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선 옮김 / 북스토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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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는 남성 작가지만, 여성들의 인생관이나 감성 코드를 퍽 쿨하게 제시하여 보여 주고 있다. 이것은 마치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의 작가군이 남성 동성애자들었다는 것과 비교가 되려나.  

걸이나 위기의 주부들의 작가가 여자 아니었어? 하게 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작품속 주인공인 이들은 보통 진짜 우리 여자들과는 어딘지 다르다. 좋게 말하면 쿨하고, 나쁘게 말하면, 자기가 우선이기 때문에 대립을 해야 할 지점에서는 첨예하게 각을 세우고,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상황을 만들어 버린다. 입담과 행동으로  

위기의 주부들 시즌 3까지 아주 재밌게 봤던 사람으로써, 걸 또한 화통하고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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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 잠드는 아이들
김향숙 지음 / 창비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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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든 남이든 미워하는 마음이 앞서면,
바로잡으려는 뜻에서 그렇다 하더라도 미워하는 마음은 결국 칼날이 되는 것 같더라.

오래 괴로워하는 것, 별로 유익하지 못한 취미야.
살다 보면 진흙 구덩이에 빠지기도 하는 거잖아.

그 애 말이 옳다. 사람들은 자신이 겪지 않은 고통엔 둔감하다.
왜 나 아닌 다른 사람의 고통은 견딜 만한 것으로 여겨질까.

어른,,, 어른이란 겉만 나이든 모습인가.

사실 모든 사랑은 오래 지속될 수 없는 거잖아.
모든 만남이 삐걱일 수 밖에 없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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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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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위험한 건 포니테일 쪽이다. 방을 나설 때 포니테일이 한순간 내보였던 폭력의 낌새를 아오마메는 아직 선명하게 기억한다. 말은 없지만 예리한 감을 가진 남자다. 아마 격투기도 상당히 뛰어날 터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실력이 뛰어날 것 같다. 아오마메의 마셜 아츠 실력쯤으로는 상대도 안 될 것이다. 권총을 뽑아들 여유조차 바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맙게도 그는 프로는 아니다. 직감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이성을 발동시킨다. 누군가에게서 지시를 받는 데만 익숙해져버렸다. 다마루는 다르다. 다마루라면 일단 상대를 덮쳐 무력화시킨 뒤에 머리를 굴린다. 우선 행동한다. 오로지 직감을 믿고 이론적인 판단은 나중으로 돌린다. 한순간의 망설임 때문에 때를 놓친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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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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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쪽

문화인류학의 목적 중 한 가지는 사람들이 품은 개별적인 이미지를 상대화하고, 거기에 인간에게 있어 보편적인 공통점을 찾아내어 다시 그것을 개인에 피드백하는 것이야.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은 자립적이면서도 어딘가에 속한다는 포지션을 획득할 수 있거든.




524쪽

전철역까지 걸어가면서 아오마메는 세계의 기묘함에 대해 생각했다. 노부인의 말처럼 우리가 단순히 유전자의 탈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어째서 우리 인간 중 적지 않은 자들이 그토록 기묘한 형태의 인생을 살아가는 걸까. 우리가 심플한 인생을 심플하게 살고, 쓸데없는 건 생각하지 않고, 그저 생명 유지와 생식에만 힘을 쏟으면, DNA를 전달한다는 그들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될 게 아닌가. 인간들이 복잡하게 굴절된, 때로는 너무나 이상하다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종류의 삶을 사는 것이 유전자에 과연 어떤 메리트가 있다는 것일까.




617쪽

‘선구’라는 교단은 세속적인 가치를 부정한다고 그럴싸하게 떠들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세속보다 더 노골적인 계급사회야. 간부와 말단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어. 학력이 높다거나 전문적인 직업 능력을 갖고 있지 않는 한, 간부는 될 수 없어, 리더를 만나 그의 지도를 받거나 교단 시스템이 중추적인 일에 관여할 수 있는 건 간부 엘리트 신자로 한정되어 있는 거야.  나머지 ‘그밖의 여러분’은 내야 할 돈 내고 맑은 공기 속에서 부지런히 수행을 하거나 농사일에 땀을 흘리는 한편, 메디테이션 룸에서 명상에 잠시는 살균된 나날을 보내는 것뿐이야. 양 떼하고는 다를 게 없어. 양치기와 개의 관리를 받으면서 아침에는 방목장으로 인도되고 저녁에는 숙소로 돌아온다, 라는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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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노트북 1
도리스 레싱 지음, 안재연.이은정 옮김 / 뿔(웅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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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만은 소설을 삶에 대한 철학적인 진술로 사용했다. 중요한 점은 그러니까 소설의 기능이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것은 저널리즘의 전초부대가 되고 있다.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삶의 영역들-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 미국 부대, 탄광촌- 등등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소설을 읽는다. -148쪽

꿈속에서 나는 울고 있었다. 깨었을 때 기억나는 것이라곤 내가 울고 있었다는 것뿐이다. 막스 부인에게 이야기했더니 그녀가 말했다. "자면서 흘리는 눈물만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흘리는 유일하게 순수한 눈물이죠. 깨어서 흘리는 눈물은 자기 연민이에요."
내가 말했다. "아주 시적이긴 하지만, 당신이 말씀하신 걸 믿지는 못하겠어요."
"왜 믿지 못하시겠다는거죠?"
"왜냐하면 제가 울 거라는 걸 알면서 잠이 들 때도, 거기에서 즐거움을 느끼거든요."
그녀가 미소짓는다. 나는 그걸 예상한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나를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
"제가 마조히스트라고 말씀하시려는 것은 아니죠?"내가 냉소적으로 말한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물론이라고.
"고통 속엔 쾌락이 있죠." 그녀의 승리감에 경고를 하면서 내가 말한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말한다. "막스 부인, 저를울게 만든 슬프고 향수 어린 고통은 그 빌어먹을 책을 쓰게 만든 것과 똑같은 감정이에요." 그녀가 충격을 받아 똑바로 앉는다. 내가 책을, 고상한 행위인 예술을 빌어먹을 것으로표현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말한다. "당신이 해온 모든 것은 저를 한 단계 한 단계, -464쪽

이전에 알고 있던 것에 대한, 즉 그 책의 뿌리에 독이 스며 있다는 것에 대한 개인적인 자각으로 이끌어가는 거예요."
그녀가 말한다. "모든 자기 인식은 우리가 전에 알고 있던 것에 대한 보다 깊고 깊은 차원에서의 인식이죠."
내가 말한다. "하지만 그건 적절하지 않아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생각에 잠겨 앉아 있다. 내게서 무슨 말인가가 나오려 했지만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때 그녀가 말한다. "일기는 계속 쓰시나요?"
"쓰다 안 쓰다 해요."
"여기서 있었던 일들도 거기에 쓰시나요?"
"때로는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다. 일기를 쓰는 과정이 그녀가 해빙이라고 생각하는 ,즉 글을 쓰지 못하게 막고 있는 '장애물'을 풀어주는 것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마치 그녀가 일기를 언급함으로써, 그것을 자신의 치료의 한부분으로 만듦으로써, 말하자면 그녀가 나에게서 그것을 훔쳐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4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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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9-19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속에서 까지 울면 ~
궁금한 이야기네요

icaru 2011-09-20 09:20   좋아요 0 | URL
이 책에는 꿈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러니까 무의식까지 분석하는 소설이랄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