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그대로다.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을유문화사). "지난 500년간 위대한 작품을 남긴 여성 예술가 400여 명과 그 대표작을 가장 광범위하게 발굴하고 집대성한 책." 원저는 지난해에 나왔는데, 그런 시도가 없었을까, 잠시 의문을 갖게 되지만 거의 없었던 모양이다(초점은 다르지만 페미니즘 미술사 책이 몇 권 있었다). 설사 비슷한 종류의 책이 있었다고 해도 이번에 나온 파이돈 편집부판이 가장 방대해 보인다. 

















"이 책은 ‘페미니즘 미술사’가 아니며, 여성의 수난이나 여성적 주제에 관한 작품 모음집도 아니다. 그보다는 재료, 기법, 형태, 주제 등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여성 예술가들의 작품을 수십 년간 연구해 온 대규모의 기록이자,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꾸준히 창작 활동을 펼치는 여성 예술가들을 기념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여성 예술가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최근에 나온 로런 엘킨의 <도시를 걷는 여자들>(반비), 그리고 예전에 나왔던 클라시커50 시리즈의 <여성 예술가>, 플라비아 프리제리의 <단숨에 읽는 여성 아티스트> 등도 같이 볼 수 있겠다. <단숨에 읽는 여성 아티스트> 표지 때문에 생각이 났는데, 동시대 사진작가로 신디 셔면(여성을 다룬 사진작가로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에 관한 책이 아직 한권도 안 나왔다는 사실에 놀란다(친숙해서 뭔가 나와 있는 줄 알았다). 


영국 여성 작가들을 가을학기 강의에서 읽고 있어서 문학 쪽으로도 시선을 돌려보면, 정전 작가들만 하더라도 몇 사람의 이름이 고정적이다. 여성 시인은 에밀리 디킨슨과 실비아 플라스, 라는 식. 
































디킨슨의 시집은 최근 몇년간 계속 나오고 있다. 








 
























실비아 플라스의 경우에도 시 전집은 물론, 일기와 소설, 동화, 드로잉집까지 나와 있는 상태. 동시대 시인으로는 에드먼드 리치가 있지만, 여성시의 두 모델이 되는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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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알라딘 북플에서는 과거 작성글을 리마인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오늘 아침에는 무려 13년전 페이퍼다('의인의 길과 악인의 길'이란 제목으로 성경의 시편 1편 읽기였다). 그때만 해도 여러 가지 의미로 건강했던 모양이다. 여건이 그맘때 같지 않지만 그래도 자극을 받아서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이달에는 신년 벽두부터 고르도록 한다.
















1. 문학예술 


작가들의 산문집이 예삿일처럼 출간되고 있는데, 이달에는 시인들의 산문집을 골랐다. 서효인 시인과 박혜진 평론가의 <읽을 것들은 이토록 쌓여가고>(난다)는 '읽어본다' 시리즈의 하나. 1년간의 독서일기를 모은 것이다. 책읽기이면서 책일기인 것. 제목에 무엇보다도 공감하게 된다. '이토록'이 좀더 쌓이게 되면 '미치도록'이 된다. 


김소연 시인의 산문집은 <나를 뺀 세상의 전부>(마음의숲)다. "저는 제 자신이 텅 비어 있는 자아이기를 바라고, 제가 살아가며 만나는 접촉면들로부터 받은 영향들로 제가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해서 항상 제가 저에게 낯선 사람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래야 이 세상과 타인들을 관성적으로 바라보지 않을 거라 여기면서요." 시인의 기획은 세상에서 나를 뺌으로써 '텅 비어 있는 자아'를 만들고 이를 통해서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겠다는 것이다. 특기할 만한 것은 그것이 바로 산문정신이라는 데 있다. 자아를 최대한 낮추는 데 산문의 미덕이 있기에. 시가 아닌 산문으로 장르를 바꿀 때 몸의 높이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표나게 의식한 산문집이다. 


그리고 이근화 시인의 <고독할 권리>(현대문학). "여성이자 엄마, 시인이자 생활인이라는 무수한 자의식과 씨름하면서도 일상의 소소한 사물과 스쳐 지나가는 장면들을 시인만의 다채로운 감각으로 포착하여 가족과 이웃이 함께하는 생활의 온기를 구김살 없이 풀어낸다." 전형적인 시인의 산문집이다. 그럼에도 시가 아니라 산문집이 되는 것은 '일상'을 다루어서다. 




   












소설은 데이비드 미첼의 책을 고른다. 이미 여러 작품이 번역된 작가인데, 지난 가을에 나온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문학동네) 때문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래서 먼저 읽기로 하고 구입한 책이 데뷔작 <유령이 쓴 책>이다. 영국에서 '뛰어난 재능'이란 어떤 작가를 일컫는 말인지 확인해보려고 한다. 


 














예술 분야에서는 먼저 영화사 책들을 고른다. 국내 연구자들이 쓴 <한국근대영화사>(돌베개)는 "1892년 인천에 우리나라 최초의 극장 인부좌(仁富座)가 설립된 시기부터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되는 1945년에 이르기까지, 한국영화의 주요 장면과 사건, 인물, 영화운동, 영화이론, 작품, 관련 기록을 포괄적.종합적으로 기술한 책이다." 영화사의 교본으로 쓸 수 있겠다(이효인의 <한국영화역사강의1><한국 근대영화의 기원><영화로 읽는 한국 사회문화사> 등이 같이 참고할 수 있는 책들이다). 


리처드 라우드의 <영화 열정>(산지니)는 부산의 출판사 산지니에서 펴낸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총서' 1권으로 나온 책으로 시네마테크의 아버지 앙리 랑글루아 평전이다. "앙리 랑글루아의 생애를 담기 위해 그의 지인 및 관계자 76명을 인터뷰해 만들어졌다. 괴짜 영화광에 대한 흥미로운 평전인 이 책은 랑글루아 개인의 궤적을 따라가면서도 무성 영화에서 70년대에 이르는 영화문화사의 형성기를 들여다본다."


그리고 크리스 마커의 <환송대>(문학과지성사). 부제가 '영화-소설'이다. "단 한 장면을 제외하면 전부 사진으로 이루어진 이 영화는, 정치적·미학적으로 획기적인 영상작업을 선보여온 프랑스의 영화감독 크리스 마커의 유일한 픽션 영화로, 영화예술의 새로운 차원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책은 "영화 <환송대>에 사용된 사진과 내레이션을 담은 '영화-소설'"이다. 영화 환송대(La Jetee)는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다. 
















2. 인문학


<실크로드 세계사>의 저자 피터 프랭코판의 <동방의 부름>(책과함께)이 지난해(날짜로는 어제) 출간됐다. '십자군 전쟁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가 부제. "저자 피터 프랭코판은 기존의 십자군전쟁사에서 등한시되어왔던 동방 세계에 주목한다. 직접 번역한 12세기의 중요한 역사서 <알렉시아스>를 비롯해 풍부한 동서방 사료와 최신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십자군전쟁이 어떻게 일어났고 전개되었는지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속내와 그들 사이의 상호 관계를 중심으로 세밀하게 풀어낸다." 















우리에게 십자군 전쟁의 화제가 된 건 시오노 나나미의 책 때문이었는데, 좀 다른 시각의 책이 나왔기에 늦게라도 비교해볼 수 있겠다. 















유튜브에서 자주 보여서 몇 편 보게 된 중국드라마가 '사마의'('미완의 책사' 편과 '최후의 승자' 두 시리즈다)인데 아니나 다를까 책으로도 나왔다. 친타오의 <결국 이기는 사마의>(더봄). 드는 생각은 사마의가 시진핑 시대 중국의 새로운 역사 아이콘이라는 점이다(사마의와 마찬가지로 시진핑 역시 명문가 출생이다). "조조를 철저히 속이고 제걀량을 죽음에 이르게 하여, 결국 최후의 승자가 된 사마의 인생과 처세술"이 새삼 조명받는 배경이 궁금하다. 마치 일본 전국시대를 마무리 지은 승자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비견되는 것일까. 하지만 중요한 차이점을 간과할 수 없는데, 사마의의 손자가 조위(조씨 가문의 위나라)를 무너뜨리고 세운 진은 시황제의 진과 마찬가지로 단명하기 때문이다(드라마가 그 단명의 교훈도 되새기게 해주는지 모르겠다. 혹은 시진핑의 중국은 되새기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마의, 조조, 제갈량을 리더십을 주제로 다룬 책으로는 자오위핑의 <사마의><조조><제갈량>도 나와 있다(<유비>도 포함돼 있다). 중국 CCTV의 '백가강단' 강의를 책을 엮은 것이다. 
















3. 사회과학


먼저 읽어볼 만한 책은 2017년부터 출간되고 있는 <한국의 논점>이다. 올해는 <한국의 논점 2019>(북바이북). '현재와 미래를 바꾸기 위한 42가지 제언'이 부제. 연차가 쌓이게 되면 트렌드 추이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료가 되겠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이사의 <투기자본의 천국>(인물과사상사)은 <투기자본의 천국 대한민국>(2006)의 개정판이다. 12년만에 개정판이 나오면서 분량은 두 배 가까이 증면되었다. '론스타와 그 파트너들의 국부 약탈작전 전모'라는 부제는 '국가부도와 론스타 게이트'로 바뀌었고. "투기자본의 국부 침탈 과정과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헐값에 매각되었는지 그 민낯을 가감 없이 기록했다. 또 ‘신자유주의의 세계화’와 ‘투기자본의 천국’의 실체를 드러내는 역사적 기록이다. 제일은행과 한미은행, 외환은행 매각에서 출발해 IMF 이후 공적자금 투입과 환수, 국부 유출의 역사, 그 과정에서 유사 로비스트 집단 김앤장법률사무소의 역할과 정부 관료들의 회전문 현상,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과 글로벌 투기자본의 역학관계 등을 다룬다." 연말에 개봉되었던 영화 <국가부도의 날>의 입문편이라면 책은 심화편에 해당한다고 할까. 마땅히 나왔었야 할 책이고 필히 읽어볼 만한 책이다. 


덕분에 상기하는 책은 10년 전(2008)에 나온 나오미 클라인의 <쇼크 독트린>(살림Biz)이다. " 세계 경제를 쥐고 흔드는 소수와 그들을 둘러싼 부의 거품 내부에서 흐르는 급격한 자본의 순환, 민영화, 자유시장, 규제 완화로 대변되는 은밀한 시스템의 추악한 욕망을 해부한다. 세계 경제가 어떤 방식으로 흘러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분석한다." 저자의 분석대상에는 1997년 아시아의 금융위기도 포함된다. 


또 한 권은 안드레아스 와이겐드의 <포스트프라이버시 경제>(사계절)다. '빅데이터 시대, 잃어버린 프라이버시를 가치로 바꾸기 위한 대담한 제안'이 부제. 빅테이터 시대, 소셜 데이터 혁명시대에 더이상 프라이버시의 보호가 가능하지 않다면 어쩔 것인가. "더 이상 데이터를 생성하고 공유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시대라면, 주지 않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내준 만큼 혹은 그 이상을 받아내는 편이 낫지 않을까?"라는 게 저자의 제안이다. 

















정치 분야에서는 변호사이자 시민교육센터 이한 대표의 <철인왕은 없다>(미지북스)를 고른다. 저자가 심의민주주의에 오래 숙고해온 결과물이다. "이 책은 촛불 시위 이후 한국 사회에서 대의제 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라는 두 방향으로의 뚜렷한 분화를 아우르고, 조화시키려 시도했다는 점에서 중요하고도 큰 문제를 제기한다"고 최장집 교수가 추천사에 적었다. 그리고 일본의 나다 이나다의 <권위과 권력>(웅진지식하우스). 1974년에 출간돼 일본 정치교양서의 고전이 된 책이라 한다. '혼돈의 시대를 헤쳐가기 위한 정치학 수업'이 부제. <무명의 말들>(포도밭)은 일본의 한국사 연구자 후지이 다케시의 칼럼집이다. "2014년 여름부터 시작해 2017년 겨울까지 3년여 동안 <한겨레>에 연재한 칼럼 44편과 사진집에 실은 해설 1편, 문학지에 실은 글 1편을 엮은 것이다." 박노자를 연상시키는 비판적 문제의식과 문체를 읽을 수 있다. 
















4. 과학


가상현실의 아버지로 불리는 재런 러니어의 책들을 고른다. <가상 현실의 탄생>(열린책들)은 'VR의 아버지 재런 러니어, 자신과 과학을 말하다'가 부제. "과학자이자 철학자로서 기술 발전에 대한 예의 날카로운 시각을 견지함과 동시에 자신의 독특하고 풍부한 개인적 경험을 버무려 가상 현실을 마주한 인간 삶의 의미를 고찰한다."  
















알라디너들에게 예고돼 있던 <서민 교수의 의학세계사>(생각정원)가 지난달에 나왔다. 띠지에는 반팔 차림의 저자 사진이 실렸는데, 여름에 책을 썼다는 뜻인지 모르겠지만, 올여름까지 책이 롱런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리고 일본 과학자 군기 페기오-유키오의 <무리는 생각한다>(글항아리). '개미에서 로봇까지, 복잡계 과학의 최전선'을 다룬 책이다(저자의 전작으론 <생명이론>이 소개되었다). "단독으로 배양되었을 때는 의식이나 마음의 편린조차 보여주지 못하는 신경세포가 수천억 개의 신경세포 집단이 될 때, 바로 거기서 단순한 집단을 넘어서는 의식이 출현한다. 바이오컴퓨팅, 인공지능, 인지과학 등 폭넓은 분야에서 독자적인 이론과 모델을 제시해온 군지 페기오유키오는 ‘무리’라는 개념을 통해 연구실의 개미에서 바닷가의 병정게, 컴퓨터그래픽과 로봇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 사례를 소개하며 의식의 문제를 파헤친다."


그리고 청소년들도 읽어볼 만한 책으로 마이노 올드 고타로의 <메뚜기를 잡으러 아프리카로>(해나무). '젊은 괴짜 곤충학자의 유쾌한 자력갱생 인생 구출 대작전'이란 부제대로 젋은 곤충학자의 논픽션 분투기다. "비정규직 곤충학자이자 메뚜기 박사인 저자 마에노 울드 고타로는 메뚜기를 연구하기 위해 메뚜기 떼가 출몰하는 아프리카의 모리타니로 떠난다. 메뚜기 떼 연구로 정규직 곤충학자가 되겠다는 희망을 품고, 그렇게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 인생을 내맡겼던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인생을 걸고 아프리카에 도착했지만, 정작 맞닥뜨린 것은 메뚜기 떼가 출몰하지 않는 냉혹한 현실! 이 걱정스러운 상황 앞에서, 저자는 청춘의 열정과 패기를 무기로 3년을 아프리카 땅에서 보낸다. 이 책은 머나먼 아프리카 모리타니에서 보낸 좌충우돌 격동의 3년을 유머와 해학이 넘치는 문체로 재미있게 써내려간 과학자 에세이이다. 메뚜기 연구로 정규직 곤충학자가 되려는 젊은 연구자의 좌충우돌 리얼 모험담!" 정규직 곤충학자 대신에 프리랜서 작가가 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5. 영국기행


이달에는 '책읽기/글쓰기' 카테고리 대신에 영국과 관련한 책들을 고른다. 올봄에 영국문학 강의를 진행하고 가을에는 영국문학기행도 떠나야 해서 그 준비에 해당하는 것이기도 하다. 알렉산드라 해리스의 <예술가들이 사랑한 날씨>(펄북스)는 영국 시인과 작가들이 사랑한 날씨를 종횡으로 엮은 책이다. "영국인들의 가장 흔한 화제가 날씨라는 건 잘 알려져 있다. 변화무쌍한 날씨의 나라답게 날씨에 대한 영문학의 묘사와 기록 역시 섬세하고 풍족하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부터 브론테 자매를 거쳐 버지니아 울프와 이언 매큐언에 이르기까지 영국의 대표 문학가들이 날씨를 어떻게 경험하고 또 묘사하고 있는지 소개한다. 날씨를 빼놓고 영국을 이야기할 수 없다면 영문학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책을 빼놓고는 영문학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가 내가 거든 추천사다. 


<문학의 도시, 런던>(올댓북스)은 런던 여행과 문학을 결합한 책. "저자들은 런던 곳곳에 숨어 있던 문학, 작가들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찾아내고 그들만의 위트와 유머로 버무려낸다.' 일정상 극히 일부만 따라가보게 되겠지만 요긴한 참고로 삼으려 한다. 그리고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영국산책>(21세기북스)은 내가 아직 구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다. 


19. 01. 01.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역시 개인적으로 일정과도 관련하여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을 고른다(번역본은 여러 종이다). 다수의 이탈리아 여행기와 견문기가 나와있지만 이탈리아 여행기의 표준을 만든 저작이다. 두 차례에 걸쳐 3년 가까운 기간 동안 이루어진 그의 여정을 다 따라갈 수는 없지만, 이번 3월에 일부 흉내는 내보려 한다. <셰익스피어의 이탈리아 기행>이란 책도 나와 있지만 셰익스피어의 여행에 대해서는 작품 이외의 물증이 없는 터라 작품 이해에 참고가 되는 정도다. 그래도 이탈리아 몇몇 도시들을 유명하게 만드는 데 셰익스피어 또한 한몫한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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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19-01-01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 올 해도 좋은 책 소개 많이 부탁드립니다! 항상 감사드려요!ㅎ

로쟈 2019-01-01 19:5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2019-01-02 0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02 0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올해의 마지막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10년 넘게 해온 일이지만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보름밖에 남지 않았지만, 기록해놓는 의미도 있겠기에. 하기는 연말도 너무 자주(!) 겪다 보니 이제는 예사로운 일로 여겨진다. 



1. 문학예술


문학 쪽에서는 앨리스 먼로의 작품집을 고른다. 두번째 단편집 <소녀와 여자들의 삶>과 마지막 작품 <디어 라이프> 사이의 <착한 여자의 사랑>까지 세 권이 한꺼번에 나왔다(<디어 라이프>는 리커버판). 이미 소개된 소설집들까지 포함하면 앨리스 먼로의 거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예술 분야에서는 일본의 지휘자이자 음악 감독 오자와 세이지가 나눈 두 권의 대담을 먼저 고른다. 하루키와의 대담(<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에 이어서 오에 겐자부로와의 대담집 <문학과 음악이 이야기한다>(포노)가 최근에 출간되었다. 교양서 가운데 윤광준의 <심미안 수업>(지와인)도 얹는다. '아름다움을 보는 감각'을 어떻게 기를 수 있는지 가르쳐주는 수업이다. 



2. 인문학


페미니스트 신학자 강남순 교수의 책들을 고른다. <젠더와 종교>와 <페미니즘과 기독교>(동녘) 등이 개정판으로 나왔고, 에세이 <매니큐어 하는 남자>(한길사)도 추가되었다. "저자 강남순은 촛불혁명 이후 우리가 만들어내야 할 미래는 젠더ㆍ나이ㆍ성적 지향ㆍ장애ㆍ빈부ㆍ종교ㆍ인종 등 다양한 차별과 배제를 넘어 ‘모든’ 인간의 자유ㆍ평등ㆍ정의가 실현되는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라고 말한다. 인류 역사에서 보다 나은 세계를 위한 새로운 변화를 가능하게 한 이들은 언제나 ‘소수’였으며 우리 안에는 세속적 이득을 넘어 인간됨을 지켜낸 ‘저항자’들이 있다고 믿는 것. 그것이 바로 철학자 강남순이 품은 ‘희망’이다." 그런 희망을 같이 가져도 좋겠다. 



불경 번역의 새 역사를 썼다고 평가되는 역경가 구마라집의 평전이 최근에 나온 가장 놀라운 평전이다. 공빈의 <구마라집 평전>(부키). 자연스레 지난 여름에 나온 후나야마 도루의 <번역으로서의 동아시아>(푸른역사)도 떠올리게 된다. '한자문화권에서 불교의 탄생'이 부제. "성경의 번역보다 방대한 규모로 짧은 기간에 이루어진 인류 최대의 지적인 유산인 불교 경전의 한역 작업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규명한 획기적인 작품"으로 평가된다. 조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는 <곰브리치의 불교 강의>(불광출판사)도 꼽을 수 있는데, 우리가 아는 에른스트 곰브리치가 아니라 불교학자 리처드 곰브리치다.   



3.사회과학


불평등의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다룬 버지니아 유뱅크스의 <자동화된 불평등>(북트리거)와 '그린'으로 포장한 기업의 실체(우리에겐 '녹생성장'이란 게 있었다)를 폭로한 카트린 하르트만의 <위장환경주의>(에코리브르), 그리고 여성주의 심리학자 캐럴 길리건의 <담대한 목소리>(생각정원)를 고른다. 길리건의 대표작 <다른 목소리로>는 절판된 지 오래인데, 다시 소개됨직하다. <담대한 목소리>의 책소개는 이렇다. "길리건은 20년 이상 여아들의 발달을 연구하며 그들이 가부장제에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소녀들의 목소리에는 저항과 연대의 가능성이 담겨 있었다. 그 목소리는 우리 안에 묻혀 있던 다른 목소리를 일깨우고 공명하여 가부장제를 비롯한 모든 잘못된 권위에 저항하고 성별을 넘어 연대할 힘을 발휘한다. <담대한 목소리>는 젠더 전쟁이라 할 만큼 분열된 한국 사회에 인류애를 회복하고 더 나은 민주주의를 향해 갈 대안을 제시한다."



국내서로는 김두식 교수의 신간 <법률가들>(창비)과 엄기호의 신간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나무연필), 그리고 구정은 기자의 칼럼집 <사라진, 버려진, 남겨진>(후마니타스)을 고른다. <법률가들>은 "해방 후 법조계의 형성 과정을 치밀하게 복원한 책"이다. 



4. 과학


초파리 연구의 가치와 성과를 정리한 스네퍼니 엘리자베스 모어의 <초파리를 알면 유전자가 보인다>(까치)와 초파리 유전학자 김우재의 <플라이룸>(김영사)을 고른다. <플라이룸>은 '초파리, 사회 그리고 두 생물학'이라는 부제처럼 좀더 넓은 시야에서 유전학과 생물학, 그리고 사회 속의 과학의 문제를 바라보게 한다. 15년만에 재출간된 다윈의 자서전 <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왔다>(갈라파고스)도 다시 읽어볼 만하다. 



진화론 분야에서는 읽을 거리가 밀렸다. 척추동물의 진화를 다룬 매튜 보넌의 <뼈, 그리고 척추동물의 진화>(뿌리와이파리)는 '오파바니아' 시리즈의 명성을 잇는 책. 뼈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그에 견주어 피터 엉거의 <이빨>(교유서가)는 이빨에 관한 모든 것을 다룬다. '첫단추' 시리즈의 책이지만 이빨에 대해 더 자세한 책은 국내에 나와 있지 않을 것이다. 칼 짐머의 <진화>(웅진지식하우스)는 업데이트된 교과서 같은 책.



5. 책읽기/글쓰기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한문화)는 강렬한 제목 덕분인지 글쓰기 책으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고 이번에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 존 가드너의 <소설의 기술>(교유서가)과 <장편소설가 되기>(걷는책)는 좀더 직접적으로 창작의 교본 구실을 하는 책. 


  

책읽기 책으로는 문유석 판사의 독서에세이 <쾌락독서>(문학동네)와 용인 수지의 마을인문학 공동체 '문탁네트워크'의 서평집, <문탁네트워크가 사랑한 책들>(북드라망)이 눈길을 끈다. 편집문화실험실 장은수 대표의 <같이 읽고 함께 살다>(느티나무책방)는 전국의 독서공동체 사람들을 만난 기록이다. 저자는 "제주에서 강원까지 전국에 흩어진 독서 공동체 스물네 곳을 일일이 발로 찾아다니면서" 그들을 만났고 기록으로 정리했다. 알라딘도 그런 공동체에 속하는지 궁금하다...


18. 12. 16.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은 편하게 고를 수 있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문학동네)다. 세계문학전집판으로는 민음사판도 이번 겨울에 출간되는 것으로 안다. 기존의 다른 번역본으로는 동서문화사판과 범우사판도 있다. <닥터 지바고>에 대해서는 내년 1월에도 강의를 하게 될 것 같다. 닥터 지바고 함께 맞는 2019년이라(참고로 지바고는 1929년에 세상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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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읽을 만한 책' 포스팅이 점점 늦어지고 있다. 자연스레 발을 빼는 과정일 수도 있는데, 몇 걸음(몇 달) 더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겠다. 아무튼 낙엽이 거의 진 뒤에야 '11월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 아직 수도권에는 첫 눈이 내리지 않았으니 아주 늦지는 않았다고 자위하면서...



1. 문학예술


<채식주의자> 이후의 현상으로 보이지만, 맨부커상 수상작들이 더 많이, 더 빨리 소개되고 있다. 지난해 맨부커상 수상작으로 조지 손더스의 <바르도의 링컨>(문학동네)이 이달에 번역돼 나왔고, 번역작품에 주어지는 인터내셔널 상 수상작으로 다비드 그로스만의 <말 한 마리가 술집에 들어왔다>(문학동네)는 이미 지난봄에 소개되었다. 둘다 전문번역가 정영목 교수의 번역이다. 그리고 2004년 수상작으로 다소 뒤늦게 앨런 홀링허스트의 <아름다움의 선>(창비)도 이번에 번역돼 나왔다. 그 사이 수상작들도 상당수 번역되었기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맨부커상' 투어를 해보아도 좋겠다. 



올해 한국독자들이 선정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작품들도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 작가가 새로 손질을 했다는데, 얼마만큼의 변화/변형이 있는지 모르겠다(자세히 비교하는 건 연구자들의 몫이겠지만). 독자들의 충성도(혹은 애정지수) 테스트 같기도 하다.



예술 분야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에 관한 책들을 고른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로 나온 김성현의 <모차르트>(아르테)는 "모차르트 내면의 인간적 고뇌, 작곡가로서의 성장 과정을 되짚기 위해 탄생지 잘츠부르크에서 마지막 숨을 거둔 빈은 물론 뮌헨과 만하임, 아우크스부르크, 런던과 파리, 밀라노, 프라하에 이르기까지 전 유럽에 걸친 모차르트의 행적을 낱낱이 뒤쫓았다." 얀 카이에르스의 평전 <베토벤>(길)은 아마도 당분간은 '이 한권의 평전'이 될 듯. 독문학 전공자이면서 클래식 해설가 나성인의 <베토벤 아홉 개의 교향곡>(한길사)은 베토벤 교향곡에 대한 해설이면서 동시에 유용한 입문서 역할을 해줄 듯하다. 



2. 인문학


알튀세르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책이 이달에 몇 권 나오거나 나올 예정인데, '알튀세르의 상상 인터뷰' <검은 소>(생각의힘)라는 책은 과문한 나로서는 존재 자체도 몰랐던 책이다. 그간에 출간되었던 알튀세르의 많은 책들이 절판된 상황에서('이데올로기와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를 포함한 책들이 모두 절판되었다) 새로운 불씨가 될지 궁금하다. 



역사 분야에서는 '자본조의의 새로운 역사'를 표방한 스벤 베커트의 <면화의 제국>(휴머니스트)를 고른다. "이 책은 보잘것없어 보이는 면화라는 작물이 어떻게 제국의 상품으로 변모하여 자본주의의 기원을 이루며 성장을 뒷받침하는지 추적한다. '면화'는 유럽의 상인과 정치인 들이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제국의 확장과 노예노동, 그리고 새로운 기계와 임금노동자를 결합시켜 글로벌 자본주의를 탄생시키고 재편하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이 새로운 방식의 핵심에 노예제와 원주민 약탈, 제국의 팽창, 무력을 동원한 교역이라는 '전쟁자본주의'가 있었다." 자본주의 역사뿐 아니라 그와 연동된 근대문학사를 이해하는 데에도 통찰을 제시하는 책이다. 


중국사학자 티모시 브룩의 <셀던의 중국지도>(너머북스)는 17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한 장의 지도를 실마리로 17세기 중국과 유럽의 역사를 흥미롭게 조명한 책이다. "브룩 교수는 17세기의 남중국해에서 발생한 작은 사건들과 갈등이 이후 도래한 제국의 시대, 그리고 오늘날의 국가 지원 기업들이 연합하는 시대의 전조였다며, 현재 남중국해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 사이의 연관성을 강조한다."  


로베르토 비조키의 <귀부인의 남자 치치스베오>(서해문집)는 18세기 이탈리아 귀족사회의 특이한 풍속을 다룬 책이다. '18세기 이탈리아 귀족 계층의 성과 사랑 그리고 여성'이 부제. "계몽주의와 시민사회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예법이 확산되던 18세기, 이탈리아의 귀족 계급은 '치치스베오'라는 독특한 관습 혹은 현상을 만들어낸다. 이 특이한 사회적 페르소나는 대개 연하의 귀족청년에게 맡겨지는데, 그는 자신이 시중드는 귀부인의 집에서 환담과 오락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을 보내며, 그녀가 외출할 때는 항상 옆에서 보좌한다. 이 관습을 지극히 이탈리아식으로 만드는 요소는 그의 존재가 귀부인의 남편이 공인하는 '공적' 위치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내년 봄 이탈리아 문학기행을 떠나기 전에 필히 읽어볼 참이다. 



3. 사회과학 


자본주의 해부와 비판에 관한 책들로 골랐다. 마크 피셔의 <자본주의 리얼리즘>(리시올)은 근간 예정으로 얇은 책이지만 지난해 생을 마감한 영국 비평가의 명민한 분석을 담고 있다. "자본주의는 스스로가 유일하게 유지 가능한 체계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모순과 비일관성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은 자본주의 리얼리즘이 품고 있는 아포리아가 특히 두드러지는 현장으로 '새로운 관료주의'와 '개인화된 정신 건강'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새로운 집합적 주체의 출현을 요청한다."


독일의 사회경제학자 볼프강 슈트렉의 <조종의 울린다>(여문책)는 "제2차 세계대전의 그림자 속에서 한데 뭉친 어울리지 않는 파트너들인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결합이 종언을 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자본주의라는 난파선에 관하여'가 부제. 그리고 구소련 출신의 이론가 드미트리 오를로프의 <붕괴의 다섯 단계>(궁리)는 전작 <예고된 붕괴>(2010)에 이어서 붕괴의 일반 이론을 제시한다. 저자는 "붕괴 과정을 1단계 금융 붕괴, 2단계 상업 붕괴, 3단계 정치 붕괴, 4단계 사회 붕괴, 5단계 문화 붕괴, 이렇게 다섯 단계로 정의하고, 우리가 각각의 단계에 얼마나 준비되어 있으며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이정표로 삼을 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4. 과학


'알쓸신잡' 출연과 함께 스타 과학자로 등극한 물리학자 김상욱의 <떨림과 울림>(동아시아)는 굳이 소개가 필요 없는 책이겠다('알쓸신잡 베스트셀러'를 따로 집계해도 되겠다. 벌써 그렇게 하고 있는 건지?). 전작들인 <김상욱의 과학공부>와 <김상욱의 양자공부>도 마찬가지. 젊은 학생들이 많이 읽어봄직하다. 



역시나 알쓸신잡에 출연한 뇌과학자 장동선의 <뇌는 춤추고 싶다>와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아르테) 등도 이 참에 읽어볼 만하다. 한권 더 보탠다면, 독일의 과학 저널리스트 크리스토프 드뢰서의 <알고리즘이 당신에게 이것을 추천합니다>(해나무)는 알고리즘 만능시대에 알아두어야 할 필수 지식을 제공한다. "저자는 알고리즘에 대한 터무니없는 낙관과 지나친 비관 양쪽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알고리즘의 권력에 맞서서 우리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5. 책읽기/글쓰기


글쓰기에 관한 책으로는 '강준만의 글쓰기 특강'(강준만식 글쓰기 특강?) <글쓰기가 뭐라고>(인물과사상사)와 서민 교수의 <밥보다 일기>(책밥상)를 고른다. 무슨 일이든 그렇지만 글쓰기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한번 더 일깨워준다. 그리고 위화의 에세이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푸른숲). '위화의 모든 책'이기도 하거니와 내년 봄 중국문학 강의에서 위화의 작품을 다시 되짚어볼 예정이라 내게도 퍽 유익한 책이 이번에 나왔다. 


18. 11. 19.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앙리 마티스 에디션'이 나온 김에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고른다. 문예출판사와 민음사에서 나온 선집이 있고, 완역본으로는 민음사판(윤영애 역)과 아티초크판(공진호 역) 등이 있다. 보들레르의 의도를 감안하여 시집 전체의 구조를 염두에 두고 읽는 것이 좋지만 개별 시편들에 대한 감상이라면 선집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한두 편의 시와 친해질 수만 있어도 시집 번역은 용도를 충분히 다한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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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2018-11-19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후면 교수님을 뵙겠네요~
회원들은 열심히 책공부를 했답니다.
여기 단풍은 이번주까지는 괜찮을거 같아요
교수님을 기다리고 있나봐요~^^
한강의 작품은 간결하면서도 상징성은
대단한것 같아요
방금 아름다움의 선 주문했답니다.
해마다 노벨문학상의 책은 읽었는데 올해는
노벨문학상의
부재?로 이 책으로 대신해야겠네요~
좋은 책 소개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로쟈 2018-11-20 06:52   좋아요 0 | URL
네, 김해에 계시나요? 곧 뵙겠습니다.~
 

10월 중순에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 어제 맘먹고 고르려고 했으나 알라딘이 먹통이었던 관계로 다시 미뤄졌는데, 오늘도 넘기게 되면 10년 넘게 끌어온 일이 중단될 것 같아서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이제 12년차로 접어드는군). 단, 나로선 열흘간 바깥에 나가 있을 예정이라 '당신이 없는 사이에' 읽을 만한 책들 목록이긴 하다. 



1. 문학예술


문학 쪽에서는 이번 가을 국내 문학상 수상작들을 고른다.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작별>(은행나무)과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모르는 영역>(생각정거장), 그리고 혼불문학사 수상작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다산책방) 등이다. 국내 문학상이 워낙 많기도 하지만, 다른 문학상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듯도 싶다. 


 

알다시피 올해는 노벨문학상 발표가 없었다. 스웨덴한림원의 미투 파문으로 이월돼 예정으로는 내년에 두 명의 수상작가가 발표된다(스웨덴한림원에 대한 비난 여론으로 노벨문학상 폐지론도 만만치 않다). 여하튼 출판계로서는 예기치않게 조용한 10월을 맞은 셈인데, 아쉬움을 달래는 차원인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리커버판도 나왔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와 헤르타 뮐러의 <저지대>. 노벨문학상이 놓친 작가로(톨스토이와 하디, 입센 등을 놓친 것이 노벨문학상의 흑역사다) 입센의 대표작 <인형의 집>도 리커버판이 나왔다. 한번 더 봐달라는 주문으로 보면 되겠다.



2. 인문학 


출간 30주년 기념판으로 나온 월터 옹의 <구술문화와 문자문화>(문예출판사)도 오랜만에 눈길이 가는 책이다. 30년쯤 전에 인문학 전공자들의 필독서 가운데 하나였다. 일본의 융 심리학자 가와이 하야오의 <민담의 심층>(문학과지성사)은 '그림 동화와 함께 읽는 융 심리학'이 부제다. 두께는 다르지만 오이겐 드레버만의 책들과 비교해가며 읽어볼 만한다. 그리고 동시대를 살았던 찰스 다윈과 카를 마르크스의 가상의 조우를 그린 일로나 예르거의 <두 사람: 마르크스와 다윈의 저녁 식사>(갈라파고스)도 합석해 볼만 자리다. 



역사 쪽으로는 알렉산더 판초프와 스티븐 레빈의 평전을 고른다. <마오쩌둥 평전>(민음사)에 이어서 <설계자 덩샤오핑>(알마)도 이번에 출간되었다. 에즈라 보걸의 <덩샤오핑 평전>(민음사)과 자웅을 겨룰 만한 책인데, 이런 책들의 '포스트시즌'은 없는지 궁금하다. 최종 승자만 읽을 수 있도록 말이다.



3. 사회과학


현안과 관련하여 <한번도 특강>(창비)은 독서목록에 긴급 편성할 만한 책. 올 한해 남북협상과 북미협상이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터라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스티븐 레비츠키 등이 쓴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어크로스)는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다룬 책이지만 우리게에도 참고가 된다. 기본소득과 기초자본이라는 화두를 다룬 책으로 김만권의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괜찮아!>(여문책)도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읽어봄직하다(수능 수험생들이라면 11월에 읽어야겠다).



페미니즘 경제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마이라 스트로버의 <뒤에 올 여성들에게>(동녘)는 자신의 삶의 여정을 본보기로 소개하는 책이다. 미국의 영문학자이면서 생태주의자 스테이시 앨러이모가 쓴 <말, 살, 흙>(그린비)은 '페미니즘과 환경정의'가 부제다. 생태학과 페미니즘의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그리고 코델리아 파인의 <테스토스테론 렉스>(딜라일라북스)는 '남성성 신화의 종말'을 선언하는 책. 2017년 영국 왕립학회 과학도서상 수상작이라니 허투루 볼 책은 아니다. 



4. 과학


무슨 책을 10주년마다 구매해야 하느냐고 투덜거리면서도 주문한 책은 '40주년 기념판' <이기적 유전자>(을유문화사)다. 번역에 대한 논란도 많았던 책인데, 나는 동아출판사판으로 처음 나왔던 <이기적인 유전자>로 처음 읽고, 을유문화사판은 추가된 부분만 읽었던 터라 논란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러고도 여러 번 구입했으니 내게는 기념판으로서 의미가 있는 책. 생각을 바꿔놓은 책 가운데 하나이니 턱없는 예우는 아니다. 수학책으로는 유지니아 쳉의 <무한을 넘어서>(열린책들). '무한'을 다룬 책은 많지만 최신판으로서 의미가 있겠다. 그리고 나비박사 석주명 평전으로 윤용택의 <한국의 르네상스인 석주명>(궁리)이 나왔다. 석주명 탄생 110주년을 기념한 책이기도 하다. 



더불어, 우리 몸을 주제로 한 책들도 같이 묶는다. 네이선 렌츠의 <우리 몸 오류 보고서>(까치)는 제목 그대로 '쓸데없는 뼈에서 망가진 유전자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온갖 결함들'을 들춘 책이다. 앞서 나온 책으로는 엔도 히데키의 <인체, 진화의 실패작>(여문책), 대니얼 리버먼의 <우리 몸 연대기>(웅진지식하우스)와 같이 읽어볼 만하다. 몸의 오류와 함께 생각해볼 문제는 직관과 감정, 그리고 의식의 오류, 곧 '마음'의 오류다. 마음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게 현대인의 고충이다.     



5. 책읽기/글쓰기


독서사를 다룬 책으로 나란히 나온 천정환/정종현의 <대한민국 독서사>(서해문집)와 표정훈의 <대한민국이 읽은 책>(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독서꾼'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책. 그리고 최영화의 <감연된 독서>(글항아리)는 감염내과 전문의가 쓴 독특한 서평집이자 독서에세이다. 당장 '<닥터 지바고>와 발진티푸스'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독자가 나뿐일까?


18. 10. 14.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릴케의 시집들을 고른다. 릴케의 시집은 전집을 포함해서 굉장히 많은 번역본이 나와 있는 상태. 나로선 독일문학기행을 앞두고 트렁크에 넣을 책들을 골라야 하는데, 무얼 넣을 것인가보다 고민스러운 것은 무얼 뺄 것인가다. 일단 세 종류의 시집을 비교해보고 한권만 넣어가든지 해야겠다(어쩌면 모두 두고 갈지도). 이번 여행의 방문지 중 하나인 뮌헨은 프라하 출신의 릴케가 루 살로메를 처음 만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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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4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14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18-10-14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무심코 니체를. 릴케와 살로메로 바꿔야겠네요.

2018-10-14 17: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8-10-14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몸 연대기 재미있겠네요. 그 옆에 있는 두 권도요. 직업상 그쪽 책만 눈에 들어와요.^^

로쟈 2018-10-15 00:09   좋아요 0 | URL
한권 쓰셔도.^^

2018-10-15 0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15 0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