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미란 음식의 향기로운 맛, 풍미란 음식의 고상한 맛이라고 사전은 정의한다. 이 말만 가지고 보면 향미보다 풍미는 훨씬 광폭의 맛으로 느껴진다. 와인의 맛을 품평할 때 향미보다는 풍미를 자주 써 부피감과 무게감을 표현하는 건 그래서일까. 비슷한 말로 '맛매'를 쓰는 '풍미'에 '풍'은 바람 풍, 가르침 풍, 풍속이나 습속 풍의 한자를 쓴다. 바람의 맛, 이 뜻도 괜찮게 와닿네. 풍미의 또 다른 뜻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 됨됨이'가 그래서 있는 듯하다. 그 사람에게서 풍미가 느껴진다,라고 하지 향미가 느껴진다,라고는 하지 않으니. 코로나에 걸리면 후각과 미각을 상실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말이다. 당장 감기에만 걸려도 후각이 마비되어 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 향미를 느끼는 삶과 그렇지 못한 삶은 좀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은/는, 연희동


사루비아 다방 대표 김인의 두 번째 책 <고유한 순간들>은 그야말로 향미와 풍미가 모두 느껴지는 책이다. 만듦새도 참하다. 이 책을 보고 나는 사루비아 다방으로 당장 달려갔다. 빨리 가서 차 맛을 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 비행기를 타고 공항철도를 타고 길은 멀어도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했다. 서울 친구들도 만나도 두 딸도 만나고 겸사겸사 며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덤으로 감기몸살이 2차전으로 덤볐지만 주사 한 대 맞고 이제 콧물만 조금 난다. 


이 책에는 벤야민의 유년 생경한 골목 이야기와 바르트의 이야기 등 품 넓은 독서와 굴드 등의 취향이 보인다. 특히 조 말론과의 인연과 <향수>의 그루니에 이야기는 차의 향에 몰두하고 대세를 따르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향미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연구한 특별한 출발점으로 읽혔다. 차는 맛이기 이전에 향! 이라는 걸 깨달은 저자는 향미를 "이미지들의 결합"이라고, "기억과 시간들의 콜라주"였다고 쓴다. 나아가 "쓰지만 달콤했고 쓸쓸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눈부시게 중첩된" 게 향미라고 기억한다. 우리의 흘러간 시간과 기억은 그렇게 현재에 향미를 남기지 뭔가. 그런 이미지들의 결합을 차로 구현해 내고자 오롯이 하나의 길을 걸어온 저자가 존경스러워졌다. 어려움이야 왜 없었겠는가. 모든 걸 이겨내고 담담히 걸어오기까지 그 심지에 박수 보내고 싶어진다. 저자는 자신만의 고유한 블렌딩 티를 만들고 싶었고 사루비아 다방 특유의 개성 있는 블렌딩 티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향기에서 공간이 그려지는 티, 그 차를 마시면 어떤 공간으로 사람을 데려가는 티, 그런 걸 만들고 싶은 사람의 순정과 진심이 느껴지는 책이다. 



비하인드 리메인,에서 마신 분홍반지



작은딸이랑 연희동 골목을 거닐었다. 바람이 조금 차가웠지만 그런대로 다닐 만하였다. '시오'라는 일본가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조금 걸어내려가니 우측으로 이층 양옥집을 그대로 개조해 은/는,이라는 공간이 보였다. 활짝 열린 대문 안으로 들어가니 그냥 가정집 마당, 그곳에 네 가지 소담한 공간이 자리했다. 

사루비아 다방에서는 차를 시향하고 구매할 수 있고 이층의 작은 찻집 '비하인드 리메인'에서 차를 마셨다. 대표가 나와 있으면 사인 받으려고 했는데 직원만 둘 있었다. 죽이 잘 맞는다는, 함께 일하는 '세 마녀' 중 두 분인 것 같다. 시향을 해 보았는데 각각의 차마다 향이 참말 좋았다. 2층 '비하인드 리메인'에 올라가 나는 '분홍반지'를 딸은 '모로칸 매드니스'라는 민트차를 마셨다. 분홍반지는 부드럽고 향기롭고 편안한 향미였다. 어느 봄날, 오월의 순간으로 나를 데려가는 느낌. 민트차는 맑고 시원한 수풀로 데려가는 기분이었다.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만추의 나무가 보기 좋았다.


다시 내려가 큰딸에게 줄 '봄봄'(요건 녹차 100%)이랑 작은딸에게 줄 '모로칸 매드니스'를 구매하고 유리창 밖으로 소소한 마당 풍경을 바라보고 나왔다. 이 책 <고유한 순간들>에는 블렌딩 차의 작명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특히 '분홍반지'는 김인 대표가 특히 사랑하는 이름이고 차 이름 잘 짓는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고 자부하는 이름이다. 그럴싸하다는 소리를 듣는다는데, 정작 김인 대표는 정확하게 지으려 애쓰는데 그럴싸하다고 말해서 아쉬워한다. 정확한 이름!!!




정확한 이름,이라고 하면 참 하고픈 말이 많아진다. 김인 대표도 그러했는지 '분홍반지' 작업노트에 쓴 글귀가 마음에 와닿는다. 


이름은 사물에 깃든 영혼을 깨운다는 말이 있다. 단 정확해야 깨운다. 정확해야 사물이 자신ㅇ르 부르는지 알고 이름에 응답한다. 사루비아 다방의 차 중에서 이름이 분홍반지라는 차가 있다. 가장 사랑받는 이름이다. 분홍반지는 정확히 지은 이름이다. 분홍반지는 처음부터 분홍반지여야만 했다. 그것은 지어낸 이름이기보다 끄집어낸 이름이다. 나는 그것이 분홍반지인 줄 첫눈에 알아봤다. 그것은 루이보스와 체리, 크랜베리 등이 혼합된 허브차가 아니라 처음부터 분홍반지였다. 

완성된 차의 이름을 지으려 차를 마신다. 이때는 개별 향미나 밸런스를 감수하지 않는다. 오직 이름을 찾으려 차를 마신다. 로미오!를 찾고 줄리엣!을 찾는다. (139-140쪽)


금옥당 양갱이랑 연희양과점 과자도 맛났다. 그다음날은 망원동 '참숲'(뱅쇼랑 라따뚜이 오믈렛 추천)에서 두 딸과 셋이서 점심 먹고 오상진, 김소영 아나운서 부부가 하는 북플랜트, 합정동 서점에 갔다. 낙엽 구르는 거리가 한산한데 날은 점점 흐려지고 빗방울 한두 방울 떨어지려는 늦은 오후, 늦가을 분위기 물씬했다. 거기서 작은딸에게 사 준 책은 <음악, 당신에게 무엇입니까>.



피아노를 좋아하고 연주를 놓지 않는 딸. 한때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고 했지만 지금은 다른 길로 가고 있다. 응원한다, 딸!! 자리에서 60쪽까지 읽고 나왔는데 잘 산 것 같다고 흡족!

나는 머리가 맑아지는 페퍼민트차, 작은딸은 얼죽아.



저 위 2층 창가 테이블에 앉아 있는 작은딸. 2월이면 졸업이다. 



 
















은/는, 의 2층에는 유어마인드,라는 작은 서점이 있다. 그 서점은 아주 작았고 구비된 책도 다양하진 않아 썩 마음에 들진 않았는데 올라가는 철재계단에서 저렇에 붉게 타는 단풍잎과 눈맞춤했다.^^ 실컷 태우고 또 태워라.


(덧) 

사루비아 다방 조금 못 가서 '바늘이야기'라는 뜨개 핫플이 있다. 하얀 건물에 주황색 상호가 포인트로 눈에 확 들어왔다. 들어가보니 주로 20대로 보이는 여성들이 복작복작 소담소담. 색상 고운 실타래와 각종 뜨개바늘, 소품, 소도구들이 즐비했다. 작은딸이 여기서 실도 사고 뜨개 취미도 붙여서 이거저거 좀 뜨는데 내 선물로 작은 손가방을 떠서 줬다. 이게 통짜로 뜨는 거라는데 귀엽다. 똑 같은 게 전시되어 있어서 신기했다.^^


사진 안 찍어서 업체사진 가져옴






바르트는 "작가란 그가 생산을 끝낸 순간이 아니라, 그가 생산하고 있는 순간에만 존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책 쓰기를 끝내자마자, 그리고 그것이 출판되자마자 진실로 그 책에 대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도 했다.
할 말을 책에 다 써버린 작가에게 그 책에 대해, 쓴 말에 대해 또 말하라는 것은 가혹하다. 차도 글도 내가 쏟는 관심, 혐오와 애정은 생산하는 순간에 집중돼 있고, 집중의 강도가 높았을수록, 그것에 충실했을수록 털어내는 일이 쉽다. 어떡해서든 털어내고 싶어 한다. 나는 완성된 차를, 글을 털어낸다. 그러면 더 이상 그것은 내 것이 아닌 게 된다. 그것에 대한 관심도, 혐오와 애정도 내 것이 아닌 게 된다. - 고유한 순간들, 중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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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1-11-22 22: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쩜.....읽는 내내 글도 좋고,풍경도 좋고,사진도 좋고...늘 프레야님껜 풍미가 느껴집니다ㅋㅋㅋ
농담이 아니고 이건 저의 진심입니다.
프레야님은 고상하고 우아한 아우라가 분명 있으세요!!^^
저는 직접 프레야님을 봬었기에 빈말이 아닌 것입니다^^

책 발전소는 내가 서울을 가게 된다면 참 가고픈 곳으로 찜해 놓은 곳이었는데 프레야님은 따님과 다녀오셨군요?부럽습니다^^
두 따님들과 잔잔하고 행복한 시간 잘 보내고 오신 것 같아 흐뭇하네요!! 나도 두 딸들이 스무 살이 넘는다면 프레야님처럼의 이쁜 모녀 데이트 하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작은 따님도 벌써 졸업을???
시간 정말 빠릅니다???
많이 이르지만 미리 축하하고 싶네요♡

프레이야 2021-11-22 22:51   좋아요 3 | URL
님, 고마워요. 축하 전할게요.
에궁 그리 말씀하시면 넘흐 부끄 ㅎㅎ 잘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상진 김소영 부부 팬이라 아이가 자주 가더군요. 전 처음 가봤구요.
가끔 있다는데 그날은 책구경만 실컷 했네요. 소품도 이쁜데 특히 독서링 마음에 들어요.
전에 아이가 선물로 줬는데 하나 더 사왔어요.ㅋ

얄라알라 2021-11-23 18:06   좋아요 2 | URL
와, 책읽는 나무님과 프레이야님은 오프라인 세계에서도 만나신 적 있으세요?^^ 그런 인연이라면 북플 댓글 다실 때도 상당히 다른 느낌일 것 같습니다. 아우라 뿜어져 나오는데, 직접 뵌 책읽는 나무님 말씀으로 재차 확인하게 되네요^^ ˝분홍반지˝차 마시면 정신이 쌩하고 돌아올 것 같습니다. 지금 커피 마시면서도 눈이 자꾸 감기는데 분홍반지가 몹시 마시고 싶네요

책읽는나무 2021-11-23 18:25   좋아요 2 | URL
북사랑님 맞아요.댓글 남길 때 정말 좀 다른 느낌이 들곤 합니다.좀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분이시죠^^
한 7 년 전에 만난 것 같아요..전 얼마되지 않은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기억력 좋으신 프레야님께서 알려 주셨어요ㅋㅋㅋ
그날 서니데이님도 함께 하셨었어요.부산여행 오셨대서 같이 만남을 가졌었는데 바닷가 보이는 자리에서 식사하는데 그날 날이 좋았는지 바닷물이 반짝반짝 빛났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서니데이님은 작가와의 만남의 자리라고 하셨었구요ㅋㅋㅋ
암튼 프레이야님은 글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비슷하셔요.
우아하면서도 친근하고 따뜻한 이미지 그대로 전해져 왔더랬어요^^

프레이야 2021-11-23 19:43   좋아요 2 | URL
제가 은근 터프하고 허당인데 이리 좋게 봐주셔서 몸둘바를 ㅎㅎ
감사합니다. 울책나무님은 그림도 잘 그리시고 따뜻하고 귀엽답니다. 속닥속닥~

분홍반지는 이름도 깜찍하고 맛도 색도 향도 달콤한 꿈 같았어요^^

그레이스 2021-11-22 22: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진작 올걸 그랬어^^
송파에도 책발전소 있어요
가끔 들리는데 합정동 분위기가 더 좋을듯요

프레이야 2021-11-22 22:41   좋아요 3 | URL
네, 광교와 위례에도 있는데 딸도 여기 합정동이 더 분위기 좋다고 하네요.^^
송파가 위례인 거죠? 그레이스님.

그레이스 2021-11-22 22:54   좋아요 1 | URL
예~

페넬로페 2021-11-22 22:58   좋아요 2 | URL
저 오늘 책발전소 가서 커피 마시고 왔어요 ㅎㅎ

프레이야 2021-11-22 23:00   좋아요 3 | URL
우잉 페넬로페 님 다뎌오셨어요 오늘^^

그레이스 2021-11-22 23:02   좋아요 2 | URL
좋겠다~힝

페넬로페 2021-11-22 23:06   좋아요 2 | URL
김장으로 월동준비 하신게 더 좋죠~~김치가 걱정이예요^^

mini74 2021-11-22 2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과 글 모두 참 좋아요. 따님과 행복한 데이트하셨네요. 오메 단풍들것네 속 그 단풍같네요 ㅎㅎ

프레이야 2021-11-22 22:50   좋아요 1 | URL
그죠 미니 님 단풍색이 고와요. 저렇게 붉은 때도 한때죠.
실컷 붉어져라!! ㅎㅎ

페넬로페 2021-11-22 23: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의 포스팅 너무 좋고 멋져요.
책에 대한 느낌도 좋고, 글에 풍미가 있고 사진에 향이 빼여 있습니다.
연희동 사루비아다방과 그쪽 책발전소도 꼭 가보고 싶어요^^

프레이야 2021-11-22 23:17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 분홍반지 차와 단풍 색이 비슷하네요. 이뻤어요 ^^

페크pek0501 2021-11-22 2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없는 것만 빼고 골고루 다 있는 이 페이퍼, 너무 맘에 드네요.
아름다움과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사진은 제 눈을 호강시켜 주고요.
프레이야 님이 다시 돌아와 느무느무 기쁠 뿐입니다요요요용...^^

프레이야 2021-11-22 23:40   좋아요 2 | URL
페크님 저 분홍반지 차 색상이 느무 고왔어요.
님 원피스 색상처럼. 우리의 마음도 그처럼 붉고 곱길 바랍니다.^^
이리 기뻐해 주시니 몸둘바 모르고 좋아용

scott 2021-11-23 00: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 취향은 ‘모로칸 매드니스‘

역쉬 딸은 엄마의 영원한 친구! ㅎㅎ



프레이야님 포스팅 속 사진 가을의 끝자락이 느껴 집니다.

따님 2월 졸업 추카 합니다!

프레이야 2021-11-23 00:49   좋아요 3 | URL
이름도 맘에 들지요. 저도 민트 좋아하는데 특히 작은애가 좋아해요. 향미가 아주 좋았어요. 고맙습니다 스캇님^^

희선 2021-11-23 0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차 색깔이 예쁘네요 차 이름이 분홍반지라니 이 이름도 예쁘군요 차 이름을 짓는다니 이름을 지으면 더 마음이 갈 것 같네요 저는 이름 같은 거 잘 못 지어주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이름 잘 지어주는 앤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1-11-23 08:09   좋아요 3 | URL
빨강머리 앤요. 이름 참 중요하지요.
입에도 붙어야 하고 듣기도 좋아야 하고 이름은 내것일까요 부르는 사람 것일까요 ^^

얄라알라 2021-11-23 18:07   좋아요 2 | URL
희선님께서 말씀해주시니, 제가 정말 ˝앤˝을 좋아했던 거 맞나, 왜 난 그게 생각이 안나지 하면서, 빨간 머리 앤 다시 찾아보고 싶어집니다.

psyche 2021-11-23 01: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루비아 다방이 어디있나 찾아봤더니 저희 둘째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연희동 칼국수 집 근처네요!
친정이 연희동이었어서 (지금은 아파트로 이사하셨지만) 아는 동네를 보니 너무 반가워요. 다음 번에 한국 가면 꼭 들려봐야겠어요.
책 발전소라는 곳도 가보고 싶네요.

프레이야 2021-11-23 08:16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프시케님 ^^
칼국수 먹고파라^^. 골목골목 거닐면 좋겠던데요 평일이라 사람도 별로 앖었어요. 아기자기한 책발전소는 이쁜 책이 신간 위주로 알찼구요. 이층은 카페 공간으로 사람들이 조용히 앉아 책 보고 그랬어요.

독서괭 2021-11-23 15: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이름이 분홍반지라니. 색이 너무 고와요. 빨간 단풍잎과 뜨개 가방도 가을 정취 물씬이네요. 따님과 산책하고 책도 사고 차마시고 즐거운 데이트! 저도 나중에 딸이 크면 그렇게 데이트 하고 싶어요^^

프레이야 2021-11-23 18:13   좋아요 1 | URL
분홍반지 넘 이쁘죠 ^^.
따님 커서 데리고 다니시면 속 터지는 경우도 있지만 나름 든든할 거에요. 아들이랑은 애인 같이 좋다고 하던데 전 아들은 없네요 ^^

라로 2021-11-23 1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바늘이야기도 가보고 싶어요!! 차근차근 손뜨개 배워서 예쁜 분홍색 스웨터 만들고 싶다,, 분홍반지 차는 넘 맛있을 것 같은데,,,오호 여성들의 건강에도 좋겠어요!! 이쁘다,,, 령이가 어떤 길을 가려고 하는지 넘 궁금한데,, 엄마 닮아 똑똑하고 야무지니까 뭐든 잘 할 거라 알아요,,, 근데 <음악, 당신에게 무엇입니까>는 저도 나오자마자 찜해 논 책인데!!! 여기서 보니 또 반갑네요.^^

아! 책나무님 혹시 보실까봐,,, 책 안 사겠다는 결심 하기 전에 찜한 책이고, 안 살겁니다,,ㅎㅎㅎㅎㅎ

프레이야 2021-11-23 19:58   좋아요 1 | URL
바늘이야기, 아주 멋진 공간이었어요. 실과 도구들, 소품들, 바깥으로는 카페.
령이는 여기서 실 사고 도안 보고 뜨고 그래요. 의외더라구요 ㅎㅎ 큰애랑 달리.
지금 12월 초에 결과 기다리고 있어요 ^^

라로 2021-11-23 20:13   좋아요 1 | URL
머리가 영리해서 도안 보고 척척 뜨겠지만,, 저는 도안 봐도 모르는;; 위에 프님도 도안 보고 잘 뜨시던데,,, 머리 좋은 건 평생 도움이 되죠!!ㅋㅋㅋ 더구나 손재주까지 있으면 금상첨화!! 저는 손재주만,,ㅎㅎㅎㅎㅎㅎㅎㅎ
12월 초에 무슨 결과가 있군요. 아 이렇게 찔끔찔끔 말씀하시니 넘 궁금하지만,,ㅋㅋㅋ
좋은 결과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프레이야 2021-11-23 20:14   좋아요 1 | URL
넵 결과 확실히 나오면 젤 먼저 알려 줄게요 ^^. 체력은 내가 길러야 에효 요새 완전 저질체력이라 ㅎㅎ

기억의집 2021-11-23 2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습니다. 연희동 가 보고 싶었던 곳인데.. 지난 번에 라로님하고 말씀하셨던 곳이죠. 사루비아 다방. 이름이 기억에 남았었어요. 저는 커피 매니아라 차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분홍반지 마시고 싶어졌어요. 조만간 분홍 반지 마시고 오상진 김소영부부가 운영하는 서점 들러보고 싶어요~

프레이야 2021-11-23 21:40   좋아요 1 | URL
기억의집 님 반가워요^^
연희동 그 사람은 오늘 종말을 맞았지만
그곳 주택가 골목 느낌이 좋았습니다.
분홍반지도 끼고 책방 나들이도 하시구 행복하시길 바라요^^

서니데이 2021-11-23 22: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울 잘 다녀오셨나요.
하얀 찻잔에 담긴 차가 빨간 수색이 선명해서 예뻐요.
낯설기도 하고 조금 신기해요.
지난주에는 그렇게 많이 춥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번주는 많이 춥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밤 되세요.^^

프레이야 2021-11-23 22:50   좋아요 2 | URL
서니 님 몸은 좀 어떠세요^^
색상 너무 이쁘죵~ 쓸쓸하기도 한 이 거리가 마음에 들어요.
감기 조심하시구 늘 마음 한자리 행복이 딱 자리하길 빌어요^^

Jeremy 2021-12-07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계절 감각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지만
저도 난생 처음으로 “삼행시” 에 참가해 봅니다.

개: 개나리 노란 꽃 그늘 아래
복: 복슬복슬 강아지들 이리저리 뒹굴뒹굴
치: 치솟는 사랑스러움에 온 몸이 부들부들.

프레이야 2021-12-07 13:31   좋아요 2 | URL
ㅎㅎ 개복치는 옆방에요
여기서 불쑥 반가워요 제레미 님.
의태어 세 개가 완전 생동생동.
재미난 삼행시 고맙습니다.
겨울 건너 벌써 봄이 보이는 듯.

Jeremy 2021-12-07 13:46   좋아요 2 | URL
이 엉뚱함을 너그럽게 봐 주시니 더 죄송하네요.
제가 마우스 스크롤을 너무 광속으로 내렸어요.
워낙에 댓글이 많이 달려서.

여기에 불쑥 단 삼행시 다른 Version 으로 생각해서
제대로 된 방에 달아야 할 것 같습니다, ㅜㅜ.

프레이야 2021-12-07 13:53   좋아요 2 | URL
ㅎㅎ 아니어요. 반가웠어요.
다른 방에 다른 버전으로도 기대할게요.
제레미 님 시원시원 민첩하고 영민함이 엿보여요. ^^
 

http://bookple.aladin.co.kr/~r/feed/2197115

황규관 시를 떠올리며
2012년 오늘 난 이런 생각을 했구나.
서울 와서 딸들도 보고 연희동이랑 몇군데 좀 다니고
장한평역 가까이 친구가 올해 2월 시작한 다방에도 가고
오늘 저녁 돌아간다. 다음주는 일이 많다.
마음 바쁜 연말이 다가온다. 한 달이나 남았군.
아직은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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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1-11-18 09: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연희동??ㅋㅋㅋ
혹시 그 다방에 다녀오신 건가요??
라로님 서재에서 댓글 읽었어요^^
따님과 좋은 시간 보내셨길요♡

프레이야 2021-11-18 12:07   좋아요 3 | URL
네~^^ 사루비아 다방에서 차 향 실컷 맡고 두 가지 구입하고 그 건물 이층 다방에서 차 마시고 그랬어요. 건물이라기보다 이층 양옥집을 은는,이라는 공간으로. 다니는 것도 힘들어 못하겠어요.ㅎㅎ

그레이스 2021-11-18 1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집 너무 좋아요

프레이야 2021-11-18 15:15   좋아요 2 | URL
그죠 그레이스 님.
이 계절에 시 읽기 더 좋은듯요^^

페크pek0501 2021-11-19 13: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노래 가사처럼 올가을엔 사랑을 할거야, 가 아니라 올가을엔 시집을 읽을거야, 로 할래요. ^^

프레이야 2021-11-19 21:30   좋아요 1 | URL
페크님 개사 좋아요 👍
시집 한 권 빼 들었어요 오래된 이문재 시집.
나중 하나 소개할게요 ^^

서니데이 2021-11-21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울 잘 다녀오셨나요. 지난주 따뜻했는데 갑자기 춥고 미세먼지가 많아지네요.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밤되세요. ^^

프레이야 2021-11-22 11:52   좋아요 0 | URL
네^^ 잘 돌아다니고 왔어요. 저질체력이라 또 좀 끙끙대다 일어났어요.
서니 님도 늘 건강조심하세요^^
 

잠시 시간이 나서 서재지인님들의 글 제목만 보고 휙 지나가는데 프레이야님글이 딱!


지금 제 곁에는 책이 딱 한권
그래서 내 책 28페이지는 뭘까 하고 봤더니


서양인인인 키스의 눈에 저 어린 신부는 가엾고 안타까워보였나봅니다.

그가 가졌던 연민이 모두 정당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다정한 마음과 시선은 느껴지는 그림이네요.


아 참  이 책은 <완전한 이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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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11-16 1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밌는 페이퍼를 발견!!!

작고하찮은 것들에 대한 애착, 멋지십니당!!!

프레이야 2021-11-21 11:22   좋아요 0 | URL
페크님 아주 오래된 곰팡내 나는 서랍이지요^^
다시 열고 들락날락 바람 쐬고 햇볕 들고 참 좋아요~~

프레이야 2021-11-21 1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바람돌이님 이 페이퍼를 오늘에야 봅니다.
북플에는 안 떠서 오늘 컴을 켜고 보니^^
넘 좋아요 감사하구요. 이렇게 또 좋은 책 소개로 받고요.
스코틀랜드 화가의 그림이군요. 조선의 신부가 그녀의 눈에
저렇게 비극적으로 보였다니... 여자로서 연민한, 애틋한 마음의 느껴집니다.

2021-11-23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예전엔 많이 했는데 오랜만에 추억돋게 이벤트 한번 하겠습니다.


지금 당신이 손 뻗으면 가장 가까이 있는 책의 28쪽에서 찾은 글귀를 이 페이퍼에 옮겨 주세요.

댓글로 하시기가 편하면 댓글창에도 좋아요.

책 제목이나 책 이미지 함께요. 좋은 책과 글귀 소개, 기대할게요^^ 

글쓰기 권한 설정해 두었어요. 왜, 어디서 28쪽을 떠올렸는지 아시는 분, 손 들어 주세요.


(예시)


1. 고유한 순간들 / 김인/ 오후의소묘




누군가 직업을 물어온다. 자영업자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깔끔했다. 형식상 물은 것인데 티 블렌더라 대답하면 상황이 복잡해졌다. 쓸데없이 산만해졌다. 직업에 대해 때마다 구구절절 설명하는 건 구차한 일이기도 했다. 누구도 정원사라고 하면 뭘 하는 직업인지 거듭해서 묻지 않았다. - 28쪽


(최근에 본 책들 중 만듦새가 가장 아름답다. 양장본인데 표지부터 본문 내지 디자인까지 단아하고 정갈하다. 종이의 질감도 참 마음에 든다. 글자가 좀 작은데 그건 내 눈이 별로라 그런 거 같고. 내용도 참 좋다. 리뷰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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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1-22 12:37   좋아요 1 | URL
북사랑 님
페이드 포, 소개 글귀 고맙습니다.
또 좋은 책 알게되네요. ^^

stella.K 2021-11-16 19:4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무라카미 하루키 <해변의 카프카> 하-28p

˝이윽고 내 심장의 고독은, 찾아왔을 때처럼 급속히 가라 앉는다. 호흡도 원래대로 돌아온다.
나는 기척을 죽인 존재로 돌아온다. 그리고 소녀는 귀 기울이기를 그만두고 다시 <해변의 카프카>로
시선을 돌린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책상 위에 턱을 괴고, 그녀의 마음은 그림 속 여름의 바닷가에 있는
소년에게로 돌아간다.˝

프레이야 2021-11-22 12:42   좋아요 2 | URL
오홋 오랜만의 <해변의 카프카>
반갑네요. 하도 오래전이라 문장은 기억나지 않지만
새롭게 읽혀요. 고맙습니다.^^

희선 2021-11-17 01: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이벤트네요 왜 어디서 28쪽을 떠올렸는지도 있다니, 그런 건 아주 모르겠군요

집 앞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기 시작한 이후로 동네에 있는 다른 고양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건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아마 그전에도 저희 동네엔 많은 고양이들이 살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전에는 잘 보이지 않던 고양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여기저기 나타나기 시작했으니 저로서는 아주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마치 어느 순간 ‘고양이를 볼 수 있는 눈’이 생긴 것처럼 말입니다. (《이왕이면 행복해야지》(도대체)에서, 28쪽)

28쪽 가장 처음에 나온 글이군요 다른 책을 할까 하다가 거기에는 딱 마음에 드는 글이 없어서...


희선

프레이야 2021-11-22 12:42   좋아요 1 | URL
희선 님,
이왕이면 행복해야지, 글귀 참 좋으네요.
고맙습니다.

hnine 2021-12-10 14:3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은총의 은총

입양을 기다리다 회갑을 맞은 홀트회 장애인 김영희 양의 행복에 겨운 홍소
닠부이치치 선교사의 사지없는 육체에서 울려나오는 감사의 찬양성가
너무나 광대해서
물리학자 스티브 호킹의 작은 눈에는 담길 수 없는
영성의 대우주.

<유안진 시집 둥근세모꼴, 28쪽 전문이랍니다>

프레이야 2021-11-22 12:44   좋아요 1 | URL
나인 님,
행복은 가까이 작은 것에서 찾는 것이네요.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함을!!!
좋은 글귀 감사합니다.^^

라로 2021-11-22 00: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벤트에 참가는 안 하지만 (아! 이런 이벤트 넘 좋고요,,^^) 제 옆에 있는 책 28페이지에 마침 예전에 밑줄 그은 것이 있어서 나누고 싶어요.

<진리의 발견>
˝케플러는 우리가 습관적으로 잊곤 하는 한 가지를 알고 있었다. 상상 할 수 없는 일을 상상하고 체계적인 노력을 통해 그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 낼 때 우리가 지닌 가능성의 범위가 확장된다는 사실이다.˝
-28

행복한책읽기 2021-11-22 12:37   좋아요 3 | URL
라로님~~~~저도 그 부분 밑줄 쫙쫙!!! 28페이지라는 건 지금 알았어요^^

프레이야 2021-11-22 12:46   좋아요 2 | URL
자동참가^^
바쁜 중에도 늘 책을 가까이하고 이리 좋은 책도 읽는 바지런한 라로 님
<진리의 발견> 책 소개 고마워요^^

라로 2021-11-22 15:07   좋아요 1 | URL
@행복한책읽기님!
저는 이 책 너무 좋아서 읽다가 못 읽고 있어요.
하지만, 제 책상 옆에 늘 있답니다. 영문본과 함께요!!^^;;

라로 2021-11-22 15:09   좋아요 2 | URL
@ 프야님,
ㅎㅎㅎㅎ 책 많이 못 읽고 있어요,, 이상한 일이지만, 알라딘에 글 올리면 상대적으로 책을 많이 못 읽게 되는,,, 이 역학관계는 뭔가요??ㅎㅎㅎㅎㅎ

프레이야 2021-11-22 16:37   좋아요 1 | URL
라로는 영문판으로 읽으니 멋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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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점자도서관도 원래 상하반기 이어져야 할 강의가 잠정 중단되고 상황을 보다가 7월부터 조심스레 시작했다. 담당자 연락이 오길, 그냥 이번 9차시로 올해 도서관 수업은 종결하는 걸로 결정이 났다고. 어떤 테마로 할까 하다가 관심들이 많으신 일본 옛이야기로 하기로 말씀드리고 준비했다. 그 전년에 유럽과 아시아, 우리나라 옛이야기를 해 왔기에. 

여름 더운 날에도 마스크를 하고 두 시간 동안 이야기를 들려드려야 해서 좀 불편했지만 멀리서 오시는 시각장애인들은 얼마나 더 불편하실까. 우리는 에어컨 아래서 수업을 했고 나는 그래도 더웠지만 어떤 분은 춥다고 겨울점퍼를 덮고 계셨다. 마지막 두 차시를 남겨놓고는 다시 거리두기가 강화되어 녹음으로 수업을 담았다. 당시 줌으로 강의를 하는 방식이 시작되고들 있었는데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줌 강의가 도움되지 않는다. 나는 낭독녹음하는 그 녹음실에 들어가 두 차시 분량을 하루에 녹음했다. 수업하듯이 말하고 읽어드리고 그랬는데 나중에 그 녹음분 수업을 들으신 유쾌한 안**님께서 녹음으로 들으니까 훨씬 더 목소리가 좋고 듣기도 좋았다고 피드백을 해주셨다. 반갑고 감사한 일.^^ 이 분은 내가 녹음한 음성도서 팬이다. 내용이 명료하게 귀에 잘 들어오고 편안하다고 그러신다. 70대 후반 여성인데 집에서 부엌일도 혼자 하고 남편분이 자를 종이에 대어주면 손수 글씨도 쓰신다. 시수필 수업 때 종이에 짧은 글을 써와서 내게 보여 주며 보기 어려울 거라고 말씀하셨지만 읽기에 전혀 무리없이 잘 써서 놀랐던 적이 있다. 그런데 2020년 연말에 단편소설 수업을 점자도서관이 아닌 다른 곳에서 5차시 하였는데 이때도 오셔서 뵈니 짧은 기간 동안 세월의 흔적이 확 느껴져서 마음이 아팠다. 워낙 밝고 동안이신데,,, 그때 내 목 건강을 위해 따끈한 유자차를 보온병에 한 가득 가져 오셔서 감사했다.


아무튼 스토리텔링이라 재미있게 들려드리듯 책을 읽어드려야 한다.

일본신화, 오토기조시, 기담으로 나누어 일본문화, 역사와 함께 들려드렸다.


이야기 일본사, 중, 야마토 시대 <고사기><일본서기>


712년 편찬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사서 <고사기>720년 편찬된 <일본서기>에 기록된 진무 천황(기원전 660년 일본 제1대 천황에 즉위)의 동방정벌기 (들려드림야마토 조정의 위대함과 건국영웅 찬양.

중국 문화가 일본에 수입되기 이전인 원시 일본의 우월성을 과시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편협한 애국자들과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들에 의해 빛을 보게 되었다고 평가받는 역사서.

<고사기><일본서기>에 기록된 신화는 지나치게 미화되었고 때로는 유치하지만 현대 일본에서는 이 두 역사책을 극단적인 민족주의의 바이블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다.

 

고사기 _ 712년 오노야스마로 지음. 전설, 가요 등을 많이 담고 있어 일본 최고의 문학서라고도 일컬어짐.              33대 스이코 천황까지의 역사 기록. 설화체.

일본서기 _ 720년 도내리 친왕이 총재관이 되어 그의 책임 아래 편찬됨. 편년체로 엮인 전30권의 역사서

풍토기 _ 713 편찬. 지명의 유래와 각지의 산물 정리. 나라 시대의 문화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

 

야마토 정권이 하나의 통일된 정권으로 성립한 시기는 6세기 말에서 7세기 초.

_ 닌토쿠 천황의 능


 

힌큐몬도카

나라 시대 중엽에 편찬된 <만요슈>는 많은 노래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특히 <힌큐몬도카>는 당시 백성들의 생활고가 잘 나타나 있다. 문답 형식으로 이루어짐. 전반은 물음, 후반은 답.

 

<전반>

바람은 세차게 불고 비는 억수같이 쏟아지건만

꽁꽁 얼어서 밤을 지샐 수밖에 없네.

먹을 것이란 소금 안주에 쓰디쓴 술 한잔뿐,

있는 옷을 다 입었건만 떨리는 건 매한가지일세.

늙으신 부모는 허기에 지쳐 꼽추처럼 움츠리고

처자식들은 맥이 빠져 울어 보챌 힘마저 없구나.

있는 자들이여, 당신은 이럴 때 어떻게 살아가겠는가?

 

<후반>

천지가 넓다지만 나에게는 비좁기만 하네.

해와 달이 밝다지만 나를 비추지는 못하네.

다 쓰러져가는 움막집에 거적을 깔고

부모처자 한 방에서 새우잠을 자네.

가마솥은 불기운을 맛본 지 오래이고

밥그릇에는 거미줄이 엉켜 있네

그런데도 세금을 독촉하는 관리들은

잠자리까지 찾아와 성화일세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이 세상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 말이오!  


 (이야기 일본사, 53쪽)

 


<이야기 일본사> 외에 텍스트로 참고한 도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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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11-14 02: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강의보다 녹음한 목소리가 더 좋다니... 그건 프레이야 님이 더 잘 들리게 하려고 해서 그랬겠습니다 그렇게라도 강의를 하시고 들으셔서 좋으셨겠습니다 아주 그만두면 아쉽잖아요 어느 나라나 자기 나라를 좋게 말하는 역사서가 있겠습니다 그런 걸 알고 보면 좋겠지만, 그게 다다 여기면 안 될 것 같습니다

프레이야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프레이야 2021-11-14 10:57   좋아요 3 | URL
마이크 음성과 생목이랑 다른 느낌요 ㅎㅎ 마스크까지 해서 분명하게 들리게 하려고 목을 쓰다가 녹음실에서 조용히 조근조근 할 수 있어서 저도 좋았어요. 가다듬어 발성할 수 있다보니. 역사서는 그런 점을 잘 감안해야겠어요. 오늘 날씨가 좀 풀렸네요. 고양이처럼 해바라기 하세요 희선 님 ^^

책읽는나무 2021-11-14 07: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목소리로 들음 더 좋을 것 같은 프레이야님!!!
상상되어 집니다^^
배움이란 열정이 무엇일까?글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요? 모든 분들이 숭고해 보입니다.가르쳐 드리는 사람과 그것을 듣고 배우고 싶음을 즐기는 사람!!!
주말 아침 해가 방긋 합니다.
평안한 하루 되시길요♡

프레이야 2021-11-14 10:56   좋아요 3 | URL
저분들 앞에 서면 정말 그런 마음이 늘 들어요. 제 음성도서의 팬분이라 ㅎㅎ 제가 더 감사하지요. 신체도 불편한데 나이도 들고 하지만 배움의 열정은 얼마나 대단하신지 정말 최선을 다해 하나라도 더 들려드리고 싶은 게 제 마음이랍니다.
오늘 따뜻한 햇살이 베란다로 들어오네요. 울냥이는 지금 해바라기 중이에요. 세상 편안하고 느긋하고 귀여운 녀석^^

mini74 2021-11-14 17: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성도서 팬분들도 계시고 대단하세요. 유저차 들고 오신 노년의 팬분 상상하니 참 따뜻합니다. 프레이야님 참 고마운 분*^^*

프레이야 2021-11-14 19:55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 도서 낭독녹음 봉사를 오래 하고 있는데 저렇게 팬분들의 피드백에 보람 느끼지요. 듣기 좋게 더 잘 읽어드려야겠다는 마음 들구요.

붕붕툐툐 2021-11-14 2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넘 듣고 싶어용~ 프레이야님 목소리 혼자 상상하는 중! 헤헷~♡

프레이야 2021-11-14 22:12   좋아요 1 | URL
ㅎㅎ 상상은 자유이지만 책임 못 져요. 저 자주 가끔 터프해요. ㅋ

그레이스 2021-11-15 14: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소리 상상 중이예요!

프레이야 2021-11-15 15:13   좋아요 2 | URL
서울 분 목소리랑은 비교불가일 걸요. 에구 ㅎㅎ
그럼에도 낭송이나 낭독, 마이크 앞에선 단정해지지요^^
그레이스 님 목소리야말로 그레이스일 것 같아요. 만추네요!!

그레이스 2021-11-15 15:06   좋아요 2 | URL
이곳은 제법 낙엽이 떨어졌습니다^^
초겨울 느낌이예요^^

나뭇잎처럼 2021-11-16 09: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중한 일을 하시는군요. 누군가에게 음성으로 세상을 들려주는 일. 폴 오스터의 소설에 나온 주인공이 시력을 잃은 노인을 위해 하던 알바였어요. 주인공은 그렇게 해서 장면을 묘사하는 소설 작법의 근력을 다지게되죠. <달의 궁전>이었던가. 폴 오스터 전작주의자로서 모든 책을 읽은 탓에 모든 내용이 뒤섞이는...(핑계입니다.) 저도 기회가 되면 책이 간절하지만 읽지 못하시는 분들께 제 음성으로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프레이야님 목소리는 어떨까 궁금해지네요. 언젠가 지인들이 함께 모여 낭독회를 가진 적이 있는데요. 그때 정말 너무 좋았어요. 그냥 소설 한 대목을 돌아가며 읽는 데 전율이랄까 뭐 그런게 느껴지더라구요. 낭독이 갖는 힘 같은 거. 원래 책은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소리내어 읽는 거였다지요? 온몸으로 읽기. 그게 바로 낭독이 갖고 있는 힘 같아요. 홧팅입니다!

프레이야 2021-11-16 12:41   좋아요 0 | URL
낭독회을 가지셨군요 나뭇잎님.
낭독의 힘 낭송의 힘 분명 있지요. 이게 온몸으로 운율을 느끼며 표현하는 거라 그죠^^ 원래 책은 소리 내어 읽는 것 저도 그렇게 알고 있어요. 달의궁전은 오래전에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읽기 봉사 어딘가 찾으시면 있을 거에요. 저는 부산점자도서관에서 하구요. 참고 되시길 바랍니다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