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에코와 나르키소스
나르키소스는 보이오티아의 강의 신 케피소스와 님프 리리오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따르면, 리리오페는 나르키소스를 낳자 테베의 예언자 테이레시아스에게 아들이 오래 살 것인지를 물었는데, 테이레시아스는 “자기 자신을 모르면 오래 살 것”이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나르키소스의 아름다운 용모에 반하여 숱한 처녀들과 님프들이 구애하였으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메이니아스는 사랑을 거절당하자 나르키소스가 준 칼로 자살하였다. 숲과 샘의 님프인 에코도 그를 사랑하였는데, 헤라로부터 귀로 들은 마지막 음절만 되풀이하고 말은 할 수 없는 형벌을 받아 마음을 전할 수가 없었다.
오래 전, 에코가 여신 헤라를 만난 것은, 헤라가 남편 제우스를 찾으러 하계로 내려왔을 때였다. 제우스가 어느 요정과 신나게 산자락에서 뒹구는 것을 헤라가 보고는 단숨에 달려온 것이다. 행방을 묻는 성미 급한 헤라에게 에코는 이러쿵 저러쿵 잔뜩 수다를 늘어 놓았고, 그 덕에 제우스는 감쪽 같이 사라져 버렸다. 이에 분노한 헤라는 에코에게 남의 말의 마지막 음절만 되풀이할 수 있는 벌을 내렸다.
결국 에코는 나르키소스로부터 무시당하자 실의에 잠겨 여위어 가다가, 형체는 사라지고 메아리만 남게 되었다.
나르키소스에게 사랑을 거절당한 이들 가운데 하나(또는 에코)가 나르키소스 역시 똑같은 사랑의 고통을 겪게 해 달라고 빌자,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가 이를 들어 주었다. 헬리콘산에서 사냥을 하던 나르키소스는 목이 말라 샘으로 다가갔다가 물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랑하게 되어 한 발짝도 떠나지 못하고 샘만 들여다보다가(그림) 마침내 탈진하여 죽었다. 또는 샘물에 빠져 죽었다고도 한다.
그가 죽은 자리에는 시신 대신 한송이 꽃이 피어났는데, 그의 이름을 따서 나르키소스(수선화)라고 부르게 되었다. 정신분석에서 자기애(自己愛)를 뜻하는 나르시시즘도 나르키소스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에코가 안타까운 눈길로, 샘물만 들여다보고 있는 나르키소스를 바라보고 있지요.
카라밧지오의 나르키소스
그는 저승의 강을 건널 때도 배 위에서 몸을 굽혀 물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찾으려 했다고 합니다.
작자 모름
살바도르 달리 --- 나르키소스의 변모
달리 그림은 알 수가 없지만, 왼쪽 것이 물을 들여다 보고 있고, 오른쪽 것 머리에 수선화같이 생긴 꽃이 보이네요. 그보다 더 오른쪽, 붉은 제단 위에 서 있는 것도 나르키소스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그림이 작아서 잘 모르겠군요.
수선화
9. 세이렌 (Siren)
상반신은 여자, 하반신은 새의 모습을 하고 있다. 복수형은 세이레네스(Seirenes). 뮤즈 멜포메네와 강의 신 아켈로스, 혹은 아켈로스와 스테로페 사이에서 낳은 딸이라고도 하고 아켈루스와 뮤즈 테르프시코레 또는 포르키스와 케토가 낳았다고도 한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는 두 세이렌이 등장하나, 그 후로는 세 자매, 네 자매가 등장하는데 모두 노래와 연주 솜씨가 뛰어났다고 한다. 이들은 지중해의 한 섬에 살면서 감미로운 노래로 지나는 배의 선원들을 섬으로 유혹하여 잡아먹기도 하였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마녀 키르케의 조언을 받아들여 밀랍으로 선원들의 귀를 막고 자신은 몸을 배에 묶은 상태였기에 그 섬을 무사히 지날 수 있었다.(그림) 이에 낙담한 세이렌은 바다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경보(警報)를 뜻하는 사이렌은 여기에서 비롯된 말이다.
오딧세우스와 세이레네스
그림 질이 안 좋네요.. 이 그림은 깨끗한 자료를 구할 수가 없었어요..그래도 대충은 보이시죠?
묶여있는 사람이 오딧세우스. 그 주위에 얼굴은 여자고 몸은 새인 세이렌들이 날고 있지요.
세이렌
이 그림에서는 하반신의 일부가 물고기네요. 예전에 마그리트의 인어와 함께 올린 워터하우스의 <어린 인어>그림 생각나시나요? 그 그림과 아주 비슷하군요.
인어
다른 그림들
세이렌 - 작자 모름. 책의 삽화인 듯 한데.. 출처를 모르겠네요
드레이퍼 <오디세우스와 세이레네스>
사이렌과 어부. 작자 모름
세이렌 조각상
샤갈 --- 시인과 세이렌
드레이퍼 --- The Kelpie
세이렌은 아니지만, 켈피도 물귀신이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