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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부부의 어처구니 있는 아파트살이
최순덕.최종덕 지음 / 당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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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님의 리뷰를  읽고 당장 구입해서, 하루만에 다 읽었다.

무슨 대단한 얘기가 아닐 수도 있다. 최순덕, 최종덕, 이름도 비슷한 두 부부가 아이들 키우며 살아가는 얘기이다. 그런데 이 부부가 내가 보기엔 예사 부부가 아니라서,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멋을 아는 사람들이란 말이다. 자신의 삶을 남에게 맡기지 않고 손수 가꾸며 살아갈 엄두를 낼 수 있는 용기와 철학이 있는 사람.


메주? 직접 한번 우리 손으로 담가보자, 오디오 스피커? 부품사다가 한번 조립해볼까? 오징어젓, 포구에 나가 오징어 사다가 집에서 한번 만들어 보자, 독학으로 즐기며 배워보는 피아노, 거실의 가구를 싹 없애고 맞춰 짜 넣은 책꽂이로 벽면을 채워 서재를 만들고, 생명의 잔치라고 저자가 말한 텃밭 가꾸기 등등. 당연히 안하고 살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이들 부부는 한번 해보자 라고 달려드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착수하기 위한 정보의 상당 부분을 이들은 장터의 할머니들로부터 얘기 나누면서 얻고 있다니, 사람 사는 맛도 전해지고.


각박해져가고, 남의 기준과 눈을 의식하지 않을수 없도록 돌아가는 세상에서, 이들이 스스로 찾아낸 새로운 삶의 문법은, 첫째, 일상의 권위를 없애고, 둘째, 남이 하자는 대로 혹은 관행이라는 핑계를 대면서 무조건 따라하지 않고, 셋째, 획일적으로 주어진 것에서 벗어나서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서 스스로 만들어가자고 마음 먹으며, 넷째, 우리 마음에 맞고 우리가 즐겁고 기꺼이 할 수 있는 삶을 살아보자는 것이라고 한다.


삶의 용기를 버리지는 말자고 한다, 용기를 내시라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살아보자고.

지금 내게 하는 말로 듣겠다 생각하며 아쉽게 책장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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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6-15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보고 프네요

hnine 2006-06-16 0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좋아하실거예요.
 
따뜻한 카리스마 - 싸우지않고 이기는 힘
이종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7월
구판절판


사람들에게 우유부단하다는 인상을 남기는 사람은 상대에 대한 배려가 너무 많은 사람이다. 행여 상대방이 상처받거나 곤란할까봐 미리 겁을 내는 경우가 많다.상대방에 대해 지나치게 배려를 하다 보니 그로 인해 본인이 손해를 보거나 상처를 받는 것이다.
....
사람들에게 미리 많이 주는 것을 금하라. 상대에 대한 바른 판단 없이 누구에게나 먼저 많이 마음을 주는 것이 상처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는 스스로에게 상처가 될뿐더러 리더십에도 문제가 생기게 된다. 상대가 이미 받은 것들은 당연하게 여기고 점점 많이 기대하게 되는 것이 문제이다.
...
따뜻한 카리스마란 초콜릿을 손에 쥔 부모의 마음과 도 같다. 무릇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자기 자식이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해서 아이가 달라는 대로 무한정 초콜릿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말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라면, 초콜릿을 주는 것을 절제할 줄도 알 것이다.-189-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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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6-07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 필요한 말이네요

하늘바람 2006-06-07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아갔습니다

hnine 2006-06-07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찌찌봉! ^ ^
 
아직도 가야 할 길
M.스캇 펙 지음, 신승철 외 옮김 / 열음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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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생을 두고 우리가 가야할 길, 우리 모두 게으름이라는 '원죄'로 인하여 가기를 망설여하거나 포기하고 싶어 하는 길. 바로 영적 성장으로 가는 길이다. '삶은 고해(苦海)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책. 인생을 문제와 고통에 직면하는 것이므로, 끊임없는 자기 훈련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1부 '훈련'. 사랑에 대해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정신적 성장을 북돋아 줄 목적으로 자기 자신을 확대시켜나가려는 의도' 라고 정의 내리고, 사랑에 빠진다는 감정의 허상과, 경계해야 할 의존성에 대해 말한 2부 '사랑'. 3부 '성장과 종교' 에서는, 과학과 종교에 관해 이보다 더 잘 설명해 놓은 글을 아직 나는 보지 못했다고 감히 말하겠다. 종교가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또 자아 형성 과정에서 어떻게 세계관이 형성되는지에 대해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우리 문화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가족이라는 사실, 그리고 우리의 부모는 그 문화의 지도자들이라는 것. 하느님의 성격에 관한 우리의 첫째 견해는 바로 우리의 부모의 성격을 투사한 것이며 또는 부모들의 성격을 혼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니, 섬찟하기조차 하지 않던지. 마지막 4부에서는 '은총'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데, 하느님의 존재를 다름아닌 우리 내부의 '무의식'과 동일 개념으로 보는 견해에는 다소 충격적이기도 했다. 우리가 성장해가는 목적지는 결국 하느님의 경지를 향해 나가고 있는 것이라는 것, 하느님이 바라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과 같게 되는 일이기 떄문에 하느님은 알파이며 오메가라 말하는 의미라고 한다. 사람들이 사랑할수 있는 능력, 즉 성장하려는 의지는 어린 시절의 부모의 사랑뿐 아니라, 우리들의 삶 전체에 미치는 하느님의 사랑인 은총에 의해서도 자라남을 저자는 믿고 증명하려고 애써왔다고 한다. 부모로부터의 애정결핍이라는 외상은 우리 의식 세계 바깥에 있는 강력한 힘으로서 무의식이라는 대리자를 통한 은총으로서 극복될수 있다는 말.

영적 성장은 게으름, 또는 우리 속의 병든 자아의 형태로 존재하는 원죄를 극복하기 위한 끊임없는 적극적인 훈련의 과정이며,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며, 쉽지 않은 less travelled road 인 것이다.

최근 들어 읽은 책중, 이 책처럼 밑줄을 많이 치며 읽은 책도 없었던 것 같다. 때로는 평안을 느끼다가, 어느 페이지에서는 폐부를 찌르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며 놀라움과 깨달음과 집중을 준 책. 이 책을 왜 나는 이제야 만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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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6-01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가는 책이네요. 카톨릭 종교학자분들 강의 할 때 듣던 말이 많이 있네요.

hnine 2006-06-01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해드리고 싶어요. 종교와 관련 없이도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되어요.

whsim69 2006-08-0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전까지 참 읽고 싶었는데, 댓글을 보니까 읽고 싶은 맘이 싹 가시네요. 기독교가 원래 나쁜건 절대 아닐텐데 한국기독교의 지랄과 꼴볼견을 하두 봐서 이젠 기독교 소리만 나와도 정내미가 떨어지내요.
 
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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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공중그네, 장인의 가발, 3루수, 그리고 여류작가.

이 책에 실려있는 다섯 편의 제목이다. 이미 익히 들어온 이 책에 대한 평에다가, 다섯 편의 제목을 훑어보고 내 멋대로 미리 가졌던 '감'은 틀리지 않았다.

외부를 향해 날을 세워 자신을 방어하는 고슴도치의 속성,

매달려 있는 불안감을 속성으로 하는 공중그네,

감추고 싶어하는 부분을 덮어주는 가발,

최전선에서 물러나 있는 3루수,

그리고 끊임없는 경쟁의식과 완벽주의에 시달리는 '여류'작가.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바로 '강박증'.

겉으로 나타내 보이고 싶지 않은 감정들이 더 이상 제어가 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른 사람들이다, 바로 나이고 당신이다.

강박증은 증상으로  나타날 뿐, 원인을 찾아 들어가려면 아주 객관적인 관찰과 되돌아봄이 필요하다. 그래서 자신의 강박증을 스스로 알아내기란 어려운 법. '이라부' 는 정신과 의사이지만 어쩌면 보통 사람의 눈으로 볼때 또다른 종류의 정신의학적 증세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될 만큼 특이한 사람. 요즘 얼마나 새로운 신조어의 병명이 많던가. 이라부의 역할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발생 원인만 다를 뿐 자신이 일종의 강박증 증세를 가지고 있음을 알려주고, 억누르고 있던 욕망이나 감정을 억지로라도 분출하도록 유도하는 일이고, 이 책에서 이라부는 그 역할을 아주 탁월하게 해낸다.

우리가 강박증으로부터 조금이라도 자유로울수 있는 방법은? 이라부라는 가상의 인물을, 나의 분신으로 마음 한구석에 키우는 것, 그래서 가끔 그로 하여금 나의 억눌린 자아를 분출하도록 유도하게 만드는 것.

이 작가가 이 책을 왜 썼을까, 무슨 의도로 썼을까 하는데 집중하며 읽느라 막상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읽으면서 배를 잡고 웃는 일은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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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6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행복한 청소부
모니카 페트 지음, 김경연 옮김,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 풀빛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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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어느 책인가를 읽다가 내용 중에 인용된 것을 보고 찾아 읽게 된 책이다. 원래 어린이들을 위해 출판되었다가 어른들이 읽는 책 모양으로 엮어진 것이라고 한다. 아주 얇은 부피에 '행복한 청소부', '생각을 모으는 사람', '바다로 간 화가' 이렇게 짧은 세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작가의 아이디어가 특이하다고 할까. 자기일에 최선을 다할뿐인 거리에서 표지판을 닦는 청소부 아저씨가 음악을 알고 책을 알아가면서 그 앞에 열리는 새로운 세계, 하지만 자기의 본연의 청소부라는 직업을 벗어나지 않는다. '생각을 모으는 사람'은 더 아이디어가 재미있는데, 이 세상에 떠다니는 수 많은 종류의 생각을 수집하는게 일인 아저씨의 얘기로, 모은 생각들을 화단에 심고 가꾸면 나중에 그것들이 어떤 멜로디를 만들며 하늘로 작게 부서져 날아간다는 얘기이다. '바다로 간 화가'는 그림이 전부인 가난한 화가 얘기. 바다를 그리고 싶어 돈을 모으고, 바다를 그림에 담아온후 자기의 그림 속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얘기이다.

자기의 일을 열심히 하면서 꿈을 잃지 않고 키워나가는데 행복이 있다는 것이 이 세 이야기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주제인것 같다.

이렇게 단순할 수 있다면... 행복은 복잡한데 있지 않다는 것 안다. 하지만, 복잡한 인간의 일상사, 번뇌와 욕망을 단순화시키는 것은 아무나 저절로 되는게 아니라는거지.

삽화로 그려진 안토니 보란스키의 그림이 아주 예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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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05-08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행복한 청소부가 되고 싶어요.
가난하되 가난하지 않고 비어 있되 충만하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행복한...

hnine 2006-05-08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주리반특'이야기가 생각났어요. 불교설화인데 중학교때 담임선생님 결근하신 날 교장선생님께서 들어오셔서 해주신 이야기가 이상하게 지금까지도 종종 생각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