 쓰지 못하는 인간이 그의 교육 담당을 맡았는데, 어떻게 교육시켰는지 모르겠지만 유행가 가사와 유인원 시저까지 짬뽕시켜서 연설이 뒤죽박죽이었다; 그럼에도 살기 위해 환호하는 노예들을 보면 확실히 정치적 메시지가 있는 영화같은데,(메이와 노아가 만나, 인간의 입장과 유인원의 입장을 각자 서로 고집하는 그 인상적인 씬에서 타협의 여지는 매우 희박해 보이기만 한다. 과연 인간과 유인원은 양립이 가능할 것인가. 이 질문은, 지금의 현실에서 과연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들은 한 장소에서 같이 살아갈 수 없는 것인지, 그리고 이슬람세계와 이스라엘은 양립이 불가능한 것인지, 바로 그 질문을 중첩시킨다.

또한 황제 유인원을 교육시킨 인간이 책을 펴드는 내용이 있는데, 묘하게 그 페이지가 성서를 연상시킨다. 구약성서의 토가 속에 나오는 십계명의 세 번째 계명이 바로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였다. 지금도 툭하면 "신이 그것을 원하신다"라며 자꾸 국민을 전쟁으로 몰아넣고 선동하는 정치인들을 보면 이 세 번째 계명이 자꾸 떠오른다.) 문제는 이 영화가 원숭이를 주인공으로 해서 4탄까지 끌어온 영화라서. 부티끄관을 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적더라 쩝;;; 관람한 사람들이 어떤 부분이 싫은지는 확고히 알 수 있었다. 여자아이가 주인공 노아와 황제 유인원을 쌈싸먹는 걸 보면 헛웃음이 나긴 하더라. 그러나 수라장을 헤쳐나가려면 소녀던 할머니던 시체 한둘쯤, 아니 살면서 더 많이 처리해 나가야겠지.

게다가 한강의 기적에서 봤지만, 갑자기 인간의 유물들을 얻는다고 해서 진화에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유인원 스스로가 알아내야 할 몫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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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라이징 - 아웃케이스 없음
피터 웨버 감독, 가스파르 울리엘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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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후반, 한니발의 부모는 몰살당하고 여동생은 독일군에게 잡아먹힌다. 한니발은 소련군에 의해 살아났지만, 동생에 관련된 트라우마가 너무 심해 고아원에서도 왕따당하는 상황이었다. 그는 어머니가 죽기 전 모아둔 친척의 사진 및 우편을 기억하고 그의 집으로 피신한다. 그러나 삼촌은 죽고, 숙모 무라사키만 남아 집을 지키는 상황이었다. 무라사키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자신의 혈족을 헌신적으로 양육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한니발의 살인을 좀 더 디테일하게 다듬은 건 그 무라사키였다. 나름대로 나치에 대해 반발한다는 의미로 시신의 목을 진열해놨지만, 그게 오히려 한니발에게 영감을 줘서 이후 시신을 전시하듯이 늘어놓는 그의 독특한 스타일에 영향을 주었고... 뭐 결정적으로 한니발에게 검술을 가르친 것에 대해선 할 말이 없을테고;; 아무튼 무라사키는 여동생을 먹어치운 독일군에게 하나둘씩 복수하기 시작하는 한니발에게 서서히 질리기 시작한다. 또한 독일군들은 한니발을 저지하기 위해 무라사키를 납치하고야 만다.

고어성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그보다는 한니발이 무라사키에게 느낀 사랑과 그들의 이별에 관련되어 지켜보는 편이 낫다. 이 영화에서도 형사가 등장하나, 그도 독일군들에게 가족을 잃은 사람이라 한니발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사건에 제대로 접근을 못한다. 이 때 한니발을 잡았다면 한니발 자신이 저지른 범죄 및 온갖 모방 사건들을 예방할 수 있었겠지만, 그 당시에는 뭐 한니발이 그렇게 거대한 악당이 될지 알 수 있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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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범죄도시 2 액션북 (시나리오 + 포토 스토리보드)
김민성 각본, 이상용 감독, 이상용 외 각색 / 윌북아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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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수가 영화를 살렸다는 평이 많다. 1탄의 장첸(윤계상) 이후 4탄의 백창기(김무열)까지, 잔혹한 범죄자들이 계속 이 영화의 잔혹성을 띄워주면서 긴장감을 조성한다. 그 때 경찰과 범죄자를 오가며 어수룩한 얼굴로 영화관에 웃음을 주는(실제로 얼굴을 보자마자 웃는 사람들이 많았다.) 배우가 이 장이수이다. 작년부터 5탄과 그 후의 시리즈 대본을 작성 중이라는데, 그 때도 장이수가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 실제로 주인공에게 속아넘어가서 한 행동이긴 하지만, 가짜 카지노를 조성한다거나 범인을 때려잡기까지 하는 활약을 벌인다.

김무열이 악역 연기를 맡았다는 데 놀라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마도 김무열을 영화상으로만 본 사람들이 있어서 그럴 것이다. 영화에서는 형사라거나 정의의 편같은 연기를 많이 했는데, 뮤지컬에서는 쓰릴 미 등 나름 악역 연기도 잘 소화해낸 배우였다. 윤계상보다는 악역 연기가 한층 아쉬웠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마 작중 인물 자체가 장첸과 달리 전자화폐를 다루는 악당과도 다투어야 해서, 멋이 없어보이는 탓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영화에서도 이야기하듯이, 돈을 만져본 사람은 더 큰 돈을 만지길 원한다. 화면 밖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이 둘이 서로 싸우는 게 어리석어 보이지만, 현실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던가.

총이 등장하진 않지만 영화관에서 보아야 한다. 김무열이 인정사정 없이 사람에게 칼을 꽂아넣는 소리가 매우 박진감 있게 다가온다. 특히 나이프로 하는 싸움이라거나 무에타이를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바꿔가며 매우 유연하게 해석했다. 무예나 근접 액션을 좋아한다면 반드시 자세하게 참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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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라이더 파이즈 3000 - 캐릭터 퍼즐, 63조각
유니콘 편집부 엮음 / 유니콘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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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들의 반응을 보건대 타쿠미가 오르페노크인 걸 알게 되기 전의 내용인 것 같다. 죽은 인물들을 다 살려놓은 것에 대해서(그리고 또 끔살시킨 점에 대해서.. 아니 근데 카이도는 TV판에서도 안 죽였는데;?) 논란이 있는 것 같지만 원래 가면라이더는 시간과 인물 생사를 극장판에서 바꾸어놓는 면이 많으니 그냥 그때그때마다 새로운 내용으로 알면 될 것 같다. 아무튼 타쿠미와 키바는 티격태격하면서 여전히 인간들의 평화를 지키려 했지만 스마트 브레인의 어마어마한 역량으로 인해 인류는 2000명 정도 남은 상황이다. 게다가 마리는 전투 도중 타쿠미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녀는 인류에게 타쿠미가 구세주라 알리며 자신과 인류의 희망을 지키려 한다. 기억상실에 걸려있던 타쿠미를 찾게 된 마리. 그러나 인류는 타쿠미와 친한 키바를 이해하지 못한 채 그에게 최강의 벨트를 찾아오라 시킨다. 어려운 임무 속에 카이도와 유카가 죽음을 맞고, 원체 멘탈이 그닥 건전하다 할 수 없던 키바는 심한 좌절감에 스마트 브레인에게서 또 다른 벨트를 얻어 경기장 속에서 타쿠미를 공격하나, 결국 혼란 속에서 마리를 지키게 된다. 인류 속에서도 오르페노크 속에서도 살 수 없게 된 타쿠미와 마리는 경기장을 박차고 나오게 되고, 영화는 열린 결말로 끝난다.

워낙 TV판이 어중간한 결말로 욕을 먹은지라(인간이 오르페노크에게 멸종 위기를 맞게 된 건 그렇다치는데, 진화된 인간이라는 오르페노크조차 시한부 인생이라는 한계가 있다. 누가 계산해봐도 이건 오르페노크의 지구 찬탈이라기보다는 인류 멸망에 가깝다. 같은 오르페노크를 잡아먹는 오르페노크의 왕이란 존재가 더욱 분명하게 멸망을 암시한다. 그런데 오르페노크는 애초 대부분이 자기 잘난 맛에 산단 말이다. 그런 그들에게 왜 왕이 필요한지 TV판에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 극장판의 초전개마저 그나마 나아 보인다. 20주년으로 이 극장판의 진엔딩이 나왔는데, 다음에는 이 작품에 대해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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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sHdge technical statue No.32 PSYCHO-PASS 사이코패스 카가리 슈세이 논스케일 PVC&ABS제 도색완료 피규어 (おもちゃ&ホビ-)
ユニオンクリエイティブ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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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스포일러라도 여기선 줄거리를 한 번 읽는 게 좋겠다. 그래야 이 애니메이션의 감상을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기를 허락받은 외무성에서 각종 파괴 공작을 담당하고 있던 피스 브레이커란 부대가 있었다.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인간의 잔혹함을 지켜본 대장 토나미는 기가 질려 인간을 혐오하고 신을 찬양하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피스 브레이커를 통솔하는 AI 제너럴을 떠받들며(마치 구호물품을 보내주는 운송기를 신으로 떠받드는 원시인과 같음. 종교에 대해 다루고 있으나 내 취향은 아니었음. 자기 무장이 너무 허접했음. 마키시마 돌아와... 아카네도 좋았지만 난 법에 대해선 잘 모르거든 ㅋㅋ), 그를 자신의 맹신으로 교묘히 세뇌시킨다. 토나미는 부대원들의 머릿속에 칩을 심어 그들의 몸 속으로 빙의하기도 해서, 부대원들이 전투불능의 몸이 되어도 마치 좀비처럼 싸우게 만든다. 또한 마키시마가 철학으로 무장했듯이, 그도 신앙으로 무장했기에 범죄계수가 통하지 않는다. 아카네 일동은 이 부대 안에서 스파이 임무를 완수하며 끝까지 자신의 옳음을 지키려 하는 케이의 형, 카이의 희생을 보고 감명받는다. 신도 아라타의 아버지 신도 아츠시도 깊은 인상을 받아 자신의 안위와 승진을 위해 들어갔던 세력으로부터 자립하려 드나, 암살당하고 만다. 살아남은 이들은 어떻게든 토나미를 저지하려 한다. 아카네는 피스 브레이커의 범죄계수가 낮아 리스크가 높은 일을 떠맡으면서도 시빌라를 써서 잠입하려 한다. 결국 같은 AI이다보니 제네럴은 시빌라에 흡수될 수밖에 없었고, 토나미는 이에 절망하여 아카네를 해치려 하나 권총으로 코가미에게 제압당한다. 이전과 달리 좋아하는 아카네의 의견에 따라 법의 심판을 받겠다고 순순히 감옥으로 향하는 코가미. 그러나 시빌라를 옹호하면서도 경계해야 하는 입장인 아카네는 이대로 시빌라가 커진 채로 일을 끝낼 수는 없었다. 그녀는 모든 사람들이 보는 자신의 승진식에서 국장을 쏘았고, 경찰은 도미네이터를 그녀에게 향하지만 범죄계수가 낮은 그녀를 쏠 수는 없었다. 철학으로 무장한 마키시마, 종교로 무장한 토나미, 그리고 법으로 무장한 아카네. 시빌라가 심판할 수 없는 세 번째 인물이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마키시마와 토나미와는 다르게, 시빌라의 치명적인 단점을 숨기지 않음으로써 여론을 들쑤신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사람들이 이 정보를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함으로써 인간의 도덕성을 믿으려 하는, 긍정적 관점의 끝판이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3기에서 아카네는 감옥으로 향하고, 빅슨 등 피스 브레이커의 남은 잔당들이자 진심으로 토나미에게 충성했던 인물들은 갈 곳을 잃은 채 광기에 차서 복수심에 소란을 일으키고, 신도 아라타는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고 콤플렉스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시간대로는 1기->1기 극장판->2기->2기 극장판->시너즈 오브 더 시스템 케이스 1~3->프로비던스->3기->3기 극장판이 맞아떨어진다고 본다. 아카네와 코가미의 입장이 바뀌는 장면은 인상적이긴 했으나, 3기에서 이미 완벽히 마무리를 해놓았기 때문에 앞으로 사이코패스 스토리가 더 진행되기는 힘들다고 본다.

* 참고할 만한 책- 미요시 다쓰지 시 전집(이미 봤지요 ㅋ), 줄리언 제인스 의식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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