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이 낯선 꿀꿀함을 감당하지 못한다.
날씨 탓이야.
어떤 쾌할함은 가장 악랄하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걸 그녀는 알까?

소망한다라는 말 진짜 싫어하는데
어쩌자고 소망한다고 말해버렸다.
내일도 없는데 내년이라니...
헛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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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 클레미술관-스위스 베른
퐁피두센터를 설계한 렌조 피아노 작품
사진은 인터넷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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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뭘 사다줄까? 모친과 이모들과 오키나와여행을 가는 친구가 물었다. 보통은 술잔을 한 개씩 사다주는 게 우리 마담세계의 불문률이었는데 이번엔 두 번째 여행이라 따로 물어 본 것 같았다. 나는 오래 생각할 것도 없이 우미부도! 라고 외쳤다.

몇년전에 오키나와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건 열대림을 연상케하는 나무들과 오키나와산 바다풀들이었다. 리조트 조식뷔페에서 각종 바다풀들을 얼마나 먹었던지 두고두고 생각이 났다. 물론 참치인 줄 알고 맛있게 먹었던 닭사시미가 가장 충격이긴 했는데 돌아와서 검색해보니 우리나라도 지리산 인근에 닭사시미를 파는 식당들이 있었다. 알고 또 먹으라면 먹을 수 있을 듯.

우미부도는 말그대로 바다포도인데 생김새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특별한 맛이 있는 건 아니고 평범한 해조류 맛인데 아삭한 식감이 별미이다. 친구가 사다 준 건 염장 우미부도였는데 물에 헹구어 초고추장에 찍어 치즈와 함께 맥주 안주로 먹었다.

오늘 무알콜로 착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려했으나 우미부도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냉장고에 있던 필스너 우르켈을 땄고 술이 들어갈 때의 증상인 술이 싱겁게 느껴져서 간만에 두 캔. 같은 체코 맥주인 스트라호프라멘까지 땄다. 최강 쓴 맛인 필스너 우르켈이 부담스러울 때 중간 쓴 맛인 스트라호프라멘을 마시는데 시중에서 구하기 어렵고 가끔 *마트에 보일 때 왕창 사다놓는다.

필스너 우르켈이 압축된 쓴맛을 자랑한다면 스트라호프라멘은 첫맛은 부러드러워 입안에 고루 퍼지는데 끝맛이 쌉쓰름하게 남는 부담스럽지 않은 맥주이다. 필스너 우르켈이 개성이 강해서 호불호가 갈린다면 스트라호프라멘은 대중성을 확보한 적당한 쓴 맛이라 할 수 있겠다. 도쿄책읽기 일환으로 목록에 넣어둔 도쿄 일인 생활:맥주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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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탐구생활



운동만 하고 술은 안 마시는 착한 날.
왜 참아야하지? 자꾸 회의가 든다^^;;
집에서 나오는데 저런 차까지 보여서
약올리냐? 중얼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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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만 썼는데 메인에 노출되어서 뻘쭘한 마음에 몇 자 덧붙인다.

보통 흑맥주는 검게 그을려 착색한 맥아나 캐러멜 색소를 사용하여 만들기때문에

암갈색을 띤다고 한다. 흑맥주의 대명사는 아일랜드의 기네스인데,

개인적인 느낌을 이야기하자면

기네스는 흑맥주 중에서도 가장 묵직한 맛을 자랑한다.

흡사 한약재의 풍미까지 풍겨서 무거운 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비호감이다.

에일맥주를 좋아하고 특이한 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이다.

 

기네스가 너무 향이 진해서 비호감인 사람들에겐 아사히 흑맥주를 권한다.

아사히 흑맥주는 색깔만 검다 뿐이지 라거맥주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가벼운 흑맥주를 원하는 입맛의 분들에게 추천.

 

꼬젤은 마신지 오래 되어 디테일한 맛을 설명하긴 어려운데,

기네스와 아사히의 중간맛이다. 체코맥주이니 기본 품질은 보장되어 있고,

기네스의 다크함이 부담스럽고, 아사히의 가벼움이 싫은 사람들에게 강추.

 

눈이 푹푹 쌓인 겨울 날은 기네스

낙엽이 흩날리는 늦가을 날에 꼬젤

여름을 보내기 아쉬운 요즘 같은 날씨의 야외카페라면 아사히흑맥주에 도전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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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7-09-08 21:29   좋아요 0 | URL
호호 시원한 맥주 드시고,
운동도 열심히 하시면 되죵^^

2017-09-08 21:48   좋아요 0 | URL
ㅎㅎ운동을 열심히 안한다는 게 함정^^
 

건축의 표정을 읽다가 런던을 걷는 게 좋아를 읽게 된 것은 아니지만, 영국에 관한 두 권의 책을 읽고 나니 <건축의 표정>에 소개된 내용들이 집에 있는 책들과 중복 되는 부분이 있어 다시 찾아 보았다.

 

막연한 동경의 장소 레이크 디스트릭트와 언제가 한 번은 꿈의 장소 헤이 온 와이가 소개된 두 권의 책이다..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베이트릭스 포터의 피터 래빗이 발단이 되어 알게 된 곳이다. 사진으로 본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이름을 기억했던 곳이다. <유럽의 걷고 싶은 길>은 도보 여행가 김남희가 직접 걸어본 여행길 9군데가 소개된 책이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스코틀랜드, 그리고 마지막을 레이크 디스트릭트가 장식하고 있다.

 

 

나라 전체가 거대한 트레일이라 해도 될 정도로 도보여행의 천국으로 꼽히는 영국, 그런 영국에서도 '도보 여행자들의 고향'을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레이크 디스트릭트, 즉 호수지방이라고 답한다. 열 여섯 개의 크고 작은 호수와 깊은 계곡, 높은 산들에 둘러싸여 산빛과 물빛이 고운 그 미색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찎이 걷기의 아름다움을 예찬한 워즈워스나 요절한 시인 키츠와 셸리, 러스킨 등의 시인과 작가들에게 영감을 준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산길과 호수길, 능선길, 계곡길, 마을길들이 천방위에 펼쳐져 소요하기 좋아하는 이들을 행복한 고민에 빠뜨린다.249

 

포터가 열다섯 살이 되던 해부터는 레이크 디스트릭트에서 여름을 났다. 윈더미어에서 머물던 1882년, 포터는 목사 캐논 론슬리를 만나게 된다.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과도한 개발과 관광산업에 우려를 표하던 그는 1895년, 자연과 문화를 보호할 목적으로 내셔널 트러스트를 설립한 인물이다. 레이크 디스트릭트와 깊은 사랑에 빠진 어린 포터는 런슬리를 통해 평생 그녀에게 각인될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배우게 된다. 269

 

 

헤이 온 와이가 소개 된 책은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걷고 싶은)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이다. 이 책은 스위스와 프랑스 벨기에 노르웨이 스웨덴 독일 영국등 모두 24곳의 책마을만을 소개하고 있다. 가장 많이 소개된 곳이 프랑스이고 자그마치 일곱 군데이다. 영국은 네 곳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 대표격인 곳이 헤이 온 와이다. 레이크 디스트릭트와도 멀지 않아서 루트를 짜려면 얼마든지 짤 수 있는 그런 곳이다.

 

마을에서 택시를 내리자마자 비바람을 피해 아무 집이나 뛰어들었다. 대낮인데도 전등을 켠 침침한 실내에서 카운터를 지키는 할머니의 인사를 받기도 전에 거대한 곰인형과 마주쳤다. 조막만한 토끼인형들도 드럼통을 채웠다. 층층이 쌓인 상상의 도시와 인물이 뒤엉킨 퍼즐 그림 상자들은 백화점 코너를 옮겨다 놓은 모습이었다. 동화책과 퍼즐만을 취급하는 집이다. 277

 

1962년에 리처드 부스의 주도로 세계 최초의 책마을을 선언하고 나선 뒤로 그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높여온 이 책의 왕국은 책을 주제로 한 관광촌의 전형이 되었다. 방문객은 봄가을의 축제 성수기에 비해 겨울에는 거의 10분의 1수준이다. 그러나 겨울에 찾는 사람들이 더 진지한 고객이고, 우편 판매의 비중이 크니까 계절이 차이는 그렇게 심하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겨울에 찾는 사람들이 더 진지한 고객이고, 우편 판매의 비중이 크니까 계절의 차이는 그렇게 심하지 않다고 한다. 성채와 별도로 '마켓 스트리트'골목에 자리 잡은 부스가 창업했던 가게는 검은 철골과 목조로 틀을 삼고 박공을 올려 언뜻 보기에는 파리 바스티유에 있는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 매장의 축소판이다. 지상 3층과 지하를 합쳐 40만권을 수용한다는 자랑처럼 연면적이 991.5 평방미터는 넘어 보였다. 282

 

건축의 표정으로 촉발된 영국 읽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고, 이제 도쿄로 넘어가보려 한다. 김영하여행자도쿄가 발단이 되었다. 임경선의 도쿄는 빌려 두었고, 다음 책은 어떤 책이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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