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지게 피었다가
난분분 날리는 벚나무도 있고,
다 떨어져 버린 아이는 4 월을 맞이하느라
연한 연두빛 벚나무가 되어 있고,
그러거나 말거나 늦게 핀 아이는
이제 막 만개중이라 눈코뜰새 없이 바쁜 벚나무도 많았다.
봄.
어떤 상황에 처해 있어도
누구에게든 공평하게 다가온 봄.
지난 주 내 생일 날,
코로나 확진 걸려 와서 간병인 선물을 안겨준 막내덕에
며칠 몸살 나서 지친 나도 질세라,
지난 일요일 지네들 생일이 다가왔을 때,
아플 땐, 생일 하는 거 아니란다!!!!!!!
지난 일요일 둥이 생일날, 미역국도 없이, 케잌도 없이
지네들 생일도 아주 조용히 보내줬다.
(확진되지 않은 둥이 언니는 불만을 가질 법도 했겠으나,
쌍둥이는 일심동체!!!! 알았다고 바로 수긍한다.)
아~~ 그땐 나도 이 봄을 먼발치에서 봐야 하는 건가?
잠깐 울적했었지만,
손은 에탄올에 수시로 소독해서 너덜해졌고,
발은 땀이 나도록 왔다, 갔다 분주히 움직였더니,
다행히 동반가족들 감염시키지 않고
무사히 막내의 자가격리를 마친 덕에
오늘 벚꽃을 구경할 수 있었다.
혼자 구경했으면 흥이 나질 않았을 봄.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구경하니
비로소 이뻐 보인다.
커갈수록 바쁜 아이들과 함께 완전체를 이루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는데 일주일간의 확진 소동으로 인해
잠깐의 격리 생활로 몸과 마음이 멀어진 듯 하였으나,
또 그로 인해 가족끼리의 단합력도 생기는 듯했다.
다시 찾아온 봄.
그곳은 눈부시게 빛났고,
이내 떨어지는 꽃잎이었다.
떨어졌지만 내년에 또 눈부시게 찾아오겠지!!
내년 봄
다시 찾아 올 무렵엔
부디 코로나 생일 주간 같은 건 없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