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 기본 사용법 + 모바일 페이스북 + 비즈니스 활용
밴더 비어 지음, 김태경 옮김 / 한빛미디어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혹시, 페이스북에서 원하는 메뉴를 찾지 못해 당황한 적은 없는가?  
동영상, 사진을 어떻게 올려야 하는지, 심지어 내가 보낸 쪽지나 내가 올린 사진조차
어디에 있는지 얼른 찾을 수 없어서 쩔쩔매본 경험은 가입 초기에 한번씩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남들 따라 덜컥 가입은 해놓았지만, 트위터처럼 [담벼락]에 짧은 글만 몇 자 끄적거리거나
어수선한 뉴스피드에서 '리트윗'하듯 남의 글에 [좋아요]를 누를까 말까 고민하는 정도로만 
아직도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페이스북 facebook:The Missing Manual>은 이런 문제에 대한 간단 명료한 사용법을 제시하고 있다.

원서의 제목 그대로 '매뉴얼(사용설명서)'이다. 다른 책들처럼 페이스북의 역사와 가치,
세계적인 영향, 마크 주커버그의 사생활(?) 같은 것은 거의 다루지 않는다.
알록달록한 레이아웃으로 페이지 수를 괜히 늘리지도 않는다. 대신,
단순하고 기능적으로 '페이스북을 제대로 사용하는 법'만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 우선, 아래와 같은 페이스북의 기능들을 제대로 알거나 사용하고 있는지 한번 Check 해보자. 


(1) 기본

□  내게 필요한 서비스를 헤매지 않고 거의 곧바로 찾아가 이용할 수 있다.
□  [담벼락]과 [노트]에 올리는 글의 차이와 각각의 활용법을 알고 있다. (p.103, 118)
□  [담벼락]과 [뉴스피드]를 명확히 구분하여 글을 쓰거나 관리할 수 있다. (p.91, 114, 118)
□  어수선한 [뉴스피드]에서 보고싶은 사람의 글만 보이도록 설정할 수 있다. (p.116)
□  일반 블로그와 페이스북 블로그(노트)의 차이를 구분하여 특색에 맞게 활용 가능하다. (p.103)
□  페이스북 회원이 아닌 친구에게도 [쪽지]를 보내거나 페이스북에 초대할 수 있다. (p.83)
□  [네트워크]와 [그룹]을 구별할 수 있으며, 가입/개설 방법과 활용법을 알고 있다. (p.74, 127) 
□  사진/동영상을 업로드하고, 사진첩별로 설명을 달아 200장 단위로 쉽게 관리 가능하다. (p.97)


(2) 편의 기능 

□  다른 블로그(예:알라딘 서재)에 작성했던 글을 내 [노트]에 자동으로 끌어올 수 있다. (p.105)
□  MS오피스 제품군의 파일을 페이스북 화면 내에서 모두 무료로 편집/공유할 수 있다. (p.240)
□  사진 속의 인물과 사물에 '태그'를 달아 공동 프로젝트 등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p.100)
□  내가 쓴 [노트]에 '태그'를 달아 원하는 친구에게 '알림'으로 자동 전달할 수 있다. (p.109)
□  RSS를 통해 내 [노트]에서 관심있는 친구의 [노트]를 모아서 편리하게 구독할 수 있다. (p.124)
□  스마트폰에서 처럼 다양한 [페이스북 어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찾아서 쓸 수 있다. (p.218)
□  페이스북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한번에 연동하여 쓸 수 있다. (p.234)
□  시티빌CityVile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게임]을 설치하여 PC/스마트폰에서 친구와 함께 즐긴다. (p.238)

 
(3) 개인정보 보호

□  내가 [찜하기]를 했을 때 상대방에게 내 정보가 공개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p.89)
□  나도 모르게 내가 '태깅'된 남의 글이나 사진을 찾아 수정/삭제할 수 있다. (p.111, 102)
□  페이스북 어플 설치시, 내 정보가 개발자에게 넘어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선택한다. (p.222)


(4) 쇼핑 & 비즈니스

□  신제품 런칭쇼, 스터디 모임, 그룹 등의 [이벤트]를 검색하거나 필요시 개설할 수 있다. (p.147)
□  페이스북 내에서 [전자상거래]를 개설하거나 이를 통해 중고책 등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다. (p.158)
□  회의, 자료공유, 연락 등의 프로젝트 협업에 페이스북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p.177)
□  [페이지], [광고], [커넥트] 기능을 활용해 개인과 단체를 홍보 및 광고할 수 있다. (p.189)
□  관련 어플을 통해 이력서를 올리고 열람자를 추적하며 구직 광고까지 할 수 있다. (p.218)

 
(5) 모바일 페이스북

□  아이폰/안드로이드폰으로 [모바일 페이스북]의 서로 다른 메뉴를 잘 활용할 수 있다. (p.243)
□  안드로이드폰에서는 지원되지 않는 [채팅] 기능을 통해 아이폰으로 실시간 문자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다. (p.268)
□  '포스퀘어'와 같이 위치기반 서비스가 가능한 페이스북 어플과 그 시장성을 알고 있다. (p.270)
□  페이스북 앱/사이트가 아닌 다른 앱/웹사이트를 통해서도 페이스북에 내용을 업데이트 할 수 있다. (p.277)

 

목차에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새로 알게 된 내용' 위주로만 정리해본 리스트인데,
초급부터 고급까지의 페이스북 사용법들을 골고루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잘 살펴보면 예상 외로 엄청나게 다양한 기능과 활용법들이 존재하며,
페이스북의 역사나 가입자수 같은 '주변지식'이 아니라 실제 '사용법'에 대해
얼마나 주어진 기능을 제대로 알면서 사용중인지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을 것이다.

[쪽지] 보내기나 [가입] 방법, [프로필] 설정, [좋아요] 하는 법 등도 책에서 물론 다루고 있지만,
그 정도 대략 알 만한 내용들은 위에서 생략하였다. (체크 개수 보다는 활용 가능성에 주목해보시길!)


▲ 이 책의 장점(+)
 - 군더더기 없는 [기본 사용법] + [모바일 페이스북] + [비즈니스 활용] 방법 제시.
 - 원서에 없던 [페이스북 어플]과 [모바일 페이스북] 내용을 2010년 12월 기준으로 새롭게 추가.
    (2010년 10월, 페이스북 한국 법인 설립과 함께 변경된 기능 및 인터페이스도 모두 반영됨)
 - 단순히 기능/서비스만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활용하는 사례와 Tip까지 포함.
 - 기타 : 간결한 280 페이지의 표준 판형, 빵빵한 추천인 (이찬진/김종래/김상범)

▼ 이 책의 단점(-)
 - 사용법과 관계없는 알록달록 이쁘고 화려한 그래픽/캐릭터/일러스트/여자사진 전혀 없음. -_-;
    (기능에 충실한 단순 깔끔한 사진과 구성 : 미리보기/책소개 참고)
 - 실용적 사용법 이외에 역사, 의의, 철학, 주관적 감상.. 등도 머릿말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음.
 - 기타 : 간결한 280 페이지의 표준판형에 비해 살짝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격.


◆ '사용법'을 통해서도 드러나는 페이스북의 미래


싸이월드 같은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페이스북이 어딘가 사용이 불편하고 메뉴도 허술해 보이는 이유는, 잘 알려진대로 하버드 대학 내 '게시판 서비스'로 출발하여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덧붙이다 보니 생겨난 특징들이다. 그렇다고 페이스북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 독특한 '친구' 연결을 통해 만들어진 개방적인 관계의 네트워크와 그로 인해 폭발적으로 늘어난 세계 1위의 가입자수 (2011년 2월 현재 약 6억명 = 세계 인구의 약 9.3%).

허술해 보이는 유연하고 개방적인 플랫폼을 통해, 페이스북 앱이나 사이트가 아닌 다른 앱이나 웹사이트를 사용해서도 페이스북에 내용을 업데이트하고 편집할 수 있도록 한 OpenAPI, OpenGraph 등의 요소를 갖추게 됨으로써 오히려 다른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요즘 상당수의 웹사이트나 뉴스, 블로그 등에서 를 누르는 것만으로도
내 페이스북의 [담벼락]에 바로 갈무리(링크)가 되어버리는 것이 바로 이런 서비스들의 기초적인 적용 사례.

거기에, '포스퀘어Foursquare'로 대표되는 위치기반 서비스(LBS)까지
페이스북 내에서 [Place], [Deal] 등의 서비스로 제공되기 시작했거나 오픈을 준비중이다 (한국은 현재 미정).
가입자수로는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3번째의 엄청난 인구 집단이고, 그 가입자들이 다른 인터넷 서비스와 달리
독특한 '친구' 관계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페이스북이기에, 잇플레이스/씨온/아임인/포스퀘어 등
다른 '위치기반 서비스'나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소셜 커머스'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이상의 내용은 요 '매뉴얼'만 잘 읽고 따라하면서도 덤으로 배울 수 있었던 사실들. 


얼핏 싸이월드나 트위터와 비슷할 것 같으면서도 실상은 기능과 서비스가 훨씬 많고 복잡한 것이 페이스북의 숨겨진 내막이자 또다른 매력이다.
게다가 저렇게 개방적인 특성 때문에 현재도 끊임없이 변화/발전되고 있는 서비스이기에 최근 들어 다양한 '매뉴얼'과 관련서적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앞의 체크리스트가 대부분 알고 있던 내용이면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잘 모르거나 쓸만한 내용이 있었다면 본인에게 잘 맞는 이런 '매뉴얼'을 참고하여 기본기를 확실히 다져두는 것도 '페이스북'이라는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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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1 14: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1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1 1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1 23: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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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2 0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3-02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좀 이상해요.
트윗이나 페이스북을 안하는 고로...뭐, 이런 류의 리뷰야 제가 뭐 거들 수 있는 얘긴 없지만...
이 리뷰 어제는 분명히 발견 못했었거든요.
제 서재 브리핑에 님의 리뷰가 안 뜨는 건가요?

암튼, 페이스 북 기능 체크 부분 말예요.
제겐 외계어예요~^^

2011-03-03 1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03-02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여, 전산 전공에 IT 업계에서 (중간 논 시간까지) 15년을 굴렀는데두
페이스 북이나 트위터 사용이 귀찮아요. 스마트 폰도 하나두 관심없구요.
친구가 트위터 강제 가입을 2년 전에 시켰는데... 흐흐... 계속 그 상태 그대루예요.

IT 업계에서 빨리 흘러가는 변화의 덧없음에 질려서 그런거 같은데,
저 이러다가 세대에 뒤쳐질 거 같기두 해요. ㅋㅋ.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손바느질 하는 여자가
더 귀해질지도 모르는 일 아니겠어요? 그리 생각하니, 그런 날이 오면 블러그 질도 끝이겠군요, 저런. ^^

2011-03-02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3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3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3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erenow 2011-03-04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착순이니 얼른 신청하셔야 할 거에요. 


  

다음달에도 일본영화 상영회 등 행사가 더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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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8 1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1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erenow 2011-03-30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ave a nice weekday~

 
<반자본발전사전>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반자본 발전사전 - 자본주의의 세계화 흐름을 뒤집는 19가지 개념
볼프강 작스 외 지음, 이희재 옮김 / 아카이브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원제는 《The Development Dictionary》.
역자는 Development 라는 용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해두고 책을 시작한다.

본문의 주요 개념인 development는 보통 '개발'로 옮겨질 때가 많다. 그러나 '개발'은 이미 긍정적 의미를 많이 잃은 말이다. 이 책을 쓴 저자들의 의도는 우리가 막연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단어들이 얼마나 위험한 뜻을 담고 있는가를 드러내는 데 있다고 옮긴이는 보았기에, 이미 부정의 뉘앙스가 강한 '개발'은 번역어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긍정의 뉘앙스가 더 강한 '발전'으로 옮기는 것이 저자들의 뜻에 부응하는 공정한 번역이라고 생각했다. -P.6 일러두기 중에서

개발 또는 발전의 의미로 사용되는 'Development'에 대한 사전dictionary이라는 제목.
흔히 쓰는 '용어'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함으로써 그 '의미'를 새롭게 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 '옮긴이의 글'에서는 이 책의 내용을 아래와 같이 표현하고 있다.

나의 눈이 아니라 남의 눈으로 나의 현실을 보고 남의 눈에 속박당하는 것, <反자본 발전사전>의 문제의식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p.655

<反자본 발전사전>은 우리가 별다른 생각 없이 받아들이는 전제에 깔린 또 다른 숨은 전제를 까발린다. -p.659

'발전'을 포함하여, 관습적으로 의미가 제한되고 어느새 '조작'까지 되어버린 19개의 흔히 사용되는 용어에 대해, 그 본질을 다시 들여다보고 '새롭게 정의' 내리는 작업 사전(Dictionary)에 비유한 것이다. 이를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보자"는 것이 저자들의 근본 취지. 드러내어 표현하진 않았지만, '언어가 사고를 규정한다'는 암묵적 동의가 깔려 있는 듯하다.


◆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가능할 것이다.

(1) 과연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왜 그럴까?
(2) 해결책은 무엇일까?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3)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한 해결책일까?


일단, 그들이 새롭게 의미를 조명하려고 하는 19가지 용어란 다음과 같다 :
발전, 환경, 평등, 도움, 시장, 요구, 한 세계, 참여, 계획, 인구, 빈곤, 생산, 진보, 자원, 과학, 사회주의, 국가, 기술.


책을 읽기 전에, 스스로 이 개념들에 대해 어떠한 '개념적 정의'를 가지고 있는지를 한번 확인해볼 일이다.

그 익숙한(?) 개념들이 지난 반세기 동안 어떻게 만들어졌거나 각색되었는지, 어떤 의미를 더 강조하면서 사용되고 있는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갖가지 문제가 무엇인지를 다루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사실상 <反자본 발전사전>을 읽으며 놀랐던 점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저런 용어에 대해 나름의 뚜렷한 '개념적 정의'조차 확실하게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개인적인 발견이었다.


   
  현대인은 레고 장난감을 갖고 노는 아이들처럼 상투적 낱말을 전문어로 쓴다. 레고 조각처럼 인위적으로 짜맞춰진 그 낱말들은 기발하기 이를 데 없는 구조물까지도 떠받친다. 그런 낱말들은 내용은 없고 그저 쓰임새만 있다. 하지만 어떤 맥락하고도 동떨어져 있어 그야말로 갖고 놀기에는 딱이다. '참여'도 이런 낱말들의 범주에 들어간다. -p.253   
   

 


◆ 위의 3가지 질문에 대한 간략한 맛보기는 다음과 같다 :

(1) 과연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왜 그럴까?

나머지 18개 개념과 상호 연관이 되는 '발전'이라는 개념이 미국의 패권을 강화하기 위한 맥락에서 변형된 후 현대 세계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먼저 지적한다. 1949년 트루먼 대통령은 세계의 '저발전 지역'을 없애기 위해 '발전의 시대'를 선언했는데, 이후로 '발전development'은 '저발전'이라는 식민화의 속성을 지닌 새로운 개념과 짝을 이루어 세계화, 자본주의, 경제 최우선 주의, 몰개성화, 문화적 다양성의 저해 등을 세계에 전염시키는 현상으로 퍼져나가게 되었다는 것 ('밈'이 연상되는 대목). 저자들은 서양의 패권주의가 정치학과 경제학만이 아니라 이처럼 인간의 정신에도 흔적을 남겼다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자꾸만 긴장으로 몰아넣고 생물권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것이 바로 성장이 곧 발전이라는 생각이다. -p.8

세계화는 국민 국가 없는 발전이라고 보아도 온당하다. (중략) 발전은…초국가 경제 복합체의 확산과 함께 이루어지는 만국 중산층의 형성을 뜻하게 되었다. -p.10

발전 사상은 …서구의 창안물이긴 하지만 서구가 비서구 세계에다 무작정 떠넘긴 것만은 아니다. …그들이 갈구하는 것은 현대 공업사회를 이룩하는 것이다. …이렇게 발전이라는 세계관을 받아들이자 문화에서 자기정체성을 찾는 권리에 금이 갔다. … 상상력의 식민화는 오히려 더욱 강화되었다. 세계 어디에서나 미래를 향한 희망은 오직 부자가 생산하고 소비하는 양상만을 전범으로 삼는다. -p.12
 
   


(2) 해결책은 무엇일까?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일단 '발전' 등의 용어에 포함되어 있는 잘못된 개념들을 골라내어 다시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가난'은 물질적 선입견을 받아들이고, '평등'은 동질성으로 변질되고, '생활 수준'은 행복의 다양성을 줄이고, 최소한의 '요구'는 의존성의 덫을 부러뜨리고, '생산'은 가치를 수립하기 위해 가치를 박탈하고, '인구'는 통계적 인공물에 불과한 것으로 점차 드러난다. 핵심 개념들에 박혀 있는 시대적 특수성을 까발리는 작업은 정신을 해방시켜 앞날의 과제를 요리할 수 있는 언어를 찾아 나서도록 자극한다. 이런 작업을 도우려고 낸 책이 <反자본 발전 사전>이다.

특히 말하고 싶은 것은 번영의 다양성을 재발견하지 않으면 공정의 개념을 다시 잡기도 어려우리라는 점이다. … 공정에 대한 소망을 경제 성장과 분리시켜서 공동체와 문화에 기반을 둔 복리의 관념에 재연결시키는 작업은 탈발전 시대의 초석이 될 것이다. -p.18
 
   


그리고 책 전반에 걸쳐 '대안'으로 강조되고 있는 것은 지역 차원에서 자생적으로 일어나는 '풀뿌리 운동' 또는 직업 차원, 지역 차원, 온라인 차원에서의 '공동체'이다. (이 지점에서 <정의란 무엇인가>의 마이클 샌델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그 또한 '정의'를 논하면서 하나의 획일적 정체성을 설정하기 보다는 구체적인 생활터전 속에서 공동체 구성원 각자가 스스로 '정의'를 고민해보야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던가.)


이를 통한 '탈발전 운동'의 주제는 대략 다음과 같은 두 가지로 제시된다. 

① 화석 연료 기반의 경제에서 → 생물다양성에 기반을 둔 경제로의 탈바꿈

 : 경제 성장이 세계에 더 큰 '공정(함)'을 가져오는 주요한 수단으로 여겨져 왔음
→ 공정을 빈민의 문제로 정의하고, 빈민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을 표면적 목표로 내세움
→ 경제성장에 생물물리학적 제약이 나타남 (화석 연료 기반 경제의 한계)
빈민이 아니라 부자를 바꾸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
   (결국, 빈곤의 경감은 부의 경감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결론; 바닥 높이기가 아니라 천장 낮추기)

② 경제 위주의 세계관에서 → 문화, 민주주의, 정의의 가치에 따라 행동할 권리를 우선시

 - 덜 물질적인 번영의 관념을 모색하면서 자립, 공동체, 예술, 정신성의 차원을 넓혀가려는 노력
 - 인간의 복리는 돈을 넘어서는 많은 원천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이 밑바탕에 있음


(3)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한 해결책일까?

 -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 환경, 윤리 문제의 막다른 골목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 선진국이나 부자들보다는 저개발/개발도상국이나 부자가 아닌 대다수의 사람들을 위하여.
  (…라는 언급은 명확히 드러나있지 않다. 선진국과 부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한데, 과연 무엇 or 누구를 위해서?)

1992년 초판에서는 '발전의 시대'가 이슈였다면, 2009년 개정판에서는 '세계화의 시대'가 이미 발전의 시대를 밀어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세계화' 속에 '발전'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여전히 이 논의는 유효함을 역설한다.
상호연관되어 현대 자본주의 세계를 떠받치고 있는 19개 개념 각각에 대해서는 본문을 통해 역사적 맥락과 사용 실태를 하나씩 자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 제 말 좀 들어보실래요?  



◆ 개념 재정립 그리고 풀뿌리 운동


저자들의 이러한 문제제기는 합당하다고 생각된다.
다른 개념과 전제들이 덕지덕지 붙어서 사용되어 온 '낡은 단어들'을 해체하고 그 정의를 바꾸거나 다른 단어로 대체하는 것은 분명히 생각과 이론의 변화를 통해 물리적인 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개념 정의'에서 시작한 논의라서일까? 결국은 '개념의 재정의'를 통한 개개인의 각성과, 이를 바탕으로 지역 차원의 자생적 공동체를 통한 새로운 움직임을 상당 부분 주요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듯하여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현실적인 차원에서는 너무나 착하고 이상적인 방법들이 아닐런지. 상당히 여러 번, 여러 명의 공동저자에 의해 '낡은 발전모델'과 대조적으로 긍정적인 언급이 이루어지고 있는 인도의 '간디'가 과연 이 시대의 '대안모델'이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간디의 풀뿌리 운동이 만들어진 역사적 맥락과 그 '전제'들을 간과하진 않았는지. 무엇보다, 영향력의 측면에서 '잘못된 발전 개념'이 세계에 급속히 전파된 것처럼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적인 개념'들을 또다른 상식처럼 전파되게 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런 '영향력 전파'의 측면에서, 일반인들이 읽고 이해하기에는 개념에 대한 해체와 그 전개 과정이 별로 친근하지 않다는 점을 아쉬운 점으로 지적하고 싶다. 뜻 맞는 사람들끼리 함께 어울리면서 토론을 통해 이루어낸 결실이라고 하는데(각자 따로의 글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모종의 '통합'을 이루어냈다는 사실이 부럽다), 20년이 흐를 동안 좀 더 토의를 하여 더 쉬운 말로 소화하기 좋게 만들어 주었더라면 어땠을까? 이 책에 담긴 가치있는 주장을 널리 공유하는데 상당히 많은 보탬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별 하나를 뺐다가, 내용 그 자체가 허술한 것은 아니므로 다시 더한다..)

"제목만 보고" 막연히 자본주의를 통째로 비판하거나 '진보적'인 가치만을 내세우는 책이라고 속단하지도 말았으면 한다. 읽어보면 느낄 테지만 그런 판단 자체가 이미 '남의 말(개념)에 속박당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니까. '세계화'나 '발전'에 관계되는 개념만 이런 식으로 보아야할까? 이 책의 핵심은 뭐뭐 '주의'나 저자들의 재정의된 생각조차 그저 괜찮네 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맥락 속에서 그 본질을 독립적으로 살펴보려는 자세 그 자체에 있다고 보여진다. 예를 들어, 무의식중에 바람직한 것으로 여기는 선진국의 '복지'라는 것도 '사람답게 살려면 적어도 이 정도는 갖추고 살아야 한다'는 전문가와 관료의 오만하고 일방적인 인식(개념)이 바탕에 깔려있기에, 트루먼 대통령의 '저발전' 선언에 의해 개념이 속박되어버린 '발전'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인식이라고 바라보는 것이다(!). 이 점에서 저자들은 일반적인 진보주의자와도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즉, 남의 말에 의해 이미 일정한 틀로 속박당한 개념이라는 것. 따라서 '진보'라는 말의 의미조차도 13장에서 새롭게 고찰하고 있다. 이렇게 까다로울수가..ㅎㄷㄷ)

익숙한 개념들을 다시 '사전'으로 만든다고 했을 때 만큼이나 역시 만만치 않은 저자들, 그리고 내용들.
어쨌거나, 발전과 정의(Justice & Definition)를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묵직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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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2-28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년의 세월이 개념재정의로 끝나는 것이에요?
나아갈 방향에 대한 길잡이 같은 것도 없단 말이에요?
그렇군요, Justice & Definition을 생각하게 하는군요.
cyrus님의 서평을 보면서 느낀 거지만, 요번 신간평가단 진짜 만만치 않은걸요~^^

herenow 2011-02-28 15:38   좋아요 0 | URL
개념 재정의에서 '시작'한다는 것이었죠. ^ ^;
풀뿌리 운동, 공동체, 反발전 운동 등등 나름의 대안과 길잡이도 제시해 놓았구요..
단지,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정책'으로 수립되거나 새로운 '밈' 수준으로 파급되기에는
혁명적인 파괴력이 좀 부족하달까요..

매주 4권 이상의 책을 뚝딱 읽고 좋은 글 올려주시는 양철나무꾼님이라면
1달에 2권 신간평가단쯤이야 전혀 문제 없으실듯 한데요? ^ ^

2011-02-28 0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8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02-28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첨 착상은 좋은 책인 듯 한데....
히어나우님의 별점과 나무꾼님의 댓글을 합치니 대략 윤곽이.
그리고 책을 쓰신 분들의 필독서가 <글쓰기 생각쓰기> 군요?
어려운 단어나 개념, 전문 용어는 넣지 말자 이런거.
저 요즘 훈데르트바서 책 읽으면서 미치는 줄 알았거든요. 어려운 용어 가득인지라. ^^

herenow 2011-02-28 17:46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맞아요 ㅋㅋ
"여보, 작스님 댁에 <글쓰기 생각쓰기> 보내드려야겠어요~"

아, 오해가 될까봐 덧붙입니다만, 사실 전문용어라 할 만한 것은 거의 없어요.
그런데도 힘들게 읽히는 글들이 많다는 점이 '새로운 관점'의 전달을 힘들게 하는 것 같아서
상당히 안타깝다는 의미입니다..

1992년 이후 2009년 되기까지 전문 작가라도 섭외해서 쉬운 말, 쉬운 예제로 풀어쓴 다음
개정판을 내었더라면 훠~~~ㄹ씬 좋았으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결코 내용이 부실하진 않거든요.
(말콤 글래드웰 같은 사람들의 능력이 이런 면에서 새삼 탁월하다고 느껴지네요.)

꽃도둑 2011-02-28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제 말 좀 들어 보실래요?
네네 히어나우님, 아주 잘 들었습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 잘 하셨네요... 근데 풀뿌리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발전담론을 걷어치우고 관점을 분명히 하라고 하던데....좀 심하다는 생각 안 드셨어요?,,ㅎㅎㅎ 농담이에요.
저 위에 '개념 재정립 그리고 뿔뿌리 운동 ' 읽다가 뿔뿌리 오타에서 하하 웃다가 그만.....
잘 읽고 갑니다~

herenow 2011-02-28 17:39   좋아요 0 | URL
ㅋㅋㅋ 사진을 보셨군요?

아, 그건 익숙한 개념을 재정립하려고 일부러 '뿔뿌리 운동'이라고 해둔겁니다 (어흠)
... 이라고는 도저히 말 못하죠 ^-^;;
얼른 오타 수정~ 섬세하신 꽃도둑님 ^^
(그러나 수정하며 웬지 아깝더라는... 뿔뿌리 흩어져서 풀뿌리 운동 )

맞아요. 관점도 분명히 해야하고 개념도 바로 잡아야 하고... 취지나 방향성은 좋은데
다소 건조하게 이야기를 진행해서 책 읽는 진도가 '反발전'되어 안타깝더라는... ㅠ.ㅠ;

잘잘라 2011-02-28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기 말 든 남자, 힘이 장사네요!
힘이 쎈 사람이 말도 잘 들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페이퍼군요? ㅎㅎ

그렇쟎아도 평가단 [인문/사회] 분야는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서 엄두가 안나던데
날이 날이 갈수록 더 높아지네요. ♪(혹시 이 노래 아세요?ㅎㅎ
♪날이 날이 갈수록 생각이 나네요~ 짠!)

2011-02-28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02-28 19:07   좋아요 0 | URL
아 정말 무어라 할 말이... ^^;;
집에나 갈랍니다. 댓글 달지 마셔욧!!!
ㅎㅎ

herenow 2011-03-01 15:46   좋아요 0 | URL
그러게 힘이 쎈 사람.. 말.. 그러시니 할 말이 없잖아요. ^ ^;;
ㅋㅋ

2011-03-01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1 15: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굿바이 2011-03-02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용어들에 대해 개념적 정의가 확실한 것들이 얼마나 있는지, 저도 이 책을 읽으며 되짚어 보았습니다. 제 경우 대부분 이미지로 존재하는 어떤 것들을 붙들고 있더군요. 물론 그 이미지도 조잡하기 짝이 없거나, 잘못된 것들이 많았구요. 그런 의미에서도 이 책은 제게 유용했던 것 같습니다.

유용한 글 잘 읽었습니다 :)

2011-03-03 1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리영희평전>을 읽고 리뷰를 남겨주세요
리영희 평전 - 시대를 밝힌 '사상의 은사'
김삼웅 지음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그의 이름에는 언제나 얼마간의 부담이 붙어있다.
누구와도 타협을 하지 않아서일 것이다.

'의식화의 원흉'이라느니 '사상의 은사'라는 극단적인 평가가 뒤따른다.
진실을 추구하고 바른 말을 하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이름에 파란곡절한 한국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사람.
그래서 첫만남이 쉽지만은 않다.

조금은 그를 안다고 할지라도, 이처럼 <평전>이라는 두툼한 책을 접하게 되면
혹시 그를 미화하려는 편향된 성격의 자료는 아닌지
한번쯤 떨떠름한 마음으로 앞뒤를 살펴보게 되는 것도
'우상 타파'를 위해 평생을 바쳐온 그의 일생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러시아 사상가 베르자예프(1874~1948)는 자신의 정신세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이유로
인간을 '도스토예프스키의 세계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으로 분류했다고 한다.

<리영희 평전>의 저자는 책의 서두에 이 표현을 빌어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리영희를 아는 '리영희人'과 '그와는 무연한 사람'."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에게 이 표현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말일까?
 


 

'사상의 은사'니 '의식화의 원흉'이니 하는 그간의 평가들은 잠시 흘려듣기로 하고
적어도 그를 통해 우리 사회의 어떤 '진실'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 하나만 남겨두고는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머리와 가슴을 포맷한 채, 책장을 펼쳐든다.
 
평전[評傳] : 개인의 일생에 대하여 평론을 곁들여 적은 전기.


한국 역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었던 시대가 이 이야기의 배경으로 펼쳐진다.
일제시대, 8.15해방, 6.25전쟁, 4.19혁명, 5.16쿠데타, 유신정권, 군사정권, 민주화 운동,
그리고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 시대.

처음부터 매서운 눈매, 백발의 노학자로 각인되었던 그의 이미지는
얼핏 배우 류승용(?)을 연상케하는 눈망울 초롱한 20대 젊은이의 모습으로 등장하여
격변하는 역사의 장면마다 서서히 자신의 관점과 목소리를 가다듬기 시작한다. 

 


통역장교로 6.25를 겪으면서 '대한민국 군대의 야만성, 부패, 타락, 비인간적 실태'를 목격하고,
언론인(합동통신, 조선일보, 한겨레)으로 사회적 진실과 참상을 고발하며 갖가지 수난을 당하고,
교육자(한양대 신문방송학과)로서 냉철한 '이성'의 글쓰기와 더불어 사회운동에도 앞장을 선다.

그동안 '아홉 번 연행되고, 다섯 번 구치소에 가고, 세 번 재판을 받아 총 1012일의 감옥생활을 하고,
언론계에서 두 번 퇴직당하고, 교수직에서 두 번 해직당하는 파란과 중첩의 수난사'를 경험한다.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이러한 과정 속에 골고루 등장하며 그 의미를 드러낸다.
베트남전쟁과 미국, 중국, 일본, 소련 등 한반도와 관련된 국제사회의 주요 이슈들도 마찬가지다.

일본어, 영어, 프랑스어에 능통하고 중국어도 해독이 가능했던 뛰어난 어학 실력 뿐만 아니라
누구보다 빠르고 깊게 시대 흐름을 읽어낼 수 있었던 '언론인'이라는 자리가 큰 역할을 담당한다.
거기다 인터넷도 없던 시절, 글 하나를 쓰더라도 외국 대사관 도서실까지 돌아다니며 자료를 모으고
인터뷰를 하고 개인 스크랩북까지 만들어가며 글을 썼던 그 열정과 성실함.

그러자면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 쉬운 말을 가지고 알기 쉽게 써야 한다. 복잡하고 어려운 사물·관계를 평이하게 풀어써야 한다. …(추상적인) 이론으로 해명하려 하지 말고 구체적인 증거와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학자·전문가·교수·박사 따위의 자화자찬의 높은 자리에서 '가르친다'는 교만한 자세로서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함께 생각해보자'는 친절함이 바탕이어야 한다.
- 평전 p.26; 리영희《역설의 변증》,1987
기자 시절 그는 '특급자료'들을 찾아 매주 미국·영국·프랑스 대사관 공보처 도서실 등을 '순례'했다. 거기서 신간, 논문, 정보저널 등을 읽고 복사하고 하나하나 점검해 나갔으니 그냥 앉아서 주어지는 자료만 소화해내는 기자들이나 대학에서 국제관계 연구를 하는 교수들보다도 앞서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나아가 그는 해외의 인맥까지 뚫어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는 자료도 입수해 들였다. 그는 이 많은 자료들을 일일이 관리하고 챙겨 스크랩을 만들어둠으로써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쓸 수 있도록 했다. 아마도 그는 한국에서 최초로 개인용 스크랩북이라는 것을 만든 사람일 것이다.
- 평전 p.242~243; 조유식 <리영희 그 독한 기자정신의 역정>, 《월간 말》1995.


이러한 내공을 바탕으로 이승만/박정희 정권의 가려진 실상을 <워싱턴포스트>, <뉴리퍼블릭> 등
해외 언론의 기고를 통해 세계에 알림으로써 정치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키고, 나아가
크고 작은 특종과 저술을 통해 국내외 외교관계나 정책 실행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뽑혀 미국에서 신문학 연수를 받으면서 해외의 독립운동 단체를 방문한 것이나
귀국 도중 도쿄의 서점에서 님 웨일즈의 《아리랑》을 발굴하여 국내에 처음 소개한 일화도 유명하다.


그의 주요 서작들과 관련 자료에서 발췌된 상당히 많은 분량(평전 전체의 1/2 이상)의 인용문들이
장면 장면마다 생생하게 주인공의 목소리를 전달한다.

(1960년대 중반) 그때 그 많은 후배 지식인들이 제기동의 내 집에 모인 까닭은 여러가지지만, 무엇보다 내가 거의 유일하게 국내외 시국정세를 앞서 내다보고, 그것을 설명해서 의미를 밝혀주고 내일의 전망을 예측해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었지. 표현이 좀 이상하지만, 캄캄한 세상에 내가 한 줄이 빛이 되어, 모두의 시선이 나를 향해 있는 상태였지요.
- 평전 p.201; 리영희《대화》311~312쪽. 
그 시대를 암흑으로 몰아가는 권력에 눈이 뒤집힌 자들…(중략)…그런데 그들은 하나의 위대한 우상 을 믿고 있었다. 반反 무슨무슨주의, 냉전논리, 흑백이분법, 총검숭배 따위가 그것이다. 평화는 약자의 도덕이라는 믿음에는 니체 숭배자였고, 권력의 의지만이 최고의 철학이라는 데서는 히틀러의 아류들이었다.
이들에 의해서 짓눌린 백성들은 이성을 믿고, 그 회복을 기원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거꾸로 보이고, 뒤집혀 있고, 일그러져 있는 세상에 이성의 빛이 활짝 비치기를 손 모아 기도하고 있었다.
- 평전 p.282; 리영희, 풍운아 <우상과 이성>의 일대기 中
…호소력을 갖고 많은 독자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 내용이 추상적·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이 시대의 민족적·인간적 삶을 규정하는 문제적 구조를 제대로 말하기 때문이었다. 그 추상성과 이론을 뒷받침하는 상황성이 있기에 책의 제목으로 《우상과 이성》이 되고, 저자가 투옥당하고 책이 수난을 당함으로써, 이 책은 문제작 또는 명저로 '만들어지고' '역사성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었다. 《우상과 이성》은 이제 추상의 논리세계가 아니라 역사의 현실로서 이 시대 이 사회에 굳건히 존재하게 되는 것이었다.
- 평전 p.289; 김언호 <리영희 선생의 《우상과 이성》을 만들면서>, 《책의 공화국에서》中

 

우리 사회, 특히 지식인들에게 끼친 그의 영향력이 어떠했는지는 수많은 언급들이 직접 증언한다.

   
  리영희를 '사상의 은사' '생각의 스승'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그것은 그가 훌륭한 '정보'나 '견해'를 들려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우리를 '생각하게' 했기 때문이다. (사회학자 고병권)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 자체를 바꾸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였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

길고 긴 독재정권시대 젊은이들의 "몽롱한 의식에 끼얹은 찬물 한 바가지". (김삼웅 평전 저자)

리영희의 삶이 곧 한국현대사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

한국 진보적 지식인들의 보편적 세계관 형성에 기여했다. (위키백과)
 
   


이러한 영향력 때문에 <르몽드>는 '사상의 은사'라고 그를 칭했지만 뒤가 구린 권력자들에게는 '의식화의 원흉'이라 불리며 탄압을, 보수언론과 보수 성향 지식인들에게는 그 자신이 새로운 '우상'으로 들어섰다는 공격과 비판을 잇달아 받게 된다.

그들에 의해 직장을 잃고 감옥에 수감되고 책들이 금서로 낙인찍혀 감시를 받는 힘든 시간들이 그에게는 오히려 생각을 다듬고 세상을 살피며 더욱 명징한 글을 써내는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은 이 땅의 실천적 지식인들에게 반복적으로 되풀이되어 일어났던 서글픈 역사의 아이러니.

독립운동과 사회개혁, 민주화를 이끌었다는 분들이 왜 대부분 '투사'이고 '저항'의 이미지인지, 왜 그토록 반항적이고 모난 사람들처럼 보였는지에 대한 의문들까지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며 해소되는 느낌이다. 



   
  그는 특히 이념 편향적 사고에 따른 그릇된 용어를 바로잡는데 힘을 쏟았다. 지식인의 역할은 사물의 이름을 정확히 쓰는 것이라는 신념이었다. 《논어》<정언正言>편에 나오는 "정치의 요체는 곧 정명正名(사물의 이름 또는 명분을 정확하게 쓰는 것)"이라는 뜻에 따른 자세였다. -평전 p.227  
   

소통, 서민, 살리기 같은 단순한 용어들마저 그 뜻이 이상하게 변질되어 사용되는 현재와 비교하면
1960~70년대에 이미 이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후배 언론인들을 가르쳤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다.
요즘 쓰여진 글이 아닌가 시대를 의심케 하는 아래의 내용들은 또 어떠한가.

…식민지적 재산질서를 반영한 지주계층과, 식민지교육으로 '지식인'이 된 '식민지적 엘리트'가 모든 분야의 지배질서의 상층부를 그대로 장악해버렸다. 국내외에서 민족해방을 위해 싸운 애국·독립지사들이 적잖게 있기는 했지만, 그들에게는 국내의 대중적 기반이 없었다. 친일·수구·반민족적 세력은 기득권의 보존이라는 공통적 이해문제로 단결됐지만 개혁을 앞세운 세력은, 대중은 조직화되지 못하고 지도층은 분열되어 있었다.
- 평전 p.385; 리영희《우상과 이성》中, 1997
지난 한 세월 동안 내게는, 이 사회에 '신문지'는 있어도 '신문'은 없었다. 무슨 말인지 알 수도 없는 넋두리를 인쇄한 '…지紙(종이)'는 내게 조석으로 배달되어 왔지만 '새 소식(신문)'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소식이라는 것도 하나같이 권력을 두둔하는 낡은 것이고, 권력에 아부하는 구린내 나는 내용들이었다. 그러기에 그따위 '신문종이'를 만들어내는 신문인들이 감히 '언론인言論人'을 참칭할 때 나는 그들을 '언롱인言弄人'이라는 호칭으로 경멸해왔다.
- 평전 p.443; 리영희《自由人자유인》中, 1990
다만 나라(민족)의 운명을 그런 사람들에게 맡겨서는 안 됐었다는 우리 국민의 '직무유기'를 개탄하는 것이다.…우리와 일본의 관계를 이런 측면에서 비판적으로 생각할 뿐 아니라 우리는 해방 직후와 그 후 오늘까지의 미국의 세계관이나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볼 줄 아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 평전 p.349; 리영희《분단을 넘어서》中, 1984


80년대에 일본 교과서 문제의 본질이 '과거'에 있지 않고 '내일'에 있다고 간파한 글(p.350)이라든지,
1994년에 쓴 <전쟁을 부추기는 자들이 있다>와 같은 글의 내용(p.475), 심지어
"분열주의자이지 통합주의자가 아니거든"이라는 절묘한 표현을 통해 이승만의 실체와 그들의 권력유지 형태를
예리하게 짚어낸 글(p.161~162)들을 보면, 그 지적에 감탄하면서도 어째서 수십년 전에 이미 비판받고 폭로된
그 장면들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다시보기'로 재방송되고 있는지... 황당한 기시감 앞에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내가 글을 쓰는 유일한 목적은 진실을 추구하는 오직 그것에서 시작되고 그것에서 그친다. 진실은 한 사람의 소유물일 수 없고 이웃과 나눠져야 할 생명인 까닭에 그것을 알리기 위해서는 을 써야 했다. 그것은 우상에 도전하는 이성의 행위이다. 그것은 언제나 어디서나 고통을 무릅써야 했다. 지금까지도 그렇고 영원히 그러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괴로움 없이 인간의 해방발전, 사회의 진보는 있을 수 없다.
- 평전 p.27~28; 리영희《우상과 이성》서문, 1977



누가 살아 내었더라도 참으로 힘들었을 격동의 시대, 그 선택의 순간들.

편익보다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고 심지어 몇 번이나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진실을 추구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단순하면서 확고한 기준 하나로 감당해온 험난한 여정.

냉전시대에 굶주리고 헐벗는 것으로만 묘사되었던 북한과 중국의 현실을 '미화'시켜 소개했다거나
'반공 친미'라는 대립적 구도를 통해서라도 한국 사회를 한 방향으로 묶어두려던 정치 권력에 대해
비민주성, 폭압통치 등 모나고 불편한 '유언비어'를 주장하여 젊은이들의 반공 의식과 건전한 사상을 '오염'시킨
'의식화의 원흉'
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그에게도 따라붙는다. 하지만, 아무리 그를 비난하고
폄하를 한다고 쳐도  '치열하게 살아온 독립적인 시각의 언론인이자 학자 '임을 그 누가 부인할 수 있을까?
 
그런 와중에도 부인,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부모님에 대한 회한, 가끔 드러나는 아래와 같은 내용들은
늘 꼬장꼬장하고 강직했을 것 같은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새롭게 보여주는 듯하다.

남자와 여자의 판단이 다를 때 작은 일은 남자 쪽이건 여자 쪽이건 어느 것을 따라도 무방할 것이니 서로 양보하는 미덕이 해결해줄 것입니다. 그러나 결정적 순간의 큰일에서 의견차가 생긴다면 신랑은 반드시 신부의 의견을 따르기 바랍니다. 이것은 인생의 선배로서 경험적으로 드리는 충고입니다.
- 평전 p.517; 유홍준(미술사학자)의 결혼식 주례사, 1975

 
자신의 글에 책임지는 치열한 자세, 본질을 꿰뚫으려는 끊임없는 노력, 언행일치의 행동하는 양심.
직필 직언을 서슴지 않던 옛 선비의 이미지에 지식과 진실을 대중과 나누려는 근대 지식인의 모습까지.

또 다른 '우상숭배'를 염려하여 남들이 붙여놓은 '사상의 은사'란 표현을 굳이 쓰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 역사에 이 정도로 투철한 문제의식실천정신을 가진 '지식인'이 있었다는 사실 하나쯤은
아무리 '보수적'으로 몸을 사려 이야기한다고 해도 응당 하나의 '모범'으로 삼을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나는 좌·우의 어떤 정치·이데올로기적 권력이건 진실을 은폐·날조·왜곡하려는 흉계에 대항해서 진실을 찾아내고, 그것을 바른 모습대로 세상에 밝혀내는 것을 글 쓰는 목적으로 삼고 일관하였다. 광적인 반공·냉전·전쟁애호·반통일 세력이 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던 시기에 특히 그러했다.
'진실'은 균형 잡힌 감각과 시각으로만 인식될 수 있다. 균형은 새의 두 날개처럼 좌左와 우右의 날개가 같은 기능을 다할 때의 상태다. 그것은 자연의 법칙에 맞고, 인간 사유의 가장 건전한 상태다.
진보의 날개만으로는 안정이 없고, 보수의 날개만으로는 앞으로 갈 수 없다. 좌와 우, 진보와 보수의 균평 잡힌 인식으로만 안정과 발전이 가능하다.
- 평전 p.481; 리영희《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中, 1994

 
<오마이 뉴스>에 연재되었던 때문인지 6~10페이지 간격으로 매듭이 되어있는 형태의 평전.
가끔씩 흐름이 끊어지고 단편화 되어 있다고 느껴지는 경우도 있지만, 한 가지 이슈에 지나치게 늘어지지 않고 보기보다 쉽게 읽힌다는 것 또한 이러한 편집의 영향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요 저서에서 인용된 수많은 '명대사'와 함께 한 편의 영화나 대하드라마를 본 듯한 느낌.
<굿나잇 앤 굿럭>, <프로스트 vs 닉슨> 또는 <바더 마인호프> 같은 타입의 영화들이 머리속에 슬쩍 대비되어 떠오른다.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극적인 장면이나 반전은 아마 힘들것이다. 주인공은 초지일관 변함이 없으니까...)




 

고민하는 20대 젊은이의 눈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시대를 염려하는 80대 할아버지의 목소리로
끝을 맺을 때까지, 진실을 추구하는 그 의지는 한결같고 세상을 보는 눈과 양심은 늘 푸르다.

아직 그를 몰랐던 이들/이미 아는 이들에 상관없이, '은사'나 '원흉'이라는 세간의 평가보다는
치열하게 살았던 '한 사람의 일생'을 통해 파란만장한 우리의 근현대사를 다시 짚어보면서
사건 이면의 진실을 추구하는 시각, 그런 생각이 빚어지게 된 역사적 배경, 주요 저서의 내용들까지
전반적으로 돌아보며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찬양의 뉘앙스는 미리 걷어내고 읽으시길.)

그분의 책을 읽었다지만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제목으로부터의 통찰'과 몇 가지 비판적 시각 외에는
어느새 흐릿한 기억속에 현실에만 안주하고 있었던 '지나간 세대'의 독자들에게도 유익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너도나도 '지식인'을 자처하는 이 시대에, 현대 지식인의 사표로 거론되는 한 인물의 삶을 통하여
한국의 근현대사와 그 시대의 '좌와 우'를 뒤흔든 사상적 개요까지 훑어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싶다.


장하준 교수의 교양 경제서가 '금서'로 지정되고 부시2세가 '평화'의 이름으로 종교집회에 초빙되기도 하는 전근대적 상황이 가끔 펼쳐지지만, 신문을 뒤지고 대사관을 찾아다니며 자료를 찾아야 했던 과거와 달리 '클릭' 한 번으로 위키리크스며 동서고금의 엄청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지금.

지식이 있다고 '지식인'이 아니라 어떤 눈과 자세를 지녀야 참다운 지식인인가를 말없이 보여주는 그의 삶과 글들은, 당연한 듯 누리고 있는 오늘의 현실이 얼마나 지독한 고민과 희생들을 바탕으로 한 걸음씩 힘겹게 전진해왔는지를 역사와 함께 당당하게 증거하고 있다. 스스로 인지하든 못하든, '리영희와 무연한 사람'이라고 말하기에는 현대 한국 사회와 이 땅의 지식인에게 끼친 그의 영향력이 너무도 크다.


오랫동안 그분의 서재에 걸려 있었다는 서산대사의 시를 읽으며,
어느 한쪽 치우침 없이 허투루 살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다시 옷깃을 여미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평전>을 덮는다.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길을 걸을 때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흐트러지게 걷지 마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내가 걷는 발자국이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뒤에 오는 이의 길이 될 것이니

 ▲李泳禧 : 사진출처 ⓒ프레시안(김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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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7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영희.. 그가 없으면 우리 현대사는 조금 다르게 전개되었을 것도 같아요. 이 세상에 있었고, 없었고 자체가 이 세상에 큰 영향을 끼친 삶을 살았다는 게 정말 대단하게 느껴져요.
전, 녹평의 김종철 선생님이 강추하셔서 <대화>(박헌영씨의 리영희 인터뷰 기록이죠..) 읽었는데, 진짜 좋은 독서 경험이었지요. 그분의 삶과 말에서 배울 게 정말 많더라구요. 무엇보다 그분의 삶이 고맙고,존경스러웠고요.

herenow 2011-02-28 16:06   좋아요 0 | URL
예, 말 그대로 시대의 '소금'의 역할을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대화>는 정말 필독서구요.
<대화>나 그분의 책들, 이번의 <평전> 같은 책을 볼 때 마다 놀라는 것은
10~40년 전에 바라보고 해석한 말씀들이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빛을 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평전>이라는 특성상 '우러러보고 칭송하는 감정'을 담을 수 밖에 없는지라, 미리 그런 영향을
마음속에서 배제하고 읽기 시작했는데도 어쩔 수 없이 감탄하게 되는 그런 거 말이에요.
좌파 우파 어쩌고 편가르기를 떠나, 알게된다면 존경의 마음을 품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cyrus 2011-02-28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 대한 입체적인 내용,, 긴 글임에도 불구하고 읽으면 읽을수록 읽혀지게 되네요,
정말 이 분은 존경받아야할 마땅한 인물인거 같아요. 한편으로는 다음 세대에도 리영희 선생 같은
인물이 우리나라에도 나올 수 있을까요..? 그래서 이 분의 별세가 지금도 아쉽기도 합니다.

herenow 2011-02-28 16:08   좋아요 0 | URL
이런 분들이 돌을 골라내고 밭을 다듬어 씨를 뿌려놓았으니
우리 세대가 균형있게 잘 키워 나가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1-02-28 0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8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뚜버기 2011-02-28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두꺼운 책내용과 선생의 사상, 생애를 유기적으로 잘 엮어서 정리해준 리뷰로군요. 잘보았습니다.

herenow 2011-02-28 16:10   좋아요 0 | URL
다음 뷰 통해 오셨나요? 고맙습니다. ^ ^;

마녀고양이 2011-02-28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장바구니로.... 굉장히 좋은 리뷰네요.

"문제적 구조를 제대로 말하기 때문이다" 란 문구가 많이 와닿습니다.
순수하고 착하고 또는 영리하고 능력있더라도, 현실과 앞날을 제대로 판단하고 예측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문제적 구조를 제대로 보고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워낙 드믈고, 그런 사람은 해당 분야에서 몇 안되는 전문가나 선생님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거기다 "진실을 진실 그대로..." 까지 겹친다면, 진정한 스승이라 모실 수 밖에요.

히어나우님, 지금은 혼돈과 암흑의 시대일까요, 아니면 두보 전진을 위한 한보 후퇴일까요?
사람들이 다시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복지가 얼마나 중요한가, 나눔이 얼마나 중요한가 뼛속깊이
느낀다는 점에서 필요한 시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요즘 합니다.


2011-02-28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8 1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8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02-28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극적인 장면이나 반전은 아마 힘들것이다. 주인공은 초지일관 변함이 없으니까...' 극적인 장면이나 반전은 지금부터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숙제로 하고, 숙제 잘 해서, 영화 찍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요즘 제가 '허세' 병 걸렸나봐요. 어쩌자고 이렇게 책임지지 못할 말이 왜 자꾸 튀어나오는지.. ㅠㅠ)

herenow 2011-02-28 16:48   좋아요 0 | URL
와우~ 정말 "극적인 반전"이 기대됩니다.
응? 우리 스스로가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 가야 하는 거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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