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숍스토리

친구가 묻는다.
쑥아 넌 도쿄에 가면 어디가 가고 싶어?

 난 가고 싶은데 없어 그냥 방에만 있다와도 됨
*샘 회갑기념 여행이니 *샘한테 다 맞추려고.

그치? 나도 그래.
근데 간다면 타츠야서점에 가고 싶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에서 봤는데 넘 가보고 싶더라.너도 하나만 얘기해봐

음....

이런 얘기를 나누던 중에 친구가 보내온 사진은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의 타츠야서점이었다.
‘도시의 문화를 키우는 숲의 서점‘이라니 사진을 안봐도 충분히 땡김이다.
‘읽는 인간‘들은 책뿐 아니라 도서관이나 서점이라는 공간자체에도 매료되기 마련이다. 비록 구경만 하더라도 그 공간에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책을 읽는 기분을 충분히 느끼기  때문이리라. 찾아보니 타츠야서점은 서점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복합공간의 일부로 존재하는 곳이었다. 엊그제 기사검색을 하다보니 부산의 수영구에도 y서점에서 운영하는 중고서점이 복합공간 안에 아주 대규모로 마련 될거라고 한다. 사진을 보니 유명 커피전문점과 넓은 공간이 마치 유럽의 엔틱공간을 방불케 했다. 게다가 오픈 맞이 이벤트로 문학과 지성사 시집 500권을 전시한다고 했다. 그 곳의 사진을 보니 타츠야서점이 생각났다. 기장 바닷가에 있는 아난티 코브, 수영구의 y서점...
안그래도 매력적인 부산이 점점 더 멋있어지고 있어서 큰일이다.

<북숍스토리>를 리서치하다 타츠야서점이 생각난 것인데, 세계 곳곳의 이색적인 독립서점 이야기가 펼쳐진다니 이런책은 정말 얼마든지 읽어 줄 용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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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젠 캠벨의 여행은 “서점은 여전히 우리에게 의미가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답을 찾기 위해 세계 곳곳의 서점을 찾아다니며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독자와 작가들을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북숍 스토리》로 엮었다. 

이 책에는 강물 위를 떠다니는 작은 배로 만든 서점인 ‘북 바지’, 빅토리아 시대 오래된 기차역의 추억을 간직한 ‘바터 북스’, 작가의 서명이 들어간 책만을 파는 중고 서점 ‘앨라배마 북스미스’ 등 세계 곳곳의 이색적인 독립 서점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한 서점 깊숙이 숨겨져 있던 아름답고 감동적이며 유쾌하고 때때로 기묘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그 이야기 속에는 서점 주인들이 책과 사랑에 빠지게 된 이야기가 있고, 서점 주인이 손님과 사랑에 빠진 이야기도 있고, 작가들이 어린 시절 꿈을 키워나가던 이야기는 물론이고 진열대에서 자신의 첫 책을 발견하던 순간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서점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도 저마다 책과 서점에 대한 추억담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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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서명이 담긴 책만 파는 서점이 있다니 이채롭다. 서울에도 시집전문 서점인 위트 앤 시니컬이 신촌과 합정 두 곳에서 성업 중인 만큼 지방에도 시집전문서점이 늘어나길 고대해본다.

<북숍스토리>와 문지시인선 신간<바다는 잘 있습니다>정도를 다음 주에 읽어 보기로 한다.
그리고 정말 재밌고도 감동적인 스토리가 가득한 뉴욕의 책방은 추천, 제주의 독립서점 이야기인
<바다 냄새가 코끝에>도 조만간 읽어 보기로. <세계서점기행>은 도서관에서 낑낑대며 들고와 이렇게나 크고 비싼걸 누가 사보나 했더니 보급판이 나왔다.

아, 그러고보니 시집 전문 서점엔 맥주와 커피도 파는구나. 카페 공간 한 켠이 서점인 때문이다. 맥주도 그냥 맥주가 아니라 예쁜 전용잔에 주는 맛있는 맥주다. 그러고 보니 너의 운명으로 달아나라를 아직 읽지 못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읽어야지라고 벼르다 결국 못 읽는 건 아닌지. 그나저나 조르바씨는 나의 가장 큰 난제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 두 명이 조르바씨를 강추했음에도 나는 삼분의 일 고지를 넘지 못하고 몇 번이나 좌절했다. 너의 운명으로 달아나라를 계기로 조르바씨와 진심 조우해보고 싶은데 과연 가능할지...

 


(사진은 타츠야서점과 위트 앤 시니컬 합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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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 2017-09-25 10:21   좋아요 1 | URL
서점과 맥주, 잘 어울리네요😆😆

2017-09-25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5 10:56   좋아요 1 | URL
넘 작위적이죠..연출이..다음부텀 더 자연스럽게~~

세실 2017-09-25 13:29   좋아요 0 | URL
시집 전문서점 좋으네요^^
바다는....오늘 주문했습니다. 바다 참 좋아해요^^

2017-09-25 22:56   좋아요 0 | URL
바다....저도 좋아합니다^^
 

원래 다정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

아무리 쳐다보고 있어도 못 본 척 외면하는 사람

백만 년을 거슬러 올라가 돌멩이를 하나 주운 다음

너를 향해 내던지는 손금이 너의 저쪽 뺨에 닿는 동안

나는 쪼리를 신고 걸어서 지구를 다 돌아 볼 것이다

요즈막이 너무 더워서 쪼리를 벗어던지지 못했고

낮에는 에어컨을 켰다.

어제 오늘 밤바람에

살 것 같은 마음이 되었다.

그래, 9월이 가고 있는데

이정도 바람은 벌써 되었어야지하면서도

갈 게 가고, 보내고 싶은 걸 보내고

맞이하고 싶은 걸 맞이하는 데도 왜 이런 쓸쓸한 감정이

드는 것인가에 대해는 잘 모르겠다.

..............................

 

기다리던 이병률 시인의 시집이 나왔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

라고 바다를 보면서 그가 말했다.

시 전문 계간지 <발견2016 겨울호>에 실린

신작시 4편도 실려있을 것이다.

나는 아마도 그의 시와 산문들을 다 읽었을 것이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다 희미해졌다.

다만  <찬란>, <눈사람여관> 정도의 단어들과

'진동하는 사람'은 여전히 진동하고 있다.

 

기억 속에 남은 잔영이 있다면

그는 나와 영혼이 닮은 사람이다.

그리고 원래 다정한 사람. 

 

산문집 <내 옆에 있는 사람>도 좋아하는 책들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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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은 단어가 하나인데 뜻이 여럿인 것처럼

각기 다른 뜻이 여러 개인데

달랑 단어가 하나 뿐인 말처럼

종종 외국어 단어에는 다중과 다단이 배치되어 있다

 

하나의 말이 다른 말을 기념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사이가 좋아야겠지만

하나의 단어에 여러 개의 의미가 모이는 것을 선호한다

단숨에 한 번에 만들어진 단어는 없을 것이기 때문

 

그런데 나는 오늘 소금을 받았다

 

인간적이지도 사실적이지도 않은 소금

왜 소금이냐고 묻지 않았다

 

소금이 세상에 가라앉고

몸에 음식에 바람에 섞이게 되면서도

일말의 물음은 없었을 것이다.

 

신작시 '소금의 중력'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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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7-09-21 22:09   좋아요 0 | URL
제목도 어쩜! 제 스타일입니다.
바다...늘 그리운^^
가을맞이 시집 한권 읽어야겠어요.

2017-09-22 07:45   좋아요 0 | URL
그렇죠?ㅎㅎ 가을맞이 시집이란 말 참 좋네요^^
 

(이노무 눕북, 내가 지금 폰들고 있을 때가 아닌디.
일찌감치 굿나잇인사까지 했건만 결국 잠들지 못하고 아침에 잤다. 잤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ㅠㅠ
잠이 안오면 쓸데없는 생각들이 찾아와 괴로운데
어젯밤에 곰곰 생각한 결론은 방잡고 소주 마신지가 넘 오래 되었다는 것이다. 술친구들이 넘 바빠서 나를 방치한 탓이다. 생선조림도 먹고싶고 게장도 먹고 싶은데 말이다. 얘들아? 보고 있니?)

건전하게 가을을 보내기 위해 늦잠을 자고 일어난 피곤한 육신을 끌고 득달같이 가을도서관으로 달려가서 사이토 다카시 책만 빌려왔다. 어제 검색에서 못보았던<사랑하고 있다고 하루키가 고백했다>는 책도 있었다. 제목이 땡겨서 빌려왔는데 책 권하는 책이다. 활자 배치가 널럴하고 상실의시대, 1973년의 핀볼, 금각사, 산시로, 지금 만나러갑니다등의 책을 인용하고 멘트를 붙이는 식이다. 출퇴근 시간 2시간안에 독파가능한 책.

엄마! 우리집에 천명관책 더 없어?
고령화가족을 읽은 둘째가 물었을 때
더 있나 찾아봐.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고래 있었는데 엄마가 장기하 라디오 참관 갔을 때 선물했지. 읭?. 한 때 기하장모가 꿈이었던 시절..선물하고 나중에야 알았는데 이미 기하는 좋아하는 책으로 고래를 언급했었더라. 것도 모르고 읽던 약간 너덜해진 책을 선물했으니)
엄마! 우리집에 나미야잡화점의기적있어?
아니, 이모 중의 한 명이 읽은 것 같던데
왜? 빌려다줄까?
응 아니 베스트셀러 목록에 하도 오래 있길래.

요즘 이렇게 물어오는 딸에게 <사랑하고 있다고 하루키가 고백했다>주면 좋을 것 같다. 하루키책이야
베스트셀러의 대명사가 아닌가. 짧고 넓고 얕은 독서대화를 할 때도 필수이고 하루키책 외에도 영화화된 유명소설들이 많아서 관심을 가질 것 같다.

그리고 고전시작,독서는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사이토 다카시의 2000자를 쓰는 힘, 곁에 두고 읽는 괴테 모두가 200페이지 미만이면서 널럴한 편집, 포인트를 짚어 주는 짧은 단락식의 전개라 읽기에 부담이 없다.
읽는다라고 얘기하기 좀 민망할 정도. 사이토 다카시의 저작이 왜그리 많은지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독서는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의 부제는 서른 살 빈털털이 대학원생을 메이지시대 교수로 만든 공부법25다. 낯 간지러워서(속보여서) 이걸 어떻게 딸에게 건네나 싶지만 차곡차곡 포개서 책상 위에 두어야겠다.

<곁에 두고 읽는 괴테>를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기했더니 이런 문구가 있다.

˝사람은 사랑하는 대상한테서만 배울 수 있다˝


동생이 이번 학기에 독서부를 맡았다고 하는 것 같은데 고전시작이나 2000자 같은 책은 고등학생들에게 읽히고 실제 적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넓은 의미에서 모두 독서 가이드북들이자 티가 덜나는 자기계발서이다.

그리고 정작 나는 김훈작가님이 추천사를 쓴 힐빌리의 노래를 끼고 눕는다. 이러다 추석연휴 내내 일거리를 붙잡고 있는 내가 상상되지만 어쩌랴 지금 컨디션이 그런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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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09-21 19:20   좋아요 0 | URL
아하... 저는 이 강렬한 유혹들 속에서 자기계발서스러운(?) <독서는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가 급궁금해지네요~ ㅎㅎㅎ
추석이 다가오네요.
추석이라는 **이 ... ㅎㅎㅎ

2017-09-21 19:35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이 이미 하고계신 얘기에요.
살 책이 없어도 서점에 가라. 다른 사람의 독서법에 연연해하지 마라.혼자읽지말고함께 읽어라 등등 전 벌써 추석몸살ㅋ
 

1일1오름
1일1한라산
소심한 책방 양양 북콘
아무데나 흔한 등심붓꽃
엉겅퀴
장날 아침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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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e-book 두 권을 샀다. 좋은 점은 말해 무엇하리오마는 ‘주문 즉시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장 부리바를 어렸을 때 읽은 동화책으로 착각하고 있었는데, 찾아보니 1962년에 만들어진 영화다. 워낙 유명한 영화라 이름정도만 기억하고 있었던 듯.

계절 타는 것 안한지 오래 되었는데 요즘 좀 기분이 이상하다. 오늘도 사람들 틈에 있는 게 넘 싫어서 모임을 안갈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고도 모임에 나간 건 인간이 좀 되어서인 것 같고, 끝까지 안있고 중간에 도망친건 인간이 되다 말아서 일 것이다.

감정에서 도망치려면 생각을 끊고 행동만 하면 된다.
그래서 열심히 책을 읽었다. 정확히 말하면 크레마를 끼고 살았다. 전철에서 에스컬레이터 올라오는 시간, 이런 거 늘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크레마를 들고 있으니 그만이었다. 그리고 책은 한 손에 들고 책장을 넘길 수 없지만 크레마는 한 손으로 페이지 넘기기가 가능하다. 버스에서도 창밖을 안보고 크레마에 올인했더니 거의 한 권이 읽어졌다.

눕북이라 인용이 힘든데 고리키 단편집 중 ‘첼카시˝에 나오는 이런 부분에 마음이 끌렸다.

📕도둑인 그는 바다를 좋아했다. 다혈질에 신경질적인 온갖 것에 욕심이 많은 그는 이렇게 어둡고 광활한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그 끝없이 펼쳐지는 자유롭고 힘찬 모습에 결코 질리는 법이 없었다....바다에만 나오면 그의 마음은 넉넉하고 따뜻해졌다. 바다는 영혼을 사로잡아 일상의 비루함을 다소나마 깨끗하게 정화시켜 주는 것 같았다.☕

아침에 바다가 보고 싶다가 아니라 바다에 누워 있고 싶다고 생각했던 탓인가 첼카시에 엄청 몰입이 되었다.
이 뒤로도 계속 쓰고 싶지만 손목보호를 위해 생략하고
일찍 자야겠다. 아니 잠들고 싶다.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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