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책들‘ 카테고리로 적는 페이퍼다. 서양 근대문학을 강의하면서 자연스레 근대혁명(영국, 프랑스, 러시아에서의 혁명)도 자주 입에 올리게 되고 관련서도 꽤 많이 갖고 있다. 그 가운데는 국내서도 포함돼 있는데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어도 희소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근대혁명사 삼부작을 한 저자가 써낸 경우는 김민제 교수가 유일하다. 바로 ‘서양 근대혁명사 삼부작‘의 저자다. 그리고 이 책들이 현재는 모두 절판된 것으로 보인다.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혁명을 다룬 삼부작의 제목은 각각 <영국혁명의 꿈과 현실><프랑스혁명의 이상과 현실><러시아혁명의 환상과 현실>이다. 약간씩 다르지만 각 혁명에 대한 긍정적 해석과 부정적 해석을 나란히 제시하고 있다는 게 삼부작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책의 초판은 1998년에 나왔는데 세 혁명에 관해 1997년까지 나온 논저들의 주장을 정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책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물론 그로부터 20여년이 더 지났으니 지금 시점에서는 증보되어야 할 부분이 있을 터이다(그 작업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렇더라도 혁명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의 기본 근거에 대해서는 대중할 수 있다.

저자의 전공도 그렇고 또 희소성에 있어서도 그렇고 삼부작 가운데 가장 요긴한 책은 <영국혁명의 꿈과 현실>이다. 소위 ‘영국혁명‘(이 용어 자체가 문제적이어서 수정주의 학자들은 ‘영국 내전‘이란 용어를 쓴다고 한다)에 대한 책 자체가 드물기 때문이다. 올해도 영국문학 강의가 줄줄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 나로선 영국사와 영국인, 그리고 영국혁명에 관한 책들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책장에서 눈에 띄기에 다행스러워하며 페이퍼까지 적어둔다. ‘삼부작‘의 개정판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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