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 - 그림과 원리로 읽는 건축학 수업
로마 아그라왈 지음, 윤신영 외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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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학진흥회(AAAS)2019 올해의 과학책이라고 했는데, 내게는 올해의 책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는 책이었다.


이 책의 지은이인 로마 아그라왈은 물리학자이자 구조공학자이다. 아버지는 전기공학자였고, 어머니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다고 한다. 저자의 평범하지 않은 어린시절과 환경을 보고 그래서 구조공학자가 되었나 잠깐 생각했는데, 모두가 부모 직업덕 본다면, 나는 운동 좋아하는 스포츠소녀였겠지! 하는 생각이 바로 따라 들었다. 


이 책의 원제 빌트(Build)에 덧붙인 부제는 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 그림과 원리로 읽는 건축학 수업이다. 


정말 좋다는 과학책, 건축책을 사기만 하고, 읽지 못했었는데, 이 책은 정말 순식간에 감탄하며 읽었다. 

아는 만큼 본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알게 된 것으로 내가 사는 세상이 달리 보인다.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책을 읽는 즐거움을 단단히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저자는 현재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더 샤드(The Shard)를 포함해 다리와 터널, 기차역과 마천루까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설계하고 만드는 가장 중요한 구조공학자 중 한명이다. 


전문가일수록 초등학생한테도 설명해줄 수 있을만큼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하고, 전문가는 전문가답게 어렵고 학문적인 말로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고도 한다. 이 책은 전자에 따른다. 


저자가 만들어내는 커다란 것들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던 건, 높은 건물이나 다리는 좀 흔들려야 안전한거래. 수준이었는데, 무지하고 생소한 분야이지만, 가장 밀접한 분야였던 것들에 대한 원리를 알게 되는 경험은 짜릿했다. 


이 책의 좋은 점이 너무 많다. 


14챕터로 나누어져 있는데, 목차부터 천재만재다. 

1. 층  우리가 지어올린 모든 것들에 대하여.

2. 힘  중력, 바람,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건물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3. 화재  수많은 재난으로부터 얻은 교훈

4. 벽돌  라미드부터 피렌체 대성당까지 그리고 우리집에도 


이런식으로 인프라 필수 요소들을 하나씩 나열해간다. 뒤로 가면 금속, 바위, 하늘, 땅, 지하, 물, 하수도, 우상, 다리, 꿈 이렇게 나오는데, '우상', '다리', '꿈'  이야기는 감동적이고, 로맨틱하고, 존경스럽다. 완벽해!


싱가폴이 심각한 물부족 국가여서 어떻게 그것을 공학으로 해결해 나갔는지, 9.11때 쌍둥이 빌딩이 왜 무너졌는지, 무너지고 나서 어떤 교훈을 얻고, 반영하게 되었는지, 멕시코의 가라앉는 성당을 어떻게 안전하게 가라앉히며 보강하고 있는지 


로마시대 건물과 건축가들이 나오는 부분들도 굉장히 재미있었고, 저자가 이 모든 것을 쉽고, 재치 있게 설명하고 있다. 


여기까지만도 너무 좋은 책인데, 별 다른 잡생각 없이 자신의 일에 대한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남초 집단의 거의 유일한 여자로 일하면서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선배 엔지니어들에게 받은 것들, 후배 엔지니어들에게 넘겨줘야 하는 것들과 현재 자신의 자리까지 확실하게 자각하고 포지셔닝하고 있다는 점이 정말 대단했다. 


공학자들 대단해. 공학이 세상을 만들고, 만들어나갈거야. 라는 저자의 신념에 공감하게 된다. 


저자가  과거로 부터 배우고,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당장 해결되지 않은 것들에 대한 방법을 찾아나게 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볼 때마다 반짝반짝 빛이 난다.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데, 그게 막 유일부심 이런 것도 아니고, 한계 또한 알고, 동시에 경계도 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것들을 한 권의 책에서 한꺼번에 보는 것은 정말 흔하지 않은 일인 것이다. 


저자는 초고층 빌딩들과 길고 긴 다리등을 만들며 유명해졌지만, 이런 이야기도 한다. 


"물론 랜드마크가 될 건물은 계속 지어질 것이고 세계 최고의 기록도 계속 깨질 것이다. 하지만 결국 우리의 본성이 우리를 초고층 건물에서 다시 지상으로 내려놓을 것이다. 사람들은 집 안으로 흘러드는 햇빛과 바람을 좋한다. 땅과 우리의 뿌리에 연결되고 싶어한다. 우리는 위를 쳐다보며 우리가 지은 건물에 경이감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땅에 발을 딛고 있다는 느낌 역시 필요하다."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짓고, 그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잘나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구조공학자가 이런 말을 한다. 


공학자들이 자연에서 배워 활용하는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강 아래 지하터널을 만들어야 하는데, 도저히 방법이 없다가 브루넬이라는 공학자가 좀조개가 움직이는 걸 보고 힌트를 얻어 터널을 만드는 것, 그리고, 당시에는 구현하기 힘들었던 것을 당대에 전기의 힘으로 구현해내는 것.

 

'공학' 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사실 우리들은 모두 알고 있다는 것. 


"도시에서 관광객들이 건물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면 짜릿다. 스스로 깨닫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공학을 사랑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부러진 캐노피와 다란 실루엣 그고 독특한 파사드 등 설계에 투영된 야망과 상상력에 감탄하고 반응하여 셀카봉에 장착한 휴대전화 속의 수많은 사진에 드라마틱한 배경으로 남겨둔다. 이것은 건축학적 드라마로, 공학이 얼마나 낭만적인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니 좀 놀랍고, 그런가 싶고. 


번역되기 전부터 열렬한 소문들이 많았던 책인데, 나만 이제 읽고 좋다고 뒷북인거 아닌지 모르겠지만, 정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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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9-11-15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번역전부터 소문이 돌 정도로 좋은 책이었군요. 저도 여러 경로를 통해 추천만 받고 안 읽었는데 님의 리뷰를 읽으니 주말 목표가 생겼어요

하이드 2019-11-16 08:49   좋아요 1 | URL
네, 좋은거 좋다고 하는 보람이 있습니다. ^^
 
지상의 여자들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5
박문영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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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 이 명제 찬성일세. 

왜 신청했는지도 잊고 있을만큼의 시간이 지나고, 도서관에 책이 들어왔다. 희망도서 신청할때만큼은 심혈을 다하므로, 좋은 책이겠지.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나니, 짧지만 아주 좋은 꿈을 꾼 것만 같다.


시골도시 구주, 구주에서 남자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여자를 때리려다, 여자를 죽이려다, 여자에게 소리지르다 남자가 사라진다. 

목격정보들이 쌓이면서 판이 벌어진다. 


너무 현실적이지만,  너무 바라는 바여서 꿈 같고, 웃기고, 씁쓸하고, 그랬다. 


시골에 와서 더 실감나는 부분도 있지만, 도시에서 더 많은 1호선 광인같은 사람들을 마주치고 살아야해서 더 실감나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일단 시골에는 사람이 없으니깐. 매일, 무례한 개할저씨들을 볼 확률도 좀 줄어든다. 타인일 경우에는 그런데, 개할저씨가 가족이라면?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꾸준히 무시한다는 게 무엇을 뜻하는지, 여자는 출산 직후에 더 자주 생각했다. 그러나 엎질러진 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그것들을 일일이 반추하며 되돌려 놓는 작업을 하려면 아예 다시 태어나는 게 나았다." 


"아이고, 안녕하세요, 더 예뻐지셨네요. 과장된 인사엔 항상 비교와 판단이 들어 있었다. 복도에서 누군가를 맞마주칠 때마다 그의 시선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주여성들은 한국인들이 원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게 편의를 보장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멍하고 무해한 얼굴로 집안과 거리를 돌아다녔다." 


"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환경을 꾸려 놓고 태평히 지내는 이곳 사람들이 기이하게 낙관적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양상은 치밀하고 계산적인 평소 행태와 괴리가 있었다. 한국에 들어왔을 때 여자는 많은 이들이 사고사를 기다리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무의식적인 자살 욕구가 강해 보였다. 하루하루에 연연했지만, 정작 긴 인생을 얼버무리는 이들이 곁에 너무 많았다." 


짤막짤막한 장면으로 이루어진 73개의 챕터가 있다. 챕터 들어가는 첫문장이 시같다. 


성연은 형근의 손을 

놓았다. 이를 


안고 남자를 쫓아가는 여자가 길바닥에 떨어뜨린 게 있었다. 


이런식으로 모든 챕터가 시작됨. 이 책의 실험 하나 더. '그'만 존재한다. '그'에 '녀'를 덧붙인 그녀는 없다. 읽는 동안 계속 사기하게 됨. 그렇다고 이 책이 막 되게 실험소설같고 그렇지는 않다. 내용은 픽션인데, 너무 논픽션 같아서 읽는 내내 조금씩 입꼬리 올라가다가 나중에는 파안대소 하며 읽다가 씁쓸하게 웃다가 그러지만, 좋은 이야기임.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개할저씨 없는 유토피아. 여자가 안전하고, 여자가 사람인 유토피아. 


" 형근이 타인의 은근한 간섭과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성장했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그 습성에 변화가 생길 것 같지도 ㅇ낳았다. 그의 입가를 닦아내고, 머물렀던 자리의 부스러기를 치우고, 다음 끼니를 만들어내는 것은 거의 매번 성연의 몫이었다. 성연은 그가 어제의 불찰과 오늘의 불찰을 똑같이 이어가는 까닭이 궁금했다. 답은 가까이 있었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시중을 들고 있는 자신 때문이었다. 성연이 쇠똥구리처럼 그들의 일상을 궁글리고 있었다. 그러나 형근에게 뻗어 나가는 손은 반성보다 빨랐다. 가루, 티끌, 먼지를 털어내는 성연의 손은 독립된 기관처럼 움직여 그들 생활의 크고 작은 균열과 무질서를 무서운 속도로 정돈시켰다." 


형근과 성연은 부부, 형근이 다른 지방으로 긴 출장을 간 사이에 구주 분조장남 실종 사건이 시작되고, 출장간 지방이 본가 근처라 본가에 머무르던 형근을 시모가 구주로 못 가게 잡는다. 구주의 여자들이 주인공이고, 주요 인물은 성연, 형근, 성연과 친구이자 연인인 희수, 희수의 딸 선미 


"치료실 안에 정적이 흘렀다. 선미는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고 답하지 않았다. 그에게 이곳은 특별히 야만적이고 권태로운 장소가 아니었다. 집, 학교, 거거리, 어디든 마찬가지였다. 첫 밥벌이의 곤혹은 충분히 예상했다. 그러나 불꽃이 튀는 콘센트에 잭을 꽂고, 청소기를 돌리고, 스펀지를 빨고, 습기 찬 부항을 닦고, 수건을 개키고, 물리치료기 전선을 연ㄱ결하고, 피 묻은 솜과 침을 버리고, 가습기를 조절하고, 밥을 차리고 치우고, 침구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떼고, 침대 밑의 침을 줍고, 쑤쑥뜸을 만들고, 라디오 주파수를 바꾸고, 은행에서 잔돈을 찾아오고, 환자복을 수거해오는 일을 도맡아 하는 동안 선미는 벌어지는 입을 닫을 수도, 도리질을 멈출 수도 없었다." 


이 책은 분명 SF인데, 픽션으로 읽히지도 않고, 그렇다고, 막 사회문제, 사회파 소설! 이런 느낌도 아니다. 글이 피부에 와닿는다.책의 핵심 이야기는 사이다 중에 사이다인데, 그런 느낌이 강한 것도 아니다. 뉴스 볼 때마다, 다 죽어버렸으면. 이를 악무는데, 죽는것보다 나은 결말인데도 말이다. 그냥 깨끗하게 사라져버리니 더 해피엔딩이지. 그런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가상의 상황임에도, 너무 그럴 것 같아서 웃겼다. 


" 실종을 지켜봤다고

말하는 여자들이 늘었다.

남자들이 화를 내다 


사라졌다는 목격담이 쌓였다. 진술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주민들은 적었다. 화가 왜 나쁜지 묻는 사람들도 드물었다. 부당한 처사라고 따져 물을 곳이 없었다. 그러나 화를 어디까지 낼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 일은 위험천만한 시도로 여겨졌다. 닥친 사고 앞엣에서 생각은 걸리적거렸고, 거듭한 생각은 비효율적이었다." 




" '요새, 보루, 유토피아' 같은 단어가  

구주 앞에 붙었다. 구주는 


여성들이 살고 싶은 도시로 불리기 시작했다. " 




"실종 외에도 사건, 사고는 연일 쏟아졌다. 수사는 진전이 없었다. 거실, 안방, 부엌,많은 이들이 CCTV와 블랙박스가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 사라졌다. 가정폭력 현장이 다수였다. 거리에 즐비한 카메라는 소용이 없었다. 서류철엔 여자들의 진술만 쌓였다. 부서진 빵가루처럼, 미미한 말이었다. 


나오는 에피소드들도, 작가의 실험도, 소재도, 주제도 결말도, 마지막의 저자의 말까지도 다 좋았다.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읽었지만,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 소설이 소설로 읽히는 날이 올 수도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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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눈의 고양이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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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을 듣는 미시야마 가의 이야기. 이 시리즈를 본지 몇 년이나 된 것 같은데, 가장 좋았고, 

한동안 이 책의 에도 기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중단편들은 나쁘지 않은 정도였는데, 내가 변했는지, 이 단편집이 유독 좋았는지. 첫 단편인 '열어서는 안되는 방' 의 가차 없음에 좀 놀라다가, 두번째 단편 '벙어리 아씨' 가 정말 좋았다. 동화 같고, 신화 같고. 살아 있는 사람도 죽은 사람도 선한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가면의 집'은 유럽 판타지 같았고,  '기이한 이야기책'은 환상특급 같았다. 

표제작인 '금빛 눈의 고양이'는 좀 실망스러웠는데, (픽션 고양이 이야기로 심금 울리기 쉽지 않지) 시간 좀 지나고 나서는 계속 생각나. 털뭉치가 고양이가 되는 거. 여전히 고양이가 죽거나 고양이 싫어하는 사람 나오는 이야기는 전혀 보고 싶지 않지만. 


소설 읽는 뇌세포가 다 죽어버린 거 같다. 소설 못 읽겠던 차에 읽어 내 소설세포를 부활 시켜 준, 역시 미미여사. 


이 책에서 미시야마 가 이야기가 마무리된 것 같아서 이야기가 더 나올지, 아님 2시즌으로 가게 될지 모르겠다만, 

마무리도 아주 좋았다. 서책방 주인, 이 시대의 서점주인인거잖아. 아, 생각할수록 좋네. '기이한 이야기책'의 오치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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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모닝 밀리어네어 - 부자들만 아는 6가지 기적의 아침 습관
할 엘로드.데이비드 오스본 지음, 이주만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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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아침 백만장자! 

제목 대단


부자가 되고 싶은가요? 

내가 보니깐, 부자들은 이거 여섯가지를 하더라고. 그래서 그걸 그냥 한 번에 다 몰아봤어. 아침에 6분동안 1분씩 해버리는거야. 백만장자가 되게 하는 기적의 아침을 만드는거지. 


라이프 세이버 Life SAVER라고 하는데, 

1분, Silence 침묵의 시간, 명상 

2분, Affirmation 확신의 시간, 성취 목표와 계획, 다짐 

3분, Visualization 오늘의 과제를 시각화하기, 마음속으로 그려보기  

4분, Excercise 운동 

5분, Reading 책 읽기 

6분, Scribing 다이어리 쓰기 



이렇게 아침마다 6분! 


으로 책이 시작하기에 이건 또 무슨 약을 파는건가.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굉장히 알차고 재미있었다. 예전에는 자기계발 책을 왜 안 좋아했는지 모르겠다. 아니, 나는 늘 자기계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뭔가, 자기계발 책 읽는 거 폄하되는 그런 분위기였지. 읽는 것에 끝나면, 의미 없다.고 생각하지만, 뭐라도 남았겠지. 뭐 찌꺼기라도 남았다가, 내가 준비되었을 때, 양분이라도 되어 주겠지. 


'먼저 자신에게 투자하라' 


" 시간관리에서 아침 시간을 활용하는 일은 하루 중에서도 알짜 시간을 골라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 투자 수익 극대화." 


" 부자가 되고 싶다면, '부자가 되는 시간'을 축적해야 한다." 


" 문제의 원인은 아침 시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루의 나머지 시간에 있따. 자신의 인생이 만족스럽지 못한 사람이라면 활력에 넘쳐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요즘 나의 아침 루틴은 이렇다. 책을 읽기 전부터 좀 잡혀 있던건데, 이 책을 읽고, 확실히 굳히기 들어갔다. 

책을 읽는다는 건 퍼즐 맞추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몇 주 전에 누가 다른건 몰라도 고등학교때 선생님이 눈 뜨자마자 양치 하라고 해서 습관 들인건 진짜 잘한것 같아. 라고 누가 그러길래, 그래? 눈 뜨자마자? 양치하기 시작했는데, 그 전에는 눈 뜨자마자 물 마시라고 했거든. 그래서 눈뜨자마자 양치하고, 물 한 잔 마시면서 하루 시작하고 있었는데, 나는 늘 아침에 기분 좋게 으쌰 하고 눈 뜨지만, 그 두가지 눈 뜨자마자 하니깐, 더 말끔하고, 각성되더라고. 


근데, 이 책 맨 앞부분에 5단계 기상습관으로 나온다. 수면에서 각성으로 넘어가는 단계에 대한건 얼마전 읽은 <스탠포드식 최고의 수면>에서도 나왔던 이야기인데, 나는 워낙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각성모드로 컨디션 좋아서 별로 중요하게 읽지는 않았었다. 당연히 더 다듬을 여지 있고, 이 책 읽고 다듬었다. 


1분, 잠자기 전에 기분 좋은 아침 계획하기. 

2분, 잠자리에서 나와 알람 시계 끄기 

3분, 양치질 하기 

4분, 물 한 잔 마시기 

5분, 운동복으로 갈아입거나 샤워 하기 


잠자리 들 때는 거의 기절 수준이라서 기분 좋은 아침 계획하기는 잘 안 된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늘 기분 좋아. 잠자리에서 나와 알람 시계 끄기는 필요 없다. 알람 없이 눈 뜨니깐. 눈 뜨자자 불 켜고, (새벽 3-4시 기상이니 깜깜) 공청기 켜고, 거실 창문 열고, 라디오 켜고, 양치 하고, 물 한 잔 마시고, 운동한다. 국민체조와 요가와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 준다. 

냥생식 챙겨주고, 일기 쓰고, 책 읽고, 계획하고 하루 시작. 어제는 아침 바닷가 산책이 길어져서 아침에 만 보나 걸어버렸다. 한시간 반 정도 걸림. 아침 시간 너무 보석같은 소중한 시간, 두시간 가까이 운동으로 보내는거 아까워서 (운동 중요하지만) 오늘은 이십분 산책, 아침 공기 좋으니깐. 아침에 커피 마시는 건, 그린스무디로 바꾸려 한다. 


이렇게 나에게 맞게 계속 수정해서 루틴으로 만들어버리는 것. 


아침마다의 의식에 '뭔가를 하지 않는 것'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것. 이건 반성. 눈 뜨면 30분 정도 스마트폰 보면서 딩굴거리다가 일어났는데, 일어나자마자 나무 심고, 불 켜고, 공청기 켜고, 창문 열고, 양치 하고 ... 


별똥별 떨어질 때 소원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잖아. 그거 뭔지 안다.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별똥별이 떨어지는 그 순간에도 소원 빌만큼 간절하고, 내 안에 가득차 있는 무언가는 이루어지겠지. 


이 책은 '부자가 되고 싶은가요? 되세요!' 하는 책이라 소원은, 목표는 '부자가 되기' 이다. 

부자 되고 싶다. 가 아니라, 부자가 되겠다고 결심하는 것. 


" 부자가 되기로 결심한 사람들은 차츰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처음에는 변화 속도가 느리고 미세하여 감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부를 쌓는 방향으로 매사를 판단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이게 바로 별똥별 얘기거든. 여기서 든 예는 목표가 건강한 몸인 경우다. 다음과 같은 의사결정의 변화를 볼 수 있다.

* 장 볼 때 더 건강한 재료 구입

* 가까운 거리 이동할 때 차 안 타고 걸어가기 

* 에스칼레이터 안 타고, 계단 이용 

* 아침에 늦잠 자려다 건강 위해 운동하기 


이렇게 쓰다 보니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에 나오는 코어 습관 생각난다. 담배를 끊으면, 운동을 시작하면 벌어지는 좋은습관 선순환 연쇄 효과. 


계획 세우(고 수첩 사기) 좋아하는 나는 이 책에서 계획 세우기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건졌다. 

flight plan 목적지와 경로 

목표를 정하고, 계획 세우는 것을 구체적으로 해볼 수 있는 생각의 전환이다. 

여행 목적지는 목표이고, 경로는 그 목적지까지 가기 위한 계획이다. 

분명한 목표와 구체적인 계획. 


레버리지 이야기. 레버리지라는 제목의 유명 경영도서도 있을 정도로 레버리지에 대한 책과 이야기는 많다. 뭐, 그래, 지렛대 효과. 돈이 돈을 벌지. 아직, 나에게는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관심 없어 뒤로 미루어 두었는데, 이 책에 간단히 나온다. 


" 부자들은 시간이나 인적자원과 마찬가지로 돈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람들이다. 가장 중요한 지렛대는 '학습능력' 마스터 지렛대!  뭔가를 배워두는 것은 똑같은 1달러 짜리 지폐를 계속 쓰는 것 같은 황금거위. 나 자신을 지렛대로. 


다음은 내가 정말 좋아해서 막 별표치고 형관펜 줄 그은 이야기 


* " 계획은 목표가 아니고, 해야 할 일들을을 단순히 열거한 목록도 아니다. 

계획은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어떻게 이동하고 싶은지 보여주는 로드맵이다." 


플라이트 플랜. 과 연결되는 이야기. 맞다 맞어. 어떻게 이동할지 구체적으로. 그냥 할 일들 적어두는게 아니라. 


" 계획을 세워 놓고도 실행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언제나 일을 그만두게 되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추진력 부족이다. 중요한 일이나 두려운 일들을 일단 실행에 옮겨야 그에 따른 성과를 눈으로 확인할 기회가 주어진다. 대담하게 일을 실행했을 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일이 (경제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어떤 성과를 내는지 보여주는 증거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 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추진력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 날마다 잘 먹어야 하고 날마다 몸을 움직여야 한다. 추진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 책에서 중요하게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 잘 먹고, 잘 자고, 운동해라는 것이다. 

예전같았으면 '잘 자고' 는 귓등으로 흘려들었을 것이다. 


계속 쌓여가다가, 넘쳐 흘러서, 이제 나는 수면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이 되었지. 아침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그건 다 연결되어 있다. 


책 뒷편에 하루를 지배하는 자가 인생을 지배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책에 따르면, 그리고, 이제야 내가 절실히 느끼기에는 아침을 지배해야 하루를 지배할 수 있다. 회사를 다니든, 가게를 하든, 작업실을 하든, 학교를 다닐 때에도, 늘 시간에 휘둘린다는 생각을 했었다. 시간이 아무리 많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아침을 잘 못 보내서 그랬다는 것을 이제 알겠다. 

이제야 알겠다. 아침 시간이 좋아진건, 1년이 채 안되었다. 아침 시간에 이렇게 몸도 마음도 머리도 쌩쌩한데, 알바에서 이 에너지를 다 써버리는게 너무 아까웠다. 이제 알바 그만두고, 이 보석같은 시간이 다 내것이 되었고, 아침의 중요성도 밤의 중요성도 몸으로 마음으로 머리로 다 확 와닿아서 아침을 잘 보내고, 하루를 잘 보낼 수 있다.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끌어줄 것이 필요했다. 컴포트 존을 벗어나고, 체계를 잡을 수 있는 뭔가. 지금 나에겐 이 책이 나를 다음 단계로 확 끌어올려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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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오래오래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 수천 명의 환자를 일으킨 재활치료사의 기적의 걷기수업
다나카 나오키 지음, 송소정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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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은 차치하고 (아니, 차치하면 안되지만) 이 책의 컨셉트만으로도 이 책은 훌륭하다. 

'나는 당신이 오래오래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걷기가 중요한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걷기가 왜 중요한지, 잘 걸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잘 못 걷게 되어 버린다!는 것을 쉽게 반복적으로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걷기만이라도 잘 하자.고 하지만, 그게 제일 중요한 기본되는 것이었다. 


나이대별로 근육운동하는 법을 가르쳐주는데, 30-60대, 그리고, 70대 이후다. 30대, 40대, 50대, 60대 다 한 카테고리로 묶임. 


근육에는 속근과 지근이 있고, 순발력이 있는 근육은 속근, 지구력이 있는 근육은 지근이다. 여기서 우리가 유심히 봐야할 것은 지근인데, 앉기, 서기, 걷기와 같은 일상생활 동작에서는 속근보다 지근이 중심이 된다. 일상적인 동작으로 금세 지치지 않고, 유연성이 뛰어나 부상의 위험이 줄어든다. 


근육은 정반대로 움직이는 2개가 쌍으로 구성된다. 동작을 하는 주동근과 그 반대로 움직이는 길항근. 예를 들면, 몸을 구부를 때 복근이 주동근이 고, 배근(등근육)이 길항근이 되며, 몸을 뒤로 젖힐 때는 그 반대가 되는 것. 한쪽 근육이 수축할 때 나머지 근육이 늘어나고, 그 반대로도 작용한다. 


몸을 적당히 움직이면 근육이 이완과 수축을 반복해서 문제 없으나, 운동 부족이 되면, 근섬유가 붙어 버려 수축 이완 작용이 더뎌져, 쉬운 말로 하면 '몸이 굳고, 근육이 약해짐!' 나이들수록 전신근육이 수축되어 근육이 '석쇠 위의 오징어처럼' 안쪽으로 굽어지며, 근력 저하가 진행된다. 


근육은 면역세포나 뇌세포와 달리 숫자에서 나이의 영향을 적게 받음에도 불구하고, 나이를 먹으면면 근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것은 활동량이 줄어들어 근섬유가 가늘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근력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느냐 하는 것! 며칠 동안 몸져누우면 근력이 하루에 5퍼센트씩 저하된다고 하니, 꼼짝도 않고 책상 앞에 앉아 하루 백보 미만 걷는 날은 근력이 팍팍 저하되고 있는 것인가.  


"근력은 저축되지 않는다."

몸의 모든 부분은 소모품이라 많이 쓸수록 닳는다고 생각했는데, 근육은 자주 써야 오래간다. 


책 내용의 대부분은 근육 트레이닝인데, 실내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트레이닝들이다. 각 근육의 그림과 근육 단련의 필요성, 근육이 약해질 경우 일어나는 증상들을 눈에 쏙 들어오게 보여주고 있어서 평소에도 근육 의식하면서 근육 단련 운동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30대- 60대, 그리고 70대 이후의 지근 위주 단련법들이라 어렵지 않고, 일상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을 잘 정리해주고 있어서 동기부여에도 좋다. 


아래는 내가 매일 하는 복근 단련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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