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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들려준 이야기 ㅣ 사계절 아동문고 19
위기철 글, 이희재 그림 / 사계절 / 1996년 9월
평점 :
절판
생명이 들려 준 이야기는 우화집을 연상케 한다. 아이들에게 어렵고 추상적인 내용을 얘기 할 때 우리는 어떤 비유를 쓸까 고민하곤 한다. 이 책은 작가의 그런 고민을 바탕으로 너무나도 쉽게 씌여진 어린이 책이다. 여기 있는 여러 개의 에피소드를 읽으면, 어린 아이일수록 직접적인 이야기 들려주기 보다 우화를 많이 들려주라고 하는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알아 듣기 쉽게 아이의 수준에 맞춰서 설명해주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 일인가... <생명이 들려 준 이야기>는 그 빗대어 이야기하기의 필요성을 새삼 깨닫게 한다.
<생명이 들려 준 이야기>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아이들만 되면 누구나 거의 예외 없이 좋아하는 책이다.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하고 읽어 보았었다. 결론은 '뭐야, 이렇게 뻔한 책을...역시 아이들 답군.' 그냥 그 정도였는데, 최근에 다시 아이들의 눈높이로 읽어 볼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생명이 들려준 이야기'를 다시 보게 되었다.
먼저 이 책은 3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에 있는 한밤중에 찾아 온 죽음, 사랑의 눈물, 돈으로 생명을 사려 한 영감, 영원히 죽지 않는 사형수, 로봇만 좋아했던 아이, 아이는 왜 빨리 어른이 되어서는 안되나, 제목만으로도 작가의 고른 시선이 느껴진다. 1부는 생명과 사랑의 중요성을 얘기하면서, 그냥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를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타인을 사랑하며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나를 사랑하라는 얘기로 처음을 시작하고 있다.
2부 사과는 누가 가져야 옳은가, 하늘 나라에 가지 마, 일곱 번째의 기적, 사라지는 동화 에서는 노동의 신성함, 더불어 살아가기, 환경생태에 대한 다소 어려운 주제를 역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춤한 이야기로 잘 풀어 놓았다. 하늘 나라에 가지 마나 일곱 번째의 기적 같은 경우는 건드려 주고 싶은 삶의 방향들이지만 쉽게 얘기하긴 힘든 부분이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거부감 없이 얘기한 점에서 작가의 역량이 느껴졌다.
3부 '도깨비 방망이는 어디에 있을까요'에는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따뜻한 마음,정직 성실 정의 지혜 등의 단어들이 등장한다. 도깨비 방망이는 어린 시절에 가질 준비를 해 놓지 않으면 영영 못 가진다는 메시지를 통해 역시 어린 시절에 배워야 할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을 강조하고 있다.
책 전반에 흐르는 주제는 역시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생명도 사랑하고 이웃도 사랑하고 환경도 사랑하고...작가가 이야기하는 것은 함께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어린이들이 어린 시절에 놓치지 않고 가꾸어야 할 균형 잡힌 심성에 관한 것이다. 아쉬움이 있다면 따뜻한 미래를 위한 권고에 더해서 세상은 살만한 것이라는 현재의 따뜻한 이야기 하나 정도가 들어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생명이 들려준 이야기>는 어린 시절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삶의 덕목들을 강요하지 않고 공감하게 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재미로 연결되어 아이들에게 호감을 가지게 한다. 그래서 초등학생 시절의 필독서로 추천할 만 책이다.한가지 덧붙이자면, 읽을수록 찾아 읽히는 내용이 다르게 드러날 수 있으므로, 한 번만 읽지 말고 여러 번 읽었으면 한다. 그래서 내용을 곰씹고, 그것이 우리 아이들의 생활 속에 반영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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